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
사사키 아타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The Aluminum Group - Little Boy

 

 

 

첫째 밤 - 비약의 대가를 만나다

사사키 아타루는 진정한 지성들은 누구의 부하도 되지 않았고 누구도 부하로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쁜 의 모습으로 모든 것을 말하려는 비평가하나에 대해 모든 것을 말하려는 전문가를 거론했다. 책의 명령에 휘둘리는 자들이라는 것이다. 창조의 독립성을 강조하려 한 뜻은 알겠다. 니체와 그리스도교를 통해 임신-세계를 다시 낳는 것의 의미를 가져오며, “쓰는 이유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남자라는 것의 부끄러움이 아닐까”(질 들뢰즈)라는 말을 이치에 맞는다고 했다. 저자가 아감벤에게 사전 정도 찾아보고 말하라고 맹렬히 비판했듯이 나도 저자의 논리 연결들을 보며 무리한 귀납을 하고 계시군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철학을 개념의 창조라고 말한 들뢰즈를 인용한 건 수긍하겠지만, 부끄러워하는 남성의 도피 같은 수태 과정이 창조라는 식의 연결은 내겐 비약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타인이 쓴 책은 근본적으로 이해(읽고 번역) 할 수 없고, 알아버리면 미쳐버릴지도 모르는 걸 알면서도 반복해 읽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보면 아카데믹한 의 숭상으로 보인다. 새로운 발견과 정보로 추종자가 되는지 편견을 타파하는 주체자가 되는지 저자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그 읽기들이 그가 숭상하는 반복해 읽는것보다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저자의 어떤 에 대한 혐오와 어떤 에 대한 열광(무의식과 대면하는 읽기와 쓰기)이 모두 과했다. 그의 다독, 다상량에 대한 내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둘째 밤 - 문학이 혁명의 근원?

저자는 혁명과 폭력과의 관계를 거부하며 언어의 혁명으로서 마틴 루터를 데려왔다. 마틴 루터는 성서를 읽고 또 읽으며 세계의 질서에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때문에 이단으로 내몰렸지만 루터는 언어로 이 깨달음을 알리려 했고 그의 성서는 민중에게 퍼져 나갔다. 그는 읽고 다시 쓰는 자가 된 것이다. 저자는 루터가 정초한 독일어가 독일 철학과 독일 문학의 기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루터파는 교회법 관할에 있던 사항을 세속국가 법률의 관할 하에 이행하는 법 혁명을 이뤄냈으며 이는 현대에도 계승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중세 해석자의 혁명이 현재의 복잡성을 설명할 중요한 단서라는 건 잘 알겠다. 이에 대한 내 판단은 일단 유보했다.

 

 

셋째 밤 - 종말이 그리 쉬운 게 아니라는 말에 동의

문맹인 무함마드는 읽을 수 없는 신의 계시를 읽음으로써 코란(‘읽는다는 것’)을 이 세계에 가져왔다코란 원본은 이슬람에서 책의 어머니라고 불린다. 누구의 아버지도 아니며 신의 아들도 아님을 강조한 무함마드는 폭력의 법을 따르지 않고 반복해 읽는 자였고, 책을 읽는 자신이 미쳤는지 아니면 세상이 미쳤는지 하는 물음 속에서 자신과 세계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일체감을 깨달았다.  여기서 일체감이란 자신의 죽음의 순간과 모든 타자, 모든 세계의 죽음의 순간과 일치시키는 절대적 향락상태와는 구분된다. 그러나 나치와 사이비 종교와 많은 종말론들은 이런 사고로 현실을 변질시켰다. 아감벤과 코제브도 비판 대상이 되었다.

병든 사고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은 문학이 해왔다며 저자는 조이스와 베케트를 예로 가져왔다.

앞선 장에서처럼 '수태'를 어떻게든 연결하려는 억지가 느껴졌는데, 무함마드와 어머니를 연결하는 논리 전개만 빼면 대체로 수긍할 만했다. 우리는 얼마나 쉽게 말세다라고 말하며 세상을 더욱 죽이는지.

 

 

넷째 밤 - 종말론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새로운 것에 대한 인간의 열광을 조소하며 저자는 그 반대의 역사로 로마법 대전의 예를 들었다. “6세기부터 11세기 말까지 600년 가까이 완전히 망각에 묻혀있던 로마법 대전이 11세기 말 피사의 도서관에서 발견되면서 유럽은 법 개념과 법률 용어를 대량 입수하게 됐다. “로마법을 주입받아 고쳐 쓰인 교회법은 범유럽 공통법으로 탄생(‘중세 해석자 혁명’) 했다. 이 새로운 법을 추축으로 교회가 성립되었고, 그것은 근대국가, 근대 관료제의 기원이 되었다. 이 법질서에 귀속된 인간은 재생산의 법적 대상이 되었다. “근대법, 근대국가, 근대주권, 회사, 신탁, 계약, 조합 등 근대 자본제의 원형체제 속에 자연히 인간도 이양되었다. 법문은 좀 더 정교히 수정되어 정보와 데이터베이스가 되었으며 정보에 의한 통치를 쉽게 만들었다.

중세 해석자 혁명에서 비롯된 정보와 폭력과 주권의 삼각형으로 구성되는 세계’, 제도적인 것의 세계는 유럽의 한 버전에 지나지 않으며, ‘세속화라는 가면(유럽의 우수성을 전파하는 전략 병기, 개종, 정복) 속에 전 세계에 수출된 것이라는 르장드르와 저자의 주장은 타당해 보였다. 다른 무의식을 지배하는 무의식인 셈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기서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중세 해석자의 혁명이 세계의 법과 무의식을 더 공고히 한 혐의는 보이지 않는가? 자유롭다 말하지만 온갖 훈련을 통해서 탄생하는 예술과 문학의 아이러니는 재생산들의 종말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하는 문제가 아니라 그 모든 것에 순수성이란 없다는 사실을 강조할 문제 아닌가. 어떤 것도 본질로서 있을 수 없는데 우린 지금 무엇을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지.

 

 

●다섯째 밤 - 다음 아침을 기다릴 뿐인 아침

20만 년 전에 호모사피엔스가 탄생한 뒤 농경, 목축, 자본의 축적에 의한 경제활동은 1만 년의 역사에 지나지 않고, 예술의 역사는 그보다 더 오래되었으며,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000년밖에 되지 않았고, 문학이 탄생한 이래 90퍼센트는 완전한 문맹이었다. 이런저런 제반을 살필 때 문학은 너무도 젊은 예술이며, 생물종의 평균수명은 400만 년이라는 고생물학자의 통계를 가져와 인류 멸종은 터무니없다 저자는 강조했다. 인쇄술이나 종이의 발명이 이 읽고 쓰기의 세계를 대단히 발전시켜 왔다는 건 인정한다. 그러나 나는 인간의 구전성(口傳性)이 구전성(舊典性)으로까지 발전했다고 보기에, 인간이 유용성을 발견한 모든 것을 인류가 끝날 때까지 가져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말, 종언 타령엔 별로 귀 기울이지 않는다.

저자는 마무리에서 니체나 푸코나 르장드르나 들뢰즈나 라캉이나 블랑쇼가 없었다면 무엇을 쓰고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몰랐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묻고 싶다. 당신은 그들의 명령을 단호히 거부할 수 있었느냐고. 당신이 그 책들을 읽고 미치고 이렇게 쓰게 되기까지 과연 자유로웠냐고. 이 생각의 자유로움은 비평가와 전문가를 합한 또 다른 의 모습은 아니냐고나는 그의 이 글이 성공했는가 실패했는가를 따지는 게 아니다. 이 책은 야전과 영원입문서일 뿐이고 향후 사사키 아타루는 야전과 영원을 깨는 다른 글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도 기도하는 비평가와 전문가 어느 부류에 분류될 테니까. 언어와 인간의 이 체계들을 이토록 추적해봤으니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 혁명을 담으려는 언어의 운명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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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2016-12-15 09: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집에 있는데.. 여태 못 읽고 있는데 이 글을 보고 나니 좀 망설여지긴 하네요. 저도 <야전과 영원>의 도입이라 생각하고 산 책인데, 흠...^^;; Agalma님 글을 보니 저자의 지적인 엘리트주의(?)가 눈에 띄어서 불편하게도 보입니다..

