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가방 속 책 한 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한상수(㈔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


가족과 함께 고향을 떠나 스페인으로 온 주인공 야니리스. 야니리스는 삼 년 만에 고향 도미니카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오래 기억될 선물을 주고 싶은 야니리스는 책을 선물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책이 많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마다 교실 책장에 책이 없는 도미니카의 학교와 그곳 친구들을 생각한 것입니다.


참으로 기특한 생각이구나 하면서, 나는 야니리스가 가방에 넣어 가져가는 책 한 권이 그곳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작가의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좋아했던 작가는 어린 시절 스페인으로 이사 와 살면서 책이 주는 행복을 충분히 누렸고, 어른이 되어서는 동화작가가 되었습니다.


이 짧은 이야기가 보여 주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하는 일은 참 멋진 일입니다. 내가 책을 통해 누리는 기쁨을 다른 이들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담아 선물한 책 한 권이 그 사람의 삶을 더 나은 삶으로 바꾼다면 더욱더 멋진 일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도 야니리스처럼 책이 주는 기쁨을 주위에 있는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으로 만드는 세상은 정말로 따스하고 행복한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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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민지숙(어린이 독서교육 전문가)


사회 비판적인, 그래서 더욱 빛나는 동화 

이렇게 요즘 세상을 강렬하게 비판하는 ‘정치적인’ 느낌을 받은 동화는 오랜만이다. 하지만 거부감은 전혀 없다. 어린이 독자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신 나는 모험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동화 속 이야기들이 오히려 약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나쁜 회사에는 우리 우유를 팔지 않겠습니다> 제목부터 시사하는 바가 많다. 아무리 ‘나쁜 회사’라도 소농이 대기업에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현실에선 힘들다. 소농은 불합리한 유통 구조에서 언제나 ‘을’이기 때문이다. 과연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이야기는 주인공 꼬마 페그가 우유 회사에 갔다 오겠다고 나섰던 민트 할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자 할아버지를 찾아 떠나면서 시작된다. 민트 할아버지는 밀리그린 마을에서 양심적으로 소를 키워 우유를 생산하는 농부이다. 그런데 밀리그린 우유를 공급 받는 몬테 피오리토라는 다국적 기업이 수상하다. 그 다국적 기업은 ‘밀리그린에서 나온 신선한 유기농 우유’라고 광고하며 우유를 팔지만 할아버지가 맛본 밀리그린 우유는 가짜였던 것이다. 분노한 민트 할아버지는 지속적으로 항의했지만 우유 회사는 무시로 일관했다. 결국 할아버지는 직접 우유 회사를 찾아갔고 실종되었다.

  

꼬마 페그는 무모하지만 할아버지를 찾으러 가장 아이답게 떠난다. 바퀴 세 개 달린 조그만 1인용 양철 자동차를 타고 커다란 자동차들이 질주하는 고속도로를 탄 것이다. 중간에 양철 자동차 ‘투덜이’는 투덜거리며 고장이 났지만 어쨌든 페그는 갑자기 불쑥 나타만 후덕한 아줌마 모에 이모의 도움으로 도시에 갈 수 있었다.(모에 이모의 등장은 개연성이 없어 조금은 아쉬웠지만 이야기의 후반에 모에 이모와 친구들은 인간애를 발휘하는 선한 시민으로 등장한다.)


모에 이모가 살고 있는 도시는 ‘잊혀진 도시’로 불린다. 온갖 도로와 철도가 지나가지만 아무 교통수단이 서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소외된 도시다. ‘잊혀진 도시’가 실제로 존재하진 않겠지만 비슷한 사례는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온갖 개발 속에 섬처럼 남은 빈민촌이 그렇고, 고층 빌딩 숲에서 햇빛 보기 힘든 마을이 그렇다. <작은집 이야기>란 그림책의 한 장면도 떠오른다. 고층 빌딩 숲에 갇혀 밤인지 낮인지, 어느 계절인지도 못 느끼는 작은집은 점점 불행한 얼굴이 되어 가는 이야기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시작한 개발이 정도가 지나치고 소외받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너무나 삭막한 회색 도시가 되어 버린다.


