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비타 악티바 : 개념사 1
최현 지음 / 책세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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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은 보편적 가치가 되었지만, 아직까지 당위적인 가치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인권을 당위적 가치로 생각하는 데에는 인권을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권리' 또는 '하늘이 부여한 권리'로 정의한 채, 현실에 바탕을 둔 시민권을 통해 인권을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인권이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들의 가치를 정당화한다면, 시민권은 그러한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다. 따라서 인권이라는 당위적 가치만이 아니라 현실에서 시민권을 통해 인간의 삶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p11-12, <왜 인권인가> 중에서 

 우리 사회에서도 인권이라는 가치가 이론적으로는 여느 선진 민주국가에 뒤지지 않을 만큼 보편적인 가치로 존중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권을 '모든사람들이 가지고 있다고 추정되는 권리'라고 정의한다면, 이러한 개념은 우리 사회의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보편적인 가치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명 개념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즉 개별적인 사건에 적용하다보면- 우리 사회 내에서도 수많은 갈등이 유발되고 의견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이 또한 인권이라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일례로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 잡혔을 때, 범인의 얼굴을 가리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범죄자로 추정되지만 아직 실형을 선고받지 않은 한 사람의 인권과 그 외 다수의 알 권리라는 측면에서 시끄러운 논쟁을 일으킨 적이 두어번 있었습니다. 장애인들이 보행권을 요구하면 시위를 했던 적도 있었고,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는 시집온 여성들이나 그 가정의 자녀들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한 문제를 대하면서 우리 대부분은 '인권'이라는 당위적인 측면에서는 찬성하고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한 인권의 보장이나, 인권의 보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면 멍해지는 것 또한 사실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인권 개념의 발전과 다양한 측면에서의 인권의 개념과 의미를 다루고 있어서,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권의 개념을 시민권의 발전 과정과 연관시켜 파악하고 있습니다. 즉 당위적 가치로서 주장되고 인정되는 인권이 구체적인 현실에서 각자의 개인들에게 실현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이 시민권이었음을 주지시키고, 시민권 개념의 발전과 확장이 곧 사상가들의 머릿속에 머물러 있던 인권이라는 개념이 현실화되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자연권 또는 천부인권이라는 개념에서 발전된 도덕적, 당위적, 추상적 차원의 인권이 시민권을 통해 제도적, 법적, 현실적으로 보장될 수 있었고, 이러한 시민권 개념의 발전은 다시 인권에 대한 이해와 논의를 발전시켜왔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안티고네>에서 시작된 고대의 자연법 사상을 시작으로,  고대의 시민권 사상, 근대의 인권 및 시민권 사상의 발전, 현대에 이르러 탄생하고 발전한 사회권과 여성의 인권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다문화 시민권과 미래의 지구 시민권에 대한 구상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이 다루는 인권에 대한 내용 중, 국가가 자기나라의 국민에게 보장하는 시민권이라는 측면에서의 인권은 비교적 어렵지 않게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한데, 특정 공동체의 집단적 특징을 인지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집단 인지적 시민권' 개념은 인종적 소수자, 성적 소수자, 장애인 등과 연관된 문제로 기존이 시민권이 바탕을 둔 '개인적 보편주의를 뛰어넘어 자유와 보편 가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 부당한 불평등을 줄여 사회 통합에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라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평등권의 침해 및 큰 틀안에서의 공동체의 와해의 우려 등으로 인한 아직까지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인 듯 합니다. 또한 집단 인지적 시민권 개념의 하나인 '다문화 시민권'과 현재 국가로 한정되어 있는 시민권의 영역을 전 지구적으로 확장한 '지구 시민권'의 개념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국가 또는 민족으로 한정된 우리의 인식의 틀이 완전히 깨어져야 만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하간에, 이러한 인권 및 시민권 사상의 발전 및 제도적 발전에 대한 고찰은 우리가 인권이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든든한 바탕이 되고, 또한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찾아갈 수 있는 좋은 안내자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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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베이컨을 식탁으로 가져왔을까 - 인류의 기원과 여성의 탄생
