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장르의 B급 문화 - 길들여지길 거부하는 자들을 위한 불온성 마니에르 드 부아 Maniere de voir 시리즈 2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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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인지 세상 때문인지 대체로 다 문제로 거론되지만, 내가 좋아하는 문화, 장르는 대부분 주류 문화가 아닌 B급 문화였다. 이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꼭 읽어야 해! 했다. 내 원한을 풀어다오~ 왜 공포나 호러는 B급 장르로 분류하는가. 밥은 먹지만 화장실은 안 가는 것 마냥. 평생 낯선 사람은 안 만나는 사람인 양. 

이참에 제목 때문에 읽게 되는 책 리스트를 만들어볼까 하기도 했다. 헤르타 뮐러 <우리는 이 세상의 거대한 꿩이다> 같은 제목, 정말 멋지잖은가( <숨그네> 만큼 숨 조이듯하지 않아 약간 아쉬웠다).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은 제목과 내용, 명성이 발전기처럼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양상?
장강명 <한국이 싫어서>는 최근 한국에서 가장 히트한 제목 아닐까 싶다. 곧 10쇄 돌파한다고 들었다.

좋은 제목이라기 보다 직관적으로 주제를 강조한 제목 <나쁜 장르의 B급 문화> 정식 리뷰와 페이퍼 중 어떤 식으로 쓸지 가닥이 잡히지 않아 고심 중이다. 이 글을 수정하든 차후 2차로 또 올리든 할 생각이다.
주말에 읽거나 소개하기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 심심풀이 삼아 이 글을 썼다.... 언제나 매사 심각할 수는 없잖은가-_-)

책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기고된 칼럼 편집 판이라 해야 할 텐데, 각각의 질과 양 편차가 들쭉날쭉해서 별 하나를 뺐다. 하지만 대중문화에 대해 심도 있으면서 쉽고 다양한 관점을 바라던 독자에게는 좋은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흔히 문화에 대해 말할 때 이데올로기와 패러다임 등이 성격 나쁜 문지기처럼 서 있는 어렵고 힘든 책이 아니다(그 특성상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잡지를 읽는 듯한 편집이라 고성이 오가고 자아비판을 요구하는 비평글 같지 않아 좋다. 책 제목이 내포한 키치적 재미와 지식이 가득하다. 평소 대중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고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한 나도 몰랐던 혹은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을 점검할 수 있었다. 
글렌 굴드는 모차르트를 싫어했는데, 모차르트는 청소년기보다 더 무능한 작곡을 하다 죽은 거라고 말하는 인터뷰는 거의 개그 같다ㅎㅎ (3부-길들여지지 않은 음악에서 만날 수 있다.)

대중문화 지식을 얕지 않으면서 넓고 빠르게 갖추고 싶다면 이 책을 참고해 보라. 5~6시간이면 수료 가능.

<르몽드 디플로마크>는 한국판 웹페이지도 있다. 신문처럼 매일 훑어봐도 좋을 것이다.
 ▒ www.ilemonde.com/








GTA(자동차 대탈취 게임)는 타자와의 동일시가 죄의식으로 인한 고통이 아닌 쾌락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대개 진보주의 정치는 추상적인 타자의 이름으로, 추상적인 타자의 이익을 위해 전개된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주의자는 진보 정치가 다른 누군가의 운명을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감수하는 희생 정도로 여긴다(반대로 진보정치의 수혜자는 진보정치를 다른 누군가에 의해 강요되는 무엇으로 생각한다). 본래 타자는 이질적이며 불가해한 존재로, 동정이나 무시의 태도로 항상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하는 대상이다. 역할수행게임은 타자와 나 사이의 간극을 뛰어넘으려는 대중의 욕망, 타자를 `다른 누군가`가 아닌 문자 그대로 나와 동일시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려는 욕망의 표현이다. -p84

1부-스크린 위의 환상
스티브 던컨(뉴욕대 갤러틴 스쿨의 미디어 문화 역사정치학 부교수) <당신은 진보인가? 그럼 비디오게임을 즐겨라>

에르제가 창조해 낸 용감한 어린이 탐방기자 탱탱은 전 세계에서 1억 5천만 부가 팔리며 정상에 올랐다. 드골장군은 앙드레 말로에게 "세계에서 나의 유일한 진짜 경쟁자는 탱탱"(앙드레 말로, <우리가 쓰러트리는 떡갈나무>)이라고 털어놓았을 정도였다. -p121

2부-심심풀이용 대중문화
필립 비들리에(역사가) <뉴욕,거품의 도시>

<레 미제라블>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 곧 이 작품을 하나의 대표적 유형으로 만든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위대한 선구자라 할 수 있는 <파리의 미스터리>(1842. 6. 19~1843. 10. 15까지 <르 주르날 드 데바>지에 연재된 우젠느 수(Eugene Sue)의 장편소설)가 있다. 연재소설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개척했을 뿐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하나의 주제를 설정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p131

2부-심심풀이용 대중문화
에블린 피에예(<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자) <대중소설이 영속성을 띠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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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8-22 16: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은 사이트 추천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이 붙이면 색지값도 솔찬히 나갈듯 싶습니다^^

AgalmA 2015-08-22 16:22   좋아요 2 | URL
다이제스터 글제목답게 북 다이제스터님 출동ㅎ~
네, 인덱스 스티커도 늘 책과 함께 있어야 해서 필수 구비상품^^; 필기구, 독서일지, 메모장 기타 등등 책은 부수적인 것도 너무 많이 필요한 애물단지 같아요;

북다이제스터 2015-08-22 16:54   좋아요 1 | URL
제가 책을 대충 띄엄띄엄 읽는 나쁜 버릇이 있어서, 고치려고 `밥 먹듯이 잘 소화` 하잔 의미로 닉네임 졌습니다. ㅎㅎ그리고 보니 평소 궁금한건데 agalma 의미 여쭤봐도 될런지요?^^

AgalmA 2015-08-22 19:12   좋아요 4 | URL
닉넴을 너무 거창한 걸 쓴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Agalma는 고대 그리스어로 문자 그대로는 성전 제물(장식품, 선물, 동상 등)을 의미하는데, `그 자체로 마음을 기쁘게 하는 존재`라는 뜻으로 해석해 작품에 자주 쓰이더군요.

처음 이 단어를 접했을 때의 생각은, 세상에 태어난 모든 존재는 Agalma가 아닌가 였습니다. 저는 그 중 하나인 Agalma이고요.

2015-08-22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2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2 2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2 2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2 2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22 2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5-08-22 21: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자가 많은 책이 겉으로만 보면 뭔가 괜찮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읽어보면 실망하는 독자도 있겠어요. 책에 나오는 B급 문화의 사례를 모르면 글을 쉽게 이해하기가 힘들겠고요. 그런데 이 책의 역자는 에르제 만화의 주인공을 ‘탱탱’이라고 썼군요. 원작표기를 따른다면 ‘땅땅’으로 쓰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틴틴’이 더 정감이 가요. 영어권 나라에서는 ‘틴틴’으로 불러요. ‘탱탱’으로도 불리긴 한데, 롯데 자이언츠의 ‘탱탱’볼이 자꾸 생각나서 별로예요. ‘땅땅’도 마음에 들지 않아요. ‘땅땅’치킨이 먹고 싶어져요.

