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좋은 어린이책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6>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정미(미래엔 아이세움 아동콘텐츠개발팀 팀장)

 

‘아이큐 1,104의 탐정이 얼굴로 방귀를 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 있고, 어른들이 좋아하는 책이 있습니다. <엉덩이 탐정> 시리즈는 아마도 아이들이 먼저 골랐다가 어른들까지도 빠지게 하는 마성의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엉덩이 탐정의 교양 넘치는 태도와 말투, 허를 찌르는 추리, 악당을 한 번에 제압하는 독가스 같은 방귀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임에 틀림없습니다.

 

앞 권들과 마찬가지로 신간 《추리 천재 엉덩이 탐정 6. 수상한 탐정 사무소 사건》에서 역시 엉덩이 탐정은 명불허전이란 말이 딱 어울립니다. 엉덩이 탐정에게 보란 듯이 승부수를 던지는 수상한 탐정 ‘캐롯 말스’가 무심코 던진 짧은 말 한 마디에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노련함을 보이는가 하면, 은행 강도를 찾는 과정에서 ‘현장 구조와 물건 꼼꼼히 살피기’ ‘낯선 인물의 생김새 관찰하기’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주변 꼼꼼히 살피며 평정심 유지하기’ 등 탐정에게 꼭 필요한 태도와 추리 기법 등을 선보이며 독자들을 추리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더군다나 이번 ‘수상한 탐정 사무소 사건’에서는 엉덩이 탐정이 택시 운전 기사로 깜짝 변신해 범인들을 잡습니다. 두 번째 사건 ‘아빠는 걱정쟁이’에서도 엉덩이 탐정의 추리력이 대방출됩니다. ‘들키지 않고 숨는 법’ ‘미행할 때 주의할 점’ 등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엉덩이 탐정만의 꿀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권마다 흥미를 더하는, 미로 통과하기나 서로 다른 그림 찾기, 황금 엉덩이 찾기, 흰뺨검둥오리네 일곱 아이 찾기 등은 책을 자꾸만 보게 만드는 효과적인 장치입니다. 특히 많은 글밥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 저학년 어린이들이 끝까지 집중력 있게 따라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지요. 이처럼 깔깔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유쾌한 이야기가 담긴, 게다가 추리력, 사고력, 관찰력까지 한 번에 기를 수 있는 <엉덩이 탐정> 시리즈를 많은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지금 바로 엉덩이 탐정을 만나 보세요. “흠흠, 냄새가 나는군!” 이 한 마디면 엉덩이 탐정의 치명적인 매력 속으로 빠지기에 충분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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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책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강대호(오마이뉴스 기자)


터키 작가의 작품으로, 따돌림당해 마음이 부서졌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단단해져 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먼 나라의 작품이지만 우리 옆에서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친구들이 괴롭혀서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린 '칼벤',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처럼 자기의 마음도 부서졌다고 생각한다. 부서진 마음을 고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나 사물을 지켜보며 해답을 찾으려 하지만 소용없다.

 

어느 날 손에 든 소라껍데기를 귀에 대어보고 그 속삭임을 들어본다. 언제 행복했었지? 맞아, 다른 이에게 미소를 선물할 때였어! 이웃에 꽃을 선물하니 환한 미소로 답해주는 모습에 '칼벤'의 마음도 녹아버리고... 그렇게 주인공은 다른 이에게 미소를 선물하며 마음이 단단해져 간다.

 

아이가 상처받고 무너지는 모습을 각종 '의성어'와 '의태어'로 표현했다. 단어만 보더라도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느껴질 정도다. 그렇지만 마음의 상처에 무너지지만 쓰러지지 않는 강한 아이를 읽을 수 있다.

 

우리 근처에서도 볼 수 있는 무너져 가는 아이들을 생각해 보는 책이다. 우리 아이가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함께 읽으며 생각해 보면 어떨까? 터키 작가의 글과 그림이지만 먼 나라가 가깝게 다가오게 만드는 우리 옆에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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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책 <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윤지원(영화칼럼니스트/번역가)


가난한 아이들은 교육을 받지 못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로렌초 밀라니 신부는 그런 아이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공평해야 한다고 믿고, 교회나 사회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이를 실천했던 사람입니다.