J. M. 애도배시오 외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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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극복해야 하는 인식 중 하나는, 전 세계적으로 천편일률적인 가부장제가 작심하고 여성들을 억압했다는 것이다. 수천 년 전 또는 수백만 년 전의 세상을 돌아보면, 남자도 여자도 결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눈이 멀어 있었기 때문에 실상을 보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야 우리가 알게 된 또 하나의 확고한 사실은 여성과 여자가 인류의 등장과 성공을 이끈 동력으로서 남자보다 훨씬 중요했다고 할 수는 없을망정 남자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과거의 기록 속에서 여자들의 흔적을 찾아내려는 최근의 노력을 통해 고고학이 거둔 또 하나의 성과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기간 동안 남녀가 영원한 전쟁을 벌이면서도 서로를 받아들이고 협력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였다는 점이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살아남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p222 <결론: 결국 보이지 않는 성이 아니다> 중에서 

 알로 사우루스나 티라노 사우루스가 지구상에 존재하던 시절에, 가죽을 두른 인간이 공룡들 틈을 헤치고 다니며 동물들을 사냥하고, 무시무시한 공룡들을 혼내주기까지 하는 영웅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나 책을 아이들과 재미있게 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교양있는 어른들은 없을 것입니다. 지질학적인 근거에 의하면 공룡의 시대에는 아직 인류의 조그마한 흔적도 존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포유류의 존재도 아주 초기의 특징을 지닌 몇몇 종류가 있었을 뿐이기 때문에 그것은 사실일 수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인간은 영화나 이야기 속에서는 공룡과 함께 살며 그들을 지배하기까지는 않았더라도 그들에 억눌려 살지 않은 영웅적인 인간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즐기곤 합니다. 이것은 두뇌의 용량이 커지고 문명을 가꾸어온 인간의 놀라운 능력 덕분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들은 인간의 그러한 어처구니(?)없는 상상력이 선사시대 인류의 이야기 속에서도 사실인 것처럼 발휘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돌로 만든 도구들이나 취락의 흔적 등 고고학적인 발굴을 통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들 속에도, 사실적인 설명을 담은 이야기보다는 공룡시대의 인간들의 이야기처럼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그럴법한 이야기들이 견고하게 그 자리를 차지하며 사실인 양 전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그러한 이야기 속에는, 그때에도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겠지만, 능동적이고 활력있는 여성의 모습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현실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됩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창과 횃불을 든 남자들이 매머드에게 달려들어 골짜기로 몰아가서 혼란에 빠뜨리고 용감하게 달려들어 창으로 찔러 몇마리를 사냥하여 성대한 축제를 벌이는 이야기나 사냥한 먹이를 먹고있는 4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곰에게 달려들어 창으로 찌르며 집단으로 사냥을 하는 모습, 동굴 등의 은밀한 장소에 남자들 만이 모여 성인식을 거행하는 이야기. 저자들은 선사시대의 대표적인 모습을 그린 이러한 이야기 속에 여성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거나 단순히 고기를 소비하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더 나아가 이 이야기들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매머드의 뼈로 촌락을 형성한 집단의 유적지가 발견되기는 했지만, 그것이 사냥에 의한 것인지 다른 이유로 죽은 매머드를 이용한 것인지 불확실한 것이고 그러한 유적지가 일반적인 것도 아니라는 점, 아무리 용감했더라도 거대한 곰에게 돌로 만든 창을 들고 달려드는 사냥꾼의 이야기는 가소롭기 그지없어 보이는 것으로 그러한 곰에게 발견되지 않으려고 온갖 잔꾀를 부리며 숨어다니는 인간을 생각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는 것, 남자들만의 동굴 의식을 가졌다거나 여자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여자와 아이와 노인들이 철저히 배제되고, 용감한 사냥꾼과 남자들, 거대한 사냥감 만이 존재하는 모습으로 선사시대의 이야기가 왜곡된 가장 큰 이유로 남성들 만의 영역으로 자리잡아 왔던 고고학계의 전통을 들고 있습니다. 