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에너지창고 (뽈뽈래빗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dressing00</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23 Oct 2026 15:26:43 +0900</lastBuildDate><image><title>뽈뽈래빗</title><url>https://image.ala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dressing00</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뽈뽈래빗</description></image><item><author>뽈뽈래빗</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재미있는 도감 시리즈! 도전도감도 추천! - [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도전 도감 - 위인들의 도전 이야기로 키우는 초등 문해력]</title><link>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565965</link><pubDate>Sun, 11 Oct 2026 17:0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56596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131687&TPaperId=1756596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2/10/coveroff/k0321316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32131687&TPaperId=1756596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쉽게 읽고 보는 위대한 도전 도감 - 위인들의 도전 이야기로 키우는 초등 문해력</a><br/>정상영 지음, 신응섭 그림 / 진선아이 / 2026년 10월<br/></td></tr></table><br/>첫째는 문학책처럼 스토리가 담긴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오히려 정보를 전달하는 책을 좋아한다. 책 편향을 해소해주고 싶어 도서관에 데려가 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책을 빌려와 보기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br/><br/>어쨌든 책을 읽는 건 결국 아이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좋아하는 책이라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방향을 바꿨다.<br/><br/>그런 점에서 이 책이 좋았다. 인물 한 명 한 명을 짤막하게 소개해주는 방식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br/><br/>지난번에 《위대한 실패 도감》을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번에는 《위대한 도전 도감》을 내밀었더니, 아이가 흔쾌히 읽기 시작했다.<br/><br/>이 책에는 모두 40명의 도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상과 제도의 한계에 도전한 사람들, 과학과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꿈꾼 사람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거나 인간 능력의 한계에 도전한 사람들까지. 역시나 우리 아이는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br/><br/>책을 읽고 난 뒤에는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 그래픽 조직자를 활용했다. 인터뷰해보고 싶은 인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일론 머스크를 고를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코페르니쿠스를 꼽았다. 아이가 적어 내려간 질문은 이랬다.<br/><br/>1. 어떻게 죽었나요? 혹시 가톨릭교회의 학대를 받았나요?<br/>2. 지동설을 어떻게 발견했나요? 망원경도 없는데 어떻게 알아냈나요?<br/>3. 가톨릭 신자들에게 학대를 당했는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왔나요?<br/>4. 코페르니쿠스님의 형편은 어땠나요? 어릴 때 가족 형편이 궁금해요.<br/>5. 어릴 때 공부를 열심히 했나요? 어떤 방식으로 공부했나요?<br/>6. 이렇게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했나요?<br/><br/>코페르니쿠스의 가족 형편이 왜 궁금한 걸까. 나로서는 이 질문이 가장 신기했다. ㅋㅋㅋ<br/><br/>이번에는 세 명의 인물만 골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어떨까 싶어, 책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각 인물이 마주한 장면과 그때의 마음을 살펴봤다.<br/><br/>코페르니쿠스,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br/><br/>아이의 기록에서 특히 눈길이 갔던 건 마크 저커버그에 대한 설명이었다. 아이는 그를 두고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넓은 사람”이라고 적었다.<br/><br/>‘사람들을 위해.’<br/><br/>아, 나는 왜 이 문구가 자꾸 마음에 걸리는지 모르겠다... 아이의 입장에서라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br/><br/>아이가 재미있게 읽은 도감 시리즈. 지난번 《위대한 실패 도감》을 읽고 나서는 아인슈타인과 스티브 잡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아이와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의 생각을 엿보게 된다.<br/><br/>코페르니쿠스를 지동설을 끝까지 주장한 끈기 있는 사람으로 묘사한 것을 보면서는 아이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부쩍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br/><br/>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살펴보는 것만큼이나, 그 책을 통해 아이가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는 일도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322/10/cover150/k0321316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3221083</link></image></item><item><author>뽈뽈래빗</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인사이트 가득한 경제서! 