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레코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저는 수동밀을 쓰는데요. 예가체프가 알이 작고 단단해서 갈 때 좀 뻑뻑하긴 한데 이 원두는 팔이 얼얼할 정도로 갈기 어렵더군요^^; 생두가 왔나 놀라서 다시 확인ㅎㅎ;; 전동밀이 아닌 분은 여름이라 빨리 소진될테니 분쇄해서 받으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향과 맛은 으뜸이었습니다. 또 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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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08-19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그리웠어요!

AgalmA 2020-08-19 19:07   좋아요 1 | URL
반가워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책 사고 살펴보고 하느라고 바빠서^^;;
알라딘에 나름 정이 있어서 잊지 않고 오는데, 이웃 분들 글 살펴보는 건 게을러서 송구하네요;;

moonnight 2020-08-19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예전에 제일 좋아했던 커피가 예가체프였어요^^ 요즘은 평생 마실 커피를 다 마신 건지 커피를 못 마시는 증상이ㅠㅠ; 하여간에 커피 포장도 예쁘군요♡

AgalmA 2020-08-23 22:37   좋아요 0 | URL
코스타리카를 제일 좋아했는데 이 맛을 잘 내는 곳이 없어서 예가체프를 주로 이용하게 됐어요. 예가체프가 어딜 가든 맛과 향의 평균적 맛을 내주니까요. 커피를 너무 자주 먹어서 저도 좀 걱정이 되는데, 마시고 싶어도 못 마신다니 moonnight님 몹시 섭섭하시겠습니다. 매달 알라딘이 신상을 내줘서 매달 나름 재미도 있어요ㅎㅎ
 

 

 

 

 

 

하루키 독서 여진은 아직 남아 있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리뷰를 쓴 뒤에도 숙제가 남은 기분이었다. 신화와 영웅의 여정을 더 탐사해보고자 조지프 캠벨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 1949, 민음사)을 읽고 있다. 이윤기 선생의 번역 논란이 좀 있어 도서관 대출로 살펴 봤다. 좀 예스러움이 있으나 아직 초반이라 번역이 아주 이상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최근 갈라파고스 출판사에서 박중서 번역으로 조지프 캠벨 『영웅의 여정』(원제 The Hero's Journey: Joseph Campbell on His Life and Work, 2003년)이 나왔다. 살펴보니 캠벨의 생과 연구를 담은 여정이었다. 

정신분석학으로 신화에 접근하며 프로이트와 융을 많이 거론하는데, 캠벨은 인간 의식의 서사 구조에 주목했다는 게 강점 아닐까.

 

 

 

 

 

 

 

 

 

e book이 여러 플랫폼에 있어 까맣게 잊는 경우가 많다. 하루키 에세이집 중 다시 읽고 싶은 책을 고르다 10년 소장 이벤트가 사라지기 직전에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을 샀다는 걸 확인했다. 읽고 싶을 때 펼치려고 다운로드도 안한 상태였다;;;

내가 산 책, 판 책을 체크해 또 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는데, e book 소장 책도 정리가 필요하다. 에효.

다 읽고 나니 이 책을 보고나서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리뷰를 썼다면 좋았을걸! 아쉬웠다. 하루키 작품에 '신화'가 어떤 의미인지 직접적으로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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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죽음이란 ‘종말’이라기보다는 ‘막다른 곳’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세계의 막다른 곳’의 풍경(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내적인 광경이며 또한 신화적인 광경입니다)을 조금이라도 생생하고 극명하게 묘사해내는 것이 내 작품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겠지요."

ㅡ 인터뷰 「폼 나게 나이 들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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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에서 신화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에 관해 당신의 의견을 좀더 자세히 들려주십시오.

신화라는 것은 말하자면 세계적으로 유효한 공통어입니다. 물론 나라와 문화에 따라 상세한 부분은 달라도 근본적으로는 비슷한 요소가 많습니다. 다시 말해 지역 신화들 간에는 상호 대치가 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뜻입니다. 거기에는 인간이 잠재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이미지 같은 것이 확실하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세상이 점점 더 세계화되고 있지만, 최신 과학 기술 못지않게 이러한 최고最古의 ‘공통어’도 앞으로 점점 더 정보의 데이터베이스로서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공통어’는 소설의 세계에서 역시 큰 가치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소설은 어떤 때는 메타폴리컬(비유적)하고, 어떤 때는 메타피지컬(형이상학적)합니다. 그런 점이 이곳처럼 물질주의적이고 무신론적인 환경(무라카미 주 : 체코를 가리킴)에서 성장한 우리에게 더없이 신선합니다.

《해변의 카프카》에서 호시노 청년이 커널 샌더스와 토론을 합니다. 그가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에 관해서. 거기는 혼(스피릿이나 하느님이나 부처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옴진리교 신자들과도 얘기를 나눴다고 들었습니다. 당신은 종교나 영성(스피리추앨러티)에 어떤 입장을 취하십니까?

압도적이라고 할 만큼 자본주의적인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수치와 형식과 물질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무형의 개인적 가치를 찾아내고자 합니다. 그것은 물론 당연한 욕구이며, 소설가는 그러한 ‘무형의 것’을 이야기라는 형식으로 치환하여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치환’의 확실하고도 뛰어난 유효성이야말로 소설의 가치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러한 작업을 몇 천 년에 걸쳐 세계 안에서 실행해왔습니다.

​ 종교 역시 대체로 비슷한 기능을 맡아오지 않았나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성직자는 그들 나름의 이야기적 시스템을 사람들에게 제시하고, 사람들의 정신이 자리할 곳을 그곳에 다져나갑니다. 다만 종교는 소설보다 훨씬 더 강력한 규범과 헌신을 사람들에게 요구합니다. 따라서 그 종교가 컬트적인 색채를 띨 때 거기에는 종종 위험한 흐름이 생겨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부자연스러운 흐름이 조성되는 사태를 최대한 저지하는 것도 소설이 맡은 책무가 아닐까, 옴진리교 신자들과 만난 후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설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사람들의 영혼을 안전한 (적어도 위험하지 않은) 장소로 데려가 자연스럽게 연착륙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노르웨이의 숲》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해변의 카프카》가 체코어로 번역되었습니다. 이 번역들이 당신 작품을 소개하는 데 요점을 짚었다고 판단합니까? 꼭 읽어줬으면 하는 특별한 작품이 있습니까?

