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있는 아무 말 대잔치 - 이왕이면 뼈 있는 아무 말을 나눠야 한다
신영준.고영성 지음 / 로크미디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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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와 조언이 필요한 요즘이다. 과거를 후회하고 현재를 불안해하며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내 꿈은 무엇인지, 내가 정말 놓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찬찬히 살펴보는 중이다. 여기에 도움을 얻기 위해 나의 정신적 지주인 신영준 박사와 고영성 작가의 에세이를 펼쳤다. 작년 이맘때 그들이 쓴 책 완벽한 공부법으로 삶을 가다듬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그때만큼의 충격은 아니었지만 내가 원하는 격려와 조언을 얻기에는 충분했다. 짧은 에세이가 여러 편 수록된 책이기에 전부를 축약할 수는 없어 당장 나에게 힘이 된 부분을 추려봤다.

 

<30대가 된다고 하니 마냥 서글프다>_p.29

 

그런 의미에서 20대는 꿈을 이루는 시기가 아니라 개인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기본기를 축적하는 시간이다. - p.32

 

올해가 지나면 햇수로 30세가 된다.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초중고 생활을 자주 떠올리지 않았는데, 시간의 마술인지 날이 갈수록 지나온 흔적을 찾으려 자주 뒤돌아보곤 한다. 물론 노력의 ㄴ자도 없이 지내왔으니 흔적이 있을 리 없고, 답답함이 정량을 초과해 넘친다. 맥주처럼 넘치는 거품을 호로록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20대에 목표를 성취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30대는 혼자의 힘으로 먹고사니즘을 해결해야 하는 나이이고, 그 나이대를 서글퍼하는 것은 미완성두려움이 자리하고 있다. 내가 이러한 상황이다.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역량을 쌓는 게 최고지만 우리 모두에게 시간과 에너지는 유한자원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이들은 모든 문제 해결의 공통 분모 능력으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꼽았다. 이것을 관통하는 주제가 바로 문해력으로, 문해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 신박사와 고작가도 그렇게 본인의 부족함을 극복하여 나아가고 있다.

 

내가 남은 시간을 서글프게 보내지 않으려면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행동을 하면서 실력의 가지를 뻗어나가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리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일을 하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스스로 보기에도, 타인이 보기에도 누가 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잘하는 게 없어요>_p.77

 

개인의 장점이란 절대적인 가치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장 잘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기 때문에 없을 수 없다. 그러므로 가장 잘 알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영역을 알아야 한다. - p.79

 

나에 대해 탐구할 때마다 매번 드는 생각. ‘나는 잘하는 게 없다.’ 혹은 나는 장점이 없다.’ 바꿔서 말하면 누군가 나에게 장점이나 특기를 물었을 때 당당하게 대답할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나는 장점의 기준에 대해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분야를 매우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했다.

 

그러니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장점이자 특기는 글쓰기이다. 하지만 여기에 객관적 잣대인 수상경력이나 조회수등을 들이미니 나의 장점은 초라해졌다. 또 읽는 책과 비교해보면 나의 글은 시간 낭비의 산물이었다. 자연스럽게 장점은 쪼그라들어 사라지고 나는 무능한 사람이 되었다.

 

내가 내 장점을 확실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장단점에 대한 메타인지가 낮음을 의미한다. 정말 내 장점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다양한 시도를 하고, 그 경험에서 장점이 무엇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 그렇게 장점을 알게 되면 방향성이 잡히고, 확장·발전시키면 전문성을 가질 수 있다고 하니, 일단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시도도 모색해봐야겠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거부하는 9가지>_p.233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 바로 자신이 한계짓는 선까지 성장한다. - p.236

성장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에 매몰되면 안 된다.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 p.237

 

성공하는 사람들이 거부하는 9가지는 [남 탓 너무 완벽한 계획 자신만 이기는 거래 자신을 한계 짓기 나이와 경험 우선주의 공짜로 일하기 실패에 굴복하기 이나 에 의지하기 타인을 함부로 평가하기]이다. 모두 관심가지고 살펴야 하는 항목이지만 당장 나에게 와닿은 항목은 였다.

 

앞에서 쓴 부분을 보면 알겠지만 나는 나의 한계짓기를 참 잘한다. 여러 자기계발서에도 나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탓이다. 믿음은 나를 믿자!’라고 외친다고 해서 단번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행복해진다는 말이 있듯이, 나를 믿자고 꾸준히 외치다 보면 정말로 내 자신을 믿게 되지 않을까? 더 수월하게 믿으라고 여기에 작은 성공을 더하는 중이다.

 

역시 설명 안 해도 앞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책에서는 과거의 이력과 나이에 매몰되어 꼰대짓을 말하지만, 나는 그 반대로 텅 빈 수레를 열심히 살 걸, 하고 푸념 중이다.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이러고 있는 건 멍청함의 반증일 뿐! 새로운 시대를 살기 위해 지금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전의 나는 반성용으로 두자. 시간과 함께 나아가는 일이 중요하니까.

