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유
할런 코벤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꽤 두꺼운 추리소설,  할런 코벤을 처음 알게된 건 지인의 추천으로 <아들의 방>을 읽으면서 부터였다.  그의 작품을 읽은 몇 몇 지인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책들은 조금씩 달랐지만 이 작가의 책이 새로이 출간 될때면 눈여겨 보곤 했다.  이번 책은 온라인 데이팅사이트와 연관된 사건이 등장해서 호감을 갖고 읽어보게 되었다.  최근 읽었던 <6년>까지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은데 책의 추천사가 조금 과하게 느껴졌던 걸까?  아니면 기대감이 컸던걸까?



그녀가 라디오를 켜자 토크쇼가 흘러나왔다.  진행자들은 항상 세상의 모든 문제들에 대해 쉽고 간단한 답을 내놓았다  그들의 단순함이 캣을 짜증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어줄 무언가가 절실했다.  쉬운 답을 내놓는 이들 대부분은 틀렸다.  세상은 복잡하다.  모든 것에 두루 적용되는 답은 없다. /p73



"어느 길로 들어설지는 각자가 선택할 문제지만, 가끔 압력에 떠밀려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야 할 때가 있어."  /p178



대대로 경찰관을 지낸 집안의 캣,  그녀는 한때 너무도 사랑했고 결혼까지 약속했던 남자가 18년전 아버지의 죽음과 맞물려 이별을 고하고 사라져 버리고, 18년이 지났지만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친구의 권유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에서 남자들의 프로필을 보다가 우연히 옛 약혼자인 제프를 발견하지만, 그는 그녀와 다시 만날 생각이 없는것 같다.  그사이 그에겐 자녀도 있었던 걸로 보아 결혼도 했었던것도 같지만 이별의 이유조차 명확히 알지 못하고 그에게 일방적인 헤어짐을 통보 받았던 그녀에겐 다시 만날 수 있을것만 같은 그에게 거절을 당하고...



지금껏 모든 세대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바로 전 세대에게서 치열하게 도망치며 살아왔다.  신기하게도 그들 대부분은 그런 대담한 선택으로 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됐다. /p243


"과거속 사람들을 조심해.  그들이 당신에게 돌아오면 안 돼."  /p272


남들 눈에는 그들의 관계가 특별하게 비쳤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테시가 캣의 어머니로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부담 없이 대화를 즐길 수 있었던 건 피를 나눈 모녀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익숙함이란 경멸을 수반하는 법이니까. /p302



어느날 한 소년이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남자와 실종 되었다며 캣을 찾아온다.  처음엔 단순히 사랑을 찾아나선 여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사건을 조사할 수록 연계되어있는 무엇인가가 더 있는것 같고,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고 계속 파고 들지만 주변인들은 그냥 현재를 살라고 한다.  과거를 파헤쳐서 좋을게 없다며,  하지만 지나간 과거도 캣이 받아들여야 할 시간들이 아니었을까?  18년동안의 시간을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으나,  한참의 시간이 흘러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한 범인이 자백한 충격적인 내용과 아버지의 죽음에 관해 한 걸음씩 다가갈수록 이 현실을 감당할 수 있을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건은 18년전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한 내용과 온라인데이팅 사이트에서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나오지만 초점이 나뉜 느낌이랄까?  페이지가 줄어갈수록 마무리가 어떻게? 어떻게? 라는 생각으로 읽어갔지만 큰 사건을 둘로 나뉘어 진행하다보니 오히려 어느 한 쪽에도 충분하지 못했던 기분이,  어쩌면 조금 산만했던 2월을 보내던 중에 읽었던 책이라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읽으려고 체크해두었던 그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시간이 조금 흘러 이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그녀는 제프와도, 아버지와도 깔끔한 이별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사실은 큰 응어리가 돼 지난18년간 그녀의 가슴을 짓눌렀다.  이제는 훌훌 털어버려야 했다.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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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김신회 (지은이) | 로지 | 2016-02-26

 

 

유난히 햇빛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날이라든가, 영혼을 잠식당할 듯이 무언가에 치이는 날이면 습관처럼 내뱉어지는 말. "아, 떠나고 싶다!" 여행은 일상의 권태로움에 설렘을 불어넣는 마법 같은 단어다. 크리스마스보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더 두근거리는 것처럼 때로는 여행지에서보다 여행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일 자체가 즐겁고 설레는 법이다.

