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니 마음이 조급하다. 어떤 책을 더 읽어야 하나. 그러므로...


 

● 목소리들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사랑 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살아남을 사람이?"

"수십 년이 흐른 지금, 대체 나는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러는 걸까? 어떻게 그런 일이 모스크바나 스탈린그라드 바로 옆에서 일어날 수 있었는지 따져 묻고 싶어서? 아니면 군사작전에 대한 묘사라든지 높고 낮은 언덕들의 이름에서 따온, 지금은 잊힌 전투의 명칭들이 듣고 싶어서? 나는 정말 전선이니 전선의 활약이니 진격과 퇴각이니 그런 이야기, 전복된 열차가 몇 대고, 빨치산의 기습공격은 어땠는지 따위의 이야기가 필요한 걸까? 이미 수천 권도 넘는 책들에 등장하는 그런 이야기들이? 아니,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나는 ‘영혼에 대한 이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모은다. 영혼의 삶이 남기고 간 흔적을 따라가며 영혼을 기록한다. 나에겐 영혼이 걸어간 길이 사건 자체보다 중요하다.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최소한 우선순위를 차지하지는 않는다. 나를 흥분시키고 놀라게 하는 건 다른 것, 즉 ‘대체 거기서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기서 사람은 무엇을 보고 또 무엇을 깨달은 걸까? 도대체 삶은 무엇이며 죽음은 무엇일까? 그리고 결국 나 자신은 누구인가? 나는 감정의 역사를 쓴다…… 영혼의 역사를 쓴다…… 전쟁이나 한 나라의 역사, 영웅들의 인생역정이 아닌, 그저 평범한 삶을 살다가 거대한 사건의 깊은 서사 속으로,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 들어간 작은 사람의 역사를 쓴다."

"그곳에서 내가 빗장을 열고 보게 될 위대하고도 놀라운 한 사람의 삶이. 만약 작은 것이나 큰 것이나 똑같이 무한하다면, 어떻게 작은 것을 작다고 하고 큰 것을 크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둘을 구별짓지 않는다. 한 사람만으로도 벅차다."

자기 생각과 목소리를 내기 바쁜 작가들 속에 역사에서 잊히는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목소리를 담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업은 기념비적이다. 단지 남성 전쟁 역사 속에 희생양이 된 여성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그 시대 속에 섞여 들어간 인간 개개의 선택, 삶과 고통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판단과 해석을 앞에 내세우지 않고 최대한 자신을 뒤에 두는 기록!  우리는 거기서 분명 무언가를 듣게 된다. 저널리즘 문학의 모범이다. 픽션을 압도하는 깊은 감명과 성찰을 준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도 맘이 너무 무거워져서 읽다 말았는데 올해 안에 완독해야지!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선물 책으로 꼭 예술 분야로 보내주시는 고마운 이웃이 있다. 이 분이 보내주시는 책으로 인해 내가 야매 미술 평론가라도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캄사합니다♥

이 책은 서울시립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 전시 <디지털 프롬나드>전을 위해 기획된 단행본이다. 회화-이미지의 미디어아트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전시를 봤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어쩔 수 없지. 137페이지 소책자에 13500원은 좀 비싼 거 같은데 이런 책은 동네 도서관에서 잘 들여놓지도 않으니... 전시 도록들이 원래 비싸서 이건 늘 불만이다.


 

"예술의 '아름다움'은 실재적 사물, 상징화에 저항하는 사물의 심연이 외양하는 가면이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최악의 접근은 과학과 예술의 '종합'을 목표하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들의 유일한 결과는 심미화된 지식이라는 뉴에이지 괴물의 일종이다."
ㅡ슬라보예 지젝 『신체 없는 기관』

이 책과 온 굿즈들이 더 흥미롭다.
오, 에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할머니 알라딘 선물상자도 있었넹-0- 예쁘다♡

[책과 함께 유럽 박물관 인포그래픽] - 유럽 미술관, 박물관 연표 포스터
『박물관 미술관에서 보는 유럽사』, 『문명의 그물』 수록 내용이 있는데 『문명의 그물』 내용이 재밌어 보여서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해야겠음. 일단 보관함에~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1337~1453) 군사 경쟁 얘기가 아주 흥미롭다.


"1453년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을 허물었던 오스만 군대의 대포는 원자재를 가지고 가서 현장에서 철을 녹여 만든 것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중벽을 쌓고, 성 둘레에 해자를 파서 물로 채우며, 성벽에 대포를 설치하여 반격하는 새로운 성을 개발해냈다. 이 기술은 1530년대부터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대포라는 공격 수단과 이에 저항하는 성벽이라는 방어 수단이 유럽에 확산됨으로써 기존의 정치 다원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ㅡ7장 <전쟁의 그물> 중 '대포와 성벽'에서'

 

 ● 2018년 11월 내가 산 책

오랜만에 중고도서


● 로버트 단턴 『고양이 대학살』(문학과지성사)
ㅡ프랑스 문화사 책으로 유명한 책인데 10년 전 도서관에서 읽다가 중단된 책. 이 책을 완독 안한 게 늘 맘에 걸렸다.

● 조르조 바시니 『성벽 안에서』(문학동네)
문학동네에서 내는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시리즈 중 제발트와 함께 꼭 읽고 싶었던 작가. 드디어 입수~

● 사데크 헤다야트 『눈먼 올빼미』
배수아 작가 소설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설로, 작품 개요만 봐도 우울이 몰려올 거 같은. 글루미선데이 음악처럼 이 책을 읽고 자살한 사람이 많아 이란에서 출판 금지서이기도 했던. 다자이 오사무처럼 헤다야트도 두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삶을 마감.

배수아 작가 번역으로 문학과 지성사에서도 같은 해 같은 책이 나왔더군; 내가 산 책은 요즘 유행인 누드 제본이라 조금 더 독특한 외관.

 

[가을엔 시집이지!]
● 아르튀보 랭보 『지옥에서 보낸 한철 』(민음사)
황현산 선생은 랭보 번역이 국내에 제대로 된 게 없었다며 자신도 번역하기 어려워 묵혀 둔 게 여럿 있다고 한 랭보 시들.
김현 평론가 번역, 황현산 선생 해설의 완벽한 조합으로 제대로 다시 읽어 보기로.

● 유희경 『오늘 아침 단어』
최근 나온 『우리에게 잠시 신이었던』을 읽고 거슬러 올라가 읽어보고 싶은 시인.

