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_2020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제 취향은 과테말라 엘 소코로보다 이쪽이네요. 예가체프 같은 꽃 향과 단맛이 개성적이에요. 설명에 나오는 체리의 맛이 틀린 소리는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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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2020)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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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하지 않은 향과 신맛, 단맛. 부드러움은 최강. 차가울 때도 뜨거울 때도 변함없이. 외유내강 커피입니까. 신기한 맛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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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바다출판사, 2020)

-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를 안 읽을 수는 있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한 권만 읽고 끝날 수 없는 작가!

월리스의 글 특징을 "시대에 뒤떨어진 괴팍한 늙은이로 보일 만큼 깐깐하게 굴면서까지 무언가를 제대로 해내려고 하는 태도, 그러면서도 사실 그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인정하는 태도"로 독자에게 통렬한 즐거움을 안긴다고 말한 토머스 벨러의 평에 적극 동감합니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바다출판사, 2018)을 펼쳤을 때처럼 심드렁하면서 집요하고 재밌는 그의 시선과 문장이 격하게 좋습니다. 이 삼 박자가 어우러지기 쉽지 않죠. 심드렁한 문체는 어지간한 독자가 같이 흥미를 느끼기 어렵고, 집요하기만 하면 글이 지루하고 늘어지기 쉬워 재미를 느끼기 어려우니까요. 그래서 내게 그는 에세이의 왕!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국내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첫 단편)에서 취재차 오른 호화 크루즈 디너 모임에 어울리지 않는 티셔츠 차림이었던 것처럼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첫 단편)에서는 일리노이주 축제장 취재를 가 정장과 골프 셔츠와 유럽 슈트 차림인 남자들 속에서 "이 안에서 티셔츠를 입은 사람은 나밖에 없다" 하고 있네요😅😁😅

 

 

 

 

 

 

 

 

 

 

 

 

📘 옌스 페테르 야콥센 『베르가모의 페스트』(열린책들, 2020)

- 알베르 카뮈 『페스트』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궁금할 제목이죠.

이 작가는 19세기 덴마크 자연주의와 상징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되는데, 릴케와 토마스 만, D. H. 로런스, 프로이트, 음악가 쇤베르크 등에 영향을 줬다니 더 기대되지 않겠어요^^

 

 

 

 

📘 그레고리 베이트슨 『마음의 생태학』(책세상, 2013 초판 3쇄)

- 베이트슨(1904~1980)은 유전학의 기초를 마련한 생물학자 윌리엄 베이트슨의 아들이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생물학 전공, 인류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인공두뇌학, 유전학, 정신의학, 병리학, 생태학 등 여러 분야를 연구한 사람이라 그의 책을 읽고 싶었습니다. 그의 논문을 모아 1972년 출간한 이 책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시해 환경 운동과 캘리포니아 뉴에이지 그룹에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만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ㅜㅜ

 

 

 

 

 

 

📘 페터 한트케 『시 없는 삶』(읻다출판사, 2019)

- 노벨문학상 영향인가요, 우연히 이리 된 것인가요. 한국에서 그리 인기 있는 작가가 아니라서 그의 시집이 나올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출판사는 우연이었다고 하던데 오우, 대박~

그의 소설을 모두 합친 것 같은 분위기, 한마디로 한트케 풍이라고 할까요? 그의 소설이 시로 변환된 걸 보는 재미가 있어요. 그의 소설 중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과 가장 흡사합니다.

 

 

 

📘 하라 켄야 『디자인의 디자인』(안그라픽스)

- 2007년에 초판이 나왔는데 2017년에 14쇄. 지금이면 16쇄는 넘어갔을 듯. 이 정도면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죠. 그런데 난 왜 아직까지 못 읽었나-,,-) 이제 읽을라고용.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열린책들, 2020 리커버)

- 책이 있는데도 굳이 산 것은 1차 사은품이었던 어린 왕자 구슬램프(4,200원)와 다른 포즈인 '서 있는 어린 왕자' 2차 사은품이 취향 저격을! 책에 수록된 원작 그림과 흡사해서 수집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T^T

리커버 디자인이 한 손에 쏙 들어오고 귀여운 맛이 있어요. 어린이가 들고 있으면 더 귀여울 듯ㅎ

새로 나온 어린 왕자 클립도 살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ㅜㅜ

 

 

 

 

 

 

 

 

 

 

 

 

 

(※ 동영상은 웹에서만 볼 수 있나 보네요. 북플에서는 안 보여요.)

 

 

지금 알라딘에서 열린책들 브랜드전 하지요.

 

 

 

열린책들 사면서 받은 장 자크 상페 그림의 <승부> 유리컵 예쁩니다. 집에 없는 온 더 록 잔^^

 

 

 

🎁 그 외 알라딘 굿즈

 

 

🎀 본투리드 티셔츠 Vol.4 어린 왕자 화이트(S, 5,000원)

- 안 이쁘다고 투덜댔지만 안 사긴 또 아쉬운 시즌 굿즈. 어린 왕자 마크가 가장 예쁜 걸로 구입해봤습니다. 얇은 여름용인데 곧 변색될 거 같은 느낌ㅎ; 올 한철만 입을 게 아니라면 흰색 사는 건 추천드리고 싶지 않군요.

S 사이즈도 상당히 넉넉하니 여성분은 프리하게 입자고 M 사이즈 사면 망합니다ㅎ! 타이트하게 입고 싶거나 44~55 정도 되는 분은 XS 사이즈 사셔도 돼요.

 

 

 

 

 

 

 

 

🎀 우드 스틱 북마크 모비딕(2,500원)

- 1,500원 정도가 적당할 거 같은데 비싸다고 생각. 문득 아이스크림 바를 리폼이나 해볼까 생각도-,,-)a

 

 

 

 

 

 

 

 

 

🎀 피너츠 북엔드(스누피와 우드스탁, 1,000원)

- 집에 온통 알라딘 북엔드😄

 

 

 

 

 

 

 

 

 

 

 

🎀 본투리드 에어팟케이스+키링(아크릴. 마크 트웨인과 밤비노, 3,000원)

- 케이스보다 키링이 더 예뻐서 구매.