이 책은 무조건!!! - [달러 없는 미래 - 실물과 기술이 재편하는 21세기 화폐 질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535296</link><pubDate>Thu, 24 Sep 2026 21:2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53529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489&TPaperId=1753529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87/87/coveroff/892556848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489&TPaperId=1753529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달러 없는 미래 - 실물과 기술이 재편하는 21세기 화폐 질서</a><br/>이하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8월<br/></td></tr></table><br/>_ 시오노 나나미는 그녀의 책 '로마인 이야기'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 이야기를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에 대해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는데, 그것은 빚의 규모가 작을 때는 채권자가 '강자'고 채무자가 '약자'지만 그 규모가 커지면 이 관계가 역전된다는 것이었다. (p.26)<br/><br/>미국의 총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국채 재매입(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늘리며 금리를 진정시키려 하지만, 국채 금리는 급등한 채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정작 각국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은 예전만 못해서 외국 공식기관의 보유 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그럼에도 기축통화의 힘 때문인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비롯한 민간 투자자들이 그 빈자리를 메우며 여전히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br/><br/>그러니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채무자이면서도 여전히 강자인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br/><br/>1.유동성 역설의 시대<br/>중앙은행이 아무리 돈을 풀어도 넘치는 유동성을 받아줄 배관 기능이 온전치 못하다면,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담보로 잡힌 자산의 가치가 흔들리는 순간, 그 담보 위에 신용을 쌓아 올린 곳들부터 마진콜과 강제 매도에 몰리고, 시중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정작 필요한 곳까지는 흘러가지 못한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담보가 늘어나고, 은행은 더 많은 신용을 창출한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늘어나는 담보의 가치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미국의 국채는 언제까지 무위험 안전자산이 될 수 있을까? 다른 나라도 이렇게 국채를 발행한다면 가능할까?<br/><br/>국채 발행이 계속 늘어나는데도 금리가 쉽게 내려오지 않는 지금 상황 자체가, 담보로서의 국채 가치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이미 시작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어쩌면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만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던 시대는 이미 지난 과거가 되어버린지도 모르겠다.<br/><br/>2.실물 본위제의 귀환<br/>코로나19 당시 백신을 확보할 수 있었던 나라는 단순히 돈을 얼마나 많이 지불할 수 있느냐로 결정되지 않았다. 백신 생산국의 정치적 우선순위, 외교적 협상, 접근성 등이 더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했다.<br/><br/>반도체 부족 국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하는 것보다 장기계약을 맺거나 공동 투자에 나서고, 환불 불가 예약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미래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쪽이 오히려 반도체를 공급받을 가능성을 높였다.<br/><br/>이제 화폐는 예전처럼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수단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물이 기술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담보가 되고, 그 자체로 유동성을 만들어낸다. 화폐의 유동성은 그 효용성이 떨어지는 반면, 실물 담보의 유동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br/><br/>_ 결국 실물 본위제의 시대는 '지배의 화폐-달러'가 '생존의 화폐-실물 담보'에 의해 도전 받는 시대다. (p.277)<br/><br/>3.소버린 AI가 중요해진 시대<br/>AI가 발전하면서 지능이 상품화되고 있다. 단가는 내려가고, 모델은 많아지며, 성능은 상향 평준화된다. 이제 개인의 지능은 결국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셈이다.<br/><br/>그런데 지능의 가격이 0에 수렴할수록, 그 지능을 생성하고 연결하고 배급하는 물리적 ‘배관’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진다.<br/><br/>AI 소프트웨어를 잘 만드는 회사들이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지능을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연산을 담당하는 반도체, AI를 가동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센터, 그리고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플랫폼과 네트워크가 핵심적인 기반이 될 것이다.<br/><br/>마치 금광으로 몰려든 사람들에게 금을 캐는 방법보다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았던 사람들이 부자가 되었던 것처럼.<br/><br/>개인의 일자리만 위협받는 것이 아니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소버린 AI’라는 개념이 이제 남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통화주권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생존과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소버린 AI 역시 국민의 삶과 국가의 경쟁력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br/><br/>4.스테이블코인<br/>기축통화인 달러만이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 CBDC를 고집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을 고집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국채의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할 수록, 그 아래 담보자산인 미국채에 투자하는 수요도 커지기 때문에 결국은 늘어나는 미국 정부의 부채를 민간 수요가 받아주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br/><br/>그런 이유로 토큰화 MMF의 결제 활용에도 미국은 적극적이다. 