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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의 별 - 제4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강태식 지음 / 은행나무 / 2018년 4월
평점 :
이 책을 사서 4일만에 읽었다.
나는 이 작가를 잘 모른다. 황산벌문학상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사실 지인의 지인의 지인이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아무 사이도 아닌가.
어쨌든 아는 사이는 아니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다. 잘 읽히는 것은 책에게 매우 중요한 매력이다.
이 책은 지구와 닮은 어느 놀이공원 행성에서 외롭게 살고 있는 한 남자, 리, 에 관한 이야기다.
리가 직접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리를 알게 된 사람들이 리, 와 함께 했던 순간 중
자기의 인생의 한 부분에 그가 등장하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리가 그 별을 사랑해서, 자신이 죽고 나면 대신 올 사람을 구한다. 구인을 당한 사람은
술주정쟁이였지만, 그런 별이 진짜 있는지, 리가 진짜 있는지 확인한다.
그 사람은, 자신의 부인은 자신을 떠나고 자신의 집,
그리고 지구에 꼭 살아야할 이유를 찾지 못하던 사람이었으니까.
매일매일 술이 떡이 되어 집으로 들어가던 남자는
아무도 자신을 원하지 않는 지구에서 자신을 절실히 원하는 그 곳으로 떠날 결심을 하지만,
결국 리의 별로 떠나지 않고, 이 지구에서의 죽음을 택하고 만다.
리의 별은, 그래서 리의 별로 남았다.
그래서...?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어떤 사람이 선택하는 문화생활이라는 건, 그게 책이 되었든,
뮤지컬이나 연극, 방송매체가 되었든,
그 사람이 마음을 놓을 곳을 갖는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속에 재미가 있기 때문에 보는 것이지만,
한 예로 사람들이 또!오해영 을 보면서 열광했던 이유는, 그녀가 딱히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사랑을 받고 싶어하고, 다시 사랑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과 비교대상이 되어왔던 잘나고 더 멋진 여자가 되어서가 아니라,
이토록 부족한 자기자신으로서,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을 아끼고, 사랑을 향해 달려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평범하게 실수하고, 특별하지 않은 우리가 마음을 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남자들이 원하고 바라고 좋아하는 웃는 얼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울면서,
하고 싶어하는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화를 내면서,
지겹다고 할 정도로 반복해서 말하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 예능을 보는 것도 나만 혼자 사는 게 아니라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이고,
아는 형님을 보는 것은, 저 연예인들도 병신미를 갖고 투닥거리면서 논다는 것이고
그 안에 '재미'라는 것을 위해서 꾸며지는 모습이 없지 않지만.
많은 사람의 시선을, 마음을 빼앗으려면 과장되거나 꾸며지는 모습이 있어야 하고 그걸 하는 게
방송을 만드는 사람의 역할일 것이고.
내가 직장생활을 하는 30대 여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리의 별은 마음을 놓을 곳은 아니었다.
아,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라면, 누군가는 좋아할 수도 있겠지.
그래, 알겠어.
하지만, 나에겐 좀 별로구나. 너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