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지난 한달, 아니 작년 12월 한달간 출시된 책들 중에서 wish list를 꼽아보았다.

아무래도 연말이다보니, 2015년을 조망해보는 일종의 트렌드 책들이 많이 출간된 달이 아니었나 싶다.


1. 전략의 역사


 물론 천번을 아파야 한다는 김ㅇㅇ 교수의 시리즈 물같은 책들도 

동 시대를 사는 입장에서 그때그때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의미로서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보는 것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더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전략 역사학자가 저술한, 지난 3천년 간의 국가, 인간, 군사, 경영 전략을 총망라한 이 책은 

그 방대한 양만큼이나 새해 벽두부터 가볍게 읽기엔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뭔가 값진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2. 전략적 숫자경영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나아갈 길을 도출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숫자를 다루어야 한다고들 한다. 조금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회계를 경영의 언어라 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숫자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것은 경영의 관점에서 결코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숫자를 다루는 이론적 해석과 실용적 도구를 함께 익힘으로써

2015년 새해에는 보다 합리적이고 근거를 지닌 전략적 사고를 지닐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마치 금연, 금주 선언하듯 막연히 기대해본다.





3. 협상은 스포츠에서 배워라

소위 말하는 협상가(네고시에이터)가 아니더라도,

혹은 연초/이직 때의 연봉협상 테이블 위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어릴적부터 협상을 하며 살아왔다. 

부모님과 용돈의 주기, 액수를 협상하고, 학교에서 청소 당번, 구역을 정하고

...이성친구와의 데이트 밀당을 하는 것조차도 협상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화된 미국 프로 스포츠계에서의 협상과 관련된 사건을 읽다보면

장삼이사의 인간 관계에서도 의미 있는 협상 철학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 그렇다고 내 연봉이 4년간 80억이라는 초특급 FA가 되진 않겠지만.




4. 2015-2017 앞으로 3년 트렌드

"~~~ 트렌드"와 같은 도서는 사실 기피하거나 나아가 경멸하는 편이지만

두 가지 이유로 이 책은 wishlist에 담아두었다.


1) 당장 "2015" 올 해! 라는 범위가 아니라 다소 뭉뚱그려서 3년이라는 범위를 제시한 것이 - 비록 혹자에게는 소심하게 보일지라도 - 오히려 더 책임 있는 태도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트렌드라는 것이 갑자기 1월 1일에 생겨났다가 12월 31일에 소멸되는 것이 아닌 마당에야, 굳이 단정적으로 0000년! 이라 말하는 것은 결국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 바로 그 '마케팅'적 요소가 두 번째 이유이다. 3년이라는 두리뭉실한 범위를 제시한 것조차도 마케팅 전략의 일환일 수 있으며 내가 바로 거기에 낚인 것이다. 라고 하면 절반은 맞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만, 나머지 절반은 이 책의 저자가 서울대 경영학과 김상훈 교수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그의 저서 등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라는 좋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 책도 기대가 된다.



(깍두기) 제로 투 원

엄밀히는 이 책은 12월이 아닌, 11월에 출간된 책이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에 가장 이슈(?)가 된 책 중 하나였기에

wish list에 기꺼이 담아두고 조만간 기회가 닿는대로 손에 잡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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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주세요!

12기부터 학수고대하며 지원했던 알라딘 신간평가단에 3수만에 합격하여(ㅠㅠ) 14기로 활동하지도 어느새 반년이 흘렀네요.

그동안 총
     컨텍스트의 시대 / 케인스 하이에크 / 경제가 성장하면 우리는 정말 행복할까
     조너선 아이브 / 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비이성적 과열
     당신이 경제학자라면 / 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신호와 소음 / 네이키드 퓨처 / 불황 10년 

등 12권의 책을 매달 2권씩 6개월간 제공 받아 읽고 리뷰를 남겼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10월에 읽은 우석훈 씨의 <<불황 10년>>입니다.



88만원 세대로 유명한 우석훈 교수가 여러 이야기를 해왔지만 

이 책은 30대 남성인 나에게 직접 하는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에 특히 기억에 남네요.

앞으로 다가올 불황의 시대에서 경제 주체로서의 개인인 ‘나’는 

부동산, 재무구조, 고용과 창업, 그리고 육아와 교육에서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논하는 책입니다. 



