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책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 리뉴얼이 나왔기 때문에 볼프강 보르헤르트를 비교해봤다.

볼프강 보르헤르트 전집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현대문학)

vs 문지 스펙트럼 『이별 없는 세대』 (문학과 지성사)

 

번역 차가 상당하다.

현대문학의 박병덕 번역은 상세하지만 설명 조로 느껴지는 경향이 강하고, 문학과 지성사 김주연 번역은 시적 축약이 강해 자칫 독자가 곡해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보르헤르트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현대문학 버전이 전집이라 수록 작품이 많다는 장점까지 생각하면 일장일단이 있다.

 

 

 

 

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책 경우 『이탈로 칼비노 전집 세트』 로 구색 맞출 생각이 아니라면 굳이 더 비싼 세트 구성 책을 살 필요 없다.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보이지 않는 도시들』 중고로 사시길.  역자 해설 날짜, 연보에서 1991년 한 줄 추가 외 본문은 한 자도 바뀐 게 없다. 『이탈로 칼비노 전집 세트』 다른 책도 비슷한 상황이리라 짐작한다. 

 

 

 

 

 

 

작년에 이어 올가을 겨울도 밤낮없이 나는 그가 필요했다. 처음 그의 책을 발견했을 때부터 그랬다. 그것은 내가 쓰고자 했고 썼고 써야 했던 일기였고 시였다.

 

김한민 『페소아』를 읽으며 여러가지 자세한 세부를 알 수 있어 좋았지만 나는 다른 이견도 있다. 김한민은 회계원 베르나르두 수아르스의 회사 사장 바스께스를 악덕 기업주처럼 부정적으로 서술했는데  『불안의 책』or  『불안의 서』를 읽어 보면 오히려 호감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다.

 (「1939년 3월 9일」 기록 중에서)

 📎

"나는 내 사장인 인간 바스께스를 더 선호한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이 세상의 모든 추상적인 사장들보다 더욱 사교적인 바스께스를."

 📎

"바스께스 사장. 지금도 그를 떠올리면 미래의 어느 날 내가 그를 회상하면서 느끼게 될 그런 그리움이 벌써부터 내 가슴에 차오른다."

 📎

"그의 인간적인 미소는 수많은 군중이 보내주는 동의의 박수갈채와도 같다.

아마도 내 주변에 바스케스보다 더 대단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지극히 평범하며 심지어는 세속적인 인간인 그가 내 마음을 이토록 자주 지배하고 나의 관심사를 나 아닌 다른 대상으로 돌려놓는 것이리라. 나는 상징이 존재함을 믿는다. 나는 어딘가 지금으로부터 아주 먼 삶에서, 이 남자가 나에게 적어도 지금보다 훨씬 더 소중한 역할을 했을 거라고 믿고 있거나, 혹은 거의 믿는 편이다."

 📎

"그렇다, 이제 알겠다! 바스케스 사장은 인생이다. 단조롭지만 불가피한 인생, 강제적이면서도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인생. 별 볼일 없이 진부한 이 남자는 인생의 진부함을 온몸으로 상징한다. 외부에서 볼 때 그는 나에게 모든 것이다. 외부에서 볼 때 인생이 나에게 모든 것이기 때문이다."

 

 

 

김한민은 페소아가 여행을 싫어했다고 거듭 말한다. 페소아가 여행을 어리석은 짓처럼 폄하하는 표현을 자주 한 건 사실이지만 그게 과연 '싫다'와 직결될 수 있을까. 페소아가 여러 판본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 그자비에 드 메르스트 『내 방 여행하는 법』을 읽으며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가택연금으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쓴 메르스트의 책은 1796년에 나왔다. 메르스트는 본능과 이성을 동물성과 식물성으로 구분하는 등 자신의 내면을 아주 격렬히 구분하며 추적한다. 페소아가 여러 정체성으로 내면 여행 하는 방법론은 메르스트의 영향도 있었으리라 본다. 페소아가 메르스트 책의 여러 판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그를 흠모한 것만 봐도. 우리가 페소아 『불안의 책』의 여러 판본을 읽듯이. 아무튼 내 생각은 페소아에게서 '싫다'와 '여행'은 인과 관계는 아닌 거 같다. 내면 여행만으로도 벅차 외적 여행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게 더 정확한 게 아닐지. 간혹 여행을 꿈꾸고 길을 나섰을 때도 자기 생각에 골몰해 풍경을 놓친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러니 여행의 필요를 점점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일 테고. 페소아가 여행이 싫다고 말했을 때도 어떤 정체성으로 말한 건지 따져볼 여지가 있다.

 

 

 

 

 

 

 

 

 

 

 

 

 

 

 

 

 

 

 

 

●  북클럽 문학동네 송년 키트

 

올해 문학동네 소설상 당선작이 없어 마크 트웨인 『톰 소여의 모험』 특별 에디션이 왔다.

