● 제정신으로 치과 가기 2

 

 

왼쪽 뺨이 얼얼했다
무심결에 피와 침을 뱉어낸다
내게 꼭 맞는 것이 빠지고 난 자리
고작 이 하나이면서 같이한 삶이면서 나였던 것
달라 했지만 줄 수 없다 했다
나와 늘 한 몸이었는데 고작 이 하나라서
고작인 건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렇게도 나이고자 했지만
매일 얼마나 떨어지고 있었나 얼마나 덜어낼 것인가
거즈를 뱉어내고 평생 이 빈자리를 더듬겠지

버스에서 우산 하나를 만난다
너는 누구의 무엇이었다
가 여기 이러고 있는 것이니
나는 이 하나도 못 챙기고
비가 오면 빈손으로 맞고 가는 사람이라
너도 두고 내린다
햇빛은 우리를 비껴가는 찬란

 

 

 

어제는

 

지나쳤지만
아니 난 이미 결심을 하고 있었지
오늘은 하나, 둘, 셋...
한 녀석 더 하시면 만 원인데요.
네? 아....
화려하게 핀 장미와 여러 이름 모를 꽃들을 보다가 어김없이 또 허브.
외양보다 실속을 챙기는 자라서? ㅎㅎ
모히토, 각종 요리에 쓸 생각으로... 오가다 휘휘 향기도 맡고....-.-;
애플민트, 로즈메리, 바질, 한 녀석은 허브가 아닌데 이름이 뭐였지. 할 수 없지. 예쁜 이름을 생각해볼게.


권여선도 한국 문단에 허브 같은 존재.
집에서 혼자 술 드실 때 무슨 생각하세요?
그런 생각들은 보통 말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너무 시시하거나 너무 무시무시해서.

 

 

 

 

날벼락

 

요즘 Axt 권여선 작가 편 출퇴근용으로 잘 읽고 있었는데ㅜㅜ...
정기구독 들어가야겠네요. 흑.
Axt 덕분에 5만 원 이상 살 때 추가 마일리지 혜택받아 좋았는데...
하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문학잡지가 정가 2900원; 거기서 10% 할인해 2610원;;
3년 동안 고마웠어요. 은행나무 출판사//
좋은 시절 또 가는군요😭/~

 

 

 

 

 

 

 

 

 

 

 

 

시시콜콜한 인간, 시키지도 않은 걱정

 

온라인 서점 굿즈 때문에 어쩌다 보니 굿즈 마니아가 되면서 발전도 매우 바라게 되었다. 책을 꾸준히 사니 굿즈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니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알라딘은 우양산과 티셔츠를 알라딘 6월 굿즈로 내놓았다. 작년에 티셔츠를 너무 늦게 내놓아 실패를 겪은 걸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때 <연인>이랑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 티셔츠 두 개 사줬는데... 이건 진짜 사준 거다. 디자인이 전혀 맘에 들지 않았다고ㅜㅜ! 내가 사진 자료, 그림까지 그려 참고하시라고 그렇게도 노력했건만!
알라딘 티셔츠 질은 좋다. 면도 톡톡하고.
진짜 문제는... 그때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거 같아 가타부타 말하는 걸 자제했다. 실패로 다시 안 나오겠구나 상심했는데 올해 다시 보니 반갑다. 거듭 실패하지 않길 바라며 소비자 조언을 좀 하자면

0) 사이즈 범위를 M/L 두 가지로 줄이시는 게 재고 부담을 덜 텐데...

1) 여성 기본 사이즈가 너무 벙벙하다. 남녀 공용 때문에 그런 거 같은데 팔 길이 정말 어쩔;; 요즘 남성 티셔츠도 팔 길이 짧아요~ 외출용으로는 좀 그렇고 집에서만 입어야 될 거 같다. 책 읽는 여자의 기본 사이즈? 집에서 편하게 입고 보라는 배려를 내가 무시하고 있는지도

2) 사이즈 문제를 무마할 수도 있는 디자인이 제일 문제다. 올해 디자인도 알라딘의 굿디자인에서 꽤 동떨어져 있다. 보통 1~2가지는 눈에 확 들어와야 하는데 다 고만고만.... 리뉴얼한 알라딘 선물상자 정도만 돼도 걱정을 안 하겠구만ᅳ.ᅮ... 왜 티셔츠로만 오면 이리 되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작년에 이어 이게 개선되지 않은 게 아쉽다.
그래도 사긴 살 거라는ㅡ.ㅜ; 후유, 그놈의 정이 뭔지.


스누피와 도라에몽 디자인 지금 유니클로에도 많아서 이거 참 올해도 좀 걱정a....
아, 난 정말 시시콜콜 참견에 걱정이란 말이야.

알라딘은 날 싫어할 거야... 알라딘은 날 싫어할 거야... 알라딘은 날 싫어할 거야...

 

 

 

● 1일 1사진 & 책책

 

나는 꽃분홍, 핑크 종류 옷이 거의 없다. 과다한 화사함이 부담스럽다. 바깥에서 주로 그 색깔을 보게 되는데, 나이 든 여성들이 입은 것을 볼 때 화사함과 처연함을 동시에 느끼게 돼 마음이 복잡해진다.
멀찍이 떨어져서 보면 모든 게 기표다. 살아있음을 알리는 기표들. 한데 어우러져 있으면 좀 나은 걸까. 걷고 기다리며 우리 대부분은 그저 스쳐 지나간다. 안녕이란 쉬운 말도 생각처럼 쉽게 나눌 수 없다. 한국이란 사회는.

