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주인장 - 작은 공간과 요리 그리고 인생 이야기
김주현 지음 / 넥서스BOOKS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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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취업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지만 정년퇴직이 아닌 이직과 퇴직은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으며 그들은 자신의 일에 만족스러울까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조금씩 사라지게 되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기 사업, 사장님이 되면 바로 돈을 잘 벌 것만 같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시작은 어찌한다고 해도 자신만의 확고한 확신이 없다면 흔들리다 어딘가로 둥둥 떠내려가 버릴지도 모릅니다. 

 

 

사실 알게 모르게 알려지지 않은 맛집들이 꽤 됩니다.  겉모습이 화려하지 않아도 오히려 소박하고 세월속에 묻어가는 듯한 작업실 같은 그들의 공간이 그들의 정성, 마음과 함께 어우러져 공간을 그리고 맛을 만들어내는게 아닐까요?  10년 동안 음식문화잡지 <쿠켄>에서 잡지책을 만들며 골목골목에 숨어있는 듯한 진심이 느껴지는 작은 집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탐닉할 수 있는 공간, 목하 열애 중인 것들과 애정 행각을 나눌 수 있는 곳, 그것이 커피든, 빵이든, 밥이든, 떡이 되었든 간에 아무리 작은 작업일지라도 공들이고 정성을 기울일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행복합니다.  이 빡빡한 세상에 살면서 나만의 벽 하나쯤, 미친 듯 파고드는 벽 하나쯤 있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 작업실은 그들만의 영토입니다.  자기 취향의 덩어리로 뭉쳐진 작업실, 열정으로 하루하루 켜켜이 다져 가는 작업실에서 그들은 자기다운 맛있는 실험을 합니다. 

 

누군가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  매뉴얼도 없고 지도도 없이 오직 자신이 가진 밑그림을 들고 하나씩 길을 만들어 가고 설계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그 작은공간에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은 다 달랐지만 손님에게 내는 음식들에는 하나같이 음식을 대하는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레시피로 만들어 지는 음식이 아닌 손 맛! 과 시간과 경험으로 체득한 자신만의 음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빵이든, 커피든, 밥이든, 그 어떤 것이라도 공들이고 정성을 쏟지 않는다면 찾는 이들이 바로 알겠지요?  어쩌면 다른이들 보다 조금 늦었다고 생각되는 나이, 늦은 시작을 한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꾸준히 걸어간 그들은 지금 행복합니다.  자신들만의 작은공간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있고 자신의 일을 너무도 사랑하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요..

 

 

책을 읽으며 한 곳 한 곳 정성스럽게 방문하고 싶어졌습니다.  급 허기지기도 했고 그들만의 분위기와 맛으로 만들어낸 그 공간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작은 공간을 꿈꾸는 많은 이들이 닮고 싶고 배우고 싶은 그런 이야기 였을지 모르겠습니다. 작은일도 하나씩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간 그들의 이야기에 저도 언젠가 작은 이야기 하나 더하기 해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꾸어봅니다. 

 

 

"저는 순간순간 선택을 해 왔고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시간은 없어요  열심히 살았으니까 지금 만족합니다.  행복한 어제를 살았고, 오늘도 행복하게 살고, 내일도 행복할 겁니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고민하지만 더 행복하기 위해 더 무리하고 더 녹초가 될 필요는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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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비밀의 부채
리사 시 지음, 양선아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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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 년 전부터 중국의 남서부 후난성 여인들 사이에서만 은밀하게 전해져 온다는 비밀스러운 문자 누슈.  이 문자를 통해 통코우라는 인연으로 평생 이어지는 두 연인의 우정을 담은 책 <설화와 비밀의 부채>.  작년즈음 받아두고는 이상하게 손이가지 않아 책장에서 계속 마음 한구석 다하지 못한 나머지 숙제처럼 남아있던 책이었어요. 그런데 책을 집어들고는 하루도 안되서 다 읽었으니... 그동안 왜 미루어 왔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전족, 누슈, 그리고 여자들은 태어나서 시집가 아들을 낳기 전까지 쓸모없는 취급을 받던 시절의 이야기.  그시절 전족을 하기 전부터 '통코우'라는 의자매보다 더 길고 오랜 우정을 나누어 가질 나리와 설화의 만남은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작되었지만 이내 이들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됩니다.  가난하고 평범한 집안의 나리,  명문가 집안의 딸인 설화와 통코우를 맺게 되면서 나리가 시집가는데 있어 플러스 요인이 될거라는 중매쟁이의 제안에 따르게 됩니다. 

