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올해 연초, 정말 엄청난 일들이 일어났다. 
그 중에 제일 힘들었던 일은...

정말정말 좋아하던 같은 직장 남자가 그 마음 이용해서,
나를 욕구 해소의 상대로 이용하고 버린 거.   
그 연장선상에서...직장을 잃게 된 거.  

그래서 죽고 싶었다. 세상 사는 게 힘들었다.
겨울 내내 집에 내려와서, 바닷가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바다 기슭을 바라보던 날이 하루, 이틀, 사흘.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어느새, 그 남자에 대한 감정이 싹 사라져 있다. 
그 일을 생각할 때 그 때만큼 아프지 않다. 그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는데.
그 남자에 대한 사랑도, 미움도. 그냥 아무것도 남지 않은, 지금이 홀가분하다.  

살아 있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있기만 하면, 언젠가는 치유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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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3 10: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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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5 0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5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27 00: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글을 몇 번, 쓰다, 지우다, 쓰다, 지우다, 그러다 다시 쓴다.  

...요즘은 종종, 지나간, 돌이킬 수 없는 그 때 그 순간이 그립다.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된 엄마가 아직 그리운 이유가,
그냥 엄마가 엄마 자체로 그리운 것인지 아니면 그 때 엄마가 있었던 시절의 
내가 그리운 건지를, 통 모르겠어서 맘이 아프다.  

종종 엄마 없이 못 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한 때 그랬던 때가 있었던 거 같다.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엄마가 있다면 내 삶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예전에는 엄마가 없어서 슬펐고,
...지금은 엄마가 없어도 내가 아무렇지 않게 그럭저럭 사는 것이 슬프다.  

하늘나라가 있으면 좋겠다.  
그냥 그래서 이 모양 이 꼴로 사는 딸이라도 좀 내려다봐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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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생아 모자는 7개를 완성했다.  
일단 목표는 30개인데, 2월 29일까지 30개 채워서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저 모자가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이 가끔 들지만,
그래도 모자를 뜨는 내내 아프리카의 아이들에 대해서, 기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서 그게 참 좋은 것 같다.  

모자 뜨기 덕분에 뜨개질에 완전 재미가 들려서...
목도리를 뜨고 있다. 나중에 털실 더 사와서 가디건도 뜨고 조끼도 뜨고
넥워머도...뜰 수 있을까...; 그래도 이렇게 서재에 써 놓으면
뭔가 하나라도 더 뜨지 않을까...아무튼 참 꿈만 크다.  
직접 뜬 목도리가 두개지만 제대로 하고 다니지도 않으면서,
나는 또 목도리를 뜨고 있다.;

2. 한 반년 정도, 세미 베지테리언의 삶을 산 적이 있었다.
사실 완전 채식을 하고싶었는데 도무지...다른건 다 끊어도 닭을 끊을 수 없었다.
사실 세미 베지테리언은 쉬울 줄 알았는데 제대로 지키려면,
이것도 사실 만만치가 않았다.  

사실 나같은 육식주의자가 세미 베지테리언 생활을
몇 달이라도 유지해 나간 거 자체가 주변 사람들에겐 불가사의였나보다.
뭐 지금은...그럭저럭 한달에 한두번,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는다...;

3. 책을 읽고 싶은데, 책이 통 읽어지지가 않는다.
그나마 읽는 책은 잡지나 뜨개책이다. ㅠ.ㅠ  
책을 읽고 싶은데,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게 참 큰일이다.  

4. 본인이 겪어보지도 않고,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힘겨웠다.  
알라딘에서의 일은 아니고 다른 곳에서의 일이었는데,
내가 힘들 때 옆에서 감동적인 위로를 해줬던 사람이, 
바로 뒤돌아서서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면서
황당하다고 하는 걸 내가 직접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나에게 그걸 들키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긴, 할 말이 없는 게 정상일테지만, 참 슬펐다.
종종, 차라리 그냥 그 사람의 그런 모습을 안 봤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은 나에게 할말이 있다고 만나 달라고 했지만... 
나는 이제 그 사람에게 들을 말도 듣고 싶은 말도 없다.  
나는 그래서 이제 그 사람을 만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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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이맘때부터 매년 하는 행사가 있다.  
모자뜨기 캠페인이라고, 10월부터 3월까지 모자를 떠 보내면,
그 모자들을 아프리카로 보내는 것이다.
(올해 10월 1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던데, 매년 약간씩 날짜가 달라진다.)

