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여신 정이 1 -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원작 소설
권순규 지음 / 황금가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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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이면 MBC에서 방영될 <불의 여신 정이>,  조금은 생소한 조선 최초의 사기장 정이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다룬 이야기라고 합니다.  조선시대의 인물이라는데 그 인물에 대한 정보는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서 잡혀간 수백명의 도공들이 터를잡은 아리타.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이의 이름이 백파선이라고 한다네요.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백파선.  그녀의 이야기를 책으로 먼저 읽어보게 되었어요.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다른 출판사들에서도 출간되고 있지만 저는 황금가지에서 출간된 3권짜리 책을 선택했습니다.

 

 

 

"그릇이란, 거기에 무엇을 담든지 담은 것을 빛나게 해 주어야지 그릇 홀로 빛나서는 안 된다 생각하옵니다."

.....중략....  "전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이라 생각하였고,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을 이 그릇에 담았사옵니다." /p271-272

 

 

".....전하께옵선 백성들의 어버이시옵니다.  어미의 눈물을 닦아 주시고 아비의 노고를 치하하여 만백성에게 선정을 베푸셔야 할 국왕이 아니시옵니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이리라.  구름 위에 걸치어 참수리의 날개짓으로도 닿을 수 없고 태산을 옮기는 바람조차 쉬어 넘는 곳.  그 벼랑 끝에 한 송이 이름 없는 꽃이 피었다.  치맛자락을 꼬옥 움켜쥔 두 손만큼 목소리도 떨리었다.

"전하께 올린 소박한 그릇엔.... 콩 하나를 위해 일 년을 땀으로 일군 농민의 일평생이 녹아 있사옵니다.  가여운 백성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신다면..... 전하께 올린 소박한 그릇은 그저 볼품없는 사발에 지나지 않을 것이옵니다. "  /p275

 

 

16세기 후반 조선, 조선시대 자기를 둘러싼 이야기엔 왕권과 정치에 관한 얽힘도 빠질 수가 없습니다.  수토감관이라는 조선시대 최고의 사기장이라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 두 변수가 경합을 벌이는날, 변수 유을담에게 가르침을 받은 초선이라는 여인이 반색 자기를 만들어 냅니다.  자색 자기는 옛부터 진귀한 명물로 이야기 되고 있는데, 반자색자기의 출현으로 술렁이는 분원과 마침 흉몽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선조는 이를 흉한일이라 판단하여 초선을 비밀리에 죽일것을 명하게 됩니다. 수토감관 평가가 있던날 이강천의 음모로 유을담은 패하게 되고, 이강천의 아이를 임신중이었더 초선은 반자색 자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선조가 보낸 자객에게 활을 맞고  분원의 용가마에서 이강천의 아이를 낳고 마침 분원을 떠나려 둘러보던 유을담에게 아이를 부탁하고 숨을 거두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을담은 초선의 아이를 유정이라는 이름을 지어 자식처럼 키우고, 유정과 광해의 운명적인 만남도 이어지게 됩니다.  처음 읽는 조선시대의 사기장에 대한 글이었지만 자기도 정치적 자금을 만드는데 쓰였다는걸 알게 되고, 정치에 얽힌 이야기들은 대부분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드라마 방영예고도 이미 본지라 조금은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어요.  책으로 읽었지만 긴장감을 놓을수 없는 빠른 전개도 좋았고 그 시대의 역사를 '자기'에 맞추어 이야기 하고 있다는게 색다르고 재미있었습니다.  두 권의 책을 읽는데 하루 정도 걸렸어요.  조카하고 놀면서도 책을 놓지 않고 읽었으니 이야기에 퐁당 빠졌던거죠.  2권이야기도 곧 올려볼께요~  드라마로 방영된다고 해도 책으로 읽어두면 좋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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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 박병철의 캘리그라피 마음이야기, 개정증보판 우드앤북 단상집 1
박병철 지음 / 우드앤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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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철님의 '자연스럽게' 꼭 1년만인것 같습니다.  2012년 삼청동에 근무하던 때에 어찌 어찌 우드앤북 관계자님께 <마음낙서>을 선물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삼청동 오시는 길이라 겸사겸사 들러서 전해주고 가시겠다고... 그래서 뵈었었는데... 함께 오셨던 분이 박병철 작가님이셨던걸 나중에 다녀가시고 퇴근길에 버스에서 책을 보고서야 알았어요.  하지만 책에도 미리 사인을 해서 주셨던지라 인증샷을 남기지 못했던게 내심 아쉬웠던것 같습니다.  캘리그라피스트 박병철님 교보생명 '광화문 글판'으로 알려지신 분이지요.  (저도 책을 읽고서야 알았습니다만...)  저도 한때 POP, 캘리그라피를 잘 써보고 싶다고 욕심이 앞서선 재료들 쟁이는 걸로 시작했었어요.  지금도 여기저기 재료들은 산재해 있지만... 글씨 쓰기보다는 자판 두들기거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는 시간이 더 많은게 현실이랍니다.   책의 순서는 <자연스럽게>, <마음낙서> 이네요. 