<<불황 10년>>을 포함한 (순서 없는) Best 5를 꼽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알라딘 신간 평가단을 통해 읽은 책 뿐만 아니라 지난 6개월간 읽었던 모든 책들을 통틀어서도 다들 한 가닥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알라딘 신간평가단의 도서 선정 자체가 모든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서 결정하는지라 일단 선정 도서 자체가 양질의 도서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간혹 실망스런 책도 분명 있었습니다. 더욱 실망(?)스러운건 저도 그 책에 한 표를 던졌다는 거죠. 책은 역시 손에 들어와 읽어보기 전까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험재’라는 경험을 한 걸로 만족하렵니다)

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http://blog.aladin.co.kr/drinkfast/7109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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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신간평가단 2014-10-2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수만에 합격이었군요. 으악 ㅠㅠ 제가 죄가 많습니다. ㅠㅠ 드링king님을 진작에 알아보지 못하고 ㅠㅠ

좋은 활동 보여주셔서 감사드려요! 좋은 계절 보내세요~
 
[불황 10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정치적 프레임에 담겨 있긴 하지만 세간에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이 돈 적이 있다. 진위 여부를 차치하고, 그 표현에는 지난 10년이 손실의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   )년은 이를 회복하고 발전하는 시간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어쨌거나 과거형이다. ‘잃어버린’ 지난 날인것이다. 


우석훈 교수의 <불황 10년>을 손에 쥐었을 때, 떠오른 의문은 바로 그 ‘잃어버린 10년’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우석훈 교수가 지향하는 바를 생각해보면 보수 진영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시간 또 같은 의미는 아닐 것이라는 대답이 바로 나왔다. 그건 매우 불길한 의미를 뜻한다.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서 우석훈 교수가 말하는 10년은 아직 오지도 않은, 즉 “잃어버릴 10년”일 것이기 때문이다.

책은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가 개인 차원에 집중되어 있고 기업이나 사회의 구조적인 이야기는 제외되어 있지만, 세상을 이끌어 가는 최소한이자 강력한 구성 단위를 개인이라고 본다면 4개의 장은 결국 ‘한국경제 또는 한국사회’라는 불특정한 집단에게 적용되는 처방일 것이다.
1장은 30대에게 가장 큰 고민이 될 부동산이라는 주제하에 집을 살지 전세를 살지, 월세를 살지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장은 개개인의 재무구조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과 영화로 유명한 ‘머니볼’을 예로 든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가난하지만 영리한 구단의 이야기를 담은 ‘머니볼’ 일화를 통해 개개인도 불황의 시기에는 -영화 속 브래드 피트처럼- 머니볼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3장은 고용과 창업에 관한, 어찌보면 1장과 2장의 근간이 될 수 있는 - 소득이 있어야 집을 사든 저축을 하든! - 이야기를 펼친다. 마지막 4장은 나에게는 조금 생경하지만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육아와 교육에 관한 이야기이다. 본인이 프랑스 경제학 박사이자 가까운 집안 식구 대부분이 긴 가방끈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교육철학은 철저하게 아이 중심적으로 맞춰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교육이라는 공공연한 비밀 집단을 통해서 점수 상승, 대학 상승, 나아가 신분 상승을 꿈꾸는 한국 사회에 10년의 불황이 다가온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를 적나라하지만 날카롭게 집어내고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황 10년이 어쩌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우리의 마지막 단계”일수도 있는 것이다. 불황으로 인한 경제 메커니즘을 재구성하는 시기가 되면 비정상적인 사교육 시장 등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고,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방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석훈 씨의 책을 처음 읽었다. 아니 인간 우석훈을 처음 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으며, 내가 어떻게 행동할 떄 ‘우리’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에 관해서 숨가쁘게 이야기를 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불황 10년>은 결국 나와 같은 30대, 정확히는 90년대 학번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386세대 또는 88만원 세대와는 또 다른 세대인, 70년대 중반-8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에게 ‘어떻게든 버텨봐라’라는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저자가 바라보는 앞으로의 약 10여 년은 버블이 무너진 직후인 일본보다도 더 암울한 시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 시기를 지났을 때 한국(경제)가 다시 뻗어나기기 위해서는 바로 지금 30대가 방어의 자세로 버텨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4장 육아와 교육에서는 아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은연중에 이 책은 ‘30대 남성(아빠)가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이라고 포지셔닝하고 있다. 물론, 20대 여성도 혹은 50대 아주머니가 읽어도 해롭긴 커녕 삶을 재구성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게 될 것이다.


