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평을 할 때는 삐딱하게, 먹이를 찾아 헤매는 짐승처럼 해야한다는 게 알라딘 악평가모임 '짐승들'의 취지다.

오늘의 악평 대상은 책이 아니라 요즘 알라딘 서재 첫페이지에 뜬 '16주년 당신의 기록'이란 떡밥이다.

 

나는 알라딘 16년 결산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갖가지 책 '구매' 순위를 알려주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게다가 지역내 순위, 연령대 순위, 장르별 순위 등등 알고 싶지 않은 것까지 다 알려주던데, 이젠 알라딘마저도 고객 줄세우기를 한다는 생각밖에는 안 든다. 솔직히 이 순위라는 건 알라딘에 얼마나 충성했는지를 평가하는 순위 아닌가?

내 책 구매순위 1위에서 5위까지 분야가 죄다 애들책이다. 아이들 좋은 책 사준다고 몇 년 전부터 알라딘을 들락날락했으므로 당연한 결과이다. 하지만 서재에서는 애들 책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그건 어디까지나 아이들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80세까지 읽을 수 있는 책의 권수를 예측해 놓았던데, 책을 숫자로 읽나? 읽어보니 쓰레기 같은 책들, 애들 문제집까지 읽은 걸로 책정되면 그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난 나이가 들어서 고전들을 어느 정도 섭렵하게 되면 더 이상 새로운 책을 읽을 생각이 없다. 그럼 책을 읽지 않을 거냐고? 아니다. 좋았던 책을 되풀이해서 읽을 거다. 똑같은 책을 다시 읽어도 여러 가지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 완전히 다른 책으로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니 알라딘에서 예측해 놓은 저 권수는 그저 부질없는 숫자놀음일 뿐이다.

 

책을 읽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끊임없이 새 책을 찾아 읽는 독서가 있는가 하면 똑같은 책을 수도 없이 반복해서 읽는 독서도 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 서점에서 읽기, 친구한테 빌려 읽기, 무엇보다 알라딘이 아닌 딴곳에서 구입해서 읽는 경우도 허다한데, '알라딘만을 통한' 책 구매는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다. 나는 솔직히 책 구입비용에 대해(그리 많지 않다) 신경을 쓴 적도 없고, 내 책장에 있는 책들의 권수에도 관심이 없다. 읽지도 않을, 읽을 수도 없는 책을 쓸데없이 쌓아놓고 돈지랄을 할 생각은 더더욱 없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밥을 먹듯이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독서를 할 뿐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나는 앞으로도 알라딘의 노예로 살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알라딘이 내 노예가 되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는 알라딘에 돈을 내고 책을 편하게 구할 뿐이다. 고객과 서점 사이에 무슨 주종 관계가 성립될 수는 없다. 알라딘은 내 독서 생활에 꽤 쓸만한 심부름꾼일 뿐이다. 특히 서재와 북플의 서평 알림 같은 몇 가지 시스템은 독서에 꽤 도움이 된다. 좀더 분발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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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5-07-07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악평가 모임, 취지도 이름도 멋져요~^^

저도 그거 보고 `이 뭥미~?@@`했다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밥을 먹듯이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독서를 할 뿐이다. ˝
이렇게 멋지구리 하면 어쩌란 말입니까?
제게 구리구리는 양동근 뿐인데,
어쩌나, 아흑~ㅠ.ㅠ

돌궐 2015-07-07 19:11   좋아요 0 | URL
어쩌시긴요. `짐승들`에 가입하시면 됩니다. 짐승남녀들이 아마 많을 겁니다. 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5-07-07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평가 모음 결성되면 저도 참여하겠습니다.

돌궐 2015-07-07 19:13   좋아요 0 | URL
곰곰생각 님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영광입니다.

cyrus 2015-07-07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신간도서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중입니다. 그래서 5만원 이상 책을 사서 상품을 받아본 일도 이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ㅎㅎㅎ

돌궐 2015-07-07 19:17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연초에 알라딘 다이어리 준다길래 오만원이상 일부러 산 적은 있습니다. 지금 일기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필요한 책을 사는 거면 이 서비스를 잘 활용해도 좋을 거 같아요.