이게 더 좋은 건가 아닌 건가 모르겠다😅 에코백과 세트네😍

☆ 에코백

오~ 멋진 블루 블랙~

이런 디자인은 열린책들 스타일이었는데ㅎ 요즘 리커버, 특별 에디션이 붐이다 보니 이런 풍도 상향 평준 유행 같기도 하다.

☆ 에필로그북

북클럽 문학동네의 1년을 돌아보는 소책자.

북클러버들의 생일 도서 인증 사진(p22)에 내 사진도 있어 약간 보탬이 된 듯해 다행^^

☆ 탁상달력 / 문학동네 시인선 2019년 달력

문학동네 달력은 아직 없었는데 감성 돋는 문학동네 시인선 문장들을 담고 있어 흐뭇 쓸쓸 그렇다.

벌써부터 내년 달력 풍년.

 

 

내년엔 이런저런 북클럽 활동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굿즈다 이벤트다 하며 끌려다니다 보니 내 독서 계획을 원활히 진행하기 어려운 걸 여러 번 경험하다 보니 자제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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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3 2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3 2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23 2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8-12-23 23:27   좋아요 1 | URL
지금은 카키색으로 바뀌었답니다ㅎ;
맞아요. 리커버가 자주 나오고 <골든 아워> 경우 합본으로 가격도 싼 데다 너무 빨리 나온 터라 일찍 사서 읽은 분들 손해본 느낌이실 듯.
감사합니다. 님도 편안한 밤 되세요^^

cyrus 2018-12-25 09: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강 출판사의 보르헤르트 전집 1권(소설 편, 김길웅 역)과 민음사에 나온 《이별 없는 세대》(김주연 역)을 가지고 있어요. 후자의 책은 나온 지 오래된 거라 그런지 번역체가 올드하게 느꼈어요. ^^

AgalmA 2018-12-26 01:34   좋아요 0 | URL
cyrus 님은 더 오래된 책을 가지고 계시군요. 예전 번역이라 더 올드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죠.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는 번역 수정을 해서 내니 더 나아졌을 수도 있겠지만 보르헤르트와 가장 적합한 번역이 뭘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알쓸신잡 시즌 3》

 

 

[부산 편]을 보고 : 알려짐에 대해서

유시민은 장기려 의사를 현대 한국사에서 보기 드문 성자였다고 칭송했다. 김진애는 역사에서 왜 이런 인물이 알려지지 않는 것인지 의문을 제시했고, 김영하는 한 인물이 알려지려면 대중에게 그 인물에 감정이입할 강력한 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그 주된 요소로 내면적이든 외면적이든 대립 구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상욱은 "먼 우주로부터 오는 빛의 적색 편이는 거리에 비례한다"는 이론을 내세워 허블의 법칙으로 등극한 허블 이전에 조르주 르메르트가 이미 그 이론을 펼쳤다고 말하며, 허블이 정치성과 쇼맨십이 강해 그리되었지만 진실이 알려지자 이젠 허블-르메르트의 법칙으로 수정되었다고 말했다. 즉 진실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게 더 주요하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성격이 강한 김영하는 김상욱의 의견을 끌어들여 자신의 주장을 완성한다. 허블과 르메르트의 대립 구도가 바로 이 이야기를 각인시키는 효과였다고ㅎㅎ 이번 편에서 김영하는 유시민도 이렇게 깼는데 유시민이 내세운 칸트의 정언 명령을 벤담의 공리주의로 맞섰던ㅎ 유희열이 유시민에게 돼지 국밥 먹기 전에 떡볶이 먹으면 안 되겠냐고 하자 유시민이 칸트의 정언 명령을 내세워 거부ㅋㅋ 유희열이 뒤풀이에서 이 억울함을 밝히며 김영하에게 자신을 변호해 달라고 도움 요청ㅋ 그러자 김영하는 돼지 국밥집 주인을 중요시하며 떡볶잇집 주인을 배제하는 건 옳지 않다며, 무엇을 선택하든 행복의 총량 법칙은 같다며 벤담의 공리주의로 유시민을 굴복시킴ㅋㅋ


 

 

 

 

 

 

 

 

 

다시 돌아와서... 이 방송이 나간 직후 장기려 의사가 검색 상위권에 뜨는 걸 봤다. 그분에 대한 책도 상당히 많이 출판되어 있다는 걸 이번에 확인했다. 결국 김영하가 말한 대립구도 유명설은 하나의 요소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장기려 의사같이 강력한 의지로 산 사람은 이렇게 알려지기 시작하면 흐지부지 사라지지 않는다. 역사적 인물을 보면 시대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과 의지로 뚫고 나간 이들은 후대에 대체로 주목받는다. 납득할 수 없는 인물인 히틀러조차도. 이건 우리가 카리스마적인 인물을 찾고 따르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겠다. 롤모델로 치장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대개 평범하고 나약하기 때문에. 니체나 푸코가 주목한 '힘에의 의지'가 생각되는 부분.