연준이 9월4일에 발표한 이코노믹 리서치를 보면, 스테이블코인이 M1, M2와 같은 기존 통화지표에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이는 연준이 어떤 정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기보다는, 새 상품을 기존 통계 틀이 못 따라가고 있다는 진단에 가깝다. 그런데 내가 더 눈여겨본 것은 MMF 부분이었다. MMF는 원래 M2로 계산되지만, 결제나 담보관리 수단으로 쓰이면 M1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br/><br/>그런데 9월 17일 발표된 미국 SEC의 토큰화 증권 관련 보도자료에는 토큰화 MMF가 토큰화된 상장주식의 결제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적혀있었다. 단번에 나는 연준 발표가 떠올랐다. MMF가 결제수단으로서 더 유용해질수록, 사람들이 현금 대신 MMF에 자금을 넣어둘 유인도 커질 것이고, 그렇게 새 자금이 MMF로 흘러들어온다면 만기가 짧은 국고채를 주로 담는 MMF의 특성상 결국 국채 수요로 이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MMF가 단기 금융상품 투자 수단이었다면, 이제는 증권 결제 용도로까지 쓰이는 흐름이, 결국 이 모든 것이 미국 국채 수요와 맞닿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가설로 이어졌다.<br/><br/>이 책은 꽤나 많은 부분에서 인사이트를 전해주는 책이다.<br/>경제경영서를 읽고 싶다면, 올해 이 한권을 강하게 추천드린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87/87/cover150/892556848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878782</link></image></item><item><author>뽈뽈래빗</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감정과잉 시대에 읽어볼만한 책 - [과몰입 사회 - 감정 과잉은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518787</link><pubDate>Tue, 15 Sep 2026 22:2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5187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365&TPaperId=175187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5/91/coveroff/892556836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8365&TPaperId=175187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과몰입 사회 - 감정 과잉은 어떻게 우리 삶을 지배하는가</a><br/>기타 야코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9월<br/></td></tr></table><br/>_ 이제는 유치원 아이들마저 타인과의 과도한 접촉을 피하라고 배우는 세상이다. 그러니까 무엇보다 자신이 뭘 원하지 않는지, 어떤 것이 기분 나쁜지를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다. (중략) 이때 많은 이들이 제안하는 해결책은 '선 긋기'와 회피다. (P.10, 들어가는 글)<br/><br/>최근 유튜브 썸네일에 이끌려 김경일 교수의 설명을 들었다. 그는 요즘의 감정 과잉 현상과 언어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바쁠수록 자극적인 것을 더 추구하는 경향이 있고, 이것이 쓸데없이 바쁜 감정의 과잉 시대로 이어지면서 ‘폭망’, ‘극혐’과 같은 극단적인 표현의 사용도 늘어났다는 설명이었다. 감정 표현을 대신하는 신조어도 끊임없이 생겨난다. ‘짜증 난다’를 ‘샤갈’, ‘신난다’를 ‘야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br/><br/>나도 한동안 아들이 “야르!”를 외쳐대는 것을 보며 도대체 왜 저런 외계어를 쓰는지 의아했다. 그러다 유튜브 속에서 모두가 ‘야르’를 외치는 현실을 마주하고 나니, 이것도 트렌드로 받아들여야 하나 싶어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내가 느끼는 감정조차 온전히 나만의 것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과몰입 사회』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한다. 무엇이 우리의 감정을 결정하는지, 우리는 왜 특정한 감정에 쉽게 휩쓸리는지, 그리고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감정에 자리를 내어주고 싶은지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br/><br/>1.감정은 전염된다<br/><br/>_ 우리가 많은 감정을 느끼는 이유는 그저 그 감정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혹은 다른 누군가가 내 앞에서 그 감정을 드러내어 나도 그 감정에 전염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약간 거리를 두고서 내가 어떤 감정에 자리를 내주어야 하고, 자리를 내주고 싶은지를 성찰해보는 것은 분명 아주 바람직하다. (P.56-57)<br/><br/>감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전염성이 매우 크다. 우리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감정에 쉽게 동조한다. 어쩌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유대감을 형성하고 서로 소통하기 위해 갖게 된 자연스러운 본능인지도 모르겠다.<br/><br/>회사에서 불평이 많은 사람 옆에 있으면 나까지 기분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어느 순간 나 역시 불평을 늘어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타인의 감정이었는데 어느새 내 감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br/><br/>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주변의 감정에 맞춰주다 보면, 나 역시 모르는 사이 그 감정에 전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감정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정말 내 것인지 한 번쯤 멈춰서 바라보는 것인지도 모른다.<br/><br/>2.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br/><br/>_ 대부분의 감정 논의는 한 개인의 이력이나 상황의 어떤 요인이 그가 느끼는 부정적 감정의 원인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해야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거나 현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사실 수많은 부정적 감정은 기질 탓이다. 이런 경우 개인의 과거를 아무리 헤집어봐도 별 도움이 안 된다. 따라서 첫째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더 유익하다. (P.86)<br/><br/>책에서는 도전을 앞두고 있거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대처 방식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고 설명한다. 