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4
알랭 로브그리예 지음, 박이문·박희원 옮김 / 민음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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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몇 평자들은 카메라의 객관성을 문학 작품 속에 빌려왔다고 하여 로브그리예의 문학을 '객관적 문학'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카메라가 결코 객관적이지 않듯, 시선도 객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시선은 인간의 오감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없는 것'이다. 시선이야말로 인간의 욕망에 철저하게 종속된 감각이다. 여기서 불어 단어 objective는 '객관적인'과 '대물렌즈'라는 두 가지 뜻 사이에서 미묘한 역설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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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2 17: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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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 철학에세이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김욱 옮김 / 지훈 / 2005년 10월
품절


어떤 새로운 견해를 접한 후 그 견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음에도 그 견해를 부정하거나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주 당연한 반응이다. 왜냐하면 모든 새롭게 발견된 견해는 과거부터 지니고 있던 우리의 완성된 사고체계를 위협하는 적이고, 과거의 사고체계를 통해 어느 정도 안정된 정신을 함부로 교란시키며, 우리에게 새로운 노력과 과거의 견해가 무익한 것이라고 인정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이다. -172쪽

인간 내면에 숨겨진 오류에 대한 확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몰입된 채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현상은 집단에서 더욱 뚜렷이 관찰된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오랫동안 새롭게 발견한 진리를 습득하거나 반복해도 지난날의 오류와 결별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므로 오류 중에도 일반화된 오류는 진리 이상으로 사람들에게 신임을 받고, 또 그들에게 만족을 베푸는 경우가 있다. -173쪽

<쇼펜하우어가 생각하는 반복과 일상화를 통해 일반적 사실로 둔갑한 오류>
- 자살은 비굴한 행위이다.
- 타인을 불신하는 이유는 자신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성공한 사람과 재능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겸손하다.
- 미친 사람은 불행하다.
- 철학을 배우지 말고,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반대가 참이다.)
- 훌륭한 희극보다 훌륭한 비극을 쓰는 것이 더 쉽다.
- 로드 베이컨의 주장에 따르면, 몇몇 철학은 신에게서 멀어지고 있으며, 그 나머지 철학들은 신에게 회귀하고 있단다. 과연 그럴까? 좀 제대로 알아보시지! (모든 학문의 증대에 관한 논리적 연구, 5장 5절)
- 아는 것이 힘이다, 그렇다면 악마에 대해 아는 것도 힘이란 말인가.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많은 지식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아무런 힘도 가질 수 없는 경우가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지식이라곤 손톱만큼도 갖추지 못했지만 나라에 운명을 한 손에 움켜쥐는 권력을 행사하기도 한다.-173쪽

그러므로 우리는 결국 헤로도토스*의 입장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은,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이다."
어떤 사람이 타인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든지, 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인들이 자신의 비밀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숨긴다는 이유만으로 지식이 타인을 이길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아는 것이 힘이다"는 명제 또한 옳은 명제라고 정의 할 수 없다.
이 같은 오류가 계속적으로 생성되고 지속될 수 잇는 까닭은 이런 오류들을 모방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지 이런 오류들이 자신의 사고체계를 통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판단되었다는 그 한가지 이유만으로 그 오류를 되풀이한다.-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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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을 권하다 - 삶을 사랑하는 기술
줄스 에반스 지음, 서영조 옮김 / 더퀘스트 / 2012년 7월
구판절판


<정신과 신체 훈련의로서 철학의 상실>

기독교들은 섹스란 악마가 인간을 나락에 떨어뜨리기 위해 이용하는 올가미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타락한 육체의 죄를 씻기 위해 몸에 채찍질을 하거나 거세해 버리는 등 극단적인 방법을 썼다. 기독교의 그런 지나친 태도 때문에 여러 세기가 지나 17,18세기에 철학이 교회로부터 벗어나자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금욕주의는 병든 인격이 보이는 증상이라고 조롱했다.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금욕주의를 수도생활과 마찬가지로 반시민적이고 무례하면서 반사회적인 것으로 보았다.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무역계 및 문학계와 관계를 맺었고, 커피와 포도주를 즐겼으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독교의 극단적인 금욕주의를 부정하면서 서양철학은 정신과 신체의 훈련으로서 철학을 잃었다.-84쪽

