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하나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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ʙᴏᴏᴋ 𝚛𝚎𝚟𝚒𝚎𝚠​

#다름아닌사랑과자유 #도서협찬

인간이 없었다면 개도 없었다. 그러니 많은 개들은 어릴 적부터 자기도 모르게 사람을 보면 꼬리를 흔들며 따르고 좋아할 운명을 타고 태어났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개나 고양이의 '주인'이라거나 개나 고양이를 '키운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개나 고양이는 우리의 가족으로서 '함께 산다'는 개념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서다. _23p. #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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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아이들을 알지 못했더라면 나는 여전히 길고양이를 싫어하고, 동물에 대해서도 피상적인 수준에서 생각했을지 모른다. (중략) 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좁았을 것이고, 나는 그 좁은 세상에서 지금보다 더 편한 마음으로 살았을 것이다. '그래봤자 동물이잖아'라는 논리 하나로 눈을 가리고 고통받는 동물들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반쯤 불편해진 마음으로 그 말을 하는 사람들을 도리어 비난했을지도 모르겠다. 얼마나 편했을까, 그 무심함 속에서 나는. 알면 알수록 마음이 아픈 것이 동물에 관한 일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알지 못했다면 분명 마음이 더 편했겠지만 내 세상은 좁고 삭막했을 것이다. _100~101p. #최은영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는 동물권행동 카라 (KARA)의 후원 프로그램인 '일대일 결연'중인 김하나, 이슬아, 김금희, 최은영, 백수린, 백세희, 이석원, 임진아, 김동영등 총 9명의 작가가 반려동물과 함께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길에 방치되어 살아가고 있는 작은 동물들, 유기와 학대로부터 구조된 동물들의 이야기는 작은 관심만으로도 작은 동물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필요에 의해 키우다 버려지는 작은 동물들, 또는 길에서 태어나 살다가 죽어가는 동물들... 정말 많고 다양한 이야기들은 알지 못해서, 또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외면했던 지난 시간들까지 돌아보게 한다.

형편이 되지 않아, 때론 관심이 없어서 미루었던 일이 아주 작은 행동과 도움으로 죽어가는 고양이와 개에게 조금은 따스한 계절을 보낼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던 책이다.

나는 콩돌이를 통해 '개'라는 세계에 구체적으로 접속하게 되었다. 그 시절의 기억은 무엇도 선명하지 않지만 콩돌이에 관한 것만은 다르다. 나는 사랑하는 대상의 구석구석을 오래도록 열심히 관찰했고, 그것은 인장처럼 내 마음의 곳곳에 또렷이 찍혀 있다. 동물을 사랑함은 시절과 세계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_12p. #김하나

사람만 보는 개의 슬픔도, 개를 잃은 사람의 슬픔도 있다. 모두 사랑의 일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슬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사랑하지 않고 슬프지 않기보다 슬픔까지 껴안고 사랑하기를 택한다. 동물을 사랑함은 슬픔까지 포함하는 일이다. 그리고 사랑은 언제나 슬픔보다 크다. _36p.

나의 비거니즘은 탐이에게 빚을 지고 있다. 그가 얼마나 생생한 존재인지 가까이서 오래 보지 않았다면 축산과 수산 현장에 관심을 가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중략) 탐이에 대한 사랑과 그를 기른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그에게 느끼는 동질감이 어떤 책임을 준다. 해야 할 일과 바꿔야 할 것들이 커다랗게 놓였다. 그건 '우리'라는 개념을 다시 정립하는 일이다. 혹은 '새로운 우리'를 발명하는 일이다. _55~56p. #이슬아

나는 무언가에 애정을 지니는 일이란 세상을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이해하겠다는 용기라고 생각한다. 그를 사랑하는 순간 우리는 그가 위치해 있는 그 지점뿐 아니라 연결된 배경까지 모두 받아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장군이가 내 삶에 들어오면서 나는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을 장군이에 빗대어 받아들이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_65p. #김금희