모자뜨기 캠페인은 오늘로 5년째인데, 아프리카 아기들 중에는 
미숙아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은데다 일교차가 크니까,
저체온증으로 죽는 아이들이 많다는데, 모자를 씌워 주게 되면 체온이 2도정도
올라가게 되고, 유아 사망률이 낮아진다고 한다.  
(그 단체의 설명으로는 유아 사망률이 70%나 낮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올해도 캠페인이 시작됐길래, 동네 뜨개방에 털실을 사러 갔다.
그 단체에서 알려주는 털실 사이즈보다 좀 굵은 털실을 샀고...
(아무래도 아기들이다 보니 부드러운 실을 사야 할 거 같아서... 
아주머니가 권해주신 실 만져보니 진짜 부드러워서 안살 수가 없었음..) 
주인 아주머니가 게이지 내는 법, 뜨개법을 다시 알려주셨고 
사이즈도 다시 잡아주셨다.  

혼자서 독학하다보니 잘못 뜨고 있던 부분이 있더라. 
역시 이래서 사람은 뭐든 배워야 하나보다.; 

모자 다 뜨면 가서 실도 더 사고 모자 옆선 잇기도 배워와야겠다. 
(아주머니가 친절하시고 집 근처다 보니...)    

세이브 더 칠드런에서 판매하는 키트의 실은 색상을 본인이 선택할 수 없고
(이게 어두운 색 위주의 랜덤으로 배송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난 밝은 색이 좋은데)
실의 품질에 대한 논란이 있어서 이제까지는 한번도 사 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하나쯤 사볼까 생각 중이다...바늘은 집에 많으니  
실을 하나 더 주는 키트로...

일단...최대한 뜨는 데까지 많이 떠서 많은 아이들을 살려야지.
작년에 다 떠놓고 못 보낸 2개도 같이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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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다시 만날 수 없는,
이상한 세상에 살게 된 지 오늘로 딱 10년째 되는 날입니다.

엄마를 땅에 묻고 올 때는 쉽게 잊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엄마 얼굴을 잊는데도 1년이 채 안 걸렸지요.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 그 병원에서 하얀 천에 싸여있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의 그 자고 있는 거 같은 얼굴을 보면서 움직일거야, 움직일거야, 생각하면서
한참을 내려다봤던, 온통 하얀 병원 배경 속에서 내가 보고있는 그 모습만
생생했었던 그 때 기억 하나하나가, 어제 일처럼 떠오르는, 잔인한 기억이네요.

엄마가 보고 싶어서, 옛날로 돌아가고 싶네요.
가끔은, 엄마가 살아 있을 때, 그 때로 돌아간다면,
그러면...어떨까, 생각합니다.

뭐 그런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겠죠. 저는 여전히 학교가기 싫다고,
5분만 더 자면 안되냐고 징징댈거고,
엄마는 여전히 아침을 밥 반 공기만 주실테고,
아침 반찬은 늘 그 반찬이 그 반찬일테고, 저는 반찬투정을 하겠죠.

...그냥 그렇게, 예전의 우리와 같겠죠.
그때는 그게 행복인걸 몰랐죠....
그리고...엄마는 좋은 곳에 가서 아주 예쁜 파란 별이 되었을 거고,
항상 옆에서 저를 지켜봐 줄 것도 같아요.
하늘은 좋은 곳이고, 별은 아름다운 거니까.
저는 이제 마음을 놔도 좋을 겁니다.

별이 보이지 않아도, 오늘 밤에는 창문을 좀 열고 자도 좋겠네요.
오늘 밤을 지켜 주실 테니까.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건 아닐테니까요.

ps. 내가 늘 엄마한테 화내고, 짜증내고, 나는 엄마처럼 안 살겠다 했지만,
사실은 엄마를 많이 사랑한 거 알지요?
엄마 이런 내 맘 꼭 알아줘야 해요. 꼭 알아주세요.
엄마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언제나 엄마를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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