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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ㅣ 폰더씨 시리즈 4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삶이란 무엇인가?', '꼭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의지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스스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고 싶어서 존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 날 보니까 나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별히 삶이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는 더욱 그렇다. 어떨 때는 좀 떨떠름해서 '생명'이라는 예기치 않게 받았던 선물을 뱉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가끔은 가속 페달을 밟으며 무아지경에 빠진 폰더 씨처럼, 삶과 인생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고도 싶다.
그렇게 삶의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자신을 없애 버리려 했던 폰더 씨에게 7명의 사람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들 각자의 삶을 통해 삶을 가르쳐준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요하게 이야기하는 바는 인생의 이유나 목적은 아니다. 삶을 꼭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일단 가정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위대한 폰더 씨’라는 장에서 사업가로 성공한 폰더 씨의 인생 목표나 비젼이 보편적인 인생의 목적이나 이유를 나타낸다고 일반화해서는 곤란하다. 단지 그것은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폰더씨 개인의 비젼과 꿈일 뿐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돈벌어서 성공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성공의 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 뿐이고, 어떻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고 싶은 것이다.
7명이 나와서 7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같다. 먼저 개인은 이 세상 속에 정말 작은 존재임에는 분명하지만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과 자신의 행동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누구나 ‘나비 효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비 효과'란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곧 작은 변화가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론인데, 특별히 7명 중 체임벌린을 통해 강력하게 이러한 메시지를 던져준다. 폰더 씨의 미래 성공 수기의 주인공을 체임벌린이 차지하는 이유는 저자가 그만큼 이 내용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즉, 개인을 독립된 존재로서 인식하지 말고, 공간적 시대적 전 인류의 구성원으로서 그 중요성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선택할 수 있고, 그리고 그 순간에 용감하게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고 책임지라는 것이다. 폰더 씨가 받은 마지막 쪽지의 내용은 이렇게 시작한다.
‘나는 이제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어 넣는다. 나는 인간에게 부여된 가장 큰 힘, 즉 선택의 힘을 갖고 있다.’
독일 포로 수용소에서 3년을 보낸 유대인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의 마지막 자유는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자유이다.” 죽음 앞에서도 절망적인 상황 앞에서도 인간은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최후의 자유는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자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또한 그 자유를 연습해야 한다. 평생 살면서 우리는 사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 책은 우리의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사실과 그 앞에서 무엇을 택해야 할지에 대한 지혜를 준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다시 한 번 등장하는 ‘쌍칼’은 우리에게 용감하게 선택하고 행동하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인생의 태풍 속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 이런 생각을 할 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건네준 우산은 태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야.' 맞는 말이다. 이 책 한 권으로 우리가 태풍을 견디어 낼 수 있는 강력한 내적 자아를 만들 수는 없다. 주위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도 힘들지만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은 더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풍 속에서 우산이 날아가고 비바람에 옷이 흠뻑 젖는다고 해도 그 경험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견디기로 선택하는 ‘한 번의 시도’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그 경험은 다음에 비슷한 어려움에 닥칠 때 견디어낼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그런 시도와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 내적 자아가 성숙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다소 '뻔한 이야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던져버릴 만한 책은 아니다. 대장금에서 자주 나온 중종의 대사로 한 마디 하겠다.
"음...맛있구나.. 늘 먹던 xxx인데, 맛이 다르구나. 무엇이냐?"
늘 새로운 것이 우리를 감동케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진리나 옳은 것에 대하여 알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행동하느냐 하지 않느냐일 때가 많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하여 좋은 자극제이자 행동 지침서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하나하나 배우고 훈련해 나갈 때 어느덧 훌쩍 커있는 내적 자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