 

<미라클 모닝이 있으면 미라클 나이트도 있다>_p.280

 

포기했다가 다시 하고 또 포기했다가 다시 했다. - p.282

 

이 장은 적절한 포기와 시간 활용, 그것을 위한 계획과 의지를 말한다. 내용과는 한참 멀게도, 나는 위의 문장에서 가장 큰 격려를 받았다. 작년에 나는 일주일에 서평 하나씩은 꾸준히 쓰겠다고 결심했다. 4월부터 시작해 8월까지는 해냈으나 그 후 포기했다. 며칠 전 다시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포기했다가 다시 한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들은 포기란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시절을 가졌다는 말에서 위로를 받았다.

 

항상 포기에 중점을 두고 나는 이래서 안 돼라고 자책했다. 그러나 다시 했다에 초점을 맞추니 포기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중간중간 포기하더라도 놓지 않고 다시 시작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쌓인다면 결과는 긍정적으로 변하리라 생각한다. 다시 하는 게 중요하다. 이것만 잊지 말고 생활하자.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_p.358

 

앞으로의 오늘을 후회가 아니라 만족으로 채워진 삶으로 만드는 더 나은 선택을 지금하는 것이다. - p.361

 

현재의 나는 어디선가 뿅! 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과거의 선택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내가 하는 선택들로 이루어진다. 지금의 모습이 과거가 되었을 때,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는 게 싫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현재, 오늘, 이 시간, 지금을 더 나은 선택으로 채우는 것. 과거로 돌아갈 방법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타임머신을 생각한다면 지금개발하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똑같은 말은 반복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내게는 중요한 사항이다. 얼마나 갈지 모를 다짐을 해보자면, 이 글을 끝으로 과거를 후회하지 않으려고 한다. 텅 빈 이력서를 갑자기 가득 채울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 하나씩 채울 수는 있다. 할 말 없는 자소서를 온갖 경험으로 점철할 수는 없지만, 이제부터 쓸 말을 늘릴 수는 있다. 내가 포기할 부분은 예전에이다. 그리고 집중할 부분은 이제부터이다. 인생의 서막이 열리는 기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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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그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접하고 완벽한 공부법일취월장등의 저서를 읽어서인지 독서 내내 친근함을 느꼈다. 간혹 음성지원도 되고, 표정지원(?)도 되고. 신박사의 졸업선물과 마찬가지로 생각날 때마다 가볍게 읽으며 힘내기 좋은 책이다.

 

신영준 박사님과 고영성 작가님, 더 나은 선택을 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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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의 정답 - 스펙쌓기로 청춘을 낭비하지 않으면서도 취업에 성공하는 비결
하정필 지음 / 지형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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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평을 쓴다. 마지막 서평 날짜가 작년 830일이었으니 약 5개월 반만이다. 그동안 취업 준비로 ITQ와 토익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말이 취업 준비지, 사실 공부는 대충대충 하고 독서도 게을리하면서 서평은 아예 손을 놨었으니 핑곗거리를 찾았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해야 할 일은 안 하고, 제대로 하는 일은 없으니 부푸는 것이라곤 죄책감뿐이었다.

 

아무튼, 어찌어찌 ITQ 자격증을 땄고, 난생처음 토익 시험을 치렀다. 쓸만한 점수는 아니었지만 당장 내세울 만한 것도 없었으므로 구직 사이트 이력서에 입력했다. 나름대로 영혼을 끌어모았는데 작성을 끝낸 이력서는 정말 대충 살아온 인생이었음을 제대로 느끼게 해줬다. 스펙은 바닥, 경력은 빈칸, 특기조차 적지 못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서는 더더욱 적을 게 없었다. 물론 적는 방법도 모르고.

 

그런 답답한 마음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있을까, 하고 책장을 훑어보다가 몇 달 전에 구매한 취업의 정답을 꺼내 들었다. 표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가장 중요한 취업의 열쇠는 슈퍼스펙이 아니다. 뽑는 사람은 알지만 뽑히는 사람은 몰랐던 취업의 진실!

 

이력서에 적을 내용이 많아야 자소서도 수월하게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하던 나에게 이 책은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늘리지 않아도 괜찮아

 

저자는 취업에 있어서 스펙은 큰 의미가 없으며, 청춘들을 스펙 쌓기에 매몰되게 만든 세태를 비판한다. 취업에 무덤이 있다면 스펙 쌓기가 바로 그 무덤이라는 것이다. 토익 점수를 만점 가까이 올리고 자격증을 여러 개 늘리는 등의 일명 노오오오오력만 하는 행위는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저자가 말하는 취업의 정답은 인식의 전환이다. ‘스펙이 먼저라는 인식에서 인성이 먼저라는 인식으로의 전환.

 

회사는 스펙인성두 가지를 모두 갖춘 훌륭한 인재를 원한다. 하지만 그런 인물은 찾기 힘들다. 그래서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여기서 회사는 스펙을 과감하게 버린다고 한다. 실제로 일을 하면서 능력을 발휘하는 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기재된 객관적 스펙은 별 역할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p.29) 가만 생각해보면 직장에 다니는 친구나 가족의 푸념에서 상사나 고객 때문에 힘들어하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전공과 실제 업무가 달라 불평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속적인 면에서도 인간관계 불평은 끊임없이 나왔지만 업무 불평은 오래가지 않았다.

