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19 - 격동하는 천하
전동조 지음 / 명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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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결국 이 책도 동네서점을 헤매다 구입하여 밤새 다 읽어 내려갔다. 지난 17편부터 묵향의 재미가 고조되어 가고 이번 19편도 그런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19편에서는 묵향은 금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여러 작전을 펼치면서 테무진과 협상을 진행하는 등 중국의 역사와 조금씩 연계시키려는 노력이 있다.

하지만 묵향을 이런 역사소설로 읽어내서는 절대로 안된다. 저자는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가공도 하고 엮어내기도 하는 바 그저 상황설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19편에서는 묵향의 성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괴팍스러우면서 유머러스하고 정감이 있는 마도의 황제라는 자리를 지키는 묵향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재미가 있다.

그러다보니 19편에서는 묵향이라는 주인공에게서 느끼는 재미가 솔솔한 반면, 전체적인 스토리라인 구성은 약해 보인다. 하지만 재미있는 소설이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사실 묵향의 소설이 재미있는 것은 스토리라인이 명쾌함이 아니라 바로 주인공의 이야기이니, 다른 것이 무슨 소용인가? 부족한 스토리라인은 아마 묵향의 여러 편을 한꺼번에 읽어 나간다면 문제제기가 되지 않겠으나 한 권씩 낱권으로 읽어 나가는 독자라면 갈증을 느낄 것이다. 이 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묵향의 다음편이 빨리 출간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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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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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출간된 지 이제 막 1년이 되었다. 2003년 12월에 출간되었고 지금이 2004년 12월이니 딱 한 해가 되었지만 이 책은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노출되어 있다. 년말 분위기를 톡톡히 타고 있는 셈이다. 연말이 되고 새해가 되면 잘 팔리는 책의 특성을 이 도서는 담고 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기본 마음가짐을 짧은 우화를 통해서 느끼고자 하는 욕심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게 위해 작은 메모장을 펼쳐드니 몇 줄 적을 것이 없다. 1) 현재 속에서 살기, 2) 과거에서 배우기, 3) 미래를 계획하기라는 내용이 이 책의 핵심이자 전부이다. 책을 폄하해서 평한다면 너무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의 후속탄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라고 봐도 좋으며 다른 한 편으로는 인생을 압축해서 짧은 우화로 보여주고 있는 너무나 중요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다.

실제 이 책을 읽게 되면 이러한 두 가지 관점이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지배한다. 책을 집어들고 읽어 나가는 처음에는 이번에도 너무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불쾌함이 서서히 만연하게 되지만 조금씩 조금씩 마음을 비우고 읽어 나가면 이 뻔한 이야기가 결국은 성공하는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조건이 아닌가라는 생각과 내 삶을 좀 더 자세하게 조명하게 만드는 진리가 담겨있다.

이 책이 전달하는 소중한 선물은 결국 작은 것이 아름다우며, 이 작은 것이 인생의 핵심이자 이 책의 핵심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이 도서를 저줄한 저자와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저자는 이 짧은 책을 쓰기위해서 수 년을 보냈다라는 코멘트를 보았다. 최소한 저자는 [치즈 이야기]의 힛트작을 잇기 위한 가볍고 성의없는 글을 작성하고 [치즈 이야기]의 후속탄으로서의 재미를 노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왜 저자는 이처럼 뻔한 이야기를 짧은 글 속에 담아내었을까?라는 생각에 접어들면 그제서야 이 책의 진가와 진리가 가슴에 와 닿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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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쌍다반사 일쌍다반사
강도영 글 그림 / 문학세계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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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버끌, 얼토당토, 왁자지껄 등 여러 세부 주제로 구별이 되어 있어서 엽기를 느끼다 감동을 느끼다 다시 괴기스러움을 느끼게 되는 재미가 있다. 이 책은 일단 만화책이지만, 소장할 만한 재미가 있는 고급스러운 만화이다.  엄청난 감동과 교훈을 주는 그런 만화가 아니라 책 제목에서 엿보이듯 일상다반사가 아닌 [일쌍다반사]로 약간의 상스러움과 번잡함과 지저분함이 여과없이 아니 많이 강조되어 표출되어 있다.  대부분의 줄거리는 저자의 경험과 주변 지인의 경험담을 기초로 만들어진 한 소재 당 2페이씩 배열된 인터넷 만화의 초 강력 추천저자이다.
 
만화를 좋아하는 나도 왠만해서는 소리내서 웃는 경우가 이제는 많지 않으나 이 책을 보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폭소와 데굴데굴,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이 거 읽어봐.. 이 두 페이지만 읽어봐.. 를 강요하게 만드는 그러한 재미가 있다.
 
단행본으로 구성되어 있고 고급스럽게 디자인된 표지 등은 아무리 봐도 만화책으로 보이지는 않을 정도로 깔끔하여 화장실 옆에 비치해 주고 아무 페이지나 열어 낄낄거리는 재미를 맛 볼 그런 책으로 그만이다.
 