 

 

 

🎀 알라딘 원두 4월 신상이었던 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를 맛보지 않을 수 없어 사고, 콜드 브루 헤밍웨이도 두 병째 구매.

🎀 본투리드 스티키 북마크 죄다 품절인데요. 이리 된 지 꽤 됐는데 왜 빨리 수급이 안 되는 거지요? 결국 포스트잇 플래그로 구매.

 

 

 

 

 

 

 

 

 

 

 

몇 년 만에 만난, 책 안 보는 녀석에게 문장이 적은 책 선물로 뭐가 좋을까 하다가 비닐 안 뜯은 📘 허먼 멜빌(원작), 크리스토프 샤부테(각색, 그림) 『그래픽 노블 모비 딕』(문학동네)을 선물로 줬습니다. 최근에 획득한 모비딕 우드스틱 북마크도 같이 줘서 모비 딕 굿즈가 줄었어요. 흑흑. 이러려고 굿즈 모으면서도 아쉬운 건 아쉬워. 예상대로 녀석은 모비 딕을 완독하지 않았더군요. 다 보고 중고로 팔면 영화 한 편 볼 값은 나올 거라 했어요. 책은 이러저러 유용하다니까요ㅎ 금본위제가 아닌 책본위제 생활자;

보내고 아쉬워서 중고도서로 다시 샀는데 알라딘 중고도서 수급은 정말 놀랍습니다. 내가 사길 기다렸군😅 혹시나 해서 신청한 중고도서 알림으로 단 이틀 만에 만났습니다.

비닐이 없어서 접근하기 쉬워졌습니다. 읽을 책이 쌓여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비닐 래핑 책은 뜯기 아까워서 한참 놔두기 때문이죠.

반려동물 없는 독서가라 모비 딕 실리콘 북램프를 쓰담쓰담 하며 책 읽는데 이게 은근 기분 좋아요😚

🐳🐳🐳🐳🐳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확실성에 관하여』(책세상, 2019년 8월 초판 6쇄)  새 책으로 재영입. 한때 품절이더니 이제 정상 재개군요.

알라딘은 굿즈 맛집에 이어 ☕ 알라딘 커피로 원두 맛집도 되었다. 매달 신상이 나오니 다른 데서 살 일이 없어요. 집에서 먹는 커피가 더 좋아 나갈 일이 더 없고요.

우리 집이 도서관이고 카페ㅎㅎ

 

 

 

 

 

 

 

 

 

 

우연히 youtube에서 50대 미혼 생활을 담은 미쓰리 tv를 보고 비혼 문화에 대해 생각하다 에스터 페렐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을 읽기 시작했어요. 결론의 장벽 중 하나인 불륜을 본격 다룬 책이죠. 많은 것들이 그렇듯 결혼을 낭만주의로 접근할 때 깨어지기 쉽죠. 결혼의 이유만큼이나 경제적 자립, 관계의 피곤함 등등 비혼의 이유도 타당 혹은 당당해지고 있어요. 소비사회 문화로 더욱더. 이런 상황을 파악하지 않으면서 '진실한 사랑', '영원한 사랑' 운운한다면 그의 사랑은 반드시 실패할 겁니다.

 

 

1.

“널 사랑해. 우리 결혼하자.” 역사상 이 두 말은 함께 쓰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낭만주의가 대두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산업혁명으로 사회가 급변하면서 결혼의 의미가 재정립되었다. 결혼은 경제 단위에서 동반자 관계로 서서히 진화했다. 이제 결혼은 책임과 의무가 아니라 사랑과 애정을 토대로 한두 개인 간의 자유로운 계약이 되었다. 작은 마을에서 도시로 삶의 터전이 바뀌면서 우리는 더 자유로워졌지만 한편으로는 더욱 외로워지기도 했다. 개인주의가 서구 문명을 무자비하게 뒤덮었다. 현대의 삶에서 점점 커져 가는 외로움과 맞서 싸우기 위해 배우자 선택에 낭만적 염원이 스며들었다.

2.

불륜은 사라지지 않았다. 가망 없는 낭만주의자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매력과 사랑에 기반한 결혼은 물질적 동기에 기반한 결혼보다 훨씬 깨지기 쉽다. (그렇다고 오랫동안 변함없이 이어지는 결혼 생활이 더 행복하다는 것은 아니다.) 사랑에 기반한 결혼은 변덕스러운 인간 심리와 배신이 드리우는 그림자에 ‘더욱’ 취약하다.

나와 상담하는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사랑과 행복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잔인한 운명의 장난인지, 그 결과로 생겨난 의식이 원인이 되어 오늘날 외도와 이혼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 사람들은 결혼이 사랑과 열정을 담보해 주지 않아서 바람을 피웠다. 오늘날 사람들은 결혼이 마땅히 주어야 할 사랑과 열정, 온전한 관심을 주지 못해서 바람을 피운다.

나는 매일 사무실에서 현대 결혼 관념의 소비자들을 만난다. 이들은 상품을 사서 집에 들고 온 다음 상품에 결함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래서 수리점에 찾아가 박스 겉면에 붙은 사진과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이들은 관계에 대한 자신의 염원(관계에서 얻고 싶은 것과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리고 낭만적 이상이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현실과 충돌하면 화를 낸다. 이 유토피아적 환상에서 깨어난 뒤 환멸을 느끼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

3. 낭만 소비주의 시대

“욕구 충족이 안 되고 있어요.” “이 결혼은 더 이상 저랑 안 맞아요.” “전 이런 것에 합의한 적 없어요.” 상담에서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불만들이다. 심리학자이자 작가 빌 도허티Bill Doherty가 말했듯 이 발언들은 “개인의 이득과 저비용, 권리, 손해 보지 않으려는 태도” 같은 소비주의적 가치를 관계에 적용하고 있다. 도허티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여전히 헌신적인 관계가 가능하다고 믿지만, 우리 내면과 바깥에서 들려오는 힘 있는 목소리는 결혼 생활에 필요하고 마땅히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적은 것에 만족하는 사람은 바보라고 말한다.”

