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3. 12.

[유리가면]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남자들은 죽을 때까지 [삼국지]를 여러 차례 읽는다는데, 나는 [유리가면]을 죽을 때까지 세 번은 볼 것 같다"는 누군가는 리뷰를 보고, 또 만화와 관련된 책을 만들면서, 또또 만화, 하면 [유리가면] 정도는 읽어야 한다는 혹자들의 말들에 귀쫑긋하여,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던 만화.
역시나.. 역시나... 주인공을 따라, 그의 연극에 대한 집념과 몰입에 빠져 들다 보면
어느새 나의 삶에 대해서까지 뭔가 더 가치로운 것, 빠져들 무언가를 찾게 만드는 만화다.
하루하루를 대충 넘기는 삶이 아니라, 자신 속에 흐르는 욕망을 쫓아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무언가를 미치도록 소중하게 생각하고 곧 빠져드는 삶이란 얼마나 멋찐가.
이제 겨우 3권을 집어 들었을 뿐인데도, 너무도 매혹적인 만화여서, 내 일상을 되집어 보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하게 만드는 만화여서 정말 미치겠다.
작가는 어찌 이런 만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이 책을 만든 작가 또한 이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 에휴... 다시 살아야겠다는, 제대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아휴~ 넘 멋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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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3-12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유리가면 처음 이세요? 정말 적어도 3번은 읽어야겠지요?
근데... 유리가면이 완결이 안난 만화라 하면 더 화나실까여?
그러니...끝을 기대하지 마시고, 그냥 읽는 순간만 즐기시기 바랍니다.
(갑자기 페이퍼들이 너무 많아 졌군요..)
글구... <아침형 인간> 빌려드릴까요? 5호선에 접선해두 되구... 접선이 잘 될까?
4월17일에 알라딘 번개가 있을 예정입니다.. 그때 오시면 빌려 드려두 되구...
근데... 제 서재에서 말씀 하셨듯이 안보셔두 되요... ^^

찬타 2004-03-12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알라딘 번개! 그런 데는 어찌 참여할 수 있을까요? 가고 싶어요, 가고 싶어요~ 어떤 사람들이 폐인의 길에 들어섰는지, 보고 싶어요~ 알고 싶어요~ 저 꼭 데려가주세요~(후다닥 달력에 체크해 놨음...^^) 실론티님 나 데려가야해요~

2004-03-12 17: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4. 3. 11.

어제는 참 오랜만에 여유로운 생활을 해봤다.
야근을 하려다 머리가 지끈거려 7시쯤 회사를 나서 집으로 향했다.
동네에 있는 비디오와 만화를 함께 대여하는 곳에 가서
[유리가면] 1, 2권과 [스캔들]을 빌렸다.
[디스] 3권도 있으면 빌리려했는데 아저씨는 처음 들어보는 만화라고 했다.
98년에 나온 세 권짜리 만화인데... 여기 없으면 왠지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유리가면]을 드디어, 집어 들었다는 생각에,
또 오랜만화 영화 한 편을 맛있게 먹어볼 작정이었으므로
개의치 않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랜만에 맛본 영화, [스캔들]
[대장금]을 하지 않는 날이면, 집에 가서 할 일이 없는냥
이레저레 낙이 없던 차였는데,
왜 영화를 볼 생각을 못했었는지...
오랜만이어서 더욱, 즐겁게 또 맛있게 영화를 봤다.
"그대를 알고도 사랑하지 않는 것, 사랑한 뒤에 그것을 거두는 것, 이 두 가지는 내게 불가능한 것이오."
시대의 바람둥이 배용준이 하는 이 말이 꽂히고,
전도연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잠시 순정만화를 보듯,
즐거웠다.
거기에 너무도 부드러워 보이는 정사 씬도.. 으흐흐흐

그리고 오늘 아침. 잡아든 [유리가면]
지하철에서 너덜너덜하여 곧 찢어질 듯한 1권을 간신히, 조심조심 넘기며 힘들여 보며 왔다.
또 오랜만에 접하는 주인공의 몰입과 열정.
나도 이럴 수 있었으면 싶은 주인공에 대한 동경이 물씬 솟는다.
이래서 만화는 참 좋다.
지루한 내 일상에 또 하나 새로운 빛을 선사하니까.
계속 읽고 싶은 충동이 일고 있지만,
어쩌냐, 회사에 메인 몸인 것을...
얼는 일을 끝내고 집에 가는 길.. 조심 또 조심 책장을 넘겨야지..

참.. 어제 그런 책도 잠시 봤다.. [위대한 남자들도 자식 때문에 울었다]는. 첫장에 실린 케네디 가의 남자들.. 그중 변변찮은 막내 아들 이야기를 읽었는데, 정치계 비화 같이 읽히는 것이, 꽤 재미있었다.. 흔히 인물을 다룬 책들이 공을 과하게 평가하면서 미화시키기 일쑤인데, 이 책은 오히려 음모론의 시각에서 모든 일들이 엮이고 설키는 식이어서 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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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3-11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리가면> 다시 보고 싶네요.. 정말 재미있는 만화인데.. ^^

찬타 2004-03-11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요즘 점심을 싸가지고 다녀서, 점심 먹고 남은 시간에 1권을 마저 봤는데..
아휴~ 일하기가 싫어지는 거 있조.. 계속 읽고 싶은 것이.. 에고고고.. 병나겠어요.. 궁금해서..
 

