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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과 울림 -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김상욱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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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지식은 문외한인 터라 내 의견을 개진하기 쑥스러워 철저한 감상문으로 대신한다. 이 글은 내 추억을 되짚는 잡설이다.

 

과학을 언제 포기했던가. 수학보다 늦게 포기했으니 아마 고등학교 1학년 때가 아닌가 싶다. 내 기억에 문이과로 분반하기 전이어서 한 과목짜리 과학 수업을 들었다. 수능과 연계하여 과학이란 과목은 크게 네 가지로 분할된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나의 인식은 이랬다.

 

생물 호르몬을 외우는 암기 과목

화학 주기율표와 화학식을 외우는 암기 과목

지구과학 다양한 돌을 외우는 암기 과목

물리 물건 미는 힘이 몇 줄인가를 왜 구해야 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계산 과목 like 수학

 

기억력에는 자신이 있어 생물, 화학, 지구과학에 대한 거부감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교과서의 목차는 물리가 제일 앞에, 나머지는 뒤에 있었다. 계산에 매우 약한 나는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고, 과감하게 과학을 포기했다.

 

분반을 정할 시기가 도래했을 때 이과를 살짝 고민하기도 했다. 초등학생 시절만 해도 과학을 사랑했고, 워낙 실험 등을 좋아했기에 배우면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우리 학교에는 전설적인 물리 교사가 2학년에 존재했다. ‘제물포라는 별명을 가진 교사였다. 무슨 뜻이냐면, ‘() 때문에 물리 포기라는 뜻이다. 항상 당구 큐대를 들고 다녔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그걸로 허벅지를 때렸다. 가르치기도 더럽게 못 가르치는 전형적인 꼰대 교사였다. 계산에 약하고 교사는 거지 같으니 나의 포기는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10년 동안 내 인생에서 과학은 없는 존재였다.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년 전, 다시 독서에 열을 올리면서부터였다. 떨림과 울림도 그즈음에 구매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자기계발이나 인문서에 관심이 더 커서 쉽게 펼쳐 보지 않았다. 2년을 묵힌 지금에야 마음에 여유가 생겨 살살 읽어 보았다.

 

김상욱 교수는 기초 물리학을 쉽게 풀어썼다. 과학과 인문학을 결합해 나 같은 과학 문외한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알았으면 하는 부분과 몰라도 되는 부분의 경계를 명확히 해주어서 괜히 이해가 가지도 않는 내용을 붙잡고 끙끙거릴 필요가 없었다.

 

물리는 사물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 대상은 쿼크가 존재하는 극도로 작은 세상에서 은하와 우주라는 거대한 규모에 걸쳐져 있다. 지금 우리는 단지 몇 개의 법칙으로 이런 모든 규모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들을 이해할 수 있다. , 물리에 대한 흥미가 생겨나지 않는가? - p.34

 

학교에서는 모든 과목을 암기 취급했다. 자기 나름대로 설명하고 이해가 안 가면 외우라는 식이었다. 학생의 수준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똑똑한 놈들은 알아들을 것이고, 멍청한 놈들은 알아서 나가떨어질 것이라는 전제하에 수업은 진행되었다. 전형적인 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의 모습이었다. 이런 교사 아래에서 과연 어떤 흥미가 생겨나겠는가.

 

얼굴 보고 가르친 교사는 흥미를 떨궜지만, TV로만 봤던 저자는 과학 문외한의 흥미를 돋웠다. 단순히 물리란 ‘F=ma’거리=속력×시간따위만 계산하는 과목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모든 학문의 근간인 셈이었다.

 

물리학의 지향점은 실로 다양했다. 우주의 탄생, 시공간의 개념, 입자의 최소 단위, 생물 탄생의 근거, DNA 등등 모든 과학 분야는 물리에서 세분화했다. 어쭙잖은 지식으로 물리,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을 분리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사실 양성자, 중성자 등 물질을 이루는 모든 기본입자뿐 아니라,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원자도 전자와 같은 이중성을 갖는다. 이중성은 자연의 본질인 것 같다. 여기서는 질문이 존재를 결정한다. 보어(닐스 보어, 1922년 노벨물리학상)는 이중성의 이런 특성을 상보성이라고 불렀다. - p.135