만병통치약 2015-07-07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의 질을 구매지수로 표시한다는게 좀 거시기 하죠 ^^ 북플 매니아 지수도 좀 거시기 하지만 말이죠. 뭐든지 점수와 숫자로 나타내면 실제와 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돌궐 2015-07-07 22:59   좋아요 0 | URL
마니아도 책을 구매해야 지수가 더 올라갑니다. 웃기지 않나요?
구매해야 마니아라... 이런 게 바로 자본주의가 만든 기준이죠.

프레이야 2015-07-07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짐승들` 좋은데요^^

돌궐 2015-07-07 23:01   좋아요 0 | URL
저기 저 위에 `짐승들` 회원 몇 분 오셨습니다.ㅎㅎㅎ

hnine 2015-07-08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악평을 쓸 정도의 애정을 못가진 것 같아요. 그것도 일종의 애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순위, 서재의 달인, 사은품, 16주년 기록, 이런 등등에도 전혀 마음 동할줄 모르니, 제가 생각해도 저는 참 강적입니다 ^^

돌궐 2015-07-08 14:53   좋아요 0 | URL
알라딘으로선 가장 무서운 고객이십니다.^^ 무관심이 가장 뼈아픈 악평이죠.
 

북플에 접속해서 글들을 보다가 거기 올려진 책을 클릭하여 알라딘 모바일 책정보까지 연결하면 저절로 글 작성자에게 thanks to가 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좋은 글을 써주시는 분들을 위해 꼭 알라딘 모바일 책정보까지 일부러 클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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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가입한 지 석달이 넘었는데, 이쯤에서 이런 거 한 번 정리하고 싶었다.

나중에 조금 바뀔지도 모르지만, 큰 틀은 아마 달라지지 않을 듯싶다.

 

 

별 다섯 - 읽다가 펑펑 울었거나, 희열을 느꼈거나,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거나, 자꾸만 다시 읽게 되거나, 아니면 앞으로 자주 읽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고, 오늘의 내 사상의 폭과 깊이를 만들어 주어서 남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책

 

별 넷 - 꽤 재밌거나, 슬프거나, 웃기거나, '아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겠네'나 '성실하게 썼네' '참고할 점이 많은데' 같은 말이 저절로 나오거나, 옮겨적은 초록이 많거나, 어떤 이들에겐 꼭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은 책

 

별 셋 -  읽어도 시간낭비까지는 아니나 읽지 않아도 크게 지장없는, 일부 참고할 대목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특정인들에겐 요긴할 것 같은, 약간의 초록을 옮겨 적은, 나쁘지는 않은 책

 

별 둘 -  자료의 해석이나 배열에 대해 공감하기 힘들거나,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의식에 빠져 있거나, 성실함이 부족하거나, 문장(번역)이 좋지 않거나, 읽으면 편견과 그릇된 사고에 빠질 위험이 있는 책

 

별 하나 - 읽는 게 시간낭비, 극도의 자의식이나 허세현학으로 점철되거나, 독자에게(적어도 나에게) 폐해를 주거나, 타락과 편견에 빠지게 만드는, 거의 공해에 가까우며 출판되었다는 사실이 비극인 책

 

#

다른 리뷰어들의 별점 기준은 어떤지 궁금할 때가 있는데, 네 개 이상이 많은 책은 어느 정도 신뢰하게 되더라.  

다만 독자 시각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도 있어서(예: 별 다섯 위에 별 하나) 그럴 때는 내가 직접 읽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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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4-06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시다시피 주로 역사,인문학책이 대부분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책을 고를 때 처음부터 별 다섯개 될것 같은 책만 골라 읽어요.그래도 그중 실망스러운 책도 있지만 말이죠. 그래서 타인이 보면 별점이 높게만 표시된다고 생각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별점이란게 애매해요. MB의 대통령의 시간같은 경우 별점 구경해 보면 되게 웃겨요 ㅋㅋ

돌궐 2015-04-06 14: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골라 읽다보면 거의 별다섯 아니면 네개죠.ㅎㅎ
그리고 별 하나짜리는 읽을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읽더라도 리뷰를 쓰고 싶은 의지가...

AgalmA 2015-04-0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나서 별점에 대해 고민이 엄청 많아요. 제 리뷰를 보고 책을, 그것도 thanks to로! 살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점점 압박되더군요.
별점 주고 주기적으로 차후에 다시 주기도 합니다; 다른 책을 읽고 앞서 읽은 책의 허점 같은 게 발견되면..이렇게 연결이 빨리 되면 다행이고ㅎ
아무래도 두번 읽고 별점 주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에너지 소모가;;

돌궐 2015-04-06 19:07   좋아요 0 | URL
나중에 별점 다시 주고 싶은 경우가 있긴 있더라구요. 읽었을 때는 정말 재밌게 봐서 별다섯을 줬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면 너무 많이 줬나?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ㅎㅎ

무진無盡 2015-04-06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다섯 만나기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돌궐 2015-04-06 19:09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별 다섯 책 주고픈 책을 읽으면 반갑더라구요.