그밖에 다른 장편소설 두 권 정도 더 읽어보시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내가 지금까지 쓰고자 하는 세계의 전체상을 좀더 확실하게 조망할 수 있을 겁니다. 내 이야기 세계의 하나의 원형인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1985년)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된 가장 장대한 소설 《태엽 감는 새》(1994, 1995년)입니다.

체코=프랑스 작가인 밀란 쿤데라는 어느 에세이에 이렇게 썼습니다. “작가는 자기가 쓴 이야기 속에 몸을 숨기고 있어야 마땅하다.” 그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작가는 작품의 그림자 속에 머물러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런 의견에 찬성하십니까?

나는 글 쓰는 일이 좋고, 글 쓰는 일이 고통스럽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그밖의 일은 매우 서툽니다. 인터뷰도 강연도 낭독도 가능한 한 나서고 싶지 않습니다.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 나간 적도 없습니다. 다만 너무 자기 내면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건 건전하지 않은 듯해서 이따금은 의식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가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하든 집필 시간만은 희생하고 싶지 않습니다. 소설가란 본래 모든 개인적 행위나 원칙을 소설 속에 담아내야 마땅하며, 그것을 현실에서 실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ㅡ인터뷰 「포스트 코뮤니즘 세계로부터의 질문」

 

 

 

하루키에 대해 참고할 자료가 많았다. 옴진리교의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 취재는 하루키 소설에서 참 중요했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 지금 한국의 세대 충돌, 종교적 맹신, 각종 몰이해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시사점을 보여준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나 스탠퍼드 감옥 실험 등을 거론하며 인간의 본성을 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힘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이 고립되고 무기력과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사회 제도가 풍부해져야 한다는 걸 르포만큼 잘 보여주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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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수는 한신 대지진보다 훨씬 적지만, 이 사건은 일본인의 정신을 근본부터 크게 뒤흔들었다. 일본인은 지진이나 태풍처럼 자연이 불러일으키는 카타스트로프(대재앙)와 함께 살아온 민족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자연이 빚어내는 폭력성은 무의식적으로 정신 안에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사람들은 마음속 어딘가에서 늘 카타스트로프의 도래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 피해가 아무리 막대하고 부조리해도 이를 악물고 이겨내는 법을 배워왔다. ‘제행무상’이라는 말은 일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어휘 중 하나다—모든 것은 변해간다. 일본인은 붕괴를 견뎌내면서 덧없음을 깨달으면서 끈기 있게 설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민족이다.

그런데 지하철 사린 사건은 일본인이—적어도 내가 떠올릴 수 있는 한에서는— 지금껏 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카타스트로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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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섯 명의 범인들 모두 이공계에서 수학한 ‘엘리트’라는 것 외에 또 한 가지 공통항이 있었다. 대부분이 당시 삼십 대였다는 점이다. 그들은 1960년대 후반 학생운동의 시대 이후에 등장한 ‘뒤늦은’ 세대였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커다란 정치적, 문화적 운동이 끝난 뒤였다. 진자는 방향을 바꾸었고 기득권 층이 다시금 권력을 손에 넣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잔치가 끝난 후’의 께느른한 고요함이었다. 일찍이 높이 세웠던 이상은 빛을 잃었고, 날카롭게 외쳐댔던 말은 힘을 잃었으며, 도전적이던 카운터컬처도 첨예함을 잃었다. 짐 모리슨도 지미 헨드릭스도 이미 없고,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은 왠지 서글픈 디스코뿐이었다. ‘좋은 것은 모두 이전 세대에게 엉망으로 침해당했다’는 막연한 실망감에 휩싸였다.

그들은 ‘시라케 세대’(학생 운동이 시들해진 시기에 성인이 되어 정치적 무관심이 만연했던 세대)라고 불린다. 그들보다 앞선 ‘단카이 세대’가 뜨겁고 집단적인 경향을 띠며, 공격적이고 수직적 사고로 내달리기 쉬운 반면, ‘시라케 세대’는 냉정하고 개인주의적이고 방어적인 데다 사고도 수평적이라고 일반적으로 간주되어왔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들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배경에 등장한, 새로운 일본인 타입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단카이 세대’가 정치적인 색채가 짙은 관념론을 중심축으로 한 ‘공유감’을 중심 명제로 삼았던 데 반해, 그들은 오히려 타자와의 차별성을 중시했다. 예를 들어 남들과 다른 옷을 입고, 다른 음악을 듣고, 다른 책을 읽는 것을 지향했다. 그것은 물론 잘못된 일은 아니다. 인간은 마땅히 자유로워야 하며, ‘다른 누구도 아닌 나’로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세상사란 그리 간단히 풀리지 않는다. 거기에는 암묵적으로 커다란 사회 규칙이 하나 있었다. ‘그 차이가 세간의 상식을 벗어날 정도로 커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다. 큰 줄기에서 보면 ‘같은 것’이면서도 개별적인 국면에서는 ‘타인과 조금 다른’것. 아주 간단히 표현하자면, 전면적인 개인주의를 받아들일 만한 기본적 토양이 일본에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것이 그들 세대가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들이 추구하는 차이는 끊임없이 세분화하고 기교를 더해갔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건설적인 차이를 포기하고,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는 ‘출구 없는 차이’로 변질되어갔다. 그리고 거품 경제의 출현과 함께 그 차이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게 되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로, BMW로, 빈티지 와인으로, 세상사는 카탈로그처럼 진전되어갔다. 1960년대 젊은이들이 내세웠던 ‘이상주의’는 어제의 뻐꾸기시계처럼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그러한 경쟁이 야기하는 것은 대부분의 국면에서 드러나는 한없는 폐색감이며, 목적 상실에서 비롯한 욕구불만이다.