 

이 책은 폴리매스를 더욱 이해하게 만드는 교량 역할도 했다. 빛이 파동이자 입자이듯이 폴리매스도 한 사람이 다중성을 가지는 것이다. 어느 학문 하나 허투루 취급할 까닭이 없다. 문과생이라고 해서 이과적 계산을 멀리해서는 안 되고, 이과생이라고 해서 문과적 사고력이 없어선 안 된다. 예술 하는 과학자, 과학 하는 예술가가 더 나은 업적을 이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시대는 스페셜리스트이면서 제너럴리스트인 사람만이 살아남는 사회로 흘러가고 있다. 정말이지, 나는 문송합니다를 벗어나 교양으로나마 과학 서적을 꾸준히 읽어야만 한다. 내 꿈이 폴리매스인 이상 말이다.

 

응축된 한 점이 터지면서 우주가 시작되었다. 빅뱅이 일어난 것이다. 셀 수도 없는 시간이 지나면서 지구가 탄생하고 인류가 진화했다. 지구에는 다양한 생물 종이 있고, 그중 인간은 70억 명에 이르렀다. 70억 명 중 나는 과학을 포기한 학생이었다. ‘제물포는 가르치기를 포기한 교사였다. 그러나 우주가 팽창하듯이 나의 가능성은 빅뱅 이래 팽창하고 있다. 사회는 문과와 이과를 나눴지만, 자연은 빛에 파동과 입자를 동시에 담았다.

 

우리는 예외 없이 자연에 속하고, 자연은 우주에 속한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이지도 않는 사회가 정한 분반 개념을 내가 평생 따를 필요가 있을까? 인간에게는 빛처럼 문과와 이과의 성질이 모두 담겨 있다. 사회의 강제를 벗어난 지금, 나는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과학을 좀 더 가까이하고 싶다.

 

김상욱 교수의 떨림과 울림은 읽는 내내 과학적 흥미가 일깨워지며 떨리게만들고, 덮고 나서는 여운으로 감정이 울리게만들었다. 이 감정을 전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아직 하찮은 글쟁이라 전달하지 못해 아쉽다. 과학이 마냥 어렵게만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하고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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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이한음 옮김 / 사람의집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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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사키 후미오의 나는 습관을 조금 바꾸기로 했다서평에서 나는 새벽 기상에 도전한다고 썼다. 3주 정도 지속하면서 개운하기는커녕 피곤함만 늘어났다. 정신이 깨는 시간은 점점 더뎌졌고 집중력도 쉽게 분산되었다. 처음에는 모든 습관이 으레 그렇듯 익숙지 않은 행동에 대한 반동이라고 생각했다. 겨우 20여 일이 지났을 뿐이었으니까. 그러나 매슈 워커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를 읽으면서 어쩌면 내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생겼다. 책을 중간쯤 읽었을 때부터 나는 새벽 기상 습관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새벽 기상을 포기한 이유

 

나의 새벽 기상 문제점은 자는 시간에 있었다. 인간의 권장 수면 시간은 8시간이지만, 나는 11시 내외로 잠들어 5시에 일어났으니 약 6시간을 잤다. 권장 수면 시간보다 2시간이 모자랐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 이유는 고등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딩 때 유행했던 말들은 이런 것들이었다. “사당오락(四當五落,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이다.”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안 자면 꿈을 이룬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4시간만 자도 충분하다.” “네가 자는 동안 너의 경쟁자는 공부 중이다등등.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나는 불량품(?)이었다. 꼬박꼬박 6시간을 자고, 그것도 모자라 쉬는 시간에도 자고, 수업 시간·야자 시간에도 졸았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청소년기의 뇌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수면 패턴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당시에는 다른 애들보다 많이 자는데(6시간) 왜 이리도 잠이 부족할까 하는 생각에 휩싸여 있었다. 그 생각은 굳어져 최근까지도 6시간만 자면 된다고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수면 부족으로 가는 코스였다.