AgalmA 2015-08-22 22:43   좋아요 2 | URL
저도 이렇게 많은 저자일 줄 몰랐어요ㅎ;; 30여 명이 넘는 필진이 나오니;...
B급 문화 사례를 글 자체가 말해 주고 있어서 따로 개념을 공부하고 들어가진 않아도 돼서 오히려 편할 듯. 게임, 만화, 할리퀸 소설(연애소설), 판타지, 공상과학, 인디음악, 랩과 테크노 등등 아, 이런 걸 b급 문화라고 하는 구나 읽으면서 저절로 알게 될테니 말이죠 :)
필진도 많고 다양한 대중문화를 다루다 보니 누구든 한 두 가지 관심사는 만나게 되죠^^ 이 책에서 라틴 근대 문화 다루던 칼럼은 오, 정말 <불한당들의 세계사> 인가! 박진감 넘치면서 새로웠어요.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해석하는 부분도 멋져서 다음 리뷰에 소개해 볼까 싶기도 하고...
대중문화 공부 초심자고 너무 큰 기대 아니라면 재미난 내용 건질 게 많은 책입니다. 음악 얘기가 많아 제겐 더 좋았고^-^

근데 탱탱-땅땅-틴틴~ cyrus님 댓글로 한바탕 랩을 하고 가신 기분ㅎ;;

[그장소] 2015-09-18 14:54   좋아요 1 | URL
우화핫~^^이 와중에 그..팅팅..탕탕~틴틴!하는데,
전왜..비비총 연상이나 하고 앉았을까요?!^^;

[그장소] 2015-09-17 0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제로 책에 저렇게 인덱스를 하는군요??어마무지...ㅎㅎ
저는 그냥 써요..ㅎㅎㅎ(원시인)..노트에 옮겨 적죠...기억하기쉽기도하고...

AgalmA 2015-09-17 11:24   좋아요 1 | URL
ㅎㅎ 인덱스로 저렇게 표시해놓고 저도 노트에 옮겨요^^; 책 중간중간에 필기를 하다보면 읽기 흐름이 느려져서 저렇게 표시해놓고 나중에 한꺼번에 필기하면서 다시 복습하는 거죠. 가끔 양이 너무 많으면 독서가 정말 싫어져요ㅠㅠ 읽는 걸로 끝나지 않는 독서... 요즘은 알라딘에 리뷰도 쓰고 하니 더 개미지옥ㅋ;;

[그장소] 2015-09-17 14:57   좋아요 0 | URL
그렇게 열심인 Agalma님...저는 저런 텍스트자료를 삼을 만한 책은 거의 보지않는지라..존경스럽다고나..할까요.또 읽는다 해도 님처럼 쓰는 .읽는 ..방식이나 생각부터가 좀 틀자체가 다른...면이 있어서..그점이 우리가 유일하게 닿게 하는 점일거라고 봐요..같은걸두고 보면 질투심나서 못볼듯^^♥

AgalmA 2015-09-18 12:53   좋아요 1 | URL
같은 걸 다르게 보는 것도 질투심 나지 않나요ㅎㅎ;
읽으며 생각하며 고군분투하는 모두를 존경합니다.

[그장소] 2015-09-18 13: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질투를 할 선상 너머에 있다고 생각하면 ..제가 감히 넘보지 못하는 세계 쪽..말예요.그럼 동경이나 존경으로 가죠..질투는 레벨이 비슷해야 하는 거라고 보고요..Agalma님은 저와 다른 급에 계시다고 생각해요. 오를 나무가 아닌 것..이라면 체념이 너무 빠른가요?!^^ 그치만 욕심난다고 다 가질수 없듯 그 대로 지켜놓고 싶은 선이 있잖아요.무너 뜨리고 싶지않은...그런 것..이라면 이해가 좀 가실지..모르겠어요.분야가 다르다..하고 아예 저 자신의 세계와는 분리해 봅니다.그냥 동경속에 계시는게 좋아요.그렇게 봐야 할 사람들이..그래야 지켜지는 관계도 엄연히 있다고 저는 여겨요.무리는 살면서 해보잖아요..그간 살며. 수없이 해본 일들이 무리라면..그 덕에 얻은 일종의 팁 ㅡ으로..거기 그냥 둬야 할 것은 무리 말고 그대로 두고 보라..입니다..내 가 보고 싶은 세상과 공존할 방법인 셈이죠..질투라니..당치않음^^

AgalmA 2015-09-18 14:07   좋아요 1 | URL
급이 다르다는 말은 당치 않으시고요; 그장소님 생각의 고리들 해독하는 것도 어려울 때 많다고요!
어려서부터 늘 제가 ˝어렵다˝는 얘길 들어왔어요. 대하기 어렵다는 관계적인 데서부터(가족에게서도;), 말하는 게 어렵다는 것 등등... 사람들과 참 섞이기가 힘들었어요. 여긴 그래도 좀 나을까 싶어서 비비적 끼어앉아 보려 했죠ㅎ;
여전히 저는 소통에 문제점이 있는 인간인가 그러네요...생각을 전달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죽을 때까지 아마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그장소님 비롯해 많은 분들이 이해해주시려는 마음 감사히 생각합니다.

[그장소] 2015-09-18 14:50   좋아요 1 | URL
아하하^^그건 저와 비슷하시네요.저도 늘 감당할만한 사람이 아니란 얘길 듣곤해서..저으기 공감!!그치만 소통에 아주 소질없는것이 아니라 Agalma님이 세상에 제대로 주고픈 것과 받아들이는 자들의 이해에는 다소 주관적 인 오해가 항상 끼어들기 마련이라..자신이 듣고 싶어하고..보고싶은 것만 취하길 원한다는 면에서..그 오해의 오류 자체를 그냥 즐겁게 이해하면 좀 쉽지않을까..ㅎㅎㅎ그렇다고 상처안받게 되거나 하진 않지만요..이기는 데 내성은 좀 더 강해지는 듯..상관없음으로 내 길에 나만..무쏘뿔처럼..그럼 된다고..지금처럼..^^ 잘하고 계시다고 저는 봅니다.저는 좀 더 강해야겠구나 하는걸 Agalma님 보면서 배우니까요...겨우 비비적 끼어 ㅡ라고 하시면..님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소통 잘 하고 있다 여기는 분들이 상처받을겁니다.ㅎㅎ인기인모드도 가끔은 장착하셔요!!그 정도 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AgalmA 2015-09-18 15:57   좋아요 1 | URL
인기요? 따 안 당하면 다행이라고 생각중인데요! 물론 아! 하면 어! 하고 손뼉 마주쳐주시는 이웃분들도 계시죠. 그장소님처럼^^ 제가 얼마나 감사해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독서의 외로움 만큼 그 내용의 소통에 대한 외로움도 담보된다 생각해요....저자들도 그런 남모를 사명감과 외로움 속에 썼듯이...