 

 

또 다른 경우의 수도 살펴볼 수 있다. 부산에서 시작된 '조용필'의 인기는 그 시대에 부합한 예술의 역할이었다고 할 수 있겠고, '노래방과 이태리 타월' 경우 강력한 실용성으로 유명해진 게 되겠지. '자동 때밀이 기계'는 참 애매한데... 나도 이걸 써봤지만 매우 실용적인데 왜 이게 전국적으로 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 적 있다. 이걸 쓰면 상당히 민망한 슬랩스틱 모션을 목욕탕 관객에게 보여주는 사태가 발생해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겐 비호감과 비웃음을 사는 굴욕의 도구다ㅎㅎ; 또한 여러 사람이 돌려쓰는 게 위생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부산 인근의 경상도 소규모 목욕탕은 이 기계가 여전히 인기가 있는데 서민의 필요가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고 본다. 등은 밀고 싶고 매번 낯선 타인과 협의하는 것도 불편하고 등밀이 요금까지 지불하긴 부담스러우니까. 그러고 보면 '자동 때밀이 기계'는 진정 서민적인 자구책이었던 셈. 그런 서민들을 위해 평생 헌신한 장기려 의사가 알려지지 않은 건 그 철저한 서민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자신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던. 그래서 그의 말이 계속 맴돈다.

"나의 세계는 내가 사랑하는 곳에 있다.
그것은 나의 영원한 왕국이다.
아무도 빼앗지 못한다."
ㅡ 장기려

인정 욕구로 가득한 세상에서 이런 정신으로 살 수 있었다니. 일생 자기감정에 휘둘리고 살며 모든 것과 벌이는 극복의 싸움이 아니라 평생 수행한 호혜의 의지. 그게 우릴 가장 놀라게 하는 점이 아닐까.

 

 

 

 

 

 

 

 

 

 

 

 

 

 

 

 

 

방송을 통해 물리학의 기원을 찾는 은밀한 뜻을 품었던 김상욱 박사가 루크레티우스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초판본을 영접하며 어찌나 좋아하던지ㅎㅎ

스티븐 그린블랫 『1417년, 근대의 탄생』도 꼭 읽어 보고 싶습니다.

 

 

 

 

 

 

 

 

 

 

김상욱 박사가 또 큰일 한 게 있죠. 존경하는 우리 유시민 작가가 아직까지 달 착륙 음모설을 살짝 믿고 있던 걸(믿고 싶지 않다;;; 제발 방송 컨셉이었다고 말해줘요ㅜㅜ!!!!) 차근차근 설명하며 깨우쳐 준 일! 제임스 R. 핸슨 『퍼스트 맨』이 더 빨리 나왔어야 했어ㅜㅜ!

 

 

알쓸신잡 3 최종회를 보고 박사님들이 추천한 책들을 체크해 두었습니다.

 

음악 박사 유희열(미스다 마리 『밤하늘 아래』)

건축 박사 김진애(케빈 켈리『통제불능』)

과학 박사 김상욱 (나탈리 앤지어 『원더풀 사이언스』)

잡학 박사 유시민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무엇보다 꼭 읽어 보고 싶은 책은 문학 박사 김영하 작가가 이런 책은 절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김은성 『내 어머니 이야기』(1~4부)입니다. 내년에 이 책 출간 소식이 들려오길 바랍니다^^ 

 

 

 

 

 

유시민 작가가 추천한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은 특히 반가웠죠. 얼마전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캠페인에서 제가 텀블러 인증 사진을 올리며 추천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 캠페인 참여 후 카페 가서 텀블러에 커피를 담는 걸 일상화하고 있지요^^ 알라딘에서 받은 텀블러가 좀 많습니까ㅎ;; 여러분도 함께 동참을// 

내년엔 좋은 습관을 더많이 만들어야 겠습니다.

 

 

기차에서 내리며

나는 기차에서 내리며,
동행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우리는 열여덟 시간 동안 함께 있었지......
기분 좋은 대화
여행 속에 피어나는 우애.
나는 기차를 떠나는 것이, 놔두고 가는 것이 슬펐어.
영영 이름도 모를 우연의 친구를.
내 두 눈에서, 느껴졌네, 눈물이 글썽이는 것이......
모든 이별은 하나의 죽음이라네......
그래, 모든 이별은 죽음이지.
삶이라 부르는 이 기차 속에서
우리 모두는 타인에게 우연이겠지,
그리고 마침내 내려야 할 때가 되면 우린 모두 서운해한다.

인간적인 것은 모두 내 마음을 움직인다네, 왜냐하면 나도 인간이기에.
내 마음을 움직인다네, 왜냐하면 내가 가진 건
사상이나 강령에 대한 친밀감이 아니라
진정한 인류와의 넓은 유대감이기에.

슬퍼하며 집을 나간 하녀가
향수 때문에 운다
그녀를 그다지 잘 대해 주지도 않았던 집을 그리워하며......