 

회사 역시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실력은 출중하나 다른 직원과 갈등을 조성하는 사람보다는 실력은 미흡해도 직원들과 잘 어울리고 업무에 잘 맞춰가는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게 아닐까. 인성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은 이런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인성을 보여줄 것인가

 

중요한 것은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인 지원자만의 구체적인 경험과 에피소드이다. - p.53

 

스펙은 보여주기가 쉽다. 각종 증서, 성적표 등으로 말이다. 하지만 인성은 가시적인 무언가가 아니다. 나 혼자 저 인성 좋아요!’라고 외쳐도 듣는 사람은 진짜?’하고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복잡한 인성보다는 단순한 스펙에 더 골몰하게 된다. 스펙 쌓기 대신에 어떻게 해야 인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저자는 말한다, 그것이 자기소개서가 있는 이유라고.

 

자기소개서는 이력서가 보여줄 수 없는 주관을 어필하는 부분이다. ‘자격증 있음이 이력서의 객관적 지표라면, ‘자격증 공부로 이러이러한 점을 느꼈음이 자기소개서의 주관적 지표이다.

 

저자에 따르면 면접관은 습관적으로 자기소개서를 본다. 이미 이력서에 기재되는 객관적 지표는 물리도록 많이 봤으므로 자기소개서에서 신선함을 찾는다. 그러나 요새는 자기소개서 컨설팅도 많고, 시중에 공개된 자료도 많아 짜깁기해 고친 진부한 남의 소개서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니 채용할 사람이 없고, 다 거기서 거기니까 이왕 채용하는 거 스펙 좋은 사람으로 채용하고, 당사자는 자기가 왜 채용됐는지 모르기에 그 이유로 스펙을 내세우고, 취준생들은 그것을 맹목적으로 믿고 스펙을 쌓고…… 그렇게 악순환이 형성된다.

 

이런 악순환에서 탈피하려면 질 좋은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지원자의 경험과 자기만의 가치관이 녹아있는 그런 자기소개서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의 정보탐색을 하는 만큼 내면의 탐색도 심도 있게 할 필요가 있다. 어떤 경험으로부터 내가 배운 점은 무엇인지, 이러한 깨달음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등을 진솔하게 적는 것이다. 여기에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직무를 경험·가치와 연결한다면 금상첨화이다. 만약 직무를 잘 모르겠다면 경험과 가치에 더욱 집중하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자기소개서가 끝은 아니다. 보통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면접이 기다리고 있다. 면접이야말로 취업의 꽃이라고 한다. 글로는 숨길 수 있었던 거짓이 면접에서는 대체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자세, 호흡, 시선, 말투 등 면접관은 오감과 직감으로 감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면접자로부터 끌어낸다. 면접을 잘 보려면 실생활에서부터 태도를 가다듬는 게 좋다. 평소 행실이 면접에서 무의식적으로 묻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 태도는 단기간에 변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저자는 다시 용기를 심어준다. 가치 탐구를 열심히 하고 그것에서 깨달은 바를 거짓 없이 자기소개서에 적었다면 면접관 앞에서도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자신에 관한 한 진솔하게 생활하면 된다.

 

나의 현상황은?

 

이 책이 나에게 큰 위로와 격려는 되었지만, 그렇다고 내게 자신감 뿜뿜을 심어준 것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스펙이란 과도한 스펙을 말하는 것이지 메말라 갈라진 불모지 스펙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를 찾기 위해 나를 되돌아보니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첫째, 위에 적는 것처럼 나의 스펙은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불모지 수준이다. 둘째, 그동안 망상에 휩싸여 방구석에 처박혀 있었기에 경험도 불모지 수준이다. 셋째, 자만심은 있는데 자신감은 없다. 자존심은 있는데 자존감은 없다. 넷째, 쫄보라서 세상만사를 겁내고 있다. 다섯째, 기우가 취미를 넘어서 특기 급이라 별의별 걱정을 다 안고 산다.

 

결론은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다. 아주 부정적인 인간 그 자체이다. 내가 봐도 못 써먹을 인간인데 누가 나를 써주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물건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불량품으로 남지 않을 수 있다.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말을 떠오른다.

 

단점이 많아서 좋다. 하나만 고쳐도 더 나은 사람이 되니까.’

 

회사가 요구하는 인성이란 사람다움이리라. 사람다움에 대한 의미 중 하나는 스스로 반성하고 깨닫고 고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펙이 아예 없다면 하나씩 필요한 부분을 쌓으면 된다. 그래서 시작한 ITQ였고 토익이었다. 경험은 늘려가면 된다. 생각해보니 독서와 서평도 경험이 아닌가. 독서를 게을리했어도 내려놓지는 않았으니 간접경험은 매번 늘어나고 있다. 문제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어제보다 1% 더 나은 사람이 되느냐 마느냐인 것 같다. 쓰고보니 자신감이 뿜뿜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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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역경을 견디고 성공한 사람은 힘들지만 역경을 고맙게 생각하고 즐길 줄 알았던 사람들이다. 과정이 행복했던 사람들이다. 과정이 행복했던 사람은 결과에 상관없이 만족한 삶을 살아간다. - p.203

 

가치관이 단단하지 않기에 나는 항상 기복이 큰 삶을 지내는 것 같다. 조금만 고통스러워지면 조급해지고 우울해지고 절망한다. 그나마 과거에 비하면 기복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저점을 유지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고.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다.

