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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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곡어법, 사교어, 의례적 칭찬, 능청, 비아냥, 돌려까기, 빗대어까기, 논점흐리기 등등 모든 영어권 수사법이 여기 다 적힌 거 같다. 소설은 그것이 쓰여진 시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매우 쓸모있는 자료이며 더 뛰어난 소설은 그 문장 하나하나까지 수없이 곱씹게 한다. 그래서 고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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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9 19: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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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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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하고 유려한 문장들과 깊이 있는 성찰. 진짜 실력을 드러내는 인용들과 얼마간의 오만함도 보이는데 스스로도 그걸 잘 안다. 뭔 헛소리가 이리 긴가 싶다가도 어떤 건 또 끝내준다. 뱃살과 설거지에 대해 이처럼 심오한 사유를 보여준 사람이 있었나 모르겠다. 영화 평론은 어려워서 못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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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 필요성은 충분히 공감하고, 도를 넘은 과잉 수사 인정하지만, 이 모든 게 진영 논리로 귀결되며 정세 구조의 문제일 뿐 아직까지는 도덕성에 문제 없다고 쉴드치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털고 또 털어봐야 겨우 양산집 처마밖에 안 나오는 문통급 청렴 카타르시스까지는 아니더라도 고의는 아니었을 거란 심증 쯤은 주었어야 할 거 아닌가. 패션좌파들은 말뿐이었다는 배신감을 간신히 억누르며 마지못해 동조하고 있는데 우쭐대며 저급하게 입 털어서 환멸감마저 들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고개만 끄덕이는 것으로 충분할 때는 절대로 말하지 말라는 충고에 따르자면 여기 이렇게 경박하게 글 올리는 것도 삼가고 모른 척해야겠지만, 세상의 그 무엇에도 걱정하지 않는 무관심은 무지(無知)와 함께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또 다른 가르침에 용기를 얻어 기어이 한 마디 내뱉는다. 

아무리 털어도 나올 것 하나 없고 나올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 정말 모르는 건가, 아니면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한 을의 생각이므로 아랑곳하지 않는 건가. 스스로 떳떳하지 않으면 나대지 말고 제발 그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같은 입 좀 다물어라. 그렇게 입 털고 똥 싸고 앉아 있으니 때는 이때다 싶어 분탕 세력들이 똥파리떼처럼 꼬이는 거 아닌가. 

아, 그러고 보니 세상이 원래 이런 시궁창이었음을 나만 몰랐던 건가? 어쩌다 이런 감각 팔푼이가 됐는지 모르겠다. 감각의 역사를 다룬 책이 이번에 새로 나왔다던데, 그거나 파면서 내 지각과 감관에 문제가 있었는지 알아보고 싶다. 아무튼 미학자의 입장에서 도덕적으로 선하지 못한, 다시 말해 아름답지 못한 자들을 지지하기란 몹시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의 진중하고 의연한 대처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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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데드 다루는 법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4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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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 뜯고 피와 살점이 튀기며 죽고 되살아나는 엽기 호러쇼는 아니고, 되살아난 시체들로 인해 그들의 가족이 직면하게 되는 감정과 심리에 대한 독특한 성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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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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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클릭질 몇 번으로 책을 사는 게 당연하지 않은 시절, 작가와 중고책방 직원이 나눈 편지들. 읽어보지 않은 책은 절대로 사지 않는다는 헬렌의 말에 내 스스로 한심함을 깨우치고, 마침 지르려 담아두었던 덕후용 알라딘 특별판 신간 구입을 포기하고 도서관 신청으로 대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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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9-09-24 0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즐겁게 봤습니다. 요즘 소장용으로 재출간되는 책이 많아요. 일견 상업주의적이긴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관심이 갑니다.

돌궐 2019-09-24 12:11   좋아요 0 | URL
저는 책이 정복해야 하는 전리품 같은 거라 상업술에 현혹되어 샀다가는 개피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