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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간이 왜 이리 빨리 흐르는지!

이곳 제주에는 새학기와 함께 완연한 봄이 찾아왔다. 집 근처 풀밭에는 여지없이 분홍빛 앵초 꽃이랑 푸른색 개불알꽃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매화는 이미 흐드러져 있고, 수선화도 길가에 옹기종기 피어 있다. 꽃을 보면 아무 이유 없이도 그냥 설렌다. 모두들 행복한 봄을 맞으시길!


지난달에 나온 책들 가운데 읽고 싶었던 책들을 적어 본다.


 <비밀의 강>.

 자연과 나의 관계에 대해 돌아보게 해줄 것 같은 환상적인 책.

 플로리다 숲속 마을이 배경이지만,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자연'이 주는 메시지는 공통된 울림이 있을 것이다.








 한동안 어린이책 세계에서도 '돈을 모으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휩쓸고 지나간 적이 있다. 열두 살에 천만 원을 모았다는 아이는 지금 무얼 하고 있을까 가끔 궁금하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는 현명한 소비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무조건 돈을 모으는 게 능사일까?  조금이라도 싼 것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다니며 구입하는 게 똑똑한 소비일까? 이런 점에 의문을 갖고, 아이들에게도 그런 문제의식을 전해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먹을 것이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을 거쳐야 하는지를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아마 맛없는 것도 없고 못 먹을 것도 없을 거다. 

  <열네 살 농부 되어 보기>는 '농사'에 관한 모든 것을 청소년들을 위한 교양으로 전해준다. 차례를 살펴보니, 실용서라기보다는 생물학 서적이자 경제학 서적이자 철학 책이기도 한 것 같다. 흙을 접해보지 않은 완전 도시 청소년들에게는 좀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어른들도 마찬가지...), 이런 교양이라면 새 봄을 맞아 한번 쌓아볼 만하지 않을까.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자기가 원하는 공간을 직접 짓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나도 계속 모색중이다.) 

 이 책의 지은이로 되어 있는 '소행주'란 ‘소통이 있어서 행복한 주택 만들기’를 줄여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서울 마포의 성미산 마을에서 아홉 가구가 '코하우징'으로 집을 함께 지은 이야기라는데, 단순히 집만 같이 지은 것이 아니라 생활을 함께하는 공간을 구성한 기록이라서 이래저래 읽어볼 만할 것 같다. 좋은 동네에 좋은 집을 짓고 사는 것도 좋지만, 서로를 돌봐주고 챙겨줄 이웃을 잘 만나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공교육의 틀 안에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학교들이 있다. 

2001년 폐교 위기를 맞았지만, 뜻있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모여 새로운 교육을 실천하기 시작했고, 2009년에는 경기도 교육청에 의해 혁신학교로 지정된 남한산 초등학교가 아마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혁신학교'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곤 하는 남한산 초등학교의 10년 넘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지금 와서 말로 하자니 쉽지만,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생활에서, 학교 교육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이렇게 꿋꿋이 그것을 구현해내는 분들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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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3-05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역사 공부를 할 때는 확실히 교과서만으로는 부족하다. 특히나 문화사, 문화재 관련 부분은 각종 보조교재나 참고서적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이 된다. 어렸을 적, 계몽사판 컬러학습대백과 사전을 비롯해 무슨 무슨 백과사전이 한 질 갖춰져 있으면 무슨 시험이라도 다 잘 볼 것 같았던 들뜬 마음이 새삼 기억난다.

