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세요!>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서유리(동화작가, 사각사각 논술연구소 대표)


‘가족’이란 무엇일까? 시대와 사회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가족이란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도 가족의 조건을 혈연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 가족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에게 주인공 알피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 해주고 있다.


‘입양’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방법으로 가족을 만난 알피는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키우던 햄스터 핸리가 새끼를 낳자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기로 한다. 알피의 친구들 역시 알피를 도와 다양한 방법으로 햄스터의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다. 알피와 친구들이 햄스터의 가족을 찾아주는 과정은 전혀 이상하지도 낯설지도 않다. 오히려 아이들의 그 따뜻한 마음에 동참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어서 빨리 햄스터의 새로운 가족을 찾았으면 하고 함께 응원하게 된다. 어쩌면 알피와 햄스터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는 입양이란 전혀 다르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가족을 찾기 위한 평범한 방법 중 하나임을 보여 준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알피에게 ‘입양’이라는 말이 썩 달갑지 않은 숨기고 싶은 상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이야기 어디에서도 알피의 상처는 찾아볼 수 없다. 알피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활짝 열고 보여주었는데도 말이다. 꽁꽁 싸매 둔 상처는 덧나고 염증이 나지만 활짝 열고 공기를 만나게 해 준 상처는 빨리 아물 듯 알피와 주변 사람들이 자신 있게 상처를 드러냈을 때 입양은 더 이상 감추고 싶은 상처가 아닌 기쁨이고 축복이 되었다. 그리고 알피는 자신과 똑같은 입장에 처해 있는 햄스터에게 사랑을 실천할 줄 아는 멋진 소년이 되어 있었다. 입양에 대한 세상의 고정관념과 따가운 시선에 ‘사랑의 실천’이라는 따뜻한 방법으로 당당하게 맞서는 알피에게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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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베개 애기>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원종찬(아동문학평론가,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동화 작가 송창일은 1930년대에 많은 작품을 발표했으며, 1938년 평양에서 동화집 <참새 학교>를 펴낸 바 있습니다. 북한이 고향인 그는 해방 후에도 그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의 작품을 만나 보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요즘 그의 동화들이 다시금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번에 그림책으로 새롭게 태어난 <베개 애기>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송창일의 <베개 애기>는 나이가 퍽 어린 아이의 세계를 잘 그려 놓았습니다. 주인공인 명애가 아무 생명이 없는 베개를 아기처럼 여기면서 살뜰히 보살피는 것을 좀 봐요. 누구나 어렸을 때에는 이와 비슷한 놀이를 하고 지냅니다. 일종의 소꿉놀이인 셈이지요.

 

아이들의 놀이 가운데에서 소꿉놀이는 무척 재미도 있거니와, 몸과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는 데 중요한 몫을 한답니다. 이 책에서 명애가 베개 아기를 어떻게 돌보고 있나요? 제 동생처럼요? 그리 해도 좋을 텐데 마치 제가 낳은 아기처럼 돌보고 있지요? 이건 명애가 베개 아기의 언니 노릇이 아니라, 엄마 노릇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엄마가 자기한테 사랑을 듬뿍 주면서 잘 돌봐 주는 것처럼, 자기도 베개 아기한테 사랑을 듬뿍 주면서 잘 돌보고 싶은 겁니다.


이렇게 소꿉놀이를 하면서 아이들은 엄마가 되기도 하고, 아빠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하면 자연히 엄마 아빠의 마음을 잘 헤아리게 되지요. 또 엄마 아빠처럼 의젓할 줄도 알게 됩니다. 이 작품의 맨 마지막을 보세요. “베개 애기의 어머니도 우나?” 하는 말에 명애가 울음을 뚝 그치고 부끄러워하잖아요. 베개 아기의 엄마가 됨으로써 성큼 마음이 자란 것이지요.

 

아이들은 노는 게 일이고, 놀면서 자라게 되어 있습니다. 또 어서어서 어른이 되고 싶어 합니다. 때문에 소꿉놀이를 하면서 아픈 사람을 낫게 하는 의사가 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되어 보는 게지요. 손님을 태우는 운전수가 되고, 불을 끄는 소방관도 되어 봅니다. 그러면서 세상을 더 잘 알게 되고 다른 사람의 처지도 더 잘 이해하게 되지요. 소꿉놀이가 바로 역할 놀이인 까닭입니다.