줄곧 바라왔던 것을 맞이하기 위한 최소한의 성의는 기다림을 지겹다고 여기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 뒤에 올 설렘을 곱씹어 보는 것이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은 여행을 기다리는 시간 앞에 'D-'를 붙인 책이다.

만원 지하철에 꾸역꾸역 몸을 들이밀며 출근하고, 짜증내며 밀린 일을 처리하고, 떠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주말도 제대로 못 쉬는 현실을 원망하다가 다시금 기운을 내고, 함께 여행 가고 싶은 사람들을 꼽아 보다가 드디어 휴가 날짜를 정하고, 여행지를 고민하면서 말도 안 되는 것들을 잔뜩 계획하고, 신나게 수영복을 고르다가도 문득 다 귀찮다며 이불 속으로 파고들던 모든 날들 앞에 'D-'를 붙였다./알라딘 책소개

 

 

제목에 이끌려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모든 오늘은 떠나기 전날>

'떠난다' 라는 설레임은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그 단어만으로도 설레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어딘가로 떠날곳을 정하고,  그 날이 되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책.

봄을 맞아 이 책은 꼭! 함께 하고 싶어 골라보았다~

 

 

 

 

 

 

마크툽

 

파울로 코엘료 (지은이) | 황중환 (그림) | 최정수 (옮긴이) | 자음과모음 | 2016-02-26 | 원제 Maktub (1994년)  

 

 

파울로 코엘료의 요청으로 원서 <Maktub(마크툽)>에 이미 베스트셀러 <마법의 순간>에서 그림 작업을 한 국내의 황중환 작가가 그림을 보태어 만들어진 책이다. 책에 담긴 내용은 11년 동안 코엘료의 스승이 코엘료에게 주신 가르침과 친구들이나 살면서 딱 한 번 만났지만 잊지 못할 인상을 남긴 사람들이 해준 이야기들이다. 교훈집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책이다.

책을 쓰면서 코엘료는 글쓰기 방법을 터득했고, 그동안 참조했던 글들을 다시 읽으며, 재발견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래서 그는 스승의 말씀을 더욱 공들여 기록했고,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 속에서 <마크툽>을 써야 할 이유를 발견했다. 코엘료의 경험처럼 <마크툽>은 독자들의 영혼을 풍요로워지게 하는 책이다.

아랍어인 마크툽은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코엘료는 이 번역은 잘 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모든 것이 이미 기록되어 있다 하더라도 자비로운 신은 우리를 돕기 위해서만 펜과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살아 있는 이상 우리는 도달할 곳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이므로 정말 간절히 원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도록 신은 우리를 돕는다./ 알라딘 책소개

 

 

코엘료의 책은  출간 될 때마다 찾아 읽었던 것 같은데..

국내의 황중환 작가의 그림이 보태어 만들어진 <마크툽>은  코엘료의 스승이 코엘료에게 주신 가르침에

잊지 못할 인상을 남긴 사람들이 해준 이야기들을 담은 삶의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책이라고 한다.

계절이 바뀌고 있는 시기라 그런지, 봄에 어울릴 듯한 책이라 골라보았다.

 

 

 

 

 

 

 

홍콩, 몽중인

 

김용주 | 정경순 | 박토요일 (지은이) | OR:SO(옳소) | 2016-02-25  

 

살아온 시간도, 색깔도 제각기 다른 세 사람이 그만큼이나 다른 홍콩으로 만났다. 한 사람은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홍콩의 보통 날을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의 일상과 풍경을 담았다. 또 한 사람은 홍콩에서 떠오른 인상과 맞물리는 그림책들을 모아 팍팍한 세상을 위로한다. 다른 한 사람은 그림을 그린다. 홍콩에서 받은 영감을 짧지만, 여운이 묻어나는 그림 이야기로 전한다.

< 홍콩, 몽중인>은 같은 곳을 여행한 세 명의 작가가 사진,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의 서로 다른 방법으로 표현한 독특한 구성의 책이다. 명료하게 드러나는 숫자나 기록보다는 눈가와 마음에 먼저 가닿는 홍콩 풍경을 담고자 했다./ 알라딘 책소개

 

 

여행지로 한번쯤 홍콩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제각기 다른 세 사람이 홍콩으로 만난 이야기.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보통날을 살아가는 일상과 풍경을 담은 이야기.

