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 윙 (일러스트 표지 에디션) 엠피리언
레베카 야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북폴리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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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인 세대가 하나만 있어도 역사를 바꾸거나 심지어는 지워버릴 수도 있단다.' (중략)

"한 세대가 기록을 바꾸고, 한 세대가 그 기록을 가르치기로 하면, 다음 세대가 자란 후에는 거짓말이 역사가 되지."_600p.

_

그러나 나는 달아나지 않을 것이다. 도저히 극복하지 못하겠다 싶을 때마다 그만뒀다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난 오늘 죽지 않을 거야. _68p.

죽거나, 날아오르거나 두 가지 선택밖에 존재하지 않는 바스지아스 군사학교에 오게 된 작고 연약한 바이올렛, 드래곤 라이더가 되어야 한다니... 서기를 꿈꾸어왔던 그녀의 삶은 군사학교를 향하는 다리를 건너는 순간 생존을 위한 싸움이었고 언니가 그토록 피하라고 했던 원수 집안의 라이오슨을 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나버리게 된다. 그런데 제이든 라이오슨 진짜 역대급 어른섹시! 이때부터 이 둘이 어떻게 엮일 것인지도 포인트! 험난한 교육과정을 거쳐 전설의 드래곤이 바이올렛을 선택하게 되고 은빛 머리칼의 바이올렛은 드래곤 부대에서 생존을 위해 성장해나가고 누구도 믿지 못할 동기들 사이에서도 우정과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판타지, 마법, 로맨스, 액션 등등 드래곤과 인간이라는 세계관으로 거대한 세계를 탄탄히 쌓아올린 『포스윙』은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시간을 순삭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믿기지 않는 백과사전급 책이지만 그래서 더 사랑스럽다는 건 안 비밀이지!! 거의 마지막 즈음에 폭풍오열하며 놀라운 반전으로 책장을 덮었으니 다음권 『아이언 플레임』으로 넘어가야겠다.

참고 ; 15금 정도의 수위가 있으니 초등학생들에겐 주의가 필요! ㅎㅎ

세 번째 라이더가 내 쪽을 돌아보는데, 심장이 그대로 멈추는 것 같았다. 그 남자는 키가 무척 컸고, 바람에 날리는 검은 머리와 짙은 색 눈썹이 눈을 사로잡았다. 강인한 턱선을 덮은 따뜻한 황갈색 피부에 검은 수염자국이 나있었고, 가슴팍에 팔짱을 끼자 가슴과 팔의 근육이 물결치면서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눈동자는... 눈동자는 금빛 반점이 박혀 있는 검은 '오닉스'같았다. 놀랍도록 선명한 대조에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아니, 그 남자의 모든 면이 그랬다. 이목구비는 깎아낸 듯이 강렬하면서도 또 완벽했다. 한 예술가가 평생을 들여 조각한 것 같았다. 그렇다고 치면 그의 입술에만 1년은 공들였으리라. 단언하건대 내가 지금까지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남자였다._33p.

"드래곤은 우리가 알 수 없는 이유를 가지고 라이더를 선택한다." _137p.

신들이시여. 나는 이 마음을 안다. 부정한다고 해서 진실이 바뀌진 않는다. 내 감정은 내 감정이었다. 1년 전 이 난간다리를 넘어온 뒤부터 나는 한 번도 도전과 시험에서 도망친 적이 없었고, 지금 와서 도망칠 생각도 없다. _547p.

"때로는 올바른 편에서 전쟁을 시작했다가 잘못된 편에 서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_594p.

#포스윙 #레베카야로스 #판타지소설 #북폴리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드래곤판타지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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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2 그리스 인문 기행 2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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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문기행1 #도서협찬

#남기환

그리스로 들어가는 문은 인간이며 출구는 자유다.

이 책은 호메로스에게 묻고, 카잔차키스와 함께 걸은 이야기다. 펠로폰네소스 여행에 이어 『그리스 인문기행』의 두 번째 단계는 그리스의 섬과 바다를 항해하는 유랑이다. 개척지와 미개척지, 과거와 현재, 역사와 신화의 경계가 모호한,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신들의 세계, 그리스다. 이 세계의 역사적 사명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세우는 것이다. _18p.