 

취업의 정답은 무려 10년 전의 책이다. 그때의 정답이 지금도 정답일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취업을 하려는 나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해주었다. 10년 동안 강산은 변했어도 나라는 인간은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하다.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겉치레만 했는지도. 그래도 삶은 언제나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니 지난 10년을 되돌아본 다음으로 이제는 다가올 10년을 준비하기로 한다. 10년 후 이 시간쯤에는 지금의 고민도 별일 아닌 추억으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P.S 책에 답이나 길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히 이정표는 있다.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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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천일야화 합본 특별판 1~2 - 전2권
앙투안 갈랑 엮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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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지는 책. 세상 고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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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 - 매주 1시간 투자하여 최상의 기억력, 생산성, 수면을 얻는 법
톰 오브라이언 지음, 이시은 옮김 / 브론스테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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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걱정을 달고 산다. 다양한 걱정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건강에 대한 걱정이다. 아직까진 앞자리 숫자가 2지만 얼마 안 있어 3이 될 것이고, 순식간에 4, 5, 6 팍팍 바뀌리라. 돌이켜보면 항상 짧았던 게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부터 대비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나는 건강 문제를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한다. 하나는 내가 아프다는 자각을 지닌 병세(病勢)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아픈지도 모르는 상태다. 기억과 관련된 질환을 제외한 모든 병은 전자에 속하고, 기억과 관련된 모든 병은 후자에 속한다. 전자는 그나마 낫다. 나로 인해 주변 사람이 힘들어도 내가 그 사실을 알고 미안해하고 고마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밝은 쪽으로 반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후자는 다르다. 내가 기억하지 못한다면 주변 사람들이 아무리 나로 인해 고생을 하더라도 나는 모른다. 모른 채 매 순간 피해를 줄 뿐이다. 상호작용 없는 일방적 보살핌은 박탈감을 생각보다 빨리 가져올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으로 살다 죽고 싶지 않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병은 후자에 속한 뇌 질환이다. 예를 들면 치매 같은 질환. 그래서 뇌 건강에 관한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가까운 교보문고 재고를 수시로 확인했다. 재고가 확인되자마자 나는 즉시 구매했다. 기능의학 전문가인 톰 오브라이언 박사의 당신은 뇌를 고칠 수 있다는 자가면역을 중심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 쉽지 않은 내용이라 내가 알아들은 만큼만 적어본다.

 

자가면역이란 면역계가 자신의 뇌와 체내 기관, 조직을 공격하는 상태를 말한다.(p.31) 우리 몸에 테러범(항원)이 들어오면 면역계는 항원을 처리하기 위해 방범대(초기 면역)를 보낸다. 그러나 방범대가 막지 못하면 면역계는 그보다 강한 특공대(항체)를 파병해 초토화시킨다. 이것이 염증 반응이다. 염증은 우리 몸을 정상화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문제는 이렇게 생긴 항체는 임무를 마쳤다고 바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잔당이 남았는지, 혹은 또 쳐들어오는 적이 없는지 감시하기 위해 몇 날 며칠이고 남아 경계근무를 한다. 즉 염증 반응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항원이 더 생기면 염증은 더 강화되고 일련의 통제를 벗어나 멀쩡한 세포를 공격하는 지경에 이를 수가 있다. 이때부터 병은 시작된다.

 

가장 큰 면역계, ()

 

전체 면역계의 70%가 장에 모여있다. 우리 몸이 이렇게 설계된 것은 건강에 가장 큰 위협이 발생하는 곳이 장이기 때문이다. - p.78

 

우리 몸 전체에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는 미생물 군집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뇌의 약 2배에 달하는 무게로, 면역세포와 같이 장벽 표면에 위치해 영향을 끼친다. 마이크로바이옴 구성물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에 따라 건강한 면역 반응을 형성할 수도, 몸을 질병에 취약한 상태로 만들 수도 있다.(p.82) 좋은 박테리아와 나쁜 박테리아가 균형 잡힌 상태로 있지만, 섭취하는 음식물이나 약에 의해 균형이 깨졌을 때 면역세포를 조절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만약 나쁜 박테리아의 세력이 강해지면 장 누수를 유발하는 염증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음식물을 섭취하면 소장의 융털이 영양분을 가려가며 흡수하는데, 이때 장벽(腸壁)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의 분자만 영양소로 올려보내고 큰 분자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다. 나쁜 염증은 이 방어벽을 허물어 흡수 가능한 영양소보다 큰 분자가 통과하여 혈류를 따라 돌아다닌다. 이것이 장 누수이다. 면역계는 큰 분자를 제거하기 위해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킨다. 그러면 뇌와 신체 전반에 염증이 증가하여 알츠하이머병, 불안, 기억력 상실, 뇌 안개, 감정 기복 등이 나타날 위험이 높아진다.(p.83)

 