상황 지향적인 사람은 생각이 현재의 상황에 집중되다 보니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지 못하는 반면, 행동 지향적인 사람은 힘든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버리고 다음 행동으로 넘어간다고 한다.<br/><br/>이러한 성향 역시 어느 정도는 기질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 지향적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성향을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목표나 원하는 상태를 향해 시선을 돌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br/><br/>우리는 대체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 것보다 부정적인 결과를 피하는 데 더 익숙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부정적인 상태를 피하려고만 하면 오히려 그 감정에 더 오래 붙잡힐 수 있다. 그렇다면 ‘이 감정을 없애야 한다’고 애쓰기보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바라보고 그쪽으로 한 걸음 움직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br/><br/>3.타인도 생각하라<br/><br/>_ 자기돌봄을 강조하고 자기감정과 욕구에 주목하는 최근의 추세는 타인의 욕구를 무시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욕구에 눈을 돌리라고 외친다. (p.227)<br/><br/>_ 재미나게도 최근 들어 고독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는 정확히 이런 현상들을 반영한다. 그런데도 그것이 자신을 포함하여 모두가 선을 그어대는 현실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고민하고, 선 긋기를 멈출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고독을 퇴치하자며 온갖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p.235)<br/><br/>요즘 세상은 지나치게 ‘자기돌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조금만 힘들어도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때로는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지나치게 깊이 파고드는 것이 오히려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br/><br/>어쩌면 부정적인 감정에 빠져 있기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선을 전환하는 것이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만이 감정을 돌보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무언가를 함께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관계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나의 감정에서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br/><br/>책을 읽기 전에는 ‘감정 돌봄’이라는 말을 꽤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감정에 대한 반응 역시 과유불급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br/><br/>트라우마, 공황장애, ADHD와 같은 용어가 일상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면서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수많은 언어를 갖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언어가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받는 데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평범한 불안이나 슬픔, 집중력의 흔들림까지 특정한 틀 안에서 해석하면서 스스로를 그 감정의 테두리 안에 가두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br/><br/>인간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위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렇다면 감정을 해석하는 언어가 풍부해진 시대에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과 상황을 포착하고 해석하는 데에도 훨씬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br/><br/>그래서 오히려 의식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그 안에서 문제를 찾아내는 것만큼이나, 지금 내가 가진 것과 앞으로 원하는 것을 바라보는 연습도 필요하다.<br/><br/>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모든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도 정답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거리를 두고, 때로는 흘려보내고, 때로는 다른 사람과 함께하며 감정의 무게를 덜어내는 것.<br/><br/>『과몰입 사회』는 감정이 넘쳐나는 시대에 감정에도 적당한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br/><br/>#RHK코리아 #장혜경옮김 #감정과잉시대]]></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165/91/cover150/892556836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659125</link></image></item><item><author>뽈뽈래빗</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인류학자처럼,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 - [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477404</link><pubDate>Fri, 28 Aug 2026 16:5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47740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0493&TPaperId=1747740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62/coveroff/k4521304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52130493&TPaperId=1747740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a><br/>오쿠노 카츠미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6년 07월<br/></td></tr></table><br/>#인류학입문하기<br/><br/>_우리와 전혀 다른 규범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존재하는 방식을 아는 것이야말로 인류학의 묘미입니다. (p.43)<br/><br/>인류학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이란 무엇인지,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서로 다른 사회와 문화는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는지에 대한 인류학자들의 연구가 이 책에 담겨 있다.