양철나무꾼 2015-04-06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별점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데, 그 기저에는 서평단이나 신간평가단으로 책을 받아 읽는 사람들의 경우, 또는 저자나 역자가 지인인 경우, 내지는 출판 관계자인 경우 별점에 인색할 수 없겠다 싶더라구요.
전 그래서 책은 제돈 주고 사보자 하는 케이스이지만, 그래도 가끔 베어넘겨진 나무가 아깝다 싶은 책들이 있을 경우 별점을 못매기고 페이퍼를 쓰지요.
애니웨이, 저랑 비슷한 취향의 서재를 만나면 마냥 기분 좋아 들락거리게 되더라는~^_____^

돌궐 2015-04-06 21:51   좋아요 0 | URL
서평단과 신간평가단은 새로운 책 소개해주는 분들이란 생각으로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리뷰 쓰기가 뭐하면 저도 페이퍼로 대신합니다.ㅎ 그리고 취향에 맞는 서재 있으면 옛날 글까지 찾아 읽게 되더라구요.^^
 

솔직히 북플로 글을 쓴 적은 없다.

하지만 몇몇 장점 때문에 북플을 즐겨 사용하게 되었다.

두 달 남짓 이 새로운 SNS를 쓰면서 마음에 들었던 점과 아쉬운 점을 정리해 본다.

 

먼저 좋은 점은

책을 찾아서 '읽고 싶어요'를 하면 저절로 보관함에 담기는 기능이다.

게다가 바코드를 카메라로 인식해서 책 정보를 불러오는 기능은 매우 요긴하더라.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편리하게 관심책들을 쓸어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알라딘에서 책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교묘한 술책이란 건 안다만, 나는 그런 수작에 넘어가서 쓸데없는 책들까지 마구 사제끼는 소비자는 아니다.

무엇보다 책은 내가 지배하는 노예들이기 때문에 절대 그거 하나 사겠다고 무리하지 않는다.

내가 쓸 수 있고 여러 번 펼쳐볼 만한 것으로만, 그러니까 마구 부려먹을 수 있는 책만 산다.

부려먹지도 못할 노예를 왜 사는가? 책은 장식이 아니라 내 도구다.

 

책을 찾으면 다른 사람들의 관련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는 점도 좋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남들의 서평이 궁금하기 마련인데, 서재에서도 물론 가능하지만 북플에서 좀더 접근이 쉬운 것 같다.

북플이 아니었다면 모르긴 몰라도 서재 활동도 덜 했을 거 같다.

그랬다면 이웃도 안 생겼을 것이고, 이런저런 좋은 책도 몰랐을 것이다.

근데 이런 딴짓은 평소에도 했던 거라 북플 때문에 글을 못 읽는다거나 그렇지는 않는 거 같다.

오히려 북플 때문에 책을 좀더 찾아보게 되는 면이 있어 상쇄가 된다.

 

다음으로 아쉬운 점.

서재에서 애써서 글꼴이나 색깔을 지정해 봐야 북플에선 구현이 안된다.

서재에서는 제대로 주소가 걸린 문장이 북플에서는 하이퍼링크에 이어지는 글씨까지 링크가 걸린다. 

또 알림 기능이 뜻대로 안된다. 좋아요 받으면 알림이 오도록 해도 오지 않는다.

좋아요 한 글에 다른 사람이 덧글을 달면 알림이 오던데, 이것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

책을 읽었어요 체크를 한 번만 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사람도 있다. '읽었어요'를 중복 체크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책을 100번 이상 읽는 사람도 본 적 있다.

그리고 북플에서는 비밀 덧글 표시가 안 보인다. 그래서 이 덧글이 비밀글인지 아닌지 잘 모를 때가 있다.

마니아가 되는 기준은 좀 낮은 듯하다. 어떤 원칙이 적용되는지 모르지만 리뷰 한두 개 쓰고 마니아 되는 건 좀 아니지 싶다.

