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샷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화이자의 대담한 전략
앨버트 불라 지음, 이진원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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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팬데믹 기간동안 화이자가 백신을 내놓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시간, 이후 백신 평등, 제약업계의 신뢰회복을 위한 그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화이자 CEO 앨버트 불라는 mRNA기술을 선택하고, 빠른 시간내에 임상 3상연구까지 끝마치고, 초저온 운반 용기를 개발하기까지 끊임없는 선택의 순간들을 서술했다. 모든 선택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곧 생명"이라는 단어를 되뇌이며 불도저같이 행동했다. 


_우리가 말하는 평등은 모두에게 똑같이 제공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더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이 준다는 것을 의미했다. 백신을 모든 국가에 같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는 없었다. 대신에 3단계로 차등화한 가격책정 방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p.180)


나도 백신가격이 궁금했다. 과연 제약사가 부르는게 값인가, 각 국가는어떻게 협상을 할까. 제약회사도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이러한 백신은 가격이 문제가 아니리라. 특히 부익부 빈익빈의 문제로,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저소득 국가에서는 이같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며, 이에 대해 누가 지원해줄 수 있는지.


이번 코로나 기간에는 국력은 무엇인지 느끼게 하는 시기였다. 자국민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느냐는 백신을 얼마나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느냐와도 연관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도 초반에 마스크 공급에 이어 백신 수급이 되지 않아 정부는 국민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총리가 새벽 2시반에 전화를 걸어 백신 공급을 문의하고, 스피디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것에서 이스라엘의 저력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스라엘에서 남는 백신을 유통기한의 문제로 팔레스타인으로 넘기려다가 한국으로 넘기게 되었다는 사실 또한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기분이 묘했다. 


어쨌든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애쓴 속도의 극히 일부만 유지하더라도 생명과학 기업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는 글의 마무리를 보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팬데믹이 와도 인류는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혁신이라는 것은 무작정 의지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목표를 위해 다같이 헌신할 때 이루어지는게 아닐까. 팬데믹이라는 상황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고, 덕분에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정치적, 각 나라의 셈법에 따른 백신 조달의 문제, 미국이 자국 내에서 생산한 백신의 수출에 대한 제한 등 국가 이기주의도 일부 엿보이긴 하지만. 결국 인류애라는 하나된 생각에 귀결되는 것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 아주 없지는 않다.


비록 이 책은 화이자의 이야기로 혁신의 일부를 보여주지만, 인류가 이토록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었던 시기를 연대하며 헤쳐나가는 과정이 상세히 서술되어 있어 읽는 내내 뭉클했다.


*인플루엔셜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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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서울을 걷는 인문학 - 상징 코드로 읽는 서울 인문 기행
조동범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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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관점으로 서울을 이야기한다는건 어떤걸까 궁금했다. 이 책은 내가 몰랐던 근대의 역사부터, 인간의 욕망까지 스펙트럼 넓게 다루면서 서울이라는 공간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_그런데 우리는 레트로가 다른 사람의 삶을 향할 때 빈곤 포르노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략) 다른 사람의 낡은 집이나 오래된 동네를, 혹은 고단한 노동의 현장이나 가난한 삶의 정경을 바라보는 것은 폭력이 되기도 한다. (p.73)

_이러한 도시재생은 매우 불편하고 불쾌하며 올바르지 못하다. 그 이유는 이런 변화가 '빈곤 포르노'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을지로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지역이 빈곤 포르노의 대상이 되어 한갓 관광객의 구경거리로 전락했다. 이와 같은 지역은 가난이나 추억 등을 강제로 전시당하며 타의에 의해 삶이 드러나게 된다.(p.128)