그런 게 혐오의 본질 아닐까.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알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무턱대고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거. 단 한 마리의 고양이와도 알고 지내지 않았으면서,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았으면서 막연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그리면서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던 것. _92p. #최은영

아직도 눈을 감으면 진돌이가 떠오를 때가 많다. 그럴 때면 눈앞의 진실을 똑바로 보고 손을 뻗는 사람들, 더 나아가 좋은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고 손을 댄 무언가를 끝까지 지키고 품에 안으려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는 눈만 뜨면 된다. 그리고 손만 뻗으면 된다. 이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_155~156p. #백세희

마음은 안 그런데 방법을 몰라서, 지식과 정보는 쌓여도 개념이 없어서, 동물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 당신이 동물 기르는 스킬을 업데이트해가는 동안 그 과정에서 실험과 연습의 대상이 될 수밖엔 없는 아이들의 고통을 헤아린다면 이제 그만 기르자.

기르지 말고 돕자.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위해서. _173p. #이석원

함께 살지 않아도 함께 할 수 있다. 그간의 마음으로 이미 방향은 만들어져 있다. 인생은 생각보다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그간의 마음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건 아닐까. _218p. #임진아

#독파 11/1~11/15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파 #독파앰배서더3기 #완독챌린지독파 #백수린 #김하나 #이슬아 #김금희 #최은영 #백세희 #이석원 #임진아 #김동영 #문학동네 #동물권행동카라 #카라일대일결연 #카라더봄센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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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 안희연 산문
안희연 지음 / 난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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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좋아지면밤이깊어어지면

#안희연 산문 #독파 11/1~11/15

나는 헤멤에 최선인 사람이고 싶다. 현실은 빈약한데 이상은 턱없이 높아서가 아니라, 적당히 타협할 줄 모르는 까다로운 성미 때문이 아니라, 더 나은 무언가가 있다는 믿음 자체가 우리를 살아가게 하기 때문에 그렇다. _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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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

그러니 이제 가세요. 당신의 기억으로.

그곳에서 슬픔을 탕진할 때까지 머무세요. _201p.

귤, 보늬밤조림, 시나몬, 유가사탕, 바나나튀김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엽서, 시어서커 잠옷, 하모니카등 일상으로 조금 더 깊이 스며들어 이야기를 풀어낸다. 단순히 제목과 책 제목에 이끌려 구입한 책이었고, 독파 챌린지에 진행 예정인 걸 보고 바로 함께 읽기를 시작! 매일 새벽, 잠들기 전 한두 편씩 읽다 보니 깊어가는 가을의 중간에 도착해 있었다. 짧은 산문 한 편 한 편에서 시의 운율이 느껴지는 것만 같은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먹고 살아가고 사랑하는 일의 단정한 기록이다. 어쩌면 일상이란 큰 사건 없이 그저 매일 반복되고 살아가는 것, 안녕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아둥바둥한 마음이 흘러넘쳐 헤매고 있다고 생각될 때 다시 꺼내어 조용히 읽고 싶은 글이다. 긴긴 겨울밤, 머리맡에 놓일 책 한 권으로 추천하고 싶다.

"당신이 좋아지면, 밤이 깊어지면,

지금껏 누구에게도 해본 적 없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진다."

누가 밤을 꿀에 재울 생각을 한 걸까. 재운다는 말은 왜 이리 다정하면서도 아플까. 자장자장. 밤을 재운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재운다. 이런 밤이라면, 아껴 먹지 않을 도리가 없다. _24p.

거짓의 쓸모를 필요와 불필요로 단순하게 가를 수는 없을 것이다. 거짓에는 수천수만의 층위가 있음을 삶이 내게 가르쳐 주었으니까. 어떤 거짓은 붉고 어떤 거짓은 서글프다. 어떤 거짓은 축축하고 어떤 거짓은 창백하다. 악랄하고 섬뜩한 거짓 앞에선 몸이 굳기도 할 테지만 귀여운 거짓 앞에선 사랑이 건너가기도 할 것이다. _37p.