● 박연준 『베누스 푸티카』(창비)
평이 좋은데 구매를 미루다 잊었던. 마침 눈에 띄길래 업어옴.

문학과 지성사부터 민음사, 창비까지 골고루 샀군. 문동 시집은 살 게 없더라공ㅎ
가을책, 가을 분위기 잔뜩이네

but 굿즈 구매는 실패
클래식 레이블 에코백이 내 기대와 무척 달라 반품 예정...흑흑, 좋으면 선물도 할라 했는데. 요즘 알라딘굿즈 에코백 계속 실패네ㅜㅜ

 

 

 

 

 

 

 

 

 

 

● 1일 1사진 - 신비 & 당혹

 

자신이 만든 것의 신비를 정작 본인이 모른다는 데 사물의 신비가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은 사물이나 현상 자체의 신비라기보다 인간의 신비인지도.

 

"어쩌면 내가 쓴 모든 것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당혹감이라는 핵심 주제에 관한 은유이거나 변용에 불과한 것인지도 몰라요. 이 경우에는 철학과 시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같은 종류의 당혹감을 나타내니까요. 철학의 경우에는 답이 논리적인 방식으로 주어지고 시의 경우에는 비유를 사용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죠. "
ㅡ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윌리스 반스톤 『보르헤스의 말 : 언어의 미로 속에서, 여든의 인터뷰』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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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11-06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문명의 그물> 저도 읽고 있는데. 감탄하면서요. 박식한 사람들 멋있어요. 조홍식 선생님이나 아갈마 선생님 같은....

AgalmA 2018-11-06 15:39   좋아요 1 | URL
절 놀리는 게 아니라면 선생님 같은 소리는 하지 마시고요😰😅
<문명의 그물> 쓴 저자 저는 좀 생소한데 엮는 솜씨가 대단한 거 같은데 syo 선생님도 그러시다니 더욱 신뢰가네요ㅋ!

얄라알라 2019-01-06 21:35   좋아요 2 | URL
syo님 덕분에 ˝아갈마˝라고 읽는 줄 처음 알았어요. 늘 A galm A 이렇게 소리내다보니 붙여 읽어볼 생각을 못했는데 참 어리석었네요^^ ㅋ

AgalmA 2019-01-07 09:07   좋아요 0 | URL
얄라알라북사랑님^^, 제 닉넴이 아글마 같다고 하는 소리도 듣는데ㅎ 부르기 불편해하시는 분이 더러 계시더라고요^^;; 이제라도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사이가 되는 건가요ㅎ;; 알은체 해주셔서 감사요^^

2018-11-06 0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8 16: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8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8 18: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1-08 1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알벨루치 2018-11-06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이 호강하고 갑니다~

AgalmA 2018-11-08 16:04   좋아요 0 | URL
저도 여러 분들 글 보며 호강에 겨워 버거워하고 있는 걸요;;; 즐겁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가끔은 너무 시시콜콜한 것도 올리나 싶어서;

단발머리 2018-11-06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고급져서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모르는 작가가 너무 많지만, 아니면 너무 많아서~~~~~
1일 1사진도 너무 근사하고요.
저도 얼른 서둘러 읽으러가야겠어요. 아갈마님 페이퍼 읽고 나니 저도 쪼금 마음이 조급해지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AgalmA 2018-11-08 16:05   좋아요 0 | URL
조급한 마음, 저만 그렇겠나요ㅎ 독서쟁이들 이맘 때 다 그렇겠지요.
책도 그렇지만 일상의 기록이 하루하루 살아갈 힘을 줍니다.

cyrus 2018-11-06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대학살>을 새 번역본으로 다시 나왔으면 좋겠어요. 개정판이 나오지 않은 게 의문입니다. ^^;;

AgalmA 2018-11-08 16:08   좋아요 0 | URL
개정판 나오겠지 싶어서 나온지 10년 이상 지난 건 잘 안 사게 되더라고요. 사자마자 개정판이 나와 허튼 짓한 경우도 종종 있어서ㅜㅜ
문학과 지성사가 개정판에는 좀 소홀한 거 같아요. 주력하는 시집만 좀 열을 올리고ㅎ
이번에 보니 스펙트럼 시리즈 몇 권도 리뉴얼로 새로 내던데 좀 더 부지런해지셔야...ㅎㅎ;;
 

 

 

 
● 우물쭈물의 대가 여행책 고민 장바구니

 

밤 사이 짐도 다 쌌고 책도 정했다.
로버트 M. 피어시그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가치에 대한 탐구』를 제일 가져가고 싶었으나 무게 때문에 도저히... 그러다 보니 집에서 편안히 이 책 저 책 내 맘대로 맘껏 읽을 수 있는 여유 시간에 왜 반겨줄 이도 없고 먹는 것 자는 것 다 불편한 데를 굳이 기를 쓰고 가려는가 자문에 또 자문하다가 김연수 여행산문집  『언젠가, 아마도』 를 밤새 다 읽었다=_= 아, 졸려... 이러니 또 발목이 묶인다. 여행도 책으로 하려는 이 버릇을 어쩐다. 아무튼 내일은 정말 가긴 가겠지. 믿기지 않는군. 이곳이 아닌 다른 데서 외로워질 뿐일 텐데!

☆ 오스카 와일드  『오스카리아나』

- 명문을 감상하며 내 생각도 정리해 볼까 했으나 명언 모음집이다 보니 문장들이 너무 짧아 흐름에 맡기는 여행엔 맞지 않다고 판정.

☆ 조르주 페렉  『생각하기/분류하기』
- 생각의 단초들을 하나하나 제공해줘서 아이디어는 좋은데 페렉 글 스타일이 피곤을 부르는 터라 여행보다 생각하다 심각해질 조짐 때문에 포기.

☆ 카를로 로벨리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 빨리 완독하고 끝내고 싶으나 여행에서까지 물리학 책을....참아줘.

☆ 가스통 바슐라르  『꿈꿀 권리』
- 여행길에 단골 친구, 바슐라르.

☆ 허수경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 아, 허수경.... 이젠 이 시인의 시를 정녕 못 본다니!

☆ 장 보드리야르  『무관심의 절정』
- 시니컬하지만 치열하게!

☆ 필립 로스  『사실들』
- 시니컬하지만 자신도 봐주지 않는!

☆ W. G. 제발트  『공중전과 문학』 , 『캄포 산토』
- 초대 1순위

☆ 레몽 드파르동  『방랑』
- 펼치는 순간 그래, 이거다!


