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 컬러링북 : 설렘의 온도
집시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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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지냈던 나만의 두근거림을 찾다.

눈길이 마주 닿은 곳,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따스한 체온,

코끝에 스치는 달콤한 향기

일러스트레이터 집시 (양세은).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여주인공 에스메랄다를 선망하는 마음을 담아 ‘집시’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이며 그녀의 그림은 꽤 많은 매체에서 접할 수 있다. 처음처럼, 테일즈런너, 톰보우, 조니워커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Huffpost>, <Bred Panda>, <9gag>등 각종 해외 매체에 소개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일러스트레이터기도 하다.

다양한 일러스트북이 출시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색연필 채색 컬러링북인데... 질감이나 색감 표현이 한정적이라고 생각해왔었다. 평소 조금씩 눈독 들이고 있었던 프라즈마 유성 색연필. 작가가 애용하는 색연필이라고 하는데.... 이 컬러링북을 칠하며 장비 탓을 꽤 하기도 했다. 시작하기 전 채색과 피부 표현, 메이크업, 옷 주름, 하늘과 구름 등 집시 특유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컬러링 팁을 꽤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느낌적인 느낌을 살리지 못해서 칠하다 물감까지 동원해서 채색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똥망...

내가 원했던 작가의 그림을 나만의 색으로 칠해가는 과정은 꽤나 매력적이고 생각이 많아질 때면 한 번씩 꺼내 칠해보곤 한다. <집시 컬러링북, 설렘의 온도>는 연애의 두근거림, 그 설렘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채색하면서도 왠지 몽글몽글해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림 자체가 꽤 세밀하고 정교해서 세밀한 컬러링북에 도전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꽤 난이도 높은 컬러링 과정이 되겠지만, 완성하게 된다면 그 성취감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컬러와 질감, 선의 매력에 빠져볼 수 있는 <집시 컬러링북> 똑같이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만 버리면 즐거운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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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자는 글을 쓰지 않는다 - 평생 말빨 글빨로 돈 벌며 살아온 센 언니의 39금 사랑 에쎄이
최연지 지음 / 레드박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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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말빨 글빨로 돈 벌며 살아온 쎈 언니의 39금 사랑 에쎄이

<질투> <연인> <애인> 90년대 최고의 드라마였다. 하지만 단연 최고는 최진실, 최수종의 질투. 당시 드라마의 주제가도 직접 작사했는데, 이렇게나 유행이 될 줄 몰랐다고... 이후 연인, 애인등 드라마들이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고 기억에 남았던 드라마는 <질투>가 유일했다.

드라마 작가의 에세이, 쎈 언니의 39금 에세이? 짧은 소개글이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페이지의 구성도 짧고 읽기 쉽게 편집되어있어 친한 지인과 수다를 하는 느낌이 들었던 글이지만 꽤 진지하게 때론 긴 여운을 남기는 글이기도 했다. 소설,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삶, 결혼, 사랑에 대해 하는 이야기들은 뼈를 때리다못해 아리게한다.

28p.

어쨌든 행복한 작가는 없다. 작가가 안 되었다면 범죄자로 감옥에 있거나 정신병원에 있거나 자살을 했을 사람들이 작가다. 잘 쓰는 작가일수록 그렇다.

...(중략)... 내가 아는 드라마 잘 쓰는 여자 작가 중에도 행복한 여자는 없다. 눈을 씻고 봐도. 행복한 여자는 글을 쓰지 않는다.

드라마 작가들은 어떤 삶을 살까? 궁금했는데 작가의 문장이 마음 한자락을 붙잡는다.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글을 읽을 때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한편 나만 알고 싶은 이야기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데, 이 글은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이야기 했으면 하는 글이다. 왜 안 읽어요? 이렇게 시원하게 이야기 해주는데... 동생, 친구, 언니 모두 같이 읽어요. 드라마 작가. 기자로, 드라마 작가로 이제는 글을 쓰는 에세이 작가로의 최연지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37p.

“사랑도 사람의 일생처럼 생로병사가 있는 것 같아요.” _이금림 선생님 드라마 대사 중에서

54p.

결혼 후 사랑이 종결된 상태에서 이혼을 하든 결혼 생활을 지속하든 선택은 오직 두 사람의 몫이다.

결혼과 이혼의 장점만을 취한, 혹은 단점을 보강한 졸혼이나 휴혼이라는 시스템도 있지만 어쨌든 본인 둘의 사랑은 끝난 것이다.