 

수면 부족이 가져오는 문제들

 

하루 여섯 시간씩 자는 행동을 10일 동안 하니, 24시간 동안 잠을 안 잔 사람들에 맞먹는 수준으로 반응에 지장이 생겼다. 그리고 잠을 아예 못 잔 집단처럼, 네 시간 잔 집단과 여섯 시간 잔 집단도 시간이 흘러도 약해지는 기미가 전혀 없이 반응에 점점 더 지장이 생겼다. - p.200

 

수면이 부족해지면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적은 정도로도 발생하는 부분은 집중력이다. 얼마나 수면이 부족하든 간에 반응하는 속도가 늦어질 뿐만 아니라 짧은 순간 멈춤 상태가 되곤 한다. 미세 수면이라고 하는데, 이는 잠이 부족할수록 횟수가 빠르게 증가한다. 더 큰 우려는 누적된다는 사실이다. 꾸준하게 수면량이 부족해지면 종국에는 잠을 아예 안 잔 사람처럼 되고 만다.

 

이렇게 수면이 부족해지면서 드러나는 다음 문제는 주관적 판단이 흐려진다는 점이다. 육체는 지쳤으나 정신은 괜찮다고 말한다. 이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면 정상 상태의 기준선이 수정된다. 지쳐 있는 상태를 정상으로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잠을 다시 푹 자면 내려간 기준선이 회복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이미 놓친 잠은 더 잔다고 해서 복구되지 않는다. 조금은 회복이 되겠지만 8시간씩 자던 때로는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8시간씩 자는 행위는 정상으로 되돌린다기보다는 더 악화되지 않는다는 쪽이 맞을 듯하다.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참가자들은 초조해하고 안절부절 못하다가 한 순간에 흥분하여 들뜬 상태로 넘어갔다가, 다시 몹시 부정적인 상태로 돌아오곤 했다. - p.215

 

수면 부족은 감정적인 부분도 나빠지게 만든다. 뇌에는 편도체라는 감정이 촉발되는 구조가 있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이 부위가 감정 반응을 60퍼센트 이상 증폭시킨다. 동시에 뇌의 관제탑인 전전두엽은 제힘을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 감정이 폭발했을 때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한마디로 예민해진다. 그렇다고 부정적인 감정만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잠이 부족한 뇌는 긍정적 및 부정적 양쪽 감정의 극단 사이를 지나치게 오락가락한다.(p.216) 보통 서로 다른 성질은 부딪히면 상쇄된다고 생각하지만, 이 경우는 아니다. 그냥 이쪽 극에 서 있든지, 아니면 저쪽 극에 서 있든지 둘 중 하나이다. 부정적 감정의 극에 선다면 자살과 관계가 깊어진다. 긍정적 감정의 극에 서면 쾌락 추구가 정점에 이른다. 약물 중독이나 위험한 모험 등을 거침없이 뛰어드는 것들이 있다.

 

주요 정신질환 중에서 수면이 정상인 사례는 전혀 없다.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조현병, 양극성 장애(조울증)가 다 그렇다. - p.218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당장 새벽 기상을 포기한 이유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수면이 필수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니 잠을 못 자면 자연스레 기억력이 감퇴할 수밖에 없다. 수면 부족 상태에서 형성된 기억은 더 빨리 잊힌다. 그러면 악순환이 시작된다. 잠을 못 자니 기억력이 나빠진다. 나빠진 기억력이 정상 상태로 재설정된다. 개선의 가능성이 사라지며 수면 부족이 이어지고, 기억력은 더 나빠진다. 또 하향된 기준선으로 재설정…….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또 있다. 뇌에는 글림프계라는 노폐물 배출구가 있는데, 잠을 자는 동안 강력 세척제인 뇌척수액이 그곳을 청소한다. 여기서 제거되는 유독 잔해 중 하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다. 이게 무엇이냐 하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성분이다. 또 타우라는 스트레스 분자들도 이 청소 과정에서 같이 처리된다. 즉 수면이 부족할 시 이러한 유독한 성분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쌓인다. 이로 인해 잠을 너무 적게 자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수면은 면역계의 병기고에 있는 온갖 무기들을 써서 몸을 감쌈으로써 감염과 질병에 맞서 싸운다. 우리가 앓을 때, 면역계는 수면 체계를 적극적으로 자극한다. 전투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더 오래 누워 있으라고 요구한다. 단 하룻밤이라도 수면 시간이 줄면, 눈에 보이지 않는 면역 복원력이라는 갑옷이 몸에서 너덜너덜 벗겨져 나간다. - p.263