장과 뇌는 양방향성이라 한쪽이 안 좋으면 다른 쪽도 안 좋아진다. 뇌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으로 1개의 메시지가 내려갈 때마다, 장에서 뇌로는 9개의 메시지가 올라온다.(p.84)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뇌의 스트레스 호르몬이 장내 미생물군 수치를 감소시키고, 감소된 마이크로바이옴의 영향은 뇌로 전달되어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앓게 된다. 반대로 나쁜 음식물을 섭취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을 초래한 영향이 뇌에도 끼치는 것이다. 즉 뇌로는 좋은 생각을 하고 장에는 좋은 음식을 보내야 한다는, 다소 뻔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

 

장 누수가 뇌에 영향을 끼칠 때 섭취한 음식물이 분자 모방을 일으키면 사태는 더 악화된다. 분자 모방이란 장벽을 통과한 항원이 A-A-B-C-D 분자구조를 가졌다면 항체는 이를 없애면서 비슷한 구조의 멀쩡한 세포도 공격하게 만든다. 이러한 분자 모방이 뇌에서 일어난다면 뇌 질환의 비중이 높아짐은 자명한 결과인 것이다. 정상적이라면 우리 몸의 또 다른 면역계인 교세포가 혈액뇌장벽에서 걸러내지만, 장 누수와 비슷한 메커니즘으로 혈액뇌장벽이 손상되면 뇌 누수가 발생한다.

 

*뇌 누수, 혈액뇌장벽 손상

 

혈액뇌장벽이라는 이 방어벽의 주된 역할은 큰 분자들이 혈액을 통해 뇌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뇌의 거름망은 소장의 거름망에 비해 훨씬 미세하다. 그런데 장 내벽이 찢어지면 창자가 새어나올 수 있듯, 뇌의 거름망이 찢어지면 뇌가 새어나올 수 있다. 학자들은 이렇게 찢어진 상태를 혈액뇌장벽 손상(Breach of the Blood-Brain Barrier)이라 하고, 나는 ‘B4’라고 부른다. - p.55

 

뇌가 새어나온다니 표현이 무섭긴 한데, 아무튼 그만큼 타격이 크다는 이야기다. 뇌 누수는 혈류를 타고 온 큰 분자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지만 다른 요인으로도 발생한다. 머리에 외상을 입는 경우 뇌 거름망이 조금씩 찢어진다. 과격한 운동으로도 뇌 거름망에 손상이 간다고 한다. 적당량의 운동은 뇌기능에 도움이 되고 혈액뇌장벽을 강화하며 혈류에 있을지 모를 종양 세포가 뇌 안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 결국 균형의 문제이다.(p.55)

 

일단 혈액뇌장벽이 손상되면 당연한 얘기지만, 항체로 인한 염증도 발생하기 쉬워진다. 구멍 난 방어막은 막기는 어려워도 뚫기는 쉬우니까 말이다. 일반적으로 혈액뇌장벽은 4시간 이내에 빠르게 치료된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상처가 그렇듯 외상이 반복되면 B4가 유지되면서 거대 분자가 침투하게 되고 뇌의 면역계인 교세포가 반응하여 문제가 되는 것들을 공격한다. 생성된 항체는 거대 분자를 비롯해 손상된 세포와 분자 모방으로 인해 비슷한 세포까지 제거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독소가 침입한다면 새로 생성되는 뇌세포보다 죽는 뇌세포가 더 많아지고, 결과는 젊은 나이에 기억력이 안 좋아지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단 B4를 겪게 되면 뇌 안의 모든 조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이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독소에 노출되었으며 그 독소가 어디에 축적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유전적 특성을 물려받았는지가 당신의 약한 고리를 결정한다. 결국 그것이 당신이 걸리기 쉬운 가장 취약한 질병이 된다. - p.57

 

건강을 위한 시도

 

건강을 지키거나 증진시키기 위해서 저자는 건강 피라미드라는 사면체 구조를 제시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구조, 마음가짐, 생화학, 전자기장의 영역을 올바르게 쌓으면 나이가 들어서도 충분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구조는 신체의 균형을 말한다. 올바른 자세와 적당한 운동으로 불균형 초래를 방지하는 것이다. 마음가짐은 말 그대로 긍정적 사고이다. 저자는 마음 챙김의 좋은 방법으로 명상을 추천한다. 생화학은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의 균형을 이야기하고, 전자기장은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를 말한다.

 

전부 주의를 기울여야겠지만 한 번에 하자니 부담감이 컸다. 부담이 크면 금방 포기하게 되므로 저자의 말을 빌려, ‘꾸준히 안타만 쳐도 경기에서 이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나씩 고쳐나가기로 했다. 토대가 되는 구조는 잠자는 자세부터 시도하는 중이다. 나는 심하진 않지만 거북목 증상이 있다. 나름 곧게 편 자세인데도 주변에서 자세 수정을 도와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목뼈는 원래 활처럼 구부러져 있는데, 거북목이나 일자목처럼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면 신경이 드나드는 통로가 좁아져 각종 몸의 메시지 전달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고치는 방법으로 수면 자세를 신경 쓰고 있다.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잠들려고 하며 목의 원래 굴곡을 위해 수건을 두툼히 말아 목에 댄다. 미치게 불편하지만, 책에서는 매일 밤 10분씩 시도해보라고 하기에 참고 매일 시도 중이다. 언젠가는 잠들 수 있겠지.