무섭거나 짜릿한 이야기들
p.36 오히려 지금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행복한 시기일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유지...
p.71 (주택을 이야기하면서) 수고스러움을 낭만으로, 불편함을 자존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곧 생겨날 것이다.
p.83 사람들이 집에 삶을 저당 잡히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된다.
p.132 싸게 사는 게 남는 게 아니라 덜 사는 게 남는다는 것이다.

p.180 좋은 기술이 좋은 사람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좋은 기술을 만드는 새로운 흐름이 이미 눈앞에 와 있는 걸.
p.199 10년 정도라고 길게 보면, 시리즈 후에 단기간에 펼쳐지는 포스트 시즌보다는 게임이 매일매일 이어지는 정규 시즌에 집중하는 게 더 맞다. 소박한 쪽이 장기적으로 승률이 높다. 긴 시즌에서는 공격보다 방어가 우선이라는 게 기본원칙이다.

p.223 한국의 교육과정에서 아직 우리가 사용하지 않은 자원으로 남은 것이 아빠의 역할이다.
p.251 호황과 불황, 그걸 가르는 키워드 한마디가 있다. 오빠의 시대인가, 아빠의 시대인가.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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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퓨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네이키드 퓨처 -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는 사물인터넷의 기회와 위협!
패트릭 터커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미래는 이미 현재이다. 

미래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과 이러한 기술의 ‘식사’가 될 수 있는 데이터는 이미 오늘날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가지 요소가 만나 펼쳐지는 놀라운 미래를 저자는 ‘벌거벗은 미래(Naked future)’라고 명명한다. 이러한 미래는 공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사적인 개념으로, 즉 ‘나’만이 아는 미래여야 한다. 즉, 벌거벗은 미래는 사생활 혹은 프라이버시가 모여서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한다.

“별다른 요란한 선전도 없이 우리는 빅데이터 시대를 떠나 텔레미트리 telemetry 시대에 진입했다”고 한다(서문 p.9) 

그러나, 사실 우리는 빅데이터 시대에도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저자가 주장하는 빅데이터 시대가 정확히 어느 수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우리는 아직 널려진 수많은 데이터의 수집, 가공, 처리, 보호 방법에 대해서도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저자가 내가 생각하는 ‘현재’보다 더 미래의 ‘현재’를 살고 있기 때문이거나 혹은 살고 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무튼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실현된 미래’를 보여주기 위해서 수많은 사례를 동원하여 미래의 가치와 의미를 논하고 있다. Fitbit과 같은 자기 건강 데이터 추적, 전염병 예측 알고리즘, 날씨 예측, 엔터테인먼트의 흥행, 개인 맞춤형 마케팅, 교육, 연애, 범죄 등등. 이 모든 미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당신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가 저자는 주장한다. 프라이버시가 우려되겠지만, 저자는 '데이터는 당신을 지켜줄 가장 큰 권력이다. 당신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사용할 것이다.’라며 잠재적 비용보다 편익을 지지한다.


광활히 펼쳐진 미래를 멋들어지게 다양한 측면에서 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루하다.

거창한 장미빛 미래로 서문을 열고 있지만, 50페이지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지쳐버렸다. 반복적인 사례와 사례 속 중간에는 한없이 무한에 가까운 기술 낙관론이 시멘트처럼 발라져있다. 벽돌 틈새를 파고 들어가거나 아예 성벽을 넘어가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그 건너편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눈부신 모래 사장과 야자수가 아니라 칠흑같이 어두운 지하 벙커로 느껴지기에 상상력이 자극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지나친 기술 낙관주의에 빠져 있기에 개인 정보의 가치에 대해서 모순적인 주장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공동체로서의 '우리’가 아닌 개인으로서의 ‘나’의 개인정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게 된다는 역설의 장점이 있긴 하다.

“벌거벗은 미래와 달리 빅데이터의 현재가 지니고 있는 근본적인 결함 중 하나는 정보 공유의 가치나 이득은 집합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반면, 그 위험은 개인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라는 것이다 (p.89)

그러나, 이는 미래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인플루엔자의 잠재적 발병을 예측하고 격리하고 차단했을 때 얻게 되는 것은 공동체의 혜택에 불과할 것이다. 그 와중에서 벌이질 수 있는 주홍글씨의 논쟁은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관점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미래는 제공과 손실의 충돌이 아닐까 싶다. 무한 발전하는 기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새로 제공할 것이냐’ 아니면 그로 인한 ‘혜택를 잃게 될 것이냐’의 관점인 것이다. 기술 낙관론자는 후자에 대해 반문할 것이다. (별 가치 없는) 데이터를 제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 많은 기회와 장점을 왜 포기하느냐고?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집단의 문제인 것이고 특히 기업과 정부의 측면일 것이다. 개개인에게는 데이터를 ‘제공해줘야’한다는 판단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결코 강요하거나 조롱해서 얻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장미빛 미래는 소름끼치기 짝이 없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상대방이, 내가 알기도 전에, 미리 알게 되는 미래가 과연 즐거울 것일까? “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서도 더 많이 말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 과연 행복한 미래일까? 의사소통의 실수로 빚어지는 오해, 다툼, 그리고… 화해 혹은 후회. 이런 과정은 사람이 사람이기에 발생하는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내 모든 데이타와 그(녀)의 모든 데이터를 가지고 두 사람의 매칭 확률을 101%로 맞춰주는 알고리즘이 있다고 하면… 나와 그(녀) 사이의 “행복”은 어디에서 올 것인가? 이런 미래는 보고 싶지 않다, “사랑의 정의”가 바뀌지 않는 이상에는.