 

마지막으로 내가 집중한 문제점은 면역계 붕괴 현상이다. 수면과 면역계는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수면 부족 상태에서는 면역계 역시 약화된다.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는데, 평균 5시간 정도 잔 사람들은 감염률이 거의 50퍼센트였고, 7시간 이상 잔 사람들은 18퍼센트였다. 독감 백신이나 간염 백신도 마찬가지로 잠을 권장 시간에 가깝게 잔 사람들은 항체 반응이 더 강했다. 여기서 또 위에서 이야기한 놓친 잠은 복구되지 않는다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얼마간 수면 부족을 겪은 뒤 그보다 더 긴 시간을 규칙적으로 권장량의 수면을 취한다 하더라도 면역계가 온전하게 반응을 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1년 뒤까지도 특정 면역 세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강화되면 잔병치레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질병 중 하나인 암이 생길지 모른다. 잠이 부족해 교감 신경계 활성이 급증하면 면역계에게 염증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오래 지속시킨다.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지 않고 만성 염증 상태가 되면서 암과 협업을 하게 된다. 암의 성장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실험쥐의 경우, 수면 부족 쥐의 암이 반대 쥐보다 공격적이었고, 전이되는 기관이 더 넓었다. 암이 생긴 부위의 주변 기관은 물론 뼈까지도 퍼져 있었다는 것이다. 전이된 암은 치료가 거의 불가능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새벽 기상을 포기했다

 

이 외에도 당뇨병, 비만, 생식계 등의 문제가 있지만, 당장 나에게 와닿은 내용은 위의 것들이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피하고 싶은 증상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문제들은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 나의 목숨을 서서히 조여 오지만 정작 나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나를 죽이고 있지만 나는 내가 죽는지 모른다. 이것만큼 소름 돋는 공포가 없다. 처음으로 독서 하면서 공포의 감정을 느낀 순간이었다. 더군다나 나는 겁도 많은데…….

 

그러면서 과거의 내가 왜 그렇게 우울했는지, 예민했는지, 자주 아팠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요즘은 규칙적이진 않지만 8시간을 꼬박꼬박 자면서 더 나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평온함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번 서평에는 굉장히 무섭고 좋지 않은 이야기 위주로 썼다. 나의 가장 큰 충격이었기에. 다음번에는 수면 부족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 써봐야겠다. 역시 이 책을 중점으로. 끝으로, 집나간 자식 밥은 챙겨줘도 자는 자식 밥은 안 챙겨준다는 옛말은 게으름을 비꼰 표현이지만, 아주 현명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푹 잔 자식은 더 건강하고, 더 총명해질 수 있다. 밥처럼 잠은 보약이다.

 

P.S - 새벽 기상을 포기했지만 체념하지는 않았다. 현재 나는 새벽에 일어나기 위해 일찍 잠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멈춰둔 것이다. 일시 포기라고 할까. 그것이 가능한 시기가 된다면 나는 다시 새벽 기상 습관 만들기에 도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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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을 이끌 IT 과학이야기 - 인공지능, 로봇공학, 스마트카, 소프트웨어 누구나 읽을 수 있는 IT 과학이야기 2
이재영 지음 / 로드북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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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점: 8/10

평   점: 9/10

구매/대여처: 도서관 대여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다지만, 문송하게도 이공계의 일로 취급했다. 나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러다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읽고, 나에게 닥친 현실임을 깨달았다. 전문가나 전공자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개괄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초급자인 내 수준에 이 책은 딱 알맞았다.

 

  네 가지의 주제, ‘인공지능, 로봇공학, 스마트카,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야기다. 한 주제당 한 장()씩 할애해 정의, 구성, 작동방식, 사회적 문제를 다룬다. 딱딱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설명한다. 이런 분야의 문외한인 내가 봐도 , 그렇구나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인공지능은 빅데이터를 분류 및 정리하여 이용자에게 편리를 제공한다. 알고리즘으로 머신러닝을 넘어 딥러닝까지 가능하다. 스스로 판단하여 매뉴얼을 수정하는 강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 이 분야의 목표라고 한다.