동화는 잠시 도시의 우울한 면을 보여 주다 그에 굴하지 않는 모에 이모에 의해 다시 활기를 찾는다. 본격적으로 다국적 우유 회사를 찾아가는데 엄청난 음모와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우유 회사는 할아버지의 방문 자체를 부인한다. 방문 기록이 있는데도 할아버지가 방문한 적이 없다며 숨긴 것이다. 몬테 피오리토와 경찰은 유착 관계라 꼬마 페그는 홀로 거대한 빌딩에 숨어들기로 한다. 그 후 우유 회사 빌딩의 49층에서 비밀이 밝혀지고, 우유 회사 광고 모델인 소년을 만나고 소년과 함께 할아버지랑 탈출하기까지 빠르고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몬테 피오리토는 빌딩의 49층에서 광고 모델을 감금하고,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거나 불이익이 될 것 같은 사람들을 납치해 강제로 약물 주사를 놓아 무기력하게 만드는 만행을 저질러 왔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사람의 생명이나 권리는 쉽게 무시했던 것이다. 몬테 피오리토의 이런 악행은 신자유주의 경제 체계에서 자본의 탐욕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안전사고, 인권 경시, 정보 통제, 부패 권력과의 유착 등 온갖 부정적인 현상을 곧바로 떠올리게 한다.


현실은 더 복잡하고 힘들지만 동화에선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 꼬마 페그가 끝까지 용감하게 대처했고 모에 이모와 친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페그를 도와줬기 때문이다. 거대한 기업이나 세력에게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자기 이익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아픔에 공감할 줄 알고 양심껏 행동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면 페그처럼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페그 혼자 할아버지를 구출하는 게 불가능했듯이 시민의 연대가 없으면 사회의 부조리나 기업과 권력의 횡포에 맞서기란 힘들다.

 

어린이 독자들은 물론 이 동화책을 거대 자본과 개인의 싸움으로 읽을 필요는 전혀 없다. 그냥 용감한 꼬마 페그가 나쁜 회사로부터 할아버지를 구출하는, 긴장되지만 신 나는 모험 이야기로 읽으면 된다. 읽으면서 사람을 중시하지 않고 돈이나 권력만을 중시했을 경우에 몬테 피오리토처럼 못된 괴물이 될 수 있다고 경계심도 가지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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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페달을 밟아라!>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혜숙(소설가)


한 번 몸에 익히면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자전거와 수영 같은 것이라 합니다. 머리가 아닌 몸이 움직인 것들을 몸의 세포들이, 몸의 운동신경들이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평형을 잡는 일, 내 몸으로 속도를 내는 일, 그것들을 조절하는 일은 한 번 몸에 저장되면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페달을 밟아라>는 자전거의 역사에서부터 자전거의 변화 발전까지 간략하게 설명하는 책입니다. 근대 역사 속에서 자전거는 어떻게 변모했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자전거 애호가들의 사진도 볼거리입니다. 아직도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자전거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전거를 타는 일이 꽤 근사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서는 자전거를 타는 일이 지구를 지킨다는 식의 거창한 구호를 외치지는 않습니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자전거 타기 이론서인 줄 알았던 저로서는 다양한 호기심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전거 바퀴를 돌려서, 그 동력으로 전기를 일으켜 불을 밝힐 수도 있고, 움직이는 가게로도 사용한다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새어나왔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곁에 익숙하게 놓여 있던 자전거의 재발견입니다.


세상에 많을수록 좋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도서관과 시와 자전거라고 합니다. 바퀴로 가는 물건 중에서 가장 느리게 가는 자전거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것에 처음에 의아했습니다. 모두들 느리게 세상을 향유하는 것들입니다. 자전거 바퀴에 감기는 햇살과 바람을 느껴보았으면 합니다.