 

가장 예민하게 반응했던 부분은 생화학이었다. 이 책을 읽음과 동시에 밀과 유제품 섭취를 중단하고 설탕은 거의 안 먹는다. 밀과 유제품에는 우리 몸이 분해할 수 없는 단백질이 있다. 밀에는 글루텐, 유제품에는 카세인이다. 이 둘은 분자 모방을 일으킬 가능성도 지녔다. 자주 먹는 음식 종류도 아니고 과민반응이 나타난 적도 없지만, 안 먹으면 내 몸이 어떻게 되나 궁금한 마음에 안 먹는 것을 시도 중이다. 현재 일주일쯤 지났다. 밀과 유제품에는 쾌감 수용체에 들러붙는 요소가 있어 중독성이 있다. 그렇기에 갑작스레 중단하면 다른 중독 물질과 마찬가지로 금단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데, 내가 그런 상태를 겪었다. 며칠 동안(사실 지금까지도) 우울함과 예민함을 사방에 흩뿌렸다. 성격 탓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밀을 안 먹으면서 더 심해졌으니까……. 대충 한 달 정도 지나면 성격인지 아닌지 나올 테니 나의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밀과 유제품, 설탕 섭취를 멀리하면서 동시에 녹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몸의 내분비계 교란물질 독소를 해독하는 주요 방법은 메틸화라고 한다. 메틸화가 많이 일어날수록 더 많은 독소가 해독이 되는데, 메틸화에 가장 좋은 물질 중 하나가 녹차이다. 저자는 하루 세 잔을 목표로 하라고 말해서 나도 세 잔을 목표로 마시고 있다.

 

전자기장은 참 난감하다. 전자파와 질병은 인과관계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상관관계에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지금 세상에 안 쓸 수도 없고.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잠잘 때만큼은 내 몸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는 정도. 이 부분은 아직 마음을 못 정했다. 마음가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자주 우울해하고 걱정도 많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낙천적이라 금방 또 훌훌 털고 내 할 일 한다. 굳이 내 마음 챙김을 꼽자면 잠들기 전에 쓰는 일기가 감정 분리에 큰 도움을 준다. 의식의 흐름대로 감정이나 사건을 쭉 풀어 놓으면 그것들이 다시 떠오르거나 하지 않는다. 명상도 좋다고 하니 나중에 공부해볼 요량이다.

 

그 외에도 자가면역질환을 발생시키는 요소는 차고 넘친다. 이미 우리는 미세먼지라는 극악무도한 존재와 매일 인사하고 있다. 주유소나 공사장을 지나며 맡는 기름 냄새는 벤젠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할 때 주는 플라스틱 제품은 비스페놀 A(BPA)이고, 혹여나 누군가 담배를 핀다면 연기에는 카드뮴이 담겨 있다. 오염된 바다에서 잡은 생선은 수은을 한가득 함유 중이다. 이쯤 되면 그냥 사는 게 지옥인걸?’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건강보다 큰 자산은 없다는 말이 있으니 한 번쯤 자신의 건강상태를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식재료와 주의사항, 그리고 글루텐 프리 레시피까지 언급하고 있으니 참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 이런 말 쓰기 전에 나도 틈틈이 다시 읽어야겠다. 그것이 내가 걱정하는 나의 뇌 건강을 지키는 길일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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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힘 - 평범한 순간을 결정적 기회로 바꾸는 경험 설계의 기술
칩 히스.댄 히스 지음, 박슬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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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의 유명한 명언이 있다. “인생은 B(Birth)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

 

인간은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으며 기회비용의 갈등 사이에서 헤매고, 더 나아가 순간을 사는 존재이다.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의 모든 행동은 순간에 결정된다. 고민을 오래 할 수는 있어도 선택을 오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선택은 다양한 과거를 만드는 방향으로 삶을 나아가게 한다. 세상에는 시간을 나타내는 많은 표현이 있다. 어제-오늘-내일, 과거-현재-미래, --……. 하지만 어떤 표현도 순간을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는 방금 막 실천한 순간으로부터 여러 시간 개념을 창출하고 그 속을 살아가는 인간을 구성한다. 그러니 우리는 매 순간을 활용할 자격이 있는 존재인 것이다.

 

이런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서평을 너무나도 쓰기 싫기 때문이다. 매번 느끼고 또 느끼는 이 불편한 감정! 그렇지만 다시 또 힘을 내본다. 히스 형제의 순간의 힘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기로 마음먹은 이 순간이 내 인생에 어떤 결정적 순간이 될지 모른다. 막연함은 차치하고라도 일단 글을 쓰고 나면 일말의 보람참이 올라온다. 우리의 기억에 깊이 각인되는 장면은 세 가지 중 하나가 충족될 때 생긴다. 변화의 계기가 되는 전환점과 중간 과정을 알 수 있는 이정표, 그리고 문제가 되는 구덩이이다. 서평을 쓰는 것은 나의 전환점이다. 쓰고 있는 상태는 이정표이고, 쓰기 싫은 마음은 구덩이이다. 전환점은 표시하고, 이정표는 기념하고, 구덩이는 채워야 한다. 이것이 바로 순간 중심적인 사고의 핵심이다.(p.48)

 

그러면 다시 질문이 생긴다. 어떻게 표시하며, 기념하고, 채울 수 있을까. 책에서는 네 가지 핵심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고양’, ‘통찰’, ‘긍지’, ‘교감의 순간이다. 나는 서평을 쓰며 이 네 가지 순간을 경험하는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자.