 

 

 

 

 

 

 

 

 

 

 

 

 

 

 

 

 

방랑 비스므리 시작~

 

 

 

 

부산 첫인상 부산역 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으나 나머지는 다 좋았다.
컨디션 불량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영화를 몇 편 못 봤지만 올해 최고의 영화 데미언 샤젤 <퍼스트 맨>  먼저 본 것만으로도 만족. 개봉하면 또 보러! 강추!!! 3d나 4d 개봉이면 더욱 좋을 듯하지만 안 그러는 듯. 하긴 드라마가 더 강하긴 해서...
괜찮은 영화제 기프트 상품은 거의 조기 품절;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카페, 인디 서점, 맛집... 바다....발길이 안 떨어지던 곳 가득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찍었던 걸 생각하며 내 발자국도 꾸욱.

 

 

 


번쩍거리는 거대한 빌딩 숲 아래 구조 튜브는 조난 상태

 

 

 

 

 

 

 

 

 

 

 

 

다시 돌아온 서울은 추웠다.

 

 

 

 

오늘의 책(10/12~13) - 줄리언 반스 『연애의 기억』

 

여행 다녀온 허한 마음에 이 책을 읽은 건 더 좋은 일이었을까 더 아픈 일이었을까. 이틀에 걸쳐 내리 두 번 읽었다. 심정적으로는 별 다섯 개 만점 ★★★★★ 객관적 작품성으로는 ★★★★ 아, 참 절절했다. 최근 읽었던 플로베르 『감정 교육』, 김봉곤  『여름, 스피드』보다 더! 사랑의 파문과 지리멸렬함은 아무리 말해도 화수분. 줄리언 반스는 후벼 파더군ㅠㅠ

 

"나는 그녀 안에 공황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내가 어떻게 추측이나 했을까? 나는 그것이 내 안에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뒤늦게, 그게 모든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은 우리의 필멸성의 한 조건이다. 우리에게는 그것을 가라앉히고 최소화하는 예의 규약, 농담과 일상, 수많은 기분전환과 오락의 형식이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내부에는 터지기를 기다리는 공황과 지옥이 있다, 고 나는 확신한다. 나는 그것이 죽어가는 사람들에게서 터져 나오는 것을 보았다, 인간 조건과 그 만성적 슬픔에 대한 마지막 항의로서. 하지만 그것은 우리 가운데 가장 균형이 잡히고 합리적인 사람 안에도 있다. 그저 적당한 환경이 필요할 뿐이고, 그러면 반드시 나타난다. 그럴 때면 그것에 휘둘리고 만다. 이 공황 때문에 이런 사람들은 신에게 가고, 저런 사람들은 절망에 빠지고, 이런 사람들은 자선사업을 하고, 저런 사람들은 술을 마시고, 이런 사람들은 감정적 망각에 빠지고, 저런 사람들은 다시는 심각한 일이 자신을 성가시게 하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삶으로 간다."


 

 

 

 

오늘의 책(10/14) - 앤디 위어 『마션』

 

D-4
데미언 샤젤 <퍼스트맨> 전국 개봉을 앞두고 <퍼스트 맨> 원작인 James R. Hansen 『 First Man: The Life of Neil A. Armstrong 』을 읽고 싶었다. 데미언 샤젤 <퍼스트 맨> 영화에서 암스트롱의 딸 이야기가 강력한 펀치로 작용하는데 이게 실화인지 플롯 상의 각색인지 꼭 확인하고 싶었다! 이렇게 중요한 이야기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는 건 신기한 일이다. 

국내 번역이 예약판매 상태! 야호!! 하지만 당장 읽을 수는 없으니 아쉬운 대로 앤디 위어 『마션』을 읽는다. <퍼스트 맨>을 본 뒤라 이야기에 더 몰입된다. 닐 암스트롱, 아폴로 11호 얘기도 나오고, 그간의 우주 개발 계획과 우주선 발사에 대한 전반적인 진행 상황 등을 대략 파악할 수 있게 해줘 재밌었다.

📎

"우린 달 착륙선을 아무 준비 없이 7년 만에 만들어냈습니다.”

"기분이 참 묘하다. 어디를 가든 내가 최초가 아닌가. 로버 밖으로 나가면? 그곳에 발을 디딘 최초의 인간이 된다! 언덕을 오르면? 그 언덕을 오른 최초의 인간이 된다! 암석을 걷어차면? 그 암석은 백만 년 만에 처음 움직인 것이다!
나는 최초로 화성에서 장거리 운전을 했다. 최초로 화성에서 31화성일을 넘겼다. 최초로 화성에서 농작물을 재배했다. 최초로, 최초로, 최초로 말이다!
내가 무엇에서든 최초가 될 줄은 몰랐다. 이곳에 착륙할 때는 MDV에서 다섯 번째로 내렸고 그로써 화성에 열일곱 번째로 발을 디딘 인간이 되었다."

"나의 모교인 시카고 대학에서 온 메일도 있었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어디서든 농작물을 재배하면 공식적으로 그곳을 ‘점령하게’ 되는 것이란다. 그러니까 엄밀히 말해 나는 화성을 점령했다. 

보고 있나, 닐 암스트롱!?

하지만 제일 반가운 것은 우리 어머니의 메일이었다. 빤한 내용이었다. 네가 살아 있다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마음 굳게 먹어라, 죽으면 안 된다, 네 아버지가 안부 전해달라고 하신다 등등."

 

데미언 샤젤 <퍼스트 맨>이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인, 앤디 위어『마션』이  '인류 최초' 의 화성인 소재가 이야기의 큰 축이긴 하지만 그들은 더 넓은 틀을 제시한다. 인간의 삶과 죽음 그 사이의 수많은 도전과 실패들을... 이 역사 속에서 보면 인간은 한 개인이 아니라 종으로서 살아간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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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10-14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산 다녀오셨네요. ^^
<퍼스트 맨> 기대됩니다. ^^ 감사합니다.

북다이제스터 2018-10-14 20:59   좋아요 1 | URL
근데, 어쩜 이렇게 부지런하세요? 부럽...^^

AgalmA 2018-10-16 16:18   좋아요 1 | URL
책 읽는 걸로 따지면 북다이제스터님도 만만치 않은 분이시잖아요. 이번에 저는 책도 돈도 조금 포기하고 부산행을; 그런 걸 포기하고 돌아다니면 대체로 부지런해 보인다고 하시니 할 말이;;;
북다이제스터님은 <퍼스트 맨> 어찌 감상하실지 궁금하니 영화보시면 꼭 후기 남겨 주세요!