 

  인간에게 힘든 일이나 어려운 일을 대신하는 로봇이 많이 등장했다. 현재도 개발 중이며, 분야도 다양하다. 정밀한 움직임의 로봇은 비용이 커 상용화가 어렵지만, 그보다 단순하면서 특화된 로봇은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인공지능과 결합한 로봇공학은 더욱 편리하고 유용할 것이다.

 

  직접 핸들을 잡고 액셀을 밟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차를 스마트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주행에 성공한 사례 기사를 몇 번 본적이 있다. 나는 운전면허가 없는데, 윤리적, 법적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어 상용화됐으면 좋겠다.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다.

 

  위 세 분야도 각각의 전문기술이 필요하지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는 인간이 컴퓨터를 다루기 위해 필요한 도구(p.228)”이다. 이 도구를 목적에 따라 제작하여 컴퓨터(프로세서가 들어있는 모든 하드웨어)를 알맞게 작동한다.

 

  개발자들은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발달에 힘쓰고 있다. 공통된 플랫폼이 있으면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여러 장치에서 쓸 수 있다. 예를 들면, 안드로이드용 앱은 안드로이드 OS 제품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 삼성 폰이든 LG 폰이든. 하지만 애플은 다른 플랫폼이라 안드로이드용 앱이 아닌 IOS용 앱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 플랫폼이 있으면 큰 틀은 준비된 것이어서 소프트웨어 개발이 좀 더 수월하다고 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에는 버그가 존재한다.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을 노려 크래커(악성 해커)가 악성 코드를 심어 놓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가령, 랜섬웨어나 트로이목마 같은. 이를 해결하려고 화이트해커들이 취약점을 미리 찾아 버그를 미연에 방지한다. 몇몇 기업들은 해커 대회를 개최해 자신들의 소프트웨어 문제점을 찾아 예방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크래커 방지를 개발하는 분야도 있다.

 

   엔지니어로서 저자가 작동방식, 구성요소, 전문용어 등을 풀어서 설명했지만, 공학 문외한인 내게는 수용의 한계가 있었다. 새롭고 신기했다. 이해는 하지 못했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해 맛보기로 읽기에 적합했다. 관심을 확장할 동기부여가 되었다. 나는 이 주제를 낙관적으로 관망하는 부류는 아니다.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류 문명은 문제를 만들고 해결해가며 발전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들 역시 극복할 것이라는 바람을 적어본다. 덜 걱정하려면 이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어봐야겠지. 새 각오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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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뇌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프랜시스 젠슨.에이미 엘리스 넛 지음, 김성훈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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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점: 9/10

평   점: 9/10 

 

 

-지금까지 성인의 뇌와 동급으로 취급되었던 청소년기의 뇌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책.

 

-청소년들이 왜 그렇게 분별없는 행동을 하는지, 일관성이 없는지 등에 대한 부분을 뇌 발달 과정으로 설명해줌.

 

-성인에게도 문제가 되는 약물, 알코올, 담배 등의 중독이 청소년기에는 왜 더 위험한지 이유를 알게 됨(맥주는 어른이 주실 때 찔끔 마셔봤지만, 그 외는 손대지 않아서 다행 ㅎ).

 

-10대에게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주변 사람들의 보조가 꼭 있어야 함. 특히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음.

 

-이 책 덕분에 소년법이 존재해야 함을 확실히 인지했음. 우리나라의 문제는 후속조치인 듯. ‘한 번 문제아는 계속 문제아라고 낙인찍는 사회풍토도 바뀌어야 하고, 청소년의 부족한 판단력을 보완해 줄 상담 인력 확보와 지속 관리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됨.

 

-20대가 되었다고 뇌 성장이 끝난 게 아님. 20대 후반까지 뇌는 계속 발달하므로 유념해야 함. 심한 감정기복, 불안, 걱정 등이 뇌 발달 정도에 영향받아 생길 수 있음. , 시간이 지나 뇌가 성장을 끝내면 나아질 수 있다는 의미. 그러니 공부를 멈추지 말자. 공부가 힘들면 독서라도 멈추지 말자.