그들 세대의 어떤 부분이 어처구니없을 만큼 무방비하게 신비주의적으로 운동화한 것도 어쩌면 그런 숨 막힘이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강력한 아우라를 가진 누군가가 시스템 밖에서 나타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신선한 공기를 안으로 불러들여, ‘개별적 차이니 뭐니 그런 성가신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리로 와 시키는 대로만 해라’고 말을 건넸을 때 그들은 저항할 수 없었다. 그러한 유혹에 대항할 만한 이상적인 지주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지하철 사린 사건의 피해를 입은 삼십 대 직장인들 대부분이 범행에 대해 분노를 쏟아놓았지만, 그러면서도 “옴진리교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을 개인적으로 전혀 이해 못 하는 건 아니다”라고—조금 작은 목소리로— 덧붙이는 모습에 나는 적잖이 놀랐고 또한 깊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ㅡ 지하철 사린 사건과 《언더그라운드》에 관해 써달라는 미국 어느 잡지의 의뢰를 받고 쓴 글, 「도쿄 지하의 흑마술」

 

 

 

 

 

 

하루키 때문에 결국 레이먼드 챈들러도 파보기로 했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부터 읽기 시작했다.

반박하기 어려운 훈계에 혼나는 기분ㅎ

애거사 크리스티를 아마추어 추리 소설가 같다라거나 히치콕은 영화를 만들 줄 모른다는 둥 거침없이 비판하는 챈들러의 신랄함을 빼면 비유, 유머가 하루키 에세이랑 판박이다. 특히 고양이 묘사는 꼭 비교해 보시길ㅋㅋ 하루키가 정말 그를 영웅처럼 받들어 배웠군! 챈들러의 독설은 감칠 맛의 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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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일찍이 “챈들러는 나의 영웅”이라 말했으며, 최근까지도 “자신이 지향하는 이상적인 소설은 도스토옙스키와 챈들러를 한 권에 담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킹은 자신의 저서에서 챈들러를 읽으며 문체를 공부했다고 언급했다. 그 외 폴 오스터, 마이클 코널리, 하라 료 등 수많은 작가들과 마틴 스콜세지, 코언 형제 등 유명 감독들이 챈들러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아서, 정유정 작가는 문체나 문장에서 챈들러를 스승으로 삼았다고 했고, 정이현 작가는 “가장 내 타입인 탐정은 필립 말로”라고 했으며, 류승완 감독은 평소 챈들러의 소설을 즐겨 읽는다고 말했다. 챈들러는 자신이 쓴 글이 십 년, 십오 년 뒤에도 여전히 누군가를 만족시킬 것이라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그럼에도 그의 이름과 글은 언제나 현재형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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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가 된 챈들러는 아내와 함께 크루즈를 타고 태평양을 돌다가 불현듯 소설을 쓰겠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이때 나이가 44세였다. 펄프 매거진의 대표 주자였던 《블랙 마스크Black Mask》에 단편을 기고하기 시작한 챈들러는, 1939년 51세의 나이에 마침내 첫 장편 소설인 『빅 슬립』을 출간했다."

ㅡ 「레이먼드 챈들러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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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고자 하는 건 오직 이야기 속 대화에서 이루어지는 몇 가지 실험에 대한 변명일 뿐입니다. 그런 실험들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플롯과 상황이 필요하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는 그 두 가지 다 거의 신경 쓰지 않아요. 내가 정말로 신경 쓰는 것은 에롤 플린이 ‘그 노래’라고 부르는, 그가 말해야 하는 대사들뿐이죠. 나는 그저 필립 말로 이야기를 쓰면서 재미를 좀 보는 중인데(막히기 전까지는), 여기 오든이라는 친구가 나타나서는 나한테, 내가 범죄 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쓰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래서 이제 나는 내가 쓰는 모든 걸 들여다보며 스스로에게 말하죠. 이봐, 늙은 친구. 기억하라고. 이 얘기는 범죄 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어야 해. 제정신입니까? 아니죠. 내 책들이 범죄 환경에 대한 고찰이냐고요? 아닙니다. 그저 평균적인 수준으로 타락한 존재를 멜로드라마적인 관점으로 아주 강조해서 그릴 뿐입니다. 내가 멜로드라마 자체에 미쳐 있어서가 아니라 게임의 규칙을 충분히 이해할 만큼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펄프 잡지에 기고하면서 나는 글에 이런 식의 문장을 집어넣었죠. ‘그는 차 밖으로 나와 햇볕이 내리쬐는 보도를 가로질러 현관 차양이 드리우는 그늘이 차가운 물의 감촉처럼 그의 얼굴에 내려와 닿는 입구까지 걸어갔다.’ 출간할 때 그 부분은 빠졌더군요. 독자들이 그런 종류의 문장을 좋아하지 않고, 오로지 행동에만 주목한다고요. 그래서 나는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하기로 했지요. 내 이론은 독자들이 행동에만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본인들도 깨닫지 못하지만, 사실 행동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겁니다. 독자들과 나의 관심사는 대화와 묘사를 통해 만들어지는 감정입니다. 독자들에게 기억되고 각인되는 건 이를테면 한 남자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죽음이 닥친 순간, 그는 매끄러운 책상 위에 놓인 클립을 집으려고 책상 위를 긁고 있었고, 클립이 자꾸만 미끄러져서 불만스러운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으며, 그의 입은 고통스럽다는 듯 이를 드러내며 반쯤 벌어져 있었고, 그가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떠올린 것이 죽음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죽음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조차 듣지 못했죠. 그 망할 클립이 자꾸 손가락에서 미끄러졌고, 그는 그저 책상 모서리로 그 클립을 밀어 떨어지게 해서 잡을 수 없었던 겁니다."

(1948년 5월 7일)

​ㅡ「독자들에게 기억되는 것」

 

 

 

 

하루키가 번역 작업을 하고 해설도 쓴 그레이스 페일리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2018, 비채)도 읽었다. 하루키가 언급하는 여성 작가는 드문데 그녀의 두 번째 소설집이고 그녀의 단행본으로 유일하게 국내 번역된 책이다. 읽으면 하루키가 왜 격찬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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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대 두 개짜리 요트를 사려고 계약금을 걸어두었어. 올해는 제법 괜찮았고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는 기대도 있거든. 하지만 당신은 영영 아무것도 원하는 게 없을 거야.