 

대개 소꿉놀이를 하려면 이런저런 도구들이 필요합니다. 엄마 노릇을 하려는 명애한테 아기가 되어 줄 베개가 필요했듯이 말입니다. 아이들끼리 소꿉놀이를 할 때에는 조개껍질로 살림을 차리고 모래알로 밥을 짓지요. 씩씩한 장군이 되려면 나무 막대기가 필요할 때도 있고요. 돈 주고 사는 장난감보다는 둘레에서 흔히 보는 도구를 잘 이용해야 뭐든 막힘없이 역할 바꾸기를 할 수 있습니다. 소꿉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발달시키는 것이지요.

 

그뿐인가요? 명애는 베개 아기의 엄마 노릇을 하면서 아주 큰 기쁨을 누립니다. 사랑을 받는 자리에서 벗어나 남에게 주는 자리에 섰으니 얼마나 뿌듯하겠어요. 여러분도 명애처럼 어서 어른이 되어 모든 일을 잘 해내고 싶은 바람이 아주 클 겁니다. 그러나 지금은 열심히 잘 노는 것 말고 달리 무엇이 더 중요하겠어요. 놀이가 세상의 이치를 저절로 깨닫게 해 준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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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진선(서울은평초등학교 사서)

 

드러나는 큰 상처만이 아픔은 아니다.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하며 크고 작은 상처를 받고, 그 상처의 크기는 누가 쉽게 잴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은 그런 아이의 마음을 따듯한 시선으로 섬세하게 잘 담아냈다. 주인공 주경이는 반장에다 친구들을 몰고 다니는 활발한 성격의 혜수에게 말 못할 괴롭힘을 당한다. 오직 혜수의 눈초리가 다른 아이에게로 넘어가길 바라며 묵묵히 학교를 다닐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혜수의 새로운 타깃이 된 명인이가 나타나지만 이제 벗어날 줄 알았던 주경이는 오히려 혜수의 말 한마디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가해자가 되고 만다. 명인이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된 주경이는 전보다 더욱 큰 괴로움과 죄책감에 빠져든다.

 

 ‘기역자 소풍’, 아이들이 제각각 신게 되는 장화 등 책에 나오는 소품들이 위안과 위로를   준다. 특히 모퉁이에 위치한 기역자 소풍 가게 언니의 모습에서는 무심히 말 한마디의 위로로 마음을 달래 주는 어른의 모습이 보였다. 신지수 작가의 그림에서 또한 마음 짠한 위로의 색감이 느껴진다. 상처를 주고받던 아이들이 결국 자기들끼리 박자를 맞춰 가며 하나의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기역자 소풍의 ‘햇볕을 받고 잘 자란 토마토’처럼 참 대견하고 기특했다.

 

아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 그 미묘한 관계에서 흐르는 주경이의 마음에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된 후에도, 남들 눈에는 별것 아닌 작아 보이는 상처도 개인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깊이 깨닫게 된다. ‘작가의 말’에 나온 황선미 작가의 한마디가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나는 누군가의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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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세상을 다시 그린다면>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용택(시인)

 

네가 그리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이니?
가을이 되면 산과 들에 모든 곡식들이 익어가고 단풍이 듭니다. 가을 햇살과 가을바람이 그려 낸 세상이지요. 봄이 되면 산과 들에 꽃이 피고, 여름이 되면 소낙비가 내리고, 겨울이 되면 하얀 눈이 쌓입니다. 비와 바람, 햇살이 그려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바람이 살랑 불어 대고 따사로운 햇살이 손등을 간질이는 이 좋은 날 여러분은 흰 도화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가요. 여러분이 그리고 싶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요. 여러분이 일흔 살이 되고, 아흔 살이 되었을 때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지금 여러분 손에 들려 있는 책은 어린이들이 그리고 싶은 세상을 그릴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줄 것입니다. 세상 모든 책이 다 그렇듯이 이 책도 우리에게 꿈을 꾸게 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줍니다. 자기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같이 먹고, 같이 놀고, 같이 일하며󰡑살아가는 아름다운 지구 공동체를 소원하게 하는 책입니다. 배고픈 사람, 억압당하는 사람, 소외된 사람, 전쟁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 말이지요.