이 모든 것이 내 마음속에선 죽음이요 이 세계의 슬픔이다.
이 모든 것들이, 죽기에,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은 이 온 우주보다 조금 더 크다.

(1934. 7. 4)

 

 

 

 

 

"나는 <모든 인생은 당연히 해체의 과정이다>라는 피츠제럴드의 명구를 떠올리면서 이 말은 옳지 않다고, 최소한 모든 인생에 해당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피츠제럴드 자신의 인생에는 적용되는 말인지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내 인생에도(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이런 생각이 강했다)."

 

ㅡ 엠마뉘엘 카레르 『나 아닌 다른 삶』


 

 

 

 

 

● 드라마 《남자친구》

이 드라마에서 나태주 시인의 시집이 너무 티나게 ppl로 등장하지요-_-;

제가 좋았던 건 다른 부분.

5화를 보다가 tv 드라마에서 김환기 화백 작품을 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노트

 

"김환기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Where, In What From Shall We Meet Again?
)>(1970)는 1970년 제1회 한국일보 주최 한국미술대상전에 출품하여 대상을 차지한 우리 현대 미술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김광섭의 시 한 구절을 그림의 표제로 삼아 뉴욕시대 순수 추상회화의 새로운 작품세계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것이다.
뉴욕이라는 거대한 밤하늘 아래 고향의 그리운 얼굴들을 점 하나하나로 떠올리며, 마치 성좌와도 같은 무수한 작은 점들로 공간을 채우고 있다."(환기미술관 소개)

 

이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ㅡ김광섭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김환기 화백의 그림 에세이집 제목이기도 한데요.

 

 

 

 

 

 

 

작품 제작에 있어 관중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피카소나 '거장들의 작품엔 모두 강력한 노래가 있다'고 한 김환기 화백.

잊고 있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제 옛날 노트를 펼쳐보니 약 50권의 시집에 대한 메모, 습작 메모들이 빼곡했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있든 만날 것은 꼭 만나야 하나 봅니다.

내년에 우린 어떤 꿈을 만나고 이룰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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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12-16 23: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간지폭풍!!! 텀블러 배경인 하늘이 인상적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AgalmA 2018-12-16 23:53   좋아요 1 | URL
말씀하신 회색 하늘은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 [Untitled- 부제:환영(幻影)]이란 작품인데 전시회에서 받아서 잘 쓰고 있지요. 예술의 쓰임이란 이런 게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카알벨루치 2018-12-16 23:53   좋아요 1 | URL
그러네요 그냥 배경색지가 아니라 작품이었군요 아갈마님 진짜 럭셔리 자체십니다 보기 좋습니다 쉬세요~

2018-12-16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2-16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yo 2018-12-17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글은 아마 아갈마님만 되겠지?? 리스풱!

AgalmA 2018-12-17 21:13   좋아요 0 | URL
이 글이 뭐라고 그런 말씀을😅;;; tv 시청 잡담글일 뿐이잖아요;
따뜻한 말씀 감사해요^^

서니데이 2018-12-23 2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때밀이 기계, 대중목욕탕에서 본 적 있어요.
무서워서 실제로 해보지는 못했는데, 진짜로 있더라구요.^^;

AgalmA 2018-12-23 23:28   좋아요 1 | URL
ㅎㅎ 좀 웃기기도 해서 사람 많을 때 쓰긴 좀 그래요;;
 

작년 감사 인사 이후 적립된 thanks to를 살펴봤습니다.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thanks to가 제일 많아서 흐뭇합니다. 이 책의 따뜻함이 좋아서 선물하기도 했는데 역시 인기가 많아 엽서 책이 나오기도 했지요. 그래서 빨리 산 걸 후회하기도ㅎ;; 최근까지도 thanks to가 되는 걸 보면 겨울에 특히 어울리는 책이고, 너무 늦은 건 아니라고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모지스 할머니 그림 달력 걸어두고 일 년 내내 열심히 살긴 했는데 내 희망을 얼마나 실현해왔나 반성하고 있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실 테지만 thanks to를 돌아보면 저만의 기쁨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 찾지도 않을 거 같은 책에 대한 제 소감을 보고 친절히 thanks to 해주신 분들은 누굴까 하고 말이죠. 생각보다 호응이 많이 없었던 찰스 퍼니휴 『내 머릿속에 누군가 있다』, 좋은 평을 남기지 않았던 김중식 『울지도 못했다』, 가격도 비싼 편이라 일반 독자가 이런 책을 살까 싶은 『한국의 새』(thanks to 무려 두 번) 등등. mogwai 앨범 thanks to도 매우 신기했던 사례였죠. 많이 알려진 뮤지션도 아니고 책보다 더 안 팔리는 앨범이다 보니 thanks to 같은 건 전혀 기대하지 않고 리뷰를 남기고파 쓴 글이었는데 재작년인가 마이클 잭슨의 초창기 앨범 thanks to 받은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이수명, 이장욱, 정영문, 페르난두 페소아,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같은 작가들 책 thanks to는 또 다른 특별함이 있어요. 작가 마니아층이 있어서  함께 읽는다는 유대 의식이 이 thanks to에서는 더 잘 느껴진달까요. 