27년을 함께 사는 내내 전 남편은 속 좁은 말을 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 말들은 막힌 관을 뚫는 배관공의 긴 와이어처럼 정말 좁다랗게 생겨서, 내 귓속으로 파고들어 목을 타고 거의 심장 부근까지 와닿곤 했다. 그러고 나면 전 남편은 배관공의 좁다란 장비가 목에 걸린 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나를 내버려두고 어딘가로 사라지곤 했다. 그러니까 내 말은, 이번에도 나는 도서관 계단에 주저앉았고, 그는 어딘가로 가버렸다는 얘기다.

《환희의 집》을 펼쳐 훑어보았지만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터무니없는 비난을 들었다고 느꼈다. 그렇다. 사실 나는 뭘 해달라거나 이건 꼭 해야 한다고 요청한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나도 뭔가 소망하는 건 있다.

이를테면 다른 사람이 되고 싶다. 두 주 만에 책 두 권을 반납하는 여자가 되고 싶다. 학교 제도를 바꾸고 사랑하는 이 도심의 여러 문제와 관련하여 예산위원회에서 연설하는 유력한 시민이 되고 싶다."

ㅡ단편 「소망」, 그레이스 페일리 『마지막 순간에 일어난 엄청난 변화』

 

 

 

 

 

하루키 도로를 벗어나 다른 길로 갈 때도 있다.《Axt》(no. 031) 때문에 뽐뿌 받은 『윌리엄 트레버 : 그 시절의 연인들 외 22편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5』도 샀다.

 

 

 

 

 

낮에는 e book으로 윌리엄 트레버(전자책으로 1,200페이지가 넘는데 56% 정도 읽었다), 밤에는 자기 전 종이책으로 존 치버를 읽는다.

윌리엄 트레버는 아일랜드에서 대학 졸업 후 영국으로 이주해 전업 작가가 되었는데, 아일랜드 작가에게서 대체로 느낄 수 있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의 정서가 있다. 그는 '안톤 체호프와 제임스 조이스를 계승한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는 평도 받는데, 『윌리엄 트레버 : 그 시절의 연인들 외 22편』 단편집을 읽으면 제임스 조이스 책으로 『더블린 사람들』과 닮았지만 전체적 흐름과 정서, 일상의 불안과 몰락은 안톤 체호프와 더 흡사하다.

『윌리엄 트레버 : 그 시절의 연인들 외 22편 -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5』

첫 단편 「욜의 추억」

휴가를 온 미스 티처와 미스 그림쇼 앞에 탐정 일의 미행으로 갑자기 나타난 퀼런은 어린 시절의 불운을 이야기하며 어쩌면 지금과 달랐을 자신의 얘길 수다쟁이처럼 떠든다. 외로운 자는 수다쟁이와 연민에 휩싸이는 자로 쉽사리 바뀐다. 미스 티처는 퀼런의 아내가 되는 상상까지 한다. 갑자기 관계가 묘하게 바뀌는 국면이 흥미로운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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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런은 동정을 받은 것에 놀란 기색은 없었지만 그럴 필요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부모님이 익사하지 않으셨다면 자기는 지금 두 사람 앞에 보이는 남자와는 다른 사람이 됐을 거라고 다시 한번 말했다. 미스 그림쇼는 퀼런이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했다. 퀼런은 그 여자가 유모차에 누워 있던 아기를 데려가기만 했어도 자기는 다른 사람이 됐을 거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은 불운했다고 덧붙였다. “욜은 아담하고 멋진 해변 휴양지예요. 하지만 그곳을 떠올릴 때면 언제나 몸서리가 쳐져요. 그곳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불운 때문이죠. 까만 철문과 포드에 올라앉아 땀을 흘리고 있는 숙부를 생각할 때면 다른 일들도 모조리 떠올라요. 그 여자는 아이를 원했어요, 미스 티처. 아이한테는 사랑이 필요하죠.”

“여자한테도 그래요.” 미스 티처가 속삭였다."

ㅡ 「욜의 추억」

 

 

 

교외 지역을 다룬 작품들이 많아 존 치버도 '교외의 체호프'로 불렸는데, 트레버처럼 외톨이 같은 주인공, 정서를 많이 담지만 뉴요커 같은 산뜻하고 세련된 문장으로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트레버는 비유도 거의 없고 사실주의 소설과 비슷해 약간 지루한 면도 있지만 가끔 놀라운 단편이 있다. 치버는 화려한 비유가 반짝반짝해 독자에게 트레버보다 치버가 더 호응이 높을 듯. 존 치버의 단편 선집이 나왔을 때 각종 도서상을 휩쓴 것만 봐도^^

윌리엄 트레버(1928~2016)와 존 치버(1912~1982)의 생존 연대를 생각하면 둘의 정서 차이는 더 신기. 사는 나라의 차이가 그토록 🤔?

 

존 치버에 꽂혀 치버도 모으기 시작하자 책 친구께서 치버 책을 선물로^^♡

 

 

 

 

하루키가 즐겨 마신다는 '시베리아 익스프레스'(하루키 문장 같은 깔끔한 맛의 보드카 토닉)를 마시며 치버의 일기를 읽는 밤은 세상 태평한 순간이 된다. 레이먼드 카버나 레이먼드 챈들러처럼 알콜중독으로 고생하기도 한 치버. 치버의 일기는 외로움의 연대기라고 해야 할. 일기가 원래 그런 것이지만. 문학동네에서 내는 치버 책이 품절도 있고, e book으로 하나도 없는데 e book도 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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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앉아 있는 의자, 방, 집 등 그 무엇도 내겐 중요하지 않다. 헤밍웨이를 생각해본다. 그의 작품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하늘의 색깔이라기보다 외로움이라는 절대적 미각이다.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외로움은 절대적이지 않지만 그 외로움의 맛은 다른 무엇보다 강렬하다. 진지한 작가가 되고자 애쓰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ㅡ 『존 치버의 일기』

 

 

 

 

 

 

하루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나'와 쥐가 25미터짜리 수영장을 가득 채울 만큼의 맥주를 마시고, 가게 바닥에 껍데기가 5센티미터나 쌓일 정도로 땅콩을 먹어댄 '제이스 바'가 가까이 없어서 나는 내 집을 술 마실 수 있는 나만의 책방으로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까이 있어도 견딜 만한 건 책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정리할 걸 어딘가 놔둔 기분이다.