 

사실 독서와 SNS는 매우 안 어울리는 한 쌍이다.

그런데 북플처럼 아예 책을 매개로 한 SNS를 표방하고 나서니까 이상한(?) 순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러니까 뭐랄까... 대놓고 책 이야기를 하니까 다른 곳에서 하는 것보다는 낯간지럽다거나 잘난체하는 듯한 기분이 들지 않는거다.

너도나도 다 책을 읽는 곳에서 책 좀 읽었다는 게 하나도 자랑이 되지 않으니까 이곳에선 책 얘기를 정말 편하고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늘 그렇지만 시스템은 시스템일 뿐, 그걸 이끌어가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다.

앞으로 북플과 북플러들의 건승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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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5-03-02 17: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의 노예;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책이 오는 듯한 기분에 시달리는; 잊고있던 책/재미난 신간 얘기가 북플로 날마다 도착-_-
북플 비밀덧글 수정시 종종 해제가 되어 민망한 사태가 있더군요.
마니아는 좀 세밀한 분류작업이 있어야 할 듯.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마니아가 되는 비극 또한 있고 말이죠.
이웃이 늘어나니 잡담 같은 글쓰기가 좀 눈치보여요. 이웃도 별로 없을 땐 혼자 재미삼아 주절주절 100자평 놀이터 재미도 있었는데 말이죠ㅎ.
알라딘 온라인 중고서점도 제겐 북플만큼이나 매력적인데, 북플 이웃들 평점, 리뷰를 보고 중고 신착도서 구매 결정을 바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랄까...사고 싶던 책이 눈깜짝할 사이 사라지면 혼자 비탄에 빠지고...으흑.

돌궐 2015-03-02 17:51   좋아요 1 | URL
아... 저도 그 기분 압니다.ㅎㅎ
보관함에 책 쌓아두고 군침만 삼키는 주제에 `책을 지배한다`고 허세를 떠는 제 자신이 참 가소롭습니다.ㅋㅋㅋ
잡답과 서평 사이에서 줄타기도 참 좋습니다. 전 신변잡기글들 윤활제라 생각합니다.
책 얘기만 있으면 너무 경직될 거 같아요.^^

해피북 2015-03-02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두 깊~~은 공감을..그런데 비밀 글은 댓글 적는 칸 왼쪽 열쇠모양 꾹누르시면 잠기는데 그게 비밀 글 작성법이랍니다 말씀처럼 눈에 확보여야하는데 그게 참 아쉽더라구요

돌궐 2015-03-02 19:37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근데 비밀글 작성할 때는 알겠는데 작성하고 나면 공개글과 차이가... 없습니다. ㅠㅜ

2015-03-02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3-02 1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병통치약 2015-03-02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플이 너무 재미있어서 문제죠 ^^ : 제가 맘대로 북플을 수정한다면 카페와 블로그 중간쯤되게 만들고 싶어요. 주제별로 묶어서 활동을 같이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블로그는 너무 각개격파라 재미있으면서도 공허해요. 어디 소속감들게 주제별 게시판이 있으면 좋겠어요.

돌궐 2015-03-02 19:56   좋아요 0 | URL
거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알라딘에서 만병통치약님 스카웃해갈 거 같아요.ㅎㅎ

AgalmA 2015-03-03 00:07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의견 좋네요. 알라딘은 소모임 공간, 북플 타운도 만들어달라! 책이 더 잘 팔릴 것이야! ㅎ

cyrus 2015-03-0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 이웃의 글을 공유하면 PC 상태의 알라딘 서재에서는 공유한 글 전체가 보이지 않더군요. 그냥 링크 한 줄만 나와 있어요. 댓글과 글 작성은 무조건 알라딘 서재에 접속한 상태에서 합니다. 글 올리기 전에 이웃의 글에 먼저 댓글을 남기는 편입니다.

돌궐 2015-03-03 22:50   좋아요 0 | URL
글 공유를 안해봐서 그 사실은 처음 알았네요.
이제 곧 cyrus 님의 글이 올라오겠네요.^^ 기대하겠습니다~ (벌써 올리셨군요^^)
 
제가 글로써 업을 쌓았습니다

 

 

 

 

 

 

 

 

 

 

 

 

 

 

성낙주 선생님께 드립니다.

2월 23일에 올려주신 글 '돌궐님의 비판에 대한 반론(4)' http://blog.aladin.co.kr/704498193/7392528 은 잘 보았습니다. 이 글을 포함, 그간 주신 반론글에 대한 답변 삼아 몇 말씀 올리겠습니다.

