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드는 생각. '나는 게을러서 다행이야.' 사회초년생일 땐 나도 이 화장품 저 화장품 기웃거렸다. 이름난 브랜드에 욕심을 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그런 화장품들이 가격에 비해 기대했던 효과가 없단 생각에 남들이 뭐라 하건 에센스와 로션, 선크림만 바르게 되었다. (어디 여행이라도 가면 가방에서 화장품 달랑 3개 꺼내는 나는 희귀동물이었다;) 이제와 보니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훌륭한 결정이었다. "불황을 모르는 화장품 시장은 치열한 아이디어와 마케팅의 전장이다. 화장품을 많이 사고 많이 바르게 하려고 스킨ㆍ부스터ㆍ토너, 로션ㆍ에센스ㆍ세럼ㆍ크림 등의 새로운 이름을 쏟아낸다. 그러나 이름만 다른 이 제품들은 점성에 차이가 있을 뿐 실제로는 똑같은 제품들이다."(7쪽) "기초 화장품을 네 가지로 분류할 것을 주장한다. 첫째는 클렌징이다. 둘째는 화장수다. 화장품 회사들은 화장수에 많은 기능이 있는 것처럼 광고하지만, 친수성 성분이 많은 화장수가 피부에 침투해 특별한 기능을 발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화장수는 반드시 화장솜에 묻혀 이물질을 닦아내는 용도로 사용한다. 셋째는 크림이다. 로션, 에센스, 세럼, 크림을 모두 한 분류에 넣는다. 모두 점도의 차이지, 내용물과 기능은 비슷하다. 건조한 피부라면 크림 타입을, 지성 피부라면 에센스를 택하면 된다. 넷째는 흔히 선크림을 일컫는 자외선 차단제다." (72쪽) 이 책에서 저자가 알려주는 건 굉장히 많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2가지다. 1. 화장품 회사의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화장품은 꼭 필요한 몇 개만 써라. 2. 화장품을 살 때 성분표시를 꼼꼼하게 따져라. 이 중 꼭 피해야 할 20가지 성분은 알라딘 책소개에 이미지로 올라와 있으니 꼭 보고 앞으로 화장품을 살 때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구입한 사람은 책에 있는 표를 잘라서 쓰면 된다. 많은 여성들이 이 책을 읽고 화장품 회사가 뿌려놓은 덫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
화장품은 그저 피부를 청결하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과 유분이 뒤섞인 50mg의 반 액체일 뿐이다. 화장품은 브랜드도 아니고 광고 카피도 아니고, 좋은 향기나 디자인도 아니다. 사회적 지위나 액세서리는 더더욱 아니다. 먹어야 하는 유기농 건강식품일 필요도 없다. 화장품의 정체성은 성분이다. 단지 그것뿐이다. -11쪽
내면의 아름다움은 너무 비싸서 값을 매길 수 없다. 하지만 외면의 아름다움은, 그다지 비쌀 필요가 없다. -17쪽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어째서 그토록 많은 여성들이 화장품 업계의 말을 그렇게 맹목적으로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몇 달이 멀다하고 반복적으로 기적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대해, 그러면서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예전 상품을 계속 판매하는 것에 대해, 여자들은 아무런 의심도 회의도 갖지 않는다.-20쪽
피부미용에 들인 돈의 양은 피부 건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하지만 어떤 제품을 썼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에르노 라즐로가 판매하는 값비싼 미용비누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값싼 도브 비누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45쪽
피부 관리를 아무리 제대로 한다고 해도 노화를 역전시킬 수는 없다. 섬세한 얼굴 운동으로 피부를 단련시킨다 해도 마찬가지다. 미용기구로 근육을 단련해도 마찬가지다. 안티에이징에 관한 한, 아무리 많은 돈을 지불해도 절대로 바라는 것을 얻지 못할 것이다. <중략> 나의 이말을 화장품이 아무짝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뜻으로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 물론 좋은 화장품은 피부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주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피부 고유의 구조는 영구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5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