[그장소] 2015-09-1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Agalma님처럼 분석학적 글의 깊이로 가면 스스로도 외롭고 고단한 길이 됨을 ..그럼에도 많이들 호응에 까지 갈 수있게하는 것 역시 자신의 능력이라..봅니다.
많은 분들이 응원하실테니..걱정마시길!! ^^ 그럼요!^^

AgalmA 2015-09-18 17:32   좋아요 1 | URL
˝사람은 적극적 의지(`...를 하자`)에 의해 진리에 도달하지 않는다. 진리는 항상 어쩔 수 없이 사유하게 됨의 결과로서 획득된다˝ - 질 들뢰즈가 프루스트를 분석한 것을 고쿠분 고이치로가 다시 풀어서 인용한 문장. 질 들뢰즈는 이 사유의 힌트를 또 어디서 얻었을까요? 칸트? 라이프니츠? 갈수록 골짜기~_~...

[그장소] 2015-09-18 18:20   좋아요 1 | URL
아 하하~ 그 늪을 재려고 늪에 들어가겠냐..시면 오!
정중히 사양 하렵니다. 오늘도 내일도 진리는 찾는다고 다 찾아지는 보물찾기 랄 수도 없으니..자신이 원하는 답을 강구코자 하는 이에게 뵐 ..그런 것이라고만 정의 해 놓고..저는 무식(밥을 먹어?!=죽음)의 골짜기를 사정없이 헤매렵니다.
지팡이하나없이...ㅎㅎㅎ
 

어디로든 떠나고 싶었고, 이번에도 별 수 없이 책 동굴로 갔다. 이 책은 지금의 내 곤궁과 우리 모두의 문제점을 예언한 듯한 문장이 쾅쾅 박혀 있었다. 제대로 찾아왔네. 그래, 우린 인간이었지.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는 명백한 것조차 못 볼 수 있으며, 자신이 못 본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p38)
*이 책은 자신의 잘못보다 타인의 잘못을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다.(p46)


내 공감은 대니얼 카너먼이 명시한 ˝휴리스틱˝(유사성과 고정관념에 기초한 추론적 판단)이기도 했다. 유레카eureka와 어원이 같다.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묶어 `행동경제학` 이론을 만든 창시자이다.


이 이론에서는 우리 생각의 `시스템1(자동적 시스템)`, `시스템2(의도적 시스템)`를 이해하는 것이 관건이다.
시스템1, 2를 처음 제시한 사람은 키스 스타노비치 & 리처드 웨스트다.
시스템1은 `자동 반응(인상, 직관, 충동, 느낌)`, 시스템2는 `의도적인 의지와 통제력`을 뜻한다.
시스템1은 그 특성상 `편향`을 발생시키고, 시각적 착각과 인지적 착각을 끊임없이 만든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시스템1에 지배받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생각하기`라는 시스템2가 중요해진다.

ex) 시각적 착각-뮐러리어의 도형: 똑같은 길이의 직선인데도 화살표 방향으로 두 직선을 다르게 보는 착각에 빠진다.
ㅡ 대니얼 카너먼은 인상의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착각 패턴을 인식하고 이 지식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스템1의 파워는 ˝점화효과(시각적으로 먼저 제시된 단어가 나중에 제시된 단어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현상)˝에서 알 수 있다. 바나나ㅡ구토를 나란히 볼 시 바나나가 구토를 유발하는 시나리오가 떠오르면서 두 단어 사이에 `연상적 활성화` 과정이 일어난다. 이 정신활동의 특징은 ˝정합성˝이라 부르는데, ˝각 요소가 모두 연결된 상태로 다른 요소들을 지지하고 강화한다.˝(p77)
단어, 사건ㅡ>기억 과정(인과관계를 엮어 개연성을 만듬)ㅡ>감정유발ㅡ>자기 생각 강화는 순식간에 그리고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이렇듯 우리는 쉽사리 점화되고 포탄이 되어 날아간다. 참담하다.


*시스템1은 파편적인 지식들을 마음대로 연결하는 일관된 인과관계를 가진 이야기를 찾아내는 데 능숙하다.(p114)

ex)복잡한 뉴욕 거리에서 멋진 광경들을 둘러보며 하루를 보낸 제인은 지갑이 없어졌다는 걸 깨달았다.
ㅡ 이 짧은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위 문장에 있는 ˝광경들˝ 보다 이 문장에 없는 ˝소매치기˝를 더많이 떠올린다. `지갑, 뉴욕, 복잡한 거리`라는 연상으로 이런 정합적 해석을 하는 것이다.


시스템2도 문제점이 있는데, 정신의 과부하가 걸리면 가장 중요한 활동만 보호하기 때문에 다른 것엔 주의력이 미약해진다. `투명 고릴라 실험`처럼 어느 것에 집중하면 고릴라가 지나가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A: 이 실험에 약간 이의 제기합니다/ 슈퍼모델이나 인기연예인이면 좀 다르지 않을 지?


*`인지적으로 바쁜congnitively busy` 사람들은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섹시한 언어를 사용하고, 사회생활을 하며 피상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p62)
*자아고갈ego depletion : 어려운 인지작업 후 자아가 고갈된 사람들은 포기하려는 충동에 훨씬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p64)
*자제력 고갈은 갈등을 유발하고 자연적 경향을 억누른다ㅡ 행동양상: 음식 섭취 거부, 충동구매로 인한 과소비, 자극에 과도한 반응, 인지과제와 논리적 의사결정 해결 능력 저하(p65)

포도당 섭취로 이 고갈 사태를 좀 개선하고자 수박을 열심히 퍼먹고 있다-.,-)🍉...여러분들도 배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이 글을 봤으면 좋겠다. 피로하면 긍정적인 수용이 어려우니까! .....우울하니 개그에도 힘이 없군...


시스템2의 제일 큰 문제점은 우리가 `필요 이상 노력하기를 꺼리는 게으름뱅이`라는 거다;;; 스티븐 핑커 책 제목<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원용하면 `우리 본성의 심각한 게으름(지적 나태)`이 되겠다-_-...
키스 스타노비치는 <합리성과 반성적 마음>에서 합리성은 지능과 구분되며, ˝피상적 내지는 게으른 사고는 반성적 마음의 결함이자 합리성의 실패˝(p75)라고 말한다.


시스템2는 또 해결책을 찾는다. ˝플로리다 효과˝를 사용하는 것이다. 미소를 지으면 즐거워지듯이 화해를 생각한다면 화해의 노력을 하면 된다. ˝감정과 상관없이 침착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라˝(p83)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가 되겠지. 긍정의 제스춰... 말보다 더 어려운 지도 몰라...
그런데 ˝돈˝이라는 검은 잉크가 떨어지면 이 상황은 삽시간에 개인주의로 바뀐다. ˝돈˝의 자리에 다른 것들을 대체하면 또 많은 걸 양산할 것이다. 애국, 종교, 권력, 암투....그래서 세상이 이 지경.

시스템 2가 시스템1을 옹호하고 승인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함을 다시 확인한다.



(- 여기까지 독서 중반 상황)




(시스템 1과 2의 핵융합 후 A 헛소리 1)
내 시스템 1과 2. 그래. 그게 나지. 우리지.
현재 난 자아고갈 상태.
요즘의 난 [바보되기 기네스] 한 1749번째 정도 되지 않을까. 참 애매한 순위권이야....