지리, 사회 공부에서 사회과부도가 중요했던 것처럼, 시각적으로 다양한 자료가 잘 정리된 역사 백과가 있으면 그것만 들여다봐도 지식은 차곡차곡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서평단 도서 가운데 하나는 <한눈에 펼쳐보는 문화재 연표 그림책>(이하 <문화재 연표>)인데, 사실 이 책 하나만 보자면 ‘음, 이거 하나 있으면 각종 숙제와 수행평가 등등에 유용하게 쓸 수 있겠네’ ‘설명이 좀 딱딱하게 읽히긴 하지만, 이런 책이야 기초자료니까... 더 알고 싶으면 다른 자료를 찾아봐야겠다는 마음만 들게 하면 이런 종류의 책으로선 임무 완료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별 3개 이상은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한눈에 펼쳐보는’이라는 시리즈가 어떤 책들로 구성이 되어 있는지 살펴보고, 이 저자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고, 이 출판사의 다른 목록들까지 검토하다가 결국 남은 것은 실망감과 허탈함이다. 무슨 말이냐고?


자, 이 책을 보자.

 (이하 <문화재 백과>)

검색으로 이 책을 발견하고는 곧바로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비교해보았다.

저자와 그린이가 같고 내용 구성이 사실상 거의 동일하다. 책 볼륨의 차이가 있고(<문화재연표>는 42쪽 / <문화재 백과>는 290쪽), <문화재 연표>는 중요 사항을 최대한 단순하게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하려고 했다는 차이점은 있지만 이건 재편집이지 신간을 내놓았다고 할 수 없는 거다. 

두 책의 글과 그림을 비교해보면서, <문화재 연표>가 말하자면 다이제스트 판이니까 글과 그림이 같거나 겹치는 게 이해는 가지만, 심지어는 서체 디자인조차 <문화재 백과>의 것을 그대로 갖고 온 것을 보니 좀 화가 나려고 했다. (아래 '고인돌을 만드는 과정' 이라든가 '에밀레 전설'의 서체를 보면 똑같은 걸 알 수 있다. 그림 파일 자체를 ctr + C --> ctr + V 하고 박스 테두리 색깔만 바꾼 거다.)






그렇다면 <문화재 연표>을 내면서 기존의 <문화재 백과>는 절판을 시켰는지? 알라딘에서는 어제 검색해보니 품절이었는데, 오늘 찾아보니 구입이 가능하고, 다른 서점들에서는 문제 없이 구입이 가능하다. 절판이 아니라는 소리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그런 언급은 전혀 없고...)

<문화재 연표 >의 그 어디를 봐도 <문화재 백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이 신기하다. (글쓴이, 그린이 소개에서는 <문화재 백과>를 왜 뺐는지 궁금하다.)


<문화재 연표>의 판권을 보니, 저작권자가 출판사로 되어 있다. 글쓴이와 화가로부터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전적으로 양도받은 계약일 것이다. 물론 법적으로야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솔직히 이번 신간은 기존 책의 재활용품에 불과한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다. 이걸 신간평가단에서 주목할 만한 ‘신간’으로 선정할 일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또 하나 찜찜한 대목은, 이건 뭐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 문제인데, 애초에 ‘한눈에 펼쳐보는’ 시리즈의 출발이 외국 책이었다는 거다. DK 출판사에서 펴낸 ‘크로스 섹션’ 시리즈를 한국어판으로 출간하면서 세계지도, 세계사 연표, 우리나라 지도 등등을 같은 시리즈로 기획해 넣은 것 같다. DK 출판사의 원서들은 도저히 우리가 육안으로 다 볼 수 없는 것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교양서 기획인 데 비해, 한국판 책들은 학습보조교재가 되는 것이 목표의 전부인 것 같다. 같은 시리즈로 묶기에는 기획의도도, 책에 들인 공력도 무게 차이가 많이 나는데... 한국의 출판사가 애초부터 전세계 독자들을 염두에 두고 책을 만드는 DK 그룹의 기획을 따라가는 거야 불가능에 가깝지만, 솔직한 내 마음을 그냥 말해보겠다. ‘쉽게 묻어가는구나...’


