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좋은 어린이책 <꿈을 꿔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영주(풀빛미디어 편집장)

 

반려견은 어떤 꿈을 꿀까?
포근한 담요를 베고 잠든 강아지의 편안한 모습이 표지를 장식한다. 언뜻 얼마 전에 봤던, 고양이 발이 가득해 절로 웃음이 났던 사진집이 떠오른다. 이 그림책도 사랑스럽게 잠든 강아지의 모습을 잔뜩 담은 책일까? 미소를 머금고 책장을 넘겨 본다.

 

강아지 ‘콩이’의 꿈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여러 반려견의 다양한 꿈을 소개한다. 콩이의 꿈은 달콤하다. 외모도 콩이의 꿈만큼 예쁘다. 하지만 그다음부터 등장하는 반려견들의 꿈은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깊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 놓치고 있지 않나 수시로 되새김해야 하는 내용이 많다.

 

작품에 등장하는 열 마리의 각기 다른 개 중에 특히 마음에 남은 건 붉은색 스웨터를 입은 ‘순돌이’였다. 순돌이는 차가운 도시 강아지의 면모를 뽐낸다. 추우면 외투를 입고, 비가 오면 비옷을 입는다. 심지어 큰 행사가 있을 때는 나비넥타이도 맨다. 하지만 순돌이는 꿈속에서 진흙탕을 뒹군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쨍한 대목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천만 명, 약 590만 가구가 넘는다. 이 중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하는 사람도 68퍼센트에 달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금은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 과정에 반려동물에 관한 교육을 하고 있고, 반려동물과 함께 더 행복하게 사는 법을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귀여운 강아지 ‘콩이’는 단지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반려동물을 들이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순돌이’는 사람 위주 생활 공간에서 사는 개의 삶을 보여준다. ‘초코’는 주인을 잃어버려 길에서 산다. 문밖을 바라보는 ‘달님이’를 통해 갇혀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미루어 생각하다 마음이 아득해졌다. 백내장에 걸린 ‘두리’는 늙은 개다. 계속 짖는 ‘라이카’를 사람들은 나쁜 개라고 한다, 라이카의 두려움도 모르면서. 온종일 혼자 있는 ‘나무’의 친구는 양말뿐이다. ‘순순이’는 울타리 밖을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 ‘코나’는 무척 큰 개다. 그 크기만으로 인간과 함께 지내기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랴.

 

오래전부터 인간은 개와 함께 살았다. 현생 인류가 살아남은 이유 중에 하나도 개를 키웠기 때문이라는 학설이 있을 정도다. 그렇게 오랫동안 인류의 벗이었던 개를 인간은 이제야 배우고 있다. 함께하는 반려견이 행복해질 방법을 궁금해하고 알아가고 있는 것이다. 빙산의 일각이라고 했던가. 이 책은 개 한 마리 한 마리에 큰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따뜻한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그림은 절제된 색감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다양한 개의 꿈으로 그들 내면의 그리움과 바람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상실감보다는 견주와 나누는 따뜻한 교감의 중요성을 차분하면서도 낙관적인 시선으로 소개한다. 모든 개가 꾸었던 하나의 꿈은 어린이와 함께 생각해볼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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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좋은 어린이책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엄남용(오산 대호초등학교 교사)


수상한 나무들이 편지를 보내 왔다. 책을 펼치자 파스텔 톤의 세계 지도와 목졸라나무, 빵나무, 금화나무 등 별난 나무 이름들이 보인다. 설마 지구에 실제로 사는 나무들일까? 목졸라나무는 정말로 목을 조르고, 빵나무에서는 빵이 열리는 것일까?


나무들이 직접 쓴 것 같은 편지와 발랄하고 귀여운 그림이 눈길을 끈다. 나무들의 편지는 가장자리가 알록달록한 테두리로 장식된 편지지 위에 적혀 있다. 거꾸로나무, 소시지나무, 무지개나무처럼 신기한 별명이 붙은 나무들이 자신을 소개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은행나무, 자귀나무의 친척인 비나무는 물론이고, 들어본 적이 없는 색다른 나무들도 만날 수 있다. 씨앗이 폭발하는 다이너마이트나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꼬마나무, 불룩한 몸통에 물을 저장하는 유리병나무, 강에서 바다 쪽으로 나아가는 걷는나무 등등. 개성이 넘치는 나무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상상력을 넓히고 더 큰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게 된다.