나 때문에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한 사람들이여,
저기 위에 ˝플로리다 효과˝ 말씀드렸죠?
웃으세요. 많이 주무시고. 사랑하고....인생 짧잖아요.


아, 플로리다 가고 싶네.......미쿡 어디 쯤이야...아, 여권 만기 시효 지났. 돈도 없.
당신이 먼저 가라, 플로리다🌴



(헛소리 차림새와 무대연출과 공연)
무단결근, 스케줄 계속 펑크.
사장님은 안절부절
세수를 안 했는데 불편해하는 사람이 없다. 이거 편한데?
(((사는 게 불가피한 슬랩스틱)))
웃기고 재미나다~ Yo!



(헛소리 뒤풀이1)
집엔 밥이 있는데, 사무실엔 밥이 없다.
그래서 밥 먹는 거 대신 써봤다.
후회되면 이따 지우지 뭐~
어렵다와 나쁘다는 다른 개념이다.
쉽다와 좋다가 같은 게 아니듯.
그런데 난 지금 좀 괴롭다. 어디로 가야 하지?
책은 장소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헛소리를 위한 BGM)))

하루 100회 이상 재생 : 자아, 자제력 고갈 상태 증상
Depeche Mode - Heaven
http://youtu.be/Fy7FzXLin7o


예전에 처방용으로 즐겨 듣던
Depeche Mode - Damaged People은 약발이 잘 듣지 않는다.
http://youtu.be/LqrgO1j_N74



(헛소리 뒤풀이2)
왜 북플은 이미지와 밑줄긋기, 동영상 플레이를 동시에 수용하지 못하는 시스템인가... 여러모로 누추하고 번거로운 삶이야.... 나중에 이걸 고치면 또 누가 위선자라고 부르려나.... 나와 한 번도 말을 나누지도 않은 사람들과 무수한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이 맘대로 부르고 원망하는 방식은 놀라웠다. 내가 나를 Agalma라고 바꿔 부르는 것과는 질이 다르지.
생각과 태도, 이 와중에도 배운 건 있었다.
하여간 이름 세탁하며 살고 싶지 않아.

그나저나 일을 해라, 노예! 플로리다 가야지!
영화고 뭐고 물 건너 갔군....
세수도 안한 토요일이면 말 다했지~




ㅡAgalma






&
그의 시스템1은 이야기를 만들었고, 그의 시스템2는 그것을 믿었다. 우리 모두 이와 같은 경험을 한다.(p88)

거짓말을 믿게끔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거짓말을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낯익음은 진실과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p94)

맥락이 불확실할 때 시스템1이 대답을 베팅하는데, 이때의 근거는 경험이다. 대답을 베팅할 때는 지적이다.(p122)

길버트는 진술statement의 이해는 그것을 믿으려는 시도에서 출발하라고 제안했다. 당신의 생각이 사실이라면 당신은 그것의 의미부터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제야 비로소 그것을 `불신할지unbelieve`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p123)

한 사람의 특징들을 관찰하는 순서는 종종 우연히 결정된다. 그러나 후광효과는 가끔 첫 번째 인상의 무게감을 이후 나온 정보 대부분 쓸모없게 만들 정도로 높여놓기 때문에 순서가 중요해진다.(p126)

한쪽 증거만 본 참가자들은 양쪽 증거를 모두 본 사람들에 비해 더 자신있게 판단하는 모습이었다........좋은 이야기에 필요한 주요 요소는 정보의 완벽성이 아닌 정보의 정합성이다.(p133)

당신에게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이다what you see is all there is (p133~134)
ㅡ과도한 자신감:우리는 종종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증거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ㅡ프레이밍 효과:똑같은 정보라도 제시하는 방법들에 따라 각기 다른 감정이 유발된다.
ㅡ기저율 무시:당신은 통계적 사실을 전혀 머릿속에 떠올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개연성 판단을 요구받을 때 사실상 다른 뭔가를 대신 판단해 놓고 자신들이 개연성을 판단했다고 믿는다.(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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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8-01 16: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밥만 먹고 살 수 있나요? 빵도 드시고 쿠키도 드세요. 아니다, 님은 수박을 좋아하신다고 하셨죠? 수박도 드셔요.
생각에 대한 생각이라고 하니까 아기곰 푸우랑 크리스토퍼의 대화가 생각나요~^^

AgalmA 2015-08-02 01:55   좋아요 1 | URL
날이 더우니 전국민 다이어트 날씨 아닌가요ㅎ...암만 생각해도 올해가 제일 더운 거 같아요.
푸우와 크리스토퍼는 무슨 대화를 그리도 진지하게 했나요? 그 말씀에 저는 또, 지붕에서 찰리 브라운을 보며 오만한 훈계를 하던 스누피 생각나요ㅎㅎ
저는 저만의 개도, 고양이도 없어서 그게 늘 부러웠어요. 근데 앞으로도 그러면 안될 거 같아 영영 그 기분을 모를 듯. 다른 생물과의 특별한 사랑...
식물들 죽지 않게 부지런히 물이나 줘야죠~_~

만병통치약 2015-08-01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거의 다 읽다가 다른 책에 밀려 제쳐 두었는데 다시 찾지 않더군요. 괘찮은데 별 감흥이 없는 책이라고나 할까요 ^^ / 밑 화살표가 긴데요? ㅋ / 요즘 뒤늦게 북플 살펴보니 여러 화살표들이 어떤게 진짜 기냐 짧냐 말이 많더군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

AgalmA 2015-08-02 02:10   좋아요 0 | URL
책 읽다가 겹치면 자주 그렇게 되죠^^...다른 책 읽다가 넘어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지금 이 책도 제겐 그렇고요ㅎ;
다 못 읽어서 이 책의 감흥을 아직 논하긴 어렵습니다; <생각의 해부>랑 겹치는 게 많아서 복습하는 기분입니다. 그래도 읽는 재미는 있어요.
시각적 착각은 재미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만병통치약님이랑 ˝귀신이요? 정말 귀신이요?˝ 대화 나누던 때가 정말 오래 전 같아요.
여러 날 더운데 건강한 나날 되시길...
여러모로 고맙습니다.