아이들 곁에 자전거가 있는 풍경을 마련해 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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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올까?>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송혜숙(소설가)


즐거운 질문!
아이들이 자라면서 어른들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어디로 갈까? 이런 근원을 묻는 질문을 받게 되면 어른들은 당황하게 됩니다. 알고 있지만 설명하기는 어려운 질문, 정확하게 대답하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꼬이게 되는 그런 질문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어디에서 올까도 비슷합니다. 일단 질문을 밀어놓고 책을 넘깁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어린이들이 채소를 돌보고, 동물들과 지내는 모습이 나옵니다. 책은 다양한 사진으로 쉽게 설명하고, 내용도 친절합니다. 음식이 우리에게 오는 과정을 기계식으로 보여주지 않아서 좋습니다.

 

아이들이 이 세상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은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흙을 가까이 하며 사는 일을 지은이는 대놓고 권유하지는 않습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른 생명과 살아보라고, 다른 생물들과 나누는 일을 경험하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그것은 가꾸는 일이며, 지켜보는 일, 기다려주는 일, 보살펴주는 일, 함께 즐거워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랬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상한 마력이 풍겼습니다. 책장을 넘길수록 이 책을 쓴 지은이가 흙과 지내며 즐겁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전달되었습니다. 저자의 노동에서 즐거움이 감지되었습니다. 어떤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일입니다, 먹는 일일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되고 말고요,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요.

 

어린이들의 생각이란 성인의 가치관으로 가는 단단한 씨앗 같은 것입니다. 어릴 때, 어떤 것을 보고 생각했느냐, 질문했느냐에 따라서 세상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사진은 특히 정겹습니다. 짜인 일정에 따라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과 달리 즐겁게 일하는 모습입니다. 희귀한 품종을 지키며 보호하는 작은 농장으로도 초대하고, 양떼와 지내는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도 데려다줍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쯤 질문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살래? 어떤 것을 선택할래? 결국 이 책은 삶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 그러니까 읽는 책인 동시에 실천의 책인 셈입니다.

 

깊이 있는 질문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출판사의 다음 질문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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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좋은 어린이 책 <산으로 들로 사계절 자연 학교>의 전문가 추천사입니다.


글 : 김난지(어린이책 작가, <밥이 최고야> <김치가 최고야>)


봄에 환갑 넘으신 어머니를 모시고 들로 산나물 뜯으러 간 적이 있습니다. 제 눈에는 오로지 쑥뿐인데, 어머니는 조금 걷다가 “어머나, 냉이가 탐스럽게 올라왔네.”, 또 조금 걷다가 “물가라 그런지 돌미나리도 보인다!” 하십니다.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어머니에겐 들풀 하나하나가 이름 불러 줄 수 있는 소중한 생명으로 눈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이렇듯 자연 속에는 우리가 알든 모르든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쉽니다. 그 생명들은 우리 눈에 ‘딱 아는 만큼만’ 보이는 거지요.


<산으로 들로 사계절 자연 학교>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청개구리 선생님이 나들이 나가면서 시작됩니다. 친근하고 귀여운 청개구리 선생님은 가장 먼저 봄의 꽃과 벌레들을 만납니다. 물가에서는 양서류의 알들과 물벌레, 물고기도 만나고요. 여름이 되면, 청개구리 선생님은 산에 난 딸기를 찾아 나섭니다. 또 물가에 사는 잠자리와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여름에 특히 많은 여러 벌레도 놓치지 않습니다. 청개구리 선생님은 가을엔 버섯을 연구하고, 맛있는 가을 열매들도 살펴봅니다. 드디어 겨울, 청개구리 선생님은 잎 떨어진 나무의 마른 꽃을 보고, 동물들의 발자국 흔적을 연구한 뒤 다시 겨울잠을 자러 들어갑니다.


이렇듯 이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 계절 동안 이루어진 청개구리 선생님의 연구 일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자연 속에서 만난 동물과 식물, 곤충들을 정겨운 세밀화로 보여 주어서, 어린아이의 첫 생태도감으로 알맞습니다. 산으로 들로 나들이 나가 이 책에 등장한 여러 동식물을 직접 만나 보세요. 여태껏 알아보지 못하고 흘려 보냈던 많은 생명들을 인지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순간 자연은 여러 생명을 느끼고, 관찰하고, 탐구하고,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됩니다. 이 책은 자연 학교에서의 소중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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