 

지금 어린이들은 120살까지 산답니다. 정말 오래 살지요. 80년을 사는 어른들의 세상과 120년을 살 여러분들의 세상은 달라도 한참 달라야 합니다.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인생, 자기가 살고 싶은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사는 방편이 되겠지요. 하지만 그와 더불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그늘진 곳은 없는지, 구겨진 곳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세요. 그러다 보면 어른들이 만든 세상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렇다고 투덜거리면서 세상의 틀에 자기를 맞출 건가요? 그건 분명 어리석인 일이에요. 자기가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어린이들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도 어린이들의 몫이지요.

 

한 번 그린 그림은 다시 그리기 힘들고, 고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누구도 자기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단번에 만족스럽게 그릴 수는 없습니다. 햇살과 바람을 받아들인 나무와 풀들이 계절을 그려내듯이 여러분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잘 받아들여 생각을 키우고, 행동을 바꾸다 보면 자기도 바뀌고, 세상도 우리 모두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뀔 것입니다. 어린이 여러분! 여러분이 세상의 주인입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은 여러분들이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히 여러분의 것이 됩니다. 여러분이 그리고 싶은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꼭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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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좋은 어린이 책 <폭포의 여왕>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이희송(책방 피노키오 대표)

 

세계 최초로 17층 건물 높이의 폭포에서 달랑 나무통 하나만 타고 뛰어내린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근데 그 사람은 나이 62세의 할머니였습니다. 그것도 자그마치 100여 년 전의 일이라고 합니다. 그 할머니는 많이 다치지도 않고 무사히 살아났답니다. 자, 여러분은 이 이야기가 믿어지나요? 62세의 할머니가 그저 옆에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무서울 정도로 높디높은 폭포,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 중의 하나인 나이아가라 폭포를 나무통을 타고 뛰어내렸다니 이게 정말 현실에서 가능한 일일까요? 처음에 책을 봤을 때는 저도 믿지 않았답니다. 디즈니의 판타지 만화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작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가 1901년 세계 최초로 나이아가라 폭포 타기에 성공했던 애니 애디슨 테일러 할머니에 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폭포를 타 넘는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도전도 놀라웠지만 저에게 더욱 흥미를 끈 것은 할머니가 목숨 걸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뛰어내린 이유와 그 결말이었어요. 일반적으로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은 남들이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이라든지,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라든지, 정의를 위해서라든지, 그러한 이유로 뭔가에 목숨을 걸고 모험을 하는데 이 할머니는 노후를 위해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지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너무나 현실적인 동기이지요. 그렇지만 할머니의 도전을 현실적인 잣대로만 볼 수만도 없습니다. 아무리 유명해지고 돈을 벌고 싶다고 하더라도 과연 우리 가운데 몇 명이 목숨 걸고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뛰어내릴 수 있을까요?

 

그럼, 할머니는 폭포를 뛰어내리는 걸 성공한 후 그토록 원했던 돈과 명예를 얻었을까요? 보통의 주인공들은 도전과 모험을 끝내고 나면 꼭 그에 맞는 보상을 받고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이 할머니의 경우는 아니었어요. 사람들은 폭포에서 뛰어내린 할머니보다는 오히려 폭포에서 떨어지고도 끄떡없었던 나무통에 더 관심을 보였습니다. 할머니는 돈도 벌지 못했어요. 그리고 믿었던 매니저가 나무통을 훔쳐 달아나는 배신을 당하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돈도 명예도 얻지 못하고 배신마저 당한 할머니의 도전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의 마지막에 할머니는 이렇게 말해요. “나는 ‘그 일을 한 사람이 바로 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해요."라고. 전 이 말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토록 원했던 돈이나 명예는 얻지 못했지만 할머니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뛰어내린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질적 보상이나 명예가 따르지 않는 도전도 그 자체로 충분히 큰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할머니의 고백을 두고 공감을 할 수도,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할머니의 고백과 자신의 생각을 견주어 보고, 다른 이들과 생각을 나눠 보면서 작품의 의미를 더욱 확장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마치 100년 전의 오래된 흑백 사진을 보는 듯한 크리스 반 알스버그 특유의 그림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특히 폭포에서 떨어지는 나무통 안 할머니의 겁먹은 표정은 그 순간 할머니가 느꼈을 감정을 잘 표현해 주고 있네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아직도 머릿속에서 맴도는 궁금증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전설 같은 이 이야기 속의 할머니가 탔던 나무통이에요. 그 나무통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아직 누군가가 간직하고 있을까요? 문득 그 나무통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써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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