저자는 익선동, 을지로 등을 '빈곤 포르노'에 기반하여 소비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었다. 힙지로를 소비하는 MZ세대가 '다른 사람의 삶을 인테리어 삼아'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이색적인 낯선 공간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발되지 않은 동네의 분위기가 마치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한 빈티지한 감성을 주면서 꽤나 흥미롭게 느껴질법하고, 레트로 감성의 마케팅 소구점과 맞물려 더욱 열광하는 젊은이들에게 '빈곤 포르노'라는 불편한 단어를 갖다 붙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_'다름'은 때로 불편함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만큼 그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한다면 언젠가는 타자가 아닌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p.125)

그러나 대림동의 중국동포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자는 저자의 말처럼, 도시재생사업으로 원치않게 개발되거나 임대료 상승으로 인해 쫓겨나는 상인을 생각해보면, 저자가 왜 그렇게 '빈곤 포르노'라고 말하며 불편하게 보았는지 한편으로 이해는 한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만큼, 저자와 나는 서로 '다른' 관점으로 보았을 수 있다. 원치않는 개발이 안타까운 저자와 색다른 해석으로 공간에 재미를 더했다고 보는 MZ세대와의 차이점일까.

백화점은 근대 욕망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로 일제 강점기 시절부터 존재했다거나, 북촌 마을에 개량 한옥이 들어서게 된 이유, 광장이 의미하는 바 등 우리가 몰랐던 사실에 대해 알려준다. 마치 과거로 여행간 것과 같은 기분으로 글을 읽으며 공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작가와 나이가 비슷한 연대의 사람들이 읽으면 과거의 공간을 복기하며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만약 나처럼 과거 서울이 어땠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흥미로운 과거와 함께 사람들의 욕망이 서울을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의 공간이 이처럼 진화하게 될줄 누가 알았을까. 또 앞으로 얼마나 변화할까.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이 '서울'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한다 하여도 물성이 있는 도시의 변화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 공간에는 여러 가지 상징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서울 역시 우리가 깨닫지 못한 다양한 상징을 품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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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은 끼워끼워 요리조리 사이언스키즈 8
세실 쥐글라.잭 기샤르 지음, 로랑 시몽 그림, 김세은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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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서에 흥미 없는 아이도 좋아할 만한 책입니다. 일단 저희 애가 책에 흥미가 없는데, 이 책은 보자마자 클립을 찾아서 실험하기 바빴어요. 


목차에 보면 클립 요모조모 알아보기, 물에 띄우기, 얼음에 클립 붙이기 등 실제로 실험하며서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STEM교육이 이런거겠죠. 


저희 아들은 6세인데, 과학자라도 된듯이 책을 보면서 시도해보고, 결과에 흥미로워했어요. 책의 결과와 직접 해본 실험결과가 같지 않을 때에는 왜 안되지, 하면서 궁금해하고 같이 이유를 찾아보고 그러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책을 함께 하면서 독서에 흥미없는 아이에게도 책에 흥미를 붙일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습니다. 과학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저희 아이도, 이 책 시리즈 다 사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만큼 재미보장 책이에요!


*아름다운 사람들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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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서울 인사이트 - 사람들이 몰려드는 ‘페르소나 공간’의 비밀
김난도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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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다시 말해 페르소나 공간이란, 공간이 이용자의 페르소나에 부합하는 개인적 취향, 흥미,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이다.(p.55)

<트렌드코리아 2021>에서 이미 '멀티 페르소나'를 접해서인지 개념이 어렵지 않았다. 개개인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백화점이라는 큰 공간에서 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현재 국내 백화점을 보면 그렇지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더현대서울이 그것을 해낸다. 

내가 놀랐던 부분은 '아홉 개의 건축설계사'가 함께 만들었다는 것이다. 층별로 설계사가 다른 탓에 영역을 세분화하며 설계했으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느껴진다. 또한 설계 후 그 공간을 어떻게 채워넣느냐, 컨텐츠의 문제가 뒤따른다. 그런데 정말 의외로 대담함이 느껴진다. 

