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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 인생도처유상수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1년 5월
평점 :
월급이라는 것을 받게 되면서도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은 못했었다.
차를 구입한 후에도 유적들을 보러 다녀야겠다는 마음은 못 먹었었다.
그런데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면서 이곳저곳을 다니게 되었다.
경남 경북의 어지간한 유명한 큰 사찰은 다 다녀보았다.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 송광사, 불국사, 표충사, 석남사, 부석사, 봉정사, 화엄사, 쌍계사, 운문사 등등....
유교수의 말마따나 문화유산이 박물관과 건축물 두군데로 나뉘어 있는데
대부분의 건축물이 사찰에 많이 존재하다보니 절을 중심으로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그냥 우와 우와 하다가 돌아오고는 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마음이 끌리는 곳과 마음이 불편한 곳을 구분하게 되었다.
병산서원과 전주향교를 보면서 비교를 하게 되었고
경주향교와는 또 어떻게 다른지를 궁금해하게 되었다.
옛것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곳은 참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곳이었고
돈을 쳐발라놓은 곳은 쉬 실망하고 빨리 떠나고 싶었던 곳이었다.
대표적인 곳이 하회마을과 양동마을이었다.
두 마을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으로 아는데 지정되기 몇달전에 두곳을 다녀왔다.
느낌은 천차만별이었다.
하회에서 가장 실망했던 것은 입구에 있던 번쩍번쩍거리는 건물과 아스팔트로 발라놓은 골목길이었다.
그에 반해 양동마을은 집과 집 사이의 뒷담과 사잇길까지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다.
다니면서 구경하기에는 하회가 편하고 양동이 불편하지만 약간의 불편이 더 중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조금씩 눈을 뜨고보니 한번 가봤던 곳을 또 가보고 싶었고 다시 가게 되었을 때는 좀더 많은 것을 보고 싶었다.
관광안내서와 홈페이지를 통해서 미리 공부를 하고 가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어떨때는 문화해설사의 해설이 내가 알고 있는 지식보다 부족할 때도 있어 안타까울때도 있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참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처음 1권이 나왔을 때의 열광이 다시 재현되는 느낌이다.
얼마전 경주를 다시 여행하게 되었을 때 답사기 1,3권을 다시 읽어보면서
그동안 놓치고 지나갔던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유심히 보게 되었다.
올봄에 송광사를 다녀오면서 선암사를 꼭 구경가고 싶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선암사는 내년봄에 다녀오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특히 좋은 부분은 경복궁에 관한 내용과 충청도 부여편이었다.
언젠가 나라의 유명한 대목장을 소개하는 다큐를 본적있는데 그분께서 백제의 모 유명한 건축물을
복원하셨다는 내용을 보면서 그래!! 백제유물을 보러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좀 멀기는 하지만 일찍 서두르면 충청도지방까지의 여행은 하루만에도 가능하니 꼭 가볼테다.
언젠가는 서울로 가서 경복궁을 위시한 여러 궁들을 돌아보려고 한다.
조선은 기록의 시대라고 할만큼 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통하여 국가의 모든일을 문서로 기록해놓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 경복궁이 있다고 생각하니 꼭 한번은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무한도전에서 궁특집을 할 때 궁을 잘 소개해줘서 참 궁금했는데 이 책을 통하여 궁금증이 배가 되어버렸다.
마음에 드는 책 구절을 발견했다. 내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주는 글이었다.
[배를 건조하고 싶으면 사람들에게 나무롤 모아오고 연장을 준비하라고 하는 대신
그들에게 끝없는 바다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 일으켜라]
내 마음이 그렇다. 나는 지금 끝없는 그리움에 불타고 있다.
문화유산답사기를 읽다가 인생도처유상수의 有자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나왔길래 좀 찾아보았다.
나름 한자 2급 급수증도 갖고 있기에 ㅋㅋㅋㅋ
在와 有는 비슷한 말 같지만 풀이가 서로 다르고, 장소에 해당하는 말이 오는 위치도
다르므로 잘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在는 '~이(가) ~에 있다'로 풀이되어 장소에 해당하는 말이 在 뒤에 와야되고
有는 '~에 ~이(가) 있다'로 풀이되어 장소에 해당하는 말이 有앞에 옵니다.
예를 들면
白頭山在女眞朝鮮之界 : 백두산은 여진과 조선의 경계에 있다
장소
上有大澤 : 위에 큰 못이 있다.
장소
즉 人生到處有上手 : 인생도처에 상수가 있다.
장소
이므로 在가 아닌 有가 바르게 쓰인 용법이라는 것이다.
BE동사니 HAVE동사니 하는 것보다 이렇게 예문을 들어 설명해주면 훨씬 쉬웠을 것을...
하긴 이 책이 한문참고서는 아니니 뭐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