역사와 신화의 경계가 모호한 곳 그리스는 '신화의 땅'으로 불리며 신의 이름으로 세워진 신전 기둥과 신비롭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이곳을 조금 깊게 여행한 저자 남기환의 <그리스 인문기행>은 '고전'을 통해 그리스의 역사와 신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몇 년에 한 번은 그리스 로마신화를 정독할 정도로 신들의 이야기에 매력을 느끼는 1인인지라, 직접 걸어 다니며 고전과 그리스 현지의 이야기를 풀어낸 <그리스 인문 기행>의 이야기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총 3장으로 이오니아 제도/ 키클라데스 제도/ 북에게해 제도의 섬들을 유랑하며 태곳적 신화에 담긴 이야기는 고전과 역사를 넘나들며 읽는 이로 하여금 지적 유희를 즐기게 한다.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그리스의 과거 흔적들을 좆은 여행은 우리 인생의 자유,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질문하게 된다. 역사와 신화의 진정한 의미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보다 생생한 그리스 신화와 고전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역사 인문학이지만 보다 쉽게 읽히고 재미있어 개인적으론 여행 에세이로 분류하고 싶다. 그리스 로마신화, 고전,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나의 그리스 여행에서 등장하는 전쟁사는 인간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이 반복해 온 어리석은 선택들에 대한 조롱에 가깝다. _55p.

여전히 그의 원고지 위를 걷고 있는 사람들은 그가 만들어내는 야릇하고 기묘한 감정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분위기다. 『노르웨이의 숲』은 없다. 사랑과 이별, 죽음, 고독, 혹은 상실의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코노스의 젊고 자유로운 향기는 하루키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가 젊은 연인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_145p.

신전으로 이어지는 둑길을 따라 걸었다. 붉은빛과 황금빛으로 물든 낙조가 바다 위를 스치며 신전의 문을 향해 다가왔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렁였지만, 신전 앞에서는 시간이 멈춘 듯했다. 그리스의 태양 아래, 바닷바람은 문을 휘감으며 머뭇거렸고, 시간이 그곳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이 문은 신과 인간을 나누는 경계선 같았다. _180p.

어제도 오늘도, 경이로운 선물이다. 마음속에 '이오스'라는 작은 신전을 들여놓고, 배는 그리스의 또 다른 섬을 향해 나아갔다. 내일도 오늘처럼 신성한 하루가 되기를, 자연과 시와 예술이 곧 내 삶이 되기를 소망했다. 멀어져 가는 섬과 푸른 물결을 바라보며 나는 상념에 잠겼다. 그때, 호메로스의 굵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너, 오디세우스의 영혼이여. 네 고향 이타카에 집착하지 말라. 너의 항해가 곧 너의 고향인 것을." _250p.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상상팸 #역사인문 #인문역사 #교양인문학 #도서추천 #도서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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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집 - 아름답고 편안한 나를 위한 공간
김윤선 지음 / 파롤앤(PAROLE&)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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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위한집 #도서협찬

#김은선 글,그림

내가 살고 있는 내 집 취향과 아름다움에 대한 나의 가치 기준을 정하는 일은 언젠가는 꼭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이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앞으로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지금 살고 있는 곳, 나의 주거 공간을 돌아보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중략) 다른 사람의 취향을 접하는 경험과 관심을 통해 자기만의 기준을 발견하게 되고, 또 그렇게 내공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변하지 않는 '나만의 기본'이 생기게 될 것이다. 내가 사는 공간이 나를 만든다. _190p.

매일 정리하지 않으면 어느샌가 물건에 침식되어가는 공간, 문득 뭔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엄두가 나지 않고 sns 여기저기서 보이는 다른 이의 공간을 보며 '나도 저렇게 정리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 내 집, 공간에 대한 애착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막막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20년 차 공간 전문가 김윤선의 『나를 위한 집』을 읽으며 '집' 과 '나'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다.

1 아름다운 공간 만들기

2 쉬어 가는 공간들

3 보여 주고 싶은 거실 공간

4 작은 공간을 위한 계획

공간에도 구분이 필요하고, 그 공간에 어떤 목적과 의미를 두고 정돈, 배치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지를 이야기하고 저자의 스케치와 경험을 읽다 보면 읽는 이에 따라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내가 좋아하고, 편안해야 하는 공간, 꼭 필요한 것이 갖춰진 공간이 나다운 공간임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내가 사는 공간을 소중히 가꾸며 돌보는 일은 자신을 소중히 하는 일과 같다"라고 이야기한다. 2025년엔 내 주변을 나만의 공간으로 나만의 취향으로 정리해 보는 한 해로 계획해 보게 되었던 책이라 올해 나만의 취향을 가지고 공간을 정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떤 공간 안에서 가장 편안하게 '나다움'을 유지할 수 있을 때, 나다운 아우라가 있는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다른 사람의 공간이 아무리 멋져도 나다운 스타일로 만들고 가꾸어진 내 집만큼 나에게 어울리고 편하고 아름다운 곳이 또 어디 있겠는가. _7p.

집은 지나친 꾸밈이나 치장으로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곳이 아니어야 한다. 편하고 친근하게 느껴지며, 매일 깨끗이 청소하기 쉽고, 휴식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공간이어야 한다. 집은 그냥 안식처답게 깨끗하고 편안하면 좋겠다. _18p.

