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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평점 :
『인생우화』 이야기
『인생우화』는 스스로 세상에서 지혜롭다고 믿는 바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풍자가 재미있기도 하고, 어리숙한 모습과 어리바리한 말과 행동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유쾌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어쩌면 '헤움'이라는 바보 마을에 사는 이들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류시화가 폴란드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전해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편집하거나, 아이디어만 가지고 와서 새롭고 창작해서 만든 우화를 담았다. 우연하게 접한 폴란드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의 매력에 매료 되서 많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것들이 자양분이 되서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류시화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고, 짧은 이야기를 통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의 모습,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 보는 계기가 된 책이다.
현실이 우화인가? 우화가 현실인가?
세상을 살다보면 이해가 안되는 일이 많다. 의회에서는 의견이나 정책을 낼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답이 없는 문제로 계속 논쟁하기도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하는 일이 또 다른 문제를 낳는 경우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있는데, 류시화의 신작인『인생우화』는 이런 우리의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바보마을의 이야기가 스스로 바보인 것을 모르는 우리의 이야기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상 깊은 우화
사실 40개가 넘는 우화를 담고 있고, 그 중에서 가슴에 와 닿고, 머리를 맴도는 우화를 추려서 뽑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다 정곡을 찌르기도 하고 풍자로 웃음을 주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몇가지만 소개하면, <세상의 참견쟁이들>,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 <해시계를 해에게 보여 주지 않는 이유> 이 세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다.
그 중에서 <세상의 참견쟁이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나이를 먹다보면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는 핑계로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자기 합리화라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오늘도 내가 한 사람을 살렸구나'라면서 자기 만족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내 말로 인해 상대방은 불편할 수도 있고, 잘못된 길로 안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뒤돌아 보면...
때로는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우회해서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있다.『인생우화』는 풍자와 세상을 뒤집어서 보는 것을 통해 더 날카롭게 말하고, 더 현실적으로 민낯을 보게한다. 많은 깨달음을 얻고, 생각도 하는 시간이 된 책이라 주변에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