"철학의 의무는 오해에서 생겨난 환영을 제거하는 것"(칸트 『순수이성비판』)이라면, 책의 의무는 외로움과 절망에서 생겨난 환영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문학만 마냥 읽을 수 없어서 틈틈이 다른 분야도 찾아서 본다.

짐 홀트 『아인슈타인이 괴델과 함께 걸을 때』는 철학, 수학, 과학(뉴턴부터 양자물리학, 끈이론), 생물학 등등 방대한 내용을 종횡무진 연결하며 사고를 확장시켜 준다. 과학책 많이 읽어봤는데, 기존 상식을 수정하는 논점을 제시해줘 도움이 많이 된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피타고라스의 것이 아니다! 같은ㅎ 이런 분야를 종합적으로 보고 싶은 분에게도 좋을 듯.

나는 이 책에 별 다섯 🌟🌟🌟🌟🌟을 주기로 했다.

 

 

 

 

 

여유롭게 책을 보는 건 이미 불가능한 상태인데, 알라딘이 연휴 할인 쿠폰을 줘서 책 사느라 또 난리도 아니었다ㅠㅠ

 

 

 

 

 

 

그저 그런 에세이들이 난무하는 이 시즌에 뛰어난 에세이스트로 손꼽히는 제프 다이어, 세스 노터봄 책을 만나 기쁘다💙

존 치버 단편 선집도 속속 수집에 성공해 『이제 그게 누구였는지만 말해봐』만 사면 된다😤

《Axt 2020.7.8》(no.031)에서 정영목 번역가 얘기를 읽은 여파로 필립 로스도 수집에 박차를.

 

 

 

 

 

 

 

 

 

 

 

 

 

 

 

 

 

 

 

앙투안 볼로딘 『메블리도의 꿈』은 사려고 찜했던 책인데 우드스틱 북마크(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사은품으로 주길래 냉큼 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앙투안 볼로딘, J.D. 샐린저 책들이 주르륵 있으니 보기 좋다!

 

 

 

 

 

 

 

 

 

 

 

 

 

 

장 루이 셰페르 『영화를 보러 다니는 평범한 남자』(2020, 이모션북스)는 질 들뢰즈가 “이론이 하나의 위대한 시詩에 도달한 책”이라고 할 정도로 스틸 컷과 함께 남다른 영화 비평을 보여준다. 온라인 서점에서 미리 보기로 한 번 보시길. 이모션북스에서 고품질 영화 서적을 낸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알 텐데 이 책도 아주 독특하고 재밌는 책이라는 걸 바로 캐치할 것임.

 

 

 

 

 

 

 

 

수 프리도 『에드바르 뭉크』 평전을 읽었기에(두꺼워서 완독은 못함;;) 이번 신간 니체 평전 『니체의 삶』도 믿고 구매. 벽돌책이고 가격이 만만치 않아 주저주저했는데 알라딘 연휴 할인 쿠폰으로 기쁘게 지름😭(정말 기쁜 거 맞냐...)

벽돌책 & 완독 못하고 있는 책은 e book👍

수 프리도는 소설가이기도 해서 그녀의 글은 따분한 전기가 아니라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니체도 수학은 싫어했다는 게 정감 간다ㅎㅎ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리커버는 사진이나 삽화 감상을 위해서도 종이책으로 갖고 싶었으나 역시나 알라딘 연휴 할인 쿠폰의 유혹에 이기지 못하고 e book 소장😭 빨리, 더 자주 볼 수 있을 거라는 게 위안.

 

 

길가메쉬 엔키두 설형문자 키링과 알라딘 럭키백 블랙이랑 잘 어울리네요😊

 

 

 

 

 

코로나19의 파도가 거칠어 언제 닫힐지 모르는 도서관 이용도 꾸준하다.

 

 

 

⚡​멋진 에세이를 찾아서⚡

제임스 설터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2020, 마음산책)

학교 선배였던 잭 케루악의 책을 보고 본격 글쓰기 투지를 불태웠던 설터 얘긴 작가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공감할ㅎㅎ 설터의 단단한 문장은 오랜 군 복무 영향도 있었지 않을까 싶다.

 

 

 

 

 

 

 

이 달은 온통 '나는 왜 쓰는가'에 사로잡혀 있는 거 같은데, 사두고 완독 못한 다나와 요코 『영혼 없는 작가』도 펼쳐보게 되었다. 독일로 간 다나와 요코는 허수경 시인과 겹치기도 한다. 알라딘에서는 종이책으로는 품절인데 e book은 5,000원에 살 수 있다. 쿠폰, 적립금 모아 사면 이런 좋은 책이 거저라니!

 

 

 

 

 

 

 

⚡ 책의 NG⚡

물론 내가 지금 이걸 왜 읽어야 하나 하는 책도 있었다. 베스트셀러로 시끄러운 책 중 하나인 이서윤, 홍주연 『더 해빙(The Having)』을 읽었다.

 

 

나라면 이 책의 프롤로그부터 50페이지까지는 확 쳐서 버렸을 것이다.

이서윤을 대기업가들이 2년이나 기다리는 대단한 신비주의 구루로 받들면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도 있고 경영컨설팅 회사의 이사까지 한 홍주연 기자가 어리석은 대중의 역할극을 하며 깨달음을 내려 주십쇼~ 하는 참 거슬리는 형식이다.

예전에 류시화 씨가 인디언 잠언집, 구루 라즈니쉬 잠언집 내던 것과 비슷한데 그보다도 얕고 일상어로 쉽게 전한다.

 

할머니 혜안으로 이서윤은 어려서부터 사주 명리와 동서양 고전을 공부했고, 이 책은 그런 선문답 같은 우화를 곁들여 내가 예상했던 대로 최근의 뇌과학이나 마시멜로 실험 같은 행동심리학, AI, 양자물리학을 거론하며 설득력을 키우려 한다.

 

 

 

요즘 자기 계발서 양상은 또 이런 거군요. 서양식 법칙 전개, 성공담(혹은 실패의 교훈) 설득이 아니라 멘토와의 상담 스타일?

