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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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순례1 #도서협찬

#유홍준 #창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이 나온 지 30년이 되었다. 그간 국내 편 열두 권을 펴냈지만 아직도 답사할 곳이 너무도 많다. 어쩌면 이제까지 쓴 것만큼 더 써야 전 국토 답사기를 완간할 수 있을 것 같다. _5p.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처음 읽었던 게 중학생? 고등학생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동네 서점에서 아빠가 사다 놓으셨던 한 권의 책을 시작으로 긴 여정이 흘러 30여 년, 어느덧 학생이던 아이는 중년이 되었다. 저자는 국내 편 열두 권을 펴냈지만 아직도 답사할 곳이 너무 많으며 어쩌면 지금까지 쓴 것만큼 더 써야 전 국토의 답사기를 완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생각 끝에 답사기의 마무리를 '국토박물관 순례'로 시작하기로 했다는 저자의 새로운 시리즈는 각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적지를 답사처로 담아 기행문학으로 서의 답사기 형식으로 쓰인다.

『국토박물관 순례』 첫 권은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 그리고 삼국시대 중 고구려까지로 구성되었으며 두 번째 권은 백제, 고신라, 가야 답사기로 진행된다.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책표지 첫 장을 넘기면 저자의 친필 사인 시작의 문구로 이 문장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1권의 서문에서 말한 첫 문장이기도 하다. 우리 땅의 지나온 역사를 남아있는 흔적을 더듬아가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유홍준 저자의 이야기는 지나온 우리의 역사가 궁금한 이들에게, 또는 자녀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1978년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한탄강변에서 한 미군 병사가 주먹도끼를 발견한 후 이곳에서 30년간 발굴 작업이 이루어져 약 8천 점의 구석기 유물이 출토되었고, 이곳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지가 되었다. 특히 여기서 나온 주먹도끼는 세계 고고학 지도를 바꾸어놓았다. 이에 연천 전곡리 구석기 시대 유적을 국토 박물관 순례 일번지로 삼아 답사를 떠난다. _15p.

대포산 산마루에 위치한 복천동 고분군에는 4세기에서 6세기에 걸쳐 조성된 가야와 신라 고분 약 170기가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금동관과 철제 갑옷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가야 토기, 신라 토기가 2,500점, 철기 금속류가 3,200점, 유리구슬 등 장신구가 4,010점, 거기에 인골 5구, 말 이빨 7개가 발굴되었는데, 그 양도 양이지만 유물들의 질이 아주 높고 아름답다. 그럼에도 부산 사람들 중에도 아직 이 고분군과 박물관의 가치와 위상을 잘 모르는 분이 많다. _110p.

압록강은 한반도에서 제일 긴 강이다. 전체 길이는 925.5킬로미터다. 직선거리로는 400킬로미터 정도이나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중국의 임강(린장), 우리나라 중강진에 이르는 상류 쪽이 심한 곡류를 이루므로 실제 강 길이는 직선거리의 두 배에 가깜다. (중략) 그날도 압록강은 짙푸른 빛을 띠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강 건너 북한 땅을 바라보니 민둥산 산비탈에 옥수수들이 힘겹게 자라고 있었다. 느린 동작으로 옥수수를 따고 있던 북한 주민들이 하던 일손을 멈추고 우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_218~219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인문역사 #인문 #역사 #박물관 #국토박물관 #도서추천 #book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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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드라마 무오리 해주 인서울 세트 - 전2권
장해주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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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오리해주인서울 #장해주

#도서협찬 #허밍버드

바쁘다, 지금은 안 된다, 여유가 없다는 말들로 오늘을 흘려보내지 말자. 지금 해야 할 것들을 꽉 잡고 내 안에 가득 채워보자. 할 수 있을 때 하자. 하고 싶을 때 할 것. 최대한, 미루지 말 것. _62p.

_

어쩌면 당장 내게 필요한 건 연애도, 결혼도 아닌. 내가 나로 살 수 있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지금 나'와의 만남일지도 모르겠다. _218p.