 

갑자기 읽고 싶어서 90일 대여가로 새뮤얼 버틀러 『에레혼』을 구매했다. 그가 쓴 책 중에 유일하게 흥행한 소설. 화가로도 시원찮게 풀렸다고 하니 동병상련 생기려고 그러네ㅜㅋㅜ
150년 전 소설이라 도입부가 지루한데(이제 흥미진진해질 거야... 우후후... 힘주는 게 느껴져서^^;;) 미지의 세계에 도착했음에도 AI 예견 부분은 전혀 느낄 수 없이 아직 목가적이다.


 

출퇴근길에 시집을 자주 본다. 신철규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를 읽었다.
새로운 걸로 슬프게 할 수 있을까. 슬픔은 익숙한 데서 오고 그래서 정서를 말할 때 우린 익숙한 걸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어떻게 하면... 어떻게 하면... 그걸 매일 궁리하다가 이 지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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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6-03 0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악스트가.... 으아아아아아악스트ㅠㅠ

AgalmA 2018-06-03 21:45   좋아요 0 | URL
악스트라 악!

stella.K 2018-06-04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올라도 너무 올리는데요?
한 7, 8천원해도 될 것 같은데...ㅠ

AgalmA 2018-06-04 13:20   좋아요 1 | URL
요즘 북클럽 활성화가 붐이잖아요. 은행나무출판사는 악스트로 힘을 모으려고 하는 거 같은데요.
오프라인 행사 등도 계획 중이라는 걸로 봐서 악스트 개별 판매보다는 내실있는 규모로 만드려는 장기화 전략이겠죠. 그러자면 뒷받침해줄 자금도 필요할테니 저 금액이 적정하다고 판단했겠죠. 저 정도 금액이 되면 개별 판매는 확실히 떨어질테니 정기구독을 바랄 수밖에 없겠죠.
행사 금액이 분명 이전 2900원 가격이 아닌데 뻥 섞인 마케팅을 할 정도로 급하긴 한가 봅니다ㅎ;
3년 동안 혜택 받은 게 있으니 그러려니 합니다만~_~

레삭매냐 2018-06-04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악스트 한동안 구독했었는데...
언제나처럼 전혀 읽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전에 저희 북클럽 소개도 되고 그래서
애정했었는데, 애정은 정말 쉽게 식는군요.

사실 다른 것보다 책들에 대한 리뷰 때문에
구독했었는데, 리뷰가 생각만큼 앗싸라하지
않아서요.

예전에 한겨레21/창비처럼 받기만 하고 봉
투도 뜯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죠.

AgalmA 2018-06-04 15:51   좋아요 1 | URL
변화 모색을 대폭 해야 할 시점인지도 모릅니다. 저도 자주 읽다 보니 말씀처럼 돈 주고 보는 리뷰가 공짜 알라딘 리뷰 보는 것 이상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싶을 때 많았거든요ㅎ; <악스트>는 싸니까 큰 불만은 없었어요ㅎ
저로서는 투자하는 셈치고 1년 정도 도와줄까 하는 심정입니다^^... 남의 리뷰 읽는 시간에 책에 집중하는 게 더 도움이 되죠. 제가 남의 리뷰 읽는 건 관심책을 읽게 되는 동기 부여가 제일 큰 목적입니다.
 

 

● 김남주 번역 시집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이 시집이 특히 맘에 드는 건 커버부터 페이지 한 장 한 장 튤립 이파리처럼 매끄러움과 부드러움이 가득해서다.
시의 날카로움과 부드러움이 그러한 것처럼!


5월 26일 자 1125회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삼성 노조 탄압으로 한 달 수입이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40만 원이었던 서비스센터 수리 기사의 자살에 얽힌 이야기였다. 그런 그의 유족 합의 보상금으로 나온 6억... 삶에는 절대 주지 않던 돈. 2014년에 받은 그 목숨 값을 다 써버렸다는 아버지.
원망스럽다.
원망스럽다.
강릉까지 갔지만 사망 시간을 추정하건대 정동진 일출을 보지 못하고 그는 눈을 감았을 거라 했다. 그는 일출처럼 승리의 희망을 꿈꾸며 유서를 남겼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모든 시가 그렇게 스러지는 우리 노동자들을 위한 추모 시이며 강령처럼 읽힌다. 이 날은 「변증법을 찬양한다」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생각하라"
지배자가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 비웃는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
"생각하자"

"싸우자"

 

 

 

 

 

소설은 보편성의 획득

"나는 전날보다 조금씩 조금씩 더 더러워지고 더 너저분해지고 더 혼란스러워져서 차츰차츰 나 이외의 모든 사람들과 달라졌다. 그러나 공원에서는 자의식이라는 짐을 지고 돌아다닐 필요가 없었다. 공원은 내게 문턱, 경계선, 내면과 외면을 구분하는 방법을 제공했다. 길거리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나 자신을 다른 사람들이 보는 식으로 볼 수밖에 없었지만, 공원은 나에게 내면적인 삶으로 돌아가 순전히 내면적인 관점에서 나 자신에 전념할 기회를 주었다. 나는 하늘을 가릴 지붕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내면과 외면 사이의 평정을 확립하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공원은 나에게 그것을 가르쳐 주었다. 어쩌면 그곳은 정말로는 집이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다른 피난처가 없었던 내게는 그곳이 집이나 거의 진배없었다."

