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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강아지를 위한 증상별 요리책 - 피부염, 장염, 외이염, 구내염, 비만을 고치는 애견 치료식 ㅣ Pet's Better Life 시리즈
스사키 야스히코 지음, 박재영 옮김 / 보누스 / 2018년 6월
평점 :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는 강아지는 동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강아지를 가족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유난스럽다는 생각과 정을 둘 곳이 없어 가족이라고 하는 건 아닌가 했는데, 동생이 결혼하고 강아지를 키워서 자연스럽게 강아지를 만나다보니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서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 동안 내가 한 생각들이 편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자고, 여행하고, 교감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강아지는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강아지를 통해 받는 위로가 있어서 나에게 중요한 존재라서 가족과 다름없는 생각이 들었다.
늘 강아지를 가족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맛있는 것을 먹으면 우리집 강아지인 피케랑 슈가도 먹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강아지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난다, 사료만 먹어야 영양소를 흡수해서 건강하게 자란다, 사람 몸에 좋은 것이 강아지한테는 독이 될 수 있다 등의 말을 지인이나, 인터넷을 통해 강아지 정보를 주고 받는 카페 등에서 많이 듣고 접하다보니 사료가 제일 좋다는 생각을 하고 사료위주로 먹이고, 가끔식 야채를 데쳐서 주거나, 닭가슴살 건조해서 먹였다.
그러나, 『아픈 강아지를 위한 증상별 요리책』을 읽고 오해한 부분과 잘못된 정보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인 스사키 야스히코는 수의학박사이고 동물병원 원장이라서 제공하는 정보에 믿음이 많이 갔다. 이 책에는 강아지에게 필요한 영양소 정보와 건강을 유지하거나, 병을 치료 또는 예방하는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강아지도 강아지마다 체질이 다른 것 같다. 똑같은 것을 먹이고, 이도 닦는데도 피케는 입냄새가 없는데, 슈가는 유독 입냄새가 심하다. 또 같은 것을 먹고도 한 마리는 소화가 안되는지 토하는데 다른 강아지는 잘 먹는다. 그래서 강아지마다 다르게 음식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암, 장염, 심장병, 신장병 등 큰 병도 다루지만 구내염, 피부질환을 위한 요리, 디톡스 요리, 노견이나 운동량이 많은 강아지를 위한 요리등 다양한 강아지의 상태에 따라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소개하고 있어서 강아지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요리를 해줄 수 있다.
레시피가 다양해서 좋았다. 강아지도 우동과 모밀, 파스타 등 여러가지를 맛있으면서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먹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저자가 교사라서인지 정보 제공하는 측면만 강조되서 요리법이 글로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요리 과정이 사진이랑 같이 나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서 좋았다.
우리집 강아지들은 아직 어려서 크게 아픈데는 없는데, 구내염이 심한 슈가를 위해 '낫토를 얹은 돼지고기 채소죽'을 만들었다. 돼지고기, 쌀밥, 낫토, 당근, 우엉, 양배추, 소송채 등을 넣고 만드는 요리다. 레시피에는 당근과 우엉, 소송채를 넣었는데, 없는 재료는 빼고 요리했다. 조리 포인트에도 녹황색 채소는 호바, 청경채, 브로콜리, 완두콩 등 다른 것으로 제철 야채로 바꿔도 된다고 해서 당근 대신 호박과 브로콜리를 같이 넣고 만들었다.
강아지들이 맛이 좋은지 그릇에 코를 박고 먹고^^ 한 그릇을 다 비우니 덩달아 내가 기분이 좋아졌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매일 해주고 싶다'였는데, 주중에는 바뻐서 매번 끓여주기 힘들들 것 같아서 많이 만들어서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가끔씩 꺼내서 주면 좋을 것 같다.
길어봤자 20년밖에 못 사는 강아지라서 적어도 사는 동안은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갖고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우리는 맛있는 것을 먹는게 사는 것의 즐거움 하나인데, 짧은 삶에 인스턴트 같은 건식 사료만 먹기에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건강한 수제 음식을 만들어 줘서 맛있는 것을 먹는 즐거움도 느끼게 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면 강아지랑 사람 모두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픈 강아지 뿐만 아니라 강아지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