10년도 훨씬전에 잠시 다녀온 홍콩의 현재 모습이 궁금해져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허수연의 캘리그라피 에세이

 

 허수연 (지은이) | 디지털북스(아이생각) | 2016-02-15

 

친절한 캘리레시피 <허수연의 라이프 캘리그라피>의 작가 허수연이 그녀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캘리그라피 에세이로 다시 돌아왔다. "항상 따뜻할 수는 없다. 항상 행복할 수도 없다. 그러나 나는 이 매 순간의 나의 모든 감정이 소중하고, 중요하다.". 본문 속 그녀의 말처럼 일상의 순간순간 포착한 진솔한 감정과 생각들이 작가 고유의 손글씨, 캘리그라피로 표현되었다. 질리도록 달게보다 조금은 씁쓸하게, 그렇게 어제오늘을 '쓰고 쓰고 쓴' 허수연 작가의 둥글지고 세모진 생각 조각들이 책을 가득 채운다./알라딘 책소개

 

 

캘리그라피와 에세이!

조금은 오래전부터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우연히 신간을 검색하다 발견하게 된

허수연의 캘리그라피 에세이.

글씨에 담은 에세이는 어떤 이야기들일까?  글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일단 집어들고 볼 듯하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매트 졸러 세이츠 (지은이) | 막스 달튼 (그림) | 조동섭 (옮긴이) | 웨스 앤더슨 | 앤 워시번 | 윌북 | 2016-02-15 |

원제 The Grand Budapest Hotel: Wes Anderson Collection (2015년)

 

 

현대판 동화이자 환상적인 아트버스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세계의 창조자 웨스 앤더슨의 오리지널 아트북이 출간되었다. 영화와 동명인 이 책은 그가 직접 참여하여 만든 유일한 아트북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아내었기에 예민한 천재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독특하고 감각적인 세계관에서 영감을 받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책이다.

앤더슨 감독의 영상미를 일컫는 신조어 '앤더슨 터치'를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찬사를 받는 이 아트북은 일러스트레이터 막스 달튼의 그림으로 시작된다. 촬영장 곳곳을 담은 현장 사진들, 귀여운 캐릭터 일러스트, 드로잉, 모형, 우표 형식의 필모그래피, 레퍼런스 영화 카드, 다양한 아트워크 등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볼거리가 250여 장에 걸쳐 풍성하게 수록되어 어느 페이지나 시선을 붙들어 고정시킨다./알라딘 책소개

 

왠지 추리소설 제목 같지 않은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런데 아트북이라고 한다.

책소개에 함께 등록된 동영상을 보다보니....

이 책 정말 읽고 싶어졌다.

 

 

봄이 성큼 다가오는 듯하다 느닷없는 꽃샘추위에 살짝 긴장되는 몇 일을 보내고 있는데

책들 사이엔 벌써 봄이 오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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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 시드니 걸어본다 7
박연준.장석주 지음 / 난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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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본 물건들이 모두 네 봉지나 되었다. 무거운 짐을 들고 걸어가려니 시드니 땅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JJ와 쇼핑한 물건들을 두 봉지씩 나눠 들고 걸어가는데, 차가 쌩하니 지나갔다.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p22



'난다' 에서 출간하고 있는 걸어본다 시리즈를 드문드문, 손이 가는 대로 읽고 있다. 제일 먼저 구입했던 책은 아직도 읽지 않고 책장 속에 있지만,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는 누구의 글인지도 모르고 제목만으로도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지난해 <소란>으로 먼저 접했던 박연준 시인과 장석주 시인 부부가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결혼식을 대신할 책으로 엮은 어쩌면 청첩장과도 같은, 한국이 아닌 시드니에서 한 달여간을 살며 그들이 함께 쓴 책이다. 장석주 시인의 책을 추천하는 지인들이 많았지만 지독히도 에세이적 취향인 내가 찾아 읽었던 적은 없던 작가라 그들이 함께 쓴 글이 어떨지 궁금한 마음에 펼쳐 들었다. 