철저히 남자들이 관장하며, 서로 토론을 하고, 해석을 달아서 발표하는 과정에서 가부장적인 편견과 영웅적인 인간에 대한 상상력이 동원되고 그 외의 모든 것 합리적인 설명들은 외면당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고고학적인 설명들에 반하여 저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인류의 기원에서 시작하여 지구의 전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여성이 담당했을 법한 개연성 있는 추론과 여러 유적지에서 여자들이 수행하는 역할의 근거가 될만한 썩기 쉬운 유물들-끈과 섬유조직, 바구니의 흔적 등-에 대한 세심한 관찰을 통해서 좀더 객관적인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이야기들 속에는 남자들에게 끈이나 옷감 등을 만들어 주고, 그물을 만들어 작은 동물들을 집단으로 사냥하는 데 남성들과 함께 참여하는 여성들, 여성의 뇌의 특징을 바탕으로 언어의 탄생에 '어머니의 말'이 기여했을 가능성, 농업의 시초가 되었을 식물재배의 시작에 여성들이 관여했을 개연성 등에 대한 추론이 들어있습니다. 결국 저자들의 설명은 헐리우드 식의 영웅적인 남성들의 선사시대 이야기를 좀 더 섬세한 여성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해 낸 실제에 더 가까울 법한 선사시대의 일상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고려하면, 지금까지의 고고학이 말하는 선사시대의 이야기 속에 제대로된 역할을 감당하는 여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먼저는 지금까지의 고고학이라는 학문분야가 대부분 남성들의 차지였고, 그러한 성적인 불균형으로 인해, 농업혁명이 시작되고 나서 형성되고 강화되어온 가부장적인 시각이 자연스럽게 고고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 되어, 유물을 발굴하고 그에 근거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여성의 존재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는데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쉽게 발견되는 돌이나 뼈 등으로 만든 썩지 않은 물건들에 집중한 나머지, 식물의 줄기 등으로 만든 좀더 쉽게 썩고 남겨지기 어려운 유물들의 흔적에 대해서는 미처 관심을 가지지도 못하고 등한시 함으로 인해 여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을 법한 영역이 거의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었다는 점도 여성들이 선사시대의 이야기 속에서 숨겨진 이유중의 하나였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생물학적인 여자의 존재에 더하여, 사회적으로 고정되고 남성의 영향력 하에 놓이게 되는 현대적인 의미의 젠더로서의 여성의 성역할이 농업의 발달로 집단생활이 가능해지고 경제적인 부의 축적이 시작된 뒤로 나타난 것이기에, 그 이전의 선사시대의 생활 속에서는 생물학적인 여자의 모습과 역할은 분명 존재했지만, 우리가 현재 생각하는 젠더로서의 여성의 모습이 명확하게 존재한 적이 없었을 것이라는 부분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았던 것도 제대로 된 여성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생각하여, 우리에게 지금까지 은연중에 덧씌워진 편견에서 벗어나 이 책을 대한다면, 저자들이 주장하는 여자들이 '인간의 사회성이 유례가 없을 만큼 크게 발달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매우 유용한 도구들-끈 혁명 등-을 발명했고, 식량을 구하는 데에도 똑같이 기여했으며, 언어의 발달을 거의 확실히 주도했고, 농업을 창조해냈'다는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은 자연스런 사실처럼 들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로 좀더 많은 유물들에 대한 공정한 연구들이 더해진다면 헐리우드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세상을 힘으로 지배하는 영웅적인 남성들의 이야기가 아닌 '지상에 살면서 사랑하고, 사냥하고, 식량을 구하고, 언어를 배우고, 요리하고, 바느질하고, 건물을 짓고, 신화적인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연극을 하고, 웃고, 병들고, 다치고,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종교를 발명(?)했던.... 아주 다양한 사람들 -젊은이, 노인, 여자, 남자, 용사, 겁쟁이, 몽상가, 실천가-'이 등장하는 훨씬 가족적인 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과거는 창들고 매머드를 쫒던 영웅적인 용사들의 이야기보다는 생존과 번영을 위해 서로의 힘을 보태고 살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은 부분을 메꾸고 있을 것이라고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분명 그것이 더 진실에 가까워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저자들이 이 책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선사시대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탐구는 영웅적인 남성들에 밀려나 있던 그 나머지를 이루고 있던 아이와 노인과 여자들을 포함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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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을 입은 원시인 - 진화심리학으로 바라본 인간의 비이성과 원시 논리