<br/><br/>인류학의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항해시대의 유럽인들이 바다 건너 미지의 ‘타자’를 만나게 된 순간과 맞닿아 있다고 한다. 익숙한 세계를 벗어나 자신들과 전혀 다른 사람들을 발견하면서, 유럽인들은 비로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문명화된’ 유럽인들은 자신들과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미개인’으로 규정했고, 인류가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그들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br/><br/>문헌만으로는 다른 사회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인류학자들은 직접 현지로 들어갔다. 오랜 시간 그곳에 머물며 언어를 배우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의 삶을 관찰했다. 자신과 전혀 다른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 안으로 들어가야 했던 것이다.<br/><br/>그렇게 인류학자들이 작성한 필드 조사는 자료로 축적되었고, 오늘날의 인류학이 만들어졌다. 흥미로운 사례도 있다. 말리노프스키가 트로브리안드 제도를 연구했을 때의 이야기다. 트로브리안드 제도 사람들은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돌아와 여성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남녀의 성교가 임신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섬을 떠나 돈을 벌던 남편이 장기간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아내가 이미 아이를 둘이나 낳은 것을 알게 되더라도 아내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크게 기뻐하며 아이를 사랑하고 애지중지 길렀다. 그들의 세계관에서는 아내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생각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br/><br/>이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이 다른 문화에서는 전혀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인류학의 흥미로운 지점이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말 당연한 것인지, 내가 가진 기준이 과연 보편적인 것인지 의심하게 만든다.<br/><br/>특히 세대와 젠더를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인류학자들이 가진 ‘타자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닐까 싶다. 내가 상식이라고 믿는 것을 잠시 내려놓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먼저 이해해보는 것. 상대를 나의 기준으로 해석하기보다 그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 안으로 들어가 보려는 자세 말이다.<br/><br/>이 책은 작년에 읽었던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일본인 인류학자로, 23살부터 탄자니아를 드나들며 스와힐리어를 배우고 그들의 삶과 관습을 참여 관찰했다고 한다. 그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홍콩의 청킹맨션에 체류하며 탄자니아인들의 비즈니스와 삶의 방식을 참여 관찰하고 펴낸 책이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이다. 홍콩에 사는 탄자니아인들의 삶을 인류학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책이다.<br/><br/>책을 읽다 보면 난민, 불법 체류자, 성 노동자 등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신뢰’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 죽으면 시신을 고국으로 보내기 위해 조합원들이 기부금을 모으는 모습을 보면서는, 서로의 삶을 완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어려운 순간에는 서로를 돕는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제도에 온전히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규칙과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이처럼 인류학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의 모양을 만나게 된다.<br/><br/>어쩌면 인류학자의 몫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세상을 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가 경험한 세계와 내가 속한 사회의 규범이라는 좁은 틀 안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 뿐인지도 모른다. 인류학은 그 틀 밖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유일한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운다.<br/><br/>_필드에서 사람들로부터 배우려면 '타자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든 그저 우리의 '지식'을 늘리려고 그 말과 행동을 자료로만 해석한다면 이는 '타자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그런 식으로 논의를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필드 사람들의 경험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그리하여 풍요로워진 우리의 상상력에 대해 논의해나가는 것이라고 잉골드는 전합니다. (p.179)<br/><br/>AI로 무엇이든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수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과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삶을 내 기준으로 쉽게 판단하지 않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세계를 조금 더 들여다보려는 것.<br/><br/>어쩌면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이 여전히 많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태도인지도 모르겠다.