박연준(35)·장석주(60) 두 시인이 함께 낸 책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난다)는 책을 통해 두사람의 결혼 사실을 알리는, 청첩장과도 같은 책이다. 10년 열애 끝에 올 1월 혼인신고를 했지만 결혼식을 올리지는 않았던 이들이 9월 초부터 한달 동안 호주 시드니에서 살았던 기록이다./한겨레 | 한겨레 최재봉 선임기자




숨이 막힐 때가 있다. 인생이 단 한 번이라는 생각을 하면,

이번 생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이렇게 살아도 되나?  목뒤가 서늘해질 때가 있다  내가 겪어온 '어제'들이 날아가버린 날들이 아니라 몸에 배이고 스미는 날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태어난 이후로 줄곧 시간을 써왔구나, 나는 오래되었구나.  인생은 낡았다!  앞으로 더 낡아갈 일밖에 없는 것인가?

​삶은 현재진행형이다.  과거도 미래도 수면 아래 있다.  오직 현재만이 '사실적으로' 작동한다.  잘사는 것에 대해서라면 관심이 없다.  다만 많은 것들을 충분히, 고루 느끼고싶다.  상처는 두렵지 않다.  후회가 두렵다.  오라, 갖가지 경험들, 내가 느낄 감정들, 인생을 좌지우지할 천 가지 얼굴들이여!  나쁜 경험이란 없다.  겪지 말았더라면, 생각했던 일들도 지나고 나면 괜찮았다. 

누군가 내 삶을 세탁해 입어보라고, '처음' 선물한 것 같다.

입어볼까?  오래된 처음처럼, 꼭 맞기를.   /p16~19 박연준




박연준 시인의 글을 시작으로 책은 시작 되고있다.   서로에 대한 고백과도 같은 시로 시작하는 박연준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시드니에서 한 달여간의 생활이 그들의 결혼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많은 글들이 출간 되었고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절절한 사랑보다 서로의 믿음에 기반한 삶이 있는것 같다고나 할까?  길고긴 10년의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하게 된 그들, 생각보다 많은 나이차에 놀랐지만 아마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에 긴 시간동안 지내오면서 함께 사는 일까지 결심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시드니의 자연속에서 글을 읽고, 걷고, 자연속에서 많은 생각과 글을 집필 할 수 있었던 건, 그리고 그들이 함께 보낸 공간에서 각자의 생각을 담은 글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었던 건, 매력적인 생각이었다.




"우리는 책 사이에서만, 책을 읽어야 비로소 사상으로 나아가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야외에서, 특히 길 자체가 사색을 열어주는 고독한 산이나 바닷가에서 생각하고, 걷고, 뛰어오르고, 산을 오르고, 춤추는 것이 우리의 습관이다." 니체는 날마다 걸으며 상상하고 발견하고 경이로 전율하면서 사유를 확장해나간다. 그는 철학사에서 빛나는 누구보다도 걷기에 열광했던 건각으로 기억되어야만 한다 /p171  장석주



우리는 매일 밤 죽는다  잠은 작은 죽음이다  날마다 잠에 드는 까닭에 날마다 죽는 것이다.  아침에는 새로운 생명을 얻어 부활한다.  우리는 날마다 삶과 죽음을 번갈아 겪으면서 큰 죽음을 맞는다.  잠이 작은 죽음이라면 큰 죽음은 영원한 망각에 드는 일이다.  작은 죽음들은 큰 죽음을 위해 드는 보험이다.  우리는 잠자면서 망각과 죽음에 드는 연습을 한다.  삶이라는 전투를 끝내고 망각과 안식에 들때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하여!  작은 죽음들을 잘 치르는 사람이 큰 죽음도 잘 맞을 것이다. /p194  장석주




공감하며 함께 거니는듯 읽었던 박연준 시인의 글을 지나, 시드니에서의 사진들을 몇 장 지나고 나면 장석주 시인의 글이 이어지는데.... 솔직히 장석주 시인의 글이 어렵다고 해야하나?  문학교수님을 모시고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장석주 시인도 조금은 쉽게 다른 문학서적의 인용을 조금 줄여 주었더라면, 박연준 시인과 밸런스가 맞지 않았을까?  하는 조금은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내가 그의 글을 아직 접하지 않아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많은 문장 속에서 마음을 붙잡는 문장들도 꽤 있었으니 그의 책도 조만간 찾아서 읽어보리라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이 함께 거닐었던 시드니,  함께여서 서로를 보듬으며 지냈던 한 달 여간의 시간.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가끔은 그곳이 그리우리라 생각되는 시간들.  이 책을 읽고 아직 가보지 못한 그 곳이 조금은 궁금해졌다.  기회가 되어 시드니에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장석주 시인의 글을 다시 곱씹으며 읽어보고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낯선 곳을 여행해보면 안다.