AgalmA 2016-12-16 02:11   좋아요 1 | URL
이 책 호불호가 있는 편이더군요. 저자 사사키 아타루처럼 열광하던가 싫어하던가 극이 확실히 나뉨^ㅁ^; 이럴 경우는 특히 직접 읽어볼 수 밖에 없죠. 저도 <야전과 영원> 읽기 전에 워밍업으로 이 책을 읽어본 건데, 애독자에게는 미안하지만 도올 선생 같은 어조 때문에 읽기가 너무 괴로웠어요. 아무님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역자를 비롯해 사람들이 그 웅변성에 점수를 더 줬지만 웅변성이 강한 글일수록 논리가 더 철저해야 되죠. 비약과 무리한 수사가 많으면 제가 이 리뷰에서 따진 거처럼 바로 허점이 드러납니다. 이 책이 논문이 아니라 에세이라지만 다루는 내용이 대체로 철학인데 너무 나이브해 보였습니다. 이 책의 수많은 리뷰들에서 열광과 호기심이 대다수였고 주장에 대해 찬찬히 살펴보는 게 많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리뷰쓰느라 일주일 넘게 책을 고민하며 스트레스 많았습니다ㅡㅜ 제가 갸웃하는 점들을 제대로 짚으려면 아사키 타타루보다 더 치밀해야 할 테니까 말입니다.
그러나 어두운 시대라 흔히 일컬어지는 중세에서 해석자를 발견하고 종말적인 바로 거기서 사실 대혁명이 있었다는 역발상 논제는 신선한 구석이 있어요^^
이 책 때문에 <야전과 영원>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졌습니다;;그 책 이전에 ‘데뷔작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는 아사다 아키라 <구조와 힘>(1983), 아즈마 히로키 <존재론적, 우편적>(1998)을 더 읽고 싶어요.
<존재론적, 우편적>은 읽다가 중단된 상태인데, 이 책 소재도 문체도 제법 맘에 들더군요^^

아무튼 집에 사사키 아타루 책이 이미 있으시다니 언젠가 읽긴 하시겠군요. 건투를 빌어요^^/

북다이제스터 2016-12-15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 읽고 뭔가 한참 이상하다고 느낌만 들고 글로 잘 옮기지 못했는데요.
Agalma님이 아주 시원하게 조목조목 말씀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12-15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6-12-15 1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이 책을 북플에서 [그장소]님이 좋다고(?) 내지는 읽었다고 하신걸 보고설라므네 혹하여 바로 구입했더랬지요., ㅋ~.
근데 내용이 제가 범접할 수 없는 세계라서...책장에 고이 모셔뒀습니다.
님의 이 리뷰를 봐도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고,
별 하나로 가늠할 뿐입니다.
아까비~ㅠ.ㅠ

양철나무꾼 2016-12-15 19:01   좋아요 1 | URL
근데 말입니다, Agalma님~!
1일 1그림은 개점 휴업이란 말씀이십니까?

오늘도 야근이신가요?
저녁 뜨뜻하고 맛난 걸로 챙겨드시고,
제이티비시 뉴스 보면서 트라이 투 해보는건 어떠신지~^^

AgalmA 2016-12-15 19:32   좋아요 0 | URL
여전히 많은 분들이 읽는 스테디셀러라고 해야 할텐데...뭐랄까. 요즘 일본 사상가의 지식 총서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인센티브 먹고 들어가는 것도 없잖아 있다 싶습니다.
이 책은 기존의 딱딱한 철학서 문체와 다르다는 게 큰 장점으로 통한 거 같은데, 쉬운 전달력과 내용의 질과 깊이는 다른 차원이죠. 이 책이 깊이가 없다는 뜻이 아니라 공감과 옳음을 동치해 평가하는 감상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저자의 선언에 말려 버렸다고 할 수도 있어요.
주체적으로 읽고 사유하기 그 과정의 중요함을 끌어내려 한 취지는 좋았지만 맥락을 잘 이끌어내지 않고 ‘무지는 나쁘지 않다‘ 식으로 가볍게 툭 던지는 게 책임감 없어보였어요. 에세이로 써서 그런 거 겠지만 <야전과 영원>에 대한 신뢰성을 많이 깎아먹는 경솔함이었습니다. 저자의 성격이 그런 것이도 하겠지만, 그렇게 툭 내지르는 뼈있는 선언을 사람들이 선호하는 건 보편적이면서도 문제적입니다.

AgalmA 2016-12-15 19:16   좋아요 0 | URL
그림은.... 제 게으름을 탓할 밖에;; 좋다는 걸 알면서도 나이가 들수록 무기력이 심해지고 에너지 쓰는 게 너무 괴로워요. 나쁜 생활습관이 너무 몸에 배어서....
1일1그림 노력해 볼께요ㅡ.ㅜ

양철나무꾼 2016-12-16 09:12   좋아요 0 | URL
저랑 별개 다 찌찌뽕이십니다.

님은 아직 ‘나이가 들수록 무기력‘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실듯 한데~(,.)
저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뚝뚝 떨어지는걸 느낌니다, 체력이.
암튼 님의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 태 금지과연 생명 존중을 위해서였을까.

    

 

한국에서는 1953년 낙태죄가 형법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아이 아버지는 문제에서 빠지고 의사와 부녀만 처벌을 받는데, 의사에 대한 처벌이 더 무거운 건 뭘 뜻할까. 아이를 낳고 안 낳고에 대한 권리를 국가가 가지겠다는 권력 의지가 엿보인다. 또한 변덕도 심하다. 1966년 가족계획 사업을 추진하며 낙태를 조장했고, 2007년에는 몇몇 낙태 사유를 삭제하기도 했다. 2009년엔 낙태 근절 운동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지금은 급격한 저출산 현상으로 국가 위기에 봉착하니 보건복지부가 낙태금지법을 본격 들고 나왔다. 비도덕적 의료 행위 근절이란 간판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부의 속셈이 너무 환하게 보인다.

 

 

관련 기사 :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2794

 

 

 

위 기사에서 안치용 교수는 낙태죄 폐지가 어렵다면 사정(射精)금지 입법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난센스 같은 말이기도 하지만 남녀평등과 인권에 대한 일침이다.

이 사안은 향후 대권 주자들의 공약 쟁점이 될 것이다. 여성 표를 얻어야 할 테니까 말이다.

 

 

 

위키백과를 보면 낙태에 대한 국가별 입장을 볼 수 있다.

 

https://ko.wikipedia.org/wiki/%EB%82%99%ED%83%9C%EB%B2%95

 

 

임산부 요청 시 낙태가 합법인 나라에 북한이 있다는 데 놀랐다. 식량 지급의 문제도 있을 테지만 국가 경쟁력으로 따지자면 인구는 많을수록 좋을 텐데? 낙태가 합법인 나라를 보면 생식권을 개인에게 준 것에서 그 나라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요즘 북한 인권 결의안 문제로 또 시끄럽던데 그 저의(底意) 모르는 바 아니고, 낙태 문제를 놓고 보면 제 얼굴이나 잘 바라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의 항목을 봤다. ‘성폭행, 근친상간, 임신부의 생명, 신체적·정신적 건강, 태아의 결함 이유 외엔 불법. 사회적 여건 불문하고 경제력이 없어도 무조건 낳으란 소리다. 이 입장은 폴란드도 같았지만, 종교의 힘이 강한데도 최근 폴란드는 낙태금지법을 전면 폐기했다.

 

 

관련 기사 : http://www.huffingtonpost.kr/2016/10/14/story_n_12484722.html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 유효 수요층으로 여성이 타깃이 되었고, 국가는 경제 체제에 여성을 대거 진출시켰다. 낙태금지법으로 여성에게 아이도 많이 낳아야 한다는 요구까지 하고 있는 이 세계는 가증스럽다. 한국은 여성이 아이를 낳고 다시 경제 시스템에 들어갈 때 열악한 비정규직과 임금차별 밖에 돌려줄 게 없다. 군 가산제처럼 출산 가산제가 있지도 않을뿐더러 눈칫밥을 감수해야 한다. 딴 주제이지만 요즘 모병제가 다시 이슈화되고 있는데 현실성을 따지기보다 현실화되도록 따져야 한다. 남성과 여성, 기혼과 비혼 경계 없이 차별받지 않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려면 이러한 모색이 많이 나와야 한다.

 

 

 

돌아와, 낙태 문제에서 생명은 소중하다를 대전제로 놓기보다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하는 생명의 처지와 의무도 동등한 무게로 살펴봤으면 좋겠다.