가난한 농부가 신부님의 학교에 아들을 보낸 이유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어두운 집 때문이었습니다. 아빠는 새벽마다 어둠 속에서 밭에 나갈 채비를 하느라 여기저기 부딪히기 일쑤였고, 걸려 넘어져 다치기도 했습니다. 집주인은 전기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냈다는 핑계룰 대는데,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아빠와 아들은 집주인이 내민 신청서가 진짜인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었습니다.


아들은 글을 배우기 싫어했지만, 신부의 교육을 통해 자신이 여러가지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점점 달라집니다. 그리고 결국 집에 전기를 연결하게 만들었습니다. 전구에 불이 들어온 것을 보며 아빠는 이렇게 말합니다. “빛이 어둠보다 좋구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은 세상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무엇이 문제인지 볼 수 있었으며, 생각을 잘 표현할 수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당시 이탈리아에 대한 비판 글을 신문에 기고할 정도의 통찰을 갖췄습니다. 비록 그것이 문제가 되어 신부는 고발을 당하고 학교가 없어질 위기가 닥치기도 했지만, 세상은 아이들의 글을 통해 설득됐고, 이 학교의 중요성과 신부의 의도를 인정하게 됐습니다.


신부의 방법이 특별했던 것은 아닙니다. 신부는 그저 아이들에게 “날마다 신문을 읽게” 했고, 평범한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줬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알게 된 세상에 관해 아이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도록 했습니다. 농부의 아들은 “세상에는 참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고, 우리도 그 세상의 일부라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라고 합니다.


[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은 이처럼 훌륭한 교육 철학을 펼친 한 신부의 전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는 바람직한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우리는 모든 아이들이 예쁘고 평화롭게 자라나서 꿈을 이루고 행복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그럴 처지가 안 되는 아이들이 존재합니다. 여전히 세상에는 가난이나 차별 같은 이유로 배움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누구에게나 동등한 교육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지만, 정작 아이들은 세상의 어느 한쪽만 배우도록 강요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 아파트 아이와 놀지 말라”는 식의 차별,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기관 설치를 반대하는 이웃 주민들이 그런 반쪽 교육을 자행하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내 아이에게 그렇게 어둡고 부정적인 현실까지 굳이 알려 주기는 싫다는 흔한 바람 또한 결국 아이가 세상을 대하는 균형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나 꿈과 환상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그런 것들로만 울타리를 둘러 아이를 가둔다면, 이는 결국 아이가 살아가야 할 세상의 참모습을 차단하고, 왜곡하는 게 됩니다.


서점의 어린이 도서 코너는 밝고 다채로운 표지의 책들이 즐비한데, 그 가운데 흑백 다큐멘터리 사진이 연상되는 [가난한 아이들의 선생님]의 비장한 표지는 좀 이질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러 빽빽하게 칠한 검은 크레파스를 긁어내서 드러나는 흰 선들로 그려나가는 시모네 마씨의 그림이야 말로 세상은 본래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진다는 진리를 표현하는 예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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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책 <반달>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고정순(그림책 작가)

 

도깨비 소녀가 보내온 편지
어릴 때 우리 집은 오락실을 했다. 오락실이 망하고 도망치듯 서울로 이사를 오기 전날 컴컴한 가게에 앉아 있던 엄마의 등을 본 적이 있다. 성장 영화나 소설을 읽을 때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아이는 어른의 뒷모습을 보며 자라는 게 아닐까.


<반달>에는 가난과 죄책감으로부터 도망치는 ‘아빠’의 뒷모습을 기억하는 도깨비 소녀 ‘송이’가 나온다. 무엇이든 적당히 잘하고 똑똑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 송이는 지하 술집에 산다. 그곳에서 송이는 아빠의 뒷모습을 기억하며 치졸한 어른들의 속내를 목격하고 외로운 친구들의 아픔을 간직하며 ‘엄마의 바쁨’을 먹고 자란다.