행크 데이비스 지음, 김소희 옮김 / 지와사랑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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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복을 입은 원시인'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이 책의 주된 논점은 현대인들이 과학의 발전으로 다양한 풍요를 누리면서도 삶의 중요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과학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미신이나 근거없는 믿음, 종교 등을 떨쳐내버리지 못하고 그 영향력 아래서 삶의 평온함을 구걸(?)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시작합니다. 인류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외모와 내면을 모두 갖추게 되었지만, 발전한 현대의 과학적 성취나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 인간 내면의 부적응이 고스란히 남아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도 아무런 거리낌없이 신을 이야기하고, 종교적인 믿음의 중요성을 굳게 신봉하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점을 치거나 기도를 올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저자는 원시인류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던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기 위해서 발전시킨 내적인 메카니즘이 남아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그것을 '원시 논리'라고 정의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특정한 사건의 원인이 되었다거나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외부의 힘에 의해 일어났다고 믿고 자동적으로 그 인과관계를 탐지하려는 자세, 심리학에서 인지적 지름길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발견법 (Heuristics)', 둥근 지구를 우리의 지각이 편평하게 느끼는 것과 같은 어쩔 수 없는 지각의 오류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 일상적인 언어생활이나 삶속에 숨어있는 미신의 흔적 - 어려운 일에서 벗어났을 때 무심코 내뱉는 '신이여 감사합니다' 등-, 출판계를 강타했던 '시크릿' 열풍 등이 저자가 열거하는 '우리 안의 원시 논리'의 모습들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그러한 원시 논리의 영향으로 인한 우리 삶의 사소한 왜곡에서 전쟁에 이르기까지, 원시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폐해를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방법에 대한 교육과 회의주의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사람들이 가지는 모든 사물을 의인화 시키는 경향이나 우리에게 인기를 얻은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가지고 있는 창조 신화 등을 우리 안에 내재한 원시 논리의 영향아래 나타난 자연스런 그늘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관점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먼저는 저자 자신이 독자 서문에서 언급한 '진화 심리학'이고,  그 다음은 진화론을 근간으로 하는 '과학주의', 그리고 좀더 범위를 확장한다면 '유물론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과 종교를 비롯해서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해 낼 수 없는 모든 것들을 미신 또는 비합리적인 것, 원시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자세는 분명 세상을 물질로만 이루어진 곳으로 판단하고, 과학을 통해서 그 모든 것을 설명해 낼 수 있다는 확신속에, 심리학에 진화라는 관점을 도입해서 실증적인 과학의 뼈대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현대 과학이 인간의 뇌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밝혀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인간의 마음이나 신의 영역에 대한 것들까지 어느정도 과학적인 설명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하는 글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면, 저자의 그러한 모습은 과학 또는 자신이 말하는 진화 심리학에 대한 자신감 또는 당당함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자가 말하는 원시 논리에 사로잡힌 현대인에 대한 설명과 그것을 극복해야만 하는 것으로 주장하는 관점에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목적성이 없다는 것, 즉 고유한 인격체로서의 존재 의미가 없다는 것도 함께 내포되어 있습니다. 즉 영혼과 정신, 신과 초자연적인 능력 등 과학적으로 설명하지 못한 것들은 미신적인 믿음 또는 원시적인 인간의 잔재일 뿐이라는 주장에는 인간이라는 존재에서 의미를 느끼는 스토리를 빼버리고, 무미건조한 물질의 덩어리만 남겨 놓는 것과 같습니다. 