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취임사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추가) 알라딘 싱글즈 특별 기획 3
대한민국 / 알라딘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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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고통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사람만이 이런 연설을 할 수 있고, 이런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딸 같은 여인이 가진 아픔을 온 마음으로 느끼고 함께 눈물 흘리던 노신사는 망설이지 않고 일어선다.

희생자가 살아 있었다면 얼추 자신과 비슷한 연배이기에 그의 딸은 마치 내 딸처럼 느껴졌으리라.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일어섰던 노신사,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의 몇 걸음은 아마도 국민과 공감하는 문재인 정권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어제 5·18 추모식 행사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도무지 멈출 수 없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 18일에 태어난 딸이 희생자였던 아버지에게 보내는 추도사를 낭독하는 모습을 보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고, 낭독을 끝내고 내려가는 그 여인을 선뜻 뒤따라가 위로하며 안아주었다. 놀라운 장면이었다.

하지만 낯설지는 않았다. 그것은 문통에게서 늘 볼 수 있었던 태도였고,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문통의 그 행동, 여인을 뒤쫓아가는 몇 안 되는 발걸음은 왜 나를 감동시키고 많은 이들을 눈물짓게 했을까.

그리고 왜 문통의 기념사를 들으며 사람들은 연달아서 박수를 쳤을까. 

단순히 정권이 바뀌었고 쥐와 닭이 물러났으며 그래서 그간 억압됐던 상황이 바뀌었고, 이제 다시 민주정권의 시대와 왔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런 상황만으로는 저 감동의 무게를 설명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연설문 자체가 명문이었고 진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그 말들은 가식과 수사로 가득한 언설이 아니라 공감과 위로를 드러낸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아름다웠기에 저절로 박수가 나온 거다. 때마침 며칠 째 이어지고 있는 오월의 아름다운 하늘처럼.

 

아름다운 것은 이렇게 누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느껴진다.
남을 생각하고 남의 아픔에 같이 아파하고 나만을 생각하지 않으며, 이타적인 삶을 사는 게 가장 아름다운 길이며 결국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겠지.
진짜 보수주의자는 바로 이런 길을 가는 사람이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전통을 수호하고자 하는 사람 말이다.
문통은 스스로 자신이 대단히 보수적이라고 한 적이 있다. 나는 그 말에 동의했었다.

5.18 민주항쟁에서 희생된 사람들도 자기와 가족을 지키려던 보수다. 빨갱이 아니다.

1980년 오월에 "주먹밥과 헌혈"을 나누었던 모든 광주 시민들 역시 진정한 보수다.

진짜 보수라면 그들이 우리 역사에 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

앞서 발매된 무료 e-book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취임사>에 이번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사>까지 추가되었다.

내심 그러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다행이다.

앞으로도 문통의 명연설문들을 이렇게 전자책으로 업데이트 해준다면 한 명의 보수이자 문빠로서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월 광주의 시민들이 나눈 ‘주먹밥과 헌혈’이야말로 우리의 자존의 역사입니다.
민주주의의 참 모습입니다.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정신은 그대로 촛불광장에서 부활했습니다.
촛불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위에서 국민주권시대를 열었습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부가 될 것임을 광주 영령들 앞에 천명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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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지도자로 둔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알게 됐다.

 

우선 권위적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참모들과 머리와 어깨를 맞대고 토론하겠습니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습니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광화문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습니다.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겠습니다.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습니다. 그 어떤 권력기관도 무소불위 권력행사를 하지 못하게 견제장치를 만들겠습니다.


낮은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그는 국민을 높이고 자신을 낮춤으로써 오히려 스스로를 드높였고,

 

 

 

존대하고 높여줄 필요가 없는 이에게도 의례적인 처신을 함으로써 오히려 그를 모독하였다.

나는 이미 이 장면에서 문재인이란 사람은 시대의 지도자적 위치에 올라섰음을 알았다.

