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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프로의 재무제표 분석법
카츠마 카즈요 지음, 이성현 옮김 / 지상사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개미들이 팔면 주가가 상승한다.' 우스개같지만 진실을 담은 증시 격언 중의 하나입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절감하면서도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아마도 자신에게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 또는 자신은 다른 개인투자자와 다를 것이라는 자만심 등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이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이라는 것이 자명하겠지요. 자금과 정보력, 그리고 전문적인 분석과 예측 능력 등에서 결코 기관과 외국인들을 능가할 수 없는 개인이 명분상(?)으로만 공개된 시장일 뿐인 주식시장에서 그들보다 더 큰 수익을 올리는 것이 모순이겠지요. 그러한 실상의 표현이 '돈을 버는 개인 투자자는 10% 내외이고, 40%는 그나마 수익과 손실의 경계에서 왔다갔다하고, 나머지 50% 이상은 호황에도 손실을 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일 듯 합니다. 모든 개인들이 10% 안에 드는 꿈을 꾸며 직접투자에 뛰어 들겠지만, 현실은 90%의 절망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나마 10% 안에 들기위한 노력을 강조한다면 어떤 수퍼개미가 말했던 '공부하라!'는 것이 아닐는지.....
많은 성공한 개인 투자자들은 단타위주의 매매를 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종목을 골라서 보유하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좀더 현명한 사람들은 직접투자를 하지 말고, 펀드 등의 간접투자를 할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갈수록 저축의 매력이 떨어지고, 부동산의 가치도 회의적인 말을 많이 듣는 이때, 투자로서의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부모의 세대가 저축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분명 투자의 시대랄 수 있는데, 그 매력적인 시장앞에서 잠잠하기가 어려운 일이지요. 그렇다면 워렌 버핏을 닮든지, 시골의사를 닮든지, 아니면 다른 수퍼개미들에게 배우든지.... 잃지 않고 버는 방법을 익혀야 할텐데..... 라는 생각에 그나마 시간을 들여 이책 저책을 뒤적이게 되고, 마음이 급한 사람은 먼저 시장에 뛰어들고 보겠지요. 그리고 결과는.... 앞에서 말한 50%의 절망과 40%의 낙망이 아닐는지......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한 분석법을 담은 이 책은 그런 절망과 낙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90%에 이르는 개미들에게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 그리고 주식시장이라는 전장에 나서기 전에 나름대로 어떤 칼을 갈고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한 가지를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라는 말을 쓴 것은 이것이 성공의 확률은 높여 주겠지만 도깨비 방망이는 아닐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고 있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분석하고, 다른 동종 기업과 비교하고, 그 안에 있는 허풍과 진실을 골라내고, 자신만의 안목으로 미래까지 예측하여 투자하는 방식은 아마도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한 방식이 모든 투자자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버핏의 가치투자와도 일맥상통하는 방식일 듯 하구요. 또한 내용에서 저자는 단순히 재무제표를 구성하고 있는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 현금 흐름표의 각 내용에 대한 단순한 설명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고, 그것들을 통하여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는 방식들을 설명하여, 각 기업의 숨기고 싶은 의도와 부족함을 볼 수 있는 안목에까지 이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즉 단순한 서류상의 영업이익이니, 순이익이 등의 수치에 현혹되지 않고, 그러한 수치가 정상적인 것인지 믿을만한 것인지, 아니면 회계상의 술수(?)를 통해서 교묘하게 조작된 흔적이 있는 것인지 냉정하게 따져볼 수 있는 방식을 소개하고 있고, 또한 암호같이 보이는 그러한 서류상의 다양한 항목에 대한 설명과 의미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줍니다. 물론 그러한 안목을 얻고 이해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하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이 책에 대한 가장 큰 아쉬움이라면, 저자가 일본인이라서 일본의 회계기준에 의거한 서술들이라는 점, 그래서 우리나라의 회계방식과 다른 점이 분명 있을텐데-이 부분은 전공분야가 아니라서 정확하게 지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에 대한 각주나 역주를 통한 세세한 설명이 없는 점입니다. 책의 기본적인 의미와 내용은 물론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좀더 세심한 기획이라면 그러한 부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지닌 사람의 감수라도 거쳤더라면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중간중간 하게 되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아쉬움이 있더라도 저자가 말하는 재무제표의 분석을 통한 성실하고 유망한 기업을 골라 투자한다는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는 배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 주는 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주식시장을 동경(?)하는 많은 개인들이 최소한의 기본을 소홀히 하고, 무모하게 주식시장이라는 강호로 서둘러 나서지 않았으면 합니다. 찾아보면 이 책과 같이 가슴에 품고 갈 비장의 무기를 담은 책들이 있을터이니, 그러한 칼과 무기 한두개 쯤은 품에 품고 가야하지 않을까 합니다.....정말 가고 싶다면 말입니다..... 모두가 성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