카알벨루치 2018-10-14 20: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스트가 영화 같아요! 와우~

AgalmA 2018-10-16 16:18   좋아요 1 | URL
날 더 춥기 전에 님도 여행으로 영화 같은 순간을 잡아 보심은? 물론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요 ;)

북프리쿠키 2018-10-14 2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과 책, 잘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책도, 여행도 온전히 집중 못하게 하는
상극의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줄 알면서도 여행가방에 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권이라도 더 쑤셔넣습니다만 ㅎㅎ
전자책이 여행중에는 그 몫을 톡톡히 한답니다~~아갈마님 편안한 밤 되세요!

AgalmA 2018-10-16 16:21   좋아요 1 | URL
맞아요. 말씀처럼 상극이죠. 책을 보고 있으면 풍경을 놓치고, 풍경에 취해 있다 보면 책은 눈에 안 들어오고ㅎ;
전자책도 많았는데 아무래도 물성이 있어야 책 읽기 행동을 취하기에 더 좋은 거 같아 늘 종이책을 챙기는데 점점 얇은 책을 챙기게 되네요^^;

북프리쿠키님도 잘 지내시지요? 감기 조심하시고요/

뷰리풀말미잘 2018-10-17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머리색 아름다워요!

AgalmA 2018-10-17 18:4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처음엔 보라->라벤다->지금은 물이 많이 빠져서 브라운 애쉬....머리색 바뀌는 게 흥미로워서 염색이 재밌지만 재정적으로 힘드네요ㅜㅜ;
 

● 1일 1사진 - 2018 추석의 기억할 만한 지나침

 

언제나처럼 미적거리다 늦게 타는 바람에 예매 좌석도 아닌 데 앉아서 참 불편하게 책을 읽어야 했는데ㅜㅜ
미셸 푸코 『말과 사물』 (나남출판)
푸코 책은 펼칠 때마다 신선한 충격을 준다.
그의 주요 저서는 꼭 소장해야 할.


배수아 『뱀과 물』 (문학동네)
한밤에 갑자기 응급실 갈 일이 있어서 챙겨 갔다. 한밤 소설로 good
타인의 고통엔 늘 속수무책이지. 비까지 오는 터라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와 의자에 앉아 휴대폰으로 소설을 썼다. 완성해보고픈 단편이다.

 

 

올라올 때
김은실 외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휴머니스트) 읽고 있었는데 대각선에 책 보는 사람을 발견!
어떻게든 책 제목을 알아내려고 틈틈이 엿봤는데ㅋㅋ 이종헌 『우리가 미처 몰랐던 터키 역사 기행』을 주무시느라 많이 읽진 못하셨지만 밑줄 치며 읽고 계신 모습에 흐뭇.  나는 반 정도 읽었는데ㅎㅎ

작년 추석에는 옆자리 사람이 최은영 『쇼코의 미소』를 읽는 거 보고 경쟁심이 발동했었는데ㅋㅋ 



 


명절엔 어딜 가든 북새통에 떠밀리다시피 걸어야 하는 게 너무 싫지만 가자시니 가야 한다ㅜㅜ 이런 와중에도 재밌는 걸 찾아야 돼! 하며 걷다가 바닷가 불상 옆에 비둘기들이 갈매기처럼 나는 걸 보고 빙긋~

 

 

나는 가족사진 몰래 찍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에 괜찮은 사진이 생겼다. 식사하는 내내 내리쬐던 빛을 잊지 못할 거야. 누룽지 해물탕은 별로였어.

 

 

 

● 책으로 노는 장난

 

지난 번에 산 Penguin book collection 'Virginia Woolf ㅡ A Room of One's Own Book Bag'도 그렇고 나 요즘 보라 몰입 중ㅎㅎ;

날이 갈수록 보라 염색물 빠지는 게 너무 아쉽다.
최대한 안 감으려고 노력하는데 안 감는 것도 스트레스;
보이는 것이 실재가 아닌 걸 알면서도 사로잡혀 있는 존재. 하이데거는 동물을 세상에 얼이 빠진 존재라 하여 '동물은 '세계 빈곤'으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인간이라고 다른가.
하이데거는 인간이 대상을 대상으로 경험하기 때문에 '세계 형성'으로 존재한다고도 했지만 자기 논리에 더 빠져 있어 더 심각한 건 아닐까.

카를로 로벨리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사로잡혀 있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reality is not what it seems)』

 

 

 

 

 

 

 

● 내가 산 책

 ☆ 새뮤얼 헌팅턴 『문명의 충돌 :
세계질서 재편의 핵심 변수는 무엇인가』
ㅡ 유시민 『역사의 역사』 읽으면 책 굴비가 주렁주렁 걸리는데 종이책이 있어도 완독을 못 해서 전자책 구매.
매달 김영사 책 2~3권은 사는 듯ㅎ 딱 내 취향 출판사ㅋ

☆  애덤 아다토 샌델 『편견이란 무엇인가 : 데카르트, 칸트, 하이데거, 가다머로 이어진 편견에 관한 철학 논쟁을 다시 시작한다』
ㅡ 어느 해 추석 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구매한 종이책으로 읽다가 다른 책에 밀려 완독을 못 해서 전자책으로 다시 도전!
와이즈베리 출판사 책도 자주 보는군. 이렇게 열심히 사는 데 안 걸리면... 그냥 내 취향 탓을 하자;

☆  김민영 『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인플루엔셜)
ㅡ 복잡한 수식이 없다길래 냉큼ㅋ. 수학은 알고 싶고 어려운 건 싫고ㅎㅎ)

 

☆  알라딘 9월 굿즈 - 본투리드 만년필 HEXA 차콜 블랙 E / 버건디 EF 비교
이 달 내 목표는 본투리드 만년필 두 개를 다 가지는 것!
비교해보니 음, 역시 색깔은 차콜 블랙이 좋고 필기감은 EF가 좋은 것으로 내 나름 판정✒

 

 



필사 아니다! 미셸 푸코와 이승우 문장이 비슷한 사유를 보여줘서 만년필 테스트를 위해 못생긴 필체로 적어봤다; 이승우 작가 책 제목을 엉뚱하게 적어서 다시 쓸까 하다가 귀찮아서 걍~

 

"보르헤스의 텍스트에 인용된 "어떤 중국 백과사전"에는 …(중략) …이 경이로운 분류에서 누구에게나 난데없이 다가오는 것, 교훈적인 우화의 형식 덕분으로 우리에게 또다른 사유의 이국적인 매력처럼 보이는 것은 우리의 사유가 갖는 한계, 즉 그것을 사유할 수 없다는 적나라한 사실이다."