_"지하2층은 임원이 모르는 브랜드로만 채워라." (p75)

이렇게 권한 위임을 한다는 것을 생각이나 했던가? 그것도 대기업에서? MZ세대를 타겟팅하면서 MZ세대가 아닌 이들이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권한을 전격 위임한다는 것도 너무 신박했다. 업무를 하면서 상사에게 보고할 때, 보충설명과 설득으로 점철된 과거의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면서, 한편으로 부러웠다.

_무엇에 집중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다. 선택하는 일은 쉽지만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MZ세대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동안 해오던 관행을 포기해야함을 의미한다. 문제는 늘 실행이다. (p77)

회사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포괄적으로 범위를 넓히다보면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이 나오지 않던가. 그래서 선택과 집중은 중요하지만, 생각보다 실행은 쉽지않다.  

_"고기를 많이 낚겠다고, 바다 전체에 그물을 던질 수는 없다."(p203)

커뮤니케이션 역시 MZ세대를 고려한 광고 및 메세지 전달 과정도 흥미로웠다. 야마구치 슈의 <How To 미의식>이 생각났다. 아트형이 계획을 세우면, 크래프트형과 사이언스형이 지원하는 협력체제를 제안한 바 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대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은 어쩌면 더현대서울을 기획하면서 그렇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_이제 공간과 기술을 고려할 때는 시간을 함께 디자인해야 한다. 그들이 보낼 시간을 미리 들여다보며 디자인해야 한다. (p229)

사용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시공간디자인 계획, 앞으로 리테일테크가 가야할 길이다.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가 '수면 시간'이라고 했던 리드 헤이스팅스 CEO의 말이 떠오른다. 오프라인 공간 역시 시간과 무관하지 않음을.

디지털 기술이 발달해도 오프라인 공간이 주는 경험과 재미를 대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세권이 아닌 여의도 애매한 위치의 공간적 제약을 '힐링 테라피'와 '힙한 컨텐츠'로 극복한 더현대 서울이 앞으로 어떻게 트렌드를 이끌어나갈지 기대하게 되는 책이다.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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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오늘을 마지막 날로 정해두었습니다 -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오자와 다케토시 지음, 김향아 옮김 / 필름(Feelm)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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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죽음을 앞둔 사람이 아니더라도, 잠시 아팠거나, 아픈 누군가가 옆에 있거나, 또는 나와 같은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세지를 줄 것 같다.

또한 바쁜 일정으로 머리가 복잡하거나, 삶이 막막하다고 느낄 때 이 책을 읽으며 살아있음의 존재만으로도 가치를 느끼면 좋을 것 같다.

_거동이 불편해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더라도 사람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반드시 누군가의 버팀목이 됩니다. 생명은 도움이 되기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존재만으로 이미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저는 많은 환자들로부터 배웠습니다. (37p)

살면서 우리는 인생의 가치, 일의 의미, 나라는 존재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살아간다. 사실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있다는 명백한 진리를 깨닫기가 쉽지 않음을, 호스피스 의사인 오자와 다케토시도 말한다. 

_생각이 변하면 행동이 변하고 시간의 사용법도 달라질 것입니다.(99p)

아프고 나면 시간의 사용법이 달라진다. 그동안 의미있었던 것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한순간이기에. 이렇게 글을 읽으며 나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나는 얼마나 현재 하던 것을 놓을 수 있을까. 막상 닥치지 않으면 정말 알지 못한다. 머릿속으로 그래야한다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음은 다르다.

그러나 막상 장염에 걸려서 하루를 온전히 쉬면서 누워있다보니, 시간의 사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보게 되는 것처럼.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느꼈던 감정을 오롯이 느끼고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은 일인 것 같다.

_하지만 일인칭 행복을 졸업하면 더욱 크게 안정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126p)

이 책에서 가장 크게 공감했던 것은 일인칭 행복에는 한계가 있으며, 내 존재가 누군가의 기쁨이 될 때 진정으로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니 단단한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 같았다. 눈밭에 비치는 햇살처럼, 사르르 녹는 마음으로 한동안 우리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 마음이 닿았을지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렇게 일상을 대하는 것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 책을 덮었다.

 

*필름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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