 

믿을 수 없는 자제력과 초인적인 도덕성을 가진, 

그런 존경할 수 있는 이를 지도자로 두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이제서야 내가 문빠였음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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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포스 Topos - 장소의 철학 철학의 정원 11
나카무라 유지로 지음, 박철은 옮김 / 그린비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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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와 직결되는 책 제목이어서 벌써 3년 전에(2014) 사 두었던 책이다. 장소·장·토포스의 문제를 여러 측면에서 고찰했는데, 예상처럼 쉽지 않았지만, 기대한 만큼 소득도 있었던 독서였다.


기억과 기억술의 문제로서 토포스는 1장에서 고대와 중세의 레토릭(수사학)으로서 소개된다. 가장 기본적인 토포스의 개념은 여기서 거의 다 설명되었다. 2장에서는 르네상스 이후 데카르트의 ‘방법’, 그리고 뉴턴의 ‘절대공간’에 의해 장소가 부정되었음을 설명하였다. 물리학의 ‘장’은 내 지적 수준으로 완전한 이해가 어려웠다. 하지만 절대공간이란 것조차도 물리학적 실천에서는 무용하다는 점이 밝혀졌고(40), 자연현상 속에서도 일종의 ‘場’의 개념이(‘에테르’ 가설, 전자기장, 전자장, 양자장 등) 제안되고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3장 역시 어려운 논의였다. 수사학과 물리학의 장에 이어서 생물학에서 ‘장소론’을 다루고 있었는데, 결국 생물과 환경의 관계를 고찰한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4장과 5장에서 가장 소득이 많았다. 일단 4장에서는 장소로서의 신체 문제가 언급된다. 세계를 지각하는 방법으로 ‘체성감각적’으로 공간을 답파하는 것이 동적인 파악이라면, 자신을 움직이지 않고 ‘조감(鳥瞰)’적인 공간으로 지각하는 것을 정적인 파악이라고 규정한 부분이(90) 와 닿았다. 이를테면 책이나 사진으로 유적지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직접 발로 걸어서 그곳을 방문하는 것은 전혀 다른 조사의 방법일 것이다. 또 상징공간으로서의 장소, 언어적 토포스를 다룬 두 절은 막연한 공간과 장소의 개념적 차이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5장에서 술어논리학, 古논리학, 일본어의 논리 문제 등과 연관된 장소론을 다루었는데 이 장에서 건진 단어가 바로 ‘장면’이다.

 

장면은 주체나 소재와 함께 구체적인 언어 경험의 존재조건을 형성짓고 있다. 그리고 장면의 의미는 예컨대 ‘장면이 바뀐다’, ‘불유쾌한 장면’ 등이라 하듯이 장소의 개념과도 통하지만, 장소의 개념이 단지 공간적·위치적인 데 비해, 장면 쪽은 장소를 채우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장면은 “장소를 채운 사물, 情景과 상통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 사물들, 정경들을 지향하는 주체의 태도, 기분, 감정도 포함하고” 있다. (116)

 

이 구절을 읽기 위해서, 그리고 이 ‘장면’이라는 낱말 하나를 얻기 위해서 이 어려운 책을 굳이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장면’이란 평범한 단어가 새삼스레 느껴졌다. 책 한 권을 읽고 겨우 단어 하나라니. 이처럼 비효율적인 것이 어디 있겠냐고 할 수도 있으나 오히려 겨우 단어 하나라도 얻기 위해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게 아닐까. 단어 하나가 의미를 띠는 것은 어떤 추상적인 공간 속에 위치하기 때문이 아니라 “시간성의 유무 이전에 그것이 (장소 또는 장이) 균질적이지 않고 방향성을 가졌”(126)기 때문일 테니까. ‘장소’를 다루는 이 책에서 ‘장면’이란 단어가 있었기에 그것이 특별한 의미로 내게 각인되었다는 말이다.