 

    

 

억압적인 삶의 양식 속에 괴로워하는 인간 군상은 Pina Bausch(피나 바우쉬) 무용극이 주로 보여주는 특징인데, Cafe Müller》(1978)에서도 극적으로 보여준다

 

 

 

 

2. 속 살해와 보통 살해에 부과되는 형은 차별인가 아닌가

 

얼마 전 [그것은 알기 싫다]일본의 형법을 바꾼 존속살해 사건”(https://soundcloud.com/xsfm/196b)을 다루었다. 를 도덕적 잣대로 두고 보통 살해보다 존속 살해에 지나치게 높은 형을 부과하는 부조리함을 비판했다. 친아버지에게 수년간 성폭력을 당해 딸을 다섯이나 낳은 여성이 결국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에서 전후 사정을 살피지 않고 존속살해라는 이유만으로 형이 높은 것에 위헌성이 제기되어 1973년 일본은 존속 살해 형법을 위헌으로 폐지했다. 참고로 1975년엔 프랑스가 낙태를 합법화했다.(목수정《파리의 생활좌파들》 참고)

 

그렇다면 한국은존속 살해는 죄의 본질보다 신분 관계를 중요하게 따진다. 이혼하면 남인데도 배우자의 직계 존속을 살해할 경우도 존속 살해에 해당된다. 원래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었지만 1995년 개정으로 사형, 무기, 7년 이상 징역으로 기준을 바꿨다. 1973년 이전의 일본의 존속 살해 형법 수준이다. 돈이 얽힌 패륜이라 불릴 만한 사건도 있지만많은 존속 살해가 가족의 성폭력과 학대가 원인이 되어 일어난다. 부모가 자식을 죽일 때보다 자식이 부모를 죽일 때 형량과 비난이 더 과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는지? 한국의 존속 살해 형법은 공통의 법이 아니라 사회가 강요하는 도덕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나무위키에서 존속살해"를 검토해 보시길.

https://namu.wiki/w/%EC%A1%B4%EC%86%8D%EC%82%B4%ED%95%B4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봉건적 인식을 짚어 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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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6-10-22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걸 입법이라고 하는 정책아이디어들이 한심스러워요. 결국 비정규직 파견근무 저임금이 저출산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건데 엉뚱하게 낙태금지법이라뇨... 정말 분노게이지 상승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일본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여 저임금 파견근무 비정규직, 받아들여 일본도 노령인구의 급증과 저출산으로 난리인데, 일본은 후쿠이란 책 읽어보면 90년대에 한 기자가 저출산 문제가 될 거라고 정책자들에게 그렇게 말해도 귓등으로도 안 들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옆나라에서 지금 그 꼴을 보는데도 비정규직 저임금 고수하는 거 보세요. 왜 우리는 유럽의 정책은 공무원들의 외유로 끝나는 것인지... 국회나 정책자들은 뭐하고 있는지 한심하고 일본지자체는 가임기 여성을 잡아두려고 무척이나 애쓴다고 하더군요. 낙태금지가 정말 대안인지 애 낳고 보육원에 버리면 그 아이들의 인생은 국가책임 아닌가 싶어요.

[그장소] 2016-10-22 12:42   좋아요 2 | URL
부러 그러는 거예요 ..애들 보육원에 들어가면 그 애들 해외 수출 할거거든요. 우리나란 . 그러고도 남지 싶네요 .( 이걸 말이라고 하고 있는 내가 인간인가..싶다는!!)

AgalmA 2016-10-22 21:18   좋아요 2 | URL
앞은 내다보지 않고 발등의 불만 끄려고 해서죠. 최근 파업 이유이기도 한 `성과연봉제`처럼 세세한 분류와 안배없이 실적과 성과만 내놓길 바라는 실책들이죠. 조그만 구멍가게 운영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허술합니다.
대책없이 사람들 집 사게 부추겨 가계부채를 어마어마하게 늘려 놓고 눈치만 보고 있는데, 만약 다음 정권도 그쪽으로 간다면 이 폭탄 어찌 처리하려고 저러나 싶었죠. 이것도 당장만 생각했으니 돌아오거나 말거나 였겠지만.
여기저기 세수 쥐어짜듯이 아이도 그렇게 내놓아라식이니.... 뒷감당도 제대로 못하면서.
보조금 받으려고 입양받아 아이를 학대하는 사건도 많았고
보육원에 들어간 아이들 미성년 지나면 500만원 보조금 줘서 쫓아내잖습니까. 그러다보니 나쁜 쪽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국가 가치관과 정책이 전달되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정부 바뀔 때마다 이리 흔들리죠...

우끼 2016-10-22 22:12   좋아요 2 | URL
맞아요 ㅠㅠ 애를 낳고 살만한 환경이 안되니 저출산인건데 그걸 낙태금지로 막으려 하다니... 애들을 국가가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ㅠㅠ 진짜 어디서부터썩은나라인지 ㅠㅠ 대기업 사람들은 자신이 잘먹는게 착취때문이라는걸 알아야 해요..정경유착도 심하고.. 신분제 사회가 아닌데 신분제 사회인양 ㅠㅠ

2016-10-22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2 2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6 1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10-22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러니 십대 아이들이 애를 버릴수밖에 없 습니다. 저도 이번에 아이를 가지면서 낙태가 불법이란걸 첨알았네요.

AgalmA 2016-10-23 12:14   좋아요 2 | URL
낙태와 관련해 미혼모와 입양 문제도 골치 아프더군요.
입양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꿔 아이를 더 유기하게 만들었죠. 입양 보낼 때는 친모 관계 다 삭제처리하면서 굳이 여성에게 불이익이 될 가족관계를 호적에 남게 하는 이 요상한 관료 시스템은 참.....
몇 년 전엔 친모가 없으면 아이를 호적에 올릴 수 없어 친부가 어려움을 겪는 일도 크게 이슈화 되었죠.
이런 기본적인 것들만 신경 써도 많은 사람들이 안정 속에서 그들이 원하는 경제 활동을! 해 줄텐데 큰 돈 주는 재벌 신경쓰느라 어디 눈에 보이겠습니까.

아무 2016-10-23 09: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숫자놀음이죠. 통계로 사기치는 거나 진배없습니다. 군에서 이등병 자살률이 높으니까 이등병 다는 기간을 줄이는 것 같은 주먹구구식으로 보여요. 이럴 때 보면 정말 생각을 1차원적으로만 하는지 의심하게 됩니다...

바우만의 책에 이런 말이 있더군요.

˝우리 주위로 눈을 돌리면 그와 반대로 출산율의 지속적인 저하, 그리고 그것이 갖고 오게 될 결과, 즉 인구의 고령화가 우리를 안달나게 하고 불안하게 하고 있다. ‘우리의 생활 방식’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숫자의 ‘우리’가 미래에도 있을까? (…) ‘인구 과잉’에 맞선 전쟁의 이처럼 불유쾌한 다른 일면—단지 ‘우리의 생활 방식’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더 적은 수가 아니라 더 많은 수의 ‘그들’을 수입해야 한다는 냉엄한 전망—이 부유한 자들의 땅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쓰레기가 되는 삶들』)

낙태금지라는 발상에서 제게 보이는 건 정부가 국민을 바라보는 방식이에요. 하나의 숫자, 또는 세수로만 보는 거죠. 몇 달 전 `개돼지` 발언으로 논란이 되었던 일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사실 그동안 하나씩 발표해온 조치들을 보면 그런 관점이 쭈욱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인간을 바라보는데 ˝차별 없는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항상 회의에 빠지지만... 아직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 거라 믿고 싶네요.

AgalmA 2016-10-23 12:16   좋아요 2 | URL
아무님이 옮겨주신 부분 보니 바우만이 세계의 깊은 문제점으로 ˝아웃소싱˝을 거론한 게 생각나네요. 사람이 사람을 착취하는 형태로 이만한 게 없죠. 한국에서도 이것 때문에 골치잖아요. 끝없는 외주화로 꼬리자르기. 노예 제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았으며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죠.
차별 없는 경제 시스템은 다다르고 싶은 이상일지도 모르죠. 최근 유럽의 복지 국가들도 지반이 흔들리고 있는 걸 보면... 그래도 한국처럼 이렇게 시작부터 먹통인 채로 계속 갈 순 없어요. 증기 기관차 시대도 아니고 이렇게 개돼지 키우는 식으로 가게 놔둘 순!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 - 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최재혁 옮김 / 한권의책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을 어느 정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인터넷 유행어 중에 이런 게 있죠.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고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이 이 문구를 넣어 짤방을 만드는 걸 심심치 않게 봅니다.