물론 연표 책을 이 정도 퀄리티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책 한 권만 단독으로 놓고 봤을 때는 좋은 참고서이자 교재라며 웬만히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1) 이 책을 신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2) 기존 책의 텍스트와 그림을 그대로 가져와 썼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 백과>를 기초로 해서 만들었다는 소개와 언급이 전혀 없는 것은 출판 관례상(조금 더 오버하자면 도의상) 납득이 잘 가지 않는다. 새로 책을 만들면서 발전이 있다거나 참신한 기획이 보태졌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둘 중에 어떤 책을 학습보조교재로 구입할 거냐 물어본다면 나는 오히려 <문화재 백과>를 택할 것 같다.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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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2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2 18: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2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브캣 2013-02-23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았습니다.

엄마콩 2013-02-24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렇군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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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난달에 아깝게 내 눈에 안 띈 책 하나를 꼭 짚고 넘어가고 싶다. 물론 이 책은 신간평가단 대상 도서에는 제외된다. 12월 28일 출간이기 때문에... ㅠㅠ 


 “이제 나는 알아. 세상에는 꽁꽁 지켜서 즐거운 비밀도 있지만

반드시 털어놓아야 하는 비밀도 있다는 걸.”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날마다 늘고 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무엇부터 이야기해줘야 할까. 이 사려깊은 책은 여자아이가 있는 집뿐만 아니라 남자아이 있는 집에도 꼭 읽히고 싶다. 이 책의 부제 또한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하는 이야기>이고...
 지난달에 빠뜨려서 너무너무 안타까운 책이다.



그럼 이제부터 1월 출간된 책들 살펴본 이야기.

  책읽기가 정말 싫다는 아이에게 책을 읽힌다...? 

  책읽기 싫다는 녀석에게 이 책을 어떻게 안겨야 할지 나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  일단은 어른들부터 이 책이 주는 메시지를 잘 새겨듣기를 바란다.

 책읽기가 얼마나 유용한 일인지를 훈화 식으로 설파하기보다는, 책 안 읽어도 돼, 하지만 좋은 책 한 권은 인생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지... 하는 따뜻한 시선이 좋다. 

 저자는 대안학교 선생님인데, 학교에서 만난 아이들 이야기 하나하나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고 한다. 여기 등장한 녀석들, 좋겠다~! 벌써부터 이름을 남겼구나~ ^^


 

같은 시리즈. 이번엔 수학이다. 

 아, 수학... 나는 수학을 달달 외우는 학생이었다. 문제 패턴과 공식을 외워가지고 문제를 푸는... 덕분에 점수는 웬만큼 나왔지만, 수학에 대해 아는 건 하나도 없는 거지... ㅠㅠ 

  그러나,

  신발장에 자신의 신발을 바르게 넣을 수 있는가?

  요리책대로 간단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가?
  사전에서 단어를 찾을 수 있는가?
  간단한 약도를 그릴 수 있는가?
<-- 저자는 이 네 가지만 할 줄 알면 누구나 수학을 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아이들과 나 자신에게 용기를 심어주자!!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내용을 배우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가 했다는 말이다. 
  아이들은 얼마나 답답할까... 아니, 그냥, 그래야 한다니까 그렇게 살고 있는 건지도... 
  <시간 가게>는 하루 10분, 나만 쓸 수 있는 시간을 사기 위해 행복한 기억 하나를 파는 이야기다. <모모>나 <크라바트>의 문제의식이 생각나는 동화. 읽어보고 싶다.






 김리리 작가의 새 시리즈. 주인공 이름은 고재미 ㅋㅋ 

 전작 '이슬비 이야기'에서 귀여운 여자아이 이야기를 그려냈던 김리리 작가가 이제 남자애 이야기를 가지고 '명랑'한 세계로 귀환!

 대책없이 재미난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 그래 아이들은 원래 이런 존재지, 하며 안심하고 싶을 때 꺼내 읽고 싶다. 








 이 책은 1월 출간도서인데, 지난달 신간 페이퍼에 잘못 올려놨었다. 이번달에 넣어야 제대로...