 

 

글씨로 마음을 전하는 일은 간단하게는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일기장, 또는 편지등으로 시작해볼 수 있을것 같아요.  부지런하지 않거나 꾸준한 관심이 없다면 그마저도 힘들겠지만요.  먼저 읽었던 <마음낙서>도 좋았지만 궂이 둘 중 어떤 책이 더 좋았냐고 묻는다면 <자연스럽게>에서 느껴지는 글씨와 글의 느낌이 더 좋았어요.  때로는 가로로, 세로로 읽게 편집 되어있고 책의 양쪽면을 가로지르는 글씨는 투박하면서도 글씨에 집중하게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 지는걸 느꼈어요.  생각이 많아서 무엇을 해야할지 갈팡질팡 하다가 가까이 있던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앉은자리에서 다 읽고도 한참을 더 넘겨보았답니다.  본인의 이름 앞에 '마음'이라는 별칭? 호? 를 쓰시는 작가님.  책을 읽다보면 "조금 큰 책에 페이지가 나뉘지 않게 보고 싶다."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 부러 무엇을 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그저 기다림 만으로, 때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렇게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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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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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고, 함께하고, 나누면서 소유보다 향유를 택한다.  북유럽 바람을 타고 온 스칸디맘은 디자인과 스타일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까지 바꾼다.  팍팍한 현실을 미각의 풍요로움으로 채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일년 사시사철 시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기기를 원한다.  1인 가구의 증가는 혼자서 고품격 휴식을 취하는 라운징 트렌드를 이끌고, 온갖 물리적.정신적 독소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디톡스 열풍이 분다.  세상은 이미 난센스가 넘치기에 그저 재미있기만 하면 용서가 된다.  경쟁과 일에 지친 사람들은 아예 자신을 소진시키기를 열망하고, 100점짜리 제품과 서비스보다는 적절한 불편을 선택한다. / 책표지

 

 

참 길고도 길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1월부터 읽기 시작해서 한동안 출퇴근길에, 머리맡에 책을 들고다니기만했던것 같아요.  빠르게 읽어가다가 어느순간 내려놓고 나니 다시 잡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하지만 정말 유익하고 읽을만한 책이었습니다.  인기있는 작가님이시기도한 김난도 교수님의 책이더라구요.  그리고 시리즈로 출간된 도서이기도 하더라구요.  『트렌드 코리아 2013』 은 그 어느때보다 암담한 2013년, 독자들에게 승리의 '필살기'를 전수해주고자 하는 소망을 담아 출판한 책이라고 합니다.  2013년은 흑사띠에 맞춰 뱀을 표현하는 여러단어를 조합하여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를 선정했다고 합니다.  2012년에는 용의 해라고 '드래곤볼' 이라는 단어조합었다는데... 올해는 뱀의해라 그에 맞는 단어조합이라뉘~ 정말 대단해요.  

 