 

ㅡ 폴 오스터 『달의 궁전』

하루키나 폴 오스터의 책 세계엔 청춘의 실패자, 패배자, 뚜렷한 인생 목표 없음, 무기력의 진한 페이소스가 있다. 하루키의 한 수 내려놓으면서 치고 들어가는 공략과 오스터의 치밀한 직조 공략 비교는 재밌다. 하루키가 환상을 적극 끌어들인다면 폴 오스터는 우연을 적극 끌어들인다. 그것들은 대체로 긍정을 향한다. 작가가 세상을 보는 관점의 미묘한 혹은 극명한 차이는 언제나 흥미롭다. 하루키 친구의 죽음, 폴 오스터 친구의 죽음이 원체험으로 작품에 반영되는 비교도 주목할 만.
그들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는 90년 대부터 폭발적이었던 여성 작가들, 기형도 등이 있었다. 그들에게도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의 원체험, 실패와 좌절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충분했던가. 감성 안에서만 머무르기 혹은 치달음, 시라는 한계 등등.

지금 장강명은... 이성으로는 충분한데 감성은 얼마나 녹여내고 대변하고 있는지 그게 좀 아쉽다. 이 점은 김영하 소설에서도 계속 느끼는 점이다. 드라이한 그들의 특성. 그것은 변별 이상이 되고 있는가.
가학에 이르는 자기 몰두 아니면 소위 문단용 문학성에 그치는 한국 소설의 오랜 두 양상.

황정은, 최은영은... 과반 이상을 넘었다고 보긴 어렵다.

나는 지금 역량 이상을 해내라는 과도하고 무례한 요구를 하는 것인지도.
소설은 특수성이 아니라 보편성의 영역이다.
보편성의 획득은 정말 어려운 일.

 

 

 

 

● 책 사냥꾼의 고민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2005)는 나오자마자 샀었는데 짝인『추의 역사』(2008) 나왔을 땐 형편이 좀 어려워서 다음을 기약하고 못 샀다. 중고 알림을 해놨어도 순식간에 사라져 수 년 동안 계속 놓치다가 드디어 입수.
노총각 냄새(이거 비하인가요-,-;) 같은 게 나길래 북퍼퓸(윤동주) 칙칙~~ 금세 산뜻해졌다. 오~북퍼퓸 사길 잘했지☺

에코 앤솔로지 시리즈『궁극의 리스트』는 언제나....!

월말 되니 이제 e book 구매는 뭘 해야 할까 고민일세.
언제까지 이러고 살아야 되는 건지...

 

 

 

 

 


 

 


● 알라딘 원두

신상 <알라딘 블렌딩 초여름> 나왔길래 긴급 입수ㅋㅋ
원두가 떨어져서 며칠 계속 바깥에서 입에 맞지 않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에스프레소 먹다가 내 손으로 해 먹으니 정말 좋군! 역시 내 입맛엔 에티오피아!
풍부한 향과 적당한 고소함~



● 무정한 사람
여행 약발이 떨어져 또 일상이 버거워지고 있다.

카톡에 이름, 대문짝 증명사진을 올려놓지 않아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지 못한 사람은 나를 알아보기 어렵다.
오늘 대학 후배가 "저.... 혹시 ㅇㅇ 선배세요...?"
하길래 "응. 안녕 ㅇㅇ야~ 오랜만이얌!"

했더니 "엉엉, 이 무정한 선배야!X10~~~~~"소릴 들으며 ㅎㅎㅋㅋ
보고 싶었다고 말해줘서 내가 더 고마웠던 인연.
일 끝내고 아침에야 잠자리에 들며
왜 사는지 한없이 무겁던 마음에 초여름 미풍처럼 온 소식, 사람.
다음 달에 당진 가서 낮술 먹을 약속이 잡혀 좀 더 힘내 살아야겠다. 그동안 책도 더 사겠지.......

언제나 잊지 않고 있다. 내 부족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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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5-30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퍼퓸이라는 신문물을 AgalmA님 덕분에 알게 되네요. 물론 알아도 구매까지는 선뜻 손이 안가지만요.ㅋㅋ

AgalmA 2018-05-30 17:59   좋아요 1 | URL
전 얼리어댑터 쪽은 분명 아닌데 보는 게 많으니 견물생심도 증가해서 ㅠㅠ;;;

cyrus 2018-05-30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추의 역사>를 가지고 싶습니다. 책을 살 수 있는 타이밍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마침 알라딘 서점에 책이 있는데 돈이 부족해서 못 산 적이 있어요. 반대로 책 살 돈이 있는데 정작 사고 싶은 책은 없어요.. ^^;;

AgalmA 2018-05-30 19:02   좋아요 0 | URL
<궁극의 리스트>도 몇 번을 놓쳤는지ㅎ; 역사로 보면 미가 할 말이 더 많을 거 같은데 <미의 역사>보다 <추의 역사>가 더 두꺼운 게 흥미롭습니다. 에코 <중세 1> 이후 책은 엄두가 안 나네요ㅎ...아이고, 이 벽돌책들;;
ㅎㅎ 저도 그래요. 적립금 넉넉할 땐 별로 흥이 안나서 안 사고 적립금 하나도 없을 땐 관심 신간 대거 나오고 사은품 굿즈 많으면 앉아서 동동ㅎ; 일단 지르고 보는 습관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참 어려워요^.ㅜ;

레삭매냐 2018-05-3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주 오래 전에, 정말 아주 오래 전에
<미의 역사>인지 <추의 역사>를 샀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못 읽었습니다. 순전히 소장용으로
쓰담쓰담을 위해 산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싸이러스님의 타이밍이라는 말쌈에 격렬
하게 동의하는 바입니다. 책읽기 아니
책사기는 전적으로 타이밍입니다.