<br/><br/>#갈라파고스 #청킹맨션의보스는알고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02/62/cover150/k4521304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026254</link></image></item><item><author>뽈뽈래빗</author><category>리뷰/페이퍼</category><title>집안일은 왜 많은가. 왜 여성이 주로 하는가. - [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보이지 않아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지노동'의 불평등]</title><link>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412076</link><pubDate>Sun, 26 Jul 2026 07: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dressing00/1741207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00&TPaperId=174120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77/coveroff/k1021302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0200&TPaperId=1741207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머릿속 노동은 누가 하는가 - 보이지 않아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인지노동'의 불평등</a><br/>앨리슨 데이밍거 지음, 전경훈 옮김 / 한겨레출판 / 2026년 07월<br/></td></tr></table><br/>인지노동은 왜 그렇게 확고하게 여성들의 몫이 되었는가? 우리의 성격과 선호가 우리 자신을 구성하는 핵심이라고 말하는 문화적 각본의 논리적 연장선상에 있는 성격 본질주의 서사는 이에 대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p.281)<br/><br/>전체적으로 보면 그들이 설명한 성향들은 매우 성별화되어 있었다. 즉, 여성들은 초인으로 묘사되고, 남성들은 허당으로 묘사되었다. (중략) 그러나 남성과 여성에게 수용 가능한 활동의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있는 반면, 수용 가능한 자아의 범위는 그만큼 빠르게 확장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는 행위는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생각, 주의, 인지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일 것이다. (p.282)<br/><br/>이 책은 94쌍의 커플을 대표하는 172명의 부모를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정 내에서 인지노동이 어떻게 작동하고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설명한다.<br/><br/>여기서 인지노동이란 가족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일련의 사고과정을 말한다. 샴푸가 다 떨어졌으면 사야 하고, 아이들의 방학 일정에 맞춰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며, 가족의 생일을 준비하고, 주말에 무엇을 할지 계획해야 한다. 이처럼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필요한 일들이다.<br/><br/>보통 가사노동이라고 하면 빨래, 요리, 설거지, 청소처럼 눈에 보이는 행위를 떠올린다. 그래서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준다”고 말할 때도 이런 행위의 일부를 담당한다는 의미일 것이다.<br/><br/>하지만 그 외에도 머릿속으로 계속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일,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일들이 많다. 계절이 바뀌면 아이의 옷장을 정리해야 하고, 내복이 작아졌다면 새로 주문해야 한다. 이불을 세탁하고, 계절에 맞는 이불을 꺼내야 한다. 식재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장을 보고, 아이들의 방과후활동을 제때 신청해야 한다. 늘 예상하고, 계획하고, 실행해야 하는 일들이다.<br/><br/>이러한 일은 가시성이 높지 않고 중대성도 낮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알아볼 수 없고, 그 가치를 쉽게 인정받기도 어렵다. 이에 비하면 휴가 계획은 일회적인 일이지만 오히려 훨씬 가시적이다. 반면 식재료가 떨어지지 않도록 장을 보고, 아이들의 방과후활동을 제때 신청하는 일은 어떤 목록에 올릴 만큼 중대한 일도 아니고 그저 일상적인 일이다.<br/><br/>그리고 대개는 여자의 몫이다.<br/><br/>책에 등장하는 여러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점이 있었다. 대부분의 여성은 집안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모호한 일을 담당하고, 남편들은 “이러이러한 것을 해달라”고 요청받으면 그 일을 한다는 점이다.<br/><br/>저자는 가정이라는 맥락에서 왜 여성들이 인지노동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지, 왜 인지노동의 배분이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한다.<br/><br/>가정에서 여성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그러다 보면 그 역할이 결국 굳어져 여성이 ‘초인’이 된다는 것. 그리고 인지노동의 성별 분업은 국적이나 직업, 경제적 상황을 떠나 상당히 유사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br/><br/>사실 책의 결론을 들여다봐도 당장 바꿀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가정에서의 불평등한 인지노동은 단순히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사회적 힘이 만들어낸 결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br/><br/>그렇다면 각자의 파트너와 더 많이 이야기하고, 인지노동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외주화할 수 없는 인지노동에 얼마나 많은 정신을 쏟고 있는지, 그 부담을 상대방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분명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br/><br/><br/>“집안일이 왜 이렇게 많지?”라고 의문을 가졌던 모든 것들이 이 책을 읽고 나니 명료해진다.<br/><br/>우리는 보통 어떤 일을 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썼는지로 경제성을 따지는 데 익숙하다. 그러다 보니 정작 어떤 행위를 하기 전에 이미 시작되는 인지노동에 대해서는 따로 시간을 계산하지 않는다.<br/><br/>하지만 사실 행위보다 그 행위를 하기 전까지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정신적 노동이 훨씬 클 때가 많지 않은가.<br/><br/>세상의 모든 엄마는 위대하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781/77/cover150/k1021302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17710</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