 


 

 

 

 

 

 

 

 

 

 

 

 

 

 

thanks to 감사 인사 글로 thanks to를 받는 일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thanks to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사를 전하려는 마음이 전달되어서겠지요.

 

 

알라딘 커피도 애용하다보니 이 thanks to도 의외로 자주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처럼 콜드브루 원액이 맘에 든 분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ㅎ;


 

서재 ttb2를 통해서도 여러 책이 판매되었는데요. 서재 ttb2는 얼마전 종료되었지요. 판매와 상관없이 제 눈이 즐겁고자 레이아웃 설정을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웹 소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체감 속에서 이곳도 소규모 공동체로 계속 이어져 가겠죠. 가끔 만나는 雪을 보듯 반가워하면서.


전해주신 마음에 일일이 화답 못해 죄송하고 무엇보다 감사합니다.

좋은 책과의 인연으로 내년에도 행복한 한해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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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일지

 

도서관에 희망 신청했던 제임스 R. 핸슨 『퍼스트맨』이 도착해 부리나케 갔다.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암스트롱의 명언과 비견 되게 나는 무서운 치과에 들어섰다;;

핸슨 박사가 이 책의 발문으로 인용한 조지프 캠벨(Noseph Campbell) 문장도 더없이 멋졌다.


📎
"여러분 자신으로 사는 게 여러분이 평생 누려야 할 특권이다."
ㅡ『삶의 기술에 관한 고찰』

핸슨 박사가 닐 암스트롱을 3년 동안 설득한 끝에 암스트롱이 인정하는 유일한 전기 작가가 된 데에는 깊은 의미가 있었다. 제임스 미치너 등 유명 작가들의 요청을 거절한 암스트롱이 핸슨 박사를 선택한 까닭은 항공우주공학과 NASA 역사를 연구해온 그가 암스트롱을 영웅으로 과장하지 않고 가장 객관적이고 학구적으로 글을 쓸 것이라 신뢰했을 거라고 옮긴이는 말한다. 암스트롱의 여러 면모를 보면 그럴 거 같다. 핸슨 박사가 이 책이 나오자 기념 사인을 부탁했을 때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자신의 책이 아니니 그럴 수 없다고 거절한 것만 봐도ㅎ;
영화에도 나왔던 헌신적인 아내 재닛과는 슬프게 헤어지고(일에만 몰두하던 암스트롱을 참지 못하고 가출...) 노년에 재혼한 여성 캐럴과 여행을 다니며 행복하게 살게 된 걸 보니 어쩐지 씁쓸하다. 인연이란 참...
퍼스트맨이 된 암스트롱에게 평생 열등감을 가졌던 아폴로 11호 조종사 올드린이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진 얘기도 참.... 암스트롱은 뛰어난 만큼 여러 사람을 본의 아니게 힘들게 한 듯^^;


※ 폰트가 작지 않았다면 700페이지 이상이 되었을 듯ㅎㄷㄷ
이 깨알 같은 역사들아! 어휴)))

 

 

 


 

● 대여 책 잊지 말기

매일 모은 적립금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90일 대여 100원인 한국 단편 소설을 샀는데 힉)))) 어느새 대여 종료가 가까워;;
부랴부랴 읽기 시작~~~

노골적인 제목이 재밌기도 하고 그리 먼 옛날도 아닌데 표현이 예스러우면서 정겹다.


📎
"원수같이 지글지글 타 내리는 여름 태양"
"어느 결엔지 가는 비가 보실보실 뿌리기 시작하였다."
"가제나 덕실덕실 끓는 식구 틈에 끼여서 하룻밤의 폐를 끼쳤다."
ㅡ 이효석 <도시와 유령>


의성어, 의태어 많이 쓰는 묘사는 한국 문학 특징 같기도...

나도향 <뽕>은 지금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면 철저한 여성 착취와 폭력의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
이상 작품은 한자 표현 때문에 늘 골치. <봉별기>는 기생 금홍과의 관계를 담은 에세이 소설이라 할 수 있고, <종생기>는 지식인의 스노비즘을 비판하는 역시나 에세이적인 단편. 그러나 외래어와 한문 가득한 이상 글 역시 엘리트의식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읽은 단편 중에서는 채만식 「얼어 죽은 모나리자」가 가장 좋았다. 흡사 너대니얼 호손이나 헨리 제임스 같은 심리 소설 같다. 채만식 작가의 의외의 면모를 알게 됐다.

