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재발견 - 노력은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
안데르스 에릭슨.로버트 풀 지음, 강혜정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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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형 사고방식으로 살아오는 동안 가장 믿었던 신화가 있었다. 그리스로마 신화도, 성서 신화도, 단군 신화도 아니다. 바로 재능 신화이다. 재능은 나에게 많은 합리화를 제공했다. 꿈도 희망도 없이 허송세월 보내기, 공들여 세운 계획 얼마 안 가 포기하기, 게임에 푹 빠져있기 등. 이 모든 행동은 나에게 재능이 없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고영성 작가님과 신영준 박사님의 유튜브 방송에서 뼈 맞은 이후, 사고방식을 바꾸고 싶어졌다. 그들의 추천도서 중 표지에 적힌 노력은 왜 우리를 배신하는가라는 문구를 보고 이 책을 선택했다. 여태까지 나는 노력에 배신당했다. 아니, ‘잘못된 노력에 배신당했다.

 

  저자는 노력에 필요한 부분을 무작정 얼마나가 아닌 어떻게를 아는 얼마나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한다. 어떻게 뇌가 변하는지, 어떻게 연습을 해야 하는지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시간을 정량적으로 소모하는 보편적 노력은 보통의 실력에 머문다. 기계적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실력이 늘지 않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퇴보할 수 있다. 실력향상을 위해서는 목적의식 있는 연습을 통해 의식적인 연습단계로 가야 한다.

 

  ‘목적의식 있는 연습은 장기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작은 단계들을 차곡차곡 더하는 과정이다. ‘컴포트존을 살짝 벗어나 불편해지면 뇌가 가소성을 이용해 새 신경망을 구축하고 편안한 구역으로 만든다. 이를 반복하여 실력을 늘리는 것이다. 작은 성공을 통한 습관 만들기와 같은 맥락이다. ‘의식적인 연습은 실력향상을 위해 효과적인 심적 표상을 쌓는 구간이다. ‘심적 표상은 어떤 일을 행할 때 준거가 되는 내면 밑그림인데, ‘의식적인 연습으로 심적 표상을 개발하고, 개발된 심적 표상은 다시 향상된 의식적인 연습, 향상된 연습은 향상된 심적 표상을 낳는다. 수행능력을 향상되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

 

  ‘의식적인 연습을 실전에 적용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3F이다. 집중(Focus), 피드백(Feedback), 수정(Fix it). 프로 선수들의 훈련, 직장에서 실전에 가까운 연습을 통한 실력향상, 벤저민 프랭클린처럼 혼자서 연습하여 갖게 된 최고의 작문 실력, 어느 분야에서든 3F를 반복하면 실력을 키울 수 있다. 필수 덕목인 반복과 더불어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이다. 결국 실력은 노력을 투자한 시간의 양에 비례한다. 분야에 따라 연습량과 시간은 제각각이겠지만, 분명한 점은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때 실력향상의 폭이 크다는 점이다. 여기에 재능이나 지름길은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의식적인 연습은 어느 분야에서든 가능하다. 저자는 상당 부분 발달한 직접 경쟁 분야이면서 교사가 있어야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어디까지나 효과적이다. 객관적 기준이 없는 분야여도, 교사가 없어도 의식적인 연습을 할 수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작문 실력향상을 예로 든 부분을 보면, 좀 더디고 힘들기야 하겠지만 교사가 없다고 못 하는 건 아니다. 그는 글쓰기를 연습할 때 영국 잡지 <스펙테이터>의 기사를 기준 삼아 자신의 글과 비교하며 연습했다고 한다. 그러니 저자의 최고의 교사를 구하라는 말은 연습 방법과 셀프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비교 상대를 구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막 시작한 초보 서평가인 나는 잘 쓴 서평들과 글쓰기 책을 참고하면서 작성하고 있다. ‘의식적인 연습으로 써나가면 언젠가 나도 잘 쓰게 되겠지.

 

  하지만 무한정 순탄한 성장은 없다. 누구나 임계점이 도래하기 마련이다. 정체기를 돌파하려면 기존의 방식을 조금 변경해 도전의식을 불러와야 한다. 그래도 정체기라면, 정확히 발목을 잡는 부분을 파악해서 그 부분을 개선하는 쪽으로 연습해볼 필요가 있다. 나에게 임계점이 오려면 한참 멀었지만, 미리미리 마음을 다잡는다.