1부에서는 2012년의 소비트렌드를 회고하고 2부에선 2013년의 트렌드를 예상해보는 구성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읽으면서 오홋!! 스러운 부분들이 꽤 되었어요.  2013년을 시작한지도 5개월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읽어볼 만 합니다.  그리고 지난 트렌드에 관련한 책들은 어떻게 출간되었는지 궁금한 생각도 들었구요.   무조건, 읽어보시길!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알 수없는 거니까요.  전 무척이나 괜찮았던 책이었어요.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회의 다양한분야의 이야기들은 그대들의 상식을 풍부하게 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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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홀릭 - 하늘길에서 세상을 배우다 스튜어디스 1만 시간 비행의 기록
한소연 지음 / 니들북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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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직업을 10년이상 유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이 하고 있는일을 정말 사랑해야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합니다.  사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나이가 남자들 보다 빠르기도 하고 일을 하면서 "이 일이 과연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도 수시로 들기도 하구요.   11년여의 스튜어디스 생활을 고스란히 담은 <플라이트 홀릭>은 그간 읽어왔던 승무원들의 이야기와 조금은 비슷하기도 조금은 다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스튜어디스들의 평균 연령대는 젊으신 편이지요, 아름다우시기도 하구요.  해외항공사들을 보면 나이드신 분들도 현업에서 근무하시는걸 많이 볼 수있습니다.   우리도 오래된 베테랑 승무원들을 비행기에서 많이 만날 수 있을까요?  11년차 승무원인 그녀는 그곳이 여전히 설레인다고 합니다.  자신의 직업이나 일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이런 일에 대한 애착은 힘들것 같아요.   비행시간별로 달라지는 스케줄, 그 시간안에 탑승한 승객들께 제공해야하는 서비스등 우아해보이는 그녀들이지만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을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합니다.  그녀들이 누릴수 있는 특권이라면 비행하며 머무를수 있는 다양한 나라와 그 도시들이겠지요?

 

 

 

장거리 비행을 탑승하는 승객입장에서도 비행기에 오래 타있기란 쉬운일이 아니지만 일을 마치고 난 그녀도 일반 여행객 모드로 돌아서서 세상즐기기에 뛰어듭니다.   유니폼은 그녀가 선택한 직업이기도 하지만 보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있게 해준 직업이기도 하니까요.  직업에 대한 애착이 큰 만큼 자신의 인생도 상황에 맞춰 더 즐길 수 있을것 같아요.  하지만 서비스 업이라는게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는걸 알기에 업무에서의 스트레스를 다른 탈출구를 찾아 승화시킨 소연님의 일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어요.  물론 블로그를 운영한다는게 쉽진 않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내 생각, 일상들이 드러나기도 하고 나중엔 누가 봐주지 않더라도 내 만족감에 더 빠져들게 되는게 블로그 이기도 해요.  실제로 블로그를 하시면서도 주변지인들께선 책이 발간될 즈음에야 그녀의 실체를 알게 되셨다니... 참으로 놀라웠답니다.  진정 하루에 몇시간이나 주무시는건지!!!  그녀의 블로그 이야기는 요기 아래 가보시면 만나보실 수 있어요.

승무원 비비아나(한소연) 님의 블로그 http://www.flightholic.com/

 

 

비행을 마치고 호텔에서의 달콤하고 편안한 휴식을 뒤로하고 자신도 여행자가 되어 추억을 담고 먹거리를 찾아다니는 모습은 우리네 여행자와 같은 모습이었답니다.  힘든직업이기도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부분이 없었다면 아마 힘든일이기만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의 이야기 사이사이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한 추억들, 여행지에서의 먹거리들, 그리고 여행지 사진들 등.. 정말 부지런한 승무원인 그녀입니다.  여행을 할 수록 더 넓어진 시야를 경험하고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 직접체험해 보기 전에는 그냥 하는 말들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다녀보면 알게 되는것 같아요.  왜 떠나보라고 하는지를.. 일상 가까이서 느낄수 없는 것들을 조금 떨어져 다른곳에서 보면 그곳에서 보는 내가 살아왔던 일상이 또 도착한 곳에서 다른곳을 바라보는 세상을 통해 조금씩 달라져가는 나를 시간이 흐르면 느낄 수 있었던것 같아요.  아마도 저자가 이야기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여행을 좋아하지만 비행기를 타며 많은 에피소드나 기억들은 없네요. (난 정말 얌전한 승객...ㅋㅋ)  같이 여행다니는 언니들 중에는 우리나라 국적기만을 고집하는 언니가 있어요.  우리나라 비행기가 최고라고, 여행을 다녀보니 금방 체험하고 느낄 수 있겠더라구요.  비행기에서도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안함이 제일이지만 서비스 또한 세계최고라고 자부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많은 직업들 중에서도 일하는 자신이 일을 즐길수 없다면 할 수 없는 일 중 하나가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녀들이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객실외의 공간들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지상이 아닌 하늘에서의 일이기에 더욱 철저함을 요구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답니다.   오늘도 깔끔한 유니폼을 차려입고 자신의 모습을 점검하며 최상의 서비를 다짐하며 바쁜 발걸음을 하고 있을 승무원들.  그녀들의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마침 인천으로 향하는 길에 책을 들고 나섰던지라 이대로 인청공항까지? 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게했던 들썩이는 마음 가득했던 <플라이트 홀릭> 승무원의 꿈을 키우고 있을 예비 승무원들에게나 여행을 즐기는 분들께 좋은 여행친구가 되어줄 것 같아요.   비행기를 타지 못했던 올해.. 이렇게나마 좋은 책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게 되네요.   이 책 비행기에 비치해놓고 대여 해주시면 안될까요?  중, 장거리 비행하는동안 딱 읽기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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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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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향은 어린 기억에도 그냥 좋았던 것 같다.  커피는 어른들만의 음료라는 생각에 더욱 강한 동경을 갖게 되었던 것 같다.  커피를 한 모금이라도 마실 수 있을까 해서 커피를 드실때면 곁에 꼭 붙어있고는 했었다.  그러다 고교 진학을 하면서 시험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시험기간에만 커피를 사발로 들이킬 수 있는 핑계거리를 찾았고 그때부터 커피에 대한 연구를 나름대로 조금씩 해 왔다.   같은 믹스커피라도 이 커피는 따뜻하게 마시는게 더 맛있고, 이 커피는 아이스커피로 물을 좀 적게 넣어 마시는게 맛있고 등등 나름의 레서피를 만들다가 프림이 싫어져서 블랙커피로 바꾸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 커피의 황금비율이 있다는 걸 선배들에게 전수 받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커피에 대한 입문은 비서일을 시작하면서 부터 였던 것 같다.