AgalmA 2018-05-30 23:24   좋아요 0 | URL
<미의 역사>는 글 쓸 때 참고도 많이 해서 제겐 나름 실용적이었는데요ㅎ
<추의 역사> 도서관에서 빌려 보다가 완독 못하고 반납하기를 여러 번해서 소장하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ㅎ!

예전엔 이 책들 참 두껍다 했는데 이젠 워낙 벽돌책이 많아서 만만하게 보이네요..아하하하;;; 까불다 다친다....

2018-05-31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6-01 20:38   좋아요 0 | URL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해서 제재가 필요한데 이럴 때 국가는 자본주의의 유령 같네요ㅜㅜ
 

나는 돌아왔다. 계속해서. 서울, 통영, 타인, 바다, 빈 숲, 돌무더기에서부터 에서까지. 나는 더듬어야 했다. 계속해서. 주소를, 언어를, 기억을, 감각을, 환영을. 아직은 돌아오기 위해.

 

  

*

남은 것들만 남은 자리 그 옛날 거기에 하나의 잔해가 있어 검은 어둠 속에서 때때로 빛을 발했다.

**

침묵을 다시 데려오는 것, 그것이 사물들의 역할이다.

사뮈엘 베케트

 

빗속을 뚫고 내려갈 때 그것이 나타났다. 빛이 사방에서 덮쳐 3차원의 형상을 만드는 것을 보았다. 베케트는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에는 정신의 맛 같은 것이배어 있다고 했지만 세상의 모든 것도 그러하다. 나는 눈길을 끄는 형상에 빠르게 집중했다. 다리는 이곳()과 저곳()을 연결해주지만 전혀 구원의 인상이 아니었다. 다리를 놓은 인간도 그 정도까지 바란 게 아니듯이. , 신이여. 빛으로 인한 이 풍요, 더불어 모든 것들이 누리고 있는 이 자유는 어떤 개념에도 묶이지 않은 채 그저 내게, 내내 펼쳐져 있었다. 어째서. 내 머리 위의 공허를 위험을 부질없이 떠올렸다. 아주 멀리서 궤도를 그리지만 내 머리 위로 정확히 떨어져 내리지 않는 암석이 있었고, 두려움과 불안을 이미 신호로 보내고 있는 형체 없는 암석은 쉼 없이 굴러오고 있을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가까스로 혹은 힘들게 피하거나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지긋지긋해 하리라. 계속해서. 대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어떤 이는 어떤 순간이 와도 글을 쓴다. 중력의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빠를 때 그러하듯 돌들은 그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거기엔 여전히 쓰는 인간만 남는다. 계속해서. 구름이 바람이나 산을 만나 흩어질 때 인식하거나 슬퍼하지 않듯이 그것은 보통’, ‘일상처럼 일어난다. 계속해서. 곧 밤이 덮쳐 이 세계를 수평으로 연결해 주는 걸 또 목격할 것이다. 인간이 왜 이런 일을 하는지 기이해 하면서. 나는 다시 빗속의 궁륭으로 들어갔다. 무엇이든 오고 간다. 계속해서.

 

 

  

 

*

새어나가는 몸과 마음을 이끌고 런던을 헤매 다니거나 마음과 두 발의 고통을 겪으며 독일을 누빈다. 또다시 더블린에 되돌아온다. 멀어졌다가, 가까워졌다가, 어머니와 그녀의 독설과 지탄에 맞선다. 다시 떠난다. 하지만 또 되돌아온다. 이곳저곳을 떠돌며 아프거나 마음을 정하지 못한 채 불행에 몸을 맡기고, 아버지의 죽음과 사랑하는 젊은 여인의 죽음을 반복한다. 그는 이렇게 쓴다. ”이제 나는 더없이 빠른 속도로 피폐해지고 있다. 술과 담배, 그리고 여자 중독으로 뭉쳐진 무감각한 더미.

아무 목적 없는 한 무더기의 내장일 따름이다.”

나탈리 레제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통영에 도착했을 때 비는 공기에게 그러하듯 자신에게도 그러하라는 듯 세계를 지배하고 있었다. 빗속의 통영 경찰서, 빗속의 통영 우체국, 빗속의 서호시장, 빗속의 항구, 빗속의 너, 빗속의 나, 빗속의 죽은 미키. 계속해서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했고, 각종 음식과 술과 커피와 풍경은 내가 잠시 담고 다시 내보내야 할 통과물로 왔다. 시식용 통영 꿀빵을 오가는 무수한 사람들에게 권하는 점원이 하루에 몇 번이나 그러한지 세고 있을까. 1952년 이상한 입방체 모양의 집을 짓고 틀어박혀 집필에 몰두한 베케트처럼 또 다른 나도 그저 틀어박혀 있고 싶었다. 그의 여행이 그러했듯 내 여행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그 점을 알고 있었듯이, 이 여행이 어딘가에 이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떠나기 위해서 도모한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했으므로. 나는 그저 따랐다. 촛불이 자신만의 언어로 타오르는 어두운 방안, 비와 대적하듯 음악이 흐르고, 많은 구멍과 무더기들 속에서 나는 무언가 나타나길 바라며 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그것은 뚫어줄 구멍이 아니라 많고 많은 구멍 중 하나처럼 남루한 결과로 남았다. 이 세계의 것이 아닌 것으로 침묵하고 말하길 바라는 나의 기도는 아주 가볍게 뭉개졌다. 베케트는 그 자체가 기도인 (회화) 예술은 기도를 이끌어낸다. 그것은 바라보는 사람으로부터 갇혀 있던 기도를 풀어낸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영감을 제공한 데생들이 형편없기 짝이 없다고 수첩에 기록했듯이, 내 그림도 내 수첩에 형편없기 짝이 없게 남았다. 나는 망연히 그림을 내려다보다가 창밖을 봤다. 비는 어느 한 곳 모자람 없이 근사했다. 형태도 소리도 분위기도. 내 기억 속에 더더욱 완벽하게.