 

1.
우선 선생님 글 가운데 한 가지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게 있습니다.
일전에 제가 쓴 '제가 글로써 업을 쌓았습니다' http://blog.aladin.co.kr/dolkwol/7319984 에서 선생님께서 ‘이에 의하면’을 제외한 뒤 인용했다고 지적했던 문장은 선생님 저서의 본문 288쪽에 단 주(註), 그러니까 399쪽의 주 11)번이 아닙니다.
제가 말씀 드렸던 것은 선생님께서 주신 '돌궐님의 비판에 대한 반론(1)' http://blog.aladin.co.kr/704498193/7234347 에서 파란 글씨로 인용하셨던 글입니다.
거기에는 분명히 '이에 의하면'이 빠져 있습니다. 저는 그 글 속에서 전개된 논지와 잘못된 인용 방식을 문제 삼은 것이지 저서의 미주에 실린 인용문을 얘기한 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선 '반론(1)'에서 다음과 같이 쓰셨습니다.

 

 

 

 

 

 

윗 글에서 붉은 색으로 밑줄 친 문장에서는 분명히 '이에 의하면'이 빠져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앞의 내용도 전혀 언급되지 않아서 강희정 선생이 그저 석굴암에 목조 가구는 없었다고 단정한 것처럼 읽힙니다. 저는 이걸 지적한 것이죠.
선생님 저서의 미주에 '이에 의하면'이 있는 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체로 인용하면 읽는 이가 '이에 의하면'의 '이'가 무엇인가 의구심이 들 수 있기 때문에 '반론(1)'에서 일부러 빼신 게 아니냐는 얘기였습니다.


어찌 됐건 이 사단이 벌어진 건 제가 미숙한 문장으로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탓이겠지요.

그 결과로 선생님의 오해를 사게 되었지만 저는 분명히 제 글 해당 단락 서두에서 '반론글'이라는 전제를 하고 썼습니다.

실수도 착각도 아니고 모략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리고 설마 제가 책만 펼쳐도 버젓이 드러나는 사실을 '모략'을 위해 거짓으로 꾸며 글을 쓰겠습니까?

저는 선생님은 물론, 제 서재에 방문하는 이웃들과 수많은 알라딘 독자들을 그런 식으로 속여 넘기는 게 가능하다는 발상조차 한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 만만하신 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알라딘 독자들도 마찬가지구요.

'반론(4)' 글을 쓰시면서 선생님의 억측에 대한 의심 같은 건 정말 하나도 없으셨는지요. 잠깐만이라도 돌이켜보고 검토하면 제 글이 선생님께서 '반론(1)'에서 인용한 글을 지칭한다는 걸 아셨을 텐데요. 무척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2.
되도 않는 글 몇 줄 쓴 것 때문에 이렇게 저자에게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으려니 저도 참 구차합니다.

하지만 저도 한 번 되묻고 싶습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냥 당연하다고 묻어두는 게 아니라 그걸 일반화하고 논리로 증명하는 것, 상식이 상식이어야 함을 밝혀내는 것, 그게 학문 아닌가요? 그러니까 식민사관은 식민사관이며 예불공간은 예불공간이었다고 논증하는 것 말입니다. 저도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상대성 이론이란 게 지금은 상식 수준이 됐지만 과거엔 가설이었고 아인슈타인의 철저한 논증을 거쳐 겨우 상식이 된 것 아닙니까? 처음부터 상식인 지식이 도대체 어디 있단 말입니까.

 

석굴암을 보는 시선에 식민사관이 있다고(그리고 그걸 청산하자고) 주장한 분이 강 선생님과 성낙주 선생님 말고 그 전에 누가 계셨나요? 제가 아는 한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적어도 '식민사관'에 관한 한 강희정 선생님의 저서는 그런 식으로 간단하게 선생님 저서 결론 부분에서 언급되고 넘어갈 연구가 아니다 라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이걸 가지고 ‘발가락이 닮았고’, ‘터럭만 같아도 전체가 같다’고 제가 억지주장을 한다 하셨는데요, 정말 발가락만 닮은 건지, 터럭만 같은 건지는 그런 미사여구가 결정하는 게 아닙니다. 실체적 증거는 하나도 제시하지 않고 화려한 수사로만 남을 설득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얼마나 닮은 건지는 두 책을 나란히 읽어보고 독자들이 직접 판단할 일입니다.

