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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 - 제3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텍스트T 16
유진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평점 :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무리짓기는 가슴이 시릴정도로 냉혹하다. 소속감을 느껴야만 살아갈 수 있는데, 그 누구도 손 내밀지 않는 찐따로 찍히면 이번 생은 틀려버린 게 되고 만다. 그래서 찾게 된 꿈의 세계. 내가 주인공이고, 뭐든 해낼 수 있는 그런 삶을 꿈꾸게 된다. 잠시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고, 따뜻해지는 그런 세상. 그래서 현실 도피로 선택하게 되는 마약, 일탈, 사이버 세상. 뭐 하나 좋은 게 없는데도 이것을 선택하게 만드는 것은 그때만큼은 순간의 쾌락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주는 학기초부터 찐따로 찍히고, 온갖 시선에 온몸이 묶여 뭐 하나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아이다. 심지어 가슴 아픈 가정환경으로 부모의 관심 밖에 있다. 어느 날 우연히 알약 트윈을 먹고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꿈의 세상과 현실 세계를 넘나들게 된다. 약을 먹지 않고선 더 이상 살아갈 수 없게 되었으면서도 섬뜩한 비밀을 마주하곤 내일에 희망을 걸고 극복하게 된다.
이토록 참담하면서도 인간의 자유의지를 믿고 응원하게 되는 글은 오랜만이다. 입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한민국의 청소년, 그 길을 따라가야 하는 어린이, 입시의 문턱을 넘었으나 또 다른 세상의 잣대와 기대에 짓눌려 살아가는 청년. 이 사회 구조가 문제라며 바꿔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내 아이가 정해진 길을 벗어나는 것엔 두려움을 느끼는 부모. 그 누구 하나 자유롭지 못한 현시대에 던지는 작가의 메시지. ‘나를 살게 하는 것은 내일이야.’ 나의 내일과 우리의 내일, 그들의 내일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