현관은 항상 밝고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져야 하니 조명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전체 공간을 환하게 만드는 천장 직부등이 있어야 하고, 천장이나 바닥 쪽으로 간접조명을 부드럽게 레이어드해서 밝고 따뜻한 느낌을 내면 좋겠다. _73p.

침실 또한 책과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의사들은 숙면하려면 TV나 책은 침실에 놓지 말라고 하지만 '책과 침대'처럼 잘 어울리는 조합이 또 있을까. 눕자마자 잠이 들지 않고, 잠들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면, 누워서 책을 읽는 행복한 루틴을 만들어 보자. 침대 헤드보드를 책꽂이처럼 선반장으로 제작해서 테이블 램프와 함께 놓아도 좋고 평소 잠자리에 들 때 읽는 책을 침대 옆에 무심히 쌓아 놓아도 멋스럽다.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 밑이나 스탠드 램프 근처에 차곡히 쌓여 있는 책들은 침대와 잘 어울리는 소품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_83p.

오래도록 변치 않을 가치를 가진 가구에 투자하고 싶다면, 다른 가구에 비해 사이즈는 작지만, 좋은 의자를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좋은 의자는 내 몸을 위해서, 나중을 위해 좋은 투자가 될 수도 있다. _92p.

거실은 집주인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물건마다 재미있는 스토리가 있는, 남의 집 아름다운 거실 풍경을 들여다보는 일은 흥미진진한 소설책 한 권을 밤새워 읽는 것처럼 즐겁고 설레는 일이다. _113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파롤앤 #인테리어 #집인테리어 #공간인테리어 #실용서 #book #도서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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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의 시대유감 - 나는 고발한다, 당신의 뻔한 생각을
정영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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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진의시대유감 #도서협찬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자기 생각이 없고, 사회의 흐름에 따라 주류에 편승하고 의문을 갖지 않는 사회. 저자는 방송으로 전하기 어려운 다양한 생각과 시대를 향한 솔직한 시선을 <정영진의 시대유감>에 풀어냈다.

<삼프로TV> <매불쇼> <일당백> <웃다가!> <보다>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아는 것을 나누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총 3파트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64가지 이슈를 다루며 시작부터 우리는 '왜?' 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래도 괜찮은 건가? 싶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다.

PART 1. 고민 없이 산다는 것은 큰 위기다.

PART 2. 누구나 좋아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조심하라

PART 3. 눈치 없는 사람이 세상을 바꿔왔다

개인의 삶이 흔들리는 지금, 온전한 사회를 이야기하고 이성적인 사회를 꿈꿀 수 있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저자의 글은 고개를 끄덕이기보다는 민감한 주제에 던지는 '불편한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자신만의 주장을 펼쳐보기를 권한다. 글 한 편이 길지 않은 편이라 관심분야를 휘리릭 넘겨 읽어보기도 좋고, 자신의 생각을 저자의 글 옆에 코멘트로 달아 나만의 책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뻔한 생각에서 벗어나 질문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을 계획할 수 있는, 2025년을 시작하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왜라는 질문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든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이 질문을 하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인생에서 거의 모든 걸 결정한다. 개인은 물론 사회 역시 이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면 안타깝게도 모두가 함께 망하는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이제 나라도 하자. 그럼 우리는 서서히 망할지라도 나는 비교적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나라도 잘 되려는 개인적 욕망이 모여 전체를 이룬다고 생각하면, 그 덕분에 우리 모두가 망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_20p. <당신은 왜 인간인가>

인간이라면 당연히 지키고 싶어 할 사생활을 공개하는 이유는 '더 높은 삶을 동경하고 그 무리에 끼고 싶은 내면의 욕망 때문이라는 것' 정도는 인지하자. 우리 성격이 공개하는 걸 좋아해서도 아니고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맞추려는 움직임도 아니다. 이왕 소셜미디어를 하려면 내가 왜 사진을 올리고 누가 좋아요를 누르는지 안달복달하는 이유 정도는 기억했으면 한다. _108p.<사생활을 포기하고 인스타그램에 매달리는 이유>

준비되지 않은 선택에 대한 실패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면, 그 책임을 지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저 인생에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남겼다는 생각은 자신에게나 낭만일 뿐 누구도 관심 없는 스토리다. 젊었을 때는 워라밸 같은 철없는 얘기는 꺼내지도 말자. 지구상에 어떤 생명체도 그렇게 한가롭게 살지 않는다.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며 쉬는 시간마저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간으로 쓴다. _176p. <인생에 익스큐즈가 어디 있나>