2004. 3. 10.

이희재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었다.
어렸을 적, 책이라고는 백과사전류의 책과 위인전밖에 모르던 내게
언니가 '성장소설'이라며 일독을 권했던 바로 그 책을
십여 년이 지난 지금, 제제와 뽀르뚜까의 모습이 살아 숨쉬는 출판만화로 읽은 것이다.
그때 그시절엔 언니가 사다준 첫 '내' 책을 꺼이꺼이 읽으며
때론 슬퍼하기도 하고 또 때론 가슴뭉클해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한 권을 땠다는 뿌듯함에,
무슨 나무 이름이 이리 어려운가, 잘 외워지지도 않는 책이름을 열심히 되뇌이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인물들이 살아 숨쉬는 만화로, 대화가 중심이된 새로운 형태의 책으로 다시 만나보니
사이사이 이야기 흐름을 놓쳤던 부분들까지도 모두 생생히 와닿았다.
말썽꾸러기에 사고뭉치 제제. 만날 형에게 누나에게 동네 사람들에게 또 친구들에게, 그리고 아버지에게 혼나고 두들겨 맞아가며 아픈 유년 시절을 보낸 제제. 그 속에서도 뽀르뚜까 아저씨와의 새로운 관계를 통해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 삶이 그래도 살만함을, 풍부함을 느꼈던 제제의 모습을 다시 드려다 보면서,  어린 시절 뽀르뚜까 아저씨가 내게도 있었으면 했던 나를 만난다.
이제는 내가 누군가의 뽀르뚜까가 되어야 할 차례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 이미 나도 어른이 되었음에 잠시 아쉬움이 남지만, 그 감동 또한 고스란히 남아 가슴 속 깊이 자리잡는다.
만원 지하철 속에서 눈물을 훔치게 만드는 책. 좋은 작품이 때로는 청소년용 버전으로 각색되고 학습용으로 둔갑하여 제맛을 잃기 십상인데 이희재가 만화버전으로 다시 창조해낸 이 책은 다시 원전을 들여다보고픈 충동을 일으킨다. 좋은 책은 좋은 어른을 만든다. 좋은 어른들이 모여 세상을 좀더 따스하게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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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3-10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버전이라...
저는 예전에.. 고등학생일때 읽었어요... 책으로... 그때 끝부분을 버스 안에서 읽었는데.. 눈물이 퐁퐁 나서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마구 쳐다보던 기억이 나네요.
 

2004. 3. 9

오랜만에 괜찮은 책 두 권을 읽었다.
하나는  담배에 얽힌 사연과 사람살이를 다룬 [디스]라는 만화책이고
또 하나는 웬만한 어른들이라면 청소년기에 모두 뗐을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출판만화 버전, 이희재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이다.
후자는 아직 반 정도밖에 읽지 않았지만, 여전히 가슴뭉클한 감동이 전해 오는, 역시나 역작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쓰도록 하고.
[디스]. 적어도 한국에서는 금연의 시대를 장식하게 될 요즘이어서 더욱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참, 독특하면서도 신선하고, 발칙하면서도 애잔하다.
담배를 소재로 어떻게 이런 찐한 감동을 전해 줄 수 있을까.
사람살이라는 것,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 속에 들어가 앉은 담배를 구원해 내고야 마는 문홍미의 시선이 느껴지는 걸작이다. 98년에 나왔다는데, 나는 왜 이 만화를 이제야 알게되었을까.
만화가 나올 무렵, 열심히 사재기하고 리뷰 팍팍 올리며 작가에게 힘을 실어줬다면,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이 나름의 작가정신을 조금은 더 핏대 세우고, 한 길을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독자의 게으름을 탓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문홍미에 당분간은 폭 빠져들고야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
아~ 좋은 만화는 너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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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3. 8.

암.. 두 권의 책을 주문해 놨는데, 세 권의 책이 왔다.
하나는 휴머니스트에서 나온, [하하 아빠 호호 엄마의 즐거운 책 고르기]라는 책
(딸려서 [영혼의 식탁2]권이 함께 왔다..)
또 하나는 [위대한 남자들도 자식 때문에 울었다]는 책.
두 권 모두 아직 읽기 전인데, [즐거운 책 고르기]는 음... 옆에서 후르륵 넘겨보던 이들의 평이 무지 나빠서 잠시 보류 중이다.
모 필요하다면야, 알라딘에서 쭈르륵 다시 읽어 봐도 되겠다 싶었지만
일단은, 이런 류의 책들은 꼭 사쟁여 놓아야 직성이 풀리기 때문에 사뒀다.
언제쯤 읽게 될른지는 역시나 알 수 없지만..
독서교육에 대한 시선이 좀, 기능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역시나 내 눈으로 읽고 내 머리로 생각한 후에 다시 한번 이 이야기들이 맞는지 알아맞혀 볼 수밖에.
그나저나 월욜 아침. 하암~ 졸라 졸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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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ylontea 2004-03-0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아빠 호호 엄마의 즐거운 책 고르기>..저도 이 책 샀지요... 알라딘에서 봐도 되지만...^^
그리고 <영혼의 식탁>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샀지요... 사실 영혼의 식탁도.. 예전에 다른 제목으로 나왔을때 봤던건데...
책 충동구매도 자제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