 

 

 

 

 

 

 

 

 

● 내가 산 책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는 책을 사는구나ㅋㅋ
오늘은 올겨울 첫눈 오는 날~ 어김없이 책이 도착했다ㅎㅎ;;
 

 

알라딘 콜드브루 한 달 동안 벌써 3병째ㅋㅋ 아니, 이거 무슨 마약 커피인가ㅋㅋ 이번엔 사은품으로 받은 게 아니라 상품으로 구매. 피너츠 일력을 챙겨야 했으므로ㅎ; 내년엔 달력이 몇 개나 될까나 벌써부터 걱정이;
최근에 알라딘 몰별 적립금과 할인 쿠폰 시스템이 약간 바뀌었다. ebook 구매 시에는 월별 쿠폰을 쓸 수 없었는데 이번 조정으로 종이책과 함께 사면 할인 적용 받을 수 있었다.

 

 

 

연말이라 책 고르기에 더 신중을 기하고 있다. 최근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총 5권) 완독을 위해 한 권 한 권 읽다 보니 스티븐 핑커 생각도 난 김에 묵은 숙제 같은 『빈 서판』완독을 결심했다. 핑커 책 대부분이 벽돌책인데ㅜㅜ 『빈 서판』도 900페이지 분량이라 완독이 쉽지 않았다. 올해 ebook 읽기를 가열차게 진행해온 바 대미를 장식해줄 책이 아닐까 기대ㅎㅎ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수전 팔루디 『백래시』, 도스토옙스키 5대 장편 소설 완독도 ebook 도움이 컸다. 『빈 서판』책값이 3만 원이 넘는데 종이책과 ebook 가격 차가 4천 원밖에 안 나는 건 좀... 격한 적립금 행사에 쿠폰 먹여 사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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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런드 러셀은 이렇게 썼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확신의 구름에 둘러싸인 채 살아간다. 그 구름은 여름날의 파리 떼처럼 그를 따라 이동한다.” 오늘날 지식인들의 경우 그 확신의 많은 부분이 심리학 그리고 사회적 관계와 관련되어 있다. 나는 그 확신들을 ‘빈 서판’이라 지칭하고자 한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은 어떤 고유한 구조와도 무관하며, 사회나 그 자신이 그 위에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새겨 넣을 수 있다는 개념이다."
- 『빈 서판』 중에서



존 버거 『다른 방식으로 보기』
존 버거 책 중 인용이 잘 되는 책인데 버거 책 중 가장 자주 보게 되지 않을까 싶어 휴대 편한 ebook으로 장만~

 

소스타인 베블런 『자본의 본성에 관하여』
읽어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유한계급론』도 언젠간 읽어야...아, 끝도 없다 진짜😩

기욤 니끌루 『잭 몽골리』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에서 알게 된 후 이 책이 읽고 싶었다. 동네 도서관에 없고 책값도 싸길래 구매.
시작은 어째 『모비 딕』 흉내 낸 듯한;
어떤 작품의 특징이 아무리 좋아도 되도록 가져다 쓰지 않는 게 좋다. 문장과 문체는 더욱. 습작기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첫인상이 아류로 박히면 걷어내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작가들의 독서는 대차 대조로 비슷한 걸 골라내는 작업이기도 하지. 때론 동질성에서 기쁨을 느끼고 빙의하고 싶어 하기도 하고.
 

 

 

 

 

 

 

 

 

 

올해 읽은 최고의 책은 벌써 정해진 상태.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를 능가할 책을 찾긴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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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8-11-24 2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퍼스트맨 영화 재미없다고 툴툴거리시는 분들을 봤는데 책소개를 먼저받으니, 다르게 느껴지는걸요

AgalmA 2018-11-26 14:17   좋아요 1 | URL
저는 영화를 엄청 좋게 봤는데요. 우주 탐사 얘기니까 스펙타클한 걸 기대하신 분이라면 좀 지루하셨을 수도 있죠. <그래비티>도 그래서 호불호가 심했죠.
핸슨 박사 책이 단순한 평전이 아니라서 훨씬 맘에 들더군요.

겨울호랑이 2018-11-25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AgalmA 선정 올해의 책 선정에 2018년 남은 기간은 별 의미가 없겠군요. 그러다 반전이 생긴다면 재밌을 것 같네요^^:)

AgalmA 2018-11-26 14:19   좋아요 2 | URL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가 5권이나 되는데 많은 분야를 아우르는 이 범위를 이기기 불가능할 텐데요ㅎㅎ;
스티븐 핑커 <빈 서판>이 좀 유력할까 싶어도 어벤져스급 베스트 오브 엣지의 범위권이라는 한계가^^;
 

● 내가 산 책

 

(크기 비교)

 

(두께 비교)

 

 

☆소설☆ 

문학동네 책은 대체로 블루블루 하다.