 

 

  

    

비가 그치면 사람들은 바깥으로 몰려나왔다. 갈 거면서 머물고, 머물고 싶어 하면서 떠났다. 나도 같았다. 우리는 정녕 무엇을 보기 위해. 동피랑 초입 길에 적힌 문구 세상이 다 보인다"는 매우 평범한 문장이지만, 미륵산 정상에서 박경리 선생 묘소를 내려다보며 그의 글 속 문장으로 보면 인상은 사뭇 달라진다.

 

 

마음

 

마음 바르게 서면 세상이 다 보인다.

빨아서 풀먹인 모시 적삼같이 사물이 싱그럽다.

 

마음이 욕망으로 일그러졌을 때 진실은 눈멀고

해와 달이 없는 벙판 세상은 캄캄해 질 것이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욕망 무간지옥이 따로 있는가

권세와 명리와 재물을 좇는 자 세상은 그래서 피비린내가 난다.

 

 

박경리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

 

 

 

 

*

맹세컨대 죽기 전에 반드시 J.J.로부터 벗어날 것입니다. , 그럴 것입니다.” 이 시기 내내 그는 자기 말들의, 자기 말이라는 질료의 불행을 찾아서, 혹은 불가능한 언어, 박탈당한 자의 언어라는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서 더블린에서 파리로, 또 런던에서 함부르크로 떠돌아다닌다. 그리고 그로 인해 말 그대로 병자의 상태에 빠지고 만다. 드디어 자신의 불행을 발견하기에 이를 때, 그때 그는 고요한 원동력을 발휘하며 그 안에 정착하리라.

**

어떤 이들은 단테를 따라 모국어만이 언제나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유일무이한 언어, 언제나 본질적인 언어라고들 말한다. 혹은 파울 첼란을 좇아 사람은 오직 자신의 모국어 안에서만 진실을 말할 수 있다고들 한다. 그들은 모두 낯선 언어 속에서 시인은 거짓말을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배신만이 진실을 말하는 유일한 방식임을 안다. 그렇다면 진실은 배반자라고 보아야 하리라. 오욕을 명예로운 자격의 하나로 만들어주는 것들 중 하나가 그것이다. 193710월에 친구인 토머스 맥그리비에게 그런 말을 한 사람은 베케트 자신이다. 자기 조국에 대해, 자신의 언어에 대해, 요컨대 자기 어머니에 대해 배신자가 되는 것. 저것, 저 차갑고 푸른 눈 때문에, 그 치명적인 불투명성 때문에 죽고 싶지 않다면, 그 자신의 과잉에 치여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마땅히 배반자가 되어야 한다.

나탈리 레제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베케트는 제임스 조이스, 어머니, 아일랜드의 모든 것에서 탈출하고자 한 반면 단테 신곡을 아껴 읽었다. 나는 걷고 또 걸으며 그러한 암석을 계속해서 만났다. 인적 드문 바닷가에서 느닷없이 돌 깨는 소리. 길 건너 황량한 평지에서 굴착기 하나가 끊임없이 돌을 옮기고 깨고 있었다. 그 행위자는 반드시 인간이었다. 하나의 연극이자 하나의 삶. 그리고 구경하는 자. 발가락 고통을 이따금씩 느끼며 한참 바라보다가 내 자리(?)를 찾아 떠났다. 박경리 선생 기념관 근처까지 갔으나 초입에 있던 근사한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가 가지 않았다. 내가 좇는 것은 거기 있지 않았다. 버스는 오지 않았고 왔어도 놓쳤고 나는 계속해서 내게 걷는 형벌을 내렸다. 만날 땐 수줍어하며 반가워하던 개가 내가 돌아서자마자 사납게 혹은 서럽게 짖었고, 서로 일면식도 없던 소년 소녀들을 2시간 뒤 다시 보기도 했고, 반가움도 섭섭함도 없이 늙은 여인들과 잠시 말을 나누기도 했으나 우리는 서로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기억하기 위해 곳곳에서 찾아온 이들과 갑자기 섞이게 되는 절경의 장소에서 배회하는 까마귀보다 나는 품위 있지도 자유롭지도 못했다. 빛도 비도 숨은 아주 흐린 날, 너는 그러했다. 너는 반드시 돌아갈 것이라고 풍경이 쉼 없이 속삭였다.