2~3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는 매우 쉬운 책이어서 더 인기인 걸까요? 점을 보러 간다거나 상담을 받는 것보다 이 책값이 더 싸긴 하겠죠. 하지만 이런 책이 베스트셀러? 생활 상식 정도의 내용인데 이 책에 호평하는 사람들은 이 정도 마음공부도 안 하고 사는 겁니까? 겉으로는 부러우면 지는 거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 등등 정신 승리하면서 속으로는 안락하게 사는 부자 되고 싶고 공부는 골치 아프고?? 허허.

『시크릿』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관점에서는 크게 다를 거 없는 듯.

나도 이런 책을 좋게좋게 얘기해야 복이 올까나요.

"Having(지금 가지고 있음을 느끼는 것)"

이 책은 한 마디로 마음 여유를 늘 가지라는 소리. 긍정적인 분위기와 마인드의 사람에게 사람들이 호감을 느끼니 기회도 운도 굴러오기 마련. 그러면 일상도 여유롭기 마련.

2020년 3월에 1판 1쇄인데, 한 달 지난 4월엔 1판 15쇄ㅎㄷㄷ  이제 내 앞엔 부자의 길이 열릴 일만 남았어~ 메아리로 끝나는 먹을 거 없는 요란한 잔칫상. 한국이 미신/신비주의 전략이 잘 먹혀서 이서윤이라는 구루를 대동, 해외에서 호평이다!로 마케팅해 제대로 먹힌 거 같습니다. 책이 아주 쉽다는 것도 장점이겠죠. 굳이 살 만한 책은 아니니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훑어보시는 걸로도 충분하겠습니다.

 

 

 

 

 

🎁 빠지면 섭섭한 8월 알라딘 굿즈 정보 공유

 

본투리드 문구류는 꾸준히 레트로 느낌의 각진 디자인을 선보였죠.

이번에 나온

지워지는 볼펜(0.7) - 블랙, 블루

- 지워지는 성질 때문인지 진하지 않고 물 탄 느낌의 필기체가 나옵니다. 만년필보다 간편하고 재밌는 텍스처. 필체가 굵어서 긴 필기보다는 켈리그라피, 서명, 간단한 메모용으로 적당합니다. 지운 흔적이 미세하게 남지만 슥 지울 수 있어 신세계~ 필기감도 괜찮아요.

본투리드 볼펜(0.5) - 블랙, 블루, 그린, 브라운

- 실리콘 지우개 빼면 지워지는 볼펜이랑 디자인은 같습니다. 무광이라 따로 보면 고급스러운데 모여 있으면 좀 칙칙ㅎㅎ 필기감은 so so.

 

 

 

 

8월도 온통 책의 계단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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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20-08-19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챈들러 책 좋아해요! 챔피언은 더이상 스트라이크 존에 높고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할 땐, 자기 심장를 대신 던집니다. 무런가를 던지죠. 그저 마운드를 빠져나가 울어버리지 않아요.” 에서 울컥했던 기억이 나네요 :)

AgalmA 2020-08-19 19:35   좋아요 1 | URL
챈들러는 시니컬하면서 묘하게 울컥하게 만드는 문장이 많아서 곱씹게 돼요. 하루키 초기 소설 정서도 이런 울컥하게 하는 문장이 많아 좋아한 건데. 하루키가 챈들러를 왜 좋아한지 알겠더라는^^ 하루키의 원탑은 챈들러고, 피츠제럴드에게서는 우아함을 배운 듯 싶어요.

하나 2020-08-19 1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루키가 영향받았대서 챈들러도 쭉 읽었는데 기나긴 이별 읽고 엄청 울었었어요 ㅋㅋㅋㅋㅋㅋ 울일이 아닌 거 같은데.. 이러면서 ㅋㅋ이 비열한 거리를 어떻게든 재미있게 걸어보려고 놀라왔어요

AgalmA 2020-08-19 19:25   좋아요 1 | URL
예전에 <안녕 내 사랑> 읽다가 재미없어서 덮었었거든요ㅎㅎ; 저도 지금 <기나긴 이별> 제일 읽고 싶은데 <빅 슬립>부터 찬찬히 읽어야 하나 고민 중이에요^^

하나 2020-08-19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솔직히 기나긴 이별 말고는 다 그냥 그랬던 거 같아요 ㅋㅋㅋ 그 충격이 다시는 안 오던 거 같아서요 저는 감히 기나긴 이별 강추드립니당!

AgalmA 2020-08-19 19:29   좋아요 1 | URL
보통 빅 슬립, 안녕 내 사랑, 기나긴 이별 세 작품을 챈들러 대표 3부작으로 치잖아요. 제 생각에도 가장 후기인 <기나긴 이별>이 제일 읽을 만하지 싶어요. 혹시 <기나긴 이별> 리뷰 쓰셨어요? 하나 님 리뷰 있다면 꼭 보고 싶어서요^^

하나 2020-08-19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는 아시다시피 ㅋㅋㅋㅋㅋ 신간평가단 아니면 잘 안 썼구요. 아주 예전에 메모를 어딘가에 남겨둔게 있을 거 같은데 찾아볼게요! (신남) 아... 회사는 안 좋은 거네요. 책 얘기 몇년만이라 넘 신난 거 양해해주세영~

AgalmA 2020-08-19 19:34   좋아요 1 | URL
저도 책 수다 오랜만이라 재밌어요ㅎㅎ

2020-08-19 2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8-23 2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르헤스의 상상 동물 이야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남진희 옮김 / 민음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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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문화권의 방대한 신화적 존재들을 간략하고 재밌게 살펴보기 좋았습니다. 보르헤스가 만든 상상동물도 사랑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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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토닌
미셸 우엘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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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대인의 절망과 외로움과 실패를 가장 극단적으로 가장 절절하게 보여주는 작가.
여성의 대상화, 인종차별 시선 등의 개선을 바라는 건 이젠 포기^^; 만능 창과 방패란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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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스트 Axt 2020.7.8 - no.031, 창간 5주년 기념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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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의 키워드는 '번역'

알랭 드 보통, 주제 사라마구, 특히 필립 로스 번역가로 각인된 정영목 번역가가 cover story 주인공이라 반가워하며 읽었다. 필립 로스와 프리모 레비가 절친이었다는 건 정말 의외. 극과 극 같으면서 시대를 견딘 모습은 닮은 듯도 하지만. 깜빡했는데 존 업다이크 『달려라, 토끼』도 정영목 선생의 번역이었다. 줄리언 반스 『연애의 기억』도 번역 좋았는데, 어째 정영목 선생은 편집증적인 남성 작가 번역을 잘 하시는 듯ㅎㅎ; 선생 번역으로 관심 책이었던 몇 가지 체크✔

 

 

 

 

 

 

 

 

한 달에 100페이지, 1년에 4권 번역이라 '시간이 노동력'이란 말씀에 매우 공감했다. 흔히 번역을 또 하나의 '창조'라고 하지만 '훌륭한 창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말씀에도 동감.

