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를 리뷰해주세요.
-
-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의 이야기 - 문화도시, 이희수 교수의 세계 도시 견문록
이희수 지음 / 바다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포르투, 마요르카 섬, 아비뇽, 밀라노, 피렌체, 크레타 섬, 프라하, 안탈리아, 룩소르, 알제, 앙코르 와트, 라호르, 아르쿠츠크, 비슈케크, 밴쿠버, 그리고 시애틀..... 이 책에서 언급한 16개의 도시입니다. 아주 간단한 산술적인 계산을 이용하여 이 도시들을 한 4-5일정도씩만 묵으며 돌아본다면 64일에서 80일 정도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일주일 정도 머문다고 하면 100일이 넘어가지요. 일주일이라고 하고 하나의 도시를 그 기간동안 돌아본다면 도시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느끼고 알아볼 수 있을까요. 열심히 돌아다닌다면 상당히 여러 곳을 둘러보기는 하겠지만 깊이있는 감정을 느끼지는 못할 것 같고, 그런다고 한두곳을 집중적으로 돌아본다면 그 도시의 본모습이 아닌 본것들에 치우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저자의 여행방식이나 기간에 대한 정보가 없기에 뭐라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아주 간단한 산술적인 계산과 낯선 곳을 가보았던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책에 붙은 '마음이 머무는 도시, 그 매혹 이야기'와 같은 멋지고 거창한 제목을 붙이기에는 조금 '거시기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할까요.....
여행이라는 것은 지극히 사적 영역이고 주관적인 것들이 많이 개입되는 것인지라, 실제로 여행중에 저자가 들른 이 도시들은 저자가 기록한 책의 내용보다 훨씬 더 깊고 넓은 감성을 안겼을 것입니다. 도시를 더듬은 기록 곳곳에는 저자 나름의 세밀한 관찰과 느낌, 기쁨과 아쉬움도 담겨 있구요. 하지만 10여페이지에 여러 사진과 함께 담긴 한 도시의 이야기는 너무 간결하다는, 또는 뭔가 숙성된 여행의 맛이 빠져버렸다는 아쉬움을 많이 느끼게 만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자가 말하지 못한 장소와 표현하지 못한 -또는 안한- 감동의 물결 속에 아마도 여행기를 읽고자 하는 독자들이 원하는 것이 더 많이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면, 저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일까요? 물론 저자가 말하는 도시를 가 보았다거나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훨씬 많은 것들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동의하며 넘어가 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집밖으로 짐을 꾸리고 나가서 낯설거나 멋진 곳에서의 며칠밤이 연례행사와 같은 나 같은 사람의 입장에서는 책으로 대하는 다른 공간의 문화와 역사, 건축물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기대하는 것은 훨씬 더 세련되기도 하고, 세밀하기도 하고, 감성적으로 풍요롭기도 한, 그런 것들인데, 매혹적인 도시라고 유혹한 저자는 도시의 매혹적인 자태를 기대한 내게 좀 '거시기한 느낌'만을 남겨줍니다.....
책에서 기대하는 것들이 많아서 그러겠지만, 조금 물러서서 저자가 소개한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노라면, 기억속에서 희미해져가는 내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도시들이 있습니다. 예술작품을 보며, 책을 보며, 또는 역사를 배우며 듣고 상상했던 도시들..... 거기에는 밀라노와 피렌체, 크레타 섬과 프라하, 그리고 카뮈를 기억나게 하는 도시 알제, 그리고 앙코르 와트와 시애틀, 벤쿠버도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어했던 곳이었던 듯 합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대로 언젠가 휴식을 위해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그 때가 되면 잠시 책장을 넘겨 저자의 감성을 훔쳐서 저자를 매혹했던 도시를 매혹하러 떠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는 저자가 말한 이 도시들에 대해 조금더 알고 느끼게 될 것이고, 또한 저자가 말한 이야기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요..... 저자의 마음이 머물렀던 이유들도 함께.....
******************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여러 매혹적인 도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받을 수 있다... 나중에 여행할 때 얼마간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새롭고 매혹적인 여행지를 찾고 있는 사람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문화란 결국 사람의 향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