 

관련 자료

https://namu.wiki/w/%EC%95%84%EB%AC%B4%EA%B2%83%EB%8F%84%20%EC%95%88%ED%95%98%EA%B3%A0%20%EC%8B%B6%EB%8B%A4

 

 

설득할 필요도 없이 게으름과 한가함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욕구이자 쾌락입니다. 리 베르크손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p58~59)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하라는 명령을 고통’, 운동하지 못하게 하는 사로잡힌 무기력을 쾌락이라고 했습니다.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이라는 부제를 단, 쿠분 고이치로 인간은 언제부터 지루해했을까?는 그러한 고통쾌락의 역학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스칼은 방에 가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분전환(Divertissement, 디베르티스망)을 추구하는 불행이 인간의 삶이라고 했습니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인류가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로 넘어가면서 사유재산 같은 소유의 문제와 사회적 불평등(경제적 격차, 계급)이 생겨났고 지루함의 문제도 등장했다고 봅니다.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존재가 국가에, 집에, 관계에, 소유와 분배에, 자아에 골몰하게 된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노동과 소비사회에 압도되어 있는 우리는 이데거가 표현한 얼빠짐(마비상태)’, ‘붙잡힘상태에 놓여 있습니다현실을 벗어나기도 바꾸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헬조선’  같은 표현들은 우리에게 기분전환용이기도 할 겁니다. 고쿠분 고이치로는 일상의 지루함과 기분전환이 얽힌 양식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 삶의 본질이라고 하며, 지루함이야말로 인간이 지닌 가능성의 발로”(p226)란 하이데거의 말처럼 상황에 매몰되지 않는다면 돌파할 수 있는 가능성-자유도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에스토니아 출신의 이론생물학자 스쿨이 고안해낸 환경 세계는 그 가능성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환경 세계는 모든 생물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 속을 살아가고 있다는 개념입니다. 18년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포유류가 발산할 뷰티르산 냄새를 기다리는 어떤 진드기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는 다릅니다. 18분의 1초가 연속되어야 시간을 감지할 수 있는 인간과 그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물고기도 다른 시공간을 삽니다. 해바라기를 하기 위해 바위를 받침대로만 여기는 도마뱀과 감상을 비롯해 여러 용도로 바위를 이용하는 인간도 다르게 세계를 감각합니다. 동물들이 자기 환경 세계에서 충동의 정지충동의 해제로 안주한다면, 인간은 동물보다 환경 세계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능력이 상당히 발달해 있습니다. 방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말은, 하나의 환경 세계에 머물러서 살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세계 그 자체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지루해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상당한 자유를 가지고 환경 세계를 이동할 수 있기에 지루해하는 것이다

하이데거의 지루함론  

 

예술, 결혼, 놀이, 독서, 우주 탐사 등 우리 행위들은 환경 세계를 바꿈으로써 삶의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일 겁니다. 행위가 안정되고 습관을 통해 우리는 쾌락을 얻지만 반복의 지루함이라는 불쾌함을 다시 마주해야 합니. 파경, 무질서, 광기, 노예 같은 상황들은 나쁜 결과에 해당되겠죠. 

경험의 반복과 스스로 사고하는 체험 속에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 인간다운 삶이라는 결론은 매우 진부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실제 이런 삶을 누구나 누리고 살고 있지 않기에 이 결론은 가볍지 않습니다. 또한 이 결론이 타당한 것인지 고쿠분 고이치로가 생물학, 경제학, 사회학, 철학을 두루 살펴 37명이 넘는 인물들의 이론을 탐구하며 말하고 있기에,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저는 고맙기도 했습니다. 제 생각 발전소에 윤활유가 되어 주었으니까요지루함과 기다림의 보고서였던  케트《고도를 기다리며가 본문 논의에 들어가지 않아 아쉬웠는데, 고쿠분 고이치로가 예상을 비껴가서 저는 살짝 즐겁기도 했습니다. , 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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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21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도를 기다리며를 어디서 봤나 했는데 , 이 글였어요 . 같은 글? ! ( 아 , 저주 받은 바쁜 눈!)

AgalmA 2016-09-21 15:05   좋아요 1 | URL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던 그장소님의 처음 대면이 제일 중요했겠죠. 그래야 그 이후 <고도를 기다리며>를 말하는 글의 의미를 알고 느끼실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저주는요 보배같은 눈이죠^^

[그장소] 2016-09-21 16:38   좋아요 0 | URL
다른 분도 언급을 했나 , 그래서 자신없어서
너무 많은 글을 한꺼번에 보니까 ㅡ리뷰들도..
(여기 얘기 아닌데 , 왜 이방에서 이럴까요? 참 , 경계도 없이! ㅎㅎㅎ )
Agalma님 글 보기 전에 막 어디선 본것 같은 기분! ㅎㅎ
그래서 어쩐지 반가운 겹침이나 묘한 데쟈뷰 ㅡ 그런기분였던거 같아요!

yamoo 2016-09-22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리 베르크손은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하라는 명령을 ‘고통’, 운동하지 못하게 하는 사로잡힌 무기력을 ‘쾌락’이라고 했습니다..라고 하셨는데, 베르그손의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 어디에 그런 말이 있나요? 아갈마 님은 이 책을 정말 읽어 보시긴 한 겁니까? 어디에 그런 말이 적혀 있는 거죠??

AgalmA 2016-09-22 23:19   좋아요 5 | URL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앙리 베르크손, 최화 옮김, 이카넷)
p58~59
극단적이라는 말로 당신이 뜻하는 바는 고통을 견딜 수 없다는 것, 즉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신체가 수많은 다양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 아닌가?
(중략) 지성이 생각하는 여러 쾌락들 앞에서, 우리의 신체는 마치 반사작용처럼 그들 중 어느 하나로 자발적으로 향한다. 그것을 멈추는 것은 우리에게 달렸지만, 그 쾌락의 매력은 그렇게 시작된 운동과 다른 것이 아니며, 그것을 맛보는 동안의 쾌락의 세기 자체는 모든 다른 감각을 거부하고 거기에 빠져 버리는 신체의 무기력에 불과하다. 우리의 정신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저항하려 할 때 그러한 무기력을 의식하게 되는데, 그러한 무기력이 없다면 쾌락은 여전히 어떤 상태이나 더 이상 크기는 아닐 것이다. 물리적 세계와 마찬가지로 정신의 세계에서도 매력(인력)은 운동을 일으키기보다는 설명하는 데에 쓰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알려드렸으니 이해는 님의 몫입니다. 위 글이 어떻게 그렇게 해석되냐 하시면 p59 각주도 보시죠. 옮긴이가 정리도 해뒀죠? 원문까지 비교하셔서 틀렸다는 걸 증명하시든지요.
출처를 밝혀 달라고 하면 될 일입니다. 책을 정확히 얘기했기에 페이지까지 인용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용을 정확히 하라는 훈계까지 하실 겁니까. 서재 회원 모두에게 다 그렇게 말하세요. yamoo님도 이곳 서재 회원일 뿐입니다. 자유로운 지적과 토론 문화? 그전에 예의 좀 갖추시죠. 존댓말을 쓰고 있지만 `이 책을 당신이 정말 읽었나` 그 말 밑엔 `당신 따위가 뭘 안다고 떠드는가` 하는 게 읽히는데요. 그 문장이 예의가 있는지 없는지 poll 해 볼까요? 님의 댓글 때문에 받는 제 스트레스, 이런 부가적인 시간 투자는 누가 책임집니까. 알라딘을 위해서? 님을 위해서겠죠.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지성을 제 서재까지 와서 뽐내지 마십시오. 다음부턴 시비조의 이런 댓글 바로 삭제할 겁니다.

2016-09-22 23: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AgalmA 2016-09-22 23:58   좋아요 2 | URL
제가 지금 심한 독감에 걸려서 예민하기도 했지만, 사과해 주시니 저도 마음 풀겠습니다.
최화 교수가 베르크손 생각을 잘 정리했다고 생각했고 동의하기에 저도 마찬가지로 표현한 겁니다. 인용이 나오기까지를 일일이 설명하자면 문장이 지저분하고 내용이 복잡해질 거 같아 축약해 말한 게 이리 되었네요. 앞으로 정확성에 대해 더 신경쓰겠습니다.

2016-09-23 0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3 0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3 1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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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4 01: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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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6-09-23 23: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지루함을 불편하게 느끼는 것은 아주 최근이며 잘못된 일이라고 느껴집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우리의 상태인 거 같습니다. 근래 읽은 책에서 인용합니다. ^^
˝시계 판매업자가 우리 시간 관념을 개조했다. “시계회사들의 주된 판매 전략은 시계 시간 자체가 지니는 우월성, 즉 쉬지 않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성실성을 내세우는 것이었다.” “1891년 시계회사의 카탈로그는 ‘인생에서 성공을 원하는 사람이 길러야 하는 한 가지 미덕은 시간을 지키는 것이고, 범해서 안 될 실수는 시간에 늦는 것이다’고 광고했다.” “1896년 다른 시계회사는 ‘질서, 신속함, 규율은 젊은이들 마음속에 깊이 심어줘야 할 가장 중요한 삶의 원칙들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러한 원칙들을 예증하는 데 시계만 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AgalmA 2016-09-25 17:40   좋아요 1 | URL
로버트 그루딘 <당신의 시간을 위한 철학> 리뷰 쓸 때도 그랬고, 로빈슨 크루소가 모래시계를 멈출 때도 그랬고, 시간 개념을 다루는 다른 책을 읽을 때도 그렇지만 시간은 우리가 만든 세계에 불과하지요. 그리니치 천문대로 표준시를 정해 사용한 것도 100년도 안됩니다. 그래서 예전 철도 경우 출발시각은 정확히 표시해도 도착시각은 말할 수 없었다고 하죠. 칸토어가 무한 개념을 가시화했듯이 시간도 우리가 정한 정확성에 불과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 믿진 마십시오. 정확성 나오니 겁나요;;
시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전 아날로그 시계를 좋아합니다. 시계를 모으기도 했고요. 디지털 시계의 확고한 제시보다 전체 시간이 돌아감을 보는 맛으로 아날로그 시계를 좋아해요. 재깍재깍 그 소리도 좋고^^시계와 규율? 제겐 전혀 안 먹히는 소리ㅎ;;

[그장소] 2016-09-24 0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병원 다녀 왔나요? 몸은 좀 어때요? 좀 좋아졌음 좋겠는데..