여행은 불편을 동반한 낯선 상황의 연속이라는 것을.

불안과 스트레스를 동반하며

그리 익숙함을 그리워하게도 만든다는 것을.


돌아와보면 안다.

익숙할 때 즈음 그곳을 떠나왔음을,

이곳의 익숙함이 달콤하고 감동스럽게 느껴지지만

잠깐일 뿐이라는 것을,

조만간 권태에 빠져,

불편과 낯선 상황을 향해 달아나고 싶어할 것임을.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살 수 있다면 좋겠다. 

서울을 서울 밖에서 바라보듯 거리를 두고,

돌아와서도 헤매야 한다. /p100  박연준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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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 한껏 게으르게, 온전히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한 체류 여행
김남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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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엄마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새들을 찾아다닌다.  그런 엄마가 새들보다 더 신기하다.  나는 어째서 엄마가 새를 좋아한다는 것도 몰랐을까.  세상의 모든 엄마는 또 자신이 키운 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세상의 모든 엄마는 또 자신이 키운 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엄마'라는 이름을 벗어놓은, 욕망을 지닌 한 여성으로서의 엄마를 나는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은 익숙했던 상대를 재발견하게 만든다.  내 안에 단단하게 굳어있던 상대에 대한 이미지를 녹여준다.  엄마와 함께 여행을 떠나오다니, 참 잘했다.  /p29



지독히 낯을 가리는 내가 여행지에서는 쉽게 마음을 열게 된다.  우리는 모두 바깥에서는 서로에게 느슨해진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마음의 문을 슬쩍 열어버리는 순간, 삶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도 같다.  /p69



해외여행에 눈뜨기 시작했던게 이십대 중반즈음이었다.  영어 울렁증도 컸지만, 그땐 패키지 상품같은것도 없었고 블로그가 활성화 되어있지도 않았던 때라 정보가 부족했달까?  지금은 넘치는 정보로 선택장에가 생길 정도지만 그때 당시만해도 여행지를 결정하고 출발하기까지의 준비시간이 꽤나 길었던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초보이기도 했고 겁이 많아서 였겠지만.... 그렇게 몇 번의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하면서 삼십대가 되었고 친구와 한 달여간의 일정을 잡고 친구의 지인이 계시는 LA에서 한 달간 체류하며 여행하기를 했던 적이있다.  그때의 경험은 그 동안의 여행에 대한 나의 시각을 바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고나 할까?  정해진 시간안에 누구보다 많이 보고 체험하고 경험하길 원했기 때문에 여행지의 풍경을 보고 즐기기 보다, 사진에 담고 이동, 이동....을 하는 바쁜 여행을 했다면 딱히 일정을 정하지 않고 여유있게 머물렀던 한 달여간의 여행은 현지인처럼 지내면서 하루 하루를 여유롭게 보냈던것 같다.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들은 짜여진 일정대로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짧은 기간이라도 여유있게 쉬면서 돌아보았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여행에 목마른 갈증의 시간들을 보내고 있던 즈음, 한파로 한차례 몸살을 앓고 있던 때에 김남희 작가의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살아보기> 를 읽어보자고 집어들었다.  어쩌면 글로 나마 추위를 잊고 빠져들고 싶었는지도 모르지....



그래, 여행이 우리가 품은 질문에 답을 주진 않지만 어딘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떠밀어주긴 하지.  일단 나아가면 결국 답도 찾을 수 있으리라.  아니, 평생 답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생의 의미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끝없이 던져진 질문과 마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닐까. /p74



나는 얼마나 순진했던가.  한국에서 좋은 사람만 만났다는 그의 말을 그대로 믿었으니.  오늘 나는 그의 운명을 쥔 사람인데 내 앞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까.  한국에서 일한 6년 동안 부당한 대접과 차별에 잠을 이루지 못한 무수한 밤이 있었을 것이다.  최저임금 미만의 월급을 받기도 했을 것이며 노동자로서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일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그에게 '좋은 나라' 였을 것이다.  그의 조국에서는 평생 만져보기 힘든 돈을 벌게 해주었으니.  내가 너무 최악의 상황만을 상상하는 건 아닐까.  어쩌면 그는 좋은 '사장님'을 만나 인간답게 대접받으며, 선량한 동료들과 즐겁게 생활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현실은 내가 상상하는 최악의 상황과 최선의 상황, 그 사이 어딘가에 머물렀을 것이다.  대부분의 우리 삶이 그러하듯. /p199