저자도 인정하듯이 이러한 주장의 바탕위에 본성을 뛰어넘고 원시논리를 극복하라는 설득은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이유와 설명을 찾고 자신에게 닥친 행운과 불행에 대한 초자연적인 설명을 구하려는 인간 본성에 확연히 역행하는 것이기에, 여기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과 인간 본성이 가장 강렬하게 충돌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러한 충돌의 가장 심대한 싸움터는 창조론과 무신론이 맞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가 다른 미신이나 현상들도 원시 논리의 범주에 넣어서 설명하고는 있지만,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미신이라고 지적하며 극복하기를 주장하는 부분은 종교와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리처드 도킨스나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무신론을 주창하는 책들의 뒤를 잇고 있다고 감히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저자의 원시논리에 대한 주장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고, 원시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인간이 성공적으로 생존해 있다는 점이나 저자가 주장하는 인간의 합리성과 이성에 대한 믿음의 과학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의문이 남는 것이 사실이지만, 독자로서 느끼는 가장 큰 논점은 저자의 주장이 자연적이거나 물리적인 현상자체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존재에 대한 목적론적인 접근을 배제하고 과학주의에 입각한 유물론적인 인간관에 근거한 가치판단을 담고 있다는 사실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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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도덕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안진환.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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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이란 무엇인가'가 아닌 <왜 도덕인가>라는 제목 -원제는 Essay on Morality in politics-이 암시하고 있듯이, 이 책은 도덕의 근원을 탐구하거나 그에 대한 정의를 내리려는 철학적인 책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도덕적 가치가 현대의 우리에게 왜 중요하고 필요한지, 그리고 공동체나 정치 분야에서 다양한 도덕적 요구들을 아우르고 구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우리들의 자세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실용(?)적인 면을 논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저자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서 다시 이 책을 대할 터인데, 읽기 전에 유념할 점은 두 책 모두 우리에게 '정의' 또는 '도덕'이라는 의미심장한 가치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만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나 서술, 내용의 구성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가 구슬을 잘 꿰어서 엮은 목걸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완성도나 전체적인 내용의 충실함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인기를 얻은 목걸이를 서둘러 모방해서 만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는 면이 있으니까요. 물론 도덕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부족한 면이 많아서일 수도 있겠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전자에 비해서 많이 불편하고 어려움을 느낀 것은 분명 그런 부족함에서 기이한 것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부 '도덕이란 무엇인가'를 통해서 저자는 정치, 경제, 교육, 종교,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표출되는 문제들을 통해서 도덕적 가치가 우리의 실생활에 적극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복권사업을 시행하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정책이 도박을 장려하는 것이나 매춘을 행하는 것과 도덕적으로 다른 의미가 있는가?, 소수집단 우대정책을 통한 소수인종의 특혜 또는 다수에 속하는 개인의 피해는 정당한가? 낙태와 동성애를 도덕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가? 정치인의 거짓말을 어디까지 용서할 수 있는 것이가? 등을 통해서 다양한 가치관이 충돌하는 곳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들여다보며 올바른 도덕적 판단과 실천의 필요성을 설명합니다. 