AgalmA 2016-09-24 08:33   좋아요 1 | URL
수액맞고 저녁약은 잠이 오는 강력한 약을 넣어달라 했더니 연신 잠에 빠져 상태가 좀 호전됐어요. 역시 잠이 보약... 사무실은 아픈 놈 붙잡고 일 어쩔? 수 없어 하는 상황이고ㅎ;;
그나저나 그장소님도 잠을 잘 주무셔야 컨디션이 나아질텐데, 우리에겐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앓는다는 건 상황을 전도하는 꿈 같은 것이기도 하여서 떠나보내기 아쉬워...
병은 살고 싶으면서 죽고 싶기도 한 욕망을 접수해 준 것이기도 하니까요. 자, 이제 얼만큼 살고 싶고 얼만큼 죽고 싶니...그 물음이 확대된 형태.


[그장소] 2016-09-24 18:04   좋아요 1 | URL
음 , 지금의 시대에 장수를 욕망하긴 불안하니 적당히 보험처럼 병증을 안고 있어야 안심이 될지도 ...
다행예요 ..좀 괜찮아 졌다니 ..아, 잠은 정말 저랑 뭔가 타이밍이 원수 같아요 .. 겨우 막 자볼까 하면 예의 의무같은 노릇이 찾아대고요 .
서로 미안해하면서 ...참 싫어요 ..그 어긋나는 시간이 ..그래서 또 포기하고 ,

AgalmA 2016-09-24 22:25   좋아요 1 | URL
제발 잠에 우선 의무를 가지시고요^^;; 저도 잠못자 비실한데 이웃 잠못자 비실한 거 이런 거로 동병상련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린 절대 비실해보이지 않는다-,,-;;; 순간적 촐랑만담쟁이들이라;;;

2016-09-24 2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5 06: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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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06: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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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07: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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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07: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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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07:3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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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09: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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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0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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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5 10: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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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4 15: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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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09-24 22:38   좋아요 1 | URL
염려 감사합니다.
감기 가끔 걸려 고생하긴 했는데, 아, 이번엔 정말 힘드네요.
불필요한 신경 안 쓰고 싶은데, 알라딘 서재만 오면 신경 쓸 일이 넘 많아 아플 땐 오지 않을까 봐요ㅜㅜ;;
님도 건강 잘 챙기세요/

2016-09-25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5 06: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고기자리 2016-09-25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프셨군요.. 지금은 좀 괜찮으신가요?

제가 여러 가지로 경황이 없어 자주 접속을 못 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럴수록 더 말이 줄어드는, 제가 지금 그런 상태여서 짧게 안부를 전합니다..

강해서가 아니라 아픔을 아니까, 상처받는 줄 알면서도 회피하지 못 하는 A 님이죠.. 잠도 좀 주무시고 빨리 회복하셨음 좋겠어요..

AgalmA 2016-09-25 16:26   좋아요 2 | URL
우왕~ 물고기자리님T^T)o~~ 어디 갔다 이제 오시는 겁니까. 물고기자리님 볼 때마다 난 이 소리ㅎ;;;
보고 싶으면 물고기자리님 서재 가서 읽었던 글 또 읽고 했어요. 물고기자리님이 하루키씨에게 그러셨듯 ˝조금만 더 얘기해 주세요˝ 조를까 하며ㅎ;;
편찮으신 건 아니길.... 물고기자리님이 워낙 섬세하셔서 가만히 있어도 아픔이 몰려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공계 외유내강도 있으시잖음ㅎ!
아프다고 맘대로 뻗을 수도 없고 사는 게 참 복잡심란, 그렇죠?
물고기자리님 하두 안 나타나셔서 물고기자리님 낚시하는 그림이라도 그릴까 했음~ 가만, 생각해보니 재밌겠음. 호오...


물고기자리 2016-09-25 16:34   좋아요 2 | URL
저는 아프지 않은데 걱정거리가 좀 있어요.. 뭐, 늘 그렇긴 하지만요..ㅜㅜ

산다는 건 앞선 파도에 채 익숙해지기도 전에 새로운 파도에 휘청이는 과정 같아요.

그럼에도 한줄기 빛을 찾아가는 이 미친 집요함이 저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그림은 곧바로 상상이 되네요^^ (웃으니까 새삼 기운이 납니다!)

저야말로 당분간은 `조금만 더 이야기해주세요` 모드로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잘 견디며 살아 보아요!!^^

AgalmA 2016-09-25 16:45   좋아요 2 | URL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도 할 수 없는...

평화로움이란 게 조금 덜 힘든 거지 힘든 게 전혀 없단 소린 아니듯이, 물고기자리님이 지금 겪는 파도도 그렇겠군요.
물고기자리님 웃겨 드릴 그림을 연구하며 저도 견뎌 볼께요 ㅜ-ㅜ;;

아무쪼록 건강 잘 챙기세요.

페크pek0501 2016-09-26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래전에 연극으로 본 적이 있는데 이해를 하지 못해 정말 지루했어요. 한참 뒤에 그 작품에 대한 해설의 글을 책을 통해 읽게 되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지루한 고전이란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했어요.

따지고 보면 무엇이든 깊게 관찰하면 심오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지금은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런 작품보다는 온 정신을 집중하게 하는 작품이, 매력적인 작품이 여전히 좋습니다.

이곳에 많이 드나들어서 많이 배우겠습니다.

AgalmA 2016-09-26 13:29   좋아요 0 | URL
저도 <고도를 기다리며> 해외 초빙작으로 본 적 있는데, 연출이 매우 독특해서 재밌게 봤어요. 베케트도 전작 탐독해보고픈 작가죠. 세상엔 좋은 작가들이 왜이리 많은 건지ㅜㅜ

인간관계가 그렇듯 독자와 작가도 공통으로 관심사가 맞아야 관계가 지속되는 거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제가 읽고 싶은 저자들을 다들 호명하는 거보고 신기하다 싶더라니까요. 주시하는 방향성도 거의 같고.

이번에 이성복 시인 대담 <끝나지 않는 대화> 읽으며, 블랑쇼, 바타유, 불가능 줄줄이 나오는 거 보고 역시....했다는^^
이 책 리뷰도 써야 되나 말아야 되나 싶어요ㅎ;;

배우시다뇨. 저는 제 한계에 있을 뿐인 걸요.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 나눌 수 있어 저도 고맙습니다^^


2016-09-28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8 2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9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9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16-09-29 1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처음에 그랬다가 푼 즐 알았는데 확인해보고 오픈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가진 의 기원》 책 띠지에는 세계를 바꾼 3대 혁명서로 다윈 《종의 기원》(1859), 마르크스 《자본론》(1867), 프로이트 《꿈의 해석》(1900)이 적혀 있다. 아인슈타인이 빠지다니! 동의할 수 없다가, 문구를 만든 이가 19세기 말 인류학적 의식 혁명에 방점을 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이해했다. 세계 3대 기타리스트 실랑이처럼 제발 세계 3어쩌고 하는 작의적인 분류 좀 안 했으면 싶지만 인간의 분류병은  (생존을 위한?) 고질병이라 세계 최고의 의사가 와도 고칠 수 없다. 의사는 더더욱 분류 박사!
     
    
다윈과 프로이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더 집중했다, 마르크스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더 집중했다고 생각한다. ㅡ보라, 이 분류병; 모른 체하고ㅡ 내가 흥미로운 건 다윈과 프로이트가 유독 천착한 문제다. 다윈은 종의 기원발간 후 12년 뒤 그 보완으로 1871간의 유래와 성선택》을 발간했다. 그의 대표 이론인 연선택론’(변이-생존경쟁-유전)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선택 이론으로 설명했다. 생존 경쟁에서 불리한 화려한 꼬리를 가진 공작새가 대표적 예다. 짝 고르기 즉 성선택이 생존 경쟁보다 번식에 더 유리한 진화 조건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기서 내 단상, 번식에 종속된 ‘짝 고르기’ 가 아니라 짝 고르기 행동 자체에 주목할 때 동성애자들은 매우 타당한 합리성을 획득하게 된다. 인간에게 암-수 교배 번식만이 절대 본능이 아니며다윈의 성선택 이론이 간과한 점으로 거론되는사회 환경적 변화도 중요 조건으로 볼 때 동성애는 하등 이상할 일이 아니다. 문헌만 봐도 동성애는 오래전부터 인간 습성 중 하나였으며, 동물계에서도 빈번하다. 또 근대 이후부터 강화된 자의식, 행복 추구 심리, 인간의 마음 - 자유의지의 다양성 면을 두루 살펴 생각해 볼 부분이다.
    