북다이제스터 2015-08-01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스템 1, 2... 넘 멋 없이 이름 붙인거 같아요. ㅠㅠ
아마 프로이트나 융이었으면, 그리스 로마 언어 끌어다가 더 세련된 개념어 붙였을 듯...^^
많은 것이 생각나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2015-08-01 2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5-08-02 01:14   좋아요 0 | URL
북 다이제스터님께 궁금한 게 있어요. 이 책 별점 왜그리 짜게 주셨어요? 아무리 그래도 별 4개는 줘야하는 거 아님까? 사람들이 번역 문제를 많이 걸던데, 비문이 많긴 해도 문맥으로 따져 읽으면 그렇게 난맥상도 아니던데... 제가 작문 실력이 요상해서 초록은 동색인 걸까요;

시스템1,2가 여러가지 특성들을 내포하고 있어 특정 개념어를 붙이기 어려웠다고 생각돼요. 카너먼은 사회성에 직접 대입해서 보려고 했으니 객관화할 용어들이 필요했겠죠. 나쁘진 않지만 말씀처럼 멋은 없죠. 카너먼이 허세가 없는 사람인 듯ㅎ;

AgalmA 2015-08-02 02:08   좋아요 0 | URL
카너먼 논의상으로는 시스템1은 무의식적이라 우리가 타고난 성별 같다고나 할까요.
시스템1 성질 자체는 무정형인 듯. 그것이 행동으로 현실화될 때 시스템2가 제때 통제못하면 악행이 되든 선행이 되든 하는 식인 거 같아요. (말이 좀 어려워도 이해 부탁ㅜㅜ;)
이때 ˝자유의지˝라는 걸 대입해 보면 참 묘한 거 같아요. 자유와 의지-시스템1과 시스템2가 같이 있다는 걸로 생각되거든요... 같이 움직여야지 영역 하나의 강력함만으로 효과적일 순 없을 듯. 응급상황일 땐 시스템 1, 난관상황일 땐 시스템2 식으로 서로 유기적이니까요. 사람에 따라 그 효율을 더 잘 다룰 수 있겠죠.

나머진 책 다 읽고 더 정리해 봐야겠죠 :)

북다이제스터 2015-08-02 11:23   좋아요 0 | URL
이책에 대해 제 평점이 낮은 이유는 순전히 이책이 늦게 나온 죄 때문이예요. 아직도 기억되는데 17년 전 저자의 논문 보고 느꼈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당시 제가 배운 경제학은 인간 합리성 기반이었는데, 비합리성을 얘기하다니... 그이후 관련 책 좀 보았더니 나중 본 원전이 좀 식상해지는 정말 말 안돼는 이상한 경우입니다. ㅋㅋ

AgalmA 2015-08-02 21:25   좋아요 1 | URL
제가 보드리야르 <시뮬라시옹> 원서 강독 때 받은 충격이랑 비슷했던 거 같네요ㅎ 보드리야르를 제대로 읽기는 그 이후 오랜 시일이 지나서 가능한 거였지만^^;;; 하여간 디즈니랜드를 한순간에 바꿔준 그 순간을 잊지 못하죠...

cyrus 2015-08-01 20: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과도한 자신감이 나올 때가 제일 무서워요. 지나친 자신감이 종종 근거 없는 확신으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본인은 그 사실을 잘 모르죠.

AgalmA 2015-08-02 01:2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그게 제일 무서워요~_~) 지나고나서도 깨달을 수 없다면 영원히 해결불가인 거 잖아요.
이웃 분란 지켜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cyrus님.

2015-08-03 0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3 0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8-03 0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다른 책을 읽고 있었는데, 말이 나온 김에 <시차적 관점>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그 단어를 발설한 내가 죄인ㅎ;;
칸트, 헤겔, 라캉, 마르크스 등을 제대로 읽고 시작해라 말씀하진 말아 주세요; 그럼 이 책은 언제 읽어요? 10년 뒤? 여행책도, 신간도, 과학 책도 읽지 말고? 알기도 전에 자고 일어나면 많은 이론은 폐기되어 있는데....

˝군대가 퇴각할 때는 군대가 진격할 때보다 백 배 많은 규칙들이 요구된다˝(p14)는 문장을 봐도 그리 겁먹지 않아요.

발터 벤야민은 1940년 스페인 국경 마을에서 자살한 것이 아니라 그가 쓴 마르크스주의의 실패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서 <역사철학테제>를 파악한 스탈린주의 요원들에게 암살된 것이다!라는 시작부터 여름날 독서로 적당할 서스펜스 가득!

나그네님 지적 덕분에 지젝에 재도전~ 아싸!
지적이 지젝을 부르는... 이런 라임 맞추기 나는 너무 재밌다.... 아, 나는 왜 이리 가벼운 인간인가...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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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6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칸트, 헤겔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지젝의 책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으면 잠이 옵니다. ㅎㅎㅎ

AgalmA 2015-07-26 16:33   좋아요 1 | URL
지젝 책을 집에 엄청 쌓아두고 가뭄에 콩 나듯이 저도 읽고 있었습니다ㅎ;
아시다시피 인연처럼 책도 타이밍이잖아요. 그때를 놓치지 않으면 그나마 독서 연애 성공을! ㅎㅎ
저는 이 물 때를 놓치고 싶지 않군요~

북다이제스터 2015-07-26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 놓은 지젝 책 딱 한권 있는데, 왜 대체 손 안 가는지...

AgalmA 2015-07-27 01:08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추상어, 개념어를 머릿속에 계속 떠올려놓고 논의를 따라가야 하니 독서가 쉬 피로해지는 거 같아요.

제게 젤 잘 읽힌 건 <폭력이란 무엇인가>였어요. 철학 테제보다 사회학적인 분석이라 좀 더 와닿고 이해하기 쉬워서 그랬던 거 같아요ㅎ;;
철학 자체도 어려운데 어렵다고 소문난 최고봉의 철학(헤겔, 칸트, 마르크스...)등을 끌어와 논의를 펼치니 진입장벽은 더 높게 느껴지고ㅎ;;; 번역이 그걸 도와주지 못하니 디딤판에서 엎어지는 체조 선수권 대회같은 상황이랄까요;;;

JK 2015-07-2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차적 관점은 번역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처음엔 좀 괜찮지만 갈수록 심한 짜증을 느끼실겁니다. 아마도...

AgalmA 2015-07-27 01:05   좋아요 2 | URL
예전에도 그 번역 때문에 다 읽지 못하고 덮었죠^^; 이번에 다시 읽으니 예전보다는 더 잘 읽혀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ㅎ;; 이럴 때 꾸준히 공부한 보람을 느낀다니까요~
번역이 시망이라는 프랑스 철학서를 제법 봐와서 적응이 그리 어렵진 않네요ㅎㅎ;;; 읽는 건 읽는 건데, 양이 방대하니 다 읽고 리뷰 정리하기가 좀 고역이겠다 싶어요~_~;....(쓰지 말까).....

2015-07-27 2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27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님 서재 글을 읽고...
http://blog.aladin.co.kr/798187174/7672384
http://blog.aladin.co.kr/798187174/7672364


§

사회 속 여성의 문제, 페미니즘, 결국은 `인간이라는 딜레마`를 고심하면서 사고 메커니즘으로서의 `언어학`과 관계 메커니즘으로서의 `사회학`을 전반적으로 살펴야겠단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지하 수로망 같은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으로 관점을 확장해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금 외부로 드러나보이는 남성 vs 여성의 다름, 권력 지배화의 문제에서 더욱 도약해서 살펴야 될 거란 생각을 합니다. 
언어가 중요한 단초이기도 한데요. 
˝김치녀˝, ˝된장녀˝, ˝김 여사˝ (더 심한 단어들은 차마 자제) 같은 단어들은 한방에 폭탄이 되죠. 그걸 쓰는 사람은 그걸 잘 알고 있기에 강조해서 반복해 쓰고 있죠. 습관화되어 가면서 언어의 계층화, 구조화를 만들며 패거리 문화가 강력해지고  있죠. 
최근 일본의 재특회, 일베의 용어들과 폭력성이 그 극단을 보여주고 있고요. 트위터 등 해서 온라인의 수많은 언어 배틀 또한 논의보다 언어의 포화만 되기 일쑤입니다. 거기 사람은 없고 타자화된 공격 대상만 있습니다. `언어충`이란 계층이 생길 것도 같은 상황입니다.