 

 

10여년 전 증권회사라는 곳이 어떤일을 하는지 대략적인 짐작만가지고 입사해서 근무하던 중 본사로 자리를 옮겨 '비서'라는 업무를 새로이 시작하게 되면서 커피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갖게 되었다.  당시 원두커피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메이커를 임원실에서 사용중이었으나  커피메이커 커피는 금방 내렸을때는 괜찮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쓴맛이 강해져 커피 본연의 맛을 찾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커피메이커는 사라지고 핸드드립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뭐~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넷도 찾아보고 커피 판매하는 사이트나 카페에서 물어보기도 하며 재미를 가지고 열심히 추출했었던 것 같다.  당시 함께 근무했던 직장 동료들도 커피를 좋아하고 관심도 많았던지라 이것저것 구입해서 맛있는 커피를 찾아보기도 하고 커피 뿐만이 아닌 다른 차종류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도 그 시기 즈음이었다.  그러다 건물 1층에 스타벅스가 입점하면서 커피에 대한 탐닉은 브랜드로 넘어갔던 것 같다.  브랜드 커피라 더 맛있다고 생각했고 한 달이면 적지 않은 돈을 매일 커피 마시는데 투자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믹스, 커피메이커, 핸드드립, 프렌차이즈 커피까지 지나오며 커피에 대한 생각이나 입맛도 조금씩 바뀌어왔던 것 같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자리에 커피가 빠지지 않는 요즘인 듯하다.  모닝커피, 식후 커피 한 잔, 또는 만남의 매개채로 끼게 되는 커피... 이렇게 커피가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자리잡으면서 커피믹스 시장에도 많은 종류의 커피들이 꾸준히 개발되어 출시 되고 있고, 대형 카페 프렌차이즈들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 커피 한잔의 가격은 2천원 대에서 많게는 1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그 가격의 차이는 무엇일까?  인테리어, 유통과정, 인건비, 재료 기타등등이겠지만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인 원두의 재료는 그 비중을 얼마나 차지할까?   우리가 카페에서, 또는 집에서 핸드드립이나, 모카포트등 기구들을 이용해서 마시게 되는 원두 커피는 어떻게 우리에게 까지 오는 걸까?  이런 것들에 살짝 관심을 갖게 될 즈음 '공정무역'이라는 말을 접하게 되었다.  그때가 97년 북카페 일일 봉사활동으로 '아름다운가게' 를 갔다가 [Fair Trade coffee 히말라야의 선물]을 만나게 되었다.  관계자분께 공정무역 커피에 대한 설명을 잠깐 들었지만 인상 깊었기에 한동안 아름다운 가게에서 티백으로 판매하는 원두커피들을 구입해서 지인들께 선물하기도 하고 집에서 마시기도 해왔었다.