ㅡ 미셸 푸코 『말과 사물』 중

 

"그들이 이해하게 된 그것은 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ㅡ 이승우『만든 눈물 참은 눈물』 중

 

이승우『만든 눈물 참은 눈물』책은 서재민 그림이 인상적이다. 최근 본 삽화 중 가장 맘에 든다. 에드워드 호퍼 그림 느낌도 나고. 소설은 평이하지만 그림 때문에 소장 욕심이 난다. 선물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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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9-29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향 잘 다녀오셨어요?^^

AgalmA 2018-10-03 22:38   좋아요 1 | URL
북다이제스터님도 잘 보내셨나요.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연휴가 생각보다 짧더군요;

목나무 2018-09-29 21: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이 빠진 연보라빛 머리카락도 이쁩니다. ^^
그 와중에 무민 마그네틱 자석보드를 봤네요. 나는 하나뿐인데.. 하면서.. 부러워를 외칩니다. ㅋㅋ

AgalmA 2018-10-03 22:40   좋아요 0 | URL
후후... 무민 메모보드 2개나 뭐 하러 하면서 절 탓하면서 사긴 했는데 사무실이랑 집에 나눠서 쓰면서 생각보다 유용하네요ㅎ;
머리 색깔이 특이하면 눈에 더 잘 띄기 때문에 더 모범적으로 살려는 노력을 하게 됩니다-_-); 머리만 일탈)))

책읽는나무 2018-09-29 2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머리색 맘에 드네요!!!
헤어스톼일도~~~^^
갑자기 머리 확 자르고 싶어지는 밤입니다.
저는 흰머리 염색을 또 하러 가야하는뎅~~ㅜ
참,
저도 이승우 작가의 ‘만든 눈물 참은 눈물‘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삽화에 꽤 눈길이 머물렀었구요^^

AgalmA 2018-10-03 22:41   좋아요 0 | URL
컷 한 번 하기 시작하면 기르기가 쉽지 않아서 이젠 슬슬 기르고 싶어도 어렵네요ㅎ; 그러니 참으세요ㅎㅎ))

이승우 작가 책은 저는 이 책이 처음인데 음... 기대했던 거보다 별로였어요;

보슬비 2018-09-29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라색 머리~~ 전 머리결이 얇고, 두피 민감해 염색을 하지 못해요. ㅠ.ㅠ;;
제 인생에 염색은 딱 한번 해봤는데, 이제 곧 새치 염색은 할것 같아요. OTL

AgalmA 2018-10-03 22:43   좋아요 1 | URL
흰머리 신경쓰여서 과감히 염색을 하니 더 어려보인다고 하던데요ㅎㅎ
두피가 민감하고 머리카락 얇으면 힘들긴 하죠^^; 제 머리털이 염색을 견뎌 주는 머리카락인 것도 복이네요ㅎ;

페크pek0501 2018-09-30 0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작가는 <생의 이면>이 좋았습니다. <사랑의 생애>는 그것에 못 미친다고 봤어요.
잘 지내시나요?

AgalmA 2018-10-03 22:44   좋아요 0 | URL
오, 안 그래도 이승우 작가 책 뭐 하나는 더 봐야 할텐데 했는데 <생의 이면> 기억해 둘게요. 감사요.
특별히 하는 거 없다 해도 하루가 늘 짧네요ㅡㅜ;

겨울호랑이 2018-10-03 2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라돌이 뚜비 라나 뽀~라는 전설의 노래가 생각나네요♪♬ ^^:)

AgalmA 2018-10-03 22:44   좋아요 1 | URL
안 그래도 보라돌이 소리 안 들을라고 코디 신경 쓰다 보니 흰머리 더 생길라고 그래요ㅎㄱㅎ;;
 

 

 

 

 

● 빨간 도서 : 당신의 붉은 사물이 보여주는 당신

 

눈을 뜨고 나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은 붉은 것들에 초점을 맞춘다. 어째서 색일까.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안다고 한들 제어가 가능할까. 그렇다면 인공지능에 이리 겁을 먹지도 않을 테지. 부분을 다룰 순 있지만 전체 컨트롤은 복잡성의 성질상 불가능하다.
빨간 도서 인증 난리 이후 그새 또 많이 늘었다.
레드는 대체로 블랙 아니면 화이트, 옐로 조합이다. 『백래시』 등등 e book은 참여를 못해 아쉽군. 읽을 일이 산더미

비가 안 와서 로맹 가리 빨간 우산 쓰고 못 나가겠네.
집에 빨간 컵이 왜 하나도 없지
조르주 페렉 『겨울 여행 / 어제 여행』은 엄밀히 따지면 핑크지만 볼 때마다 정신을 각성시키는 게 빨간색 효과ㅎ

문학동네 작가 시리즈 디자인 정말 탁월~

 

 

 

 

 

 

 

 

 

 

 

 

 

 

● 1일 1사진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사진 같은 결정적 순간은 오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내가 놓쳤거나 박제하는 순간만 가득했을 뿐. 숙취 같은 나날. 생의 땀은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내리는데.

 

 

 

 

밤하늘의 1을 보고 있었다. 이중의 높이. 거기 더해 아주 멋진 순간이 지나갔는데 제대로 잡지 못했다.
덕분에 모기한테 한방 뜯기고.

 

 

 

 

인형을 볼 때 참을 수 없는 건 죄다 미소 짓게 만들었다는 것. 그것을 볼 때 특히 인간의 위선을 더 느끼게 된다.

but 사랑스럽지... 쳇

도시, 밤, 골목, 가난, 생각의 늪에서 결코 난 벗어날 수 없을 거야.
but 내가 두려워하는 건 그런 게 아니다.

오랜만에 10cm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밤 귀뚜라미 소리랑 잘 어울린다.

이해할 수도 받을 수도 없을 땐
달리고 싶지.