 

 

책장이 잘 넘어가는 반면 여인들의 삶이 태어나면서 부터 천하게 취급받아야 했고 엄마들은 딸을 떠나보내기 위해 사랑을 온전히 쏟아보지도 못합니다.  아이의 미래를 결정 지을수 밖에 없었던 전족을 만들기 위해 아이를 다그치고 달래고 일곱살의 어린나이에 뼈가 부러지고 굳어가는걸 보며 인생의 달콤함보다 아픔을 먼저 배워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여인의 이야기가 상반되는 운명으로 바뀌면서 이야기의 몰입도는 더 해갑니다.  시집가기 전엔 아버지, 남자형제들에게 순종해야하고 시집가서는 시댁 어른들과 남편, 아들에게 순종해야했던 그 시대의 여인들.  어린시절의 우정이 시집을 가서 그 삶에 순응하며 살아야했던 여인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가능했을까요?  어쩌면 마음 한구석 어릴때 추억이 겹겹이 쌓여 힘든 생활도 친구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전지현이 설화의 역활을 한 것 같은데 영화를 보고 싶은 궁금함도 생기는 반면, 여자들의 공간인 2층 그리고 그녀들의 조금은 답답한 일상들을 영상으로도 견딜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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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촌 브루스 리 2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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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 받고 책장에 고이고이 모셔둔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까요?  읽고 있던 책들도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즈음 '천명관' 이름 석자보고 꺼내들었습니다.  어쩌면 내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조금은 돋구어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요.  이소룡, 권격, 그리고 남자들의 이야기 일거라는 어렴풋한 짐작에 이거 읽다 덮게되면 슬럼프가 길어질지도 라는 겁도 났지만 그래도 꺼내들었습니다.  사실 이미 읽기전에 아끼는 책이 될 것 같다는 촉이 와서는 책 포장 비닐로 곱게 포장도 완료해놓은 상태였어요.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이는 이소룡의 말이다.  그는 또 말했다.  삶의 의미는 그저 사는 것일 뿐이라고.  그의 말대로라면 그곳이 어디가 됐든 부서지고 깨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살아가는 일, 그것이 바로 인생일 터인데 삼촌의 경우도 바로 그랬다.  평생 주먹 한 번 시원하게 뻗어보지 못하고 끝내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지만 그는 인생의 구석진 곳을 떠돌며 꾸역꾸역 살아남아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모두 증명해 주었다.  그리고 비록 짝퉁으로 출발했으나 긴 세월을 거쳐 스스로 인생유전의 고유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말하자면 이것은 표절과 모방, 추종과 이미테이션, 나중에 태어난 자 에피고넨에 대한 이야기며 끝내 저 높은 곳에 이르지 못했던 한 짝퉁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말이다.  /1부 p010-011

 

 

난 중국 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냐.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지.  생긴 건 여자지만 남자의 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더이상 젊지도 않지만 아직 늙은이는 아냐.  그게 바로 지금의 내 인생인데.  그럼 도대체 난 뭐지? / 1부 p143

 

 

나이가 들어갈수록 살아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들이 많아집니다.  아직은 미래를 더 생각해야 할 시간들이 많다는걸 알지만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나의 삼촌 브루스 리> 등장하는 삼촌의 인생을 보며 살아가면서 사는 의미가 없는 인생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식 근대화의 압축 성장을 거치며 평범한 개인들이 고달픈 삶을 살아내는 과정속에 다양한 인물들의 인생이 담겨있습니다.  상구의 집에 들어와 살게된 서자... 삼촌의 인생은 시작부터 다른이들과 달랐기에 굴곡이 많게 느껴졌을까요?  이소룡을 동경하고 사랑한 나머지 그와 닮고 싶었던 그의 인생은 조금 불안해보이기도 합니다.  부모뻘 되는 형님, 나이차가 나지 않는 조카들, 권씨문중이 형성되어 살고있는 마을이라 아마도 그가 느꼈던 소외감은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도운의 조카들과 함께 자란 이들이 엮어가는 주고받는 이야기 처럼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의 생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우리가 감당하기에 늘 너무 벅차리라는 것을, 그래서 또 눈물이 나고 그 눈물이 마를 즈음에야 겨우 우리가 애초에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음을 깨닫게 되리라는 것을.  /2부 p023

 

 