소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새로움이다. 애초부터 상품은 곧 한물간 구식이 되도록 제작되는데, 그래야 새 상품을 갖고 싶은 욕망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커플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더 좋고 더 새롭고 더 생기 넘치는 것을 약속하며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하는 문화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더 이상 불행하기 때문에 이혼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더 행복할 수 있기에 이혼한다.

이제 사람들은 즉각적인 만족과 무한한 다양함을 자신의 특권으로 인식한다. 이전 세대는 삶에 희생이 따른다고 배웠다. “원하는 걸 다 가질 순 없어”라는 말은 반세기 전에는 타당했지만 지금 35세 이하 인구 중 이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사람들은 좌절의 경험을 악착같이 거부한다. 당연히 독점적 관계에 따르는 구속은 패닉을 불러온다. 선택지가 끝없이 펼쳐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포모FOMO로 괴로워한다. 포모FOMO는 밀레니얼 세대인 내 친구들이 사용하는 용어로, 좋은 것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을 뜻한다. 이 두려움은 우리를 ‘쾌락의 쳇바퀴’, 즉 더 좋은 것을 향한 끝없는 추구로 몰아넣는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는 순간 다시 기대와 욕망이 차오르고, 행복하지 않게 된다. 스와이핑 문화(스마트폰 화면을 손가락으로 넘겨 가며 데이팅 앱에서 상대를 고르는 문화-옮긴이)는 끝없는 가능성으로 우리를 유혹하지만 한편으로는 미묘한 횡포를 가한다. 즉시 다른 대안을 선택할 수 있으면 대상을 부정적으로 비교하고 책임감이 낮아지며 현재를 즐기지 못하게 된다.

서구 사회의 변화에 따라 인간관계 또한 생산 경제에서 경험의 경제로 바뀌었다. 철학자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결혼이 “하나의 제도에서 감정을 바치는 행위로, 외부로부터 인정받는 통과의례에서 어떠한 감정 상태에 대한 내적 반응”으로 변화했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은 더 이상 동사가 아니다. 사랑은 끝없는 열정과 심취, 욕망을 나타내는 명사다. 이제 관계의 질은 곧 경험의 질이다. 함께 있을 때 따분하다면 안정적인 가정과 높은 연봉, 말 잘 듣는 아이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사람들은 관계를 통해 영감을 얻고 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관계의 가치는, 즉 관계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느냐는 관계가 경험에 대한 갈증을 얼마나 잘 채워 주느냐에 달렸다.

현대의 외도 이야기는 바로 이 자격 의식에 따라 움직인다. 오늘날 달라진 것은 사람들의 욕망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 욕망을 추구하는 게 마땅하다고(추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자기 자신을 위하는 것이다.

 

 

 

 

 

 

꼬박꼬박 챙겨 읽는 《Axt》. 2020. 5. 6 이번 호 키워드는 '백신'

 

때가 때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한 시대 분위기, 존재론적 물음, 페미니즘이 잡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1.

"영화가 의학의 곁에서 바라보는 순간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생명을 가지는 동안 그 몸이 보여주는 이상(異常)한 운동입니다. (중략) 두 번째는 죽은 다음 시체를 자르거나 나누고 분리해낼 때 영화는 곁에서 근육과 뼈, 심장, 창자, 뇌수를 냉담하게 지켜봅니다. 하지만 세 번째, 방금 말한 생명이 몸을 떠나가는 순간, 그래서 시체로 옮겨가는 순간에 가장 관심이 있습니다. (중략) 이 과정에서 의학과 영화는 서로 반대의 방향에서 동일한 일을 했습니다. 의학이 생명을 관찰하기 위해서 몸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동안 영화는 몸을 관찰하기 위해서 생명을 의학이 마음대로 다루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저는 의학에 대해서 질문을 던질 자리에 있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에 질문을 던져보고 싶습니다. 영화는 몸을 관찰하기 위한 대상과의 거리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가. 그 거리에서 과학적 거리와 도덕적 거리는 얼마만큼 멀리 있고 또한 가까이 있는가. 만일 이 질문이 성립한다면 이렇게 질문을 바꿀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에게 그 거리는 동시에 과학적 거리이자 사회적 거리이기도 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영화는 그 거리에서 생명에 대해 지니는 거리만큼 죽음에 대해서 다루는 거리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같은 말을 한 번 더 한다면 과학과 도덕 사이의 거리에 대해서 영화는 어떤 원칙을 가져야 하는가.

그러므로 결국 마스크를 찍는다는 문제는 몸에 관해 가져야 하는 과학과 도덕 사이에서 그 영화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로 밀고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고다르는 멋진 말을 했습니다. “트래블링은 도덕의 문제이다.” 그 말에 용기를 얻고 이렇게 말해보고 싶어집니다.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동시녹음은 도덕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영화가 몸과 맺는 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처럼 문학의 대답이 궁금해집니다.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문학에서는 무엇이 도덕의 문제입니까."

ㅡ 정성일 <도덕의 문제>

 

2.

김성중 <우리는 서로에게 백신이 되어줄 수 있을까>를 읽고 인간이 인간에게 백신이 되는 것을 그린 옥타비아 버틀러 「저녁과 아침과 밤」( 『블러드 차일드』 수록 단편)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3.

"만일 내가 파라노이아 같은 망상증이나 편집증에 시달리는 환자였다면, 지난 2월 18일 31번 확진자의 출현 이후, 두 달여 동안 나와 타자의 경계선은 더더욱 분리되었을 것이다. 약간일지언정 상상의 병을 앓지 않은 자 누구일까. 왠지 늘 미열이 있는 것 같고, 몸이 늘 아픈 것 같고, 이상하게 슬프다. 불행하지는 않은데 행복하지는 않고, 예전처럼 투명하게 빛나는 환희는 온데간데없다."

