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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평점 :
#아침그리고저녁 #욘포세
#독파 10/16~22
이제 아이는 추운 세상으로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혼자가 된다, 마르타와 분리되어, 다른 모든 사람과 분리되어 혼자가 될 것이며, 언제나 혼자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스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_15~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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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네스는 손을 들어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본다, 모든 것이 아스라이 멀어져 가는 것을, 하늘 저 뒤편에서, 사방에서, 돌 하나하나가, 보트 한 척 한 척이 그에게서 희미하게 멀어져 가고 그는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오늘은 모든 것이 과거 어느 때와도 다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 분명하다, _74p.
1부의 시작은 아이의 탄생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올라이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아버지의 이름을 따라 요한네스라 부를 것이며 아들이라 확신하는 이, 왠지 모르게 조마조마한 출산을 무사히 마치고 산파가 서둘러 떠나는 장면에서 끝이나고... 2부의 시작은 노인의 하루를 시작하는 듯 보이는데 이름이 '요한네스'!! 몇 페이지를 더 읽다가 다시 1부로 돌아가 읽어보게 된다. 1부에서 태어난 아이가, 노인이 되어 저물어가는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짧지만 한 편의 장편소설을 읽는 듯 조금은 긴 호흡으로 읽게 된다.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욘 포세의 장편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은 특이하게도 마침표가 거의 없고 쉼표로 길게 이어지는 글로 요한네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주변의 풍경들을 그림 그리듯 보여주고자 하는 듯 느껴진다. 요한네스가 태어나 살아가고, 사랑하고, 죽어가는 과정이 짧지만 강렬하게 그려지고 있어 긴 여운으로 남는 소설이었다. (다 읽고, 중간 부분을 다시 한번 읽었는데... 또 궁금해지는 소설.)
울음소리는 아이가 새로이 속한, 세상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따뜻한 검고 조금 붉고 조금 축축하고 온전한 것은 더 이상 없다, 이제 저 자신의 움직임뿐이다, 모든 것을, 존재하는 모든 것을 메우려는 듯한, 무엇인가, 그리고 아이와 아이의 목소리는 분리되어 있는 동시에 분리되어 있지 않으며 거기에는 뭔가 다른 것이 더 있는데, 뭔가 그의 일부이면서 아니기도 한 무엇이, 아이의 목소리는 저 밖의 모든 것을 갈라놓고 자신에게로 되돌아와 더 커지고 커진다 그리고 다 잘 될 거야, 올리아가 말한다 _24~25p.
그리고 페테르와 그는 그 자신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하다.
모든 것이 하나이며 서로 다르고, 하나이면서 정확히 바로, 그 자신이기도 하다, 저마다 다르면서 차이가 없고 모든 것이 고요하다 _1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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