 

고양의 순간

 

고양의 순간을 이룩하려면 3가지 재료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감각적 매력을 증폭하는 것, 둘째는 위험보상을 높이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각본을 깨트리는 것이다(각본을 깬다는 것은 특정 경험에 대한 기대를 무너뜨린다는 의미다…….) 고양의 순간을 창출하려면 이 3가지 요소가 전부 필요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2가지는 포함되어야 한다. - p.77

 

감각적 매력은 겉으로 느껴지는 포인트다. 음식이라면 맛, 향수라면 향기, 옷이라면 디자인이나 맵시를 말한다. 더 맛있거나 더 향기롭거나 더 맵시가 나게 만들면 감각적 매력은 증폭한다. 위험보상을 높인다는 것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압력이 가해진다는 의미다.(p.78) 즉 컴포트존(안전구역)에서 벗어나 불편을 감수하면서 그에 따른 보상을 높이는 방안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각본을 깨트리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닌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게끔 순간을 조정하는 것이다.

 

서평 작성에서 내가 느끼는 고양의 순간이 있을까. 감각적 매력은 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거나 더 나은 문장이 써지면 증폭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분히 의식적 노력을 해야 한다. 위험보상은 서평을 작성하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높아진다. 너무 쓰기 싫은데 쓰는 것 자체가 이미 컴포트존을 벗어난 상태니까. 각본 깨트리기는 지금 같은 경우이다. 절대 못 쓸 것 같아 포기와 체념으로 범벅된 정신에 그래도 해보자, 하며 구덩이를 채우는 순간. 적어도 위험보상과 각본 깨트리기가 나의 행위에 고양을 가져온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조심해야 할 부분은 적당히의 침투다. 절정을 창조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나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 그런 상황에서는 언제든 적당히가 스리슬쩍 침투하기 쉽다.(p.80) 서평은 나에게 있어서 의무가 아니므로 매번 귀찮게 여겨진다. 일주일에 최소 1편이라는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계획을 세운 자도 나요, 실행하는 자도 나이니 안 써도 되는 합리화가 자꾸 끼어드는 것이다. 또 서평이라는 게 쉬운 일도 아니므로 대충 쓰자는 마음도 생긴다. 그러나 여기서 나만의 괴리감이 머릿속을 휘도는 게 느껴진다. 책을 좀 더 소화하기 위해 독서 후 서평을 쓰는 것이지 단순한 자기만족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면 또 괴로움에 몸부림치는데……. ‘적당히만 물리쳐도 고양의 순간은 금세 찾아오리라는 생각이 든다.

 

통찰의 순간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기 전에는 해결책을 발견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진실이란 문제점 또는 단점에 대한 진실을 가리킨다. 번개 같은 통찰을 야기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 p.126

 

통찰의 순간은 구덩이를 채울 실마리를 얻는 순간이다. 내가 겪고 있는 불만이나 불편에 대해 통찰이 번뜩이면 그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수도 있다. 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는 이런 순간을 불만의 실체화라고 했다. 우리가 어떤 경험을 통해 불만의 실체화를 경험할 때 문제의 본질을 깨닫게 되고 해결의 수순으로 나아가게 된다.

 

내가 가진 불만의 실체화는 망각이었다. 읽을 때는 아하! 했지만 막상 그 책에 대해 쓰려고 하면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서평을 쓰기에 무리가 있었다. 쥐어 짜내다 보면 정신적으로 지치기만 하니 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가도 사라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는 서평을 쓰기 전에 그 책에 밑줄 그어놓은 부분을 타이핑해 문서로 옮겨 놓는다. 내 스스로 밑줄 모음이라고 부르는데, 축약된 재독을 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는 기억을 되살리기 부족할 때는 차례를 훑어보면서 회상하거나 밑줄 모음을 제외한 부분을 빠르게 훑는다. 그러면 다시 읽을 때의 감각이 깨어나고 서평에 대한 구덩이를 채울 의지를 되찾는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자기통찰자신의 욕구와 역량에 대한 성숙하고 심오한 이해 능력이라고 부른다. 자기통찰은 바람직한 대인관계에서 삶의 사명감에 이르기까지 긍정적 결과와 상호관련성을 지닌다. 자기통찰과 심리적 안녕감은 불가분의 관계다. - p.135

 

불만의 실체화를 넘어서서 매 순간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을 확장하는 것이다. 자기를 확장한다는 것은 실패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다.(p.136) 실패는 나의 역량을 넘어서는 일을 할 때 발생한다. 즉 의식적으로 컴포트존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내 한계를 확인해야 한다. 만약 실패한다면 현재의 내 역량의 정도와 해결 방안을 깨달을 수 있고, 반대로 성공한다면 나의 위치가 더 높아짐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면 고양의 위험보상 높이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통찰과 고양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 공상만으로는 통찰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내가 서평을 잘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해도 쓰지 않는 이상 잘 쓰는지 못 쓰는지 알 수 없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써야지만 내 역량을 체크할 수 있는 것이다. 통찰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 행동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명심하라.(p.137)

 

더 말할 것도 없이 서평은 자기 확장의 일환이다. 책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체화하여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실패의 위험이란 독서를 제대로 했는지, 뭔가를 깨달은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일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결국 이렇게 쓰고 있지 않은가. 일련의 반성 역시 현재 작성으로 인해 가능했다.