삼촌이 현실에서 경험한 세계는 무협의 세계가 아니었다.  주먹이 빠르다고 강한 것이 아니었으며 옳다고 해서 항상 승리하는 것이 아니었다.  삼촌은 삼청교육대를 다녀와서도 여전히 그 질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정의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2부 p071

 

 

꿈이 현실이 되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야.  꿈을 꾸는 동안에는 그 꿈이 너무 간절하지만 막상 그것을 이루고 나면 별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거든.  그러니까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야.  정말 창피한 건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게 되는 거야.  그때 내가 원한 건 네가 계속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거였어.  그래서 너를 홍콩에 보내줬던 거야. /2부 p108

 

 

긴박하게 돌아갔던 격동의 시절을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이 인생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리거나 또 그보다 나은 내 삶에 내심 만족스러워했던것 같습니다.  살아가며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찾고 꿈을 꾸며 그것을 이루며 살 수있다면 완벽한 삶이겠지요.  때론 꿈을 이루지 못해서 또는 이루지 못할 꿈 때문에 좌절하기도 하고 허황되다는 소리를 듣게되기도 하지만 그러한 꿈이 있기에 오늘을 더 열심히 살아가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 힘들어 그만 현실과 좀 타협해도 좋으련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꾸역꾸역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는 도운이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으악새 배우로 처음 나서게 되었을때 우연히 한 번 스친 원정을 평생 마음에 품고 살면서 행복했을까요?  800여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읽으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습니다.  조금은 긴 누군가의 인생극장을 보고 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짧지 않은 여정을 함께하며 웃고, 울고, 때론 안타까워하며 가슴답답한 먹먹함 속에 희망을 그대들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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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나의 삼촌 브루스 리 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예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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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 받고 책장에 고이고이 모셔둔지 한 달이 조금 지났을까요?  읽고 있던 책들도 흥미를 잃어가고 있던 즈음 '천명관' 이름 석자보고 꺼내들었습니다.  어쩌면 내 책읽기에 대한 흥미를 조금은 돋구어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서요.  이소룡, 권격, 그리고 남자들의 이야기 일거라는 어렴풋한 짐작에 이거 읽다 덮게되면 슬럼프가 길어질지도 라는 겁도 났지만 그래도 꺼내들었습니다.  사실 이미 읽기전에 아끼는 책이 될 것 같다는 촉이 와서는 책 포장 비닐로 곱게 포장도 완료해놓은 상태였어요. 

 

 

산다는 것은 그저 순전히 사는 것이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이는 이소룡의 말이다.  그는 또 말했다.  삶의 의미는 그저 사는 것일 뿐이라고.  그의 말대로라면 그곳이 어디가 됐든 부서지고 깨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살아가는 일, 그것이 바로 인생일 터인데 삼촌의 경우도 바로 그랬다.  평생 주먹 한 번 시원하게 뻗어보지 못하고 끝내 아무것도 창조하지 못했지만 그는 인생의 구석진 곳을 떠돌며 꾸역꾸역 살아남아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모두 증명해 주었다.  그리고 비록 짝퉁으로 출발했으나 긴 세월을 거쳐 스스로 인생유전의 고유한 스토리를 완성했다.  말하자면 이것은 표절과 모방, 추종과 이미테이션, 나중에 태어난 자 에피고넨에 대한 이야기며 끝내 저 높은 곳에 이르지 못했던 한 짝퉁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이 희극이든 비극이든 말이다.  /1부 p010-011

 

 

난 중국 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냐.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지.  생긴 건 여자지만 남자의 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더이상 젊지도 않지만 아직 늙은이는 아냐.  그게 바로 지금의 내 인생인데.  그럼 도대체 난 뭐지? / 1부 p143

 

 

나이가 들어갈수록 살아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들이 많아집니다.  아직은 미래를 더 생각해야 할 시간들이 많다는걸 알지만 자꾸만 뒤돌아보게 되는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나의 삼촌 브루스 리> 등장하는 삼촌의 인생을 보며 살아가면서 사는 의미가 없는 인생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식 근대화의 압축 성장을 거치며 평범한 개인들이 고달픈 삶을 살아내는 과정속에 다양한 인물들의 인생이 담겨있습니다.  상구의 집에 들어와 살게된 서자... 삼촌의 인생은 시작부터 다른이들과 달랐기에 굴곡이 많게 느껴졌을까요?  이소룡을 동경하고 사랑한 나머지 그와 닮고 싶었던 그의 인생은 조금 불안해보이기도 합니다.  부모뻘 되는 형님, 나이차가 나지 않는 조카들, 권씨문중이 형성되어 살고있는 마을이라 아마도 그가 느꼈던 소외감은 더 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도운의 조카들과 함께 자란 이들이 엮어가는 주고받는 이야기 처럼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합니다. 