 

 

 

  

 

 

 

  

*

그는 어머니의 방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바람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며 번개가 친다. 그것이 지나고 나니, 그는 안다. 사물들에 관한 일반 지식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얻은 그것은 자기 자신에 관한 아주 비좁은 지식이다. 이제 자신이 해서는 안 될 것이 무엇인지 자꾸 곱씹는 일(조이스처럼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않는다……)이 끝난다. 대신, 죽어가는 어머니의 방에서 둥글고도 단단한, 마치 한 개의 돌멩이 같은 말이 떠오른다. 받아들이다(consentir). 자신의 취약함을, 어리석음을, 한계를 받아들이자. 찰나의 계시. 언제 왔었던가 싶게 지나가는 빛. 그리고 그다음에 이어지는 길디긴 어둠에의 순명(順命).

**

이제 그는 이리저리 헤매 다니는 것을 멈추고 자기 자신의 방에 틀어박힌다. 파리 파보리트 가에 위치한 작은 스튜디오. 1938년 이후로 그는 그곳에서 거주해왔으며 1961년 그곳을 뜨지 않을 것이다. 8층 방에서는 몽파르나스 역으로 이르는 철도가 보인다. 모든 작가들은 저마다 하나의 방에 스스로를 유폐한다. 때때로 그 방은 카페의 형태를 띠거나 여객선, 또는 강가 오솔길의 형태를 지닌다. 그곳을 작업실이라거나 집필실이라고, 하다못해 확성기라고 부를 수도 있으리. 어쨌든 그것은 언제나 방이다. 베케트는 방에 처박힌다. 그는 다시 한 번 쥘 로맹을 읽어본다. “나는 들어서야만 하리 / 내 생각 아래의 피신처로 / 혼자 머무르는 나의 방으로.” 자기 생각 아래의 피신처에서 베케트는 1947년에 몰로이, 1948말론 죽다, 1949년에 이름 붙일 수 없는 것, 그리고 1947년에서 1949년 사이에 엘레우테리아고도를 기다리며를 연달아 쓴다. 뿐만 아니라 그 외 여러 편의 단편과 시, 아무것도 아닌 텍스트들(Textes pour rien」도 쓴다.

나탈리 레제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기어이 돌아왔다. 내 방에. 지금 창밖에서 나는 바람 소리, 새 소리, 차 소리는 그곳과 다르지 않다. 지극히 정신의 문제일까. 우리는 계속해서 삶의 의미와 무의미에 대해 듣고 보고 배운다. 그러나 체감은 다르다. 스스로의 삶을 통해 절실히 느끼게 될 때 우리는 그 방향으로 키를 맞춘다. 날씨의 변화나 삶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는 것과 그것들에 목적성이나 상관성이 있다고 하는 것 사이에서, 우리의 생각과 느낌과 행위가 정말 의미가 없거나 기어코 의미가 있는 것일까. 날씨의 동굴 속에서 바깥을 보며, 나의 동굴 속에서 세계를 보며 나는. 계속해서.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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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5-20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휴에 먼 길 다녀 오셨습니다. ㅎㅎ

AgalmA 2018-05-22 22:22   좋아요 1 | URL
이번 연휴 길어서 띵가띵가 하기 좋던데 북다님은 재미나게 즐기셨는지? 또 일에 치여 책에 치여...ㅎ?

2018-05-20 23: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5-22 22:23   좋아요 1 | URL
구형 스마트폰으로 무슨 대단한 걸 찍었겠어요ㅎ 비도 오고 해서 똑딱이 카메라도 짐이 될 거 같아 안 들고 가서 휴대폰으로 찔끔찔끔 제 기록용으로 조금 찍었을 뿐^^;;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겨울호랑이 2018-05-23 2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님께서는 통영으로 순례를 다녀오셨군요. 통영의 모습 속에서 옛 추억을 발견하게 되네요.^^:)

AgalmA 2018-05-23 21:25   좋아요 1 | URL
순례보다는 방황에 더 가까웠다는 게...이 나이에도...엉엉))
통영에서 좋은 추억 좀 만드셨는지^^? 어릴 때 저곳에서 무지개를 처음 보기도 했고 연도 처음 날려 봤고 눈사람도 처음 만들어봤고 처음이 참 많았던 곳이라 제겐 늘 애틋한 곳이랍니다.

겨울호랑이 2018-05-23 21:39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설명이 짧았네요. 통영에는 가 본적이 없지만, 예전 시골의 모습이 많이 보여서 과거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통영은 AgalmA님께 마음의 고향이군요. 아니면 실제 고향일 수도 있겠네요. 저는 도시에서만 살아서, 시골에 갔을 때는 항상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역설적으로 예전 사진을 보면 더 아련함을 느끼게 되네요^^:)

AgalmA 2018-05-23 21:42   좋아요 1 | URL
4시간 넘게 걸으면서 아, 혼자여서 다행이다. 동행이 있음 얼마나 꾸사리를 들었을까 안심하는 한편 혼자 고생해서 서러웠던ㅋㅋ;
연의에게도 ‘첫‘의 기억 많이 남겨 주시길...엄마 몰래 하는 ‘첫‘ 목록으로 혼나지 마시고ㅋㅋㅋ

겨울호랑이 2018-05-23 21:48   좋아요 1 | URL
이런... 그렇지 않아도 연의의 ‘첫‘ 목록으로 아내에게 눈치를 받고 있습니다..ㅜㅜ 연의가 오늘 먹은 첫 사탕, 첫 치토스, 첫 초콜렛 등등.... 주로 ‘첫‘ 군것질로 유지되는 부녀 동맹은 언제나 꾸지람을 동반한답니다..ㅋㅋ
 

 

 

● 1일 1사진 - 뜻밖의 스릴러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자주 보여주는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그의 습성과 기질을 의심한다.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나타났으므로
나는 그저 찍었다.
내 상태는 thriller보다 hungry에 더 가까웠다.
근로자의 날, 공휴일 그런 게 내게 해당된 적 없다.
가끔은 사람들이 너무 시시콜콜 징징대는 것 같다. 물론 나도.
저녁 메뉴는 냉면과 맥주

기묘한 스릴러 영화 『탐 엣 더 팜』 엔딩곡이나 들어야겠군.
그러므로
오늘의 음악은
Rufus Wainwright  - Going to a Town
이 곡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비에 돌란 영화 속 선곡은 정말 폐부를 찌르지. 이런 걸 아는 사람이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 우리의 찢김. 도저히 봉합할 수 없는 크레바스를 말해줘.