남자가 여자를 가르치려 드는 메커니즘도 언어성과 사고 문제와 연관되죠. 이론적으로 난관에 봉착할 때 그래서 쉽게 폭력성으로 변질되는 거라고 봅니다. 언어 폭력이든 실질적 폭력이든. 
논쟁보다 비교적 상대와의 공감을 바탕으로 문제와 대화를 풀어가려는 성향이 강한 여성의 발언이 무력해지는 지점이기도 하죠. 이 지점에서 주로 지적 능력, 실력 차 운운하는 것 같더군요. 이건 제 추측성 소견입니다.

사고(思考)요? 합리화는 많이 보이는데, 일상에서 제대로 된 사고는 참 보기 어렵단 생각입니다. ˝네가 뭘 알아? 내가 더 잘 알거든! 병신˝ , ˝제대로 알고 까불어라, 루저˝를 교활하게 언어 속에 숨겨 상대를 조롱할 줄 아는 인간의 언어술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닙니까?

남성 끼리 장난삼아 서로를 ˝쌍년˝이라고 부를 때 그것은 과연 언어의 자유입니까. 거기 휩싸여 그 배설을 들어야 하는 제삼자는 어떤 자유가 있습니까.
배우고 못 배우고의 차이입니까. 최고의 교육을 받았다는 상위 지배층의 어이없는 행태들을 굳이 가져오지 않겠습니다.
또래 집단 문화나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만 치부할 수 있습니까. 문화에 소속되어있지 않은 인간은 없는데, 같은 문화권이어도 왜 그렇게 다를까요. 유전적 우생학과 강자 생존을 들이대야 합니까. 
종교, 정치, 일상 전반에서 우리는 거의 본능적이다시피 희생양을 파악하고 동원합니다. 그것을 받아들인 개인의 틀, ˝쌍년˝이라 부르는 그 언어 배면에는 `여성`이라는 희생 대상이 상정되어 있으며, 모종의 쾌감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때 여성도 남성처럼 뭉근하게 숙성시킨 욕지거리로 맞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핵폭탄을 핵폭탄으로 막자는 어리석은 심산이 아니라면.
모멸은 모멸로 대응하는 게 아닙니다. 상처로 되갚아줌으로써 상처를 치유할 수 없습니다. 전쟁과 보복의 불합리성과 비인간화를 우린 무수히 봐 왔습니다.

이성과 이론으로 무장한다 한들 자신과 인간 내면의 폭력성과 비뚤어진 편협성이 감지되고 반성되지 않는다면 타자에게 쉽게 폭력을 감행하는 뿌리 깊은 배척성과 대결의식을 덮어둔 채 문제의 단편만 논하는 게 될 겁니다.

이쯤에서 저는 모두에게 『인민이란 무엇인가』 책을 추천합니다. 얇지만 묵직한 명제들이 가득한 책이죠. 평생 언어와 권력성의 관계-˝구별짓기˝를 연구했던 사회학자 부르디외 챕터라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의 저서 『언어와 상징권력』에서 가져온 논의입니다. 부르디외 저서들이 워낙 두껍고 방대해 접근하기 어려웠던 독자라면 부르디외의 연구를 이해하는데 조금 도움이 될 겁니다. 여러 개론서보다 저자의 육성을 직접 들을 때 명확히 전달되는 게 있죠. 우리가 파악할 수 있는 게 단 하나일 지라도ㅡ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할 때ㅡ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앎이 됩니다.

이 책은 여성 뿐 아니라 성 소수자, 이주 노동자 등 세계 곳곳에서 피지배층으로 몰리고 있는 인간-인민에 대해 고심하며 말하고 있습니다. 

무슨 권력이라도 있는 듯 ˝대중˝이라 부르고 있지만 쉽게 ˝소수자˝를 만들고 있는 수많은 사회 시스템들과 사고화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개인 대 개인의 지루하고 허무한 논쟁으로만 치닫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페미니즘이라는 패러다임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인간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항구적 격차˝를 이해하고 격파해야 할 실천의 문제입니다.



ㅡAgalma





한나 아렌트는 우리가 인간에 대해 말하려고 하는 한, 정치적 차원을 생각하는 데 결코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정치는 바로 인민들이라는 다른 어떤 것에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인간들이라는 다수성은 갈등이든, 공동체이든, 각각의 경우에 다르게 변조된다.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감각할 수 있게 만들기> (p97)

나는 기능적으로 ㅡ그것의 진짜 본성에 의해ㅡ급진적으로 해방자일 어떤 존재를 믿지 않는다. 자유는 실천이다. 따라서 사실 일정한 구속들을 수정하려 하는, 그것들을 보다 유연하게 민들려 하는, 심지어는 그것들을 부수려 하는 수많은 기획들이 항상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획들 중 어떤 것도 단순히 그것의 본성에 의해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 인간들의 자유는 그것을 보장하는 기능을 가진 제도들과 법들에 의해 결코 보증되지 않는다. (...) 만약 우리가 자유가 실제로 실행되는 장소ㅡ어쩌면 그것이 존재할 수도 있다 ㅡ를 발견한다면, 우리는 그것이 대상들의 본성 덕분이 아니라 역시 또 한 번 자유의 실천 덕분이라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이것은 어쨌든 우리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들을 행사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그들을 빈민굴 안에 내버려 둘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정의상 자유의 기계는 없다. (...) 상호 관계들과 그것들 사이의 항구적 격차들만이 있다.

본문 p119에 인용된 미셸 푸코 <헤테로토피아>(이상길 옮김, 문학과 지성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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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7-26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항상 님의 글이 어려워서.... 다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이해한 몇 가지만, 제 변명을 좀 하겠습니다.

1.

저도, 위에 링크된 글을 써서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어제 글을 올릴 때도 그랬고, 어제 밤에도 계속 이 글을 올린 게 잘한 걸까,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말해야겠습니다. 저는 그 댓글을 받고서는 제가 잘못한 걸 먼저 생각했습니다. 제가 잘못한 게 있기에 저런 댓글을 받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는 유아적이고, 자기만족적인 글을 올리지 말아야겠다고 나름 결심했습니다. 제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런 댓글을 받고도 자기반성을 먼저 했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제 방에 들어오고, 댓글을 남긴 사람에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와 제 글에 댓글을 단 분들을 ˝김치년들˝이라고 부르는 건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똑같은 행동을 제 방에서도, 다른 분의 방에서도 하지 말라는 경고였습니다.


2. 여성도 남성처럼 뭉근하게 숙성시킨 욕지거리로 맞대응하면 된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김치년˝에 대항할 욕을 생각할 게 아니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사람에게 ˝다시는 오지 마세요.˝라고 해야하는지,
아니면 이 사건 자체를 알라딘서재에 올리지 말아야했는지 말이지요.