사람은 일생 동안 사랑하며 살아간다.

물론 한 사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을 차례로,

혹은 좀 겹치기도 하면서,

그 하나하나의 사랑이 아름답고 소중하다.

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하기 때문에 소중하다.

95p.

사랑은 돌아오는 법이 없다.

빽(후진)도 유턴도 안 되고 오로지 전진만 할 수 있게 되어먹은 구조의 차량.

그게 사랑이다.

잠시 멈출 수는 있어도 후진하거나 유턴하지는 않는다.

148p.

사랑하고 있을 때 “예뻐요”는 ‘사랑’이지만

사랑이 끝난 후의 “예뻐요”는 ‘친절’이다.

친절은 상대방을 기쁘게 하기 위한 성의다.

친절은 인간에 대한 예의다.

사랑은 이별로 끝나지만 친절은 이별 같은 걸로 끝나지 않는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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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맨션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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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은 여러분의 것입니다.”

새 도시국가는 ‘타운’, 대기업에서 도시를 인수하며 기존의 원주민도 새 도시국가의 주민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총리단은 무분별한 밀입국을 막기 위해 주민 자격을 두기로 결정하고 원래 살던 곳의 주민도 추방, 얼마 되지 않는 그들의 재산까지 공공 자산으로 압류하기에 이른다.

원주민이 떠난 주거지는 빠르게 철거되었는데, 사하맨션의 공사만은 연기되었다. 주민도 될 수 없고 떠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사하맨션으로 숨어들기 시작하면서 맨션 사람들도 평범한 삶을 이어가게 된다. 그렇게 40년.. 이 흘렀다.

불안전한 시대, 사람을 계급으로 나누고 저마다의 사연으로 숨어 살아가는 사하맨션 사람들의 이야기는 때론 애잔하고 비장하기까지 하다. 도경과 수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진경이 도경의 행방을 찾아헤매고, 그런 진경을 바라보는 사라. 만, 이아, 꽃님 할머니와, 우미의 이야기에 이르러 도대체 이러한 사회구조를 만든 총리단이라는 단체가 있기나 한 건지 의심스럽기 시작했다. 실험실에 갇힌 우미를 놓고 진경과 딜을 하기 원하는 연구소, 진경이 총리관을 습격해 총비서라는 인물과 마주치게 되면서 사하맨션 인물들의 윤곽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동안 우리가 살아왔던 삶은 무엇이란 말인가? 진경은 홀로 마주하게 된 진실 앞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비참한 생의 종착지를 함께하는 사람들의 유일한 세계. 그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지켜낼 수 있을까?

오늘, 우리의 삶과 달리보게 되지 않는건 차별과 혐오의 현상은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이 맴도는 글이었다.

씁쓸한 여운이 꽤 길게 남았던 글이었지만 이후의 스토리가 더 있었으면 하는 글이기도 했다.

51p.

“우리는 누굴까. 본국 사람도 아니고 타운 사람도 아닌 우리는 누굴까.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성실히 하루하루를 살아가면 뭐가 달라지지? 누가 알지? 누가, 나를 용서해 주지?”

97p.

연화는 문득 다 놓고 싶어졌다. 그래서 안 하겠다고 대답했다. 안 하겠다고, 아무 일도 안 하고 싶다고, 이제 자신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말하자 소장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 굶어 죽게?

“굶어 죽는 게 낫겠어요. 소장님이 소개해 주는 일들 아무리 열심히 해 봐야 몸만 바스라질 뿐이라고요. 인생이 뒤집힐 일 아니면 이제 연락하지 마세요.”

112p.

“난 이제 지렁이나 나방이나 선인장이나 그런 것처럼 그냥 살아만 있는 거 말고 제대로 살고 싶어. 미안하지만 언니, 오늘은 나 괜찮지 않아.”

117p.

“우리,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서로 미안하지? 나한테 진짜 미안해야 할 사람은 누구지? 아무도 내게 사과를 안 해. 누군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나는, 요즘 분해서 자꾸 눈물이 나.”

362p.

궁금하면 가 봐. 가서 한번 당겨 봐.