"프랑켄슈타인과 괴물은 서로 다른 자가 아니라 같은 자이다. 이들의 체세포 분열은 어디서 오는가?

‘휴브리스(Hubris)’. 자만심? 아니, 경계를 넘는 과도함이다. 절대 넘어가서는 안 될 영역을 넘어간 자들의 죄명에 붙여지는 이 값진 그리스어는 가령, 루비콘을 ‘넘은’ 카이사르보다 인도의 나체 수행자들을 보고 말의 머리를 돌린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서 더 큰 위대함을 보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알렉산드로스를 이상적 모델로 가슴에 품었던 한니발이 알프스 산맥은 넘었으나 로마라는 절대 영역은 끝내 입성하지 못한, 아니 안 한 이유를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프랑켄슈타인 박사는 그의 ‘휴브리스’ 원죄로 ‘괴물’을 탄생시켰다. 내적 분열은 과도함이 빚어낸 파생적 결과이다. 분열로 반영을 갖게 된 이 두 존재태는 가학자와 피가학자로, 창조주와 창조물로 끊임없이 서로를 증오하고 공격한다."

ㅡ 류재화 <전이 공포와 휴브리스 경고: 프랑켄슈타인과 프로메테우스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4. 작가들은 의뢰가 들어올 때만 소설을 쓴다 & 왜 여성 작가에게만 육아의 어려움을 물어보는가, 이 두 이야기가 오롯이 남은 김미월+손보미의 인터뷰

 

5. 이번 호에서는 인상깊은 칼럼은 없었고 백가흠 『아콰마린Aquamarine』(2회) 소설이 제일 재밌었습니다. 한국 사회 분위기, 미제 사건을 잘 반영하고 있다. 어떤 결말을 만들지 기대됩니다.

 

 

햇빛🌞 좋아 데리고 나온 올리버 색스 『모든 것은 그 자리에』(알마출판사)

그가 탐구쟁이가 된 일화들이 펼쳐집니다.

📖 도서관 예찬

"나는 선천적으로 수동적인 게 싫었고, 매사에 능동적이라야 직성이 풀렸다. 내 스스로, 내가 원하는 것을, 내게 가장 알맞은 방법으로 배워야만 했다. 나는 좋은 학생이라기보다는 좋은 학습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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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도서관은 뭐니 뭐니 해도 내가 다녔던 퀸스칼리지 도서관이었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도서관 건물 자체는 크리스토퍼 렌이 설계한 것으로, 난방용 파이프와 선반이 뒤엉켜 있는 지하의 미로에는 방대한 지하 장서가 보관되어 있었다. 인큐내뷸러incunabula라고 불리는 고서들을 내 손으로 직접 만져보다니! 그것은 전혀 새로운 경험이었다. 나는 특히 뒤러의 코뿔소 그림을 포함해 경이로운 판화 삽화들이 잔뜩 들어 있는 게스너의 《동물의 역사Historiae Animalium》(1551)와, 아가시의 네 권짜리 화석어fossil fish 전집에 경탄을 금하지 못했다. 다윈의 저서 원본을 구경한 곳도, 토머스 브라운 경의 저서들(《의사의 종교Religio Medici》 《호장론Hydriotaphia》 《영혼의 정원The Quincunciall Lozenge》)을 모두 발견하고 곧 사랑에 빠진 곳도 그곳이었다. 브라운 경의 저서 일부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그 화려한 언어란! 간혹 브라운의 ‘고전古典 실력 뽐내기’가 지나치다 싶으면, 스위프트의 신랄한 풍자소설로 갈아탈 수도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말한 책들은 물론 모두 초판본이었다. 나는 부모님이 선호하는 19세기 서적들에 둘러싸여 성장했지만, 대학생이 된 뒤에는 퀸스칼리지 도서관의 카타콤베에서 17~18세기의 존슨, 흄, 포프, 드라이든 문학에 입문했다. 그 책들은 (특별히 자물쇠가 채워진) 희귀본 코너가 아니라 평범한 서가에 진열되어 있어서, 자유로운 열람이 가능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 책들은 처음 출간된 이후로 줄곧 그 자리에 놓여 있었던 것 같았다.) 내가 역사와 모국어인 영어에 정말로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퀸스칼리지 도서관에서였다.

나는 1965년에 뉴욕으로 처음 이사했는데, 끔찍하리만큼 비좁은 아파트를 얻는 바람에 글을 읽거나 쓸 공간이 거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냉장고 위에 원고지를 올려놓고 팔꿈치를 엉거주춤 치켜든 채 첫 책 《편두통》을 쓰는 것이 고작이었다. 나는 널따란 공간을 간절히 원했는데, 때마침 내가 근무하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도서관에 그런 공간들이 많았다. 나는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한참 동안 책을 읽거나 글을 쓰다가, 간간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가와 선반 사이를 이리저리 누볐다. 나는 아무 곳에나 내키는 대로 시선을 던졌는데, 그러다가 뜻밖의 보물을 발견하고는 ‘이게 웬 횡재냐’ 하고 쾌재를 부르며 내 자리로 가져오곤 했다."

 

 

 

 

이 부분을 읽자마자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도 읽기 시작했습니다. tvN 책 읽어드립니다 패턴도 이런 식인 듯.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

두 시간도 안 지나 천둥번개 동반한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

날씨 이거 뭐여💦

 

 

 

 

 

 

 

 

 

 

 

 

 

비 그치고 시를 읽읍시다.

최승자 『기억의 집』(문학과 지성 시인선 78, 1989년 초판 발행)

이 시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는 「희망의 감옥」

"저 혼자 자유로워서는 새가 되지 못한다"

이상한 역설이지만 이상하게 수긍되고.

사진 찍다 시집이 휙 날아갈 수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다시 만날 거라는 확신. 비 그치고 세상을 다시 바라보듯 시를 읽는 마음. 시를 쓰고 읽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나의 비관을 곱씹는 일.

시 읽다 커피가 식는 줄도 모르고

담장을 감는 5월의 장미를 기쁘게 바라보다

좋은 순간이 가는 것도 모른다.

