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仙寺 소장 감로탱(부분), 1589(선조22), 일본 나라국립박물관(기탁)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남아 있는 자들의 몫이 되었다.

죽음 앞에 이념이 있지 않고,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어제는 알라딘에서 배부한 e-book을 읽으면서 왔다. 너무나 처절했던 침몰의 순간들이 담겨있었다.

통장에 돈이 있으니 아이 등록금으로 쓰라는 마지막 문자를 보냈던 남자와

아이들을 두고 살아 나온 죄책감에 스스로 목멘 교감이 생각나서 나는 세수를 하며 울었다.

새벽부터 도시락 가방을 들고 지하철 시간에 맞춰 터덜터덜 뛰어가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허기 좀 채워 보겠다며 어묵 한두 꼬치를 먹는 내 모습에 한 없는 자괴감이 든다.

 

세월이 지나 잊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선천적 둔감함을 어찌 할 수는 없으니.

그러나 지겨우니 그만하라는 이들과 심지어 유족 앞에서 폭식하던 자들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차라리 배가 고파서 얻어 먹으러 갔다고 해라.

 

 

3년 전 안개가 자욱했던 연안부두의 저 자리를 떠났던 세월호가 3년이 다 되서야 돌아왔다.

304명의 모든 넋이 차갑고 깊은 바다 속에서 떠올라 극락의 아름다운 연못에서 화생하기를 염원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4-1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궐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돌궐 2017-04-16 12:58   좋아요 0 | URL
네 cyrus님 반가워요. 여러 일이 많아서 서재도 통 못왔어요. 올해까진 아마 바쁠 거 같습니다.^^

가넷 2017-05-26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미수습자가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 모습들을 보면서 눈물이 너무 나네요.

돌궐 2017-05-28 19:58   좋아요 0 | URL
돌아오는 데 정말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음반을 구할 수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알라딘에서 찾았다.

나는 미처 몰랐는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 상영에 앞서 보여준 단편 <라바> 주제곡도 이 노래를 오마주한 것이다(라고 딸내미가 말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nine 2016-02-2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이 CD 오랫동안 보관함에 넣어놓고 있었는데 이김에 주문했습니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여러 가수가 불렀는데 저는 IZ 가 부른게 제일 좋아요.
인사이드 아웃 전에 보여준 라바 영상도 오랜만에 다시 보니 더 감동적이네요.

돌궐 2016-02-27 16:0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hnine 님. 저도 음원서비스가 없어서 음반을 알아보다가 알라딘에서 찾았네요.^^

오쌩 2016-02-2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쿨렐레 연주와 목소리가 정말 조화롭고 편안하네요. 덕분에 잠시 쉬어갑니다.^^

돌궐 2016-02-29 22:28   좋아요 0 | URL
오쌩님 반갑습니다.. 음악이 좋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2 - 통일신라 고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2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는 기존 몇몇 개설서처럼 여러 필자가 나누어 쓴 것이 아니라 단독 저술이기에 문장 서술에 일관성이 있다. 게다가 유홍준 특유의 감상적 서술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문장에 적당한 변화를 주었다. 그러나 저자의 <답사기>에서 보여준 만큼 과도하게 흐르지는 않아서 스스로 꽤 자제한 듯한 인상이다. 파토스가 강한 문장이 자칫 빠지기 쉬운 함정이 어조로만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함정을 잘 피했다. 자료는 성실하게 준비했으며, 필요한 곳에서는 적절하게 설명하였다.

조형언어를 문자언어로 변환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어렵지만, 그 한계를 인정하고 최대한 그것을 정확하게 문장으로 옮기고자 노력한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유물 서술에서 딱딱한 팩트 위주 서술보다는 꼼꼼하게 형식 분석을 시도한 부분이 특히 그렇다. 이런 문장들은 미술작품을 '역사를 설명해주는 자료' 이상으로는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 연구자들과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유홍준의 글들은 유물을 다시 보게 만드는 힘과 테크닉이 있다. 그것은 문장 자체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고, 저자가 성실히 수집하고 정리한 자료들과 논거들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미술은 물질로 만드는 것이므로 눈으로 보는 것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술사 저서에서 도판의 질이 좋으면 좋을수록 큰 장점이 된다. 더욱이 적절하고 개연성 있는 서술과 함께 어우러진 도판이라면 보는 즐거움마저 있을 것이다. 오래된 미술사 저서들이 도판을 뒤로 몰아서 (그것도 흑백으로) 편집하던 것에 비하면 이 책은 요즘에 나오는 책들이 대개 그렇듯 도판과 글을 잘 어울리게 편집하였으며 사진의 질도 매우 훌륭하다. 유물의 외형과 빛깔을 제대로 드러내는 이 도판 사진들은 모두 선명한 컬러로 인쇄되었다. 필요한 경우 유물의 세부 사진을 제시하기도 하여 디테일이 주는 감흥과 작은 시각정보까지도 충실하게 전달하려 하였다. 한 예로 <법화경 사경보탑도>는 전체 도판에 이어 일부러 그 세부 도판을 크게 제시하고 있는데(아래),  이를 통해 고려 사경에 담긴 고려인의 정성과 정교한 솜씨를 실감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 나전칠기나 고려불화의 세부 도판도 제시하고 있다. 결국 도판만으로 따지면 이 책을 따를 개설서는 아직까지 없다고 본다.