 

 

다음날,

화면을 더 넓혀서 주변을 담으면 이 상황은 더 비극적으로 보인다. 흘긋 보고 지나가거나 전혀 시선도 주지 않는 행인, 범인들처럼 모여 있는 차들, 시끄러운 매미 소리, 번잡한 지상의 흐름 속에 치명적인 정지 같달까.... 포커스를 더더 넓힌다면? 역사가 비극으로 희극으로 교차하며 보이다가 먼 나라의 일처럼 멀어지고 잊히듯. 나는 단지 일을 하기 위해 그 풍경을 지나쳤고 거리엔 여름 특유의 썩는 냄새와 수신자 없는 소리로 가득했다. 인간이 끝끝내 싸우는 건 대상 없는 무너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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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8-09-06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브래송의 결정적 순간들은 그 순간이 올때까지 그장소 한장소에서 계속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 것이라고 브래송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그 얘기 듣고 전 바로 좋은 사진 찍기 포기...ㅠㅠ

AgalmA 2018-09-06 20:03   좋아요 1 | URL
저는 나타나면 놓치지 않겠는다는 제 위치 중점으로ㅎ; 그러나 능력, 장비 결여 더 문제입니다ㅜㄱㅜ

레삭매냐 2018-09-06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곰돌이의 최후가 참말로 트레쥐디하네요...

한 때는 애정이었을 텐데, 폐기의 수순
으로 가는 관계에 대한 결정적 순간이었을
까요.

사탄 탱고, 한 번 읽어 보고 싶네요.

AgalmA 2018-09-07 03:00   좋아요 0 | URL
쓰레기로 버려진 인형 종종 발견하고 사진 찍게 되는데 다 저런 모양새예요^^;
사탄탱고 레샥매냑님이 좋아하실만한 책일 걸요. 문장력, 묘사 좋거든요. 의외로 호응이 별로 없네요a; 책 디자인도 멋진데ㅎ;;

겨울호랑이 2018-09-06 2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곰돌이가 움직였다는 사실이 무섭습니다 ㅋ

AgalmA 2018-09-07 04:04   좋아요 1 | URL
인형영혼설이라도 만들까요ㅎ 부피가 크니 살짝만 건드려도 저렇게 처참하게 된 듯요;;

양철나무꾼 2018-09-07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모기에게 헌혈하고 찍으신 1 사진이 좋아요, ㅎㅎㅎ

곰돌이는 같은 애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네요.
그나저나 팔은 어디로 간걸까요?
밤사이 팔을 써서 고공낙하 했을까요, 췟~!

암튼 창대하고 장렬했던 8월이 가고 9월이 왔습니다.^^

AgalmA 2018-09-08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뱅기 나오는 사진은 설레임 같은 게 있어서 그런 걸까요ㅎㅎ

곰돌이는...넘어지면서 팔이 안쪽으로 굽혀진거죠^^;

날 선선해진 건 좋은데 일에 치여 사는 건 매한가지ㅜㅜ

2018-09-09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09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오늘의 책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완독 후 그 책의 주요 쟁점이었던 '신-믿음' 때문에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을 읽고 있다.

만약 두 책 중 하나만 읽어야 한다면 나는 도킨스를 더 추천할 거다. 그만큼 중요하고 지금 더 필요한 책. 도스토예프스키가 전하는 인류애보다 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 더 시급하므로! 물론 두 개 다 읽으면 금상첨화!

도스토예프스키는 장편소설에서 내내 과학적 합리주의, 이성주의 폐해를 부각했지만 그것은 과학과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쓰는가의 문제. 모두가 악랄한 회의주의나 미치광이가 되는 건 아니니까. 도킨스처럼 쓴다면 더 나은 세상이 더 빠를 듯! 신에 기대지 않는 진정한 인신 사상 아닐지.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의 많은 문제를 살피며 소설을 쓰면서 ‘하느님 없이 인간이 어떻게 선량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는 결론에 이른 거 같은데, 그가 세상을 떠난 100년 뒤 나온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에 바로 그 문제를 다룬 챕터도 있어서 지금 내가『만들어진 신』을 읽는 것.


리처드 도킨스 언술 정말b
내가 올해 최고 ㅋㅋㅋㅋㅋㅋ한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을 능가하려 하고 있어! 두께보다 재미가 더 우월!

 

 

 

 

 

 

 

 

 

 

 우리는 자유, 권리, 상호 존중, 문화의 다양성을 거론하며 타인의 종교를 인정해 왔지만 그것이 뿌리 깊게 내린 부조리의 씨앗인 걸 간과했다. 신념이 아닌 쓸모로 종교의 선행과 사회 기여, 개인들이 누리는 행복을 강조한다고 해도 인류 역사에서 종교 명분으로 행해진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악행과 폭력, 사회 분열, 파탄의 증거는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

세상엔 다양한 인간이 살 수밖에 없으니 적당히 타협하며 더불어 살자? 잘못된 걸 바로잡자는 데는 찬성하면서 종교는 예외? 내가 위에 인용문을 가져왔듯이 도킨스는 온건한 종교조차 "극단주의로 이어지는 공개 초청장"이라고 했다.
📎
"사건이 터진 뒤에는 성직자들과 사회 지도자들(그런데 누가 그들을 뽑았던가?)이 죽 나서서 극단주의가 ‘진정한’ 신앙의 왜곡된 형태임을 설명하면서, 관계를 부인할 것이다. 하지만 신앙이 객관적인 정당화가 없다면, 왜곡되었다는 것을 보여줄 기준이 없다면, 신앙의 왜곡이라는 것이 어떻게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는 종교를 가지고 있는 자라면 그의 이성과 논리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한다. 종교의 허점과 조잡함에 눈 감는 혹은 눈치채지 못하는 자가 정확하고 명철한 사고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순교의 대가, 천국의 보상, 지옥의 징벌, 이단 몰이, 원죄와 속죄, 하나님의 권능...' 이런 숱한 걸 믿고 따르는 게 정상인가, 합리는 어디 있는가? '기적'을 믿는 건 차라리 순진할 정도다.

당신이 종교인이고 이 논지가 불만이라면 이 책에서 도킨스가 조목조목 따지는 것을 논박해보라. 이 문제에서 종교인들은 늘 그래왔듯 "그래도 신은...!" 같은 소리로 스스로의 망상을 과시하며 스스로를 설득하는데 끝나지 않고 다른 이들까지 오염시킨다. 그런 식으로 인류가 맹신과 무지와 반목 속에서 수 천 년을 살아온 게 너무 안타깝다. 나는 이제 타협으로 종교를 묵인하고 싶지 않다.