이 순간은 내 인생의 어디쯤인가.

우리의 후회와 슬픔은 길게 따르고.

 

 

 

 

 

 

 

 

 

 

 

 

 

앗, 신분증! 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약국이 곧 문 닫을 시간이고 집에 갔다 오기엔 너무 멀었습니다. 지난주에도 마스크를 사지 못해 이번 주에는 꼭 사야 했습니다. 주말에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남은 마스크는 간당간당했습니다. 면 마스크는 요즘 더워서 쓰기 싫은데.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다가 신이시여! "제게는 10개의 카드가!" 아니고 카드 지갑에는 도서관 회원증이 있었습니다. 요즘 도서관도 못 가는데 이건 또 기특하게 들고 다녔네;; 그래, 이거야! 관대한 약사님이라면 봐줄지도 몰라 하고 약국에 들어갔습니다. (주섬주섬) 제가 도서 회원증 밖에 없는데 주민번호 불러 드리고 도서 회원증과 제 이름을 대조하시면 안 될까요? 약사님은 강경하게 안 된다고 하시다가 아무래도 도서관 회원증이라 신뢰하신 건지도 모릅니다. 정보 입력 후 이름 대조하고 정신 차리고 다니라며(😅😅😅할 말 없음) 마스크를 하사하셨습니다😭

살 때마다 매번 마스크가 바뀌는데 어떤 마스크가 제일 좋은 건지ㅎ;

나갈 때 악착같이 책은 들고 다니면서 신분증은 안 들고 다니는 이 사람의 오늘의 해프닝.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해야 하나. 아, 귀찮은데.

딴 나라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

 

「향연」 "아름다움은 징그럽고 징그러움은 아름다워라"

「세바스토폴 거리의 추억」 "우리는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법은 알지만 그 끝이 무언지 결코 모르지 않던가? (중략) 시를 읽으면, 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개」 "줄의 길이가 개의 시민권이며"

「난초」 "젊음이 젊음을 못 보듯 지옥에서 시 쓰는 자는 없어"

「산책」 "성스런 계시란 늘 모호하기 짝이 없는 것 아닌가?"

「모자이크」"성숙을 멈추고 분열하기 시작한 나의 영혼처럼"

「면사포」"냄새와 비명은 빠져나오지만 형상은 갇혀 있구나 (중략) 시간은 길고 아름다운 두 다리를 갖고 있지"

「피아노」"무인도를 찾아 가출할 궁리를 한다 (중략) 단단한 벽에 부딪혀 이빨이 다 부러진 햇빛이 젖은 바닥에 아픈 주둥이를 비벼대고 있는데"

「寄生現實」"꿈은 결코 실현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꿈이란 예언인 동시에, 그 예언의 실현이기 때문이다"

「절벽에서」"매달린 자가 손을 놓아도 떨어지지 않는 절벽은 자기도 언젠가 매달려본 절벽"

「악수 혹은 친화력」"할머니처럼 늙은 사물들은 왜 손을 잡고 우는가? (중략) 오른손이 그리웠던 왼손이 내 머리 속에 슬픔을 만들어 넣고는 마침내 나 몰래, 저희들끼리 악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현기증」"벌레는 어둠 아니면 빛 , 둘 중의 하나에 갇힌 게 분명하다."

 

ㅡ 김중 『거미는 이제 영영 돼지를 만나지 못한다』(문학과 지성 시인선 260(2002))

 

 

 

 

 

 

 

 

 

책장이 아니라 바깥에 있는 책이 나는 더 좋습니다. 같이 삶을 사는 느낌이 생생히 전해지니까요.

모든 벤치엔 책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사람이 머무르는 걸 보겠지요.

이언 해킹 책으로 유일하게 번역된 거 같은데『표상하기와 개입하기 -자연과학철학의 입문적 주제들』(한울아카데미)

'논리 실증주의의 등장 이래로 과학철학에는 두 차례 큰 변혁이 있었다. 하나는 1962년 출간된 토머스 쿤 『과학 혁명의 구조』가 일으킨 변혁이었고, 다른 하나는 1983년에 나온 해킹 『표상하기와 개입하기』가 수행했다'고 평가받습니다. 토머스 쿤 『과학 혁명의 구조』를 읽었다면 이 책도 안 읽을 수 없지요.

 

 

 

 

 

 

 

 

 

 이번 달 책 구매는 이렇게 모였습니다.

 

 

이걸로 이번 달엔 고만 사자하고 마지막으로 산 매기 넬슨 『블루엣 - 파란색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 그 240편의 연작 에세이』(사이행성)

도서정가제 6개월이 지나길 기다려 최상 상태의 중고도서로 풀리자마자 바로 구매했습니다😇 본문 글자도 파란색.

시와 산문, 에세이와 역사, 예술과 철학의 범주를 오가 '독자 발밑의 카펫을 잡아 빼는 비트겐슈타인의 글쓰기'라는 평과 함께 자서전의 한계를 문학 비평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들으니 안 읽어볼 수 없죠!

딱 시집 크기와 분량인데 웬만한 시집보다 낫네요💙

미셸 파스투로 『파랑의 역사』와 같이 읽으면 좋을 듯.

blue 💙 블루 💙 파랑을 사랑하는 자들이여, 모여라.

 

 

 

 

알라딘 콜드브루 1병 더! 맥주에도 타 먹어야징😉

※ 향이 강한 에일 맥주류와는 궁합이 안 맞아요.

 

 

 

 

 

 

 

위험한 과학책 이제야 샀는데 예쁜 리커버가 나오다니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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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원액) - 500ml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11월
평점 :
품절


두 번째 구매인데 우유랑 섞어 먹을 때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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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book 포함 4월에도 책을 여럿 들였다. 이 중에서 종이책 완독은 『2020 제 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뿐이라 부끄럽다😔😔😔 언젠가 다 읽겠죠. 와하하하)))

 

 

 

📘 자크 랑시에르 『자크 랑시에르와의 대화 - 피곤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인간사랑, 2020)

- 인간사랑 출판사로 지젝을 만났던 감사 답례로 랑시에르 벽돌책 영입. 나는 은혜 갚는 책쟁이😉

📘 조지프 J. 탄케 『푸코의 예술 철학 - 모더니티의 계보학』(그린비, 2020)

- 모으자고 들면 끝이 보이지 않는 푸코 관련 책^^;

 

📘함석헌 『바가바드 기타』(한길사, 2003)

- 채사장의 설명은 그야말로 지대넓얕이라 더 깊게 보려고.

