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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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노트북, 스마트폰을 쓰긴 하지만 변화에 대한 적응이 더디다. 노트북은 서평 같은 문서작성과 인터넷 서핑할 때를 제외하고 켜지 않는다. 한 이틀에 한 번 사용할까. 스마트폰은 매일 쓰지만, 역시 스마트하게 쓰지는 못한다. 주로 시계와 알람, 유튜브 보는 용도이다. 전자책은 불편해서 못 보겠다.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훨씬 집중하기 편한 타입이다. 변화에 적응을 잘하든 못하든, 출시되는 물건이나 정보를 사용하기만 한다는 점에서 내게 독창성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욕심은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고 나를 설득한다.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한테나 가서 세상의 변화가 너무 느립니다.”라고 하면 단번에 이상한 사람 취급할 것이다. 진부함이 당연시되는 말이다. 하지만 진부한 만큼 모두가 변화에 적응할까? 적응에 더딘 사람도 있는 반면에, 변화를 선도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등장하는 것일까? 애덤 그랜트의 오리지널스는 우리가 적응해야 할 변화를 눈앞에 내보이는 사람들의 특징인 독창성을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우리도 그 특징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오리지널스가 되려면 기존의 것에 순응하면 안 된다. 이미 만들어진 것의 반복에 새로운 것은 없기 때문이다. 이들과 일반 사람을 나누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독창성의 유무이다. ‘독창성이란, 특정한 분야 내에서 비교적 독특한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능력, 또는 그런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말한다.(p.23)’

 

  독창성이 발휘되려면 현재 상황에 의문을 품어야 한다. 궁금하지 않으면 색다르게 생각할 필요가 없어진다. 의문을 품어도 미시감(未視感)’이 없으면 기존 해결책을 되풀이할 수 있다. 미시감은 늘 봐온 익숙한 것이지만,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기존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함을 뜻한다.(p.29)’ 말로는 쉽지만, 독창적으로 일을 진행하려면 큰 암벽에 부딪힌다. 기존에 없던 무엇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크다.

 

  큰일을 하려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른바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독창적인 사람들은 위험을 피하려고 한다. 위험을 감수해야 기존 체제를 바꿀 수 있는데 위험을 피한다고?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이들은 위험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자신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게 아닌, 생존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새로운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한쪽의 안정으로 다른 쪽의 위험을 상쇄시킨다. 시간이 지나 새로운 일이 안정기에 들어서면 그때 기존의 일을 관두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로 옮겨간다.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에 올인하는 행위는 독창적이라기보다 도박꾼에 가깝다.

 

  이들이 위험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독창적 아이디어가 나오는 족족 성공하는 게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다수의 아이디어에서 성공적인 한두 개로 상황이 역전된다. 시행착오 없이 성공하는 일은 드물다. 혹 그렇게 성공했다손 쳐도 실력이 아닌 행운이지 않을까. 여기서 방심해 실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얼마 안 가 내리막을 걸을지 모른다.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성공할 아이디어를 가려야 한다. 개인이 판단할 때는 해당 분야에 경험이 많으면 직관에 의한 판단 예측 정확도가 높고, 자신의 분야가 아니라면 천천히 분석할수록 예측이 정확해진다. 만약 타인에게도 아이디어 검증을 하고 싶다면 가장 적합한 집단은 같은 분야에서 일하며 이해가 얽히지 않은 동료들이다.

 

  아이디어로 작업을 하다 적당히 미뤄두는 것도 독창성에 도움이 된다. 자이가르닉 효과 덕분에 중단된 일은 계속 머릿속에 남아있고, 더 나은 방향으로 지속 수정하기 때문이다. 독창성을 지닌 혁신가를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개념적 혁신가로, 순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움직이는 유형이다. 이들은 대개 위험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흥분에 휩싸여 쉽게 나서는 경향이 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혁신가들이 이렇다는데, 나이가 들수록 사고의 경직성이 생겨 이런 유형은 독창성이 점점 사그라든다. 반면, 반대 유형으로 실험적 혁신가는 오랜 시간 정보를 축적하고 검토해 위험을 줄인다. 겉으로 드러나는 시기는 늦지만, 사고 체계가 유연해 오랜 시간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럼 독창성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많은 독창적 인물들이 정신적 지주(mentor), 롤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 존재를 어디서 찾을 수 있지, 하는 의구심이 생기겠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그 존재는 부모, 형제, 역사 속 위인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어린 시절 읽은 소설의 주인공이 롤모델일 수 있다. 어떤 존재든 독창성을 가진 모델이 있으면 독창적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모델을 따라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움에 도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독창적인 행동에는 위험이 따른다고 했다. , 두려움이 안 생기려야 안 생길 수 없다는 말이다. 이것 역시 위험포트폴리오와 마찬가지로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전략적 낙관주의와 방어적 비관주의가 그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확신이 없거나 불안하다면 전략적 낙관주의가 도움을 준다. 즐기자, 할 수 있다, 신난다 등으로 두려움의 동력을 흥분의 동력으로 바꿀 수 있다. 반면에 의지와 계획이 확고하면 방어적 비관주의가 동력을 심어준다. 불안을 통해서 계획을 다듬고 고쳐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의식적으로 독창적인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에 소개된 내용 그 어느 것도 자연발생적인 것은 없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거르고 고치고 실행해야 한다. 이제야 독창성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미시감을 가지려고 시도는 해보는데, 역시 쉬운 게 없다. 그래서 일단은 내 생활에 초점을 맞춰 평상시에 아무런 의심 없이 했던 행동들을 되돌아보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최대한 해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책을 읽기만 했다면 지금은 서평을 쓴다. 집에 혼자 있기만 좋아했는데 얼마 전 도서관 독서 모임에도 가입했다. 최근에는 체인지 그라운드에서 주관하는 빡독을 신청하면서 발표까지 체크했다. 과거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도전이다.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은 둘째치고 쓸데없는 행동으로 치부했을 테니까. 하나씩 바꾸고, 조금씩 도전을 한다면 나도 오리지널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끝으로 다른 여러 내용도 흥미롭긴 했지만 대부분 집단이 주제라 읽기만 하고 서평에 적진 않았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집단에 설득하기, 꼼짝 않는 집단 움직이기, 지위의 중요성 등. 가족 서열 중 맏이보다 막내가 더 독창적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우리 모두 독창성을 키울 수 있으니 막내인 게 중요한가.

 

  내가 직장인이거나 사업가였으면 정말 애정할 책이다. 아직은 취준생이라 나의 환경에 아쉬움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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