 

-뇌 발달 과정을 설명할 때는 과학 용어가 많이 나와서 이 부분들은 읽기 힘들었음. 그러나 대강 읽고 넘어가도 내용 이해에는 큰 지장이 없음. 어차피 일독으로 끝낼 거 아니잖아?

 

-유튜브 채널 체인지 그라운드 빡독Q&A 영상자녀 교육부분에서의 신박사 님 추천과 중학생 사촌 동생에 대한 걱정이 콜라보되면서 읽기 시작했음. 10대 청소년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내 사고방식을 리모델링하는 계기가 되었고, 동시에 걱정이 사그라들었음. 중요한 건 걱정이 아니라 보조 맞추기 위한 노력임. 언제든 조언자가 될 수 있는 마인드셋과 지적능력을 키워야지.

 

-아아, 청소년기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와 10대를 가르치는 교육자, 관련자들은 죄다 읽어봐야 함. 아직 연구 중인 분야라 확실하지 않은 부분(남녀 청소년기 뇌 발달과 환경 간의 상관관계 같은)도 있지만, 관심이란 이해의 시작이므로 읽으면 대하는 태도와 시선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됨.

 

-토드 로즈의 평균의 종말과 같이 읽으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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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신이 없다
데이비드 밀스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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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디에나 독실한 신자도 있고, 종교에 무심한 무신론자도 있다. 각자에겐 각자의 삶이 옳은 것이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입장이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종교인이면서도 무신론적인 제도와 기술에 동의할 수 있고, 무신론자이면서도 종교적 우연에 기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여러 관점이 필요에 따라 절충하며 사회를 구성한다는 게 내 개인적인 시각이다. 즉, '종교인이냐 무신론자냐' 선택지는 최소한 내게 있어서 믿고 안 믿고의 차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종교적 신념을 존중할 수 없는 순간이 오곤 한다. 바로 교조주의자들의 어거지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에 머물지 않고 미성숙한 종교관으로 타인의 삶을 침해한다. 또한 자신의 믿음에 극한으로 도취된 나머지 자신이 보고 듣는 것만을 진실로 간주하는 오류를 범한다. 선과 후를 구별하지 못하고 결과에 원인을 끼워 맞추는 것이다. 이런 사람을 만나면 답답한 것도 답답한 것이지만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 그 종교를 싫어하는 마음이 생긴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감정적인 예지만, 이런 마음이 생겨 이런저런 무신론 책을 찾다보면 이성적으로 과학적으로 눈을 뜨게 되는 것 같다. 교조주의자들의 논거가 논리적으로 완전해서 본인은 허점을 못 찾았다 하더라도, 시대의 무신론 지식인들이 왜 신을 믿지 않고, 왜 종교를 비판하는가하는 책을 보면 그들의 논리가 너무나도 완벽하게 오류투성이라 본인이 허점을 못 찾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약장수의 사기성 짙은 멘트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데이비드 밀스의 이 책은 과학적 논거를 통해 교조주의자들의 오류를 짚어준다. 내가 그 동안 불신했지만 확고한 무언가가 빠진 듯한 느낌을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채워넣었다. 여기서는 기독교만을 다뤘지만, 내 삶을 침해하려는 교조주의 세력이 대부분 기독교라 그런지 훨씬 설득력있게 읽었다.

 

  신이 있다면 그는 지구의 재앙과 아름다움에 별 관심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우주를 탐사하고 수억 광년 떨어진 별을 볼 수 있다하더라도 얼마나 더 많은 별이 있을지, 우주가 얼마나 넓은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만약 교조주의자 말대로 신이 우주를 비롯한 모든 것을 창조했고 그렇게 큰 우주를 만든 신이 이 조그만 별에만 온 신경을 쓰며 자신을 믿는 사람만 구원하고 믿지 않는 사람을 고통준다는 것은 그 신과 종교가 치졸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만약 교조주의자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의심되고 거슬린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여긴다. 다만 저자의 개인적인 주장이라는 사실만 의식한다면 독자 스스로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책 역시 믿고 안 믿고의 단순한 문제이기 때문에.

 

  편중되지 않은 독서를 해야 더 견고한 분별력이 생기리라 믿는다. 마찬가지로 분별력을 키우면 편협과 편중이 얼마나 비극적인지 알게 될 것이고, 편중한 신을 받아들이기란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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