국내 최초 페이퍼 드라마, 이 단어가 이 책을 더욱 궁금하게 했다. 방송작가로 3N 년 차 어른살이를 하는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는 에세이가 아닌 드라마 형식으로 16개의 에피소드가 담긴 <페이퍼 드라마 무오리 해주 인서울:완성판>과 9개의 베스트 에피소드가 담긴 대본 형태의 <우오리 해주 인서울 :실전판>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완성판」은 에피소드의 주요 장면을 웹툰<그래서 오늘도 삽니다>의 박넝쿨 작가의 그림으로 담아내 더욱 흥미롭고 「실전판」은 페이지마다 해석과 코멘트를 기록할 수 있는 '노트'공간, 책의 뒷부분에는 '내가 만드는 스토리보드'가 있어 직접 나만의 대본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던가? 해주는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나의 이야기, 나의 한 시절, 나의 그날들... 행복하기만 한 인생이 어디 있던가? 불편함 속에 반짝이는 행복을 주우며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그러하지 않을까? 해주의 이야기는 그 시절의 내 이야기 같으면서도 어쩌면 같은 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이야기가 아닐까? 페이지는 정말 쉼 없이 넘어가고 때론 해주와 울고 웃으며 그 시절을 추억하기도 했다. 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장!! 3N년차 생을 살고 있는 이의 이야기도 이렇게 쾌활할 수 있다고~ 괜찮은 인생이 별거 있을까? 지금 이 순간 나로서 잘 살아가고 있는걸!이라는 응원을 해주는 <페이퍼 드라마 무오리 해주 인서울> '지금 나 잘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라면 가볍게 읽어보길 추천!'

한 노년의 배우가 이런 말을 했다.

"세상에는 아쉽지 않은 인생도, 아깝지 않은 인생도 없다"고

맞다. 우리의 인생은 매 순간 화양연화다. _107p.

견딜 수 없이 두려운 마음을 어쩌지 못해 내가 먼저 손을 놓아버린 사람. _241p.

가끔은 불필요한 다정이, 나의 일상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다는 큰 교훈만을 남긴 채... _258p.

#페이퍼드라마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영화 #드라마 #시나리오 #도서추천 #박넝쿨 그림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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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하고 불편하지만 성교육을 시작합니다 -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포괄적 성교육’
류다영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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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을시작합니다 #류다영

#어색하고불편하지만성교육을시작합니다

성교육은 스킨십과 성관계, 피임 교육만을 다루지 않는다. 아동·청소년이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하는 관계 형성에 관한 기술적인 교육도 성교육에 들어간다._49p.

_

성은 성관계, 성행위에 관한 교육만이 아니다. 성은 삶 전체에 포진해 있다. 성교육은 삶에서 성과 관련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으로,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성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말한다. _242p.

한창 성장기의 조카들, 그리고 이제 무럭무럭 성장중인 꼬마 조카까지 있다 보니 동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가 있다. 이야기하다 보면 요즘 아이들이 성을 접하는 시기도, 아이들의 지식수준(?)도 꽤 높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갑작스러운 아이들의 질문과 행동에 부모와 주변의 어른들은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을까?

1장 아이와 시작하는 성교육

2장 성장기의 꽃, 사춘기

3장 청소년이 사는 세상

4장 아이의 사랑, 아이의 연애

5장 내 아이가 가해자? 피해자?

6장 성교육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성교육은 온 가족과 사회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글의 전반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또한 20년 양육 전문가로 살면서 직접 경험하고 새로이 공부한 내용이기에 지금 시기의 '성교육'에 관한 책으로 이만한 책이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성' 비밀스러운 것이지만, 음지에서 비밀스러울 것이 아닌 가족들과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하고 주체적이고 건전한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조금은 옛날 사람인지라 성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친근하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는 아니지만 책의 글들을 한 챕터씩 읽어갈수록 이러한 책이 조금 일찍 출간되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부모, 그리고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 모두가 읽고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해 보고 싶은 책, 추천하고 또 추천하고 싶다. 동생들에게도 한 권씩 선물하고 가족들과도 이야기해 보고 싶은 책이다. 아이들의 성교육, 사춘기 등으로 고민 중인 부모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자녀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듯)

아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크지만, 성장에 관한 고민은 초등학교 졸업할 즈음 종료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에 관해 더 신경 써야 할 시기인 건 맞지만, 성장에 관한 교육인 성교육도 양육에서 놓치면 안 된다. _16p.