 

📘그레이엄 하먼 『비유물론』(갈무리, 2020)

- 테리 이글턴 『유물론』과 비교해보려고 구매.

 

📘 알랭 바디우 『검은 색』(민음사, 2020)

 

 

 

 

 

 

 

 

 

 

 

📕 루이스 캐럴 (지은이), 존 테니얼 (그림) 『가장 완전하게 다시 만든 앨리스』(사파리, 2015)

- 흑백 인쇄였던 구판 팔고 올 컬러 삽화😻인 이 책으로 재구입. 고가라 상태 좋은 중고 계속 기다렸는데 괜찮은 걸로 받아서 흡족. 책장의 붉은색 무척 고급스러워 좋고, 앨리스 그림은 존 테니얼이 제일인 듯.

 

📘 강유원 『책 읽기의 끝과 시작』(라티오, 2020)

- 호평받는 저자인데 나는 이 책으로 처음 접하게 됐다. 저자만의 읽기와 쓰기 내공을 배울 수 있길.

 

기형도 마니아로서 기형도 배지가 너무너무 갖고 싶어서 문학과 지성사 책 구매

📘 조용미 『당신의 아름다움』

- 매달 무슨 영양제처럼 사고 있는 시집😅 신영복 선생님도 시 많이 읽으라셨잖아요ㅎㅎ

📘 오정희 『저녁의 게임』

- 오정희 선생님 소설은 도서관에서 거의 읽어서 이번 기회에 책으로 구비. 잔잔하면서도 굵직한 울림을 전해주는 작가. 더 많이 알려져야 할 한국의 여성 작가!

📘 사샤 스타니시치 『출신』(은행나무, 2020)

- 나올 때부터 궁금했는데 이제야 샀다.

📘 W G. 제발트 『자연을 따라 기초시』(문학동네, 2017)

- 이것으로 제발트 선집 모두 구매했다😭

 

 

 

 

 

 

 

 

 

 

 

 

 

 

 

 

 

 

 

 

날이 더워지자 마스크 쓰고 돌아다니니 곧 땀이 차 난감하다💦 언제까지 이래야 되는지....

작년 3월 알라딘 굿즈였던 책모양 에코백 첫 개시했다. 디자인은 딱 내 취향이 아니지만 짐이 많이 들어가 무척 좋다. 알라딘 에코백 중 가장 크다. 알라딘 텀블러 챙겨 나왔는데 용량이 작아서 소용이 없었다. 요즘 커피를 왜이리 많이 주는 거😂💦

 

 

 

 📘 크리스티안 크라흐트 『망자들』(을유문화사, 2020)

- 2017년 맨부커상을 받았던 조지 손더스 『바르도의 링컨』(2018, 문학동네), 욘 포세 『아침 그리고 저녁』(2019, 문학동네)이 망자들의 세계를 환상적으로 다뤘던 것과 비교해보고 싶어서 구매했다.  예상대로 좋다.

 

 

 

 

 

 

 

 

 

 

🎁 4월 알라딘 굿즈 파티

없는 크기의 북커버 고르느라 고심했고 본투리드 북커버 데미안(46판, 140x200x35mm, 3,000원)을 먼저 샀다. 북커버는 반양장 작은 책용이다. 메이저 출판사 문고형 시리즈, 양장본은 대부분 안 맞다. 예쁘다고 막 사면 맞는 책이 없어 그림의 떡이 될 수...×ㅋ×)

책이 많다면 맞는 책이 있겠지만😂

※ 아쉬움 : 저번부터 가름끈이 계속 이건데 좀 촌스러워서 바꿔줬으면 싶다. 이 북커버엔 붉은 민무늬인 게 더 나았을 거 같은데 내 취향 문제^^;? 밴드가 몸체 분리형이라 분실 걱정도 되는데 언제나 그렇듯 100% 만족스러운 경우는 없으니.


 본투리드 북커버 데미안에 맞는 책

 

 

 

 

 

 

데미안 1차로 사고 두번 째로 산 본투리드 픽스 북커버 삐삐 롱스타킹 (신국판500, 170x240x37mm, 3,000원)이 클까 봐 염려했는데 생각보다 안 크다. 문학 살 때 주는 밤과 꿈의 뉘앙스 패브릭 북커버(3,000원)는 시집 전용이다! 문지, 문동, 민음사 시집 모두 커버할 수 있는 북커버라 매우 흡족하다.

 

 

 

 

4월에는 알라딘굿즈로 받은 북 커버, 배지로 집이 터질 지경이지만 다 맘에 든다. 으흑.

본투리드 배지_BOOKS ARE MAGIC(2,800원)

문학과지성 시인선 배지 - 입 속의 검은 잎(1,500원)

본투리드 배지+와펜 세트 - 셜록 221B(2,000원)

<책에 바침> 컵 받침(400원)은 가벼워서 휴대용으로도 괜찮고, 금속 참 북마크(데미안, 3,000원)는 고급스러워서 선물용으로 빼놔야겠다.

 

 

 

말괄량이 삐삐 굿즈가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삐삐 머그가 하나도 없는 건 좀🤔

본투리드 긴목 양말 Vol.2_삐삐 롱스타킹(1,000원), 본투리드 발목 양말 Vol.2_푸른꽃(1,000원) 등 맘에 드는 양말을 다 샀다ㅋ

4월 마지막 날에도 샀는데 다음 주 도착할 예정이라 5월 알라딘굿즈 풍년도 이미 예정^ㅇ^;

 

 

 

 

책만 사냐고요. 아니요, 무엇보다 읽는 게 우선이죠.