인간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모든 것들이 봉인된 상자. 호기심으로 인해 그 상자를 열어보는 여자. 상자에서 튀어나온 욕심과 증오, 질병과 죽음, 모든 재앙들. 판도라는 황급히 닫아 버리고 상자 안에는 ‘희망’이 남았다는 낡고 뻔한 이야기. ... (중략)... 진경은 있는 힘껏 손잡이를 당겼다.

눈앞에 펼쳐진 허공.

회의실이 없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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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의 심리학 - 비로소 알게 되는 인생의 기쁨
가야마 리카 지음, 조찬희 옮김 / 수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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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에서 꼬맹이.. 막내 시절도 있었다.  늘, 막내일 것만 같았는데 시간은 왜 그리도 빠르기만 한 건지... 함께 직장생활하던 동료들도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제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퇴직 후 제2의 삶을 위해 준비하는 이들도 꽤 있다.  조금 빠르게 시작한 직장인 이후의 삶인 자영업은 살짝 정체기 중이라 조금 더 변화를 주고 싶어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는 중인데, 그조차도 에너지가 부족한 탓인지 지금 상태에 만족하며 정체중이다.  지금은 부모님과 살고 있지만, 가정을 이룬 동생들과 달리 앞으로의 내 인생엔 아이도 없을 텐데 혼자인 나는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준비하고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막연하고, 혼자 아등바등하며 걱정만 쌓아두고 해결책도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나이 듦을 앞두고 아등바등하고 있진 않나요?"


·연애는 몇 살까지 가능할까?

·이 나이에 무엇을 입을지 고민.

·몇 살까지 일할 수 있을까요?

·나이 들면 어떤 집에서 살아야 할까요?

·'육아'를 하지 않는 여성의 진짜 속마음

·피할 수 없는 중년의 성 이야기

·싱글로 쭉 살아갈 사람들에게



  중년 이후의 삶, 노년 지금처럼 어떻게든 또 살아지겠지?라는 막연함만으로 살아가기엔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어쨌든 나이 들어가면서의 삶도 준비해야 했다.  1인 가구가 많아지며 여자들의 삶도 많은 변화를 하고 있다.  아이가 있든 없든, 남편이 있든 없든 마흔 너머의 삶, 그 이후의 삶도 준비하고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생각을 먼저 하고 살아본 언니가 해주는 이야기처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설레기도 했다. 


나이 들수록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44p.

 여성이 일을 하는 것,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은 '미안해할 일'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훌륭한 일'도 아니다.  이는 그저 '당연한 일'이다.



76p.

 누구나 내일이 되면 오늘보다 하루 더 나이가 든다.  그 결과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지며, 흰머리가 생기고 나아가서는 병에 걸리고 몸이 불편해진다.  이는 당연한 일이다.  이 잔혹한 사실만은 아무리 본인이 셀러브리티나 커리어 우먼이라고 해도 바꿀 수 없다.  노력을 하든 안 하든 50년 산 사람은 쉰 살이고, 70년 산 사람은 일흔 살이다.



88p.

 특히 남성들은 '중년이나 노년 여성은 상처받지 않으니 무슨 말을 해도 상관없다'라는 사고방식을 고쳐야 한다.  여성들은 '이 나이에 성희롱 당했다고 말하기 창피하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 나이에 성희롱당할 리가 없어.  이건 착각이야'라는 생각은 하지 말고 불쾌한 일은 불쾌하다고 꼭 말하기를 바란다.

 성희롱에 정년은 없다.  그리고 이건 당연한 말이지만, 정년 이후 여성이 당하는 성희롱과 성범죄 또한 젊은 여성에 대한 그것과 마찬가지로 근절되어야만 할 것이다.



159p.

'40대가 되면 이렇게 살고 싶다'는 이상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막연히 상상했던 내 인생과 너무 달라서 가끔 이렇게 살아도 될까 싶은 생각이 들고, '이렇게 50대가 되는 건가?' 싶어서 이내 초조해진다.  그런데 쉰 살이 된 순간,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마음이 가뿐해졌다.  그 이유는 내 인생에 아이는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173p.

나이가 들어도 이 정도의 호사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너무 외롭지 않은 곳에 살면서 아주 가끔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 그게 원하는 전부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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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3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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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생으로 문학상 상금을 모아 좋아하는 잡지를 사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4,5,6학년 일본대표 출판사 쇼가쿠칸 '12세 문학상'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한 스즈키 루리카.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반나절만에 쓴 자필 원고로 시작된 소설로 열 네살에 출간한 첫 소설집이라고 한다.