발리, 스리랑카, 치앙마이, 라오스 그녀가 겨울을 피해 머물렀던 여행지에서의 이야기들은 아직 내가 방문해보지 못했던 여행지, 하지만 이미 여러번 읽었던 곳들이라 그 곳들의 변화가 낯설지 않았다고 할까?  세계각국에서 모여드는 여행객들 그리고 그러한 여행지를 소개하는 방송들, 그 방송을 보고 몰려드는 여행객들...현지의 순박함을 외지사람들이 변하게 하는건지, 그들이 자본주의에 눈을 뜨게 된 것인지... 특히 라오스의 변화는 읽으면서도 안타까웠다.  모 방송의 프로에 소개 되면서 그들이 다녀간 곳들을 한국관광객들이 섭렵하고 다닌다고 하니, 방송의 힘이 대단한건가?  3,4년전만 해도 라오스는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지금이라면 글쎄... 선뜻 내키진 않는다.


 

"자신의 젊음의 고장으로 돌아가서 자신의 스무 살 적에 사랑했거나 강렬하게 즐겼던 것을 마흔 살에 다시 살아보겠다고 하는 것은 커다란 광기,거의 언제나 벌을 받게 마련인 광기다."  카뮈는 그의 아름다운 산문 <여름>에서 이렇게 썼다.  벌을 받는 것으로 끝나고 마는 광기에 불과할지라도 어쨌든 나는 다시 돌아왔다. 12년 만에, 느릿느릿 흘러가는 일상을 꿈꾸며, 지금보다 젊었던 만큼 더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웠던 시절에 머물렀던 곳으로, /p247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는 여행에 관한 글도 좋다.  여행을 떠나 길 위에서 읽는 여행에 관한 글도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막 여행에서 돌아온 직후,그때 읽는 여행에 관한 글이다.  내 몸에 마지막 도시의 바람 냄새가 남아 있고, 미처 풀지 못한 짐이 한쪽에 쌓여 있고, 배낭에는 먼 도시의 이름을 단 비행기 짐표가 붙어 있고, 돌아왔다는 것조차 알리지 않아 전화는 울리지 않고, 내가 이곳도 아니고 저곳도 아닌, 떠나온 곳과 돌아온 곳 사이에 서 있는 듯한 그런 순간에 읽는 글들.'

언젠가 긴 여행에서 돌아온 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여행을 떠날 때 배낭 안에 가장 정성껏 챙겨 넣는 물건이 나에게는 책이다.  책 한 권만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외로움이 절반으로 줄었다......중략......생각해보면 여행과 책은 서로 닮아 있다.  질문을 던짐으로써 일상과 그 일상을 둘러싼 세계의 균열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렇게 가장 온순한 방법으로 자신이 쌓아온 세계를 부수고 더 넓은 세계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p253



김남희 작가의 책이, 아마도 내가 읽는 첫 책이지 싶다.  책을 읽다가 이 작가가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은근 골수 팬들이 많으시네,  읽다보니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 검색하다가 다시 책읽기를 반복,  솔직히 읽기 전엔, 그냥 그런 여행에세이겠지 했는데 그녀가 선택하고 살아온 삶을 중간 날 것 그대로 드러냈을때, 뭉클할 수밖에 없었다.  읽다보니 페이자가 조금밖에 남지 않았고 아쉬운마음을 금할길이 없어졌다.  여행을 하는데 많은 정보가 필요하진 않을것 같다.  현재를 즐기고, 내가 있는 곳에서 내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여행이 아닐까?  여행지에서 읽는 그녀의 글은 어떤 느낌일지,  다른 책을 구입해두고 언젠가 떠나게 될 그날 함께 떠났다 돌아와야겠다.



사람의 마음 하나에 의지해 타국에서 가정을 꾸리다니.  모국어를 쓸 수 없는 환경에서 평생을 사는 건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저이렇게 몇 달을 머물러보는 정도로나 만족할 뿐, 누짱이 잠든 포디를 데려가 눕힌다.  누짱과 세 아이들이 나란히 누운 모습을 보니 마음이 젖어든다.  가족, 내가 만들지 못한 것.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내것이 되지 못하겠지,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선택한 대신 평생 혼자임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 가끔은 그 길이 사무치게 서러울 때가 있다. /p326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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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아주 가볍게 - 과체중 인생, 끝내기로 결심했다
제니퍼 그레이엄 지음, 김세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운동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반면에 달리지 못하면 기분이 나쁘다.'