원작과 달리 본문에도 학명을 수록하여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나무에 대한 추가 자료나 사진을 정확히 찾아볼 수 있다. 어린이에게 어려울 수도 있는 학명의 뜻은 “과학자들이 세계 공통으로 동물과 식물에 붙인 이름”이라고 쉽게 풀어 설명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궁금증을 자극하는 재미난 별명을 나무들에게 붙여 아이들이 나무 이름에 관심을 갖게 한다. 은행나무로 어지럼증에 좋은 약을 만든다거나, 아카시아개미들이 쇠뿔아카시아나무 주위의 풀을 씹어 먹는다든지, 소소한 정보들이 깨알 같이 담긴 점도 재미있다. 책의 맨 뒷부분에는 세계 지도가 하나 더 그려져 있는데, 이 지도에는 나무의 이름들이 지워져 있다. 책에서 만난 나무들을 직접 스케치북에 그려 보고, 나무가 사는 곳을 알아맞히는 퀴즈 놀이에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나무의 생태와 습성에 관한 이야기는 저절로 나무와 짐승, 나무와 인간의 관계로 이어진다. 박쥐들은 거꾸로나무 꿀을 마시고 나서 가지에 거꾸로 매달린다. 인간은 먼 옛날부터 나무 열매에서 영양을 섭취해 왔다. 나무는 단순히 인간에게 이용되는 대상이 아니라, 나무와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각 나무의 모양과 특징에 어울리는 기발한 별명을 생각해 낸 작가처럼, 독자 여러분도 주변의 나무에게 관심과 애정을 조금 더 품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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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좋은 어린이책 <사랑이 훅!>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민령(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이번엔 사랑이다. 간질간질하고 왠지 부끄럽지만 한없이 마음이 가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귀고 깊이 고민하는 사랑 이야기. 『기호 3번 안석뽕』과 『소리 질러, 운동장』 『우리는 돈 벌러 갑니다』의 진형민 작가가 새롭게 내놓은 작품이 사랑 이야기라는 점은 뜻밖이지만, 생각해 보면 앞선 작품들에서도 사랑과 연애는 줄곧 무겁고 웃기고 혼란스러운 이야기들 사이에 놓여 있었다. 이야기를 읽고 나면 둘은 서로의 마음을 언제쯤 깨달을까, 그래서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같은 설레는 질문이 남곤 했으니까. 『사랑이 훅!』은 이런 달콤한 뒷맛에 대한 충족이자 ‘진짜 사귀는 이야기’를 써 달라고 요청한 독자들에 대한 성실한 응답이다.


대개 어른들은 어린이들의 연애 감정을 진지하게 바라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린이들에게 걸맞지 않는 남사스러운 일이라거나 남는 거 하나 없이 골치만 아픈 문젯거리라고 생각하기 십상인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도 사랑과 연애는 일생일대의 사건이며,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목하 연애 중이다. 학교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공적인 삶을 들여다봤던 작가는 이제 아이들의 사랑과 ‘진짜 사귀는’ 연애를 따뜻하고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본다. 박담, 신지은, 엄선정이 겪는 세 가지 색 사랑과 연애를 읽어 가노라면 사랑과 연애란 아이들의 삶에서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이자 특별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래 알고 지내던 아이가 문득 달라 보이는 순간이나 우정인지 사랑인지 분명치 않은 친근함, 짝사랑 때문에 혼자 애태우고 좌절하는 외로운 밤은 삶의 밀도를 단번에 높여 준다. 그리고 유일한 상대에게 집중하다 보면 결국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법. 확장된 인간관계로서의 연애가 중요한 이유는 연애할 때만큼 스스로에 대해, 세상에 대해 새로운 눈을 터득하는 경우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로는 훅, 때로는 나도 모르게 조금씩, 때로는 기쁨으로, 때로는 슬픔으로, 어린이들에게 다가오는 여러 모양의 사랑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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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좋은 어린이책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효영(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 간호사)


나눔은 친구가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요즘 나 홀로 라이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첨단 기술이 발전하여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너무나 바쁘기 때문에 주변을 살펴볼 여유가 없다. 그만큼 정서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가 일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는 매일같이 스트레스, 우울, 불안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그렇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주변에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다.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있다면 우리 센터를 찾아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누군가 힘들 때에 함께해 주는 것은 내가 힘들 때 누군가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나눔’이라는 가치는 정서적 고립을 막아 주고, 정신적으로 고통 받을 때의 무게감을 훨씬 덜어 준다. 이러한 시점에서 아이들에게 마음을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앞으로 행복한 인생을 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 『맨발로 축구를 한 날』은 ‘나눔’이라는 개념을 머리로 이해시키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스며들게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수민’은 삼촌을 따라 캄보디아로 봉사를 간다. 처음에는 맨발로 축구를 하는 그곳 아이들이 더럽게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 환경과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마음의 거리를 차츰 좁혀 나가고, 마지막엔 너무나 자연스럽게 맨발로 아이들과 축구를 한다. 그 장면은 이 책을 몇 번이고 다시 보아도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나 역시 유럽 난민들을 돕기 위해 의료 봉사를 떠난 적이 있다. 현지의 어른들이 편하게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봉사를 온 아이들에게 ‘그곳의 아이들과 놀아 주기’라는 미션을 주었다. 아이들끼리는 금세 서로 친구가 되어 온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학령기가 나눔의 가치를 체득하기 참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나눔의 진정한 의미와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진정한 나눔은 친구가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아이들의 마음속에 그러한 가치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면 앞으로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 자원봉사를 해 나아갈 때에 ‘나눔’이라는 것을 수학, 과학처럼 어렵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나눔’의 의미와 보람을 찾아나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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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좋은 어린이책 <고래 책>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박태근(알라딘 인문MD, 고래 덕후)