각 분야에서 대하게 되는 도덕적 현안들을 다루는 방식에 따라 우리의 삶의 모습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실례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부 '도덕적 가치의 원류를 찾아서'에서는 밀의 공리주의에서 시작하여 칸트의 자유주의와 존 듀이 및 롤스로 이어지는 자유주의 계보를 따라 그들의 사상에 기초한 자유주의 정치이론들을 소개하고 각각이 지닌 장점과 부족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이론을 비판하는 저자의 관점은 시민의식과 시민의 덕목을 강조하고 공정한 시민사회의 생성을 역설하는 공동체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입니다. 3부 '자유와 공동체를 말하다'에서는 공리주의 이후 여러 모양의 자유주의를 견지해 온 미국의 정치가 활력을 잃고 외면당하는데는 사람들의 도덕적인 가치에 대한 갈증과 정치활동의 주축이 되는 시민사회와 공동체들이 파괴가 자리잡고 있음을 지적하고, 그 중요한 원인으로 경제의 팽창과 더불어 그것을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고 경제 우선주의적인 사고에 매몰된 정치와 더불어 공공장소에서 도덕적/종교적 논의를 외면하는 정치의 가치 중립적 태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주의를 넘어선 공동체의 회복을 주장하고 있는데, 공적인 장소에서 도덕적 종교적 논의를 서로가 당당하게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도덕적인 가치가 소통하는 공적장소 및 공동체 의식의 회복, 공동체의 관점에서의 경제구조의 개혁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대 민주사회에서의 도덕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서 논하는 이 책의 주제는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던졌던 공정성과 정의라는 주제보다 더 근원적인 것에 대한 물음과 그에 대한 저자 나름의 고민이 담겨 있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자유와 평등, 개인과 국가,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 진보와 보수, 발전과 분배의 균형, 종교간의 갈등이나 지역간의 갈등 등의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도 극심한 논쟁을 일으키고 분열과 후유증을 남기는 주제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그런 문제들의 저변에는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도덕적인 가치관의 차이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분명 이전의 정의에 대한 화두만큼이나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는 면에서 반갑게 펼쳐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반가움과 무관하게 도덕적 가치나 도덕 자체를 논하는 근원적인 내용들에 들어서면, 이러한 주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무척이나 난해하다는, 한편으로는 저자가 말하는 용어들 자체를 이해하면서 따라 가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절로 들어 처음 가졌던 반가움이 절반쯤은 절망(?)으로 변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한 어려움은 아마도 내가 받았던 교육이나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 그리고 우리 사회가 이러한 주제에 대해서 깊이있는 배움과 생각을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사실의 또 다른 표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내용의 많은 부분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말한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적 자유주의, 평등주의적 자유주의, 그리고 저자가 선호하는 공동체주의 등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각각이 견지하는 가치관의 기본적인 틀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많은 의견대립과 갈등을 훨씬 합리적인 방식으로 서로간의 대화의 장을 통해서 헤쳐나갈 수 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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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온 철학씨 - 문득 되돌아보고픈 인생
마리에타 맥카티 지음, 한상석 옮김 / 타임북스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철학이란 무엇인가? 아마 많은 사람들은 나처럼 'philosophy'라는 단어를 떠올리고는 그 어원을 따라 '지혜에 대한 사랑'이라고 대답하지 않을까 합니다. 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지혜'라는 것은 무엇이고 '사랑한다 또는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또는 철학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을 말하는가 등의 물음에 이르면 이내 말문이 막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철학이라는 단어가 낯선 것은 아니지만, 철학이라는 것은 나와 다른 사람, 또는 특별히 그 학문에 뜻을 둔 사람, 또는 앞선 시대를 살았던 칸트나 헤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같은 사람이 했던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옆의 동료가 철학을 논한다면 '개똥철학'이라고 놀릴지도 모를 일입니다. 