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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의 날개 29
히나타 타케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농구 만화의 정점은 여전히 '슬램 덩크'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NBA 선수들을 모델링한 개성넘치는 캐릭터들, 사실적인 묘사와 디테일은 그 이전의 만화들에 볼 수 없었던 것이었고, 지금도 그것을 뛰어넘는 작품들이 없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SD스타일의 유머도 당시엔 신선했다. (*SD 슈퍼 데포르망, 일본식 조어로 인물 등을 2~3등신으로 만들어 귀엽게 묘사하는 기법, SD건담을 생각하면 된다)
마치 '슬램 덩크'가 마이크 조던이라면, '소라의 날개'는 스코트 피펜 같다고 할까? 마이클 조던에 가리우긴 했지만 그 역시 최고의 선수였던 것처럼 '소라의 날개' 역시 '슬램 덩크'에 못지 않은 농구만화라고 생각한다.
'슬램 덩크'는 농구의 천재적인 소질을 가진 캐릭터들이 엄청난 노력과 시합이라는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 마디로 승부를 통한 농구의 화려함을 뜨겁게 보여주며, 성공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소라의 날개'도 그러한 이야기를 이어받고 있지만, 주전이 아닌 식스맨이나 벤치의 이야기, 성공과 더불어 실패와 좌절에 깊은 눈길을 주는 것이 다르다. 즉 아무리 노력해도 재능이라는 한계을 넘지 못하고, 현실의 벽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청춘. 경쟁에서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
그러한 좌절을 실패라고 말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성장해 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이유가 그럴듯한 변명일 수 있지만 모두들 그렇게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다시 노력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서로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우정은 어떤 방식으로 지속될 수 있을까?
이 만화 역시 '슬램 덩크' 처럼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이지만, 현실이 그저 장미빛만은 아니라는 그 감각을 일깨우고 싶어하는 작가의 감수성이 구비구비 묻어나는 작품이다. 성장은 성공과 좌절의 두 축으로 이루어지는 것임을 말하고 싶은 듯.
'슬램 덩크' 이후로 무언가 아쉬웠던 이들에게 괜찮은 농구 만화 '소라의 날개'를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