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크맨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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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의 밑줄긋기(사진 촬영 후 텍스트 변환) 테스트를 해 보았을 뿐인데, 저절로 리뷰가 되었다.

무슨 '독보적'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있던데, 읽고 있는 책을 등록할 때마다 '읽고 있어요'가 작성이 된다.

내가 뭘 읽고 있는지 맨날맨날 게시한다는 게 우스워서 자동 추가 안되게 하였다. 북플은 참으로 독서의 정적인 활동과 어울리지 않는 SNS이다.   

 

그럭저럭 킬링타임용으로 읽을 만하다. 영화로도 만들어진다지만, 그닥 기대는 안 된다. 원작소설의 발끝도 못 따라가는 어느 영화를 얼마 전에 봤기 때문이다. 텍스트 해석이 주는 재미와 과정의 무게감을 시청각으로 전달하는 게 그만큼 어려운 거다. 영화보다는 저자의 최근작 <애니가 돌아왔다>가 기대된다.

 

덧. 애니가 돌아왔다도 심심풀이용으로 괜찮았음.

원칙은 좋은 거다. 지킬 수만 있다면 말이다. 나는 내가 원칙주의자라고 믿고 싶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돈의 유혹에 무너질 수 있고, 어떤 단추가 눌리면 별로 떳떳하지 못한 짓도 할 수가 있다. 원칙을 지킨다고 대출금이 갚아지거나 빚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힘든 일상 속에서 원칙은 사실상 금전적인 가치가 별로 없다. 원칙주의자는 대개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거나 잃을 게 전혀 없는 사람이다.
내가 한참 동안 뜬눈으로 누워 있는 이유는 단순히 와인을 너무 많이 마시고 스파게티를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가 안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그녀를 살해한 범인이 누군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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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터베리 이야기 현대지성 클래식 15
제프리 초서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지성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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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인들의 해학과 현명한 처세법은 물론 조급하고 멍청한 남자와 약아빠지거나 영리하고 신중한 아내들, 그리고 교회와 신에 대한 맹목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책. 다양한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중세를 체감하는 매우 적절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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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십 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심하게 썩어 가던 사랑니를 빼고 원인 모를 몸살로 앓아 누웠다가 귀신을 봤다.

이를 뽑은 뒤에 점점 오한이 나서 몸을 덜덜 떨면서 방에서 혼자 잤다. 그렇게 앓아 누운 지 닷새 정도 되는 날이었다. 무언가 선득한 느낌이 들어 실눈을 떠 보니 침대 발치에 커다랗고 어두운 형상이 밑에서부터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그 형상은 마치 건장한 남자가 도롱이를 입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그 도롱이는 짚을 엮어 갓 만든 게 아니라 만든 지 너무나 오래 되어서 짚들이 새까맣게 썩어가는, 짚과 짚 사이에는 더러운 것들까지 끼어있는, 그러니까 살아 있는 인간이 걸칠 만한 도롱이가 아니었다. 그것은 머리 위에 삿갓으로 보이는 것을 쓰고 있어서 그 밑으로 가린 얼굴에 짙은 그림자만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래서 그 존재의 표정이나 감정을 읽어낼 수가 없었다. 그것은 그렇게 나 혼자 앓아 누운 침대 발치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나는 고열과 오한으로 신음하면서 그것의 눈빛을 살피기 위해 뒤척였다. 누구냐, 넌? 내 이 구차한 육신을 거둬가려는 사신이냐, 아니면 이 낡은 집에서 살다가 죽은 원혼이냐.

이상하다. 이곳이 예전에 무덤 위에 지었다는 얘긴 듣지 못했는데. 혹 이삼십여 년을 내 잇몸 속에 파묻혀 겨우 머리만 내놓고 연명하다가 음식찌꺼기와 함께 썩어가던 사랑니의 영혼이냐. 난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도 안 가던 그 때, 어마어마한 고통을 거스르며 그것을 겨우 노려보았고, 이내 그 음산하고도 슬픈 존재는 아무런 대답도 남기지 않은 채 자기가 올라왔던 방바닥 쪽으로 도로 가라앉으며 천천히 사라져 갔다. 

그것이 그렇게 사라지자마자 내 몸의 오한(惡寒)도 씻은 듯이 사라졌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정녕 나를 '사악한 추위'로 떨게 만든 악귀였나? 아니면 내 낡은 잇몸에서 떠나는 걸 아쉬워하던 동갑내기 치혼(齒魂)이었을까. 죽을 듯이 앓던 이맘때 쯤이면 가끔 그것이 생각나고, 그 썩어가는 도롱이의 감촉이 어떨지 지금도 궁금하지만, 이미 한참 전에 그 음습하고 불행했던 월셋집을 떠나왔기에 도롱이 귀신을 다시 만날 방도가 없다.


- 김인선의 괴담을 읽다가 옛 생각에 젖어 쓰다. 2019.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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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 취임사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추가) 알라딘 싱글즈 특별 기획 3
대한민국 / 알라딘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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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왜 아직도 북플에 ‘읽고있어요‘로 나오는지....

앗 아아!
이 구절 때문이었나?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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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김인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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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다가 무섭고 한없이 궁상스럽다가도 느닷없이 야하더니 처연함으로 눈가를 적시는 이야기들. 오뉴월의 햇살처럼 따뜻하고 11월의 구르는 낙엽처럼 슬펐던, 연암이나 백석이 이 시대를 살았다면 써냈을 듯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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