 

고래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나처럼) 왜 고래를 좋아하는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이 책을 손에 들고 펼쳤을 테지만(고래 책이 고래의 종류보다 적어서 고래를 좋아하는 이들은 나오는 족족 무조건 찾아 읽는 생태적 특성을 지녔다), 막상 누군가 왜 고래를 좋아하는지 묻는다면 “어떻게 이렇게 멋진 고래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죠?”라고 답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프리카 코끼리, 족제비, 여우, 원숭이를 거쳐 고래에 푹 빠졌다는 이 책의 작가는 이렇게 뭉뚱그려진 ‘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을 되찾아준다. 왜 다른 물고기가 아니라 콕 집어 고래를 좋아하는 걸까. 혹시 물고기의 꼬리지느러미는 수직 방향이라 좌우로 움직이지만 고래의 꼬리지느러미는 수평 방향이라 위아래로 움직이기 때문 아닐까? 맞다! 아니면(?) 물고기의 피부는 뻣뻣한 비늘로 덮여 있지만 고래의 피부는 사람의 피부처럼 매끄럽기 때문 아닐까? 이것도 맞다!(어떻게 나도 잊었던 내 마음을 알았지?)


고래를 좋아하는 이들은 이렇게 쉽게 뜻을 한데 모으지만, 막상 어떤 고래를 좋아하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고래를 좋아하면서 이렇게 다른 고래를 좋아할 수 있지 싶을 정도로 취향이 달라 놀라곤 한다. 이들의 탓이라기보다는 그만큼 다양하고 각기 다른 고래의 멋 때문일 텐데, 나는 단연코 혹등고래가 가장, 무조건, 제일 좋다. 좋아하는 마음만 가득하니 역시 ‘혹등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을 잊고 지냈는데, (나만큼 혹등고래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의 작가는 이번에도 그 이유들을 되찾아준다. 최대 5미터에 이르러 사람의 팔처럼 보이는 긴 가슴지느러미, 공기 방울을 내뿜어 먹이를 둥근 원 안에 가둬서 잡아먹는 모습 말이다.


아직 고래를 좋아하지 않아 공감하기 어렵다고? 걱정하지 말자. 분명히 ‘고래를 좋아하게 될 이유들’도 빠뜨리지 않고 전해주니까.(역시 고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치밀한 데다, 혼자만 좋아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걸 즐기는 게 분명하다.) 고래가 처음부터 바다에 살았던 게 아니라 다른 포유류처럼 땅 위에서 네 발로 걸어 다니다 바다로 걸어 들어간 사실을 듣는다면, 이 더위에 나도 고래처럼 바다로 들어가서 살고 싶다는 꿈을 꾸지 않을 수 없을 테고, 그런 꿈을 꾸다 ‘숨을 쉬지 못하면 어쩌지’ 싶은 걱정이 된다면, 머리 위 코 ‘숨구멍’으로 멋진 ‘숨기둥’을 뿜어 올리는 고래의 모습을 떠올리며 시원하게 숨을 내쉬면 되니, 걱정은 접어두고 이 책을 펼쳐 고래를 만나기만 하면 되겠다.


제목에 고래가 들어가고 표지에 고래 그림이 큼지막하게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기대보다 풍성하고 예상보다 매력적인 고래와 고래 이야기가 가득하고, 있는 그대로의 사진이 아닌 고래를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고래 일러스트가 끊임없이 이어져 눈과 손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는 사이에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고 말았다. 그렇게 책장을 덮고 나니 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 혹등고래를 좋아하는 이유들이 하나둘 떠올랐고, 고래를 좋아하게 될 이유들과 아직 그 이유를 모르는 친구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작가가 그러했듯 내가 이 책과 고래 이야기를 글로 쓰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부디 여러분도 이 넘치는 마음을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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