 

… 토포스론을 풍자만화에서 보이는 일시적인 화제(topic)와 결부하는 것으로 새로운 전개의 가능성을 연 것은 케네스 버크이다(『동기의 수사학』). 그는 말한다. 근대 저널리즘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토픽의 목록(토포이 카탈로그)을 만들 필요가 있다. 예컨대 일시적인 공통 화제(commonplace)를 이용한 풍자만화에 관한 토픽의 목록이 그것이다. 그것이 일시적인 것은 거기에 표현된 것이 어떤 특정 환경 속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실업을 테마로 한 만화는 설령 그것이 발군의 뛰어난 것이어도 완전고용의 시대에는 출판할 수가 없다. 그러한 시대에는 일손 부족을 다루는 것이 선호된다. (99)

… 나의 경우 장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공연히 주체를 부정해서 없애기 위함은 아니었다.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주체주의 철학에 의해 무시되고 등한시되어 온 장소를 철저히 생각해서 그것과의 관계로 주체를 재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주체를 실체가 아닌 활동으로서 파악, 주체에 정당한 위치를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주체가 경직화하거나 쇠약해지지 않기 위한 조건을 찾기 위함이었다. (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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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7-05-02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조하셨습니다.
잘 지내셨습니까?^^

돌궐 2017-05-02 13:28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 님 반가워요.
다들 그러셨겠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시절이었습니다.
 

藥仙寺 소장 감로탱(부분), 1589(선조22), 일본 나라국립박물관(기탁)

 

안타까움과 미안함은 남아 있는 자들의 몫이 되었다.

죽음 앞에 이념이 있지 않고,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

 

 

 

 

 

 

 

 

 

 

 

 

 

 

 

어제는 알라딘에서 배부한 e-book을 읽으면서 왔다. 너무나 처절했던 침몰의 순간들이 담겨있었다.

통장에 돈이 있으니 아이 등록금으로 쓰라는 마지막 문자를 보냈던 남자와

아이들을 두고 살아 나온 죄책감에 스스로 목멘 교감이 생각나서 나는 세수를 하며 울었다.

새벽부터 도시락 가방을 들고 지하철 시간에 맞춰 터덜터덜 뛰어가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허기 좀 채워 보겠다며 어묵 한두 꼬치를 먹는 내 모습에 한 없는 자괴감이 든다.

 

세월이 지나 잊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선천적 둔감함을 어찌 할 수는 없으니.

그러나 지겨우니 그만하라는 이들과 심지어 유족 앞에서 폭식하던 자들은 도저히 용서가 안된다.

차라리 배가 고파서 얻어 먹으러 갔다고 해라.

 

 

3년 전 안개가 자욱했던 연안부두의 저 자리를 떠났던 세월호가 3년이 다 되서야 돌아왔다.

304명의 모든 넋이 차갑고 깊은 바다 속에서 떠올라 극락의 아름다운 연못에서 화생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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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16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궐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돌궐 2017-04-16 12:58   좋아요 0 | URL
네 cyrus님 반가워요. 여러 일이 많아서 서재도 통 못왔어요. 올해까진 아마 바쁠 거 같습니다.^^

가넷 2017-05-26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 미수습자가 다시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 모습들을 보면서 눈물이 너무 나네요.

돌궐 2017-05-28 19:58   좋아요 0 | URL
돌아오는 데 정말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음반을 구할 수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알라딘에서 찾았다.

나는 미처 몰랐는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아웃> 상영에 앞서 보여준 단편 <라바> 주제곡도 이 노래를 오마주한 것이다(라고 딸내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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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6-02-2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이 CD 오랫동안 보관함에 넣어놓고 있었는데 이김에 주문했습니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여러 가수가 불렀는데 저는 IZ 가 부른게 제일 좋아요.
인사이드 아웃 전에 보여준 라바 영상도 오랜만에 다시 보니 더 감동적이네요.

돌궐 2016-02-27 16:0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hnine 님. 저도 음원서비스가 없어서 음반을 알아보다가 알라딘에서 찾았네요.^^

오쌩 2016-02-2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쿨렐레 연주와 목소리가 정말 조화롭고 편안하네요. 덕분에 잠시 쉬어갑니다.^^

돌궐 2016-02-29 22:28   좋아요 0 | URL
오쌩님 반갑습니다.. 음악이 좋으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