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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 국민은 없다 - 촘스키의 신자유주의 비판
노암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모색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세계적인 지식인을 만났다. 그의 이름은 노암 촘스키다. 그는 먼저 세계적인 석학이었다. 언어학자로써 큰 공헌을 했다고 하는데 언어전공자가 아닌 나로서는 큰 감명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단지 언어학자로 유명한 것이 아니라 심리학, 정치학, 철학, 인지과학 등에 영향을 끼친 석학이다. 그의 지식은 한 분야에만 편중된 것이 아닌 통합적인 지식이다. 그리고 그가 지식인의 사명을 다하는 것은 그와 상관없는 세상사에 대한 관심이다. 그리고 올바른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 지식인이라는 사람이 침묵할 때 그는, 동티모르의 인권유린과 베트남전쟁 반대, 니카라과 내전 개입 반대, 그리고 지금 이라크 전 반대에 누구의 목소리보다 앞장서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지식인이라고 하는 교수, 박사님들은 자신의 분야에만 편향된 지식을 가지고 있고, 오직 다른 분야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정치적인 분야에서 출세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고위관료, 국회의원, 정당인 등에 교수출신, 박사출신 등이 많지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낸 적이 거의 없었다. 그들의 지식인의 소수의 기득권을 위한 어용이론으로 쓰일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인지 우리나라 학계도 상당히 썩어있고, 그런 물이 고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촘스키 같은 사람을 알게 된 것은 지적인 자극이 되었다.
촘스키의 글을 읽으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이고 이 세계가 어떠한 패턴에서 흘러가는지 조금 알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반대하는 노암 촘스키의 글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도 신자유주의로 인한 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세계화를 중심으로 한 다국적 기업에게 고통받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미국은 우리의 영원한 우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때론 그의 글 중에 일제 식민지하의 한국이 일본과 같이 성장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하면서 나의 마음을 아쉽게 하지만, 그 또한 인간이라 그가 가진 지식에서 그나마 목소리가 큰 일본경제사학자들의 의견을 무분별하게 수용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제 치하때 한국의 경제성장이 이뤄졌는지 지금도 많은 논쟁거리라고 한다. 하지만 태평양전쟁등으로 인해, 식민치하로 인해 받은 우리 민족의 피해는 물적, 인적, 정신적으로 수치로 말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그의 글이 미국을 중심으로한 쿠바, 멕시코 등지로 한정된 것도 그가 가진 지식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물어본다면 '이익'이라는 것으로 나아간다고 말하고 싶다. 물론 우리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는 왜 미국을 영원한 우리의 우방이라고 하는 것일까? 과거 미국이 한국 근대화에 이바지 하고, 해방도 시켜주고, 먹을 것도 주고, 6.25로 부터 지켜주고, 민주주의에 도움을 준 고마운 나라라서 그런 것일까? 어느정도는 맞고 또 어느정도는 틀리다. 그건 그들이 선한 마음을 가지고 한 것 보다는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미국인의 냉철한 미국비판도 도리어 보면 엄연한 미국사랑같은 모습같다. 그가 원하는 사회는 이런 사회가 아닌데, 그가 원하는 국가는 지금 미국같은 나라가 아닌데 하는 느낌이다. 미국도 정말 해야할 일이 많은 것 같다. 특히 그가 말한 파수꾼들의 역할이 클 것 같다. 파수꾼처럼 세계화에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네트워크 게릴라'즉 우리의 네티즌들이 힘을 써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미 그 힘은 우리도 알고 있다. 앞으로는 왠지 한국이 미국보다 더 민주적인, 사람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 같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 같다.
끝으로 이 책의 편집 상태가 상당히 불만이었다. 이렇게 좋은 지식인의 글을 동화책처럼 편집해놨다. 억지로 분량채울려고 글자 크기 키우고, 행간늘리는 이러한 행태 비판 받아야한다. 좋은 책을 망쳐놓은 듯하다. 이런 책 사기 정말 싫어진다. 차라리 노암 촘스키의 블로그나 방문해서 그의 따끈 따끈한 글이나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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