축하도 사랑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계속 받는다. 나는 계속 연습하고 있다. _58p.

나는 삶 쪽으로 기울어지고 싶다. 지금보다도 더 많이. _111p.

희연아, 하며 손을 흔드는 새벽의 엄마. 실루엣을 보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며 반사적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를 켰다. 찰나였지만 지금 이 시간을 영상으로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먼 훗날 나는 이 장면 때문에 통곡을 하며 울겠구나. 이보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앞으로도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서글픈 직감과 예감. _143p.

인간이 살기 위해 많은 게 필요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어깨를 부딪치며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 중 '그 사람'하나만 있으면 인간은 살 수 있다. _151p.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파 #독파앰배서더3기 #완독챌린지독파 #난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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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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ʙᴏᴏᴋ 𝚛𝚎𝚟𝚒𝚎𝚠​

#아름다운세상이여그대는어디에 #도서협찬

#샐리루니 #김희용 옮김

나는 상처받을까 봐 너무 두렵지만, 고통스러울까 봐 두렵지는 않아. 그건 감당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고통에서 비롯되는 굴욕감, 그러니까 쉽사리 고통을 받는다는 굴욕감은 너무 두려워. _1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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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지금 여기 있어.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사랑하는 게 훨씬 낫고,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게 훨씬 낫지. 그리고 나는 여기 있고, 내가 존재하지 않는 순간을 바라지 않으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어. 그것은 그 나름대로 특별한 선물, 축복, 매우 중요한 어떤 것이 아닐까? _280~281p.

서른을 앞둔 절친한 친구 앨리스와 아일린, 그리고 그녀들과 얽힌 두 남자 펠릭스와 사이먼의 캐릭터 네 남녀의 이야기는 앨리스와 아일린이 이메일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때론 각자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이어진다. 걱정 없이 사는 인생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 가족, 사회, 우정, 사랑, 등 결핍된 모습들을 드러내고, 감추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이전작보다 조금 더 생생하게 다가오는 느낌이기도 했다.

소설가인 앨리스와 물류창고에서 일하는 펠릭스는 빠르게 친해지는 것 같지만 펠릭스가 보여주는 조금은 애매하고 뭉근하게 보이는 행동들이 조금은 긴장감이 들게 하기도 한다. 아일린과 사이먼은 거의 평생을 알고 지냈지만 애정과 사랑 사이에서 서로를 향한 감정을 다 열어 보이지 않은 채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여기에 앨리스와 아일린의 아슬아슬한 우정까지!! 가십 드라마같이 흥미진진하게 넘어가다가도, 순간 진지해지는 대화들은 현실 연애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궁금함에 페이지를 계속 넘기게 된다.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온 네 남녀의 이야기, 그들의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향할 수 있을까?

<노멀피플>로 알려진 아일랜드의 젊은 작가 샐리 루니의 신간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는는 생생한 캐릭터들과 감정선들은 드라마화가 되어도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은 나에 대해 다 아는데, 나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_45p.

때때로 삶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알고 보니 아무 의미가 없고, 나를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면, 이해하기가 무척 어려워. _54p.

모든 게 예전 같았으면 좋겠어. 우리가 다시 어려져서 가까이 살고, 달라질 게 전혀 없길 바랄 뿐이야. 앨리스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물어보았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도, 우리가 여전히 친구일 수 있을까? _384p.

나는 까다롭고 슬픔에 잠긴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전에는 그랬다고 할지라도 더 이상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삶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변화무쌍해. 삶이 오랫동안 비참하다가도 나중에 행복해질 수도 있다는 거야. 그것은 그저 이것 아니면 저것 하는 식의 문제가 아니야. '성격'이라는 홈에 고정되고, 그런 다음 끝까지 그 길을 죽 따라가는 것이 아니야. 하지만 한때는 정말로 그렇다고 믿었어. _395p.

