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학폭교사 위광조
꿈몽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표지의 강렬한 제목, 강렬한 폰트가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책장을 넘기면서 강렬한 내용에 내 마음이 무너졌다. 글이 술술 읽히는데도 책장을 쉬이 넘길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이 책의 내용은 나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은, 특히 초등학교 현장은 밖에서 보는 것과 많이 다르다. 기성세대가 다니던 학교와는 전혀 다른 공간이 되었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 기성세대는 자신이 알고 있는 학교의 모습 그대로를 상상하며 학교를 비판한다. 조금이나마 현재의 학교 상황과 학생들의 모습을 아는 사람들조차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이야기하면 놀란 눈을 한다.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다. 언론에서 다루어지는 심각한 학교 폭력의 과정과 결과들을 보며 판단하고 말을 옮긴다. 거기에 자신의 과거 경험들을 얹어 살을 보탠다. 하지만 초등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교 폭력과 그에대한 신고는 이걸로 신고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의 가벼운 일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가벼운 일로 인해 학부모간의 싸움과 소송, 때론 교사에 대한 소송과 신고까지 이어지곤 한다. 오히려 심각한 학교 폭력 사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릴 수 없다.
이러한 학교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제목이 학폭담당교사가 아닌 학폭교사인 이유가 책의 마지막 즈음에 드러나는데, 책을 덮으면서도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2023년, 그토록 뜨거운 여름을 보냈음에도 달라진 게 없는 학교의 현실이 떠오르면서 현실에서는 이 이야기가 웃으며 마무리되어질 수 있길 바랄 뿐이다.
현실에 위광조 선생님이 내 곁에 있다면 참 든든할 것 같다. 내가 이런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단단해지는 훈련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