<세네카가 권하는 마음속 기대치를 조절하는 기술>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에게 말하라. 오늘 내가 만날 사람들은 나의 일에 간섭할 것이고, 고마워할 줄 모를 것이며, 거만하고 정직하지 않고 질투심이 많고 무례할 것이다. 그들이 그런 것은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99쪽

<로고스 Logos>

스토아 철학자들은 '로고스'를 믿었다. 스토아 철학자들이 신이라 부르기도 하고 제우스라 부르기도 한 로고스는 모든 사물에 스며들고, 모든 것을 연결시키고 지휘하는 신성한 우주적 지혜다. 로고스는 '위대한 지휘자'이고, 로고스 덕분에 모든 것은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 로고스를 섬기려면 이성과 도덕의식을 발전시킨 다음 그것을 이용해서 로고스가 만드는 모든 상황에 적응하면 된다.
-109쪽

<합리적 쾌락주의, 치유로서의 철학>

스토아학파와의 적대감과 경쟁에도 불구하고, 에피쿠로스학파는 스토아학파와 '치유로서의 철학'이라는 개념을 공유했다. 두 학파 모두 철학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었다. 한쪽은 정서장애로 이어지는 잘못된 믿음을 없애도록 도와줌으로써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고, 또 한쪽은 자급자족하며 평온하게 살도록 내버려둠으로써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피쿠로스는 "우리는 행복을 불러일으키는 행위들을 연습해야 한다"라고 썼다. 즐거움을 누리며 살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잘못된 곳에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은 감정적 동요를 부른다. 따라서 인간은 합리적 쾌락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미덕'이나 '의무'같은 엄숙한 의미에서가 아니라, 합리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에피쿠로스는 추총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 어떤 즐거움도 그 자체로 악은 아니다. 하지만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것들은 즐거움 그 자체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를 수반하는 경우들이 있다."-132쪽

<의식이라는 까다로운 대상에 대한 네 가지 설명>

1. 강경한 물리학자들은 의식과 자유의지가 환상이라고 답할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이런 입장을 견지한다. (토마스 헉슬리, 앤서니 캐시모어, 프랜시스 크릭)
2. 기능주의적 설명. 의식은 물리적 과정이며,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의식이 생존과 번식이라는 유전적 목표에 기여하므로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과정이다.
3. 의식이란 우리 두뇌의 가소성이 낳은 부산물이다.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이 주장에 따르면, 인간은 사고력이 발달하면서 더 오래 살아남게 되었지만,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죽음을 상상하고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했고, 이것이 종교, 철학 깊은 자기탐구로 이어졌다.
4. 의식이란 일종의 물질이나 힘 또는 차원으로, 양자물리학이 그 존재를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아주 중요한 것으로 판명되리라는 주장이다. -168쪽

<자신과 나누는 무의식적인 대화>

피타고라스는 먼 뒷날 인지행동치료가 입증해 낸 사실, 즉 인간의 정신은 자신이 생각하고 말하는 모든 것을 흡수한다는 걸 일찌감치 알아냈다. 이는 인지행동치료의 창시자 중 하나인 아론 벡이 알아낸 중요한 사실 가운데 중 하나였다. 벡은 우울증 같은 정서장애는 많은 부분 '자신과의 대화'에, 다시 말해 하루 종일 스스로와 나누는 독백에 기인한다.