모멸을 모멸로 맞대응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그 부분에서는 제가 미숙했습니다. 욕으로 대항할게 아니지요.
그 사람은 ˝김치년˝이라는 한 번에 이해되는 명확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저는 다른 말을 찾는 게 더 좋았겠지요.
....


3. 다만....

저는, 이상한 댓글을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받더라도 기분 나쁠 내용이고, 그 내용 자체가 명확했습니다.
어제 글을 올릴 때와 똑같이 그 댓글을 받고는 그 몇 일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자꾸 신경이 쓰였습니다.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쓴 몇 개의 문장 때문에요.
제가, 좀 심성이 약한 사람이라 그렇겠지만, 저는 그랬습니다.

뺨을 맞고 아프다고 소리를 질렀더니, 네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고, 말하시는 것 같아 좀 서운합니다.
불쾌한 글을 올린 저를 탓하시면서, 그 사람이 잘한 게 없다, 나쁜 행동이다, 라고 한 말씀 해 주셨다면
제 마음도 풀어졌을텐데요. 내가 좀 심했나요? 하면서..... 그래요, 욕은 나빠요, 하면서요.

그 사람을 탓할 때는 문화와 사회 이야기를 같이 어울러 두리뭉실하게 언급하고는,
저에 대한 비판은 명확하고 엄정해서, 저는 좀 서운합니다.

AgalmA 2015-07-27 02:3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오해이십니다. 저는 단발머리님의 글이 맞대응이라고 생각하고 이 글을 쓴 게 아닙니다. 심려가 너무 크셔서 관련한 얘기가 아픈 부위에 소금을 뿌리는 것처럼 느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글을 너무 방어적으로 받아들이신 건 아닌지 싶습니다. 물론 제가 그 정도 신뢰를 줄 수 없었다는 것도 참 아픈 일입니다.
오타 같은 실언, 친목질로 보일 가벼운 말투, 어쩌면 상대가 원하지 않았을 댓글...도 몇 번 쌓이면 상대에게 우호적이기 보다 굉장히 자기중심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싶을 때 많았죠. 이건 님이 그렇게 저를 볼 수 있다 말하는 게 아니라 제가 다른 이들에게 건넨 제 댓글을 반추하던 때 단상 중 하나입니다. 그렇게 느껴지면 저는 댓글을 지우게 되죠..
사람의 언어라는 게 관계 속에서 얼마나 어려운지요. 저는 단발머리님 글을 지지하려는 뜻이었는데, 이리 되었으니 말입니다...

단발머리님이 그 일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은 잘하신 일입니다. 그런 일은 계속 일어날 것이고 피해자 혼자 삭이는 것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억울함, 수치심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밖으로 드러냄으로써 공론화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페미니즘 뿐 아니라 사회 모든 문제는 그렇게 관심을 가질 때 겨우 조금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봐 왔으니까요.
단언합니다. 저는 이 글에서 단발머리님을 탓하는 마음도, 문장도 쓰려 한 적 없습니다. 님을 가르치려는 의도도 단 1%도 없습니다. 책 추천도 다같이 읽어보고 생각해보자 싶어서, 님 서재에서 댓글을 지우고 제 서재에서 페이퍼로 쓴 것이고요. 그러나 단발머리님과 그 누구라도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건 인정하겠습니다.
그래서 ˝언어˝가 이토록 중요하고 뼈아프며 공부의 큰 벽이라 생각하고 있는 거고요.

단발머리 2015-07-26 18:12   좋아요 1 | URL
저는 Agalma님이 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위의 글을 올리셨다 생각합니다.

타인에 대한 미움을 자기 삶의 양식으로 삼아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는 해도,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사람을 움직인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움직이며 산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님의 애정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저에 대한 님의 애정이 적었다고 느낀 건 사실입니다.
위의 댓글을 올리기를 잘했던 것 같습니다. 님이 오해라 하시니,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Agalma님이 제게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통해 저도 한 가지 배웠습니다. 그 점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AgalmA 2015-07-26 18:31   좋아요 1 | URL
곰곰이 생각해보면....섭섭하다고 팽~할 수도 있었을 이 가벼운 온라인 관계 속에, 그래도 그 섭섭함을 말할 정도의 신뢰가 있었던 거겠죠? 단발머리님의 인간적 면모 때문일까요? :) 고마워요. 단발머리님.
언제나 응원하니 기운 잃지 마시고!
 
오늘도 괜찮으십니까 - 울리히 벡의
울리히 벡 지음, 전이주 옮김 / 도도(도서출판)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

2015년 한국, 무슨 조사만 하려면 다 의문의 자살이다-_-...
나라가 너무 웃겨서 내 삶 열중하기 참 어렵다.

울리히 벡 선생의 명언 `느낌상 평화`, 이 관용구 참 자주 쓸 거 같다. 
논리상 멀리 떨어져 숨겨져 있어야 할 전쟁이 자꾸 노출되니 `느낌상 평화`나 `국가적 정체성`도 흔들리기 십상이다. 

한국의 정치하는 사람들이여, 서사 공부 좀 해라.
심리 정치 여전히 효과 있지만, 서사 정치 무시하면 큰코다쳐요. 대중도 넘어갈 만하면 넘어가지. 피곤하니까.
그런데 기승전번개탄이라니! 그래 가지고 사람들이 (조작) 작품의 진정성을 받아들이겠나? 하는 짓마다 어설픈 사기꾼. 주례사 언론 믿고 그러나 VIP 백 믿고 그러나? 둘 다겠지. 모르는 척하기가 더 어렵네... 셋 다, 넷 다 하다 옜다 해주기 싫거든! 
사람 목숨 왔다 갔다 하는데 마냥 비웃을 수도 없고 끙... 



ㅡAgalma







이것이 바로 세계내부정치의 한 모습이다. ‘아웃소싱’이라는 개념에 함축되어 있는 표면적 모습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극단적인 예로 이른바 ‘환경’ 문제를 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의 산업이나 정치적 결정으로 인해 초래되는 이 ‘잠재적 부작용’을 공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국경 너머의 ‘타자(他者)’나 ‘외국인’에게 ‘아웃소싱’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우리는 대안 없는 신(新)-신(新)자유주의적 자본주의체제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p28)

20세기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두 가지 상반되고 상호배탁적인 체제로 대변할 수 있다. 지구 전체가 이 두 가지 체제를 실험하며 살았다. 하나는 중앙 집중적이고 계획된 국가경제 모델을 도입하려고 했고, 다른 하나는 어떤 통제도 받지 않는 자본주의 경제를 따르려고 했다. 1989년의 베를린 장벽 붕괴는 사회주의의 몰락을 나타낸다. 지금 ‘순수’ 자본주의가 바로 우리 눈앞에서 붕괴되고 있다. 비록 자본주의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거릿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 이래 수년 동안 세계와 세계 정부들에 사로잡힌 그와 비슷한 신자유주의적 근본 자본주의의 종말을 목격하고 있을 거라고 가정해보는 것도 그럴 법하다. 국가사회주의 또한 규제 없는 시장자본주의라는 대안이 존재하기 때문에 몰락했다. 결과적으로 엘리트 한 명을 다른 엘리트로 대체할 수 있었다. 이제 시장 자본주의라는 순수 원칙이 똑같이 몰락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생존 가능한 대안이 없다.(p29~30)
- 2009년 7월 <자본주의의 버섯과 다른 꽃들>