 

 

일본 교토의 도지[東寺]에 소장된 <법화경 사경보탑도>는 사경 제작에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특별한 작품이다. 얼핏 보면 감지에 금물로 7층탑을 그린 것 같지만, 실제로는 법화경 전7권의 내용을 글씨로 써서 7층 보탑도를 이룬 것이다. 후대에 가면 《반야심경》같은 짧은 경문을 써서 탑의 윤곽을 이룬 것도 나오지만 이처럼 탑신부는 물론 용마루와 기와까지 모두 글씨로 새긴 엄청난 공력의 작품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471-473)

 

여기에서 저자는 미술을 역사를 보완하는 자료로써 다룬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예술품으로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형식이나 양식 분석에만 치우친 책은 아니다. 통일신라와 고려시대의 역사를 미술의 흐름으로 풀어낸 개설 부분은 역사와 미술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글이다. 다만 이런 서술은 미술을 역사에 꿰어 맞추는 일반화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미술품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만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내는 작가의 창의성이나 영감에 의해 시대를 뛰어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저자가 자신의 전공 분야인 서화 유물 외에도 건축, 석조미술, 도자기, 불상과 불화까지 충실하게 개설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답사기> 집필 과정이나 교단에서 쌓아 온 자료들 덕분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야외 석조미술 도판들이 매우 충실하고 다양하다고 느꼈다. 저자가 과거 문화재청장을 역임하면서 직간접으로 유물을 관리했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나온 성과물도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특히 북한의 유물이나 신발굴 자료들을 현장감 있는 서술로 소개한 점은 기존 개설서와 차별된다.

또 유물의 기능을 고려한 설명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서 용머리포수와 풍경을 건축의장 기능을 강조하여 설명하고, 도판도 이들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연계하여 제시하고 있는 점은 유물의 쓰임새를 독자가 직관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228)

 

반면 일부 확인하지 않고 쓴 듯한 유물 서술과 학계의 낡은 통설을 반복하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고려 13세기 상감청자를 설명하면서 중국에서는 상감기법이 도입되지 않았다고 썼는데(365), 이 부분은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중국 하북성 등 북부 지역 도자(예를 들어 자주요) 중에는 주도적인 기법으로 쓰이지는 않았지만 일부 상감이 사용된 예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외에도 몇 군데 유물 형식 서술에서 사소한 오류가 보이기는 하지만 그다지 큰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반적으로 (통일신라와 고려미술의) 나열식 서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기존 한국미술사 개설서에 견주면 크게 달라진 책이라 할 수 있다.

 

또 각종 명문이나 문헌기록의 내용을 적절히 번역, 인용하여 제시한 것도 돋보인다. 1차사료인 명문과 기록은 역사와 유물을 남의 글에 기대지 않고 직접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자료이기 때문에 미술사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따로 이 사료만을 수집한 책이 출판되었을 정도이다. 나도 이 책에 인용된 몇몇 기록을 통해 유물과 그 시대에 대해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성덕대왕신종> 명문 중에 나온 아래와 같은 글을 읽으면서 그 시절이 오히려 요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성덕대왕 때에는) …… 항상 충직하고 어진 사람을 발탁하여 백성들을 편안히 살 수 있게 하였고, 예와 악을 숭상하여 미풍양속을 권장하였다. 들에서는 농부들이 천하의 대본인 농사에 힘쓰고 시장에서 사고파는 물건에는 사치한 것이 전혀 없었다. 풍속과 민심은 금과 옥을 중시하지 아니하고 문학과 기술을 숭상하였다. (187-189)

 

#

미술은 형태와 색채를 지니고 있는 조형작품들이다. 형태가 없는 미술이란 없다. 그러니 이 미술이란 눈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미술 작품을 제대로 깊이 있게 바라보는 일은 눈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하거나 그도 아니면 글로 읽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미술사 강의>는 그런 점에서 한국 미술을 좋은 도판과 재미있는 글로 두 번 보게 이끌어주는 아주 대중적인 개설서라고 할 수 있다.