-188쪽

<회의론자의 스펙트럼>

고대 회의론자들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유발하는 주된 원인이 바로 독단이라고 주장했다. 인간은 너무 성급하게 결론으로 나아가고 자신의 믿음을 과신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우울해지거나 즐거워하게 된다는 얘기다. … 고대의 회의론자들은 추종자들에게 한 가지 치료법을 제시했다. 확신하는 태도를 벗어버리고 아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훈련을 시킨 것이다. 한 가지 믿음에는 다른 믿음을 반박하는 구체적인 논쟁방법을 제시해서, 모든 것이 믿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 동시에 그 어느 것도 믿을 수 없다는 것임을 보여주었다. 유명한 회의론자 카르네아데스는 로마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이 기법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이론과 가치 밑에는 무無라는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다."-201쪽

<남의 눈길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

견유주의犬儒主義는 인간이 문명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들의 급진적이고 극단적인 라이프스타일은 오늘날 길거리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최초의 견유학파 중 한 사람이자 가장 유명한 사람은 디오게네스다. 견유주의는 문명과, 사회적 도덕적 경제적 가치를 비판했다.

애덤스미스는 저서 <도덕감정론>에서 대다수 사람들은 남들 눈에 거지나 부랑자로 비치는 것을 "죽음보다 더 처참한" 운명으로 여긴다고 썼다. 우리는 실패자로 보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최대한 부유하고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려 애쓰느라 평생을 바친다. 경제학자 팀 잭슨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들은 관심도 없는 사람들에게 오래 남지도 않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없는 돈을 들여서 산다."

견유주의자들은 서양문화에서 최초의 '무정부주의적 원시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은 최초로 문명이 바로잡을 수 없을 만큼 병들었고, 인간은 자연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간이 도시국가를 버리고 세계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235쪽

2

계몽주의에서는 장 자크 루소가 '개 같은 디오게네스의 미친 후손'이라고 불렸다. 루소는 견유주의적 방식으로 자신의 시대를 맹공격했다. 그는 인간이 문명 탓에 대중의 의견에 끌려다니는 불행한 노예로 전락했으며, 문명화된 인간은 "자기 밖에 사는 타인들의 의견 안에서밖에 살 수 없다."고 선언했다.
19세기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미국 사회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윌든 호숫가로 가서 2년 동안 혼자 살았다. 의식적으로 '고대의 철학자들'을 모방하기 위해, 그리고 현대의 대학 철학을 조롱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이렇게 썼다. "지금은 철학교수는 있지만 철학자는 없다.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그저 예리하게 사고하거나 학파를 창설하는 게 아니라, 지혜를 사랑하여 그것이 요구하는 대로 단순하고 독립적이며 관대하고 신뢰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240쪽

<현실을 발견하고 자신의 주인이 되기까지>

플라톤에게 현실 발견이란 한 사람의 인격 전체가 떠나야 하는 여행이다. 플라톤은 인간의 심리를 정교하게 설명했는데, 이는 많은 현대 심리학 이론의 기초가 되었다. 그는 우선 인간은 하나가 아니라 몇 개의 자아를 갖고 있다고 했다. 정신은 서로 다른 경쟁적 시스템들로 이루어져 있고, 각 시스템에는 고유의 안건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세 부분으로 된 구조를 제안했다. 합리적이고 사색적인 시스템, 감정과 관련된 시스템, 육체적 욕구를 관장하는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것은 1960년대에 신경과학자 폴 맥린이 제안한 이른바 삼위일체 뇌구조와 비교해 볼 만하다. 맥린은 인간이 파충류처럼 본능 따르는 시스템(R복합체), 포유류처럼 감정을 다르는 시스템(변연계), 그리고 고차원적 추론을 하는 신포유류적 시스템(신피질)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플라톤은 우리가 잠들어 있을 때 불법적인 욕망(부모와 동침하는 욕망 같은)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무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최초로 주장한 서양 사상가였다.-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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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 - 뇌는 결코 지치지 않는다
이케가야 유우지·이토이 시게사토 지음, 고선윤·박선무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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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이라는 구성을 좋아하지만, 뇌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담고 있지는 않는듯. 책도 작고, 술렁술렁 읽기엔 좋아요. (뇌 서적은 아무래도 최근 나온 것을 읽는 편이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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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무늬영원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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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라는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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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그레이효과 2013-02-2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