충격적인 사실은 세계위험사회 내의 여러 갈등이 문화적 갈등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위험이 평범한 과학적 계산 방법을 벗어나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 될수록 특정 글로벌 위험에 대한 문화적 인식, 즉 위험의 현실성과 비현실성에 대한 믿음이 중요해진다. 원자력의 경우에 우리는 위험 문화risk culture 간의 충돌을 목격하고 있다. 그로 인해 체르노빌 사례가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에서와 우크라이나, 러시아에서 서로 다르게 인식되는 것이다. 많은 유럽인들에게는 현재 기후 변화로 인한 위협이 원자력이나 테러보다 실현가능성이 훨씬 더 커 보인다. (p38~39)
- 2009년 8월 <원자력 초음속 제트기 전원 승선!>

그것이 바로 개인의 행복과 약속된 평등의 중심, 즉 가정에서 거시적이자 미시적 수준으로 동등하게 펼쳐지고 있는 일종의 세계내부정치이다. 양성평등에 대한 염원이 담긴 맞벌이 가정의 타협적 해방은 암묵적으로 이 ‘조직화된 불법 행위’와 상 파피에(프랑스, ‘등록되지 않은 사람’ -불법체류자 뜻)와 미등록 노동자들, 세계 빈곤지역에서 온 클란데스티니(이탈리아 ‘밀입국자’뜻)와 불법 이민자들의 소리 없는 지원을 바탕으로 한다. 그들을 성(姓) 대결의 ‘평화유지군’이라고 부를 수 있다. 모두가 이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거듭 말하지만 그 체계는 불법이고, 그 덕분에 돌아가기 때문이다. (p73)
- 2009년 11월 <불법 세계시민>

세계내부정치란 피부색이나 국적, 출신이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오든 낯설게 다가오든 상관없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몰락과 고통과 착취의 세상에 사는 이들 ‘외국의 이방인들’과 공존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결론은 여러분이 소속되어 있지 않고 아웃사이더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정치적 순수성’의 모든 가치를 묻어버리라는 것이다. 또 다른 결론은 글로벌 위험에 대한 높은 인식이 미래에 대한 대안적 구상, 진정한 대안적 근대성을 위한 공간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글로벌 위험은 자멸적 은행시스템과 기후가 변화하는 산업 체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것들은 새로운 제도를 설립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걸음이자 전 세계의 정치 활동에 대한 즉각적인 요청으로 보일 수 있다. 게다가 불가피한 위험과 직면한 우리는 ‘세계주의적 관점’ 개발이라는 과제와 마주한다. 글로벌 위험을 세계주의적 관점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존재나 부재는 역사적 경험에 따라 급격히 상반되는 형태를 추정할 수 있는 문화적 인식과 평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여주는 예로 생체의학, 특히 인간 복제를 포함해 재생 의학과 태아 검진, 줄기 세포 연구 분야의 극적인 영향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이 문화적 평가와 판단의 두 세계적 양극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국가로 이스라엘과 독일을 꼽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생체의학 분야에서 다른 어느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 목표는 높은 출생률을 통해 국가의 생존을 확보하는 것이다. 독일에서 뜨겁게 논의되고 있고 심지어 금지하고 있는 것이 이스라엘에서는 받아들여지고 행해지고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법의 상담을 받아야만 하는 위원회의 찬성 하에 대리모업을 허용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난자 공여자가 유대인이어야 한다. 이것은 정통파 유대교 당국이 엄격하게 감시하는 필수 요건이다.
...(중략)...이식 전에 시험관에서 유전적 결함이 있는 배아를 검사하여 하나라도 이상이 있으면 제거하는 착상 전 유전자 진단(PID)은 이스라엘에서 일상적인 절차이다. (p74~75)
- 2009년 11월 <불법 세계시민>

‘느낌상 평화’와 ‘벌어진 전쟁’은 동시에 존재하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배치도는 느낌상 평화와 실제 전쟁이 공간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고 특정 패턴 의 단계 및 정당화, 즉 전쟁의 선택적 가상성의 개요에 따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 한해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그건 그렇고 보드리야르의 과장된 말은 상대 피해자들을 보지 못하는 서구의 관점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이 분리된 가상성은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모두 분명히 만들어지고 유지되어야 한다. 그것은 병사들이 이국땅에서 매일 무슨 일을 수행하고 성취하고 참아내고 겪어야 하는지 내부에서 보지 못하게 한다. 내부 소비를 위한 가상성을 만들어내는 한편 해외의 전쟁을 막기 위해 전쟁을 일으켜야 한다는 사실은 모든 국방장관을 자위대적 국방장관으로 바꾸는 전반적인 일련의 모순들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전쟁이 ‘저기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전사자는 ‘아군’이 아니며 독일군이 민간인을 한 명도 죽이지 않을 경우에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제작된 전쟁의 비현실성은 극단적인 분류 체계를 필요로 한다. 즉 ‘부작용’이나 ‘부수적 피해’가 발생한 나라에서 결정한 곳을 분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느낌상 평화와 벌어진 전쟁 사이의 구분선은 군대와 정부를 갖춘 서구 사회가 세우고 유지해야 하는 가상과 현실 사이의 구분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p95~96)
전쟁의 종극(終極)은 거의 항상 감춰져 있어야 한다.(p98)

의사(擬似) 의식과 무지(無知)에의 인식을 고려할 때 세계적 유행병의 위험은 두 가지 (잘못된) 결정만 허용한다. 예방조치를 받아들이고 히스테리라고 비난을 받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서 보는 곳마다 무책임하다는 불평을 한다! 그것이 증상이 있는 것이다. 계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위험의 세계는 놀라움의 요소나 (특히 그러한 위험에 통달할 수 있다는 주장의 승리라는 면에서 보면), 더 정확하게는 그것들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처음에 생기는 불안정과 불확실의 다른 말인 조작된 불확실성의 요소를 표출한다.(p101)

`불확실한` 지식이라는 것은... 내가 단지 확실하게 아는 것과 개연성이 있는 것을 구분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룰렛 게임은 이런 면에서 불확실성의 대상이 아니다... 나는 이 용어를 유럽 전쟁의 전망이 불확실하다든지, 그로 인해 20년 후 구리 가격과 이자율이 불확실하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계산할 수 있는 확률 형태로 나타낼만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 그저 알지 못하는 것이다.
ㅡ존 메이너드 케인스, 1937년(p102)

- 2010년 1월 <평화의 시대에 벌어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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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07-20 2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기억의 뇌가 심히 퇴화하지 않았다면 <불확실성의 시대>에 나온 글 아닌가요. 좋은 책이란 읽을 땐 잘 모르는데 시간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이 생각 나는 책인 것 같아요... 이 책이 바로 그런 듯 해요... 근데 찍은 그 책이 이 책 만약 아니라면 ... ㅠㅠ

AgalmA 2015-07-21 06:56   좋아요 0 | URL
울리히 벡이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인용을 해서 그 책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케인스 여기 저기서 발췌된 것만 보고 저도 정작 원작들을 읽어보진 못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