남성 우월론을 펼치고 있는 다윈이 전학을 잘 알았다면 그의 이론은 좀 더 체계적이었을 거다. 멘델의 유전 법칙이 당시 논문으로 이미 나와 있었지만 다윈은 몰랐을 가능성이 높고, 그 논문이 수학 수식에 가까워 수학에 약했던 그가 해석하기엔 어려웠을 거란 추측이 많다. 때문에 다윈이 주장하는 부모 유전자 융합 논리는 바로 허점을 드러낸다.
지금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볼 때 인간은 Y 염색체가 없다면 여성으로 만들어지는 기본 틀로 짜여 있다. 수백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X 염색체에 비해 Y 염색체는 수십 개의 유전자 밖에 가지고 있지 않은데 남성을 만드는 일을 전담하는 걸로 보인다. 또한 X 염색체에 비해 많은 질병에 취약하며 두 배 정도 높은 돌연변이를 발생시킨다. 이것은 자녀에게 대물림된다. 탈모 문제는 애교에 가깝다.
 

물론 성선택 이론에서 여성 우월 논리도 있는데, 수컷을 선택하는 주체가 암컷이라는 거다. 그래서 수컷은 더욱 자기 발전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진화 과정을 꾀하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결론적으로 수컷 우월로 귀결되지만.
기서 요즘의 문제를 상기해보다. 전 세계적으로 성 평등과 성 대결 문제가 가속되고 있다. 다윈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선택이 생존 경쟁보다 더 강력하다고 보았다. 그런데 현대의 대결 문제는 존 경쟁이 더 강력히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걸로 볼 때 진화의 단계설이라든지 우월 순위에 대해 물음표를 갖게 된다. 이런 순환성을 다윈은 잘 시뮬레이션하지 못 한 거 같다. 또 다윈은 공감과 도덕성을 인간 존재 조건의 높은 가치로 여겼으나 그의 미개인 비하 발언은 이중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다윈도 시대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인간의 존재론적 가치(공감과 도덕성)가 실상 공감 결여와 부도덕성으로 인간 사회에서 늘 골치 아픈 문제인 건 아이러니하다. 이런 제반을 살필 때 다윈주의자인 리처드 도킨스가 인간의 도덕성과 이타성을 진화상의 연변이로 보는 것은 과연 타당한가. 이 돌연변이가 없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이는데 그렇다면 돌연변이라 할 수 있는지. 
   

인간이 침팬지와 유사한 영장류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그의 이론은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훌륭한 방식이었다. 다만 인간을 동물 관찰과 비교 대조해 단순화해서 본 것이 단점 같다인간의 이 끝없는 비이성적인 폭력들을  인구 증가 억제 작용이라는 진화 과정으로 간편히 설명할 수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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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9-09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ebs지식탐험을 읽는 기분 !! 이라는! ^^
ㅎㅎㅎ
좀전에 링크를 읽다 다원과 마르크스 부분을 언급한 모퉁이를 지나쳤음!^^

AgalmA 2016-09-08 23:39   좋아요 0 | URL
다큐 프라임 제작할 능력이 안 되어서ㅎ; 농담. 제 글이 그 정도 되려면 멀었죠. 물음표 보따리 짊어지며 다니는 꼴;
그장소님 골목은 참 많기도 하여라ㅎㅎ

[그장소] 2016-09-09 01:06   좋아요 1 | URL
음, 그리 대단친 않음, 이 지식탐험 책 ㅡ링크, 페이스북 정보를 온통 옮겨놓은 내용이더라는!
기존에 있는 말들로 꾸민거라..신선하지 않았어요..^^
익숙하게 아는 것들을 읽을 때의 즐거움은 있었지만,
Aglama님 글은 대게 다큐를 닮았는데..새삼스럽다는!^^

AgalmA 2016-09-09 01:34   좋아요 1 | URL
지식탐험 책이 그랬군요.
어쨌거나 그장소님 어법에 따라 저는 ˝다큐 찍네˝ 되는 겁니까. ㅎㅎ 그장소님은 ˝또 소설 읽네˝ ㅎㅎ(비하 아님!)

[그장소] 2016-09-09 05:02   좋아요 1 | URL
뭘 어떻게 말해도 비하로 들리지 않는 이상 현상~ 웃음부터 나거든요!^^ㅋ
소설~ 다큐~

AgalmA 2016-09-09 06:53   좋아요 1 | URL
🙆🏻 우리 소설 다큐하고 앉아 있네 댓글 팟캐스트? ㅎㅎ

[그장소] 2016-09-09 08:02   좋아요 0 | URL
자동음성지원이 된다는! 그 잭 팟캐스트!

AgalmA 2016-09-09 21:50   좋아요 1 | URL
독서단이 아닌 독수다방? ㅎㅎ 성대모사 연습도 좀 해야 하나. 주섬주섬...어디보자. 콧수염과 안경, 지팡이...이봐, 그건 변장이잖아! 아;

[그장소] 2016-09-09 21:54   좋아요 1 | URL
현대판 셜록? 영화를보니 그도 어설픈 변장의 달인이더라는~ ㅎㅎㅎ 기발하긴한데 몇프로쯤 모자라보이는~^^ 아셜록!

벤투의스케치북 2016-09-21 14: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윈은 성선택이 생존대결보다 더 중요하고 Agalma님은생존 경쟁이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지요? 이런 상황에 그것은 자신의 성향을 투사한 결과 또는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본 결과라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다윈도 그렇고 Agalma님도 그렇고 그러기에는 이성적이고 균형잡힌 사유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의 경우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글쎄 무엇이라 말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는 둘 중 하나를 고르고 싶지는 않습니다. 성선택이 더 근본적이라 생각하지도 않고 생존경쟁이 더 근본적이라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다윈이 살다 간 130년 전은 지금보다 여러 면에서 생존경쟁이 덜 치열했을 것이라는 점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그래서 성선택을 더 근본적인 것이라 말했을 것입니다. 물론 자신의 이론을 만들기 위해 성에 집중했으리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젊은 남녀들이 어떤 구도하에서 만났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우리 나라에서 지금도 뜨거운 논란거리인 여성의 군면제와 병역필자의 가산점 혜택 등이 대결을 부추기고 있는데 이는 대체로 비대면적인 대결이고 집단에 속한 채 갖는 만남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일 그들이 개인적으로 만났어도 그렇게 치열할까요? 단언할 수 없지만 두 남녀가 특별히 큰 핸디캡을 가지지 않는 한 그리고 상대성에 대한 선천의 반감 또는 비호감이 없는 한 조건이 맞는다면 호감을 가질 것입니다. 선안남 심리상담사의 `혼자 있고 싶은 남자`에 이런 사례가 나옵니다. 즉 취업에 계속 실패한 남자가 깊은 우울감과 대인기피증에 빠져 여자친구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했다가 심리상담을 받고 마음이 느슨해지자 여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과 그리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존대결 또는 생존 강박에 따른 우울과 성선택은 배타적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적절한 교육 내지 상담을 거치는 조건하에서이지만 말입니다. 궁금한 것은 성선택이란 말이 상대를 선택할 때 무조건 눈에 띄면 된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는가, 하는 것입니다. 성이 중요한 기준이되 그 안에서 더 나은 상대를 고른다는 의미이치요? 아침에 중학생 남녀들의 분방하고 대담한 성의식 및 행동을 보여주는 일기를 보았습니다. 성대결 시대라는 전제에 맞지 않는 행태이지요. 그들은 취업을 지상과제로 하는 스물 이상의 남녀들에 비해 자유로운 존재이니까요. 또한 그런 여혐병을 앓던 남자들도 모르긴 해도 취업을 이루고 나면 여혐 또는 여성적대적 성향이 줄어들 것입니다.

AgalmA 2016-09-21 14:48   좋아요 0 | URL
당연히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는 요인의 ˝순환성˝에 더 방점을 두었습니다. 다윈이 요인으로 지적해 낸 것들은 꽤 정확했습니다. 하지만 사회환경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단정이 되었다는 게 단점이죠. 이건 진화생물학의 단점들 같기도 하고 말이죠.
병역과 육아 문제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성대결입니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그건 매우 치명적으로 작동하고 있고요. 그렇기에 ˝성대결˝은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말한 겁니다. 육아 문제는 좀더 섬세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산과 양육에 있어 남녀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으니까요. 군사 문화도 참 복잡한 사안이죠. 남성 우위 위계질서, 군부대 성폭력 문제 등등.
진화심리학 책을 보면 호감도는 3초 이내에 결정된다고 하지요?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하고.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죠. 성선택도 이것과 연결된다고 봅니다. 이성을 보면 본능적으로 자신의 배우자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려는 짝짓기 심리가 작동하죠. 아주 짧은 찰나. 여기서도 본능과 생각하는 이성이 복잡하게 얽혀있겠죠.
한국의 여혐 문제는 취업이 주된 요인인 것 같진 않습니다. 강남 살인 사건.... 참 복잡한 요인이 섞여 있죠. 피의자는 조현병 증상도 있었고 피해의식도 심했던 것 같던데...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는 약자를 고르는 그 심리는 본능적인 것도 섞여 있다고 봐야죠. 단정하는 건 아닙니다. 이건 저도 더 생각해봐야 할 사안입니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남성 우위 심리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생존 경쟁 요인이 아닌가 하는 거죠.