 집에 하나쯤 갖고 있으면 좋은 기본 요리책이다. 

 가끔 이상하게, 아주 기본적인 요리들이 잘 생각 안 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펼쳐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 듯. 신혼부부나 자취생들에게도 추천하고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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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캣 2013-02-06 0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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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한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고

우물쭈물하다 보니 이렇게 2013년이라는 낯선 숫자 앞에 서 있게 되었다.

2012년의 마지막 날 밤은 강정마을에서 보냈다.

국회에서는 해군기지 예산안 통과를 놓고 아침 10시, 오후 5시, 밤 9시 30분... 여야가 계속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상황이었다. (하아, 근데 결과적으로 민주당 너네가 한 게 뭐냐...!) 

강정마을 어르신들은 며칠 전부터 국회 앞 차가운 바닥에서 한뎃잠을 자면서 날마다 해군기지 예산 삭감을 위한 100배, 1000배 기도를 올리는 중이었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밤 10시쯤 들려온 뉴스는 201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예산이 원안대로 통과가 되었다는 소식... 어휴, 몇 가지 토를 단 것 말고 민주당이 한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속절없이 시간 끄는 것도 일이냐?!! 그덕에 마을 어르신들은 그 추운 바깥에서... 흑... 

뉴스를 확인하는 우리들 몇몇은 분통이 터져 하고 있었지만,

아아, 남아 있는 마을 분들과 지킴이들은 그저 씩씩할 뿐.

초저녁부터 하던 대로, 신명나게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모닥불 앞에서 서로 격려하며 덕담을 나누고... 

나는 그저 부끄러웠다.

대선이 끝나고 이틀 뒤에 마을을 찾았을 때도,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면서 "뭐, 하던 대로 해야지... " 하고 허허롭게 웃어 보이던 분들이다...

새해를 맞이할 힘을 나는 이렇게 또 한번 강정마을에서 얻었고, 

한밤중 흩날리는 눈발을 뚫고 제주시내의 집으로 돌아왔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재미있고 신나는 일, 우리가 만들어요. 뭐가 됐든지 간에!!


어느덧 지난달 신간을 주목해봐야 할 때가 됐다.

눈에 띄는 책들이 꽤 많았다. 2012년 안에 꼭 내야 했던 책들을 몰아서 펴내신 걸까~


 <평강 공주와 바보 온달>. 소설가 성석제 글, 그림은 김세현. 일단 필진만으로도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네.

  김세현 선생님은 그림책마다 새로운 표현법과 기법을 선보이며 독자를 설레게 한다. 이번 책에서는, 고구려 벽화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채색한 한지를 꼴라주 기법으로 오려 붙이셨다고.

 뭔가 힘있고 씩씩한 고구려의 여성상을 그림책에서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부모 덕은커녕 남편 덕도 안 보고 세상을 바꾸었던 진짜 멋진 여성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그림책.




 마이클 모퍼고의 <집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음... 

 우리나라 대선 결과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충격이 컸지만, 일본 총선 결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참 심란하다. 

 "우리나라가 바뀌는 길? 없을걸. 국가부도, 전쟁, 통일 말고는..."

 "그래... 일본을 봐도 그렇고... 그 참혹한 원전 사고를 겪고서도 극우 정권이 득세하다니... 세상에 대안이 그렇게나 없는 걸까. 보수화가 되면 다 이렇게 앞뒤 안 재고 우파에 투표하나?" 

 

 18대 대통령 당선자가 토론에서 했던 말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아... 사실 이것 한 가지만 꼽을 수가 없긴 하다만 ㅠㅠ ) 노후 원전 시설을 '고쳐서' 쓰겠다는 것이었다. @.@ 아이고야... 

사실 나도 <가이아의 복수>를 읽고서는 원자력에 대한 생각을 조금 수정하기는 했었다만, 일본 원전 사고 이후로는 다시 생각을 바꾸었다. 