아이의 궁금증을 어리다는 이유로 묵살해서는 안 된다. 질문을 받는다는 건 신뢰에 대한 방증이다. 아이가 나에게 질문을 한다는 건 그만큼 나를 믿는다는 것이다. 아이의 질문에 관심을 가지고, 아이의 언어로 친절히 설명해 주는 성교육을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_24p.

아이가 어리기에, 잘 모르기에, 나쁜 의도가 없기에, 사랑하는 마음에 한다 하더라도 모든 행동은 당사자의 동의를 구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 _30p.

사춘기는 있다. 성장 과정 중 급격한 성장 시기의 명칭이다.

중2병은 없다. 아이가 자신의 삶을 구축해 나가는 성장 과정에서 변화하는 말과 행동이 다소 불안정적으로 보일 뿐이다. 그러니 병이라는 말을 붙여 잘못된 것으로, 무시하듯이 표현하지 말자. 아주 건강히 성장하고 있는 아이를 환자로 만들지 말자. _67p.

생리에 관한 부분은 남자아이에게도 알려줘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다. 나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사람에 관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건강한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없다. 남자아이에게도 여자가 생리를 하는 이유와 생리통에 관해 설명해 줘야 한다. _78p.

아이에게 알려줘야 하는 건 지식만이 아니다. 자신이 존중받고 사랑받는 사람이라는 인식과 마음을 선사하는 것. 그것이 어른이자 보호자인 부모와 양육자가 해야 할 일이다. _89~90p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준비를 같이해주면 좋겠다. "무조건 조심해"가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한 연애를 하는 데 필요한 준비를 교육해 주면 좋겠다. _191p.

#류다영 #모모북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성교육 #청소년 #사춘기 #추천도서 #국민필독서 #성교육지침서 #자녀성교육 #폭력인지감수성키우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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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는 찻집 - 휴고와 조각난 영혼들
TJ 클룬 지음, 이은선 옮김 / 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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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멈추는찻집 #TJ클룬

#도서협찬 #든

월리스의 장례식에는 조문객이 거의 없었다. 그는 못마땅했다. 심지어 자기가 어쩌다 여기로 오게 됐는지도 알 수 없었다. (중략) 장례식 시작까지 5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교회 안에 다섯 명밖에 없었다. _23p.

성공한 변호사 월리스는 성공을 위해 전진하는 삶을 살아간다.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했지만 자신의 일이 더 중요했고, 함께 일을 시작한 변호사들이 유일한 동료이자 친구라면 친구일 수 있는 유일한 관계.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의 장례식장을 보고 있는 월리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사망의 원인은 심장마비였고 자신의 장례식장을 찾은 이는 전처 외에 동료 변호사 셋, 그리고 모르는 여자가 한 명 있다.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장례식을 보며 받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자신을 사신이라고 소개하는 여자와 함께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찻집에 머물게 된다. 저승으로 가기 전에 잠시 머무는 곳, 그곳은 영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던 월리스도 휴고와 메이, 할아버지 넬슨, 늙은 개 아폴로와 함께하며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그저 선의에 의한 도움 그리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능동적으로 나서는 월리스의 모습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 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가고 있다.

현실과 판타지의 사람과 사랑,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랑스러운 이야기는 이야기꾼 TJ 클룬의 <시간이 멈추는 찻집_휴고와 조각난 영혼들>은 죽은 이들을 위해 돕기 위해 사는 휴고, 죽은 후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월리스 이 둘의 케미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이후의 이야기가 더 출간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덮게 된다. 어른들을 위한 선물 같은 이야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읽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는 각자 다른 길을 걷지만 죽음은 공평하게 모든 이를 찾아가요. 차이를 만드는 건 죽음을 맞이하는 태도죠. _156p.

"내가 지금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네가 평생 이보다 더 혼란스럽고 불안했던 적이 없었다는 걸 알기 때문이야. 내가 그걸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으면 좋으니까. 죽음은 최종 마침표가 아니야, 윌리스. 한 시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한 마침표지." _182p.

우리는 살아가요. 숨을 쉬면서. 죽어서도 숨을 쉬고 싶어 하죠. 항상 내가 발 딛을 세상에서 더 이상 숨 쉬지 못하는 거대한 죽음만 겪는 건 아니에요. 상심 같은 자그마한 죽음도 있어요. _206p.