 

 

"정영목 : 번역의 기본적인 과제는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매일 쓰는 말을 자의식을 가지고 다시 들여다보고, 다시 씹어보는 행위가 필요해요. 그 과정에서 생소하고 낯선 개념들이 들어오겠죠. 그걸 내 언어로 말하기까지 얼마나 괴롭고 힘들겠어요? 긴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건 말로만 되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에게 개념이 이해되고 공유되는 과정이 필요한 거니까."

 

 

이번 호는 번역가들의 번역 이야기가 대거 실렸는데

김영준 「윌리엄 트레버 『윌리엄 트레버』」

허유영 「우밍이 『햇빛 어른거리는 길 위의 코끼리』」

김현우 「번역, 그 소심한 말 걸기」

김승욱 「번역을 업으로 삼은 사람의 반성문」

네 편이 재밌었다. 각각 생각하는 번역의 정의와 의미들을 들으며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였다.

 

 

📖

"부담스러운 연상이 따르지만, 우리 시대에 번역은 화용론이다.

기호론 분야에서 의미론은 단어와 문장의 의미에 집중하는 데 반해, 화용론은 ‘주어진 언어를 있게 하는 언어의 주변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는 분야로, 말하는 이, 듣는 이, 시간, 장소 등으로 구성되는 맥락 속에서의 언어사용을 다룬다’. 언어란 같은 단어, 같은 문장이라도 맥락에 따라 결정적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의미와 의도의 엇갈림으로 반어, 풍자 같은 즐거움을 허락하기도 한다.

(중략)

어찌 보면 언어는 사람과 비슷하다. 옆 사람 눈치를 보는 버릇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번역이나 번역 비평을 할 때는 그 단위를 문장에 국한하지 말고, 문단(단락)으로 넓혀서 보자는 것이다. 문단 속에는 문맥이 일관되게 흐른다. 문단을 구성하는 문장은 저마다 독립된 의미를 갖고 있지만, 문맥이 없으면 대부분의 문장이 제 빛깔을 내지 못한다. 결국 번역할 때는 문장에만 집중하지 말고 문장과 문장의 흐름, 그 맥락이 빛을 발하게 하는 것이 번역자(또는 비평자)의 한 미덕이 아닐까 한다.

ㅡ 김한영 「연탄재를 위한 변명」

 

 

"존 버거는 번역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번역은 두 언어들 사이의 양자관계가 아니라, 삼각관계이기 때문이다. 삼각형의 세 번째 꼭짓점은 원래의 텍스트가 쓰이기 전 그 단어들 뒤에 놓여 있던 것이다. 진정한 번역은 이 말해지기 전의 무언가로 돌아가야 한다.(존 버거,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8쪽)

번역은 한 언어로 된 문장을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과정이다. 당연하다. 존 버거의 위의 문장이 번역 작업에 대한 통찰을 준다면, 입력언어와 출력언어 외에, ‘경험’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역시 당연한 이야기지만, 번역에 대한 이야기에서 너무 많이 빠져 있었던 그 경험의 영역. 번역의 과정에 개입되는 두 개의 언어보다 어쩌면 먼저 있었던 그 경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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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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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행위는 언제나 고백이다,라고 카뮈는 썼다. 조용히 문을 닫는 것도 고백이었다. 한밤중에 터뜨리는 울음과, 계단에서 넘어지는 것, 거실에서의 기침도 마찬가지였다.(니콜 크라우스, 『위대한 집』, 3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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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사람은 직접 자기 이야기를 하는 대신 다른 사람의 사례, 자신의 경험과 비슷하다고 여겨지는 사례를 전하면서 슬쩍 자기의 이야기도 꺼내놓는다. 그런 방식의 표현밖에 못하는 사람, 도무지 전면에 나서지 못하겠는 사람들의 표현 방식, 그건 번역가의 방식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창작자가 표현하는 사람이라면 번역가는 인용하는 사람이라고 구분할 수도 있겠다. ‘조용히 문을 닫는 것도 고백이었다’라고 직접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그 문장이 전하는 어떤 경험을 알아볼 수는 있고, 그것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나의 경험에 대해서도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거면 됐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분명 어떤 식으로든 나의 경험을 내 밖에 내어놓은 것이 된다. 니콜 크라우스의 문장을 빌리자면 “옮기는 것도 고백이었다”라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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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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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그 음악은 다른 연주, 즉 ‘퍼포먼스’로 내게 경험된다. 동일한 악보에서 서로 다른 퍼포먼스가 나오는 것은, 연주자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고, 연주가가 원작에서 감지한 경험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안드레이 가브릴로프와 글렌 굴드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된 후, 나는 번역도 어쩌면 연주에 가깝지 않겠냐고 생각했다. 외국어로 쓰인 원작을 우리말로 연주하는 작업, 퍼포먼스. 대부분의 독자들은 원작이 아니라 번역가의 퍼포먼스를 접하게 된다는 점에서 말이다. 글렌 굴드니 스뱌토슬라브 리흐테르니 하는 훌륭한 연주자들의 이름을 들먹이는 것은, 그들의 이름값에 버금가는 아름다움이나 뛰어남을 번역가도 온전히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는 말을 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무언가를 옮겨서 전한다는 의미에서 두 작업에 비슷한 점이 있다는 것, 그리고 연주의 비유를 들면 사람들에게 번역 작업의 본질과 그에 따른 한계, 그리고 번역가의 ‘해석’에 대해 좀 더 쉽게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을 뿐이다."