 

  실력향상의 길은 재미도 없고 힘들어서 갖가지 유혹에 끌린다. 계속하고 싶은 동기보다 그만두고 싶은 동기가 더 커질 때 연습은 중단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패배감에 절어 더는 도전하고 싶지 않게 된다. 나는 매번 이랬다. 이를 해결하려면 전자의 동기를 강화하고 후자의 동기를 약화시켜야 된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환경설정, 적절한 수준의 목표 수정, 체력회복을 위한 휴식, 목표를 잘게 쪼개 작은 성공으로 천천히 이뤄가기 등이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그리고 언제나 무엇이든 어디에서나 중요한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나로 예를 들면, 환경설정은 딱히 안 하는 편이고, 서평을 쓰는 게 힘들어 일주일에 한 편으로 작은 목표를 정했다. 독서는 격주로 한 주 새 책 독서, 한 주 재독(再讀)으로 한다. 휴식은 잠깐의 낮잠을 자거나 유튜브로 동기부여 영상을 본다. 책상 앞 잘 보이는 곳에 마인드 세팅 문구를 적어놓고 혼자 되뇌며 나 자신의 믿음을 강요(?)한다. 그렇게 한 번, 하루 성공하면 뿌듯함과 보람참이 전신을 차지하고 다음을 이어갈 동기부여가 되어 줬다.

 

  ‘의식적인 연습을 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볼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 있었다. 스스로를 둔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못 한다고 단정 짓는 과정 중에 누군가가 너는 OO을 못해라고 확신을 심어준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할 장애물은 믿음 그 자체라고 한다. IQ도 재능의 증명이 되진 못한다. IQ가 높으면 초기 습득력은 좋지만, 전반적인 실력은 누가 더 의식적인 연습을 많이 하느냐로 판가름 난다.

 

   더 위험한 것은 자기충족적 예언인데, ‘네가 어떠하기 때문에 OO을 잘/못 할 것이다라는 예언을 들으면 그 방향으로 실현되는 현상이다. ‘자기충족적 예언을 들은 사람은 동기부여(계속할 동기든 그만둘 동기든 간에)를 예언의 방향으로 지속하면서 강화되거나 약화된다. 예를 들면, 수학 시험 후 성적에 따라 하급, 중급, 고급반으로 나누는 행위. 이것으로 실력의 우열을 가리고, 우등한 쪽에 격려와 칭찬 등으로 동기부여를 많이 해 연습량을 늘린 탓에 재능 신화가 생겨났을 것이다. 나는 주로 수학 하급반이었고, 수포자로 단정 짓고 살았다. 어쩌면 이런 행위가 더는 일어나지 않게끔 만드는 게 독서하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재능 신화를 버리고 의식적인 연습을 바탕에 두고 가르치거나 연습한다면 실력의 상향평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전문가가 되는 길에 지름길도, 재능도 없다고 단언한다. 고되고 힘든 길을 의식적인 연습으로 향상한 것이다. 현이 끊어져도 한 줄로 연주하는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 아버지 레오폴트의 지도하에 10년 이상 연습 후 진지한 작곡을 했다고 밝혀지는 모차르트’, 수 없이 넘어지고 시도하여 완성한 트리플 악셀로 피겨 스케이팅계에 획을 그은 김연아 선수. 많은 천재들이 연습의 산물이다. 전문가가 세상에 드러날 때 그들은 과정보다 결과로 먼저 나타난다. 나는 결과에 과정을 끼워 맞추는 식으로 보는 편이었다. ‘피나는 노력을 해서 최고가 되었구나보다 최고니까 피나는 노력을 견디지같은. 그러는 편이 나의 합리화에 유용했기 때문이다. 이 저속한 판단을 깊이 반성한다.

 

  독서를 마친 후, 일단 합리화는 팩트로 두들겨 맞고 쑥 들어갔다. 그동안 내 한계라고, 재능이 없어서 더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마음가짐은 잘못된 노력의 대가였다. 힘들고 지루한 시간은 당연한 순서임에도 불구하고, 재능이 없어 즐기지 못한다며 자책하고 포기했다. 이것은 단순히 컴포트존을 벗어나기 싫은 감정이었다. 동시에 늦은 시기란 없으며 올바른 연습을 하면 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용기도 얻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아직 고정형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해서 간혹 지치거나 자책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을 나에게서 찾지, ‘재능을 탓하지 않는다. 집중하고, 피드백 받고, 수정을 반복하면서 임계점을 뚫고 동기를 유지하면 언젠가 목표에 도달해있으리라.

 

  어떤 일이 되었든 시작과 지속에는 내가 그것을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특히 스스로에 대한 믿음. 이 책은 모두에게 밝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노력의 구체적 방향성(집중, 피드백, 수정, 반복, 동기부여) 또한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이제 의식적인 연습을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할 시간이다.

 

개인적인 고민: 어떤 의식적인 연습이 서평을 위한 효과적인 심적 표상으로 자리매김할까. 분량이 너무 길다……. ㅠㅠ

 

개인적인 책 엮음

그릿- 앤젤라 더크워스

그릿 GRIT - 10점
앤절라 더크워스 지음, 김미정 옮김/비즈니스북스

평균의 종말- 토드 로즈

평균의 종말 - 10점
토드 로즈 지음, 정미나 옮김, 이우일 감수/21세기북스

10대의 뇌- 프랜시스 젠슨에이미 엘리스 넛

10대의 뇌 - 8점
프랜시스 젠슨.에이미 엘리스 넛 지음, 김성훈 옮김/웅진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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