 

 

 

● 오늘의 음악 - Dream

 

♬ 써니 킴(Sunny Kim) & Ben Monder [The Dream Of Earth](2016, 정규)
"The Dream Of Earth"
그래미상 수상 엔지니어 황병준의 실력이 절절히 느껴지는 데다 훈데르트 바서 Artwork까지 담겨 완벽 수준의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ECM 앨범 부럽지 않을!


♬ Awolnation [Here Come The Runts](2018, 정규, Rock)
"Seven Sticks of Dynamite"
들어보면 내가 왜 추천했는지 바로 알 것이다.


♬ Grace Kelly [Working for the Dreamers](2018, ep, Jazz)
"Working for the Dreamers"
음악 좋은데 커버를 너무 성의 없이 만들었어! 외모 평가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외국 커버들이 특히 선호하는 대문짝 얼굴로 할 거면 좀 멋지게 해야지! 내가 찍어도 저거보다 낫겠다;
매력적인 여성 보컬


♬ [Winter Dreams](2018, 컴필레이션, 인디음악, 일렉트로닉)


러브엑스테레오(Love X Stereo) - "찰나 Ksana"
이런 신스팝 스타일 넘 좋아함

JVNR(노준용) - "Why Do Always Want Me To Say I Love You(instrumental)"도 좋다.

 

 

 

 

 

 

 

어쩌다 보니 오늘 선곡은 Dream Party~
인간에게 꿈이 그만큼 중요하단 거겠지.

 

 

 

 

통영에 대한 기대

 

 

 

통영을 마지막으로 간 지 10년이 지났다.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통영의 명예시민이자 홍보대사 성룡
ㅋㅋㅋㅋ
이번에도 이 표지판을 보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ㅎ


그때 가져간 책은 그즈음 나왔던 시집 하재연 《라디오 데이즈》 (문학과 지성 시인선), 중남미 단편소설집 《알보라다 알만사의 행복한 죽음》 (현대문학)이었다.
이번엔 무슨 책을 들고 갈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크러스호르커이 라슬로 《사탄탱고》
주문해 놨는데 무거우면 안 들고 갈 거다!
근데 왜 표지가 랜덤임!?!? 난 빨간색을 원한다고! 이 책 사려면 오프라인에서 표지를 보고 살 것! 난 굿즈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ㅜㅜ....

곳곳의 풍경이 가득한 제프 다이어 《지속의 순간들》도 좋겠지.


이창동 감독의 새 영화 『버닝』의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 「헛간을 태우다」단편도 다시 볼 겸 이번에 나온 개정판 소설집 《반딧불이》를?


무거운 건 질색이고 e book도 많지만 여행에 종이책이 빠지면 섭섭하므로 아무튼 동반책 고르는데 매우 고심 중이다. 뭘 해도 난 참 고민쟁이.

 

 

아, 《파스칼 키냐르의 말》이 있었지! 고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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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5-03 0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통영에 가실 계획이군요! AglmA님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 내가 산 책

 

수학 패턴 에코백을 챙기면서 재밌게 읽을 책을 고르기 위해 머리를 쥐어뜯던 여러 날... 드디어 결정의 순간

 

 

 

 

 

 

 

 

 

사이먼 싱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정재승 교수 추천 믿고 사긴 샀는데
넘 어려워 보여;;;
언젠간 읽어야지 하긴 했으니깐; 어쩐지 이 책은 중고로 사긴 싫더라고요.


스티븐 슬로머 _필립 페른백 《지식의 착각》
아마존 베스트셀러 / 유발 하라리 추천 / 스티븐 핑커 추천 혹해서 샀는데 재미는 있어 보인다~ 아니면 제가 왜 샀겠어요-.,-)

"합리성뿐 아니라 개인적 사고라는 생각도 하나의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
ㅡ 유발 하라리

난 합리 파괴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ㅎㄱㅎ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물리와 철학(근대 과학의 혁명)》
ㅡ 시집 크기라 귀엽고 폼 나네ㅋ
토마스 쿤 <과학혁명의 구조> 랑 같이 보면 좋것네요~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도 곧. 겸사겸사 빅 포켓 에코백 받을라공^^! 제가 계속 말했잖아요. 저 굿즈중독자라니까요.


칼 폴라니 《거대한 전환》
ㅡ 자세한 설명은 생략


유희경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
ㅡ 생각보다 괜찮은 시집~ 역시 시집 제목 잘 나오면 50%는 믿고 갈 만 하더라는☺!

 

 

 

 

● 알라딘 굿즈 / 4월 알라딘 굿즈


알라딘 독서대(피너츠 빨간집)
프란츠 카프카 독서대랑 같은 사이즈, 재질.
이전 게 조임 나사 자꾸 빠져서 귀찮았는데 이번 거는 아예 박힌 디자인이라 어떨지....