 

 

 

 

 

2020년 봄은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을 읽어야 할 거 같은 분위기. 책 자체도 4월에 더 의미가 있다. 카슨은 환경 문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일으켰고 시민 운동까지 촉발시켰다. 이런 분위기 속에 1963년 케네디 대통령은 환경문제를 다룰 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의회에서는 1969년 국가환경정책법안까지 통과되었으며, 미국에서 암 유발물질인 DDT가 사용금지 되었다. 1969년 캘리포니아 기름유출 사고도 있었으니 생태계 파괴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컸다.침묵의 봄』을 읽은 한 상원의원이 케네디 대통령에게 자연보호 전국 순례를 건의했고, 이런 분위기로 1970년 4월 22일 '지구의 날'이 제정되었다.

 

📘 김병민 『주기율표를 읽는 시간』(동아시아, 2020)

-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책 이곳저곳을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책 커버까지 안팎으로 빈틈이 없어ㅎ0ㅎ)! 이번에 주기율표 완전정복 하겠다능!(의지 불끈) 동아시아 출판사 책은 확실히 공부 시켜준다ㅎㅎ

 

📘 사이먼 윈체스터 『교수와 광인』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마침 그의 신간 『완벽주의자들- 허용오차 제로를 향한 집요하고 위대한 도전』(북라이프, 2020)이 나와서 나도 도전~~~ 이 저자 책 제목 짓는 감각이 좋다. 정확성이란 무엇인가. 그 추구가 현재의 문명을 이끌어낸 여정을 좇는다. 이런 주제로 파고드는 책이라면 아무리 바빠도 안 볼 수 없다.

 

도심 거리에서 까치가 참새 파먹는... 영상을 보고 충격 먹고(길고양이가 죽은 길고양이 먹는 걸 본 트라우마도 있다😔) 귀여운 새 그림으로 마음의 정화.... 너도 인간처럼 먹을 게 없어서 그런 게 아닐 거잖아.

📘 (글)이우신/ 구태회 / 박진영 / (그림) 타니구찌 다카시 『한국의 새』(LG상록재단, 2014 개정증보판)

- 야외에 들고 다니기 쉽게 포켓북 스타일. 여름깃, 겨울깃으로 새도 철마다 옷을 바꿔 입는다.

그림 그릴 때 참고 자료로 쓰려고 산 거. 캐릭터 책보다 이런 사실적인 일러스트가 난 더 좋다. 응용할 게 많으니까. 새 그림이 페이지마다 10~20마리가량 되는데 일러스트 작가는 이 책으로 새를 천 마리 넘게 그린 듯. 대단🦜 이 경지까지 오면 지나가는 새가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공부가 중요하다.

 

 

 

 

 

 

 

 

 

 

📘 필립 k.딕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꿈꾸는가』(폴라북스, 2013)

- 황금가지 출판사 버전, 알라딘 리커버 버전도 샀는데 종이책이 눈에 잘 안 들어와 e book으로 드디어 완독했다. 《블레이드 러너》 영화랑 상당히 다른 내용이었다. 캐릭터 몇몇만 가져오고 스토리 전개와 맥락은 판이하다. 스타니스와프 렘의 동명 소설 『솔라리스』를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가 공동 각본까지 하며 만든 《솔라리스》 영화와 비슷한 상황?

 

 

 

 

 

 

 

 

 

 

이 일화는 여기저기서 참 많이 들었지만 엘든 테일러 『무엇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는가』(알에치코리아, 2012,  절판)를 읽으며 좀 더 곰곰이 생각했다.

1985년 주다스 프리스트의 앨범 <얼룩진 수업 Stained Class>을 듣고 자살한 십 대 청소년이 있었다. 보통의 의식 상태에서는 듣는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말들이 깔려 있는 음악이었다. 그 가사들은 '잠재 지각'을 건드렸고 그들은 자살을 결심했다. 운동장으로 가 각자 총을 쏘기로 했고, 레이가 먼저 자살한 뒤 그걸 본 제임스는 충격이 컸던 거 같다. 덜덜 떨다 총을 제대로 쏘지 못해 얼굴에 치명상을 입고 살아남았다. 그런 상처와 기억으로 계속 살기는 힘들었던지 약물 중독으로 3년 후 사망했다.

서태지 가사를 거꾸로 들으면 어쩌고 하던 일도 떠올랐다. 세기말의 정서, 질풍노도 시기, 인간관계, 사회적 압박. 우리는 무엇으로든 흔들린다.

얼마 전 무면허 운전으로 한 청년을 숨지게 만든 십 대 청소년들은 자신에게 어떤 잘못과 문제가 있었는지 알까. 앞으로는 알게 될까.

이 책은 말한다. 욕구 충족이나 믿음이 아니라 "마음이 하는 가장 큰 역할은 억제다!"

흔들리는 사람들, 흔들리는 나

현실에서든 책에서든 사실 온통 그 얘기다.

 

 

*

우리가 상실한 이유는 스스로 상실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 레프 니콜라예베치 톨스토이

 

 

 

 

 

『2020 제11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다 읽고 작년만 못하다 싶었다. 가부장제 문제(강화길 「음복)」, 용산 참사와 여성의 사회 위치 문제(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 동성애의 현실 생활 문제(김봉곤 「그런 생활」), 낙태에 대한 여러 관점과 레즈비언 정체성 고민(이현석 「다른 세계에서도」), 사고틀이 현실을 제한하는 딜레마(김초엽 「인지 공간)」, 도로 위 남성성 세계에서 두 여인의 짧은 연대(장류진 「연수」), 세대 갈등(장희원 「우리의 환대」) 등 소재는 다양할지 모르나 스케일이 작고 대부분 풀어가는 방식이 아쉽고 답답했다. 작법에서 강화길 작가가 가장 개성적이라 대상 수상이 수긍 갔다. 내게 가장 눈에 띈 건 이현석 작가였다. 가장 첨예하게 문제를 파고 들어서 앞으로 쓸 소설이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집콕 생활의 장기화, 도서관 폐쇄 등의 이유 때문인지 중고도서 주문이 하루에 3~4건이 될 정도라 나도 꽤 피곤하다. 올해 들어 벌써 60권의 책을 떠나보냈다. 책장의 빈 공간을 볼 때마다 시원섭섭하다.