무책임한 아빠와의 재회와 추한 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어른일 수 없는 어른들의 단면을 그린다. 작가는 어두운 그늘에서 피는 이름 없는 꽃을 보듯 아이들의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길고 긴 지하의 계단을 올라
햇빛을 보면 눈이 부셔.
잘못한 것도 없는데
부끄러운 기분이 들어.
<나는 도깨비> 중에서

 

주인공 송이는 장마다 펼쳐진 그림과 글을 통해 담담하고 아름답게 성장한다. 소녀의 성장은 커다란 깨달음이나 대단한 발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별하는 과정을 통해 내면의 키가 한 뼘씩 자란다. 자신보다 더 어둡고 깊은 불행의 지하실에 웅크리고 있는 친구를 보고 처음으로 소리 내어 운다. 작가 김소희 유년의 이야기는 힘없이 자기 연민으로 머뭇거리지 않는다.

 

숙희는 나보다 조금 더 아래
더 컴컴한 불행의 지하실에 있는 느낌이었다.
<숙희> 중에서

 

미안함과 이별의 아픔을 마주한 소녀는 빛이 드는 집에서 지난날을 회상한다. 작은 창으로 드는 그리움처럼 고요하게 빛이 든다. 그림에서 혹시나 온기가 느껴지지 않을까 싶어서 손으로 조심스레 만져 보았다.

 

식구들은 아무도 어둡고 축축했던 지하의 카시오페아나 그곳에 떴던 반달 모양의 무대와 창고 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졸업>중에서

 

작가의 모든 이야기는 자전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자전적이라는 단어를 서두에 꺼내며 시작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어렵고 아프기 마련이다. 모르긴 몰라도 많은 망설임 끝에 첫마디를 뗐을 것이다.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누군가에게 건네는 안부 인사처럼 말이다.


담담하게 시작한 유년의 이야기는 반달의 따뜻한 온기처럼 외로운 이들의 등을 쓸어주며 끝을 맺는다. 길을 걷다가 밤하늘에 뜬 달을 볼 때가 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일부러 고개를 들어 달을 찾는 날이면 무언가 바람이 있어서다. 아마 작가의 바람은 지난 시간 속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안녕이 아니었을까. 달은 참 신기하다. 살면서 내내 보아온 모습인데 늘 어여쁘다. 둥글게 차오를 때도 스스로 몸을 비워 갈 때도 언제나 곱다. 김소희 만화책 <반달>의 반달은 내가 본 달의 모습 중 가장 선명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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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좋은 어린이책 <착한 괴물 쿠마>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최세옥(서울시 노원구 다운복지관 권익옹호지원팀 사회복지사)


저는 다운증후군 장애인을 위한 전문 복지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입니다.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은 개인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는, 매우 순수한 분들입니다. 다운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특정 질병에 취약하고 지능이 낮으며 수명이 짧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점만 제외하면 우리와 똑같은, 오히려 더 사랑스럽고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들입니다.


이전에는 장애인 부모님들이 아이를 집안에 격리시키고 사회에 내보내기를 주저했는데, 요즘 부모님들은 다운인 자녀들도 일반인들처럼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길 원합니다. 그래서 저희 복지관이 지향하는 다운인 교육은 통합교육입니다. 이것은 일반 학교에서 비장애인 학우들과 모든 학교생활을 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통합교육을 받은 다운 증후군 장애인들은 세상에 나갈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고, 비장애인들과 상호 교류하고, 직업을 가지고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교육 현장이나 직장에서 다운인들은 여전히 높은 편견과 오해를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꿈과 의지로 세상에 나갔던 친구들이 상처받고 풀이 죽어 찾아 올 때마다 저 역시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높은 벽을 실감하곤 합니다.


제가 읽은 <착한 괴물 쿠마>의 주인공 쿠마 역시 오해와 편견으로 마음에 상처를 받아 사랑했던 마을을 떠나고 있습니다. 마을을 괴롭히는 나쁜 괴물들과 싸우다 다치기까지 한 쿠마의 착한 마음은 인정받지 못합니다. 괴물같은 그의 외모만 보고 사람들은 쿠마를 ’나쁜 괴물’로 믿어 버립니다. 심지어 마을 입구에 큰 동상까지 세우고 잘못된 편견을 대대로 물려줍니다. 우리 사회에도 어른들이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이 마을 사람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착한 괴물 쿠마> 그림책을 읽으며 저는 매일 오해와 편견과 싸우며 살아가는 우리 다운인 친구들과 그 부모님들을 떠올렸습니다. 많은 비장애 아동들이 이 책을 통해 나와 조금 다른 친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같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착한 괴물 쿠마>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 바뀌고, 우리 복지관 친구들이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는데 어려움이 없는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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