 

제가 인용 문제에 너무 집착하는 거 아니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기존 연구 성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정당한 인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기에 앞서서 선행 연구들은 먼저 충분히 인용·검토하고, 결론 부분에서는 남의 연구를 될 수 있으면 인용하지 않고 자기만의 논지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고 배워왔습니다.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저는 강희정 선생님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며,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그 분의 공적을 옹호하는 것뿐입니다. 선생님 저서가 강희정 선생님 저서의 논지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행된 것임을 선생님께서 여러 차례 거듭 주장하시니 그 점은 저도 인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에 대한 의심은 철저하게 지워버리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선생님도 밝히셨듯이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았기 때문에 제가 처음에 썼던 서평 중에 선생님께서 기존 연구 성과를 '은근히 감췄다'고 했던 문장은 삭제하겠습니다. 그것은 제 오해에서 비롯된 잘못된 판단이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연구가 서로 영향 관계 없이 별도로 진행되는 경우도 종종 있을 수 있습니다. 발표하고 났더니 같은 논지의 논문이 어디 다른 곳에서 거의 시차 없이 발표된 일도 있습니다. 아마도 선생님의 경우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선생님께선 저서 원고를 블로그 등에 미리 작성해 놓으셨다가 출판 시기를 미루셨다고 하셨으니 강희정 선생님의 책을 나중에 보셨더라도 기존 원고에 편입시켜 서술하기가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결론 부분에서나마 짦게 강 선생님 저서를 언급하셨던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제가 이해하기엔 그렇습니다.

다만 이제 와서야 겨우 알게된 이런 전후사정을 모르는 상태로, 더구나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두 분의 저서를 접한 저로서는 두 책의 비슷한 논지와 그 전후/영향 관계에 대해서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었다는 것만은 선생님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저는 선생님의 의견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좀더 확실한 근거를 달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근거는 자료만 나열한다고 성립하는 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적절히 배열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성립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석굴암 사진 전시회를 열 정도면 충분한 근거가 제시되었지 않느냐고 하셨지만(저는 전시회는 보지 못했고, 도록만 보았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선생님 저서가 사전은 아니지 않습니까? 자료의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의 '선택'과 '해석'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자료 해석에 큰 무리가 있다고 누차 주장했던 것이고, 개정판이 나올 경우 이를 더욱 완전한 논거로 보완하기를 바라며 좀 매몰차게 서평을 썼습니다. 혹시 선생님께서 제 알라딘 서재에 있는 과거 서평들을 훑어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전국역사교사모임이나 유명 소설가가 쓴 책에 대해 선생님 저서에 대해 쓴 것보다도 더 지독한 혹평을 쓴 적도 있습니다.

저는 절대 선생님만을 저격해서 '음해'를 할 이유와 명분이 없습니다. 선생님께 반대하는 모든 주장이 죄다 음모라고 생각지는 말아 주십시오. 저는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전문가들이 얼마나 어려운 자리에 있는 것인가를 이번에 선생님과 대화를 하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3.
제가 했던 비판들과 별개로 저는 선생님 저서의 주장, 특히 제1장에서 말씀하신 '햇살 신화'에 관한 논의는 충분히 경청할 만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햇살'에 너무 얽매이신 게 아닌가하는 지적(만병통치약 님 서평)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햇살 신화'가 있었다고 해석하신 것도 나름 존중해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부분에 관한 비판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강희정 선생님 주장과 다른 선생님만의 독창적인 논리라고 지난 글에서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크게 오해하고 계신 게 하나 있는데요, 제 첫 글을 다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선생님께서 강 선생님 저서를 '베껴쓰거나' '표절했다'고 말한 건 아닙니다. 다만 다른 학자들은 본문에서 그렇게도 몰아치듯 논박하시면서 강희정 선생의 업적은 왜 같은 비중으로 상세히 다루지 않으셨느냐고 불평을 한 겁니다. 그게 공정한 건 아니잖습니까. 선생님 논조에 따르면 미술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터무니없는 주장만 할 거라고 생각하니 관련 공부를 하는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왜 안 그러겠습니까? 앞으로 미술사, 그중에서도 석굴암에 대해 학계에 '누추한' 저서나 논문이라도 나오면 선생님 책에 나오는 날선 비판부터 떠올리면서 색안경을 쓰고 보게 될 텐데 말입니다.