도스토예프스키 선생 읽다가 참 멀리까지 가고 있네ㅠㅠ;;;

 

☞『만들어진 신』 리뷰 : http://blog.aladin.co.kr/durepos/10229305

 

 

 

 

 

● 도서관 일지

 

나카마사 마사키 『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 (arte)
ㅡ 일본의 철학 탐구 참 부러운 면이 있다. 아즈마 히로키 『존재론적, 우편적 : 자크 데리다에 대하여 』(이것도 예전에 내가 도서관에 희망도서로ㅎㅎ 나는 사람들 잘 안 찾는 책 희망도서 신청자ㅋ)도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이 책도 기대됨!

 

에티엔 발리바르 『마르크스의 철학』 (오월의 봄)
ㅡ 명성 자자한 발리바르 책은 처음 읽는데 오~ 기대

 

 

리처드 화이트 『자연 기계 : 인간과 자연, 환경과 과학기술에 대한 거대한 질문』  (이음)
ㅡ 흥미로운 책 같은데 아무도 관심이 없네-_-... 그래서 내가 읽어 보기로!

 

 

 

 

지난번 희망도서 받은 지 이틀 만에 희망도서 또 도착;
두 달 치를 왜 한꺼번에 주는 거야ㅠㅠ

 

에드워드 세인트 오빈 『괜찮아 - 패트릭 멜로즈 소설 5부작 1권』 (현대문학)
ㅡ 컴버배치 커버가 아니라니! 급실망ㅜㅜ;;

 

마이클 셔머 『도덕의 궤적 : 과학과 이성은 어떻게 인류를 진리, 정의, 자유로 이끌었는가』(바다출판사)
ㅡ 베스트셀러  『사람들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 저자이자 과학적 회의주의 잡지 《스켑틱》의 발행인 마이클 셔머의 과학적 회의주의를 맘껏 느껴보자! 768쪽 벽돌 책;;;

 

찰스 퍼니휴 『내 머릿속에 누군가 있다 : 우리 마음속 친구, 뮤즈, 신, 폭군에 관한 심리학 보고서』(에이도스)

ㅡ 미리 보기로 읽고 더 읽고 싶어서 도서관의 옆구리를 찔러 받아내다^0^)

 

 

 

 

 

 

 

 

 

 

 

 

 

● 2018년 7월 내가 산 책

도서관 책은 비싼 거, 내 책은 경제 사정상 저렴이;_;);

알라딘은 시집 한 권도 무료배송이다!
굿즈 고르는 게 너무 피곤해서 당장 읽고 싶은 이수명 시집 『물류창고』만 사려고 했더니 슬라보예 지젝 외 『나의 타자』(인간사랑, 2018)에 등장하던 밀란 쿤데라 『정체성』이 중고도서로 둥둥 떠다니길래 겟~
바닥난 알라딘 원두도 공수~
역시 당일택배 알라딘 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읽다가 고전소설 특유의 문체 때문에 살짝 졸음이 오려고 하던 게 싹 달아남@◇@
이수명! 이수명! 시인 이름을 운동선수 응원하듯 부르고 있는 나~~~

난 이수명 시인의 시크한 지리멸렬(형용모순;)이 좋더라~

 

노점의 순간에
아는 얼굴이 하나도 없어도 좋아

여름에 우리는 만난다. 만나서 혼잣말을 한다. 여름에는 어디에도 가고 싶지 않고 여름에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언제라도 좋아 우리는 단번에 서로의 목을 부러뜨린다. 이대로 어질러진 테이블이 좋아

ㅡ 이수명, 『물류창고』,「여름에 우리는」  중

 

안 사면 아쉽고a 급박하게 살 책도 없고 해서 굿즈 고심만 조금 하고 삼ㅋ;;;

여성 구매자 비율이 높아서 그런지 대체로 맘에 드는 굿즈가 문학/에세이류에 몰려 있는데 굿즈 때문에 그쪽만 계속 살 수 없는 노릇. 이번엔 전문서적 중심으로 사려고 노력!

가방 부자;; 에코백 또 생김;;; 준다는데 안 받긴 그렇잖...'▽');;


☆ 수학 패턴 에코백_레카만 수열
- 처음 나왔을 때부터 파스칼 삼각형 디자인 가방 갖고 싶었으나 더워서 블랙 가방 기피; 다른 베이지에 비해 오렌지빛 도는 독특한 색감과 재질.


 

☆ 알라딘 배색 보냉백(옐로우)
- 귀여운 걸 보면 못 참겠다-ㅁ-)// 날 원망하며 가진다! 도시락 싸 다녀야징ㅋㅋ

☆ 문학과 지성 시인선 맥주잔 : 심보선 / 오늘은 잘 모르겠어
컵 재질도 두껍고 완전 내 스타일이얌!
바로 씻어 맥주 부어~~~
이병률 머그 며칠 만에 깨먹은 악몽을 생각해 조심조심... 다른 맥주잔도 있어야 할 거 같은....아, 괴로워ㅜㅜ 굿즈 욕심 버리자고 지난번에 이수명 시집만 쏠랑 산 거 후회되네;_;)

 


굿즈 감상하느라 책은 뒷전;

 

 

 

 

 

 

 



질 들뢰즈 『차이와 반복』 (민음사)
- 질 들뢰즈 책은 수시로 모으는데 이 책도 이제야 소장. 감동ㅜ0ㅜ 그래, 돈 벌어서 이런 데 쓰는 거지! 흥흥

존 M. 히턴 『비트겐슈타인과 정신분석』 (필로소픽)
- 비트겐슈타인과 정신분석을 엮으면 무슨 소리가 나올까 느무느무 궁금!
대학교재/전문서적 5만 원 이상일 때 주는 굿즈 받으려고 아껴두고 안 사고 있었다. 반가워/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부분과 전체』
- 서커스출판상회에서 낸 하이젠베르크 『물리와 철학』도 맘에 들어 구색을 위해 이 출판사 걸로 세트로 맞춤~

이영광 『끝없는 사람』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ㅡ 살짝 감상하다 보니 제대로 읽어봐야 할 거 같아 샀다. 사은품 맥주잔 탐도 좀 나고;


 

 

 

 


굿즈마니아 소장욕을 불러일으키는 아이템~ 책 라디오@@

알라딘 19주년 기념 굿즈 공세에 무척 바빠졌다
<빨강 머리 앤> 책 라디오도 주문하려니 현재 품절이라 기다려야 된다ㅜㅜ
어쨌거나 <자기만의 방>이라도 가져서 다행

내 애청 라디오 채널 kbs 1fm 클래식 방송 93.1(서울)을 바로 잡아보다. 마침 좋아라 하는 <명연주 명음반> 시간
주파수 깨끗하게 잘 잡히고 아이고~ 내 보물이 또 늘었네 ✨
딴 것도 갖고 말 테야!