ㅡ 김현우 「번역, 그 소심한 말 걸기」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많이 모았는데(e book으로는 분량 많은 제임스 서버, 헨리 제임스, 제임스 러디어드 키플링, 플래너리 오코너를 가지고 있음) 『윌리엄 트레버』가 없다니! 종이책이냐 e book이냐 매우 고민되지만 일단 장바구니로!

 

 

 

 

 

 

 

 

 

 

송지선 「레몽 크노 『연푸른 꽃』」 보고 장바구니에서 계속 대기 중이던 크노 책도 빨리 사고 싶어졌다.

 

 

📖

"레몽 크노(Raymond Queneau, 1903~1976)는 그의 작품들을 번역하고자 하는 자에게, 언어의 뿌리가 같은 로망어권이건 아니건, 면류관과 월계관을 동시에 씌워줄 작가이니 말이다. 일례로 이 책의 이탈리아어판은 한국 독자에게도 익숙한 이탈로 칼비노가 시도했고, 하나의 동일한 이야기를 바흐의 푸가 기법에 따라 99가지로 변주한 크노의 『문체 연습』을 번역한 움베르토 에코는 결국 이탈리아어로는 번역하기 힘들다며 한 가지를 다른 연습 버전으로 바꾸어 책을 옮긴 바 있다.

1960년에 수학자와 문학인을 중심으로 실험문학그룹 잠재문학작업실 울리포(OuLiPo)를 만든 장본인으로 곧잘 소개되는 레몽 크노. 그는 갈리마르출판사 플레이아드 총서 편집에도 관여했고, 1930년대 사르트르, 바타유, 메를로퐁티와 알렉상드르 코제브 밑에서 헤겔을 공부해 『정신현상학』에 관한 코제브의 헤겔 강의록을 1953년에 편찬하기도 했다. 아모스 투투올라의 『야자열매술꾼』을 프랑스어로 옮기고,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영화 〈한여름 밤의 미소〉 시나리오를 번역하기도 했으며, 루이스 부뉴엘 <애련의 장미> 대사를 쓰는가 하면, 칸영화제 심사위원도 했다가, 갖가지 영상작업 및 문학단체 활동도 했으나, 뭐니 뭐니 해도 그는 프랑스 현대문학사에서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은 『문체 연습』(1947)과 『시 백조 편』(1961)으로 적어도 타국의 번역가들한테 꽤나 악명 높은 작품들의 창작자로 남아 있다. 현재까지 한국에 소개된 책은 소설 두 권 『지하철 소녀 쟈지』(2008)와 『연푸른 꽃』(2019)뿐인데, 그나마 한 권은 절판되어 헌책 가격이 세 배 가까이 호가되고 있다. 그렇다, 작가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없게 길게 한 건 이야기할 책이 번역의 (불)가능성을 재고하게 만드는 대표작들로 유독 자주 거론되는 작가의 만년작이라는 이유도 있고, 마침 그의 작품들이 곧 한국에 두 권 더 소개된다는 소식도 전하며 번역이라는 화두와 함께 미리 챙겨보자는 심산도 있다."

 

송지선 「레몽 크노 『연푸른 꽃』」

 

 

 

 

 

 

 

 

 

 

치매로 요양원에 계신 외할머니에 대해 "거리를 두고 미움을 털어내고 바라보니, 늙음도 병듦도 죽음도 할머니의 잘못이 결코 아니"었음을 사진으로 풀어낸 현다혜 「나의(羅衣)」 작업 좋았고, 이번 수록 소설 중에는 최진영 「피스」가 가장 좋았다.

모리스 블랑쇼 전집 마지막 권 『우정L’amitié』을 파스칼 키냐르 번역으로 반짝였던 류재화 번역가가 맡았다니 기대된다.

 

 

📖

"이 『우정(L’amitié)』 안에는 헤라클레스의 노역 같은 일을 고되게 하는 번역자를 위한 글이 위로와 응원처럼 실려 있다. 헤라클레스가 수행하는 힘든 일들을 동사적 관점에서만 보면 번역자의 그것과 흡사하다. 퇴치하고, 잡고, 청소하고, 따고, 발광하고, 살해하는. 그러나 종국엔 약간 쟁취한다. 시인이나 소설가, 문학평론가가 하는 일에 비해 저평가되거나 창조성을 인정받지 못해 굴욕당하지만, 번역가가 하는 일에 이미 문학 행위 본연의 것이 가장 ‘도착적’으로, 가장 ‘투쟁적’으로 있음을 블랑쇼는 이 글에서 피력한다. 헤라클레스가 바다의 양안을 한꺼번에 움켜잡은 것처럼 그에 버금가는 기동하는 강력한 통일력으로 두 언어를 보란 듯이 거만하고 의기양양하게 근접시킬 때 비로소 번역은 자신의 당당한 의무를 다한 것이고, 매력을 발산한 것이라고 응원한다. 블랑쇼가 번역자에게 요구하는 길은, 말라르메처럼 “시구를 파면서도” 프루스트처럼 “솟아올라” ‘전혀 다른 차원’(autre)의 세계를 만들라는 신성한 주문이다."

ㅡ 류재화 「모리스 블랑쇼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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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0-07-26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진영 <피스>만 안 읽었는데 꼭 읽어봐야겠어요. 이번 호 참 좋았어요. 잘 읽고 갑니다.

AgalmA 2020-07-27 10:08   좋아요 0 | URL
번역의 진기명기 같은 장면들을 바랐는데, 번역의 고통 담론들로 가득했던 거 같아 좀 아쉬웠습니다. 자본 문제도 있어서겠지만 해외 필진들과의 교류도 좀 많았으면 싶은데 예전보다 틀이 좁아지는 거 같은 점도 그렇고요.
최근 국내 소설들이 페미니즘적 접근으로 과몰입 상태인 거 같아 다양성이 부족하다 싶은데요. 최진영 단편은 소품 속에서도 많은 걸 보여줬다고 생각해 좋은 점수를 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