벤투의스케치북 2016-09-21 14: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화심리학은 필연적으로 논쟁적이지요. 학문을 마음에 들고 안들고 따져서는 안되지만 저는 진화심리학이 드러난 결과를 사후적으로 설명하는 즉 이론에 현실을 꿰어맞추는 것 같아 거부감이 납니다. 진화심리학도 그렇고 다른 학문도 그렇고 하나의 주제어로 세상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고 또 무리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너무 미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것은그 학문을 종교처럼 떠받드는 후학들이 학문에 부정적 이미지를 부여하기 때문이지요. 베르그손의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 리뷰 기대됩니다.😄

AgalmA 2016-09-21 14:55   좋아요 1 | URL
모든 학문과 이론은 사후적이죠. 이론을 세우는 것도 토대 없이는 불가능하니까.
저야 이론들의 각축 속에 본질들이 드러나길 바랄 뿐.
저도 학문이 종교적일 정도로 추앙받고 신성불가침이 되는 것에는 반대입니다^^
아, 베르크손...ㅜ,ㅜ;;;

벤투의스케치북 2016-09-21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자의 귀납적 사고 같은 것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전체를 보며 디테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싶습니다. ^~^

AgalmA 2016-09-21 14:58   좋아요 1 | URL
네, 맞는 말씀^^

침보라소 2018-03-27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선택설의 간명함과 논리적 자명함 그리고 역사적 파급력을 볼때 아인슈타인이 아닌 다윈이 뽑힌 게 당연하다고 봅니다.
물론 아인슈타인이 훨씬 천재적인 과학자로고 생각합니다만..

AgalmA 2018-03-30 23:45   좋아요 0 | URL
최근 읽고 있는 책마다 다윈이 등장하는데, 그의 확장성, 파급력으로 볼 때 아인슈타인에 밀린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다윈과 아인슈타인이 분야가 다르긴 하지만요.
 
중력파의 시대 - 한국 스켑틱 Skeptic 2016 Vol.5 스켑틱 SKEPTIC 5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실용성을 좋아하죠. 그래서 어떤 분야, 특히 문학은 현실 생활에 아무짝에도 소용없다고 비아냥대기도 합니다. 여긴 그런 분이 안 계신 걸로……. (두리번, 두리번)

어디선가 들려오는 외침 "난 문학을 미치도록 사랑해"
(킥킥 거리는 소리, 뒤돌아보며 의자 끄는 소리, 환호하는 소리)
네, 네. 잘 알겠고요. 진정하시고요. 
오늘은 문학과는 안드로메다만큼의 거리가 있다고 여겨지는 과학 얘기 좀 해 보죠.
실용성? 있으면 좋죠. 있으면 좋은 정도가 아니라고요? 네, 네. 잘 알겠고요. 그래서  "중력파"의 눈물 많은 사연은 뒤로 미루고, 노른자라 할 수 있는 '중력파의 가능성'부터 말해 보겠습니다. 
한국 중력파 연구협력단 연구원(그런 게 있었어? 네, 있었습니다. 그들의 눈물겨운 사연도 생략하니 책에서 보시고요.)인 김정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박사후연구원의 말을 들으면 단번에 감이 잡힐 겁니다. 안 잡히면 어떡하지;

정리 : 상대론이 나오기 전 사람들은 시간은 시간이고 공간은 공간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아인슈타인이 이 두 개를 같이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도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보면 중력파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천천히 늙어가거나, 빨리 늙을 수도 있었던 거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변화가 무시할 만큼 작기 때문에 블랙홀이 우주 저편에서 충돌한다고 해서 우리 나이가 늘었다 줄어들거나 하진 않지만요.(p80)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는 문제보다 당장 한여름 누진세가 더 중요한 대다수 한국인에게 역시 안드로메다 같은 소리겠지만, 저 말은 '중력파라는 것을 빛처럼 다룰 수 있다면 시공간 자체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이야기'(p80, 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왈)입니다!
'태초에 빛이 있으라!' 그런 이야기가 또 나올 수 있단 말이죠. 참고로 작가는 글을 잘 다뤄 시공간과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지요. 그런 작가도 독자도 아주 소수지만.

 

 

시공간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건 '시간 여행'이란 개념이 '시간 생활'로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도 보여 줍니다. 그게 당장 무슨 소용인가 매정하게 말하는 사람들이 또 보이네요. 그럼 중력파 검출을 위해 탄생한 발명들을 볼까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레이저, 빛이 4km를 왕복해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광학 시스템, 그리고 레이저 간섭계를 다른 진동으로부터 완벽하게 고립시킬 수 있는 차폐 시스템' (p81)이 있습니다. 중력파가 발견되었으니 연구는 더 활발해질 테고, 앞으로 또 어떤 기술 발전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만날지 알 수 없는 일이죠. 인터넷 세계가 열린 이후의 질적 변화를 뛰어넘을 지도요. 자동차 운전에서 "뉴턴 역학"이, 항공과 천문학에서 "상대성 이론"이 적용되고 있는 걸 모른 채, "실용성" 운운은 결과만 보려는 태도죠. 
 

다음은 중력파가 무엇인지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한 장이니, 대강 아는 분들이나 흥미를 잃어버린 분들은 이쯤에서 퇴장하시거나 아래에 다른 칼럼을 보시면 됩니다. (드륵 드르륵 어수선한 분위기)
남은 분들을 보니 마음이 무겁군요. 과학자도 아닌 내가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심장이 죄어 오네요. 악플러도 아닌데 이거 좀 말해 보겠다고 이러니 약골이 따로 없군요. 약이, 약이, 약이 없네요. 그냥 할게요. 

지금으로부터 약 110년 전 드라큘라 아니 인슈타인이 1905년 특수 상대성 이론을, 1915년에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이 없는 경우에 상대적 운동에 의해 달라지는 시간과 공간을 기술한 반면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장이 포함된 경우의 시공간 구조를 설명하는 이론(p39)"입니다.   
"뉴턴 역학에서는 중력파가 나오지 않는 반면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는 필연적인 현상"입니다. "뉴턴 역학에서는 시간과 공간이 절대적인 것이지만 상대론에서는 관측자에 따라 달라"집니다. "빛의 속도는 관측자에 무관하게 일정하다는 상대성 원리와, 중력과 관성은 구별할 수 없다는 등가 원리를 만족시켜주는 일반 상대론은 불가피하게 시공간의 구조와 물질의 분포를 연결(p39) 시켜 줍니다. 

거기, 도망 가려는 거 아니죠. 흠흠. 

"물체가 급속한 가속을 겪으면서 만들어내는 시공간의 요동은 빛의 속도로 전달"(p41)되고 이를 "중력파"라고 합니다. "시공간의 미세한 변화"를 의미하죠.  
우리는 나열된 단어조차 이해하기 어려운데, 아인슈타인은 상황을 설정하고 오로지 생각만으로 추론하는 '사고실험'으로 이런 이론들을 발견했다니 놀랍죠. 그러나 일반 상대성 이론은 실험적 증거가 1950년대까지도 그다지 많지 않아 1921년 아인슈타인 노벨상 수상 이유에는 들어가지 못 했습니다.  
두 개의 블랙홀이 충돌하면서 나온 이번 중력파 검출 사례는 일반 상대성 이론의 검증이 이뤄진 사건이기도 합니다. 검증이 잘 되지 않아 아인슈타인은 중력파가 없을 거라고 의견 철회까지 하기도 했는데 말이죠. 중력파 검출하는 일의 패러다임을 만드는 데 <인터스텔라의 과학>을 쓴 킵손의 역할이 매우 컸더군요. 나머지 자세한 이야기는 KOREA 《SKEPTIC》 vol. 5에서 만나 보세요. 




잠깐, "중력파"만 끝났지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KOREA 《SKEPTIC》 vol. 5 나머지 소개도 마저 해야죠.  


럴 태브리스 <익명의 악플러에게 던지는 경고> 칼럼에서 '카타르시스 가설(분노 표출이 정신과 신체 건강에 이롭다는 이론, p7)과 프로이트 이론이 인터넷 공간에 트롤(악플러)의 번성 이유를 말해준다고 합니다. 모든 배출이 좋은 게 아니죠. 악플러가 심장질환 발병이 높다지만 당장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에겐 위안이 안 됩니다. 악플러가 심장질환 무서워서 안 할 리도 만무하니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없겠고요.  
 