 

자기 확장이 보장해주는 것은 성공이 아니다. 그것이 당신에게 주는 것은 배움이다. 자기통찰이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성가신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극복할 수 있는가? - p.152~153

 

긍지의 순간

 

내적 동기를 자극하는 것은 무엇인가? 몇 주 또는 몇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달성 가능한 것 중 기념할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일까? 평소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발굴하여 축하할 만한 성과는 무엇일까? - p.193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인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라고 한다. 누군가에게 인정받을 때, 특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나 믿고 따르는 사람에게서 인정받는다면 자존감이 팍! 상승하는 긍지의 순간을 겪는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어떤 일을 지속하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지속하는 과정 속에는 동기가 뒤따라야 한다. 한 번의 인정이 평생의 동기부여가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꾸준히 동기를 자극해줘야 하는 부류도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으로서 날 선 한 마디에 풀이 죽기도 하고 빈말인 칭찬에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나 같은 부류는 긍정의 순간을 지속적으로 느껴야 하는데, 타인의 인정을 매번 요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군다나 서평은 나 혼자만의 싸움이다. 물론 다 쓰고 난 다음에야 블로그에 업로드하면 낯선 이의 하트를 받을 수야 있겠지만 그것은 차후의 일이고, 쓰는 동안은 놀고 싶은 욕망과 맞서야 하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이정표를 기념하는 일이다. 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자축함으로써 내적 동기를 끌어올린다. 서평을 쓰면 나는 독서기록 달력에 파란 동그라미를 그린다. 이번 달의 서평 개수를 기록하는 것이다. 또는 블로그의 서평 게시물을 훑는다. 그러면 참 귀찮아하면서도 열심히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시 의욕이 생긴다.

 

이것을 이정표 효과라고 한다. 주자가 힘들고 지친 상태에서도 4시간 기록을 초과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마지막 500미터에 전력을 쏟아붓는 것이다. 이정표는 철저하게 자의적 기준으로 결정된다. - p.199

 

이정표 효과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것만 쓰면 내가 계획한 일주일 서평 1편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그러니 주말이 가버리기 전에 어떻게 해서든 쓰게 된다. 성공은 결승점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된다. 이정표는 우리가 최후의 채찍질을 할 수 있게 강요한다. 왜냐하면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고, 애초에 우리가 그것을 선택한 것도 그럴 만한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정표는 실현 가능하고 노력할 가치가 있는 결정적 순간을 가리킨다.(p.199) 이정표를 따라 내 일을 실현하고 나면 내가 부여한 책임에 최선을 다했다는 뿌듯함도 생긴다. 서평은 노력할 가치가 있는 행동이기에 귀찮음을 물리치고 쓰는 것이다.

 

교감의 순간

 

웃음은 사회적 반응이다. () 우리가 웃는 것은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서다. 우리는 웃음을 터트림으로써 실은 이렇게 말한다. ‘나도 같은 의견이야. 나도 너와 같은 집단이야.’ - p.236

 

독서심리상담 수업을 들을 때였다. 당시 내 옆자리에 앉은 분께서 내가 블로그에 올린 서평을 다 읽으셨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칭찬도 해주시고 질문도 해주셨는데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내 얼굴에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아마 이것이 내가 겪은 교감의 순간일 것이다.

 

교감은 감정의 상호작용이다. SNS에 글을 올리는 행위도 늘어나는 하트에서 호의의 감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도파민 분비가 일으키는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소위 인싸라는 소속감을 갖게 된다. 누군가 날리는 하트는 크게 의미 있지는 않지만 지속할 결심을 주기에는 좋은 윤활유라고 생각한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내가 가는 길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용기를 북돋아 준다.

 

예전에 내가 쓴 서평이 평소보다 많은 하트를 받은 일이 있었다. 그때 자극을 받아 서평을 꽤 열심히 잘 쓰려고 노력했던 게 떠오른다. 곧 시들시들해졌지만 말이다. 지금은 서평을 써도 누군가와 나눌 무엇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교감으로 인한 내적 동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요즘은 그저 자아성찰과 자기확장을 위해서 쓰고 있다. 그러면 왜 공개된 블로그에 작성하는가. 첫째는 용기를 내보는 것이고, 둘째는 교감을 거부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시물을 공개한 것만으로도 교감이 이뤄지는 게 아닐까. 언제든 누구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간 쓴 모든 서평에 대해 그렇듯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다.

 

고양, 통찰, 긍지, 교감 순으로 나열했지만 사실 이 네 가지는 유기적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극대화된다. 하소연 같은 글이 되어버렸지만 나는 의미가 상당히 깊다. 다른 서평을 쓸 때 이 글을 떠올리며 전보다는 빠르게 문제점을 해결해나가고 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변하거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순간이면 된다.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이라면 쓰고서 경험치를 얻는 쪽이 낫다. 지금 이 순간이 내 태도에 새로운 방향을 심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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