더더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철학이 말하는 지혜보다는 지식적인 측면에서의 앎이 더 중요하게 생각되고, 더더구나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지식이 최우선이 되는 것이 사실이고 보면, 겨우 어원에서 그 정의를 유추해내고 철학자 몇 사람의 표면적인 사상이나 유명한 말 몇 마디로 철학을 이해하는 일반인들에게 철학이라는 고상한 학문이 들어설 자리는 없어보입니다. 실제로 시중의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대부분의 철학서적들도 철학자들의 난해한 저술들이거나 철학자들의 사상을 시대순 또는 사조별로 나열한 입문서라는 사실 역시 일반인들의 철학하기에 대한 장벽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아마도 이런 질문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를 바로 이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철학이란 무엇인가?'가 아니라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과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다는 대학생 조(Joe)의 대답 '내게 좋은 삶이란 인생의 모든 것에서 충동적으로 나오는 반응을 강요당한다는 느낌 없이, 실제로 또 조리 있게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를 통해서 저자는 자신이 우리에게 안겨주고 싶어하는 철학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겪는 것들에 대해서 분명하고 조리있게 생각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갖고 그러한 생각과 성찰을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시간 속에서 좋은 삶을 이해하고 누리는 것.....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우리가 누릴 수 있고, 또한 누리기를 바라는 철학에 대한 설명입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철학이란 바로 우리의 삶, 물질과 단절과 불안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현대문명의 차가움 속 어디에선가 길을 잃은 우리의 삶에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일깨우고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주어진 열가지 주제를 가지고 생각하기와 함께하는 모임을 통해서 더 좋은 삶으로 나아가기를 연습하는 철학 안내서라고 해야 할 듯 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우리가 좋은 삶의 끈을 엮어가기 위해 먼저 연습하기를 바라는 열가지 주제는 단순함, 의사소통, 시각, 유연함, 공감, 개성, 소속, 평온함, 가능성, 그리고 기쁨입니다. 지금보다 덜 도시화되고 산업화된 시절에는 미덕으로 생각되었던 주제들일 수 있지만, 현대인들의 삶에서는 대부분 뒤로 밀려난 것들이고 언급된다고 하더라도 철저하게 계산되거나 의도적인 면이 강조된 채 본래 의미가 많이 탈색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주제들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삶을 위한 주제로 이 열가지 주제들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각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합니다. 이어서 두사람의 철학자를 등장시켜서 각 주제에 대한 조금더 철학적이고 깊이있는, 한편으로는 관점이 다른 두가지 생각을 읽는 이가 경험하게 합니다. 단순한 철학적인 사상이 아닌 우리가 좋은 삶을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서 각 주제에 대한 철학하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각 주제의 철학자 소개에 이어지는 '정답없는 질문'과 '철학 도구들'은 우리가 수동적으로 읽는 것에서 벗어나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 분명하게 생각하고, 음악을 듣고 흥얼거리거나 시를 낭독하고 쓰기, 글을 읽고 말하기, 영화나 영상자료를 보고 생각하기, 그리고 실제 우리의 행동을 통해서 몸으로 철학하기를 위한 안내로 가득히 채워져 있습니다. 바로 철학이 우리 삶에 찾아들어오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동적으로 읽는 것에 익숙하고 독서라는 것이 함께 하기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면이 강하기에 저자가 제시하는 생각하기나 철학의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처음에는 분명 쉬워보이지가 않습니다. 더더구나 모임을 통해서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하고 모임을 이루기 위한 요령까지 안내되어 있고, 저자가 처음부터 서로 나누는 대화와 소통을 중요하게 말한 것까지 고려한다면, 이 책을 통해서 안내하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여행을 위해서는 여느 책처럼 한번 들고 몇시간 또는 며칠에 걸쳐 읽어내고 책꽂이에 장식해 둘 책은 분명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더디더라도 주제 한가지라도 세심하게 읽고 저자가 제시하는 질문들과 철학의 도구들-저자가 제시하는 자료들이 우리가 모두 구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닙니다-을 몇 가지 만이라도 차분히 활용한다면, 그리고 주위사람들과 이 주제와 도구들을 공유할 수 있다면 분명 저자가 말하는 좋은 삶, 무엇인가 바로 와 닿는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어느 순간 대단히 중요한 것을 얻었음을 느낄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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