★ 주나 반스 『나이트우드』
- 사은품: 나이트우드 홀로그램

★ 앙리 드 몽테를랑 『소년들』
- 문학동네가 국내에서 퀴어 문학을 가장 적극적으로 출판하는데 그에 부응해 나도 신나게 구매~
세계문학전집 구매 시 독서노트를 주는데 블루만 갖고 있어서 이번에 바이올렛도 장만~

 


 

★ 조지 손더스 『바르도의 링컨』(2017 맨부커상)
- 2014년 맨부커상을 받았던 리처드 플래너건의 소설 『먼 북으로 가는 좁은 길』, 『굴드의 물고기 책』을 좋게 읽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읽어 보고 싶었다.
사은품: 무민 키링, 맨부커 엽서세트(10장)

 

페르난두 페소아 키링 받기 위해 문학 4만 원 채우느라 고심 난 페소아 마니아니까 이런 고생쯤이야! 문학동네 책 잔뜩 사니 <제발트를 따라, 읽기> 소책자가 왔네! 벗에게 이거 주려고 복사했었는데 새 걸 줄 수 있겠어!

 

 

 

요즘 버릇은 만나는 사람(물론 친한 사람)에게 "책 살 거 없어?" 그리하여 한 사람 걸려듦ㅋㅋ
내게 마술을 배워보지 않겠냐고 늘 권유하는, 그래서 나는 책 읽기도 바쁘다고 응수하는, 마술 공부하는 지인이 신청한 책
★ 피터 래빗 & 마술사 최현우 『이제 내가 행복해지는 마술을 할 거야』
- 사은품 : 넥서스 books 캘린더
마술 비법이라도 있나 기대했을 거 같은데 자기 계발서 ㅎㄷㄷ;;;; 어떡해;;;
내가 더불어 주는 알라딘 양말(양말과 6펜스)과 2019 캘린더(적립금 500원 차감)가 심심한 위로가 되기를~ 책값도 깎아줬는데ㅋㅋ 이거 수지 타산이 맞는 거야???

 

 

 

 

 

 

 

 


 

 

 

 

 

 

 

 

 

 

 

 

 

 

 

 

 

 

● 굿즈 대자랑

 

2018 알라딘 구매 기록을 봤는데 우리 동네 상위 0.7%, 내 나이대 구매자 상위 1%
그럼에도 올해는 알라딘 책 구매가 줄었다네ㅋ
책 사는 게 줄은 게 아니라 책을 알라딘에서만 사는 게 아니라는 게 함정
서점마다 굿즈 전쟁이 장난 아니라 굿즈 탈환 병사 바쁘다
그럼에도 알라딘, 나 칭찬받을만하지 아니한가요~호~효효
오늘도 심슨 다이어리를 갖기 위해 급주문ㅋ

매달 사는 책의 50%는 읽자는 게 최대 목표;;;
현재 한 30% 소화 중(쿨럭;;;)
도서관, 전자도서관 책 보기도 바빠서
작년보다 독서 범위가 더 넓어진 건 아주 뿌듯~

 

 

이참에 굿즈 모음

 

 

 

 

 

 

 

 

 

 

 

 

 

 

 

노트와 다이어리를 제일 많이 빠트렸네요; 예쁜 파랑 도라에몽 다이어리가 빠지다니;
싱크대에서 설거지 안한 비틀스 블랙 머그도 발견-_-;
책상에서는 배트맨 휴대폰 거치대도 발견*.*;
요즘 안 들고 다니던 노랑 피크닉 가방도 발견;;;

옷장에서는 본투리드 티셔츠 발견!
아차, 모비딕 실내화는 사무실에😣❗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세트 가랜드 틴케이스는 어디 가 있는 건지🔎;;;
식기류는 깨먹은 게 많고ㅜㅜ;(앨리스 쿠키 트레이가 제일 뼈아픔)
선물 준 것도 꽤 있는 와중에
이 정도
다시 하고 싶지 않은 정리⛄;;

 

 

 

 

 

 

 

 

 

 

 

 

 

 

 

 

 

 

 

굿즈 탐닉만 하고 있진 않아요. 책도 읽습니다-,.-;;

 

 

● 가을엔 철학, 숲속엔 그네

 

"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을 생각해 보자.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서구 철학사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실용주의인 신실용주의를 제창한 철학자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가 한 유명한 말을 빌리자면 두 사람의 사상은 ‘언어론적 전환linguistic turn’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적인 발상에서는 ‘의식’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되었고, 언어는 말하자면 부차적인 역할에 불과했다. 하지만 소쉬르와 비트겐슈타인은 ‘언어’를 인간 이해의 중심으로 생각함으로써 근대의 발상을 뛰어넘었다. 언어론적 전환이라는 개념을 통해 두 사람은 현대사상의 개척자가 되었던 것이다."

"베버는 기본적으로 “왜 서양에서 합리적인 문화가 발생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일상에서 워낙 다양하게 쓰여서 의미가 그리 명확하지는 않다. 베버는 그것을 ‘세계를 마술에서 해방(탈주술화)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에게 합리화란 미신과 신화, 편견 등을 몰아내고 세계가 ‘예측에 따라 의도한 대로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합리주의의 대표로는 제일 먼저 근대과학을 꼽을 수 있다. 근대의 관료제 국가와 자본주의경제도 합리주의에 속한다. 이렇게 보면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근대 합리주의론 안에서 이해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베버는 왜 서양에서 근대적인 합리주의가 성립되었는지를 다시 물었던 것이다."