조정권 『얼음들의 거주지』(미래사, 1991 초판)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이 시집은 이전 시집들의 대표 시들을 엮은 편집 시집이다. 30년이 된 시집이라 요즘 시의 감성 생각하면 참 격세지감이었다.

 

 

 

 

 

 

 

 

불면이 여전해 잠이 오면 탐욕스럽게 자는 터라 '시간이란 오래오래 녹여 먹어야 하는 잠 오는 눈깔사탕'이라는 표현이 퍽 공감됐다. 전엔 눈여겨보지 않은 시였는데.

시가 예전 같지 않을 때 슬프다. 시의 역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동네 도서관이 내부 수리 중이라 안 그래도 대출하기 불편했는데 코로나19로 상황이 더 나빠져 집에 있는 책 위주로 읽고 있었다. 현재 우리 동네 도서관은 예약 도서와 희망도서만 대출해 주고 있다. 그나마도 내가 신청한 희망도서 대부분 거절당해 울적했다. 겨우 1권만 받아왔다.

 

다미 샤르프 『당신의 어린 시절이 울고 있다』(동양북스, 2020)

빌헬름 라이히 계보의 심리치료사이자 트라우마 치료 전문가의 책이다. 저자는 '인식' 위주보다 '몸'과 '관계' 위주의 치료가 더 효과적이라 보고 '신체 감정 통합 치료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요즘 나는 이론보다는 현장 치료가 더 관심이 가 이 책을 신청한 거였는데 어떻게 풀어나갈지 나도 읽어봐야 알 거 같다.

 

 

 

 

 

📘 정민영 『미술책을 읽다』(아트북스, 2018)를 읽으며 고흐에 대한 정보를 또 몇 가지 얻었다. 책벌레였던 그의 책 목록을ㅎㅎ

 

 

 

 

 

📘 권박 『이해할 차례이다』(민음사, 2019)를 묵혀두다 이제야 읽었는데, 최근 접한 여성 시인 중 단연 돋보인다. 흡사 황병승, 김경주 시인의 출현 때처럼 설레게 한다. 긴 주석 달린 시 쓰기는 김경주 시인이 한때 잘 쓰던 기법이었는데 권박 시인은 또 새롭다. 페미니즘 성격이 강하지만 그것에 갇혀 있지 않다. 이 시집은 꼭 소장해 두 번, 세 번 읽어도 좋을 것이다. 취향 차이는 더러 있겠지만 특히 여성이라면 행간마다 공감할 글의 파워!

 

 

 

 

 

 

주말엔 사람 많을까 봐 공원에 잘 안 가서 몰랐는데 사람이 많았다. 원래 이런 건지 코로나 19로 집안에서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이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난 후자에 속하는 사람. 독서 취미로 혼자 있는 걸 선호해 더 외톨이가 돼가는 거 같다. 각자 책과 돗자리를 가져와 빙 둘러앉아 책 읽는 모임 있어도 재밌겠다. 해지기 전 독서 감상 한 마디씩 하고 bye bye~ㅎㅎ

어쨌거나 책쟁이이자 굿즈쟁이는 책과 굿즈를 벗 삼아 혼자서도 잘 놀아요 시전.

숲속 도서관 근처에서 읽으려고 했는데 주변 조경이 좋은 걸 캐치한 어르신들의 술판이 벌어져 있길래 도망;;; 공원에서 술 냄새, 특히 막걸리 냄새 피우지 마시라고요🤢

내키지 않으면 뭉그적거리는 성격 탓에 읽기로 예정한 독서 계획이 틀어져 스트레스다. 사실 늘 이렇지만. 이 좋은 정취에 여유 있게 시집 같은 걸 못 읽고 딱딱한 책만 읽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요즘 꼭 필요한 지식을 담은 책을 읽는 건 필수.

이 책들은 최근에 본 BBC 근미래 SF 드라마 《years & years》(2019)와 연결되는 게 많다. 이 드라마의 큰 줄기인 가족애, 인류애가 더 붕괴되면 문제가 더 심각할 테지만. 이 시점에서 코로나19는 정말 큰 분수령.

 

 

 

https://youtu.be/9jLbW0CIt88

                            

 

천장이 높은 곳에서 학습 효과가 높다고 한다. 머리 위가 뻥 뚫린 하늘 아래서 책을 보면 마음도 신난다.

오늘은 새소리 들으며 책 좀 읽어 보실까. 새소리는 잠깐이고 심심한 벌🐝이 계속 추근대서 책을 휘두르며💦

이렇게 앉아 책을 읽으면 넓은 길 놔두고 내 근처까지 와서 지나가는 사람이 꼭 있다. 책 제목이라도 궁금한 건지. 이럴 때를 대비해 책 제목이 아주 잘 보이게 북 커버도 하지 않고 다 꺼내 놓고 본다. 혹 궁금하면 사서 보라고ㅋ 나는야 야외책전파단ㅋㅋ 좀 추웠다. 담엔 무릎담요도 챙겨야겠다. 캠핑의자도🤔💡

연못의 자라 가족도 해바라기 중. 너희들도 봄 좋지.

 

 

 

 집에서 선글라스 쓰고 소풍처럼 책 읽기. 이 땐 태양의 협조가 필요하다. 늘 도움이 필요한 존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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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4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20-05-11 21:06   좋아요 0 | URL
사진에서 제대로 반영이 안 된 거 같은데^^; 검은 색이 아니라 청록색이에요ㅎ;; 아니, 이 굿즈를 모르시다니 보슬비님 너무 건전하게 사시는 거 아닙니까...하려다 책 팔아 술 산다는 말씀이 이어져 푸풉....))))
굿즈 정보 나누면 좋지 않겠나 싶어서 페이퍼 정리하는 것도 일이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