내 경우에는 이것은 진실이다.  괴짜, 별스러운 사람이라 해도 좋다.  그런 말을 듣더라도 기분이 좋아지는 쪽을 택하겠다. /p73~74



달리기를 운동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중고교 시절엔 체력장이 정말 싫었고, 정말 빨리 자나갔으면 싶은, 지옥의 관문같이 느껴지곤 했다.   형제들 중에서도 유달리 덩치가 있었던지라 다이어트는 내 인생의 동반자 였다.  먹는걸 줄여서 빼보기도 했고, 별의별 다이어트를 다 시도해봤는데 결국은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다이어트가 되었지만 지금도 가끔 폭식을 하고 나면 다시 다이어트에 돌입하기도 한다.  다른 운동을 하기 위해선 살을 빼고서야 비로소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십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계절 스포츠로 잠깐씩 즐기던 스포츠는 있었지만 그나마도 흥미가 떨어져 멀리하게 된지 오래.  제니퍼는 이혼, 과체중, 네 아이의 엄마, 일하며 아이들도 양육해야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달리기도 해야한다.  다른 이의 이야기를 하듯, 꾸미지 않고 자신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녀의 직업이 작가이기 때문일까?  자칫 우울해 질뻔한 과체중인 자신이 달리기에 빠져든 과정과 삶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나도 같이 달리고 싶어진다.



움직이는 육체는 계속해서 움직인다.  반대로, 가만히 있는 육체는 계속해서 가만히 있으려 한다.

..... 중략 .....

머릿속에 전구가 켜졌다.  수천 와트로 번적이는 빛이었다.  초반에는 살을 빼기 위해 달리기를 했다.  그렇지만 이제는 반대였다.  잘 달리려면 살을 빼야 한다.  적어도 지금보다 더 멀리, 빨리 달리려면 말이다.   이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여러분은 잘 알겠지,  내일부터 다이어트다.  그러니까 오늘밤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야지. /p216



문제를 쉽게 만들려면, 어렵게 만들면 된다. /p276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달리기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 같다.  그녀 자신도 이야기 했지만, 과체중인 자신이 도로를 달릴때면 차들이 수시로 와서 태워주겠냐는 물음에 지쳤다고 한다.  아마도 차가 고장나서 구조를 요청하러 가는 걸로 보였을테지?  그녀는 자신도 달리기를 즐기는 '주자'로 보여지길 원했고,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부터 매일같이 체중계에 오르내렸다고 했다.  살을 빼기 위해서였다기보다 그녀의 달리기는 더 잘 먹고 삶을 즐기기 위해 달리는 걸로 느껴졌던건, 달리기를 즐기는 그녀의 자세 때문이었다고 할까?

네 아이의 엄마이고, 이혼을 했지만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이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이기 이전에 아이들의 엄마, 아내, 모든 역할을 다 잘 하려고 노력하기 보다 자신이 잘하는걸 포기 하지않고 꾸준히 하면서 자신을 바로 세울수 있다는 건 살면서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지만 못하는 이들이 더 많기에 이 글을 읽으며 살면서 내가 진정 원한건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실 책표지의 그녀사진을 보곤, 어디가 과체중? 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오랜 세월 달려왔고 앞으로도 '주자'로서의 삶을 즐길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달려볼까? 라는 생각을 잠시했지만 역시나 무리,  올해 어떤 운동이든 한 가지를 배우는게 목표라 진지하게 찾아봐야겠다.  오래 즐기며 할 수 있는 운동을....



어째서 달리기가 뭔가를 이룬 것처럼 보이는 걸까?  신경에 문제가 없다면 두 살짜리도 달릴 수 있다  어른이 되면서 달리는 사람이 적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누구나 달릴 수 있지만, 누구나 달리지는 않는다.  힘드니까, 밖에 나가기는 힘들다.  힘들 때까지 자신을 다그치기는 힘들다.  나도 지금보다 쉬웠으면 한다.  지금보다 말랐으면좋겠다. 좀 더 주자처럼 보이면 좋겠다. /p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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