풍속과 민심은 금과 옥만을 숭상하고, 문학과 기술을 천시하는 시대에 이런 책이 얼마나 읽히겠냐만, 그나마 한국 미술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곰곰생각하는발 2016-02-1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책이나 사진책이나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이런 책들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그림과 사진이잖아요.
하, 저 어느 사진 평론집 읽다가 뚜껑 열린 적이 있는데 사진을 개미 똥구멍만한 크기로 삽입했더라고요...
별 하나 줬습니다. 내용은 훌륭했는데 출판사의 저능한 편집 능력에 좌절했다고나 할까요..


설 연휴 잘 보내셨습니까요, 돌궐 님 ?

돌궐 2016-02-12 17:52   좋아요 0 | URL
곰곰님도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 저야 명절에는 늘 운전이죠. 뭐. 이리갔다 저리갔다. 마지막 날은 뒹굴뒹굴 하고요.
좋은 도판이 실린 책은 가격이 올라가는 치명적 단점이 있긴 합니다. ㅋㅋㅋ

만병통치약 2016-02-12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분 책은 저같은 초심자도 읽기 편해서 좋습니다. 특히 양식의 발전퇴락을 설명해주는 부분이 유익했습니다. 두고 두고 참고자료로 쓸만해요 ^^

돌궐 2016-02-12 18:46   좋아요 0 | URL
예 그렇지요. 유홍준 글은 읽기 편합니다. 대단한 달변가이기도 하지요. 자세히 읽어보면 참 성실하게 잘 쓴 책입니다.
 

이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런 사람 꼭 있다.

 

1.

지나치게 지출해서 속물인 사람은, 적당한 정도 이상을 씀으로써 지나침으로 흐르게 된다. 즉 그는 지출을 조금 해야 될 일에 많이 하며, 천박한 사치를 과시한다. 예를 들면 조그만 회식을 마치 결혼식 잔치처럼 차리며, 또 희극 경연대회에 나가서 합창단을 꾸밀 때는, 메가라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자주색 옷을 입혀서 무대로 등장시킨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그는 명예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부를 자랑하기 위해서 한다. 그는 이런 것들로 해서 자기가 존경받는 줄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마땅히 많이 써야 할 곳에서는 적게 쓰고 마땅히 적게 써야 할 곳에서는 많이 쓴다.

이와 반대로 쩨쩨한 사람은 무슨 일에나 부족하게 쓴다. 그는 가장 큰 돈을 들였을 때에도, 사소한 일로 그 성과의 아름다움을 깨뜨려 버린다. 또 무슨 일을 하든지 주저하며, 어떻게 하면 돈을 가장 적게 들일 수 있을까 궁리하고, 그렇게 돈을 적게 들이고서도 끙끙 앓으며, 또 무슨 일을 하든지 자기에게 합당한 정도 이상의 규모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88)

 

2.

좋은 조건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거만하고 불손해진다. 덕이 없으면, 행운이 가져다 준 좋은 조건들을 의젓하게 받아들여 점잖게 처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덕이 없으면 처신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남을 멸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한다. 덕이 없으면, 그들은 긍지 있는 사람과 같지 않으면서도 긍지 있는 사람을 자기들이 할 수 있는 한 흉내낸다. 그래서 그들은 덕 있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서 그저 남을 멸시한다. 긍지 있는 사람의 멸시는 정당하다고 하겠지만, 보통 세상 사람들은 공연히 남을 멸시하는 일이 많다. (91)

 

그러면 도대체 긍지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한다.

 

3.