차라리 99%의 매칭 상대와 함께 ‘벌거 벗기는' 미래에 대해서 욕설을 하고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는 바보로 남고 싶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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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로 유명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의 신간이 나왔다. 경제학 ‘교과서’를 지향하고, 경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영국의 가디언 지가 본 책에 대해서
‘경제학 입문서이자, 참고서이자, 간략한 세계 경제사. 과학이라 자처하는 경제학에 날리는 강력한 보디블로!'
라고 다소 우스꽝스럽게 평한 것처럼 이 책은 마지 정답이 하나만 존재하는 (자연) 과학과도 같은 경제학이 사실은 다양한 논쟁이 존재해 왔으며, 특정 상황에서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의 해법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비록 일상에 지친 힘든 상황일지라도 책임 있는 시민이라면 어느 정도의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하며, 정치가들과 권력가들의 술수에 놀아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그 첫 걸음을 위해서 바로 이 책 ‘ Economics The User’s Guide’를 출간한 것이다. 곧이 곧대로 해석하자면 ‘경제학 사용 설명서’라고 해야할까?



그의 전작들처럼 이 책은 처음부터 도발적이다. 아니, 장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그 어떤 전작들보다도 더 급진적인(radical) 책이다. 경제학이 무엇이며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논하기에 앞서, ‘이 책을 읽는 법’을 제시하여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사용 설명서’를 시작하고 있다. 책의 장점은, 흥미진진한 최신 사례를 숫자와 더불어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문학작품, 드라마(주로 그가 몸담고 있는 영국의), 영화 등을 인용하기도 하면서 경제학이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인간 삶에서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중반까지는 경제학에 대해서 소개하며, 크게 분류된 9개의 학파를 하나하나 장단점을 짚어가며 특징을 비교하고 있다. 즉, 장교수에 따르면 경제학이란 이렇게 다양한 분파로 나뉘고 있으며 그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거나 절대적으로 그른 것은 아니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2부 ‘경제학 사용하기’부터는 드디어 그의 급진적인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생산, 소득, 행복, GDP, 금융, 불평등, 빈곤, 노동과 실업, 정부, 국제 무역 등 거시 경제학에서 다루는 다양한 주제를 하나하나 소개하고 현실을 진단하며 객관적으로 보이는 대안을 제시해 나가고 있다. 이 책의 불편함, 아니 장교수에 대한 불편함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그는 9개의 경제학 분파를 소개하면서 모두가 옳을 수도 있다는 황희 정승과 같은 태도를 보였지만 첨예한 현실의 개별 이슈 차원으로 내려가면 결국 신자유주의 혹은 신고전주의로 대변되는 일련의 정책을 비판하는데 상당수를 할애하고 있다.

물론, 그의 주장대로 어떤 의사결정에는 ‘정치적, 윤리적 판단은 항상 깃들어’ 있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그러한 가치 판단을 배제한 채 마치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분석’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는 믿어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점에서 그는 철저한 자가당착의 모순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양 극단의 경제학적 주장이 근거가 없다며 ‘모두까기’하면서 본인의 중도적인 입장이 그 대안이 된다고 살며시 주장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의 ‘정치적 윤리적 판단’에도 강력한 근거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장하준 교수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그의 전작들에 대해서 옹호론자와 비판론자가 동시에 존재했왔다. 이 책은 그가 그동안 펼쳐왔던 주장을 ‘교과서’라는 명목하에 에둘르고 있지만 사실은 더욱 강력하게 펼치고 있다. 물론 그의 주장대로 경제학은 물리학이나 생물학과 같은 (자연)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유일하고 엄정한 답안은 존재할 수 없으며, 따라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경제학과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학의 교수로서 그리고 학자로서 ‘User’s Guide’를 내놓았을 때 거기에 지나친 편향성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웃자고 하는 이야기에 죽자고 덤비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중립성과 객관성을 볼모로 한 ‘교과서’라는 이름을 빌려 이야기하는 그의 방식이 결코 편하게 받아들여질 수만은 없었다. 물론 그러한 일종의 급진적 꼼수의 불편함과는 별개로, 세계화, FDI의 효과에 대해서 의심을 품는 사람, 작은 정부 도입에 반대하는 사람, 소득세/법인세 인하에 반대하는 사람 그리고 민영화 등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봄직한 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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