 

 

우리의 생은 그것이 무엇이 됐든 우리가 감당하기에 늘 너무 벅차리라는 것을, 그래서 또 눈물이 나고 그 눈물이 마를 즈음에야 겨우 우리가 애초에 그것을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음을 깨닫게 되리라는 것을.  /2부 p023

 

 

삼촌이 현실에서 경험한 세계는 무협의 세계가 아니었다.  주먹이 빠르다고 강한 것이 아니었으며 옳다고 해서 항상 승리하는 것이 아니었다.  삼촌은 삼청교육대를 다녀와서도 여전히 그 질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정의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 /2부 p071

 

 

꿈이 현실이 되고 나면 그것은 더 이상 꿈이 아니야.  꿈을 꾸는 동안에는 그 꿈이 너무 간절하지만 막상 그것을 이루고 나면 별 게 아니란 걸 깨닫게 되거든.  그러니까 꿈을 이루지 못하는 건 창피한 일이 아니야.  정말 창피한 건 더 이상 꿈을 꿀 수 없게 되는 거야.  그때 내가 원한 건 네가 계속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거였어.  그래서 너를 홍콩에 보내줬던 거야. /2부 p108

 

 

긴박하게 돌아갔던 격동의 시절을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이 인생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리거나 또 그보다 나은 내 삶에 내심 만족스러워했던것 같습니다.  살아가며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찾고 꿈을 꾸며 그것을 이루며 살 수있다면 완벽한 삶이겠지요.  때론 꿈을 이루지 못해서 또는 이루지 못할 꿈 때문에 좌절하기도 하고 허황되다는 소리를 듣게되기도 하지만 그러한 꿈이 있기에 오늘을 더 열심히 살아가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이 힘들어 그만 현실과 좀 타협해도 좋으련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꾸역꾸역 자신의 인생을 살아내는 도운이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으악새 배우로 처음 나서게 되었을때 우연히 한 번 스친 원정을 평생 마음에 품고 살면서 행복했을까요?  800여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읽으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은 한 번도 들지 않았습니다.  조금은 긴 누군가의 인생극장을 보고 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짧지 않은 여정을 함께하며 웃고, 울고, 때론 안타까워하며 가슴답답한 먹먹함 속에 희망을 그대들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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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저 멀리 간 뒤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김영호의 삶, 거짓, 진실
김영호 지음 / 아트블루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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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라는걸 너무 어렵게만 생각해 왔던거 같습니다.   배우 김영호님의 시집 출간 소식을 접하곤...그 김영호?? 이랬으니까요.  매력있는 중년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찍은 사진들, 그리고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혼자 끄적였던 시 300여편중에서 70여편을 추려 시집으로 묶었다고 하네요.  사실 배우라는 선입견이 조금 있어서 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시...??  이런 생각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으니까요. 긴 문장으로 풀어쓰기보다 함축적으로 글에 생각, 마음을 담는다는게 몇 배나 더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거에요. 

 

 

그.런.데...

세련되지 않아서 더 공감가는 글이라고 할까요?  책장을 빠르게 넘기며 읽기보다 하루에 몇 페이지씩 그냥 손길 가는대로 읽게 되는 글이었어요.  책 중간중간 공감가는 글들은 밑줄도 긋고, 포스트 잇도 붙여가며 누군가에게 적어주고 싶은 글들, 또는 나누고 싶은 글들.. 책장을 넘기며 사진만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순간 이루어 지는건 없는것 같습니다.  배우 김영호 이전에 이십대때부터 조금씩 습작하고, 사진도 찍고, 감성을 키워오고 단련하고 노력했겠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보다 조금 더 나아보이는 나이길...아둥바둥 하기때문에... 그에 만족하지 못하고 슬퍼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시끄럽고 복잡했던 마음이 시 한편 읽을때마다 더 짙어지기도 했고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함축적인 글을 통해서 내 마음을 반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음에 들었던 시 들은 지인들에게 또는 혼자서 가끔 읽어보려구요.  흑백사진속 배우의 분위기 만큼이나...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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