평소 과묵하고 정중하고 예의바른 독자들이여! 한 번쯤은 이 책을 옆에 두고 똥이야기, 오바이트 이야기, 군대시절 이야기, 학창시절 이야기 등 게걸스러움을 맘껏 느껴보시라.  이 책은 눌려있던 본능과 자연을 되새겨주는 그런 참 맛이 있는 최고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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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의 규칙 1
이안 콜드웰.더스틴 토머슨 지음, 정영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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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빈치 코드]와 같은 역사추리소석이 인기를 끌면서 내 시선을 잡아 끈 책이다.  이름을 외우기도 힘든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라는 중세의 도서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해독하는 작업이 이 책의 주요한 줄거리이지만, [다빈치 코드]와는 다른 재미가 있다.  이 소설의 저자인 두 대학생의 생활처럼 미국 대학생의 우정과 사랑과 현실이 적절하게 섞여있다.  대장금에서 대장금과 함께 어우러진 사랑이야기 정도가 녹아 있다라고 이해하면 비슷할 지 모르겠다.  역사추리와 가벼운 하이틴소설의 짬봉이 이 책의 재미이다.
 
[다빈치 코드]에서는 명쾌한 해석과 술술 풀려나가는 암호가 주요한 재미라면 [4의 규칙]에서는 조금은 난해하다.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은 복잡하나 답을 풀어내는 과정은 반면 너무 단순한 감이 있다.  답을 풀어내는 해독은 너무 단순한 반면 그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복잡한 것이 이 책의 재미인 동시에 이 책의 지루함 역시 여기에 기인한다.
 
지적, 교양적, 인문학적인 재미로만 따진다면 [다빈치 코드]보다 한 수 위라고 할 만하고 배운 바도 많지만 [다빈치 코드]처럼 좁은 범위과 넒은 해석과는 반대로 [4의 규칙]은 넓은 범위와 좁은 해석으로 해독의 맛은 한 참 떨어진다.
 
재미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군데군데 지루함이 섞여 있어 역사추리소설의 참 맛을 느끼기는 힘들다고 생각하며, 반면에 잔잔하게 읽어 내는 독자라면 하이틴 소설과 역사소설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다빈치 코드]보다 압승, 다른 한편에서는 [다빈치 코드]에 참패라고 요약하는 것이 이 책의 감상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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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소설 무 14 - 이어도
문성실 지음 / 별과우주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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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부터 1권에서 시작한 신비소설 무는 이제 14권이 출간되었다. 약 1년만에 14권이 출간되었으니 작가가 박사논문 준비에 바빠서 절필하였구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기다림이었다. 완결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14권은 최종편이 아니라 완결을 향하고 있는 완결편의 1권에 해당한다. 스토리가 조금씩 정리단계로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든다.

[퇴마록]이라는 소설을 읽어보지 않은 독자라면 [신비소설 무]가 아무런 감명을 주지 못할 듯 싶다. [신비소설 무]의 출간시 퇴마록과 신비소설 무의 비교가 장황하게 진행되었었고 심지어 모 국문학 교수의 두 작품을 비교한 비교문학(?)에 대한 글마저 실렸을 정도이면 퇴마록의 인기와 이후에 진행된 또 다른 작가로부터 출발한 [신비소설 무]의 재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 한다.

[신비소설 무]는 [퇴마록]이 종결편을 향하여 줄달음칠 때쯤 출간되었다. 자연스럽게 두 소설의 비교가 입방아에 올랐지만 이어 [퇴마록]이 종결되고 두 작품을 동시에 읽던 나로서는 [신비소설 무]가 유일한 대안으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신비소설 무]는 철저하게 한국적 무속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있다. 작가가 무녀와의 만남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인연때문인지 한국 무녀에 집중되고 있어 나름대로의 재미가 더하다. 14권에서는 책의 중반 무렵에 시작되는 이어도라는 단편은 14권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소설을 읽지 않는 안사람에게 책의 이어도편을 펼쳐주며 "재미있으니 읽어보라"고 전할 만큼 14권의 이어도편은 이 책의 백미이다. 이어도편의 마지막 페이지경에 다시 등장하는 주인공으로 이 책이 단편소설이 아니라 현재 14권이 연재되고 있는 장편소설이라는 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정도이다.

혹시~ [퇴마록]의 장대함에 질려 무속소설을 접하지 못하였다면 [신비소설 무]로 재미를 찾아봄이 어떨까 생각한다. 무속소설은 판타지 소설과는 다르다. 판타지는 환상의 세계를 다루었다면 무속소설은 신과 인간의 영역을 다룬다. 흔하지 않는 무속소설은 재미와 함께 무서움, 인간에 대한 사랑과 갈등을 여러 상황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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