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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챌린지 ㅣ 소원어린이책 27
박상기 지음, 불곰 그림 / 소원나무 / 2025년 5월
평점 :
올해 교육과정 설명회에서 이 말을 매듭말로 사용했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사주셨죠? 사주셨으면 책임도 지셔야 하는 겁니다. 특히 아이폰이면 더욱 더요."
많은 아이와 어른이 도파민에 중독되어 산다. 더 자극적인 것, 더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유투버뿐만 아니라 신문 기사의 제목도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의 수위를 계속해서 올리고, 일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하는 줄타기를 넘어 온갖 폭력적인 영상과 가짜뉴스에 노출된 세상이 되어 버렸다.
작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정말 많이 불편했다. 부모가 제 역할을 못하고, 가정에서 온기를 느끼지 못해 오로지 학교 친구의 존재에 기대 살아내는 채연이가 불편했다. 소중한 베프의 마음을 묻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밀어붙이는 도영이가 불편했다. 인플루언서의 말을 필터링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게 불편했다. 그리고... 이게 그저 소설이 아닌 진짜 현실이라 씁쓸하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디폴트값이 되어버렸다. '내가 흘린 게 아닌데 왜 그걸 내가 치워요?' 같은 개인주의부터 '나만 좋으면 됐지 다른 사람이 무슨 상관이냐'는 이기심을 가진 아이 찾기는 너무나 쉽다. 정말 어이없는 일로 너무나 쉽게 '절교'를 꺼내 드는 아이들의 심리에 휘청이고, 경계를 너무 쉽게 무너뜨리며 훅 들어가면서도 사과는 죽어도 하지 못하겠다고 우는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스스로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요원한 일이다. 회개(?)와 굳은 다짐의 계기가 친구가 됐든, 교육이 됐든, 부모의 개입이 되었든 일어설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이 일찍이라면 더 좋은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