  아이의 시선으로 쓴 소설이라 문장이나 시선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다나카 모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남편도 가족도 없이 막노동하며 딸과 살아가는 엄마 다나카 마치코.  하나미는 아빠가 누군지 너무나 궁금하지만 집에서 아빠의 이야기는 금기에 해당한다.   조금 더 쉬운 일을 찾아 해도 좋을 것 같지만 엄마는 막노동이 자신에게 딱 맞는 일이라고 한다.   힘든 일을 하는 만큼 소처럼 먹지만 체질인지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마른 엄마는 집안의 가난이 딸에게까지 묻어나지 않도록 열심히 딸을 키운다.  친구들과 놀이동산에 가기 위해 큰돈이 필요하지만, 엄마에게 이야기할 순 없고 자판기의 잔돈을 수거하러 다니다가 같은반 친구들에게 들켜버렸지만, 그 순간에도 동전을 발견한 기쁨을 더 크게 표현한다.  엄마의 재혼이 불발된 원인이 자신이라 생각되어 자신이 사라지면 어떨까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도 했지만 역시 엄마와 함께 일 때 행복한 하나미. 때론 친구들처럼 돈 생각하지 않고 먹고 싶은 걸 먹고, 놀이동산도 가고 싶지만 가정형편을 생각해 적당히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12살의 소녀 하나미는 조금 더 어리광을 부려도 될 것 같지만 일찍 철이든 엄마의 친구 같은 딸이다.  


넉넉하다고 할 수 없이 가난한 삶이지만 다나카 모녀의 긍정 에너지는 예상치 못한 유쾌함과 웃음을 준다.  행복은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다나카 모녀처럼 서로에게 첫 번째이면서 어떤 순간에도 긍정적인 유쾌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까지 긍정적인 사람이고 싶게 하는 게 아닐까?  소설의 마지막 단편은 다나카를 바라보는 같은 반 소년 미카미 신야가 다나카와 엄마를 바라보는 시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정말 이 아이 천재 맞는 듯..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여운까지 제대로 소설이었던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은 한 소녀가 바라보는 작은 세상을, 앞으로 살아갈 더 큰 세상을 궁금하게 하는 글이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스즈키 루리카, 다음에 어떤 글을 쓰게 될지 기대되는 작가다.

그나저나 난 열 네살 때 뭐했지?



23p.

예전에 엄마랑 만약에 다시 태어난다면 뭐가 좋을지 얘기한 적이 있다.  부자가 좋다고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벌레가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먹고 배설하고 그냥 사는 거야.  삶의 보람이니 의무니 과거니 장래니 일이니 돈이니 하는 것과 관계없이 단순하게 살다가 죽는 게 좋겠어."  나는 하나도 안 좋을 것 같지만 벌레든 동물이든 괜찮으니까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딸이었으면 좋겠다.



66p.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하기 싫어하는 말을 억지로 끌어내는 것은 좋지 않아요.  진실을 전부 아는 것이 꼭 좋다고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알아버리면 알기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니까요."



78p.

"한 번이라도 극도로 굶주려본 인간은 이렇게 돼.  굶주림은 인간의 모든 것을 빼앗거든.  무슨 말을 듣고 무엇을 보더라도 먹을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을 못 해.  굶주림은 인간에게서 인간다움을 빼앗고 이성을 지배해서 인간이 아니게 만들어버려.  굶주림으로 뭉친 거대한 덩어리처럼 되어버려."



139p.

"자식을 불행하게 만들고 자기만 행복해지려는 부모는 없어."

"네 엄마가 그렇게 힘든 일을 하는 건 다 너를 위해서야.  네가 있으니까 그렇게 열심히 사는 거라고.  엄마의 행복을 위해 네가 사라진다는 생각은 잘못됐어.  네가 없으면 엄마는 행복해지기는커녕 이 세상에서 최고로 불행해질 테니까."



266p.

"슬플 때는 배가 고프면 더 슬퍼져.  괴로워지지.  그럴 때는 밥을 먹어.  혹시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슬픈 일이 생기면 일단 밥을 먹으렴.  한 끼를 먹으면 그 한 끼만큼 살아.  또 배가 고파지면 또 한끼를 먹고 그 한 끼만큼 사는 거야.  그렇게 어떻게든 견디면서 삶을 이어가는 거야."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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