제임스 러브록 할아버지처럼 인간의 '선의'를 믿는다면, 원자력 발전을 해도 괜찮을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선의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동물... 

자, <집으로>를 읽어봅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합시다.


 먹고사는 얘기로 가보면.


 EBS '최고의 요리 비결'을 10년 넘게 봐왔는데(진행자가 윤형빈으로 바뀐 다음부터 안 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누가 진행하는지도 모르겠네...) 거기서 만난 최고의 선생님이 김막업 선생님이다. 

 아주아주 선한 인상의 시골 할머니 같은 외모. 경상도 사투리의 조곤조곤한 말투. 요리사들의 요리 선생님으로 잘 알려져 있는 분이고, 워낙 요리 경력이 오래되신 분이라 레시피가 좀 올드할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는데...! 결단코 아니다. 

 나는 그때 배운 이분 레시피를 지금도 아주 잘 써먹고 있다. 젊은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는, 간단하고 세련된 레시피가 아주 많고, 특히 밑반찬 레시피가 아주 좋다. 요리 생초보한테는 좀 어려울지 모르겠는데, 나 요리 좀 잘하고 싶어~ 하는 소망을 가진 독자라면 굉장히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결혼하는 친구나 후배에게 요리책을 선물할 때 가장 많이 구입했던 게 <일하면서 밥해먹기>하고 <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였다. 이 두 책이 제 수명을 다했다(...)고 생각되는 상황인데, 이보은 선생님의 이 책이 확 눈에 띄었다. 와, 반가워라! 앞으로 요리 초보들에게 주는 책 선물은 이걸로 정했다.

 자주 먹는 요리에 대해서, 식재료 고르기부터 기본 맛내기 방법까지,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책이다. 

 트위터에서 만나는 마음 착한 요리 선생님, 이보은 선생님. 고운 마음씨로 하는 요리, 잘 따라하면서 누군가와 따뜻한 밥을 나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나도 한 열흘 넘게 냉장고를 텅텅 비우면서 부실하게 먹고 살았는데, 오일장에 가서 푸릇푸릇한 나물도 좀 사고, 싱싱한 해산물도 좀 사서 풍성한 식탁을 차려봐야지. 기운내서 잘 살아야 하는 2013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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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3-01-02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또치님! 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ㅎㅎ 되게 오랜만여요. 잘 지내시죠?

또치 2013-01-03 20:47   좋아요 0 | URL
아이코, 답이 늦었습니다! (밖에 나가 노느라... ^^)
소이진 님 새해 복 팡팡 많이 받으세요!!
저는 여기 제주에서 따숩게 잘 지내고 있답니당~

2013-01-04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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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까지 회사를 다니는 동안은 나름 '동종업계'에 있는 상황이어서, 언감생심 신간평가단 같은 건 생각도 못하고 사실 쓸 만한 여유도 없었는데, 이제는 직장생활도 그만두었겠다, 사는 곳도 제주로 옮겼겠다, 책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차고 넘친다.

제주에 내려올 때만 해도, 내가 마치 책 때문에 병 나고 회사도 그만둔 양, 글자만 보면 막 진저리가 나려고 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아무 강박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내 직업이었던 어린이책, 빡센 취미생활 중의 하나인 요리... 그냥 즐기는 마음으로, 새 책이 오면 반가워하며 읽어야지.


지난달에 나온 책 가운데 눈에 띈 어린이책을 골라보았다.


 유은실 작가의 열번째 책 <내 머리에 햇살 냄새>다.  나오자마자 얼른 사서 읽어버렸다.

 <멀쩡한 이유정>처럼 좀 낮은 학년 아이들이 읽기 좋은 단편동화들인데, 네 편이 묶여 있다. 유은실은 어째 점점 더 천연덕스러워지고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표제작인 <내 머리에 햇살 냄새>는 아름다운 한 편의 시. <기도하는 시간>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라 난처하고 귀여운 작품. 금세 읽어버려서 너무 아쉽다. 문장의 맛을 조근조근 음미하면서 몇 번이고 더 봐도 좋을 것 같은 책. 아이들도 이런 독특한 동화의 맛을 잘 알아주면 좋겠는데... 