죽음이 항상 갑작스러운 건 아니에요. 당신 생각은 다르겠지만 당신은 운이 좋았던 편이에요. 모두가 그렇지는 않거든요. 가끔은 끔찍하고 충격적인 죽음일 때도 있어서 그 여파가 따라와요. 넋이 나간 사람도 있고 화를 내는 사람도 있고 또 그냥 체념한 사람도 있어요. 믿어질지 모르지만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_311p.

#TJ클룬 #소설 #이은선 옮김 #든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추천 #추천소설 #러블리판타지 #판타지소설 #벼랑위의집 #아서와선택된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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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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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작가의오후 #도서협찬

#피츠제럴드 #무라카미하루키

이 책을 위해 내가 고르고 옮긴 작품은 주로 그가 말 그대로 ‘자기 몸을 축내며’ 살았던 암울한 시대에 내놓은 작품들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깊은 절망을 헤치고 나아가려는, 그리고 어떻게든 희미한 광명을 움켜쥐려는 긍정적인 의지가 줄곧 보인다. 그것은 아마도 피츠제럴드의 작가로서의 강인한 본능일 것이다. 자기 연민이나 자기기만을 능가하는 힘을 지닌 것이다.

_362p. 무라카미 하루키, 엮은이의 말에서

<위대한 개츠비>로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피츠 제럴드는 소설가로서의 절정의 삶, 화려한 생활은 1929년 대공황이 닥치며 그의 모든 것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알코올의존증, 젤다의 신경쇠약, 경제적인 어려움 등 고통스럽고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글을 집필하며 재기를 꿈꾸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시기의 그의 작품에서 절실하고 치열하지만 그럼에도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작가의 작품을 읽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위대한 개츠비>로 성공했지만 그의 불운한 말년, 암울한 시대에 내놓은 작품들을 하루키는 왜 주목했던 걸까? 하루키는 불우했던 시기, 그의 작품을 통해 생을 향한 열정을, 삶에 대한 애정을 보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후기 작품집, <어느 작가의 오후>는 하루키가 그의 말년 작품들 중 직접 찾아 엮은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8편과 에세이 5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하루키는 개인적으로 이전에 번역한 적 있던 작품들도 이 책을 위해 처음부터 새로 번역했다고 한다. 피츠제럴드 작품의 오랜 팬이며 번역가로도 알려진 무라카미 하루키, 그 역시 작가로서 작품 활동을 하며 세월이 흘러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진 하루키가 피츠제럴드의 작품들 중 직접 고르고 편집한 <어느 작가의 오후>는 위대한 두 작가의 만남으로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어져, 독자들에게도 더욱 특별한 의미로 전해질 것이다.

인생은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만, 뭔가가 손상되었다. 둘 사이에도 의견의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는 어떤 선례가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결혼은 사랑으로 맺어진 결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웬만한 것은 다 이겨낼 수 있었다. 그녀와 넬슨은 외로운 젊은 시절을 보냈고, 그들은 이제 생생히 살아 있는 세계의 맛과 냄새를 원했다. 지금 현재는 서로에게서 그것을 찾고 있었다.

_24p. 이국의여행자

한때 이 시골은 그에게 평화를 약속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을 피곤하고 무기력한 정체감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끌어올려준 자극이 소진되었을 때 그는 쉬기 위해서, 땅이 발하는 기운을 지켜보기 위해서, 그리고 이웃들과 단순하고 즐거운 관계를 맺으며 살기 위해서 이곳으로 돌아왔다. 평화! 그는 지금의 가족 간의 다툼은 절대 해소되지 않을 것이고, 예전 같은 상태로 돌아가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쓰라리고 격한 감정이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게다가 그는 평온한 시골이 죽음을 애도하는 땅으로 변해버린 것을 목격했다. 여기에 평화는 없다. 그래, 떠나자!

_185~186p. 바람속의가족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좋은책에투자하는당신의안목 #독자북펀드 #북펀드 #알라딘북펀드 #알라딘 #스콧피츠제럴드 #무라카미하루키 #인플루엔셜 #추천도서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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