 

- 오카모토 유이치로 『 현대 철학 로드맵 』(arte)

 

 

자체에 다양한 가변성과 불완전성을 내포한 언어와 무의식의 지배를 받으며 그것의 끊임없는 구조화 작업 속에 있는 인간을 '합리적'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러셀이나 초기 비트겐슈타인 같은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수학이나 논리학 같은 학문과 자연과학처럼 실증 가능한 학문만을 진정한 지식이라 여기고 논리적이지도 실증적이지도 않은 형이상학을 비판했다." 비트겐슈타인은 그 초기에 《논리 철학 논고》를 남기고 "철학의 모든 문제를 원리적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했다. 전기의 사상에 대한 자기비판으로 남긴 후기 저작 《철학적 탐구》는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시점에서 수학자 김민형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인플루엔셜)의 이 대목이 떠오른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앞에서 ‘수학을 논리적인 풀이 과정’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어쩌면 그게 수학에 대한 편견일 수 있다는 겁니다.  철학자들, 특히 버트런드 러셀 Bertrand Russell 학파의 전통을 이어받은 학자들 가운데 ‘수학은 논리학이다’라는 관점을 굉장히 강하게 표명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학이 논리학이라는 관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완전히 틀렸습니다.  첫째, ‘수학은 논리학만은 아니다’라는 사실입니다. 논리라는 건 어떤 실체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논리만으로 실체를 만들 수 없습니다. 순전히 논리적인 개념으로부터 수학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은 그릇된 관점입니다. 논리적이지 않은 수학도 있거든요.  수학을 논리로 정리하기 전까지 많은 단계가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사례, 구체적인 사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논리가 필요한 것이지, 처음부터 논리에서 수학을 만들어가는 게 아니라는 반론을 할 수 있죠.  두 번째 측면은 무엇인가요?  둘째, 수학만이 논리를 사용하는 학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안팎이 답답하다. 어느 숲속이든 그네가 있어야 한다는 게 오늘 내 답이다. 경직된 우리를 띄워줄 사물. 박그네 때문에 그네가 오염됐어. 박근혜가 박그네로 불리기 시작할 때 난 이 점이 정말 싫었다. 그네에 불쾌한 기의가 하나 더 붙는 게. 하긴 박근혜 때문에 가치가 곤두박질한 언어가 한 둘인가... 언어는 늘 이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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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11-17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잔치 집이네요. 재밌게 봤어요. 저는 해마다 머그잔은 받은 것 같아요. 달력도 몇 번은.
아마도 연말에 책 주문하면 딸려 오는 것으로 받은 게 아닌가 싶어요. 제 기억력이 맞다면요...요즘은 제 기억력을 믿을 수 없지만...

뿌듯하실 것 같습니다. 저도 이달과 12월엔 질러 보려고 책을 장바구니에 담아 두려고 합니다. 보관함도 살펴봐야 하고요.
좋은 주말 되시길...

AgalmA 2018-11-17 17:59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달력을 사진에 하나도 넣지 못했어요ㅎ;;
굿즈 때문에 책읽기에 더 시달리는 것도 같아요ㅎ;;
연말 마무리 계획에 우리 모두 바쁠 듯^^

syo 2018-11-17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엄청나다...... 나는 안 가지고 있는데도 보고만 있어도 뭔가 든든해지는 장관이네요 ㅎㅎㅎㅎ

AgalmA 2018-11-17 19:04   좋아요 0 | URL
ㅎㅎ 알라딘 때문에 굿즈 모으는 재미와 흐뭇하게 바라보고 쓰는 재미로 책을 사고 읽는 이상한 습관이 생겨 버렸어요;;;

북프리쿠키 2018-11-17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서점 차리셔도 되겠어요 아갈마님~ 자랑하실만 합니다^^

AgalmA 2018-11-21 12:54   좋아요 1 | URL
다들 굿즈 엄청 사실 거 같은데 제가 요란한 건지도요ㅎㅎ;
그리고 서점을 차리면 <오늘 저도 문 닫았습니다> 책을 내야 할 지도요ㅎ;;;

꼬마요정 2018-11-18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합니다. 뭔가 배가 부른 느낌이에요^^

전 컵을 좋아해서 컵을 눈여겨 보게 되네요 ㅎㅎ 컵은 저도 제법 있는데, 이번에 한 개 깨먹었어요ㅠㅠㅠㅠ

AgalmA 2018-11-21 12:55   좋아요 0 | URL
그릇은 정말 부피를 차지하는 게 이젠 감당하기 어려워서 어지간하면 안 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ㅎ;;; 그나마 자주 깨지면 다행이고요ㄱ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