 

지난해 내게 살짝 먼 꿈같았던 커피를 공부하는 시간들을 경험했고 공부를 하며 커피에 대해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히말라야 커피로드』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히말라야에서 커피나무를?  문득 생각이나 방에가서 찾아보니 내가 쟁여놓고 있던 원두티백 커피 [히말라야의 선물] 원산지가 네팔 아닌가...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이 여정은 커피의 유명 산지들이 아닌 네팔로 가게 되었을까?  실제로 네팔에서 생산되는 많은양의 유기농 재배 커피들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으며,  커피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 정당한 몫의 이윤을 돌려주는 공정무역 커피라고 한다.  

 

 

히말라야가 품고 있는 말레마을은 그 길이 쉽게 닿을 수도 없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해발 2,000미터에 자리한 말레 마을은 대중교통이 들어갈 수 없기에 마을 근교에 내려서 꼬박 한시간을 걸어야 만날 수 있는 마을.   커피나무가 성장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말레마을은 하늘이 점지한 커피마을이라고 한다.  마을 주민은 11가구가 전부인 이 마을은 모두가 커피 농사를 짓는 어엿한 농부들이기도 하다.   




사는 형편이 저마다 다르다 보니 하루 한끼 식사를 걱정해야 하는 집도 있고,  14살의 어린나이에 공부를 하면서 커피 농부의 꿈을 키우는 아이,  공부를 하지 못해 글을 모르는 탓에 커피 농사를 지으며 실패와 좌절을 겪어야 했지만 막내아들에게 글을 배우며 아이들은 꼭 공부를 다 시키고 싶다는 꿈을 갖기 시작한 아버지등 책을 읽으며 만나는 이들의 사연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너무 가난해서 커피나무 농사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이들에게까지 기회가 주어지는 기적이 일어난다.  한국의 공정무역 단체 '아름다운 커피' 에서 말레마을에 커피 묘목 3천 그루를 지원하겠다는 의사가 전해진 것이다.  커피나무를 키우면서 시련도 많았고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그들에게 커피 나무는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는 희망이고, 가족이 모여 살아갈수 있게 해주는 희망이며 보다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꿈의 나무 인 것이다.   그들에게 공동 묘목장이 생기고 3천그루의 커피 묘목이 들어오던 날 그들에게는 3천 그루만큼의 희망이 생긴 것이다.  공동 묘목장의 관리를 자처하고 나선 학구파 열혈농부 이쏘리가 커피묘목을 향해 잘 자라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은 경건하기까지 하다.  부디 3천 그루의 커피 나무들이 잘 자라서 그들의 꿈과 희망에 보탬이 되어주길 바란다.

 

고가의 로스팅 기계나 분쇄기가 없어도 상관없었다.  오히려 옥수수를 볶던 프라이팬에 볶아낸 원두는 더 고소했고, 돌절구에 갈아낸 커피는 더 진한 향기를 내뿜었다.  사실 우리는 이제껏 커피를 비싼 로스팅 기계에서 볶아야 맛이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렇게 프라이팬에 볶는다 해도 커피 맛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커피는 이미 산지에서 여물 때 맛이 결정되는 건 아닐까. /p169

 

 

커피를 재배해서 판매하기만 했던 말레마을의 커피농부들이 처음으로 바리스타가 되어 커피를 맛보던날, 비싸고 좋은 로스팅 머신은 아니었지만 매일 사용하는 화덕에서 옥수수를 볶던 프라이팬에 볶아지는 원두의 향은 어떤 커피맛일지 궁금해졌다.  그들이 더 많은 커피나무를 수확하고 품질이 좋은 원두를 생산하기 위해서 찌아를 마시는 시간보다 모여서 커피를 마시며 쉬는 시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커피 한 잔 하자" 라는 말을  하며 이들을 한 번쯤은 떠올려 주기를 내가 마신 공정무역 커피 한 잔이 희망으로 심고, 키우고 가꾼 그들이 꿈에 조금더 가까이 다가 설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무심코 마신 커피한 잔에 이렇게 많은 이들의 꿈과 희망 정성, 땀과 눈물이 담겨 있음을 어쩌면 이내 잊고 지나갈지도 모른다.  "공정무역"에 조금더 관심을 갖고 나부터 참여한다면 그들의 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주지 않을까?   <히말라야 커피로드>는 제작진 전원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EBS다큐프라임 3부작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책장을 덮고나니 더욱 궁금해져서 찾아서 보려고 한다.  2011년 한 해도 많은 분들이  커피 한 잔의 기적에 동참해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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