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다 바람그림책 165
윤여림 지음, 김고은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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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눈길을 확 끈다. 빨간색 바지를 입은 여자 아이가 신발끈을 묶나 싶은데, 가만보니 주먹을 꽉 쥐고, 도마뱀처럼 사방을 살피는 눈동자를 보니 이 아이의 손 안에는 틀림없이 무언가가 있는 게 틀림없다. ! 반지! 반지다! 제목에 걸친 파란색 반지이리라. 무슨 사연이 있을지 궁금증이 확 증폭된다.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욕망하는 어린이의 마음이 점점 크게 다가온다. 갖고 싶은 욕구는 바닥에 떨어진 반지를 주머니에 넣으며 이뤄지나 싶었지만, 다행히 우리의 빨강 바지는 한없이 가벼운 반지로부터 한없이 무거운 죄책감을 느낀다. 죄책감은 악몽을 꾸게 하고, 이내 돌려주기로 마음 먹게 한다. (말로는 묘사할 수 없는 게 그림책이라는 것을 알테니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윤여림의 글과 김고은의 그림이 만나 마음을 훔치는 매력적인 책으로 태어났다. 아이다운 마음을 짧은 글 속에 잘 담아냈고, 그림책이란 특징을 잘 살려 이야기를 더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한 장 한 장 푹 빠져 어린이의 세상에서 함께 조마조마하고, 토닥이고,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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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상 교사만 아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 1등급의 비밀 - 전국대회 1등급 우수 입상자 7인이 알려주는 보고서 작성의 A to Z
임은빈 외 지음 / 앤써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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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대회에 관심이 생겼다. 몇 년 뒤 전보 가산점이 필요한 시기가 온다. 그래서 수년 내에 연구대회에 참가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책은 막연히 여러 연구 대회가 있다는 것만 알고 있지 구체적으로 준비, 실행, 정리, 발표 등의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혀 모르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단비와 같다.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책이 더 가볍고 쉽게 읽힌다. 연구대회라는 어렵고 딱딱할 수 있는 주제인데 경험을 통해 동기와 어려움, 해결 방법 등을 이해할 수 있어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연구대회별로 비교하는 자료가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연구대회에 관심이 없어 어떤 대회가 있는지, 장단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생초보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문턱을 확 낮춰주었다. 일정 안내, 등급 분포, 수년 간의 경향도, 연구 주제 선정과 킥, 보고서 작성 등 연구대회의 과정과 절차를 총망라하여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무엇보다 보고서의 작성법을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분량 분배, 디자인, 팁까지 가히 참고서로 삼아도 될 정도다. 


풀컬러 인쇄로 가격이 살짝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막상 내용을 읽어보니 연구대회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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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챌린지 소원어린이책 27
박상기 지음, 불곰 그림 / 소원나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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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교육과정 설명회에서 이 말을 매듭말로 사용했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 사주셨죠? 사주셨으면 책임도 지셔야 하는 겁니다. 특히 아이폰이면 더욱 더요."

많은 아이와 어른이 도파민에 중독되어 산다. 더 자극적인 것, 더더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유투버뿐만 아니라 신문 기사의 제목도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의 수위를 계속해서 올리고, 일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하는 줄타기를 넘어 온갖 폭력적인 영상과 가짜뉴스에 노출된 세상이 되어 버렸다.