약자가 선할 것이라는 상상은 그만두자. 그들이 선한 행동을 해야 하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남들이 평범하게 누리는 무언가를 손에 넣기 위해 종종 남에게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같은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약자에 대해서는 조금 더 관용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잘한 행동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너그러이 보되, 옳지 않은 행동이 계속되어선 안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그래야 서로 미워하지 않게 된다. _252p. <약자가 착한 사람이라는 오해>

#정영진 #21세기북스 #인문 #인문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도서추천 #추천도서 #추천에세이 #추천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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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 아내 - 나를 만든 사랑과 이별의 궤적들
CJ 하우저 지음, 서제인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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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미아내 #도서협찬

#CJ하우저

너는 처음으로 이해한다. 사람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할 때 그건 더 이상 기억하거나 피 흘리는 일이 없을 거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그저 계속 살아가며 다른 일들을 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될 뿐이다. 그럼에도 어느 아무렇지 않은 날의 한복판에 돌로 된 벽만큼이나 단순한 무언가가, 여전히 갑작스럽게, 보이지 않게 너를 파괴해 버릴 수도 있다. _56~57p.

_

남자들이 무언가를 욕망하면 그들은 <열정적인>사람이 된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얻지 못했다고 느끼면 <박탈감>을, 심지어는 <남성으로서 무력감>을 느끼기에 어떤 종류의 행동이든 해도 된다. 하지만 여자가 무언가를 요구하면 그 여자는 애정에 굶주린 것이 된다. 여자는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기 안에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는걸, 내가 그의 눈에 보인다는 걸 말로 표현해 주기를 바란 건 내 개인적인 결함이었고, 나는 그 결함을 극복하려고 애를 썼다. 123~124p.

<파리 리뷰>에서 1백만 회 이상 조회되어 많은 여성들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 화제를 일으켰던 에세이집 『두루미 아내』는 저자 CJ 하우저가 파혼하고 열흘 뒤 소설 취재를 위해 두루미 탐구 답사를 떠나 외딴 마을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며 집필한 에세이라고 한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그동안 살아온 시간이겠지만 주변의 환경, 사람, 관계들이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여성의 삶은 꽤 부모님 세대의 여성들을 규범 하여 드리우는 잣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의 제목인 『두루미 아내』 는 일본 일본에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 중 하나로, 두루미인 아내가 남편에게 두루미인 걸 들키고 싶지 않아 밤마다 부리로 깃털을 뽑으며, 매일 아침 탈진한 상태로 인간 여자로서 살아간다. 상황에 떠밀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선택하게 되는 관계들. 어쩌면... 파국에 이르러서야 뒤돌아보게 되는 과거는 후회와 자책의 시간 속으로 끌려들어 갈 뿐이다. 20년만 일찍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보다 조금 더 일찍 그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데 망설이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왜 이럴까, 그때 왜 그랬을까?' 어쩌면 질문하기를 주저하고 두려워했기에 내가 아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나를 위한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여자들이라면 꼭 한 번쯤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우리 가운데 일찌감치 사랑을 발견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중에 사랑을 다시 시도할 힘을 모아 둔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지나간 세월들은 결혼식 날 신랑 신부의 세단 뒤에 매달린 채 끌려오는 그 많은 양철 깡통들처럼 덜거덕거리며 우리 뒤를 따라오는데 말이다. _29p.

두루미 여자는 자신의 정체를 남자가 모르기를 바란다. 자신이 돌봐 주어야 하는 새이고, 날 수 있는 새이며, 생명체가 가질 법한 욕구들을 지닌 생명체라는 사실을 그가 모르기를 바란다. 매일 아침 두루미 아내는 탈진한 상태가 되지만 다시 인간 여자로 돌아온다. 여자가 되기를 계속하는 일은 스스로를 아주 많이 지워 내는 직업이다. 두루미 여자는 절대 잠들지 못한다. 대신 자신의 깃털을 하나씩 하나씩 모두 뽑아낸다. _129~130p.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절실하게 바랐던 건 경계 없는 사랑이었다. 다시 말해 조건 없는 사랑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다시 어떤 곤란한 사람에게 너그럽게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었다면 그걸 돌려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사랑이라는 일을 가장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을 사랑했다. 마치 그것이 어떤 천직이나 소명, 의무인 것처럼.

나는 내가 어떤 방식으로 사랑받고 싶은지, 혹은 누구로부터 사랑받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한 번도 질문해 본 적이 없다. 내가 돌봐 주기에 적합했던 사람들이 나를 돌봐주기에도 적합한 사람들이었는지 한 번도 질문해 본 적이 없다. 그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그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질문하지 않았던 사람은 나니까. _196~197p.

#서제인 옮김 #열린책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에세이 #추천도서 #나를만든사랑과이별의궤적들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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