#arte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노멀피플 #맨부커상 후보 #아일랜드소설 #아일랜드문학 #소설추천 #책추천 #영국소설 #로맨스 #연애 #밀레니얼세대 #드라마 #연애소설 #아르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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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보다 더 눈부시게 웃어줘
김민정 지음, 진정부부 사진 / ㈜소미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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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랑스러운 책, 출간만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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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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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칭단수 #도서협찬

#무라카미하루키 #독파 10/16~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정신질환이랑 비슷해." _15p. #돌베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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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는 가끔 그런 일이 일어나. 설명이 안 되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그렇지만 마음만은 지독히 흐트러지는 사건이. 그런 때는 아무 생각 말고, 고민도 하지 말고, 그저 눈을 감고 지나가게 두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커다란 파도 밑을 빠져나갈 때처럼._48~49p. #크림

오롯하게 '나'의 시점으로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와 기록은 에세이 같은 8편의 단편 소설 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벌써 70대라니...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읽어왔던 그의 작품들을 꼽아보니... 국내 출간된 거의 대부분의 작품을 읽었구나... 싶다. 하루키의 작품은 긴 호흡의 작품들 위주로 읽다 보니 짧은 글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졌달까? 글 곳곳에 스며든 음악과 야구에 대한 강렬한 애정이 조금은 부담으로 다가선 글이기도 했던 것 같다. 가볍게 읽고 싶어 읽기 시작한 책인데,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던 글.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작품은 에세이보다 소설이 더 취향인 듯..

나이를 먹으면서 기묘하게 느끼는 게 있다면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한때 소년이었던 내가 어느새 고령자 소리를 듣는 나이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나와 동년배였던 사람들이 이제 완전히 노인이 되어버렸다..... 특히 아름답고 발랄했던 여자애들이 지금은 아마 손주가 두셋 있을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몹시 신기할뿐더러 때로 서글퍼지기도 한다. 내 나이을 떠올리고 서글퍼지는 일은 거의 없지만. _75p. #위드더비틀스

"우린 누구나 많건 적건 가면을 쓰고 살아가. 가면을 전혀 쓰지 않고 이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기란 도저히 불가능하니까. 악령의 가면 밑에는 천사의 민낯이 있고, 천사의 가면 밑에는 악령의 민낯이 있어. 어느 한쪽만 있을 수는 없어. 그게 우리야. 그게 카니발이고. 그리고 슈만은 사람들의 그런 여러 얼굴을 동시에 볼 줄 알았어- 가면과 민낯의 양쪽을. 왜냐하면 스스로 영혼을 깊이 분열시킨 인간이었으니까. 가면과 민낯의 숨 막히는 틈새에서 살던 사람이니까." _169p. #사육제

궁극의 연애와 궁극의 고독- 나는 그 뒤로 브루크너의 교향곡 을 들을 때마다 시나가와 원숭이의 '인생'에 대해 생각에 잠기곤 한다. 작은 온천 마을의 허름한 료칸 다락방에서, 얇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든 늙은 원숭이의 모습을 생각한다. 나란히 벽에 기대어 맥주를 마시면서 그와 함께 먹었던 감씨과자와 진미채를 생각한다._214p.#시나가와원숭이의고백

어쨌든 지독히 불쾌한 어떤 감촉이 입안에 남았다. 삼키려 해도 삼킬 수 없고, 뱉으려 해도 뱉을 수 없는 무언가다. 할 수 있다면 그냥 화를 내고 싶었다. 그도 그럴 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불쾌한 일을 당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리고 나를 향한 그녀의 처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공정하다고 하기 힘들었으니까. 어쨌거나 그녀가 말을 걸어올 때까지는 제법 기분 좋고 평화로운 봄날의 저녁이 아니었던가. _232p. #일인칭단수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파앰배서더3기 #독파앰배서더 #완독챌린지독파 #문학동네 #소설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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