작가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정말 많이 불편했다. 부모가 제 역할을 못하고, 가정에서 온기를 느끼지 못해 오로지 학교 친구의 존재에 기대 살아내는 채연이가 불편했다. 소중한 베프의 마음을 묻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밀어붙이는 도영이가 불편했다. 인플루언서의 말을 필터링하지 못하고 휘둘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게 불편했다. 그리고... 이게 그저 소설이 아닌 진짜 현실이라 씁쓸하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디폴트값이 되어버렸다. '내가 흘린 게 아닌데 왜 그걸 내가 치워요?' 같은 개인주의부터 '나만 좋으면 됐지 다른 사람이 무슨 상관이냐'는 이기심을 가진 아이 찾기는 너무나 쉽다. 정말 어이없는 일로 너무나 쉽게 '절교'를 꺼내 드는 아이들의 심리에 휘청이고, 경계를 너무 쉽게 무너뜨리며 훅 들어가면서도 사과는 죽어도 하지 못하겠다고 우는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스스로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요원한 일이다. 회개(?)와 굳은 다짐의 계기가 친구가 됐든, 교육이 됐든, 부모의 개입이 되었든 일어설 수 있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이 일찍이라면 더 좋은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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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바로 써먹는 보드게임 A-Z -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만든, 개정판
홍미영 외 지음 / 박영스토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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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은 놀이로 할 때 제일 재미있다. 희한하게 교육 목적을 갖고 투입하면 기대했던 것보다 재미나 반응이 덜하다. 아이들도 아는 거다. 이게 놀이가 아니라 공부라는 것을. 더구나 가르치는데 시간이 걸린다. 한 시간 동안 수업하랴 설명하랴 게임하랴 바쁜데 교육 목표까지 달성하기는 솔직히 어렵다. 그래서 동아리나 창체 시간에 보드게임을 가르치고, 경험하게 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보드게임을 수업에 적용할 수 있다. 그게 어려우면 게임을 아주 단순하게 바꿔 핵심 요소만 가져와 사용하기도 한다. 이 책엔 어떤 보드게임을 어떤 교과에 어떻게 적용했을까 궁금했다.


목차를 보니 모두 46종의 보드게임을 담았는데, 이중 21종을 해봤다. 룰을 읽지 않고도 바로 수업 적용 부분으로 갈 수 있는 것이 50% 정도 되기에 문턱은 낮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게임을 모르는 입장에선 세세하게 읽어야 응용에 해당하는 '수업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 '교육적 효과' 등이 이해가 될 것 같다. 설명을 빼면 이해가 어렵고, 설명을 글로 써 놓으니 영상 보다 효과가 낮아 편집팀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수업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정말 도움이 된다. 수업에 변형한 사례도 도움이 된다. 적용 학년과 단원을 표기해 해당 단원을 가르친다면 '한 번 해볼까?' 생각도 할 것 같다. 


아쉬운 점은 수업 사례를 담았으니 실제 수업에서 사용한 이미지가 있고, 슬라이드가 있을 텐데 그런 자료의 제공이 없다는 것이다. 활동지나 공양식 파일도 쓸모 있지만, 관련 슬라이드가 있다면 일일이 다시 만드는 수고를 덜고 수업 계획 시간을 단축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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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해, 어떡해, 학교는 처음인데 큰곰자리 저학년 2
호소카와 텐텐 지음, 고향옥 옮김 / 책읽는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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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또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새학기 첫 날 자기 소개 시간. 코코는 자기 소개를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나 커튼 뒤로 숨었다. 부끄러움을 많이 타 숨었을 뿐인데, 아이들은 새로운 놀이로 여겨 어느 새 코코의 긴장도 풀렸다.

어느새 비교를 하기 시작한 코코. 친구들 도시락을 보기 전까진 자기 도시락에 만족했으나 비교를 하면서 부끄럽게 여기기 시작한다. 역시 이 문제도 친구들로 인해 해결된다.


학교는 작은 사회이며, 세상으로 나가기 전 준비하는 곳이다. 많이 실패해도 안전하고, 이게 아닌 것 같으면 다른 것을 할 수 있게 기다려준다. 틀려도 괜찮다고 응원을 받는 곳. 그런 학교인데 처음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어떡해, 어떡해"를 달고 살기도 한다. 급식도 처음. 용변 처리도 처음. 날 주목하는 40개의 눈동자도 처음. 시간을 딱딱 맞춰서 생활하는 것도 처음. 이 모든 것이 낯설어 "어떡해 어떡해"할 수 밖에 없다. 아침에 교문 앞에서 엄마를 붙들고 엉엉 울면서 안 들어가려고 하는 아이. 자꾸 보건실을 들락거리는 아이. 입 가까이에 귀를 대도 소리가 들리지 않는 아이에게 "괜찮다, 괜찮다" 말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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