세로형 여름 천가방(아무튼 외국어)
ㅡ 작고 얇기 때문에 두꺼운 책은 힘들고 시집 하나, 휴대폰, 카드지갑 등의 소품 휴대가 적절


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 (까치출판사)
ㅡ 종이책으로 이미 가지고 있고 완독도 했지만 분량에 비해 쉬운 책은 아니라 수월한 재독을 위해 전자책 재구매. 유시민 작가 추천이 아니어도 이 책의 우월함은 펼쳐 보면 누구나 알게 됨~ 나도 적어도 3번은 읽을 테닷



마이클 셔머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 (바다출판사)
ㅡ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는 걸 이해하기 어렵다고 고개만 절레절레해서는 더 나은 세상을 꿈꿀 수도 바꿀 수도 없다. 이런 책을 읽고 정보를 널리 알리고 싶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내 나름 독서의 뜻. 책의 의미도 독서도 나만의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컬러의 말 : 모든 색에는 이름이 있다』  (윌북)
ㅡ 예술에 관한 책은 언제까지나 내 관심사

 

 

 

 

 

 

 

 

 

 

 

 

● 나 혼자(?) 이 여름 고전 탐독의 시간

 

 

늘 염두에 두고 있던 플로베르  『감정 교육 』1, 2권을 다 읽었다. 

기이하게도 플로베르와 도스토예프스키는 모두 1821년생이다. 특히 도선생은 나와 같은 전갈자리좌ㅋㅋ(커트 보니컷이 『그래, 이 맛에 사는 거지』에서 그랬듯 웃자고 하는 소리)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두 사람 다 아버지가 의사였고 세상을 일찍 떴다. 20대 중반에 첫 간질 발작을 경험한 것도 흥미롭다. 이 경험은 그들 작품에 상당히 많이 반영된다.


 

"우리 각자는 마음속에 고귀한 방을 갖고 있지요. 난 그것을 벽돌로 막아버렸지만, 그것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요.”(플로베르)

"멍청이가 정말 날 피곤하게 한다고! 어떤 견해를 퍼뜨리려면, 내가 볼 때 가장 공정하고 가장 강력한 방법은 전혀 아무 견해도 갖지 않는 거야.”(『감정 교육 1』, 데로리에)

1권 느낌은『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위대한 개츠비 』와 『연인』 중간? 

1848년 프랑스 혁명과 정치 사회상이 더욱 부각되는 2권은 분위기가  다르다.

다 읽고 나서 왜 이 소설이 사랑 소설만이 아닌 역사 소설인지 깊이 통감했다. 그리고 이 시기, 사상과 돈, 정치적 급변 속에 산 작가들의 삶, 작품, 생각들에 내가 왜 특히 끌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펭귄클래식은 작품마다 해설을 대신하는 서문이 인상적인데 펭귄클래식『감정교육』의 제프리 윌 서문도 읽어볼 만하다.

 

 

 


 

 

 

 

 

 

 

 

 

 1. 새로움 2. 솔직함 3. 클로즈업 4. 인과적 실험의 실행 가능성이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치가 종합한 빅 데이터의 네 가지 힘이다. 자세한 설명은 책에서 확인/

현실에서 많은 거짓말을 하지만 인터넷에서는 본심을 밝히는 무수한 사람들 덕에 빅 데이터는 의도치 않은 힘을 지니게 된 듯하다. 나심 탈레브처럼 빅테이터 회의주의자들도 있지만 물리학 탐사에서 혁신적인 도구였던 ‘현미경과 망원경’에 버금가는 혁신적 도구가 ‘디지털 데이터’라고 말하는 세스의 주장이 허황된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래 전망 보고서보다 더 가깝게 빅 데이터를 실생활에 적용할 아이디어 제시도 좋았다. 바로 추진되지 않는 이유가 짐작되지 않는 바 아니지만. 재밌는 정보가 많으니 빅 데이터와 심리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가볍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들을 사고 빌리고 읽느라 한 주 내내 더위보다 책 빚쟁이에게 더 시달리는 기분이었다;; 거짓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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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8-07-16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다른 건 죄다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로지 코히 비루만이 눈에 들어오네요...

날이 많이 더운가 봅니다.

AgalmA 2018-07-18 01:25   좋아요 0 | URL
아하하^^; 비루가 빨리 식어 넘 슬픈 여름이네요ㅡ.ㅜ

2018-07-16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07-18 01:26   좋아요 1 | URL
돈 많아서 책 탕진가 되고 싶어요-ㅋ-)

겨울호랑이 2018-07-18 0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AgalmA님께서는 ˝신-인간˝ 명제에 빠지신 듯 합니다.^^:) 신이 세상(world)을 만들었다면. 신의 존재는 세상을 넘어선 우주(universe)차원에서 이야기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사람이 세상에 속하기 때문에 그 너머를 볼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창조론적 관점에서도, 괴델의 증명의 연장선상에서도 그렇다 여겨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그 신을 믿는 이들이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통해 나타내 보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를 가진 이들 중 상당수의 행태가 다른 이들과 다를 바 없거나 오히려 더 하기에, 신에 대한 회의가 갈수록 심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무신론이 퍼지는 세상을 탓하기보다, 무신론이 퍼지도록 종교를 가진 이들(저를 포함한)이 먼저 반성할 일이라 여겨집니다.^^:)

AgalmA 2018-07-20 22:48   좋아요 1 | URL
<만들어진 신> 리뷰 정리하면서 말씀하신 부분들도 짚고 넘어가고 싶었는데요. 바빠서 미뤄지고 있네요ㅜㅜ

일신론-이신론-범신론 구분없이 마구잡이로 신을 거론해 혼란을 양상하는 것도 현재 문제죠. 리처드 도킨스는 온건한 종교의 묵인도 극단주의까지 허용하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악덕이라고 봅니다.
인간이 신을 생각한 것은 결국 현실을 제대로 통솔할 수 없는 인간의 나약성 문제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그게 현재까지 이어온 관습이 된 것이고요.
반증불가능성 때문에 신 개념을 용인하는 논리순환으로 빠져서는 안 될 것이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