긍지 있는 사람은 별로 감탄하는 일이 없다. 그에게는 아무것도 큰 것이 못되기 때문이다. 또 그는 온갖 언짢은 일을 기억하지도 않는다. 지난 일을 오래 기억하고 있는 것, 특히 언짢은 일을 언제까지나 기억하는 것은 긍지 있는 사람의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긍지 있는 사람은 또 소문을 좋아하지도 않고 농담을 즐기는 자도 아니다. 그는 자신이 칭찬을 받는 일에도, 타인이 비난을 받는 일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 까닭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나 타인에 대해서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그는 무턱대고 남을 칭찬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무턱대고 남을 나쁘게 말하지도 않는다. 남을 억누르기 위한 경우라면 몰라도 그는 자기의 적에 대해서도 나쁜 말을 하지 않는다. 또 긍지 있는 사람은 어쩔 수 없는 일들이나 작은 일들에 대해서 슬퍼하거나 남의 도움을 청하는 일이 적다. 이런 일들에 대해서 슬퍼하거나 남의 도움을 청하는 것은 이런 일들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익이 많고 유용한 것보다는 오히려 이익이 적어도 고귀한 것들을 소유하고자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자기를 존경하는 사람에에 더욱 합당한 일이기 때문이다. (93)

 

예나 지금이나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 사실 사회 관계 속에서 어느 정도 허세가 필요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알게 모르게 숨기거나 일부만 드러내어 상대로 하여금 나를 실제보다 좋게 보이게 처신하거나 말하는 경우 또한 일종의 허세라 할 수 있다.

누구나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망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허세는 그야말로 허망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글을 인용해서 서재에다 끄적거리며 허세를 부리고 있는 나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지만 글을 옮겨 적으며 나는 과연 어떤 종류의 사람인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혹시 또 모르지. 이러다가 기원전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善한 인간'이 될 수 있을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2-04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러셀 로버츠의 책을 읽어서 그런 걸까요? 애덤 스미스도 《도덕감정론》에서 사치를 과시하는 속물, 거만한 감정을 경계했어요.

돌궐 2016-02-12 09:38   좋아요 0 | URL
어느 시대에나 늘 있는 거 보면 그런 사람들한테는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유전자 같은 게 있는가 봐요. 어쩌면 물질을 숭상하는 사회가 사람을 그렇게 만드는 거 같기도 하고요.

오쌩 2016-02-29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물근성에서 자유로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분수있게 쓰고,모르는것을 부끄러워 하지않는.
그래서 삶의 철학과 가치관이란게 필요한가봅니다.
어른이되고 나이 먹으면,자연스럽게 형성되는줄 알았는데, 배우는 노력을 계속하고,그것을 기준삼아 실천하는게 평생의 숙제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돌궐 2016-03-01 07:19   좋아요 0 | URL
과시가 삶의 철학이고 가치관인 사람도 있는 거 같아요. 그나마 서재에선 배움을 추구하는 분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페터 춤토르 분위기 페터 춤토르
페터 춤토르 지음, 장택수 옮김, 박창현 감수 / 나무생각 / 201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건축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았다고 하는 스위스 건축가의 특별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예전에 <건축을 생각하다>를 꽤 인상 깊게 읽었는데, 이 책에서도 건축에 대한 저자의 성찰이 담겨 있었다.

건물은, 그 용도에 대해서 건축가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음을 인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건축을 구성하는 (의도와 관계가 있거나 없는) 모든 요소들이 한데 모여 그 건축의 분위기와 아름다움을 이루어 낸다는 거다.

어찌 보면 매우 사변적인 얘기일 수도 있지만 건축이 재료의 조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페터 춤토르의 말들은 건물과 공간, 장소를 바라보는 우리의 진부한 시각에 또 다른 관점을 보탤 수 있을 것 같다.

아래 글을 읽으면서 내 첫 키스의 장소는 어디였던가를 떠올렸었다.

 

건물이 25년 후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작업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누군가가 첫사랑과 처음으로 키스했던 추억의 장소로 기억될 수도 있다. 이런 차원에서 나에게는 건물이 건축책에 나오는 것보다 35년 뒤에도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런 것은 건물을 디자인하는 것과 상관없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내 작업의 범주를 뛰어넘는 초월적인 차원이다. 인간의 환경으로서의 건축.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것은 사랑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른다. (63-65)

 

저자처럼 사람이 살아가고, 의미 있는 장소를 만든다는 사명감을 가진 건축가라면 토건업자들이 지어대는 투기용 묻지마 아파트 따위는 짓지 않을 텐데... 짓는 사람 따로 돈내고 사는 사람 따로, 그리고 세들어 사는 사람 따로인 우리 시대 건물들은 페터 춤토르가 말하는 건축의 '용도'가 무시되고 배제된 '부동산'일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