 

돌이켜 보면 저도 선생님 저서의 장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도 없이 넘어가고, 단점에 대해서만 냉혹하게 비판을 했습니다. 그런 주제에 선생님한테는 기존 학계의 공과 중에서 왜 과만 드러내느냐고 항의할 자격은 없습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생각해 주실 수는 있지 않겠습니까. 힘들게 공부하는 전공자들의 입장 같은 거 말입니다.

제가 선생님 책에 대해 좋지 못한 평가를 내려서 언짢게 해드린 것은 거듭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선생님도 제가 제기했던 문제들을 모두 '악의적인 모략'과 '저열한 비방' '음해성 독백' 등으로 규정하셨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이러한 판단과 표현들이 매우 부당하다고 여기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따로 반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다 제가 함부로 글을 싸지른 업보라고 생각하고 감내하겠습니다.

 

다만 이 말씀만은 드리고 싶습니다. 제 글들을 편견 없이 읽어주십시오.

이 글을 쓰면서 도대체 선생님 입장은 어떠셨을 것인가 조금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선생님도 조금만 제 입장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동의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어떻든 저는 선생님 저서에 대해 <일체의 선의 없이 완벽한 악의만을 가지고> 비판한 것은 아닙니다. 정말 그렇다면 오늘 이렇게 다시는 언급하지 않겠다던 선생님 저서에 대해 또 다시 번거로운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바쁜 시간 내셔서 글들을 적어주셨는데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라 생각해서 몇 자 적었습니다.
텍스트 사이의 유사성 외에 각각의 차이점이나 독창성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정당하게 평가하라는 말씀은 잘 새겨듣겠습니다.

 

2015. 2. 24.

돌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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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5-02-24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짧은 느낌 : 어쩌다 알라딘 서재 <화제의 서재글> 코너 맨 상단에 떠오른 석굴암 논쟁(?)을 읽다가 관음증 비슷하게 호기심이 계속 일더라. 사학과는 전혀 관계없는 독자에 불과하지만 석굴암이 예사 보물이 아니다 보니...
읽다보니 돌궐님이나 저자의 입장을 충분히 알겠더라. 저자의 입장에서는 책의 장점보다 용납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더 지적하니 오랜 연구자로서 진실을 위해 가만있지 못했을거라 생각한다. 돌궐님도 일개 리뷰에 비분하는 저자의 당찬 반박에 살짝 당황한 듯도 하다.`업`을 이야기 했을때 그걸 느꼈고, 그리고 충분히 예의를 갖춰 멈추기를 바란 듯하다... 관전자(?)로서 <반박 3>즈음에서 저자께서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사안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돌궐님이 반박4에 즈음한 글을 올렸는데, 역시 이제 저자가 잘 마무리하고 멈춰야 할 시점이라 느낀다. 돌궐님의 견지도 충분히 이해될만한 수준이고, 학계에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도 아니고... 같은 리뷰어로서 저자의 강공이 이제 부담스러워진다. 이 정도면 저자의 의견과 반박도 충분해 보이는데 다른 분은 어떻게 생각할 지 잘 모르겠다. 남의 다툼에 내가 오버한 걸까? 저자께서는 어떻게 생각할 지 조금 걱정이 된다. 이는 저자의 확전(?)이 읽는 사람에게도 부담이 된다. 더 전문적인 것은 좀 더 공식화된 자리에서 했으면 하는 바램이 살짝 들기에 한 필 하고 만다... 이쯤에서 발전적으로 마무리 되었으면~ 한다. 역시 주제넘는 생각인가...음...

만병통치약 2015-02-24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표맥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즐거워야 할 논쟁이 어디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엇나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끼어들 주제도 아니고 말릴 처지도 아니어서 쭈뼜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석굴암논쟁이 이상한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두 분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상황까지 온 것 같습니다. 잠시 생각을 멀리하시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힐 시간도 필요해 보입니다.

yamoo 2015-02-2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 글을 꼼꼼히 읽어 봤습니다. 돌궐님의 문제제기는 하등의 문제될 꺼리가 거의 없다고 사료됩니다. 문제 제기하신 부분들도 지극히 정당하였다고 봅니다~

이기만 2021-05-21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후 사정도 모르고 함부로 말을 하는건 좀 아니지 않을까요. 특히 서평을 쓸 때는 스스로에게 엄격해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