리엇 홀 <"우리 이모가 좋대요": 우리는 왜 증거보다 체험담을 믿는가>에서는 '우리의 비논리적 행동이 진화를 통해 우리에게 심어진 사고 과정'(p18)이라 말하며 과학적 방법론을 깔끔하게 보여 줍니다. 

나드 레이킨드 <휴대폰은 암을 유발할 수 있을까?>에서는 휴대폰을 직접 먹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다고 합니다. 

 

덕환 <주기율표는 멈추지 않는다>는 짧은 분량 속에 주기율의 역사부터 현재까지 꽉꽉 채운 칼럼이었습니다. 저는 프리모 레비 <주기율표>를 아직 읽지 않았는데,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흐뭇해하며 봤습니다. 

<당신도 하루 만에 영매가 될 수 있다> 클 셔머가 영매로 가장해 상담을 하는 내용인데, 초능력, 텔레파시, 예지력, 투청력, 초자연적 현상 다 필요 없고 상담자의 심리만 잘 읽어내면 어려울 게 없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그것도 쉬운 건 아니지만 말이죠.  


[Focus 2025 인류의 미래를 상상하다]에서는 캐럴 태브리스, 재러미 다이아몬드, 그레고리 벤포드의 강연이 실려 있습니다. 
럴 태브리스는 <유전자의 끈을 늘리자>라는 제목으로 '젠더와 인종의 미래'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말합니다. "하나는 발달된 기술이 인간 본성을 변화시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이 인간 본성에 맞춰 변화한다는 것"(p146)  
젠더 문제에서 그 원인으로 늘 논란인 '유전자인가, 아니면 문화나 경험인가'에 대해 서술됩니다.  
강연 제목은 에드워드 윌슨이《인간 본성에 대하여》에서 "문화는 유전자의 끈에 붙들려 있다"라고 말한 데에 착안해 지은 것 같더군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말에 진화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가 늘 그렇듯 위트 있게 반박했는데,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 

러드 다이아몬드는 <전통사회로부터 배우는 미래의 지혜> 제목 그대로 뉴기니 전통 사회의 육아, 건강 식이, 알츠하이머 예방법, 불화를 해결하는 지혜를 소개합니다. 

레고리 벤포드 <우주 여행과 우주 개발 사업의 미래>란 거창한 제목에서 기대했던 거와 달리 폐위성 재활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총알보다 큰 인공위성 잔해 6백만 개가 위성 궤도를 돌고 있(p165)"다고 하니 구름 너머 쓰레기장인지 재활용센터인지 헷갈리지 않습니까. 우리는 이 아래에서 그걸 별이라고 보고 있을 테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그것들을 현장에서 새 제품으로 만들자고 제안하는데, 돈 들여가며 태평양에 추락시키는 방식보다 100배 낫죠.  

연재물로 <김범준 교수의 복잡계 강의>도 진행되네요. 범준 교수는 《세상 물정의 물리학》 으로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한 분이죠. 
카오스 이론, 비선형동역학 등 어려운 용어들이 별똥별처럼 마구 쏟아집니다. 정신 차려야 즐길 수 있다! 
"과학 자체가 복잡한 것이 아니라 과학의 대상이 복잡한 거다"(p171)로 시작해  
"어려움과 복잡함은 다른 얘기다. 어려운 것은 알고 나면 쉬워 보이지만, 복잡한 것은 알았다고 해서 복잡함이 없어지지 않는다. 어려움이 인식론의 영역이라면 복잡함은 존재론의 영역이다"(p172)란 문장들을 보며, 
이 분은 과학자이면서 철학자이시군! 했습니다. 

<Theme 회의주의란 무엇인가>에서 몰레는 "오컴의 면도날의 이용과 오용"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오컴의 면도날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가장 단순한 가설이 가장 옳을 가능성이 높다"(p189)란 의미로 쓰지만, 단순한 게 '언제나 더 좋다'는 뜻이 아닙니다. '단순성'은 여러 인자 중 하나일 뿐입니다. 가설이라면 마땅히 갖춰야 할 '시험 가능성, 결실성, 적용 범위, 보수성(잘 정립된 지식)'(p196~197)이 다른 인자로 설명되고 있으니 참고합시다.  
'양날의 검'이란 표현도 있듯이 "오컴의 면도날"도 잘 쓰면 우리가 저지를 오류를 최소한으로 줄여줄 겁니다. 


《SKEPTIC》 vol. 5에서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건  '음모론'입니다. 911 테러를 미국 정부가 사전 계획해 '제어 폭파'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음모론의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황당함'이죠! 주장이 엉터리인 게 안타깝지만 미국 정부를 당당히 공격하는 미국 시민 모임이라니 한국에서는 별나라 얘기 같아 씁쓸하죠. 


자, 중력파부터 폭파까지 이번 《SKEPTIC》 vol. 5도 종횡무진 재미난 과학여행이었습니다. 
어, 아직도 계셨어요? 당신도 《SKEPTIC》의 매력에 빠지셨군요. 훗. 

 
이대로 끝내기 어쩐지 머쓱; <미션 임파서블>이나  <본> 시리즈에 나오는 BGM이라도 나와야 할 거 같은데... 
여름이니까 납량으로~



 

 



 

ps. KOREA《SKEPTIC》관련자 분들께

KOREA《SKEPTIC》 꾸준히 봐온 바, 필진들이 좀 더 다양했으면 합니다. 자주 나오는 필진들의 경향이란 것도 있으니 다양한 시선이 못될 수도 있어서 말입니다. 저작권 제휴 문제가 있을테니 KOREASKEPTIC》에서 조정이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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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1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2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고기자리 2016-08-22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까지 도망가지 않고 다 읽었습니다! ㅎ

뜬금없는 말이지만 과학자들 중 의외로 예술에 능하신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예술적 조예와 시각적 사고능력, 과학적 성취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요.

생각의 기초가 관찰이고, 단순히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어떤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관찰인 만큼 과학과 예술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은 것 같기도 해요 ㅎ

아무튼 문학을 좋아하고, 암시와 묘사를 좋아하지만 과학에 대한 글도 좋습니다!! (어차피 활자 중독이니까요ㅋ)

AgalmA 2016-08-23 00:42   좋아요 0 | URL
뇌과학 책 보면 말씀하신 부분들이 모이는 지점들이 많이 보이죠.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제일 잘 알려져 있죠.
예술적 감각은 모르겠지만, 아인슈타인이 아이디어를 추상적 이미지로 떠올리고 물리학과 수학을 통해 이론화한 걸로 유명하죠.

특히 건축에서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자주 느낍니다.
미술에서 원근법이나 황금비례, 기하학, 색채학, 구성, 조형 감각 같은 것도 따지고 들면 수학과 과학이 두루두루 섞여 있는 사고죠.

요즘 과학에서 많은 영감을 받게 돼서 제 흥미가 좀체 떨어지지 않네요ㅎ
<스켑틱>이 매달 나왔으면 정말 바빴을 듯;;

활자중독만 있으신 건 아니시지 않나요?ㅎ
저한테도 중독되세요~(이~~노옴! 뭐 하는 짓이냐! 제가 저를 때찌해 주겠습니다;;;)

물고기자리 2016-08-23 11:48   좋아요 0 | URL
음악도 일종의 수학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실제로 과학자들은 음악을 통해 머릿속이 정돈되거나 영감을 얻기도 한다죠), 훌륭한 문학 역시 아름다운 회화 같기도, 건축 같기도, 음악 같기도 해요 ㅎ

제가 즐겨보는 프로그램 중에 `문제적남자`가 있는데 다양한 문제를 새로운 시도로 접근해 풀어보는 과정에서 묘한 쾌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어쩌면 제가 문학을 좋아하는 이유도 이곳저곳에서 바라보기를 시도하며 그 내용을 하나의 건축물로 완성해가는 과정이 좋기 때문인 것 같아요.

A 님이 과학에서 영감을 받는 것도 시각적 사고 유형자에게 적절한 자극이 주어지기 때문이겠죠. 저는 그 부산물을 얌체처럼 얻어 가겠습니다 ㅎ

때찌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A 님 중독증 할게요^^

AgalmA 2016-08-23 13:40   좋아요 0 | URL
수학자이기도 한 피타고라스가 화성의 기초를 만들었으니 수학과 음악의 상관성은 두 말 할 필요도 없을 듯^^
문제적 남자? 티비를 안 봐서 전 처음 듣는데, 말씀만 들어도 재밌겠는데요. 쾌감이라니. 호오.
저도 물고기자리님의 부산물로 생각 많이 하니 상부상조네요ㅎ 댓글을 안달 수가 없게 글을 쓰셔!
제가 먼저 물고기자리님 중독되었으니 이제 공평한 겁니다! ㅎㅎ

2016-08-27 2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28 1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