수학 패턴 에코백(아이젠슈타인 소수)
파스칼 삼각형 에코백도 갖고 싶었으나 블랙 에코백이 넘 많아서;
이로써 오늘도 굿즈중독자 살림살이 또 늘었...

 

 

 

 

새 가방이 생기면 노란 리본을 옮겨 단다.
이 가방들에 담긴 수들은 세상을 명쾌하게 보여 준다지만 나는 답답한 모습과 심정으로 책과 씨름하며 가방만 들고 다닌 건 아닌지.
세상의 부조리와 비합리를 더 잘 보려 아무리 공부해도 늘 부족했다.

 

 

 

 

● 오늘의 음악

 

한동안 e book 듣기에 빠져 음악 듣기 게을리하고 있었다. 오늘 사이트 가 보니 으아, 들어야 할 앨범이 산더미;

The Weeknd EP 나온 거도 모르고 지냈다니!
이달 초부터 책 더미에 좀 바쁘긴 했다. 벌써 완독 10권이 넘어가는 데다 그간 이렇게 저렇게 쓴 글 양만 해도ㅎㄷㄷ; 내가 생각해도 내가 불쌍하다. 무슨 부귀영화를 보자고 이 고생을 사서... 오늘은 자가 위로차 책 읽지 말고 음악만 실컷 들어라~ 했다. 물론 일은 하면서... 뭘 하든 2가지 멀티는 해야 하는 삶이여;
역시 음악이 최고야!
읽어라, 해독하라, 리뷰 써라 강요가 없잖아!



♪ Nothing, Nowhere [Ruiner](2018) - "Reminiscer"


♪ Pyrit [Control](2018) - "Monody"


♪ Pablo Nouvelle [Wired](2018) - "Careless"(feat. Hanna Leess)


♪ The Weeknd [My Dear Melancholy](2018, EP) - "Try me"


♪ The Weeknd [Beauty Behind The Madness](2015) - "Earned it"



왜 오르페우스가 지하세계로 가야 했는지 내 나름의 논지를 펴고 싶었으나 일을 하고 있었으므로 차후를 위해 여기 간단히 기록만 남겨 둔다. 신화 대부분이 그런 여지가 있듯이 에우리디케도 상징이자 은유이다. 에우리디케는 결코 데려올 수 없었다. 오르페우스가 뒤돌아보는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 1일 1사진 - 꽃 마중

 

봄에는 깊은 밤에도 환한 꽃 마중이 있어 덜 외롭다
사실 그걸 보고 내 마음에 그런 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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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4-18 0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악 리뷰 부탁드려요 ㅋㅋ

AgalmA 2018-04-18 06:54   좋아요 1 | URL
디제이 A는 사연을 선별해 모르는 척 한다( -ㅁ)˝/...오, 저기 해가 뜨는군. 딴소리도.

겨울호랑이 2018-04-18 07:23   좋아요 1 | URL
^^:) 요즘 해가 일찍 뜨는 것 같아요. 6시 정도만 되어도 환한 듯 하네요. AgalmA님 하루 잘 보내시고, 아침과 어울리는 음악을 ㅋㅋ 농담입니다

2018-04-18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4-19 08:54   좋아요 1 | URL
한밤에 만나니 더 반갑더라고요^^

레삭매냐 2018-04-1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 위의 파이 백은 대런 애로노프스키(아 헷갈리네요)
그 유명한 데뷔작 <파이>를 연상시키는 것 같습니다.

굿즈의 유혹이란 정말 ㅋㅋ

전 새책과 중고책이 있다면 두 번 생각하지 않고 후
자를 요즘에는 고르게 되더라구요. 새책은 생각처럼
수급이 되지 않더라구요. 게다가 심지어 싸지도 않더
라는.

AgalmA 2018-04-19 08:58   좋아요 1 | URL
파이 기호만 들어가면 느낌은 비슷비슷한 거 아닙니까^^ 이미지의 힘은 그래서 대단하고 또 위험하죠.

저도 고전 중에 비싼 책들은 중고로 기다려보는데요. 몇 년 지나도 맘에 드는 조건이 안 나오면 그냥 사요. 어차피 이런 책들은 소장할 책이니 새 책이면 더 좋은 거 아니겠어요. 투자 좀 더 해서 새 책으로 오래 같이 가면 좋죠^^
중고책 가격이 들쭉날쭉해서 때론 재밌습니다.ㅎ 한꺼번에 책이 막 풀릴 때는 무슨 황금어장 만난 것도 같고ㅎㅎ

양철나무꾼 2018-04-1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파이백 옆의 만다라 느낌 나는 백이 맘에 들어요.
꽃마중 사진이랑도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좋네요, 아, 좋아요~^^

AgalmA 2018-04-19 09:43   좋아요 0 | URL
저는 카키색 좋아하는데다 아이젠슈타인 소수를 그래픽으로 넣었다는 저 디자인 맘에 들어 샀는데 어떤 친구는 자기는 절대 안 고를 디자인이라고-,.-);;; 사람 취향 참;;;
꽃마중 사진 좋지요? 찍고 나서 저도 맘에 들더라는^^! 1일 1사진 하는 보람이!

북다이제스터 2018-04-20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예요. ㅎㅎ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추리 소설에 버금갑니다. ㅎㅎ

AgalmA 2018-04-21 09:50   좋아요 1 | URL
다행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