 이 책이 드디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얼마나 반갑고 기쁘던지. 권사우 작가가 정말 오랜만에 만들어낸 그림책이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이 작품에 대한 구상을 들은 적이 있고, 스케치를 한 것도 본 기억이 있는데, 그때 내가 살짝 보았던 스케치와는 사뭇 다르게, 아주 곱고 풍성한 그림이 되어 세상에 나온 듯하다. 세월이 지나면서 작가님의 화풍도 사뭇 변했겠지.

 새들은 화면을 뚫고 날아오를 듯하고 밥에서는 모락모락 김이 나면서 따뜻한 온기를 종잇장 밖으로 뿜어낼 듯하다. 아, 무지무지 궁금한 책.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2편이 나왔다. 주인공은 바로바로, 도자기!! 

  그릇 모으는 걸 좋아하는 나는 박물관에 가서도 도자기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린다. 우리 옛도자기는 정말이지 하나도 화려하고 사치스럽지 않으면서 어찌나 우아하고 세련되었는지... 

 아쉽게도, 내가 보았던 가장 훌륭한 도자기 컬렉션은 오사카 시립도자미술관이었다. 그 다음이 리움미술관의 컬렉션... (조선시대 도자기를 그렇게 많이 수집한 그 싸모님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아  -_- ) 

  호연의 만화 <도자기>에서도 우리 도자기에 담긴 마음을 잘 알 수 있지만(나는 이 책을 너무 좋아해서 5권 이상 사서 주변에 돌린 것 같다), 조은수 작가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도자기에 담긴 옛사람들의 마음을 읽어 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요리책 하나. 

 많은 '정보'가 담긴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일단 너무 예쁘다. 

 김은혜 작가의 손말이김밥(데마끼) 일러스트레이션은 그대로 가져다가 식기 디자인에 응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지고, '더블피'로 잘 알려진 차화섭 작가의 중국식 가지볶음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너무너무 친절하고 귀엽다.

 요리 레시피가 여기저기 차고 넘치는 세상이라 그런지, 이렇게 레시피 자체보다는 요리를 준비하고 만드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만든 사랑스러운 요리책을 만나니 이런 책을 꼭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몇 권 안 되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들, 가슴 두근거리게 하는 책들을 찾아내는 기분은 참 좋구나. 이제부터는 정말로 책을 잘 '향유'하는 독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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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12-05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또치님 신간평가단 신청하셨군요! 그럼 이제 자주 들르시겠다ㅎ

또치 2012-12-05 21:56   좋아요 0 | URL
그동안 제가 너무 책을 멀리했어요 ㅠㅠ
자주 봐요 소이진님!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 ^^

치니 2012-12-05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핫, 이런 신간평가단 맞춤 독자라니! 그동안 안 하신 거, 제가 다 억울합니다요. ㅎㅎ

또치 2012-12-05 21:58   좋아요 0 | URL
자...잘할 수 있겠죠...?
외부조건에 의해 '의무적'으로 글을 써보겠다는 이상한 욕심이 생겨서 신청했는데, 이건 아직도 직장인의 습성을 못 버렸다는 증거인가...?

무해한모리군 2012-12-05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또치님
책들이 하나같이 정말 사랑스럽네요.
제주라니 요즘 제주도 가는 비행기들이 막 특가를 해서 제 마음이 설레고 있어요.
내년 추석에 가기로 해서 막 스스로를 설득중 ㅎ

2012-12-05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06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러브캣 2012-12-06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고 갑니다~

천연덕 2012-12-0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요정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꽃처녀도 아닙니다.
노처녀도 아닙니다.
전 누구일까요? 보고싶은 또치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